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018년... 바야흐로 격동의 역사가 요동치고 있다. 부패한 권력의 상징들이 줄줄이 우리 시대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뉴스 헤드를 장식했다. 감방은 지도층 범죄자로 넘쳐났고, 감방을 풍자한 드라마가 호황을 누렸다. 영웅 따윈 바라지도 않는다! 윗물은 썩었고, 리더는 사라졌다! 우리 모두는 상실감에 빠졌다. 누구는 고함을 지르며 싸웠고, 누구는 억울하다고 폭로전을 시작했고, 누구는 싸움구경을 했다. 진실이 무언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알 수 없다. 혼란의 시대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이 상실감이든 절망감이든 우리는 어떻게든 변화하고 있고, 좀더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렇게 믿고 싶다. 혼란 그 너머의 곳이 단 한 발짝이라도 나은 곳이라면.. 밝은 곳이라면.. 더 좋은 세상이라면.. 그래! 오케이다! 가는 거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온갖 비리와 비밀이 숨겨진 구중궁궐로 시집왔다가, 궁을 제 손으로 때려 부수고, 자신의 인생과 사랑을 용감하게 되찾는다! 대단한 학식과 지략도 없고, 거창한 투사도 아니고, 정치적 파워는 더더욱 없지만, 순수한 인간애와 불도저 같은 사랑으로 무장한 황후가, 상식과 정의감과 휴머니티로 살인자라는 억울한 누명도 벗고, 사랑도 쟁취하고, 그러다 민생 문제도 해결하고, 점차 국민의 사랑도 받고, 그렇게 진정한 리더가 되는 이야기라면 어떨까? 판타지라도 좋다. 한번 시작해 보자.
숭악한 놈, 몹쓸놈의 그녀가 나타났다! 우리 집안을 말아먹은 놈의 와이프! 오마이 갓!, 그것도 국민 비호감으로 유명했던 전직 톱 탤런트 남나비다! 안하무인 제 멋대로였던 그녀가 메지콩 식당을 찾은 후 사람이 되어간다. 북적이던 집구석에 반색하던 그녀가 이제는 텅 빈 거실을 보면 눈시울이 붉어진다. 드라마는 몰락의 길을 걷던 안하무인 톱 탤런트 출신 새댁이 시댁식구들과의 좌충우돌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과 인생의 의미를 깨닫고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이 시대의 퇴색해가는 가족의 소중함과 따스함에 대해 말하고 있다.
1 . 어느 날 갑자기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불행에 관하여 우리 가족에게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 막연히 믿어왔을지 모르지만,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일.가장의 추락, 가족의 몰락, 가정의 붕괴처럼 거창한 말을 쓸 필요도 없이 생활비, 교육비, 자식들 결혼자금, 부부의 노후 대책을 책임지던 아버지가 어느 날 쓰러져 제 한 몸도 가눌 수 없게 되고, 아버지는, 남편은, 언제나 그랬듯 늘 무사히 돈을 벌어 올 거라 믿는 가족들만 남는다면, 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책임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도 없는 철부지 막내 딸이 병든 아빠를 떠안게 된다면…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2 . 부모와 자식에 관하여 가장인 남자들은 몇 다리 걸러 아는 같은 세대의 돌연사 소식이라도 들은 경우엔 내가 잘못되면 우리 식구들은 어떻게 하나… 생각해 보곤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암에 걸리지 않겠지, 뇌출혈이 일어날 리 없지, 중풍은 동네 노인들이나 걸리는 거지, 교통사고는 조심하면 안 나겠지, 그리고 당연히 우리 자식들은 잘 크고 잘 풀려서 좋은 배필 만나 평생 유복하게 잘 살겠지…막연히 기대할 테고, 여자들은 남편 대신 내가 이제부터 늙어 죽을 때까지 돈을 벌어 자식들 대학까지 가르치고, 시집 장가 보내고, 남편 병원비까지 대야 한다면? 하는 상상조차 끔찍하고 두려워 안 할지도 모른다. 자식들은? 특히 요즘처럼 고기 잡는 법은 모른 채 평생 부모가 잡아준 고기만 받아먹고 사는 캥거루 족에 정신적 미성년이 많은 시대에는 우리 아빠가 어느 날 갑자기 무용지물에 자식 인생을 가로막는 짐이 될 거란 생각은 안 하고 살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들은 자식이 스스로 살아나갈 수 있게 제대로 키웠나? 자식들은 부모를 책임질 수 있을 만큼 제대로 컸나? 불행을 겪는 집 자식을 사위나 며느리로 받아들일 수 있나? 시청자에게 내놓을 질문들이다. 3 . 사회와 세태에 관하여 가족 이기주의를 당연시하는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 남편, 내 자식만 잘 되라는 바람이 지나쳐 남의 불행을 가까이하면 옮는단 미신까지 생겨나서 일 수도 있고, 전통과 학습 따윈 없는 자잘한 부자가 넘쳐나서 일 수도 있고, 좁은 나라에서 태어나 넓은 세상은 못 본 채 자라고 늙어서 일 수도 있고, 우리 나라 가정들의 가치관은 건강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혼란을 겪고 있다. 수치심 없이 드러내는 신분상승에 대한 욕구와 물질 명품 지향의 속물 근성, 중상층이 중류층을 멸시하는 천박함, 중하층이 추락하는 중류층에 행하는 무언의 보복, 불행한 타인에 대한 배려나 격려는 이상주의자들의 사치라 여기는 인색한 평가. 짚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는 많다. 4 . 가족에 관하여 동떨어진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가족의 이야기, “유복한 일생을 막연히 기대하며 살아온 가족이 불행을 극복하고 다시 행복한 식탁에 둘러앉게 되기까지의 과정 ”을 그릴 이 드라마는 지금 누리는 평화와 행복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인지, 위기에 처했을 때 가족의 애정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부모의 사랑이 자식에게 어떻게 자신감과 용기를 갖게 하고, 역경을 헤쳐나가고 희망을 되찾게 하는지, 자식들이 건강한 희망을 향하여 똑바로 설 때, 부모의 노고와 희생이 어떻게 보답 받는지, 그리고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불행을 겪는 가족들에게 이겨라, 이겨내라 응원하는 것이 어떤 기적을 가져오는지, 불행은 우리에게도 불현듯 닥칠 수 있다고 여기며 준비하고 살아가는 것이 어떤 저력을 갖게 하는지, 사색의 계절 만추에 부모 자식 모두에게 깊이 생각하고 느낄 기회를 주는 동시에 세대를 넘어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