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할 수 없는 힙합의 시대다. 힙합 음원이 차트 1위를 석권하고 생경했던 스웩 같은 힙합 용어들이 자연스레 회자되는 시대.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순위에 힙합 가수가 등극되고, 연봉 50억 래퍼처럼 부자로 살고 싶다는 아이들의 꿈을 당연하게 응원하는 시대. 힙합 드라마를 기획하고 공부(?)하면서 힙합 안에는 '힙합정신'이 핏줄처럼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피의 원천은 다름아닌 힙합의 정수, 랩(RAP)안에 숨어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을 비트에 실어 노래하는' 그 랩 안에. 랩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준다는 사실을 느껴 보았는가? 래퍼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감 없이, 솔직하게, 심지어 욕까지 섞어가면서 내뱉는 랩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감추어왔던 응어리를 속 시원하게 풀어 헤치는 과정이며, 온전한 치유의 향연이 된다. 이 시대를 관통하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준비없이 다가온 힙합의 시대. 그 혼란의 틈 속에 퇴색되어가는 힙합정신의 훼손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내고 싶었다. 하여, 부모에게 버림받고 경제적으로도 소외되어 버린 채, 출구 없는 흙수저 인생을 살아가는 한 소년을 통해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소년의 삶에 불현듯 찾아온 힙합 음반. 그 작은 CD 한 장이 소년의 삶을 흔들고, 사람들의 마음마저 움직이며, 마침내 위대한 래퍼로 탄생하는 힘겨운 성장과정을 정직하게 한 땀 한 땀 그려가고자 한다. 또한 장벽처럼 소년을 막아서는 금수저 흙수저로 나뉘는 요즘청소년들의 출생이분법도 직접화법으로 풀어내려 한다. 어두운 현실 속에서 소년은 힙합정신 충만한 래퍼가 될수 있을까? 우리는정통 힙합 드라마의 자부심을 품고 힙합 역사에 길이 남을 고퀄리티 힙합 드라마를 만들고자 한다. 가슴을 울리는 소년의 성장 스토리와 세상을 두드리는 소년의 힙합 음악이 강렬한 힙합 비쥬얼의 물결 속에서 닫힌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따뜻한 치유의 매력으로 발화하기를 바란다.
우리들은 모두 저마다의 가면을 쓰고 산다. 비정규직 월급쟁이가 룸살롱에선 사장님의 가면을, 학창시절 일진이 맞선 자리에선 요조숙녀의 가면을, 아이들을 학대한 어린이집 원장이 TV 앞에선 천사의 가면을 쓰고 나타나기도 한다. 친구와 연인, 가족에게까지 자신의 실제 모습은 감춘 채, 우린 각자의 가면 속에 꼭꼭 숨어 외롭게 살아간다. 물질만능주의 세상이 되어버린 오늘날, 그 물질을 위해 가족도 등지고 사랑 없이 결혼한 남녀가, 가면 속 서로의 진실된 모습을 보게 되면서 결국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랑과 가족이라는 걸 깨닫는 모습을 그리고자한다.
여기, 한 사람의 죽음으로 상처 입은 남녀가 있다. 예전처럼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때때로 웃기도 하지만 한 가지 달라진 게 있다면 잠시 느끼는 일상의 행복마저 불행하다는 것. 그런 두 사람이 서로에게 손을 내민다. 그리고 말한다. 그만 괴로워하라고,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그러니 이제 행복해도 된다고. 상처를 치유하고, 마음의 문을 열고, 다시 사랑하게 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살면서 겪게 될 수많은 죽음 앞에서 우리를 위로해주는 건, 다시 일어설 힘을 주는 건, 결국 사람 그리고 사랑이라는, 따뜻하고 평범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