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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고통받을 뻔
등록일2025.06.30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최근 신축 아파트 부실시공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사전 점검이 입주 전 필수코스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전 점검은 새 아파트 입주 전에 시공이 잘됐는지 집주인이 확인하는 절차를 말합니다. 몇 년 새 점검 대행업체가 우후죽순 늘었지만, 수십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면서 직접 팔을 걷어붙인 입주자들도 등장했습니다. 온라인에는 하자 점검 키트, 열화상 카메라 등 셀프 점검에 필요한 물품을 판매·대여 해주는 상품도 나타났습니다.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말이 생길 만큼 신축 아파트를 선호하지만 정작 부실시공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조 모(36) 씨는 최근 신축 아파트를 분양받았으나 작은방 2개의 벽 전체를 뜯어내야 했습니다. 사전점검 대행업체에 점검받은 결과, 약 80군데에서 하자를 발견한 것입니다. 특히 작은 방 창문 보강재 미흡으로 인한 바람 소리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조 씨는 27일 시공사에 하자 접수를 해 1차로 보수했으나 바람 소리가 개선되지 않았다 며 시공사는 건물의 구조상 바람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고 말했습니다. 조 씨는 사설업체를 고용, 벽체를 뜯어내 창문과 새시 중앙부를 지탱하는 보강재를 채워주는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그는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영원히 이 집에서 바람 소리의 고통을 받고 살았을 것 이라며 사전 점검 업체를 부르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고 밝혔습니다. 입주예정자들은 서로 업체를 비교·추천 해주는 등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으며, 할인을 받기 위해 여러 입주자가 공동구매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구에 사는 강 모(28) 씨도 예비 입주자들이 모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점검 업체를 알게 됐습니다. 강 씨는 업체에서 총 140건의 하자를 발견했고, 다행히 수리할 수 있는 작은 하자들이 많아 그 점을 중심으로 하자를 접수했다 며 맨눈으로 발견하기 힘든 하자까지 찾아서 알려준다는 점에 크게 만족했다 고 말했습니다. 사설 업체에 점검받는 비용은 평당(3.3㎡) 1만 원 안팎으로, 단열·누수·방 평탄도 등 구조 결함부터 도배 뜯김·시트지 찍힘·가구 조립 불량 등 간단한 결함까지 점검 해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대행업체를 쓰는 데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만큼 일부 입주자들은 장비를 대여·구매해 직접 점검에 나서기도 합니다. 수평계·고무망치·접지테스터용 콘센트 등이 포함된 '셀프 키트'가 판매되며, 열화상 카메라·라돈측정기와 같은 전문장비를 대여 해주는 상품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SNS에는 집안에 먼지가 많은 만큼 앉아서 쉴 수 있는 돗자리를 챙겨라 , 화장실 배수를 확인하기 위해 색깔이 있는 음료를 준비해야 한다 등 꿀팁과 함께 셀프 체크리스트도 공유되고 있습니다. 하자 점검할 때 강아지를 꼭 데려가라. 강아지 걷는 소리가 달라지면 마루가 뜬 것 (엑스 이용자 'lar***')이라는 농담 섞인 조언도 있습니다. 셀프 점검에 나서는 이들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목적이 크지만, 애초에 미세한 하자는 보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감도 팽배합니다. 키트를 구매해 직접 하자를 찾았다는 이 모(31) 씨는 대행업체를 통해 하자를 발견하더라도 입주할 때까지 고치지 못했다는 후기를 봤다 며 어차피 입주해서 계속 하자를 관리해야 하는 것이라면 돈도 아끼고 직접 공부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뽑기운'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고 말했습니다. 유튜브 이용자 'ace***'는 하자 발견하면 뭐 하나. 보수를 안 해주는데 라고 남겼고, 또다른 이용자 'DaM***'도 업체 쓰고 사전점검 해도 하자를 100% 고쳐줄지 의문 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대행업체를 통해 100군데 넘는 하자를 발견한 이 모(31) 씨는 변기에 물이 새는 점은 업체에서도 발견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도배 하자가 발견돼 보수를 요청했지만 시공사는 1년째 감감무소식 이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렇듯 아파트 입주 전 '하자 점검'이 당연한 분위기가 됐지만 현재 사전 점검 대행업체의 자격요건 등을 정한 제도는 미비한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공사가 입주예정자 본인이 아닌 제3자의 출입을 거부해 대행 서비스 이용을 막거나, 대행업체의 과잉·부실 점검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등 분쟁이 늘고 있습니다. 대행업체에 대한 명확한 관리 체계가 없어 전문성 없는 인력이 사전 점검에 투입되는 일도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한 사전 점검 대행업체 관계자는 업체가 너무 많이 생기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지고 단가 싸움이 과열되고 있다 며 과도하게 하자를 체크하는 업체도 있고, 어떤 업체는 며칠 교육받은 단기성 알바생을 투입하기도 한다 고 말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하자 점검 대행업체 운영실태를 조사하고 자격 기준 마련 필요성을 검토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입니다. 연구 결과는 올 하반기 중으로 제출될 예정입니다. 국토부는 공고문을 통해 대행업체는 현행 제도권 바깥에 있어 자격 기준 등을 규율하거나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 도입에 한계가 있다 며 최근 증가하는 대행업체 관련 분쟁을 줄이고 소비자 권리 보호 및 역량 있는 대행업체가 육성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고 밝혔습니다.
[자막뉴스] 이러면 나는 맨날 사 먹지 알바생들 비명…대박 난 전략
등록일2025.06.24
&<앵커&> 요즘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럴 때면 사람들은 빙수를 많이 찾잖아요. 그런데 특히 요즘 호텔 빙수가 10만 원이 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럼에도 많이들 찾고 있다고요? &<기자&> 호텔 망고빙수 유행을 일으킨 신라호텔 망고빙수는 11만 원인데요. 작년보다 7.8%나 올랐는데도, 주말이면 대기를 할 정도인데 오후 점심시간이 아닌 오후 3~4시에도 웨이팅이 1시간이나 됐습니다. 요즘 호텔에서 파는 빙수, 특히 애플망고빙수, 애망빙이라고 불리는 빙수들은 가격이 10만 원이 대부분 넘어갑니다. 시그니엘과 조선팰리스도 각각 13만 원과 12만 원으로 가격을 책정했고요. 가장 가격을 많이 올린 곳은 롯데호텔로 지난해 9만 2천 원에서 11만 원으로 20% 가까이 가격을 올렸습니다. 그다음으로는 포시즌스호텔이 지난해보다 18% 넘게 인상해서 15만 원에 육박한 14만 9천 원에 팔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격이 10만 원이 훌쩍 넘어가는데도 빙수를 먹기 위해서 찾는 방문객이 많은데요. 여럿이 먹을 수 있고, 또 SNS 인증샷으로 올릴 수 있어서 특히 MZ세대 방문율이 높습니다. &<앵커&> 저는 소비를 할 때 가성비를 굉장히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데 저 같은 사람을 위한 선택지도 있더라고요. 이런 컵빙수 5천 원짜리 또 인기를 끌고 있다고요? &<기자&> 빙수에서도 소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는데요. 5천 원짜리 컵빙수를 좀 보시면 토핑이 과일 조금에다가, 팥 조금 올라가 있는 게 보이는데 마치 파르페와도 비슷한 모습이죠. 지금처럼 더울 때 어김없이 다 팔리는 품절템입니다. 저가 빙수는 양은 줄었지만,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최소 비용으로 최대 만족을 얻는 '합리적 만족감'을 준다는 게 선택의 이유입니다. 한 저가 커피 전문점이 시즌 한정으로 선보인 저가 빙수는 가격이 4천400원으로, 4월 말 출시해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50만 개를 돌파했고, 지금까지는 180만 개를 넘어섰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프랜차이즈에서도 저가 빙수를 선보이고 있고 대전의 한 유명 빵집에서도 최근 3천 원, 4천 원대의 컵 빙수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저가 상품을 내놓고 있는 건 사실 빙수뿐만이 아니잖아요. 최근 유통업계에서 초저가 전략을 넘어서서 가격 역설계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하는데 이게 어떤 개념인지 좀 설명해 주시죠. &<기자&> 이 가격 역설계라는 건 상품 기획할 때부터 판매가를 먼저 결정하는 건데요. 이렇게 되면 원가나 이윤은 정해진 판매가에 맞춰서 조정하게 됩니다. 원래는 원가와 이윤에 따라서 판매가를 정하는 게 일반적인 가격 책정 방식이잖아요. 이것과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윤을 좀 포기하더라도 많이 팔겠다, 즉 박리다매로 판매량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요. 또 신규고객을 유치하는 미끼상품 역할을 할 수가 있는데요. 한마디로 말해서 '불황형 대응 전략'이라고 보면 됩니다. &<앵커&> 이런 가격 역설계 제품 빙수 말고 또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먼저 초저가 위스키를 한번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가격이 6천 원이 안 돼서 5천980원에 팔리고 있는데요. 가격을 처음 정할 때부터 음식점 소주 가격대를 목표로 역설계된 상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시판 중인 위스키 원액 중에서는 최저가에 속하는데요. 제조 원가를 낮추기 위해서 용기를 유리병이 아닌 페트병으로 제작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다이소에서 저렴한 화장품이 인기를 끌자, 마트에서도 화장품업체와 협업해서 저렴한 스킨케어 제품을 내놓은 경우가 있는데요. 각각 5천 원이 안 되는데, 소비자들 반응이 좋아서 최근 두 달 동안 한 대형 마트 스킨케어 전체 매출을 지난해 보다 두 배 가까이 끌어 올렸습니다. 화장품 같은 경우는 원래 마케팅 비용으로 가장 많은 비용이 나가거든요. 그런데 유명 연예인 광고 안 하고, AI 모델을 활용해서 마케팅 비용을 줄였고요. 또 제품 포장을 단순화해서 품질과 가격에만 집중했습니다. 또 다른 대형 마트에서는 먹거리 상품에서 가격 역설계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데요. 두부나 콩나물 PB 상품 300g짜리를 1천 원에 파는 게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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