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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 비로소 날아오른, 오나라 10년의 법칙 믿었죠
등록일2019.02.24
지난 봄 방영된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인생 드라마'라고 칭하는 지인들이 꽤 있다. 드라마의 분위기는 다소 무겁지만, 내면의 쓸쓸함을 어루만져주는 따뜻한 어른들에 관한 이야기가 깊은 여운을 준다며 좋아한다. 그런 '나의 아저씨'를 아끼는 이들이 똑같이 하는 말이 있다. 자기한테도 '정희네' 같은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고. '나의 아저씨' 속 '정희네'는 동네 어귀에 소박하게 자리잡은 작은 술집이다. 누구나 편하게 드나들 수 있고, 가면 언제나 동네친구들이 반긴다. 그 곳은 정든 이웃들과 웃고 떠들며 신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아지트이자, 힘들 땐 그들에게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정희네'의 여주인, 배우 오나라가 연기한 '정희'가 있다. 오나라라는 배우한테 편견 같은 게 있었나 보다. 그동안 밝은 작품에서 유쾌한 연기를 주로 선보여 왔던 오나라라, 정희로 변신한 그녀의 모습은 솔직히 낯설었다. 하지만 낯선 느낌은 잠시 뿐이었다. 오나라는 자유분방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상대방의 내면을 따스하게 바라봐 주고 진심어린 공감과 조용한 위로를 건넬 줄 아는 진짜 멋진 어른, 정희로 완벽히 거듭났다. 오나라라는 배우가 이런 류의 연기도 가능하단 걸 깨달은 순간이었다. 10년간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며 2006년 '김종욱 찾기'로 한국 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이후 매체 연기로 진출해 다양한 작품을 소화해 온 오나라는 연기 참 '맛깔나게' 잘하는 배우다. 하지만 탄탄한 연기력만큼 대중의 인지도는 따라오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 1년 사이 상황이 바뀌었다. '나의 아저씨'에 이어 JTBC 'SKY캐슬'까지, 평생 한 번 만나기도 힘든 '인생작품'과 '인생캐릭터'를 두 번이나 만나며, 대중은 오나라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나라는 'SKY캐슬'에서 0.1% 상류층에 맞게 화려한 외양을 지니고 있지만, 입이 가볍고 지성미를 갖추지 못한 진진희 캐릭터를 맡아 열연했다. 대신 모르면 모른다고 말할 줄 아는 솔직한 성격, 감정에 충실하고 거침없이 표현하는 화끈함, 밉상일 줄 알았는데 알고보면 인간미가 넘치는 캐릭터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찐찐이'란 애칭으로 불리며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은 진진희. 오나라가 밝고 사랑스럽게, 매력적으로 그려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작품이 큰 사랑을 받은 소감을 묻자 오나라는 &'저한테 'SKY캐슬'은 기적이다. 이런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라고 감격스러워 하면서도, 거기에 마냥 빠져있지는 않았다. 그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차라리 드라마를 하고 있었을 때가 행복했던 거 같다. 그동안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는데, 이제 차기작에 대한 부담도 슬슬 올라온다&'며 황홀했던 꿈에서 깨어나 맞닥뜨려야하는 현실에 대한 솔직한 걱정을 털어놨다. &'이제부터가 정말 실전이란 생각이 들어요. 제 이름을 걸고 연기력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겼어요. 앞으로 노선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에요. 즐기면서 하고 싶은걸 해온 지금까지의 노선을 이어갈지, 아니면 실험적인 역할을 맡아 도전을 해야할지, 고민하게 됐어요. 제가 이 다음에 어떤 작품, 어떤 배역을 만날지 궁금해요. 한 편으론 걱정도 되고요.&' # 진진희, 무대 위에서 원없이 놀아본 기분 'SKY캐슬'에 출연한 배우들은 실제와 맡은 캐릭터가 가장 비슷한 출연자로 오나라를 꼽는다. 진진희처럼 오나라도 밝은 에너지의 소유자라는 설명이다. 인터뷰 때문에 오나라와 한시간여 대화를 나눈 것이 전부지만, 그런 'SKY캐슬' 출연진의 마음이 공감됐다. 오나라는 주변을 활기차게 만드는 유쾌한 사람이었다. &'진진희한테 제 실제 모습을 많이 녹여냈어요. '나의 아저씨'의 정희도, 'SKY캐슬'의 진진희도 분명 오나라가 담겨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 받은 교육 중 하나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 되어라'였어요. 그래서 뮤지컬을 할 때 주로 로맨틱코미디 장르를 한 것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였어요. 매체 연기로 넘어와서도 극의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많이 맡아왔죠. 그렇게 사람들을 재밌게 해주는 게 저도 행복했어요. 'SKY캐슬'은 그거에 정점을 찍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감독님이 진진희만큼은 마음껏 놀라고 멍석을 깔아주셨죠.&' 진진희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솔직한 화법이었다. 상류층의 마나님이 쓰기에 다소 경박해 보일 수 있으나, 솔직하고 거침없이 표현하는 진진희의 말들은 극의 웃음포인트였고, 때론 시청자의 속을 뻥 뚫리게 하는 사이다 같은 역할을 했다. 그런 진진희의 말들 중에는 오나라의 애드리브가 많이 녹아 있었다. &'매 신이 애드리브 퍼레이드였어요. 물론 작가님이 써주신 대사는 정확하게 표현했고, 거기에 애드리브를 가미했죠. 진진희표 애드리브의 시작은 한서진(염정아 분)이 째려보자 '순간 쫄았네. 쪼는 게 습관됐어'라고 말하는 거였어요. 감독님이 그 애드리브를 보시고, '앞으로 진진희는 마음껏 표현하라'고 허락해주셨어요. 훌륭한 감독님을 만나, 무대 위에서 원없이 놀아본 기분이에요.&' 한서진이 머리 위에 부은 메이플시럽에 &'눈깔이 안 떠져&'라고 말하는 장면, 한서진에게 머리채를 잡혀 소파에 내동댕이쳐진 후에도 너무 아름다웠다고 해서 '천년돌'이라 불리는 일본의 유명 아이돌 별명에 빗대 '천년줌'(천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하는 아줌마)라는 별명이 생겼던 장면 등 진진희에게는 명장면이 많다. 이 모든 것은 캐릭터 분석을 통해 찰떡같은 애드리브를 선보인 오나라의 센스와, 몸 사리지 않은 열연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19부를 찍을 때, 감독님이 제게 고맙다며 '우리나라에서 애드리브를 애드리브 같지 않고 대사처럼 고급지게 하는 유일한 배우'라고 칭찬해주셨어요. 사실 저도 애드리브를 집에서 연구를 많이 했던 거거든요. 상황에 맞는, 진진희가 할 법한 말들을 연구해 와서 대사처럼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는데, 그걸 인정해주신 거 같아 감동이었고, 감사했어요.&' # 롤모델 염정아, 고마운 조재윤 이번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염정아는 오나라가 20대 때부터 롤모델로 삼던 배우다. 그래서 그 앞에서 연기하는 게 떨리고 긴장됐다고 한다. &'쪼는 게 습관됐어&'란 애드리브 대사도, 그런 자신의 마음가짐에서 순간적으로 터뜨린 말이었다. 게다가 염정아가 연기한 한서진이 굉장히 센 캐릭터였으니, 오나라는 &'쳐다만 봐도 기가 빨리는 기분&'이었다고 솔직한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염정아의 연기력에는 절로 존경심이 솟구쳤다. &'정말 제가 롤모델로 삼았던 정아언니인데, 이번 작품을 하며 제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옆에서 언니가 연기하는 걸 바라보면, 주름 하나, 모공 하나하나가 다 연기하고 있어요. 언니가 연기했던 장면 중에 제가 명장면으로 꼽는 하나가, 한서진이 소리 없이 가슴을 치며 오열하는 장면이에요. 언니는 목에 핏줄까지 세우며 그걸 표현하더라고요. 정말 소름 끼칠 정도의 연기였어요. 그 장면을 보자마자 언니한테 '존경한다'고 문자를 보냈어요. 언니는 '다 잘하고 있으면서 왜 그래'라고 겸손하게 반응하더라고요. 거기서 또 한 번 배웠죠.&' 오나라는 아직 미혼이다. 뮤지컬 배우 출신 연기강사 김도훈과 20년째 연애 중이라고 최근 수차례 화제가 됐지만, 어쨌든 오나라는 결혼도 출산도 해보지 않은 여성이다. 그런 오나라가 어떻게 중학생 아들을 둔 엄마 역할에 몰입할 수 있었을까. &'이렇게 큰 애가 있는 엄마 연기는 해본 적이 없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제가 아들 수한이(이유진 분)를 안는 모습이 남들이 보기에 남자를 안은 것처럼 느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했어요. 유진이가 이번 작품이 처음 연기란 걸 해보는 거더라고요. 때 묻지 않은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테크닉 없이 대사를 하는데, '엄마 태어나서 미안해' 할 때는 정말 제 마음이 끓었어요. 유진이가 처음 대본리딩할 때는 저보다 작았는데, 종방때는 저보다 크더라고요. 그 사이 키가 10cm나 자랐대요. 어느 순간 보니까 수염도 나고, 변성기도 왔어요. 6개월동안 애가 자라는 걸 보니, 정말 제가 엄마가 된 기분이었어요. 엄마인 척 흉내내는 게 아니라, 나중에는 정말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진심으로 나왔어요. 수한이가 가출하고 돌아와 안아주면서 '사랑해'라고 말할 땐 정말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더라고요.&' 오나라는 남편 우양우 역의 조재윤과도 찰떡 케미를 보였다. 진진희의 이름을 가지고 '찐찐이'란 귀여운 애칭을 처음 만들어 극 안팎에서 불리게 한 것도 조재윤이었다. 'SKY캐슬' 속 여러 부부들이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켜 파국으로 치달을 때, 우양우-진진희네는 이리저리 휩쓸리긴 했지만 큰 사고 없이 나름의 화목함을 보여준 가정이었다. 숨 막히는 극의 긴장감 속, 밝은 기운으로 유일하게 숨통을 트이게 하는 가정이 바로 이들이었다. &'조재윤 씨와는 케미가 너무 좋았죠. 처음에 절 보자마자 '예쁘다 귀엽다' 하면서 '찐찐이'란 예쁜 애칭을 만들어주셨어요. 진진희네 가정이 사랑스럽게 잘 포장 될 수 있었던 건 조재윤 씨 덕이예요. 그래서 너무 감사드려요. 많은 분들이 진진희보다 '찐찐이'라고 불러주시는데, 저한테도 그런 애칭이 생겨서 기분이 좋아요.&' # 10년의 법칙을 믿고 최선을 다해라 오나라는 한국 뮤지컬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정도로 인정 받는 뮤지컬 배우였다. 그런 그녀가 드라마, 영화라는 매체연기로 넘어온 계기는 뭘까. &'자연스러운 과정이었요. 제가 매체 쪽으로 온 게 서른이 넘었을 때였는데, 성대라는 건 소모품이기도 하고, 뮤지컬에서 여자배우가 최고의 기량을 뽐낼 수 있는 시기가 길지 않아요. 전 가창력으로 승부를 본 뮤지컬 배우가 아니라서, 제 한계를 조금씩 느끼던 때였어요. 연기가 너무 좋은데 어떻게 하면 오래도록 연기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죠. 자연스럽게 매체 연기 쪽을 보게 됐어요.&' 하지만 뮤지컬 배우에서 매체연기 배우로 정착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땐 뮤지컬에서 이 쪽으로 넘어온 선배가 많지 않았어요. 저 혼자서 아무도 모르는 길을 뚫어야 했죠. 가장 힘들었던 건, 절 서포트해 줄 소속사를 만나는 거였어요. 시장에서는 '뮤지컬 배우의 연기는 오버스럽다'는 선입견이 컸을 때라, 나이까지 서른 넘은 뮤지컬 배우에게 관심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몇 년간은 제가 스타일리스트도 섭외하고, 혼자 차를 운전해 가면서 작품을 했어요. 최선을 다해 제 모습을 보여드렸더니, 조금씩 저한테 관심을 갖는 회사가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첫 회사가 생겼고, 지금 소속사는 제 세번째 회사예요.&' 뮤지컬 배우에 대한 편견과 정면승부하며, 지난 10년간 오나라는 정말 열심히 달렸다. 자신을 찾아주는 곳이라면 캐릭터의 비중과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 임했다. 오나라가 포기하지 않고 달릴 수 있었던 이유는 '10년의 법칙'을 믿기 때문이었다.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들이 해주신 말씀이 '10년의 법칙을 믿어라' 였어요.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한다는 전제 하에, 10년을 해봐야 안다는 것이죠. 뮤지컬 한지 10년 되던 해에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여기로 넘어와서 10년이 되던 해에 '나의 아저씨'와 'SKY캐슬'을 만났어요. 10년 동안 최선을 다하면, 뭐든 해내긴 하는 거 같아요. 다시 뮤지컬을 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지난 10년간 정말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제 조금 마음의 여유가 생겼어요. 그동안은 그 여유가 없어서 다시 무대에 설 생각을 못 했는데, 제 무대를 보기 원하는 분들이 있다면 다시 뮤지컬 무대에 돌아갈 마음이 있어요.&' # 소개팅하는 마음으로 차기작 기다려 오나라는 하고 싶은 작품으로, 여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정통 멜로'를 꼽았다. 대신 남녀간의 가벼운 연애를 그리는 작품이 아닌, 절절하고 가슴 아픈 사랑을 표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다들 지금이 제 '리즈시절'이래요. '예쁘다 예쁘다' 해주시니, 예쁠 때 정통멜로를 찍어보면 어떨까 싶어요.(웃음) 풋풋한 20대들의 사랑이 아닌, 묵직하고 가슴 시린 사랑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눈의 흰자에 실핏줄이 설 것 같은, 그런 연기요.&' 그동안 밝은 캐릭터를 주로 선보여 왔던 오나라는 앞으로도 비슷한 캐릭터가 들어오더라도 피할 생각은 없다. 그저 자신에게 어떤 새로운 작품과 캐릭터가 들어올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릴 뿐이다. &'지금까지 비슷하게 밝은 역할이 많이 들어왔어요. 그건 'SKY캐슬' 이후에도 마찬가지일 거 같아요. 어쩔 수 없죠. 제작진이 그런 걸 원하면 받아들여야죠. 제게 정희 역을 주셨던 '나의 아저씨'의 김원석 감독님처럼, 제 이면의 다른 걸 보는 분이 계시다면 정말 행복할 거 같긴 해요. 차기작과 관련해 아직까지 많은 러브콜이 들어온 건 아닌데, 지금 소개팅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어요. 어떤 배역이 찾아올까, 그 배역과 연애하는 마음으로 다시 연기하고 싶어요. 그 기다림의 기간이 길지 않았으면 해요.&' [사진=백승철 기자] (SBS funE 강선애 기자)
입시 코디, 현실에 존재할까 …'SBS스페셜', 김주영 찾기 한 달의 기록
등록일2019.02.20
'SBS 스페셜'이 드라마 속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의 실체를 쫓는다. 오는 24일 방송될 'SBS스페셜'은 대한민국을 강타한 입시 코디 '김주영'이 현실 속에 어떻게 존재하는 지를 추적한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SKY캐슬'은 사교육 현실을 풍자하는 내용이었지만, 정작 사람들은 올바른 교육과 가치관을 말하는 이수임(이태란 분)보다 학벌을 통한 부모의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한서진(염정아 분)과 이를 조장하는 입시 코디 김주영(김서형 분)에게 열광했다. 'SBS스페셜' 제작진은 이런 한서진과 김주영이 현실에 존재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대한민국 사교육 No.1'이라 여겨지는 대치동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들은 계속해서 변하는 입시, 기댈 수 없는 공교육 등을 이유로 김주영 같은 존재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럼 아이의 공부부터 봉사활동, 학생회장 선거까지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한다는 고액의 입시 코디는 실제로 존재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제각각이었다. 드라마 속 인물일 뿐이라는 반응과 과도한 부분은 있지만 현실을 반영한 것 같다는 의견으로 답변이 엇갈렸다. 드라마에 나오는 고액의 입시 코디에 긍정적인 학부모들도 있었다. &'저런 애들이랑 경쟁을 해야 되는데. 내가 하는게 맞는 건가 싶다&', &'돈 만 있으면 다 하지 않겠나. 솔직히 하고 싶다&', &'돈이 있으면 입시 코디네이터를 쓸 거 같다. 써야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 같다&'라며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입시 전쟁에서 우리 아이를 도와줄 코디가 있다면 조금은 나아질 것 같다는 학부모들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건, 사랑하는 내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잘 입시를 마치는 것이다. 그걸 위해선 비록 불안으로 만들어진 괴물이라도 진짜 '김주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치동 학원 선생님부터 현직 입시 코디까지, 김주영의 흔적을 쫓은 한 달간의 기록. 대한민국 사교육의 독보적인 존재 '김주영'의 실체를 쫓고 그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을 공개하는 'SBS스페셜'은 오는 24일 밤 11시 5분에 방송된다. (SBS funE 강선애 기자)
천생연분인가 싶다 …'김도훈♥' 오나라, 20년 연애에도 변함없는 애정
등록일2019.02.20
'SKY캐슬' 배우 오나라가 연인 김도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SKY캐슬'에서 일명 '찐찐이'로 불리는 진진희 역을 소화해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오나라가 매거진 코스모폴리탄 3월호와 화보 촬영 및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오나라는 20년째 연애 중인 뮤지컬배우 출신 연기강사 김도훈에 대해 언급했다. 오나라는 &'오랜 기간 동안 서로에게 남은 건 베스트 프렌드인 것 같아요. 어쩌면 부모님보다 더 잘 알고, 더 든든하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생긴 거죠. 요즘 바빠서 자주 못보지만 자기 일처럼 좋아해주는 사람이에요. 천생연분인가 싶어요&'라며 남자친구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SKY캐슬' 종영 이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오나라는 밝은 표정으로 &'전작인 '나의 아저씨'가 끝나고 나서도 작품과 '정희'라는 캐릭터에 빠져나오는 게 힘들었어요. '진진희'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하지만 억지로 급히 빠져나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두고 싶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처음에는 줏대 없고, 비아냥거리기만 하는 비호감 캐릭터였던 진진희를 작가, 연출가와 함께 의논하며 인간적이고 호감 가는 캐릭터로 재탄생시켰다는 오나라는 &'의논해서 내린 결론이 진진희는 순수해서 모르는 게 많고, 모르면 모르는 대로 모른다고 얘기하는 인물이 됐죠. 덕분에 시청자들의 공감도 얻고, 인간적인 캐릭터로 사랑을 받게 된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실제 성격에 대해서는 &'촉을 믿고 따라가는 스타일이에요. 작품을 고를 때든, 누구를 만나든 제 마음이 가는 대로 하는 편이에요. 물론 실패할 때도 있지만 결과가 안 좋아도 '또 좋은 게 있겠지?'라며 낙천적으로 생각하죠&'라고 말했다. 'SKY캐슬'의 흥행에 대해선 &'잘되면 좋겠다 정도였는데,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결과를 얻게 될 줄은 몰랐어요. 꿈만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드라마 흥행의 최대 수혜자라고 꼽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죠. 함께 출연한 배우들에 비해 인지도가 높지 않은 배우였기 때문에, 이 작품으로 제 이름을 많이 알리게 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드라마를 촬영하며 애드리브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한서진 앞에서 '순간 쫄았어!'라고 말한 장면이랑 시럽 세례를 받고 '눈깔 안 떠져'라고 했던 장면, 또 격렬하게 욕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특히 욕하는 장면에서는 '수박 씨 발라 먹어'까지만 작가님이 대본이 써주셨고 그 뒤는 삐 처리를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눈을 뒤집어서 흰자에다 아갈머리라고 써버릴까보다'라고 완성된 문장을 만들었죠&'라고 답했다. 또한 오나라는 &'다음 작품에서도 또 다른 저의 매력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아 어떤 배우와 호흡할지도 궁금하고요. 연애하는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어요&'라며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비치기도 했다. [사진 제공 = 코스모폴리탄] (SBS funE 강선애 기자)
[스브수다] 염정아 저도 한 땐 극성스러운 엄마였어요
등록일2019.02.12
염정아는 본디 연기 잘하는 배우였다. '장화, 홍련', '범죄의 재구성', '로열패밀리' 등 수많은 작품 속에 녹아들어 평단의 극찬과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염정아의 연기력에 대한 칭찬은 두말하면 입 아픈, 누구나 인정하고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었다. &'연기 잘 하는 염정아니까, 이번에도 어느 정도는 하겠지&' 라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영화 '완벽한 타인'과 JTBC 드라마 'SKY캐슬'에 그녀가 출연한다고 했을 때, 오히려 큰 기대는 갖지 않았다. 시험을 보지 않아도 공부 잘하는 친구의 성적을 상위권으로 예상하듯, 염정아의 연기도 잘하는 일정 정도일 것이라는 적당한 기대심리가 있었다. 이것이 오히려 편견이고 오만이었다는 걸 통렬히 깨닫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염정아는 '완벽한 타인'과 'SKY캐슬'을 통해 결이 전혀 다른 두 명의 아내 역할을 선보였다. '완벽한 타인'에서는 순종적인데 푼수기 있는 아내 수현 역을, 'SKY캐슬'에서는 딸 예서를 서울대 의대에 보내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독종 엄마 한서진 역을 소화했다. 이 두 캐릭터를 통해 염정아는 '기대 이상'이란 단어로 감히 설명할 수 없는, 소름 끼치는 연기력을 펼쳤다. 누구는 평생 하나 갖기도 힘든 '인생 캐릭터'를 불과 몇개월 만에 두 개나 새로 만들어낼 만큼, 염정아는 또 한 번 배우로서 스스로의 한계를 깼다. 대중은 염정아에게 열광하고 있다. 염정아의 극중 말투를 따라하고 각종 패러디가 양산됐다. 광고계에서도 러브콜이 쏟아졌다. 연기경력 28년만에 다시 한 번 최고의 전성기를 맞은 염정아는 자신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잘 모르겠다. 사실 그렇게 인기가 많은 지 와 닿지 않는다. 남의 이야기를 하는 거 같다&'라고 겸손해 했다. 그러면서도 &'화보촬영차 발리에 갔는데, 새벽에 공항에 소녀팬들이 나와 기다리고 있더라. 한국어로 '스카이캐슬', '예서 엄마' 하는데, 그걸 보고 깜짝 놀라긴 했다&'며 달라진 자신의 위상에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는 그녀였다. # 염정아가 이해한 한서진의 모성 'SKY캐슬'의 한서진은 세상 교양있고 우아한 상위 0.1% 상류층 마나님인 줄 알았으나, 철저한 신분세탁으로 거짓인생을 사는 인물이었다. 실상은 &'아갈머리 확 찢어버릴라&'라는 듣도 보도 못한 욕을 상대방 면전에서 쏘아붙일 줄 아는 '곽미향'이었다. 품위있는 한서진과 달리 곽미향은 싸움닭이었다. 큰 딸 예서(김혜윤)의 서울의대 진학을 위해서라면, 도발하는 그 누구도 용납하지 않았고, 악마같은 김주영(김서형)에게 영혼까지 팔았다. 대립하는 인물과 감정을 쏟아내야 하는 장면이 많은 캐릭터였던 만큼, 연기하는 입장에서 염정아는 고민이 따를 수 밖에 없었다. &'한서진이 워낙 많은 인물들과 대립관계라 그걸 잡아가는 게 쉽지 않았어요. 못된 말도 잘 하고 사람들한테도 막 대하는 이 센 캐릭터를 어떻게 해야 시청자에게 공감 받을 수 있을까, 어떻게 미워 보이지 않도록 할까, 그 부분에 신경 썼죠. 그래도 주인공인데, 시청자가 한서진을 죽일 듯이 미워하면 안 되잖아요? 아무리 못된 짓을 해도, 한서진에게 인간적인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 여자한테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게 뭘까 하니, 제일 큰 게 '모성애'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 부분을 작가님이 써 주신 대본 안에서 조금씩 다르게 표현하려 노력했어요.&' 염정아가 강조한 한서진의 '모성애'. 이는 'SKY캐슬' 전체를 관통한 키워드였다. 딸을 서울대 의대에 보내고자 김주영에게 맡긴 것도, 김주영의 위험한 실체를 알면서도 그의 손을 뿌리치지 못한 것도, 혜나(김보라)의 죽음과 우주(찬희)의 누명을 모른 채 한 것도, 모든 일련의 과정들의 바탕에는 딸에 대한 한서진의 그릇된 모성애가 깔려 있었다. 극 말미 예서가 이상행동을 보이자 욕심을 내려놓고 모두 제자리로 돌려놓는 한서진의 반성적 태도들도 결국에는 딸의 안정을 위한 모성애에서 비롯됐다. &'한서진이 했던 행동들 중에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은 게 많았죠. 어떤 엄마가 그토록 많은 희생을 감내하며 한서진처럼 하겠어요. 그래도 제가 엄마 한서진의 마음을 이해한 부분들은 있어요. 예서에게 화도 냈다가, 우주 같은 애는 대학 가면 많다고 설득도 했다가, 그러다가 진심으로 '엄마는 네 인생 절대 포기 못해 예서야. 엄마가 다 알아서 할 테니 넌 그냥 공부만 해'라고 말하는 장면, 그 부분은 연기하는 제 마음에도 크게 와 닿았어요. '이 여자도 결국 엄마구나' 싶더라고요. 또 마지막에 예서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몽유병에 걸린 것처럼 행동하는 걸 보고 충격받은 한서진이 모든 걸 밝히겠다고 마음먹은 후, 딸에게 곧 닥칠 미래를 알려주며 '그래도 우리딸, 잘 먹고 잘 자는 게 제일 좋은 거 같아'라고 말하는 장면. 그 신은 정말 제 온 마음으로 연기한 거 같아요. 저 역시 엄마로서 느끼는 게 많은 장면들이었어요.&' 매 회, 매 장면에서 다양한 감정이 휘몰아치는 한서진을, 시청자는 손에 땀을 쥐고 바라봤다. 시청자가 땀이 날 지경이면, 연기한 염정아는 오죽했으랴. 염정아는 꿈 속에서도 예서를 찾을 만큼 긴장했던 나날들을 숨김없이 털어놨다. &'엄청 긴장하고 예민했었죠. 한 신이 무사히 끝나면, 그 다음 신이 걱정되고, 그런 감정들의 연속이었어요. 극이 후반으로 갈수록 감정신이 많아져 솔직히 굉장히 부담스럽고 힘들었어요. 꿈을 계속 꿨어요. 자면서도 대사를 말하고, 잠꼬대로 '예서야'를 부르곤 했어요. 그만큼 늘 긴장한 상태였나봐요.&' 염정아는 자신이 연기한 감정신 중 아쉬웠던 장면도 꼽았다. 극 말미 한서진이 혜나를 죽인 범인으로 김주영을 지목하고 경찰서에서 나온 후의 장면, 우주에게 무릎 꿇고 사과한 장면은 스스로 &'방송을 보며 많이 아쉬웠다&'라고 말한다. 염정아는 &'보시는 분들은 어떨 런지 모르겠지만, 제 눈에는 아쉬워 보였다. 물론 연기할 때는 최선을 다 했지만, 좀 더 진정성 있게 다르게 표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한다. 모두가 자신의 연기를 극찬해도 여전히 부족함이 먼저 보이는 염정아다. 이런 배우이기에, 세월과 경력에 비례해 연기력이 계속 발전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서로에게 자극이 됐던 최고의 배우들 'SKY캐슬'은 23%라는 비지상파 최고의 시청률과 함께, 모든 배우들의 이름을 남겼다. 이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은 누구 하나 연기구멍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완벽하게 맡은 배역을 소화해내 최고의 앙상블을 만들어냈고, 이는 배우들 각각의 스포트라이트로 이어졌다. 어떻게 보면 연기배틀을 하는 것처럼 보였던 'SKY캐슬' 배우들의 연기 각축전은 첫 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명주 역으로 특별출연한 배우 김정난이 제대로 방아쇠를 쏜 셈이다. &'연기를 잘 하는 배우들이 많아 서로에게 자극을 받고 시너지가 컸어요. 전 첫 회에 (김)정난 언니가 한 연기를 보고 너무 놀랐어요. 저랑 함께 찍었던 신들은 평범한 것들이었는데, 제가 못 본 곳에서 찍은 신들이 정말 예술이더라고요. 정난언니 때문에 남은 저희가 자극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언니가 저 정도로 했는데, 이제 우리 어떡하지?' 이런 생각들이었죠.(웃음)&' 염정아와 김서형은 서로 함께 한 장면에서 &'기가 빨렸다&'라고 입을 모은다. 한서진과 김주영이 만나는 장면들은 함부로 눈 한 번 깜박일 수 없는 절정의 긴장감이 감돌았고, 그 무거운 분위기는 TV 밖 시청자도 고스란히 느꼈다. 염정아도 가장 힘들었던 상대 연기가 김주영과 붙는 신이었다고 전했다. &'다른 인물들보다도 김주영을 대하는 신이 가장 힘들었죠. 한서진은 김주영이 어떤 여자인지 알고 담판을 지으러 갔다가 또 다시 휘말려 나오고, 벌을 주려고 갔다가 오히려 벌을 받고 나오는 식이었어요. 저와 서형씨가 서로 '기 빨려 못하겠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는데, 그걸 방송으로 보니 확실히 긴장감은 있더라고요. 실제의 서형씨는 여리고 얌전한 스타일이에요. 김주영과는 전혀 다른 성격이죠.&' 'SKY캐슬'의 최고 유행어를 꼽자면 한서진의 &'아갈머리 확 찍어버릴라&'와, 한서진이 김주영을 부르는 '선생님'이란 호칭에서 따온 &'쓰앵님&'이다. 이 두가지 말을 탄생시킨 염정아에게 그 소감을 안 물어볼 수가 없었다. &''아갈머리' 장면은 연기를 하면서도 너무 재미있어서, 실제 방송으로 나갈 날만을 기다렸어요. 교양 떠는 한서진의 입에서 저런 단어가 나오면 어떤 반응일까 궁금했죠. '아갈미향'이란 별명도 생기고, 재밌어요.(웃음) '쓰앵님'은 제가 한 말인지 처음에는 몰랐어요. 제가 '선생님'이라 말한 부분에서 따온 거란 걸 나중에야 알았죠. '선생님'을 빨리 발음하다보니 그렇게 들렸나 봐요. 저 발음 좋은 편인데...(웃음) 정말 진지한 이야기를 할 땐 '선.생.님.'이라고 정확하게 끊어 말하기도 했어요. 근데 빨리 말할 땐 '쓰앵님'으로 나오더라고요.&' # 실제 엄마로서 염정아는 이런 모습 염정아도 한서진처럼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엄마다. 그렇다고 한서진처럼 아이 교육에 모든 것을 올인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염정아에게 실제 아이 교육법을 물었다. &'솔직히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까지만 해도, 극성스럽게 쫓아다니고 옆에 앉아 가르치는 엄마였어요. 누가 뭘 배운다고 하면, 그런 말에 휩쓸리곤 했죠. 지나고 보니 그런 건 별거 아니더라고요. 휘둘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아이들에게 많이 맡기는 편이에요. 아이들이 아직 초등학생이라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알아서 잘 해주고 있어요. 이 드라마를 하면서 느끼는 점도 많았고요.&' 한서진이 캐슬 내 엄마들의 대장 역할을 했던 것처럼, 염정아도 엄마들 사이에서 &'대장 같은 행동을 많이 했다&'고 한다. 물론, 한서진처럼 철저한 이해관계에 얽힌 대장놀이는 아니었다. 유치원 엄마들 중 염정아가 가장 나이가 많다보니 리더 역할을 한 셈이었다. 염정아는 &'나중에 아이들의 학년이 점점 올라갈 수록, 공부를 잘하는 아이를 둔 엄마를 중심으로 모임이 형성되곤 한다는 말을 들었다. 정말 'SKY캐슬'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거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참 씁쓸하다&'며 속상해 했다. 드라마적 상황이 현실에 실존한다는 이야기에 안타까움을 내비치는, 염정아도 평범한 엄마이자 학부모였다. # 나이듦에 의연한 '여배우' 염정아 요즘 10대들은 잘 모르겠지만, '배우 염정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으로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2003)을 꼽는 이가 많다. 한국형 공포영화의 새 역사를 썼다고 평가받는 이 작품을 기점으로 염정아는 '연기 잘하는 배우'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미스코리아 출신에 대한 편견으로 연기력 저평가를 받기도 했던 그녀는 이 작품 이후 확실히 연기의 맛을 아는 배우로 성장했다. 염정아 스스로도 28년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로 '장화, 홍련'을 언급했다. &'그 때부터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 같아요. 연기의 재미를 느꼈다고 할까요. 김지운 감독님이 새로운 뭔가를 막 끌어내 주시는데, 거기서 놀라울 정도의 카타르시스 같은 걸 느꼈어요.&' 여배우로서 염정아는 '나이듦'에 있어 의연했다. &'받아들이지 못하면 너무 괴롭고, 받아들이면 편한 게 나이인 거 같다. 전 그걸 받아들였다&'라고 말했다. 염정아는 나이와 그에 따른 외모 변화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마음이 슬퍼질 거 같다&'는 감성적인 이야기도 꺼냈다. 그러면서도 대중이 &'연기는 연기로만 봐 준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베테랑이었다. &'좀 늙으면 어때&'라는 끝맺음 없는 작은 중얼거림에서 염정아의 진심이 전해졌다. 염정아가 나이를 먹는 것을 편하게 받아들이게 된 건, 그로 인해 '여유'를 알게 됐기 때문이다. &'예전과 비교해 제 연기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모든 게 여유로워졌다는 거예요. 생활도, 사람을 대할 때도, 연기할 때의 마음도 전보다 훨씬 여유롭고 편해졌어요. 그렇게 마음먹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된 거죠. 그런 점에서 나이를 먹는 것도 좋은 거 같아요.&' 'SKY캐슬'이 대성공을 거두고, 스스로의 인기와 인지도가 몇 배로 뛰었다 한들, 염정아는 앞으로도 배우로서 &'똑같을 거 같다&'라고 말한다. 작품 선택의 폭이 보다 넓어질 수는 있겠지만, 그 안에서 늘 해왔던 대로 할 뿐 특별히 달라질 건 없다고 설명한다. &'향후 작품 선택에 있어서 크게 달라질 게 있을까요? 완성도 높은 책과, 연출해줄 감독님에 대한 믿음,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캐릭터가 나타난다면, 또 하는 거죠. 지금껏 늘 그런 선택을 해왔어요. 물론 'SKY캐슬' 이후로 제게 제안하는 역할의 폭이 넓어진다면, 그것만으로 좋을 뿐이에요. 더 유별나게 달라질 건 없고, 그 안에서 늘 하던대로 선택하고 또 열심히 하겠죠.&' [사진제공=아티스트컴퍼니] (SBS funE 강선애 기자)
김서형 연기경력 25년, 그런 나도 김주영은 힘든 여자였다
등록일2019.01.31
1994년에 데뷔한 배우 김서형은 무려 25년 연기경력의 베테랑이다. 2009년 SBS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악녀 신애리를 연기해 안방극장 시청자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던 김서형은 꼭 10년이 지난 지금, JTBC 드라마 'SKY캐슬'의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 역을 통해 다시 한 번 인기의 정점에 섰다. 김서형은 10년만에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사이 다양한 작품에서 안정적으로 연기를 소화해 왔지만, 이번 'SKY캐슬' 만큼 대중의 뜨거운 반응은 오랜만이다. '센 캐(센 캐릭터) 전문배우'라 불리는 김서형인 만큼, 김주영도 어찌 보면 그동안 그녀가 꾸준히 보여 온 '센 캐'들과 맥락을 같이 한다. 신애리(아내의 유혹), 유경옥(자이언트), 모가비(샐러리맨 초한지), 황태후(기황후)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번 김주영은 그들과 결이 달랐다. 김주영이 있는 공간에서는 분노의 고함보다 숨 막히는 정적이 더 무서웠다. 째려보지 않고 가만히 쳐다보는 것만으로 등골이 오싹했다. 그 어떤 강한 상대가 와도 전혀 밀리지 않는 김주영만의 '넘사벽' 아우라가, TV 밖 시청자의 입술마저 바짝바짝 마르게 했다. 이런 고독한 독기로 가득 찬 김주영을 김서형은 자신만의 카리스마 서린 연기로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그래서 시청자는 김서형의 캐릭터 소화력과 연기를 극찬했다. 악역이었음에도 김서형을 &'쓰앵님(선생님)&'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전적으로 절 믿으셔야 합니다&'라는 김주영표 유행어와 각종 패러디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김서형은 이런 'SKY캐슬'의 인기와 자신을 향한 칭찬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정말 예상 못했어요. 김주영의 올빽 헤어스타일 같은 건 특색 있게 볼 줄 알았는데, 이렇게 사랑받을 줄 몰랐어요. 김주영이 보여서라기 보단, 'SKY캐슬' 자체가 잘 되어서죠. 드라마의 전개, 연출, 음악 등 모든 박자가 잘 맞다보니 드라마가 인기를 얻었고, 그러다보니 김주영까지 보인 게 아닐까요.&' 지난 19회 방송이 시청률 23.2%을 기록하며 국내 비지상파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SKY캐슬'이지만, 첫 회 시청률은 1%대로 처참했다. 첫 회 방송의 저조한 시청률 탓에 &'이 드라마 망했다&'라는 섣부른 예견도 있었다. 하지만 김서형은 처음부터 이 작품에 강한 신뢰를 갖고 흔들리지 않았다. &'첫 회 방송을 보고, 전 망했다는 생각 안 했어요. 오히려 방송을 보며 '와...' 하며 감탄했죠. 드라마가 입시, 엄마들의 치맛바람 이런 이야기라 그런 흐름으로만 전개되는 줄 알았는데, 방송을 보니 그게 전부가 아니었어요. 전개가 너무 빨라 보는 사람을 정신 못 차리게 하더라고요. 이런 느낌대로만 가면 시청률 15%까지도 갈 수 있겠다 싶었죠. 그런데 20%를 넘기더라고요. 대본이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작가님이 머리 꼭대기에 있는 느낌이었어요. 그런 작가님이 쓴 이야기를 시청자가 분석하고 다음 전개를 예측하려 하는 분위기도 재밌었어요.&' 김서형은 블랙 계열의 의상과 올빽 헤어로 그만의 독특한 '김주영 스타일'을 완성했다. 이런 캐릭터의 외형적 콘셉트도 오랜 고민과 노력 끝에 완성된 것이다. &'김주영이 입시 전문가라 처음부터 정장스타일, 까만 수트에 하이힐을 생각했어요. 그러다 세트에 따라 조금씩 의상에 변화를 줬죠. 명상실 세트가 너무 어두워 그냥 검은색 옷이면 제가 보이지 않겠다 싶어, 옷의 원단을 달리 했어요. 곽미향(염정아)한테 '죽은 듯이 가만히 있어'라고 세게 말하는 장면에서는 일부러 가죽 의상을 입기도 했고요. 대본이 나오면 옷 피팅을 하는데, 그 회차와 캐릭터의 감정선에 맞는 의상을 고르는 데만 4~5시간씩 걸렸어요. 검은색 옷이라고 해서 다 같은 게 아니고, 부단히 노력한 결과물이죠. 머리는 바짝 묶을까 살짝 머리카락을 흘러내리게 할까 고민했는데,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리면 감정까지 감추는 듯 보여 차라리 올빽으로 하자고 결정했어요. 제 머리가 짧은 편이라 초반엔 바짝 올빽 머리로 묶는 데 고생 좀 했죠.&'(웃음) 사실 김서형은 'SKY캐슬' 출연을 고사하려 했다. 센 캐릭터를 많이 맡아봤기에, 이런 캐릭터가 주는 공허함과 연기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보통 센 캐릭터들은 극에서 강렬하게 치고 빠지긴 하지만, 그 캐릭터 자체에 대한 설명과 서사가 약하다. 그래서 연기하는 배우들은 주목을 받을지언정, 연기함에 있어 답답함을 느끼곤 한다. 그걸 잘 아는 김서형이라 선뜻 김주영의 손을 잡지 못했다. &'처음에는 김주영을 못 하겠다고 했어요. 이런 카리스마 있는 역할들을 무수히 해봤는데, 이런 역할은 임팩트가 세긴 하지만, 왜 그런 행동을 하는 지에 대한 스토리를 자세히 풀지는 않거든요. 김주영도 죽은 남편, 아픈 딸에 대한 스토리가 있긴 하지만, 극 후반부에 나와서 그 전까지는 저 혼자만 알고 연기해야하는 상황이죠. 그런 면에서 부담감도 있고, 그 서사가 언제 풀릴까, 나올 듯 나올 듯 하면서 계속 안 나오는 이야기에 대한 답답함도 있어요. 결과적으로 김주영은, 그런 답답하고 부담되는 감정을 계속 쌓아온 게 오히려 연기에 도움이 된 거 같아요.&' 'SKY캐슬'의 가장 큰 재미는, 시청자가 함께 추리를 하며 다음 전개를 예상하는 지점에 있었다. '누가 혜나를 죽였나', '김주영은 왜 저런 행동을 하나' 와 같은 질문과 그에 따른 각종 해석이 쏟아져 나왔다. 모든 내용을 꿰고 연기했을 것 같은 김서형도 사실, 김주영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고 드라마에 들어갔다고 한다. &'교통사고로 인해 남편이 죽은 건 알았는데, 솔직히 김주영이 남편이 죽인 건지 어쨌는지 몰랐어요. 조선생(이현진)이 페어팩스 출신에 마약중독자였던 것도 몰랐는 걸요.&'(웃음) 캐릭터의 사전 정보가 부족했어도, 김서형은 그 누구보다 김주영을 잘 이해했고, 본능적으로 그녀를 연기해냈다. 드라마에서 보이는 것 이상으로, 김서형이 철저히 김주영에 대해 분석하고 연구했기에 따라온 결과였다. &'김주영을 이해하려 했어요. 이 여자의 삶을 큰 폭으로 들여다보고자 했죠. 남편을 죽이고, 천재 딸 케이(조미녀)가 다치고, 그게 전부가 아니라, 김주영이 어떤 태생인가, 어떤 부모 밑에서 어떻게 자랐을까, 왜 송희주에게 열등감이 있을까, 그런 것부터 스스로 찾아가고자 했어요.&' 김주영의 미묘하게 바뀌는 표정, 작은 행동의 변화는 김서형의 치열한 캐릭터 분석으로 탄생했다. 특히 김서형은 '김주영의 미소' 장면에서 고민이 많았다.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른 미소가 나와야 하는데, 그 완급조절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미소라고 해서 그냥 '씨익' 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표정을 더 연구했어요. 그래서 '근육까지 연기한다'는 말이 나온 거 같아요. 감독님은 지문의 미소에 대해 너무 갇히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셨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저도 연기경력 25년이라, 가상의 인물을 많이 연기해봤지만, 김주영은 보통의 여자가 아니었어요.&' 'SKY캐슬'의 성공요인 중 하나는 아역부터 성인까지, 누구 하나 연기구멍 없이 캐릭터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연기를 펼친 것이다. 이들의 연기 합이 모여 'SKY캐슬'이란 성을 공고히 쌓았다. &'모두 자기 할 도리를 하는 배우들이었어요. 현장에서 눈빛만 봐도, 서로가 얼마만큼 준비해왔는지, 얼마나 여기에 빠져있는 지가 다 보였죠. 아이들도 터치할 게 전혀 없이 연기가 좋았어요. 또 다들 경력이 있다 보니, 배려와 존중, 서로를 인정해주는 게 있어요. 모두가 배우로서 올바른 현장이었고, 그래서 아무 탈 없이 드라마가 완성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특히 극 중 김주영의 아군이기도 적군이기도 했던 한서진/곽미향 역의 염정아와 김서형이 만나면 드라마에선 강한 스파크가 튀었다. 김서형도 염정아와 붙는 신에서는 &'서로 기가 빨렸다&'라고 속 시원하게 설명했다. 시청자도 숨이 막힐 정도였는데, 긴장감이 더할 촬영장은 오죽했으랴. &'염정아 언니와 만나면 서로 '기 빨린다'고 했어요.(웃음) 19회분 초반에 김주영의 사무실에서 한서진에게 시험지를 주는 장면을 찍고, '이제 끝이죠? 둘이 붙는 신 더 이상 없죠?' 라며 같이 안도했다니까요. 촬영이란 게,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번 찍잖아요. 그런데 NG라도 나면 그 뒤에 더 말려서, 그런 신은 NG 없이 촬영하는 게 중요해요. 그러다보니 더 긴장하게 되고. 안 그래도 숨이 막히는 신인데, NG를 안 내려고 더 집중하다보니, 그런 긴장감을 시청자가 고스란히 받았던 거 같아요. 연기하는 저희도 힘들고, 숨 막혔어요. 다들 김주영 사무실만 오면, 기가 빨려서 갔어요.(웃음)&' 'SKY캐슬'로 기분 좋게 2019년을 시작한 김서형은 아직 차기작을 정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에게 또 센 캐릭터가 들어와도 피할 생각은 없다. 그게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SKY캐슬'이 큰 인기를 끌었어도 김서형은 변함이 없다. 그냥 우직하게 같은 마음으로 걸을 뿐이다. &''SKY캐슬'도 다른 작품들 때처럼 열심히 했을 뿐이에요. '제2의 전성기'란 것도 잘 모르겠어요. 저한테 어떤 역할이 들어올까, 다음 작품은 뭘 할까 궁금하긴 하죠. 전작들처럼 힘을 줘야하는 비슷한 캐릭터가 들어와도 전 할 거예요. 그건 제가 해야 될 몫이니까요. 울며 불면서도 부딪쳐야지, 피할 생각은 없어요. 이런 마음가짐은 시청률이 1%가 나왔을 때도 똑같았어요. 어떤 역할을 맡든 열심히 할 뿐이지, 전 달라질 게 없어요.&' [사진제공=플라이업 엔터테인먼트] (SBS funE 강선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