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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주인', 제작자들이 뽑은 '올해의 영화'…이병헌X이혜영 남녀주연상
등록일2025.12.01
윤가은 감독의 영화 '세계의 주인'이 제작자들이 뽑은 올해의 영화에 선정됐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제12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의 총 17개 부문의 수상작과 수상자를 선정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은 한 해 동안 한국 영화계를 빛낸 주역들에게 감사와 격려를 전하는 취지의 시상식이다. 제12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의 작품상은 관계의 혼란과 내면의 흔들림 속에서 세상과 진심으로 마주하려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담아낸 윤가은 감독의 '세계의 주인'을 제작한 구정아, 김세훈 두 제작자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감독상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사건을 모티브로 소방관들의 사명감과 희생을 뚝심 있게 담아낸 '소방관'의 곽경택 감독이 선정되었다. 각본상은 인간의 삶과 존엄을 따뜻하게 그려낸 '사람과 고기'의 임나무 작가가 수상한다. 남우주연상은 '승부'와 '어쩔수가없다'의 이병헌에게 돌아갔다. '승부'에서 국수 조훈현역으로, 이창훈역 유아인과의 섬뜩한 연기 승부를 보여줬고 '어쩔수가없다'에서 선보인 해고당한 절박한 가장의 자기합리화와 추락을 소름 돋게 보여준 명품 연기는 이병헌이기에 가능한 연기였다. 여우주연상은 노인 여성 킬러 '조각'으로 분해 노련함과 쇠락을 동시에 담아내며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선보인 '파과'의 이혜영이 수상한다.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게 된 권해효는 '보고타 : 마지막 기회의 땅'에서 권력자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으며 '얼굴'에서는 인간이 가지는 복잡미묘한 감정들을 깊이 있게 표현했다. 여우조연상은 '히든페이스'에서 순수한 듯하면서도 서늘한 연기로 이면의 욕망을 섬세하게 표현한 박지현이 수상한다. 촬영상, 조명상 수상자는 '어쩔수가없다'에서 관습을 탈피하면서도 치열한 카메라 앵글과 무빙으로 작품의 깊이를 더한 김우형 촬영감독과, 김민재 조명감독으로 정해졌으며, 미술상은 실제 바둑천재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승부'에서 철저한 고증을 놓치지 않고 당대를 효율적으로 재현한 '승부'의 정은영 미술감독이 수상한다. 편집상 수상자는 재난, 스릴러, 휴먼을 적절히 조합한 편집적 성과가 돋보이는 수작 '소방관'의 정지은 편집감독이 수상한다. 음향상 수상은 '어쩔수가없다'를 통하여 넓고 깊으면서도 음악과 사운드의 경계를 넘는 완숙한 소리 실험을 선보인 김석원, 김민재, 홍윤성에게 돌아갔다. 음악상은 '1980 사북'에서 작품의 깊이에 철저히 보조를 맞추는 동시에 영화음악의 고유한 힘을 보여준 정용진 음악감독이, 기술상은 '하얼빈'에서 영화의상의 모범을 보여줬다는 평가와 함께 곽정애 스타일리스트가 받는다. 신인감독상은 특성화고 졸업반으로 막 사회에 진입한 청년들의 삶을 리얼하게 포착해 낸 '3학년 2학기'의 이란희, 그리고 올해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는 조용하고도 깊은 울림을 주는 성장영화 '여름이 지나가면'의 대구지역 독립영화출신 장병기 감독이 공동수상하며, 신인배우상은 첫 장편영화 출연으로 잊을 수 없는 에너지를 보여준 '세계의 주인'의 서수빈이 수상의 영광을 안는다. 올해 특별상은 영화 '1980 사북'에 돌아갔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한 달 전인 1980년 사북항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1980 사북'은 명백한 국가폭력에 대해 국가가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다면 폭력과 야만의 역사는 현재진행형일 수밖에 없다는 성찰을 던져주었다. 거의 반세기가 지나 스크린에서 시작된 이 늦은 메아리는 피해자 명예회복과 구제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하는 반향이 되어 사회각계에 울려 퍼지고 있다. 협회 회원들의 투표를 통한 예심과 운영위원들의 본심을 거쳐 수상작(자)을 선정하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은 오는 12월 18일(목) 저녁 7시부터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개최되며 맥스무비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사회는 배우 김규리가 맡는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영화가 오려면 당신이 필요해'…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
등록일2025.11.28
독립영화의 한 해를 결산하는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SIFF2025, 집행위원장 모은영)가 11월 27일(목) CGV압구정에서 개막식을 열고 9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올해 슬로건 '영화가 오려면 당신이 필요해(For Films to Come, We Need You)'는 영화가 관객과의 만남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는 의미를 담아, 영화제가 관객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있음을 강조한다. 개막식은 '언하비(unhobby)'의 오프닝 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김별, 김진형, 박성준, 유의태, 이제연, 임투철, 주종혁 등 7명의 배우로 구성된 언하비는 배우로서 선택받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을 건강하게 보내고 싶어 밴드를 만들었다 며 결성 배경을 전했다. 언하비는 에너지 넘치는 라이브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어서 김종관 감독이 연출한 개막영상 '당신의 영화'가 상영됐다. 김종관 감독은 서울독립영화제는 다양한 영화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왔다 며 보편성 너머 다양한 시선과 개성을 지닌 관객들이 자기 자신을 닮은 '당신의 영화'를 만날 수 있길 바란다 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해당 영상은 영화제 기간 동안 짧은 버전의 트레일러로 편집되어 상영될 예정이다. 개막식 사회는 올해도 권해효가 맡았다. 25년간 서울독립영화제의 얼굴로 개막식을 이끌어 오는 그는 36살에 처음 사회를 시작해 어느덧 예순이 되었다. 지난 24년을 버티게 해 준 힘이 이 자리였다 고 말하며 영화제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한상준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이 무대에 올라 축사를 전했다. 한상준 위원장은 올해 슬로건은 한국영화 위기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며 돌파구는 결국 독립영화에서 시작될 것이라 믿는다 고 말했다. 백재호 이사장은 관객 덕분에 다시 예산을 회복하고 이렇게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됐다 면서 상영작만 보아도 관객을 기다리는 영화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고 덧붙이며 극장 관객과의 만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이어 함께 개막을 선언하며 올해 영화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167편의 상영작을 압축해 보여주는 하이라이트 영상 상영 후, 올해 경쟁 부문의 심사위원단이 소개되었다.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 심사위원단은 한국 독립영화의 다양성과 실험 정신을 확장해 온 영화인들로 꾸려졌다. 올해 새롭게 신설된 단편 제작지원 프로그램 'SIFF × 변우석: Shorts on 2025'의 제작지원 시상 및 약정서 전달식도 함께 진행됐다. '사랑'을 주제로 한 이번 공모에는 483편의 시나리오가 출품되며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심사를 거쳐 박정빈 감독의 '그녀는 항상', 이주용 감독의 '노웨어', 허지윤 감독의 '디이디임바알'이 첫해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됐다. 서울독립영화제는 본 프로그램을 통해 단편 창작 생태계에 실질적 동력을 보태고, 신진 감독 발굴과 창작자 간 연대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본선 장편경쟁 부문에는 남동철 전 부산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이언희 감독, 전여빈 배우가 참여하며, 본선 단편경쟁 부문은 김미영 감독, 박경근 시각예술가 겸 감독, 유진목 시인이자 감독이 맡는다. 새로운선택 부문은 남궁선 감독, 박송열 감독, 변승민 영화제작자가 심사를 맡아 올해의 새로운 얼굴과 도전을 다층적으로 바라볼 예정이다. 이어 올해로 8회째를 맞은 '배우프로젝트?60초 독백 페스티벌'의 소개 영상이 상영됐다. 올해는 예선에 7,757명이 지원, 경쟁률 323.2:1, 누적 지원자 2만 3천 명 돌파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본선은 12월 1일 CGV청담씨네시티 MCUBE에서 열리며, 총 24명의 본선 진출자가 무대에 오른다. 'GRAND PRIZE', 'JURY PRIZE', 'DIRECTOR'S CHOICE' 등 세 부문에서 총 6명의 수상자를 선정하며, 심사는 권해효·조윤희·장혜진·조재윤 배우와 변영주·이란희 감독이 맡는다. 총 상금은 700만 원이다. 올해 집행위원장으로 합류한 모은영 집행위원장은 영화인들의 다양한 지원 덕분에 영화제를 무사히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며 서울독립영화제 출신인 류승완 감독이 '외유내강상'을 통해 힘을 보태주었고, 변우석 배우의 후원으로 'Shorts on 2025' 프로젝트를 추진해 창작자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 고 밝혔다. 이번 영화제의 문을 여는 개막작은 '무관한 당신들에게'(김태양·손구용·이미랑·이종수 감독)이다. 한국 최초 여성감독 박남옥의 유일한 작품 '미망인'에 남겨진 '소실된 마지막 장면'을 네 명의 신진 감독이 각자의 영화적 상상력으로 재해석한 프로젝트다. 잃어버린 장면을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바라보는 시도로, 올해 슬로건 '영화가 오려면 당신이 필요해'와도 맞닿아 있다. 본 프로젝트를 기획한 문주화 영화평론가는 이번 프로젝트는 박남옥 감독을 기리는 전시 형태 구상했던 프로젝트였으나, 함께 작업하기를 희망했던 네 명의 감독의 연출로 영화로 완성되었다 며 박남옥 감독이 남긴 '영화란 합심과 단결의 결과물'이라는 문장을 가슴에 품고 만들었다 고 소회를 밝혔다. 올해 영화제는 역대 최다 편수인 167편의 작품을 상영하고, 상금 역시 최대 규모인 총 1억 2,700만 원을 편성해 창작자 지원의 외연을 넓혔다. 또한 예산 복원을 통해 영화제가 정상궤도에 올라와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으며, 특히 예산 복원을 통해 정상 개최가 가능해진 해로, 총 1,805편(장편 215편, 단편 1,590편)이 출품되는 등 여건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독립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이들의 창작의 열기를 입증하였다.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는 11월 27일(목)부터 12월 5일(금)까지 CGV압구정·CGV청담씨네시티에서 개최되며, 창작자의 작업실, 토크포럼, 시네토크, 마스터클래스, 해외대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자세한 일정과 프로그램 구성은 서울독립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청룡영화상, '어쩔수가없다' 독무대 될까…이병헌·손예진 수상여부도 관심
등록일2025.11.18
제46회 청룡영화상이 오는 11월 19일(수)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다양한 후보작이 이름을 올리며 풍성한 경쟁 구도를 예고한 가운데, 시상식은 지난해에 이어 배우 한지민과 이제훈이 공동 MC를 맡아 한층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진행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우수작품상 후보에는 '어쩔수가없다', '얼굴', '좀비딸', '파과', '하얼빈' 총 5편이 선정되어 치열한 경합을 이루고 있다. 감독상 부문에는 민규동 '파과', 박찬욱 '어쩔수가없다', 연상호 '얼굴', 우민호 '하얼빈', 필감성 '좀비딸' 감독이 나란히 후보에 올랐다.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부터 시작된 '어쩔수가없다'의 영화제 초청 및 수상 릴레이가 청영화상에서 화룡점을 이룰지 관심이 모아진다. '어쩔수가없다'는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이병헌), 여우조연상(손예진) 등 1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국영화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인감독상에는 김민하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김수진 '노이즈', 김혜영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박준호 '3670', 장병기 '여름이 지나가면' 감독이 선정되어 신선한 시각과 개성 있는 연출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남녀주연상 후보로 나서면서, 올해 청룡영화상 최고의 영예가 누구에게 돌아갈지 기대가 모인다.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박정민 '얼굴', 설경구 '보통의 가족', 이병헌 '어쩔수가없다', 조정석 '좀비딸', 현빈 '하얼빈'이 올랐으며, 여우주연상은 손예진 '어쩔수가없다', 송혜교 '검은 수녀들', 이재인 '하이파이브', 이혜영 '파과', 임윤아 '악마가 이사왔다'가 경쟁한다. 남녀조연상 부문에서도 뛰어난 개성과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치열한 경합을 펼친다. 남우조연상에는 권해효 '얼굴', 김성철 '파과', 박정민 '하얼빈', 윤경호 '좀비딸', 이성민 '어쩔수가없다'이 이름을 올렸다. 여우조연상 후보로는 박지현 '히든페이스', 신현빈 '얼굴', 염혜란 '어쩔수가없다', 이정은 '좀비딸', 전여빈 '검은 수녀들'이 선정됐다. 올해 충무로의 새로운 얼굴을 가리는 남녀신인상 부문 또한 관심을 모은다. 신인남우상에는 박진영 '하이파이브', 안보현 '악마가 이사왔다', 안효섭 '전지적 독자 시점', 정성일 '전,란', 조유현 '3670'이 후보에 올랐으며, 신인여우상에는 김도연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김민주 '청설', 노윤서 '청설', 이선빈 '노이즈', 홍예지 '보통의 가족'가 노미네이트됐다. 신선한 에너지와 잠재력을 증명해낸 신예 배우들의 활약이 올해 청룡영화상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편, 제46회 청룡영화상은 오는 11월 19일 여의도 KBS홀에서 개최되며, KBS2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권해효·공민정·서현우,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 개·폐막식 사회자 확정
등록일2025.11.17
배우 권해효와 공민정, 서현우가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과 폐막식 사회자로 선정됐다. 국내 최대 독립영화의 산실 서울독립영화제2025가 오는 11월 27일(목) CGV압구정에서 개막식을 진행한다. 올해 개막식은 25년째 개막식 사회를 맡아온 배우 권해효가 단독으로 진행하며, 오랜 시간 독립영화의 현장을 지켜온 상징적인 얼굴로서 제51회의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폐막식은 4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 공민정과 서현우가 함께한다. 올해의 수상작이 발표되는 폐막식에서는 총 1억 2천700만 원(현물 포함)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될 예정이다. 25년째 개막식 사회를 이어가고 있는 권해효는 2018년부터 서울독립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 '배우프로젝트 ? 60초 독백 페스티벌'을 직접 기획하고 8년째 주관하며 신진 배우 발굴과 독립영화 현장의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힘써왔다. 최근에는 연상호 감독의 신작 '얼굴'에서 시각장애인이자 전각 장인 '임영규'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 호평받았으며, 저예산 독립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수 107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 작품으로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초청 및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폐막식 사회로 나선 공민정과 서현우는 서울독립영화제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공민정은 상업영화와 독립영화, TV 드라마, OTT 시리즈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존재감을 입증해 왔다.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2024), '너와 나의 5분'(2024), '이어지는 땅'(2022), '이장'(2020), '두 개의 물과 한 개의 라이터'(2020) 등을 통해 서울독립영화제 상영작으로 여러 차례 관객을 만났다. 올해 역시 '흐르는 여정' 출연 배우로서 영화제와의 인연을 이어간다. 2018년부터 8년 연속 폐막 사회자로 참여하는 서현우는 영화는 물론 연극, 드라마 등에서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독립영화제와는 단편영화 '그녀를 지우는 시간'(2020), '종말의 주행자'(2018), '병구'(2015), '잭보이'(2014) 등의 상영작으로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 외에도 최근 영화 '84제곱미터', 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 '우리영화' 등에서 폭넓은 연기를 선보이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4년째 호흡을 맞추는 두 배우의 안정된 진행과 유쾌한 케미는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의 피날레를 장식할 폐막식을 한층 빛낼 전망이다. 개막식과 폐막식의 사회자 공개로 본행사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는 11월 27일(목)부터 12월 5일(금)까지 9일간 CGV압구정 일대에서 개최된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못생겼다 는 반복적인 말…예상을 빗나간 선택 [스프]
등록일2025.09.22
&<부산행&>, &<반도&>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 &<얼굴&>이 최근 극장가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영화 자체는 큰 논의를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연상호의 흥미로운 시도' 정도로 일축되는 것 같다. 그러나 &<얼굴&>이 품은 메시지와 그것을 풀어내는 실력은 연상호의 작품 중에서도 뛰어나다. 특히 이 영화의 결말은 주제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어 관객의 사려 깊은 눈길과 해석과 요청한다. 오늘은 &<얼굴&>의 결말을 위주로 영화의 의미를 다시 이야기하려 한다. 아래부터 &<얼굴&>에 대한 스포일러가 나온다. 영화의 초반에 중요한 농담이 하나 등장한다. 전각 장인 영규(권해효)를 취재하러 온 다큐멘터리 PD 수진(한지현)이 묻는다. 아들 동환(박정민)을 키우는 과정이 힘들지 않았냐고. 이때 영규는 자식을 홀로 키운 자기 처지를 &<심청전&>의 '심학규(심 봉사)'에 비유한다. 얼핏 스쳐 지나가는 이 농담은 이상한 정념을 남긴다. 심학규가 누구인가. 자식의 희생으로 눈을 뜬 인물이 아닌가. 효녀의 아버지로 통용되는 이 남자의 스토리는 실은 잔혹하다. 영규의 비유는 단지 시각 장애라는 공통점만을 염두에 둔 것일까? 누군가의 희생에 대한 복선인가? 이 정도의 의문만을 남겨둔 채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기로 하자. 우리는 잠시 후에 답을 찾을 것이다. 영규의 아내인 영희(신현빈)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녀는 한마디로 '진실을 드러내는 인물'이라 칭할 수 있다. 그녀는 어릴 때 아버지의 외도를 발설했다가 집에서 쫓겨난다. 공장에서 일할 때는 화장실 갈 시간조차 주지 않는 상황을 못 견디고 바지에 실례를 해 버린다. 요령을 부리지 못하고 열악한 업무 강도를 온몸으로 드러내는 영희. 그녀가 배설한 것은 '우리 안에 있지만 아무도 맨눈으로 보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그러니까 몸의 오물이자 사회의 더러운 진실이다. 영희는 백주상(임성재) 사장의 악행을 폭로하고야 만다. 자신을 홀대하는 사수 진숙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위에서 보았듯이 영희는 그런 사람이다. 어떤 수모를 당하더라도, 진실을 만천하에 드러내고야 마는 사람. 하지만 결과는 참혹하다. 영희를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 누구인가를 판단하는 일은 쉽지 않다. 직접적인 폭력은 영규가 저질렀지만, 그녀의 손을 놓은 것은 진숙이다. 어렸을 때와 똑같은 구도. 영희는 폭력적인 남자와 이기적인(자기 자신을 위해 영희를 버리는) 여자의 합작으로 멍든다. 그녀는 집에서 쫓겨났던 어린 시절처럼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배제된다. 영규도 딱한 점이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사회의 폭력을 극복하기보다 깊숙이 내면화하여, 자기보다 약한 아내에게 퍼붓는 쪽을 택한다. 온 세상으로부터 받은 조롱으로 길러진 그의 수치심은 엉뚱하게도 아내에게 투사된다. 그는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아니라, 못생긴 아내 때문에 수치스럽다. 그는 모른다. 자기를 위해주는 유일한 사람을 자기 손으로 죽였다는 것을. 일찌감치 들킨 범죄를 '아무도 모를 것'이라 자신할 때 느껴지는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이다. 동환은 진실을 깨닫지만, 잠시 분노할 뿐 이를 묻기로 한다. 여기에서 이 영화의 주요한 장치가 빛을 발한다. 박정민 배우가 '젊은 영규'와 '동환'을 모두 연기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스토리상 다른 인물이지만, 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 동일 인물이라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결국 아버지를 따라가는 동환의 선택은 둘의 동일성을 강조하며 동환 씨는 아버지를 닮았어요 라는 수진의 말은 그에 관한 확인사살이다. 그렇게 볼 때 영규는 아내의 죽음을 딛고 성공하여 동환으로 재탄생하며, 보이지 않던 '눈을 뜬다'. 심청이의 희생으로 눈을 뜨는 심학규의 설화는 이렇게 영규 위로 겹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하나 더 남았다. 그건 영희의 얼굴에 관한 오래된 소문이다. '못생겼다'는 한 마디는 영화를 추동하는 큰 바람이다. 마지막 순간에 드디어 동환은 영희의 사진을 손에 쥔다. 이때 영화는 상당히 시간을 끌며 뜸을 들인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과연 &<얼굴&>은 어떠한 방식으로 끝을 맺을까. 충격받은 동환의 얼굴? 사진을 보지 않는 선택? 예상은 빗나갔다. &<얼굴&>은 영희의 얼굴을 그대로 보여주는 선택을 한다. 많은 이들이 이 장면의 의미를 궁금해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막상 드러난 영희의 얼굴은 평범하다. 우리는 찬찬히 뜯어보며 골똘히 고민한다. 정말로 못생긴 얼굴인가? 하지만 &<얼굴&>은 바로 그 순간의 우리를 포착한다. 영희의 얼굴을 판단하기 위해 스크린 앞에 모인 우리를. 그녀의 얼굴을 평가의 대상으로 삼는 순간 우리는 영희에 관한 오랜 소문 안으로 초대되고, 빠져나갈 수 없는 공범이 된다. 아버지의 과오를 이어받는 동환, 여기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수진뿐만 아니라 그걸 지켜보는 우리 모두 영희를 둘러싼 폭력의 굴레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그 여자의 사진 앞에서 우리가 발견하게 되는 것은 그것을 골똘히 바라보고 있는 우리 자신이다. &<얼굴&>이라는 제목이 지시하는 대상은 다름 아닌 우리의 낯이다. 그러므로 이 영화의 결말에서 중요한 것은 영희의 얼굴이 아니다. 우리가 보낸 시선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는 순간이며, 그것이 부끄럽다는 깨달음이다. 그렇게 영희는 온 사회로부터 강요당한 수치심을 보는 이에게 다시 돌려준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건 영화의 연출이다. 담담한 표정의 영희 사진을 오래 비추는 선택. 그래서 &<얼굴&>의 마지막은 연출자로서의 연상호가 자기를 갱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빅픽처] 못생긴 게 죄…'얼굴'이 비판하는 우리의 일그러진 얼굴
등록일2025.09.21
'얼굴'은 2억 원의 제작비, 13회 차의 촬영, 20여 명의 소수 정예 스태프로 완성한 영화다. 영화 '부산행'(2016)과 '반도'(2020)를 잇따라 만들며 한국형 좀비 블록버스터의 지평을 연 연상호 감독의 초기작을 떠올리게 하는 소박한 규모의 결과물이다. 영화의 크기를 줄이고, 제작 방식에 변화를 준 연상호 감독은 독립영화 시절의 패기와 날카로움을 보여줬을까. 참신한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몇몇 요소로 인해 완성도에 있어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는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한 전각 장인을 인터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시각장애인인 임영규(권해효)는 아들 임동환(박정민)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인생을 회고한다. 이후 부자(父子)는 40년 전 실종된 아내이자 어머니인 정영희(신현빈)의 백골 사체가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는다. 경찰이 정영희가 살해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임영규와 임동환 그리고 다큐멘터리 PD 김수진(한지현)은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임영규는 빛나는 영광과 불편한 진실이 뒤섞인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얼굴'이 유발하는 긴장감은 연출의 설정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영화는 영희의 얼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눈이 보이지 않는 영규의 시야를 관객도 공유하는 셈이다. 주인공의 얼굴이 등장하지 않는 영화라는 호기심 어린 설정과 또 다른 주인공이 연루된 살인 사건이라는 미스터리의 중첩은 이야기를 따라가게끔 하는 동력이 된다. 다만, 거칠고 헐거운 서사와 중반 이후 무너져버린 개연성으로 연상호 영화의 대표적 단점 중 하나인 뒷심 부족이 노출된다. '얼굴'은 이야기의 촘촘함보다는 메시지의 강렬함으로 승부수를 띄운 작품이다. 그 점에 있어서는 감독의 의도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관객은 영희의 얼굴을 모른다. 그녀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타자의 표정과 평가에 의해 유추만 할 뿐이다. 그들에 의해 재단된 영희의 얼굴은 추하고 흉한 것, 괴물과 다를 바 없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외모와 달리 영화 속에 그려지는 영희는 마음이 올곧고 따뜻한 사람이다. 공장의 악덕 기업주가 여성 노동자에게 가하는 폭력에 대해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문제를 제기한다. 사장의 눈 밖에 날까 쉬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바른말을 하는 영희는 별종으로 취급된다. 이쯤 되면 관객들은 영희의 얼굴이 일그러진 것인지, 영희의 미추(美醜)를 외형으로만 판단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일그러진 것인지 헷갈린다. '얼굴'은 연상호 감독이 2018년 발간한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감독은 성과에 집착하는 자신을 반성하다 떠올린 이야기라고 밝힌 바 있다. 자아반성은 1970년대 한국의 고도성장 아래 외면당한 개인의 삶이라는 영화의 아이디어로 확장됐다. 장애를 딛고 장인으로 거듭난 임동규는 한국 사회를, 추한 얼굴 탓에 멸시당한 정영희는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개인에게 자행된 무유형의 폭력을 은유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임동규가 고생 끝에 기적을 이룬 부모 세대를, 임동환은 부모의 유산을 누리다 뜻밖의 진실로 혼돈에 빠지는 자식 세대를 상징한다. 다만, 청계천 공장지대의 풍경과 못생긴 여자를 향한 조롱이 시대라는 거시와 인간사라는 미시를 그럴듯하게 은유했는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생긴다. 이런 대입은 거친 연출과 맞물려 다소 작위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연상호 감독은 사람들의 왜곡된 시선과 언어폭력들을 나열하고, 시선과 말이 선사하는 불쾌함까지 관객에게 전이시킨다. 영희는 연상호 감독의 초기 대표작 '사이비'(2013)의 민철처럼 관객을 시험에 들게 하는 캐릭터다. 민철이 진실을 말하는 악인이었다면 영희는 정의를 외치는 추인이다. 인간을 향한 편견과 왜곡이 혐오가 진실과 진심을 어디까지 호도할 수 있는가를 관객 스스로에게 묻게끔 하는 인물이다. 다만 정영희라는 인물은 서사나 캐릭터면에서 좀 더 입체적이고 세밀하게 다뤘어야 함에도 메시지를 강화하기 위한 도구로 소비됐다. 이로 인해 영화 속 타자들이 영희를 다룬 것과 마찬가지로 영희를 다룬 감독의 태도 역시 폭력적이라는 인상을 남긴다. 이 역시 의도하는 바 있다. 자격지심과 열등감, 피해의식으로 폭주하는 진짜 괴물을 등장시키기 위함이다. 영화는 전반부에는 추녀를 향한 사람들의 혐오를 전시하고, 후반부에는 자격지심과 피해의식에 절어 넘어서 안될 선을 넘은 한 악인의 궤변을 늘어놓는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개인의 부도덕과 비윤리를 시대의 야만성으로 '퉁'치는 건 너무 쉬운 선택이다. 1970년대이라는 시대를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 역시 얕고 단순하다. '얼굴'의 풍자는 숨 쉬듯 편견과 혐오를 일삼는 인간을 향한 증오와 조소를 바탕으로 한다. '얼굴'은 분명 도전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설정이 유발하는 영화적 효과가 분명하고, 메시지로 연결시키는 과감함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받추지 못하는 이야기의 구성과 밀도는 아쉽다. 영화는 원작과 달리 엔딩에서 영희의 얼굴을 공개한다. 이 역시 감독의 의도는 분명하다. 과거 사람들의 왜곡된 시선에 대한 일침인 동시에 그것을 바라보는 현재 관객을 향해 던지는 질문이다. 관음증에 가까운 시선으로 영희의 뒷모습을 좇았던 관객은 마침내 공개된 영희의 어떤 얼굴 앞에서 어쩔 수 없이, 혹은 당연하게도 '얼평'을 하고 있는 스스로를 마주하게 된다. 'The Ugly'라는 영어 제목의 완성인 동시에 인간을 향한 연상호의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이 시퀀스는 우리, 인간은 못 돼도 괴물은 되지 말자 라는 모 영화의 명대사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