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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10만 유애나와 기념한 100번째 콘서트…'리빙 레전드'의 서막
등록일2024.09.23
'더 위닝'(THE WINNING) 공연의 셋리스트 마지막곡 '러브 윈스 올'(Love wins all) 무대가 끝나자, 관객들은 일제히 아이유를 연호했다. 앵콜을 요청하는 관객의 함성으로 가득한 월드컵 경기장, 무대 화면에는 여성 가수들의 얼굴이 나오기 시작했다. 패티 김, 윤복희, 현미, 양희은, 장필순, 이소라, 노영심, 김완선, 조원선, 바다 등 대한민국 대중가요계에서 '레전드'라 불릴 만한 인물들이었다. 시대를 대표한 가수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가고 영상 말미 카메라는 아이유의 얼굴이 담긴 액자에서 멈췄다. 그리고 흘러나온 멜로디 '쉬'(Shh), 아이유가 선택한 첫 번째 앵콜곡이었다. 선배 가수들에 대한 헌사인 동시에 그 계보를 잇겠다는 어떤 다짐 같은 것 느껴지는 무대였다. 실제로 아이유는 여성 가수 최초의 역사를 써 내려가며 '리빙 레전드'(Living Legend)임을 입증하고 있다. 9월 21일과 22일 양일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24 아이유 허 월드투어 콘서트 앙코르 '더 위닝'(2024 IU HEREH WORLD TOUR CONCERT ENCORE : THE WINNING)은 여성 아티스트 최초의 상암벌 입성 무대였다. 지난 2022년 'IU CONCERT 'The Golden Hour: 오렌지 태양 아래' 공연으로 서울 잠실 주 경기장에 최초로 입성한데 이어 2년이 지나지 않아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또 한 번 최초의 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3월 2일 서울 KSPO DOME에서 월드투어를 시작해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등 대륙별 18개 도시를 돈 6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자리였다. 가장 크고 화려한 앵콜 무대를 마련한 아이유는 양일간 월드컵경기장 10만 석을 매진시키며 기록적인 피날레를 완성했다.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번 공연에서는 25곡의 노래가 약 3시간에 걸쳐 상암벌에 울려 퍼졌다. 공연의 포문은 '홀씨', '잼잼', '어푸', '삐삐', '오블리비에이트'(Obliviate)로 열었다. 신나는 곡들도 분위기를 업 시킨 아이유는 꽃으로 장식한 구조물을 타고 중앙 무대 반대편 무대로 이동해 반대편 팬들과도 가깝게 소통했다. 이 무대에서 '셀러브리티'(Celebrity), '블루밍'(Blueming), '라일락', '관객이 될게' 등을 열창하며 공연의 분위기를 달궜다. 구조물을 타고 중앙 무대로 돌아온 아이유는 기타를 치며 '바이 썸머(Bye Summer)'를 불렀다. 이번 공연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무대였다. 신곡을 부르기에 앞서 아이유는 6개월간 이어진 이번 투어를 떠올리며 인생에서 가장 긴 여름이었다. 서울과 요코하마를 빼곤 모든 도시가 여름이었다. 저에겐 3월부터 쭈욱 여름이었던 셈이다. 여러분들과 함께한 올여름은 최고의 여름이었다는 말을 이 노래와 함께 전하고 싶다 고 말했다. 3부에서는 관객과 함께 무대를 만들어갔다. ''하바나'(Havana)로 문을 열었으며 '너의 의미', '밤편지' 무대에서는 팬과 함께 노래를 나눠 부르며 서정적인 무대를 완성했다. '쇼퍼'(Shopper) 무대 전에는 월드투어를 돌며 만난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영상으로 흘러나왔다. 이들은 각자의 꿈을 이야기했고, 아이유는 터무니없는 꿈은 없어요. 주저하지 말고 지금, 카트에 넣어요. 가지게 될 거예요 라는 문구를 건네며 노래를 시작했다. 이어 '비밀', '너랑나', '러브 윈스 올'이 흐르며 본 공연이 마무리됐다. 이번 공연은 블록버스터급 규모를 자랑했다. 국내 최대 공연장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첫 여성 가수 콘서트였던 만큼 9인조 밴드, 39명의 현악 오케스트라, 40명의 합창단이 아이유의 뒤를 든든히 받쳤다. 또한 62명의 안무팀은 아이유와 함께 뮤지컬 같은 화려한 무대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무대 연출과 효과 등도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음악의 가사와 분위기에 맞춘 LED 영상과 약 1000대의 드론을 활용한 레이저 쇼 등은 장관이었다. 공연장의 음향은 다소 아쉬웠다. 넓은 야외 공간인 탓에 음향이 퍼졌고 때때로 아티스트의 목소리와 밴드 사운드가 조화롭게 어우러지지 못했다. 그러나 '공연 베테랑'인 아이유는 현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했고, 인이어에 더욱 귀를 기울이며 가창을 이어갔다. 이 문제는 초반 몇 곡을 지나면서부터 개선되는 모습이었지만 개방형 대형 경기장을 주무대로 한 콘서트인 것을 고려해 조금 더 꼼꼼하게 음향을 체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아이유는 이날 두 번의 앵콜 무대를 통해 7곡의 노래를 더 부르며 팬들의 연호에 열정적으로 화답했다. 공연 말미에는 이번 콘서트의 의미를 팬과 함께 나누기도 했다. 이 무대가 제 100번째 단독 공연이라고 하더라고요. 저희 엄마도 안 세는 공연 횟수를 팬분 중 누구가 세줬어요. 제가 앞으로 몇 백 번을 더해야 가수 인생을 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힘닿는 데까지 해볼게요. 앞으로도 계속 숫자를 세어주세요. 제게 오늘은 백일잔치 같은 공연이에요. 여러분 덕분에 해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감히 '저따위'가 이 공연을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요. 우리 가능하면 더 많이 행복하기로 해요 유애나(아이유 팬덤)와 함께 걸어온 16년의 시간은 과거와 현재를 넘어 미래 진행형으로 이어질 것임을 약속한 말이었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아이유, 10만 유애나와 기념한 100번째 콘서트…'리빙 레전드'의 서막
등록일2024.09.23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더 위닝'(THE WINNING) 공연의 셋리스트 마지막곡 '러브 윈스 올'(Love wins all) 무대가 끝나자, 관객들은 일제히 아이유를 연호했다. 앵콜을 요청하는 관객의 함성으로 가득한 월드컵 경기장, 무대 화면에는 여성 가수들의 얼굴이 나오기 시작했다. 패티 김, 윤복희, 현미, 양희은, 장필순, 이소라, 노영심, 김완선, 조원선, 바다 등 대한민국 대중가요계에서 '레전드'라 불릴 만한 인물들이었다. 시대를 대표한 가수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가고 영상 말미 카메라는 아이유의 얼굴이 담긴 액자에서 멈췄다. 그리고 흘러나온 멜로디 '쉬'(Shh), 아이유가 선택한 첫 번째 앵콜곡이었다. 선배 가수들에 대한 헌사인 동시에 그 계보를 잇겠다는 어떤 다짐 같은 것 느껴지는 무대였다. 실제로 아이유는 여성 가수 최초의 역사를 써 내려가며 '리빙 레전드'(Living Legend)임을 입증하고 있다. 9월 21일과 22일 양일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24 아이유 허 월드투어 콘서트 앙코르 '더 위닝'(2024 IU HEREH WORLD TOUR CONCERT ENCORE : THE WINNING)은 여성 아티스트 최초의 상암벌 입성 무대였다. 지난 2022년 'IU CONCERT 'The Golden Hour: 오렌지 태양 아래' 공연으로 서울 잠실 주 경기장에 최초로 입성한데 이어 2년이 지나지 않아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또 한 번 최초의 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3월 2일 서울 KSPO DOME에서 월드투어를 시작해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등 대륙별 18개 도시를 돈 6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자리였다. 가장 크고 화려한 앵콜 무대를 마련한 아이유는 양일간 월드컵경기장 10만 석을 매진시키며 기록적인 피날레를 완성했다.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번 공연에서는 25곡의 노래가 약 3시간에 걸쳐 상암벌에 울려 퍼졌다. 공연의 포문은 '홀씨', '잼잼', '어푸', '삐삐', '오블리비에이트'(Obliviate)로 열었다. 신나는 곡들도 분위기를 업 시킨 아이유는 꽃으로 장식한 구조물을 타고 중앙 무대 반대편 무대로 이동해 반대편 팬들과도 가깝게 소통했다. 이 무대에서 '셀러브리티'(Celebrity), '블루밍'(Blueming), '라일락', '관객이 될게' 등을 열창하며 공연의 분위기를 달궜다. 구조물을 타고 중앙 무대로 돌아온 아이유는 기타를 치며 '바이 썸머(Bye Summer)'를 불렀다. 이번 공연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무대였다. 신곡을 부르기에 앞서 아이유는 6개월간 이어진 이번 투어를 떠올리며 인생에서 가장 긴 여름이었다. 서울과 요코하마를 빼곤 모든 도시가 여름이었다. 저에겐 3월부터 쭈욱 여름이었던 셈이다. 여러분들과 함께한 올여름은 최고의 여름이었다는 말을 이 노래와 함께 전하고 싶다 고 말했다. 3부에서는 관객과 함께 무대를 만들어갔다. ''하바나'(Havana)로 문을 열었으며 '너의 의미', '밤편지' 무대에서는 팬과 함께 노래를 나눠 부르며 서정적인 무대를 완성했다. '쇼퍼'(Shopper) 무대 전에는 월드투어를 돌며 만난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영상으로 흘러나왔다. 이들은 각자의 꿈을 이야기했고, 아이유는 터무니없는 꿈은 없어요. 주저하지 말고 지금, 카트에 넣어요. 가지게 될 거예요 라는 문구를 건네며 노래를 시작했다. 이어 '비밀', '너랑나', '러브 윈스 올'이 흐르며 본 공연이 마무리됐다. 이번 공연은 블록버스터급 규모를 자랑했다. 국내 최대 공연장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첫 여성 가수 콘서트였던 만큼 9인조 밴드, 39명의 현악 오케스트라, 40명의 합창단이 아이유의 뒤를 든든히 받쳤다. 또한 62명의 안무팀은 아이유와 함께 뮤지컬 같은 화려한 무대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무대 연출과 효과 등도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음악의 가사와 분위기에 맞춘 LED 영상과 약 1000대의 드론을 활용한 레이저 쇼 등은 장관이었다. 공연장의 음향은 다소 아쉬웠다. 넓은 야외 공간인 탓에 음향이 퍼졌고 때때로 아티스트의 목소리와 밴드 사운드가 조화롭게 어우러지지 못했다. 그러나 '공연 베테랑'인 아이유는 현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했고, 인이어에 더욱 귀를 기울이며 가창을 이어갔다. 이 문제는 초반 몇 곡을 지나면서부터 개선되는 모습이었지만 개방형 대형 경기장을 주무대로 한 콘서트인 것을 고려해 조금 더 꼼꼼하게 음향을 체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아이유는 이날 두 번의 앵콜 무대를 통해 7곡의 노래를 더 부르며 팬들의 연호에 열정적으로 화답했다. 공연 말미에는 이번 콘서트의 의미를 팬과 함께 나누기도 했다. 이 무대가 제 100번째 단독 공연이라고 하더라고요. 저희 엄마도 안 세는 공연 횟수를 팬분 중 누구가 세줬어요. 제가 앞으로 몇 백 번을 더해야 가수 인생을 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힘닿는 데까지 해볼게요. 앞으로도 계속 숫자를 세어주세요. 제게 오늘은 백일잔치 같은 공연이에요. 여러분 덕분에 해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감히 '저따위'가 이 공연을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요. 우리 가능하면 더 많이 행복하기로 해요 유애나(아이유 팬덤)와 함께 걸어온 16년의 시간은 과거와 현재를 넘어 미래 진행형으로 이어질 것임을 약속한 말이었다. ebada@sbs.co.kr
'비운의 천재' 김민기가 선사한 감동…'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동시간대 1위
등록일2024.04.29
김민기와 학전에 관한 최초의 다큐멘터리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가 아름다운 음악으로 민중을 위로했던 천재 뮤지션 김민기의 뒷모습을 조명하며 뜨거운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스페셜-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2부에서는 송창식, 조영남, 박학기, 나윤선, 장필순, 강산에, 윤도현, 정재일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가들과, '도비두' 김영세, '노찾사' 김창남, 임진택, 이상우, 채희완 등 김민기의 지인, 더불어 노동현장에서 김민기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이들이 선뜻 카메라 앞에 나서 '음악가 김민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에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2부의 시청률은 전회대비 상승한 수도권 3.8%, 전국 3.4%를 기록하며 2주 연속 동시간대 지상파 1위 자리를 수성했다. 특히 2049 시청률은 수도권 1.1%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전체프로그램 1위에 등극했다.(닐슨코리아 기준) 이날 방송은 1990년대 초, 대한민국 모든 가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통했던 소극장 학전의 위상을 돌아보며 막을 열었다. 들국화, 이소라, 조규찬, 노찾사, 권진원, 박학기, 강산에, 장필순, 윤도현 등 걸출한 가수들의 콘서트 무대가 됐던 학전 중에서도 최고의 스타는 '1000회 공연'이라는 전설을 쓴 김광석이었다. 신인 시절 '노찾사' 멤버들 사이에서 솔로 가수의 재목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김광석에게 솔로의 길을 열어준 이가 바로 김민기였다. 김민기는 당시 김광석이 '나에게 어울리는 노래가 많지 않다'며 솔로 무대를 주저하자 세상에 노래는 많고, 그중 너에게 맞는 노래가 있다. 그런 걸 찾아서 부르면 네 노래 라고 조언하며 '이등병의 편지'를 불러보게 했다. 이후 솔로 가수로서 큰 반향을 일으킨 김광석의 공연은 연일 매진 행렬이었고, 당시 학전 알바 신분이었던 배우 전배수는 관객들을 돌려보내는 게 일이었다. 어느 날 한 노부부를 돌려보내려 했는데 김광석 형님의 아버지라고 하시더라 라며 웃음을 자아내는 해프닝을 증언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학전의 역사는 김민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김민기는 팝송 번안가요가 주를 이루던 시절, 오직 자작곡만으로 채운 1집 앨범을 발매하며 한국 최초의 싱어송라이터로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한 가사와 아름다운 음악 세계는 천재의 탄생을 알렸다. 이 같은 김민기의 음악세계에 감화를 받은 수많은 뮤지션들이 그를 존경해 주위로 몰려들었고, 김민기를 향해 존경심을 드러낸 이들 중에 무려 '가왕' 조용필도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움을 선사했다. 정작 김민기 본인은 '가수 김민기'를 싫어했다고 전해졌다. 자신의 곡들도 좋아하지 않아서 사석에서 단 한 번도 노래 부르지 않았다는 것. 그 배경에는 당대 비극의 역사에 얽힌 '가수 김민기'의 숙명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게 인터뷰이들의 중론이었다. 1970년대 유신 시대는 정권을 비판하는 데모가 끊임없이 이어지던 시기였고, 시민들이 데모를 할 때 김민기의 '아침이슬'과 '친구'를 불렀다는 이유로 김민기는 반란의 주동자로 낙인찍혔고, 모든 노래가 금지곡이 되고, 예술활동을 금지당하는 등 끝없는 고초를 겪어야 했다. 김민기는 투쟁을 위한 노래가 아니라 그저 순수하게 자기 노래를 만들었을 뿐임에도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얻은 영향력으로 인해 정권의 탄압을 숙명으로 여겼다. 공개된 김민기의 자필 회고 속에 적힌 '어느 한 곡 내 이름을 작사, 작곡가로 명기할 수 없었다. 나의 대학생활은 이미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라는 글귀는 당시 김민기가 겪어야 했던 절망의 크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게 했다. 또한 송창식은 당시의 김민기를 회상하며 다 집어치우고 음악만 했으면 엄청났을 거다. 음악으로 나갔으면 한국 대중음악을 뒤엎어 놨을 텐데 좀 아깝다 라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민중을 향한 김민기의 음악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모든 예술활동이 막혀버린 김민기는 군 제대 후 생계를 위해 피혁공장에서 행정직으로 근무를 했는데, 생산 노동자들을 경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김민기 만은 이들과 허물없이 어울리고 먹고살기에 급급한 노동자들을 더 나은 삶으로 이끌어주기 위해서 애썼다고 전해졌다. 당시 피혁공장에서 근무한 곽기종 씨는 김민기가 점심시간에 노동자들과 함께 둘러앉아 기타를 치기도 하고, 교육을 원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직접 새벽에 공부를 가르쳐주기도 했으며, 김민기의 대표곡으로 알려진 '상록수'가 사실 노동자 부부의 합동 결혼식을 위해 만든 축가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또한 공장 노동자들의 삶을 직접 목도한 뒤 참혹한 노동 환경에 문제의식을 느낀 김민기는 지인들을 모아 당시 현실을 가사에 리얼하게 담아낸 노래굿 '공장의 불빛'을 제작했다. 서민들도 쉽게 접할 수 있던 카세트 테이프에 '공장의 불빛'을 담은 김민기는 뒷면에는 반주만 녹음해 노동자들이 노래를 직접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설계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의 이야기인 만큼 심의를 통과할 가능성은 전무하고, 정부의 탄압도 불 보듯 뻔했지만 김민기는 모든 것을 각오한 채 프로젝트를 강행했다. 이 같은 김민기의 신념은 최초의 언더그라운드 비합법 앨범 '공장의 불빛'을 따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민중의 손에서 손으로 전해졌고, 노동자들의 가슴을 울리고, 사회를 들끓게 만들었다. 나아가 태풍을 일으킨 나비의 날갯짓처럼 YH 무역회사 여공들의 농성으로, 야당 총재 김영삼의 제명과 야당 해산 사태로, 부마항쟁으로, 결국 유신의 종말로 이어졌음이 드러나, 놀라움과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이처럼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2부에서는 위대한 음악가로 칭송 받았던 천재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김민기, 그리고 유신정권의 탄압을 숙명을 받아들여야 했던 김민기, 나아가 엄혹한 시대 속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음악으로 민중을 위로하고 민심을 움직였던 김민기의 인생을 조명하며 콧잔등 시큰한 여운을 선사했다. 이에 남은 3부 방송에서는 또 어떤 '뒷것 김민기'를 조명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김민기 이야기를 보고, 나는 껍데기로 살지 않나, 반성하게 되는 밤 , 우리나라 대중문화가 김민기에게 빚진 게 많구나 새삼 느끼게 된다. 그의 힘이 안 미친 곳이 없네 , 우리 모두 '뒷것' 김민기를 보자 , 김민기 님은 역사 그 자체구나. 세상은 함께 변하기 위해 조용히 실행하는 누군가들에 의해 조금씩 변화했다. 그들에게 빚을 졌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 여운으로 잠은 다 잔 것 같다. 김민기도 모른 채 살다니 세상 헛살았네. 아침이슬 노래나 알았지, 그 뒤에 이렇게 큰 인물과 이야기가 있었다니 , 김민기라는 분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분의 노래를 모두 듣고 싶어 졌다 , 김민기의 삶과 영향력, 3부작도 부족할 것 같다 등의 시청 소감이 이어졌다. 'SBS 스페셜-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탄생시킨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못자리 학전과 철저히 무대 뒤의 삶을 지향하며 방송 출연을 자제해 온 학전 대표 김민기의 이야기를 담은 최초의 다큐멘터리로, 김민기를 위해 뭉친 유명인사 100여 명의 인터뷰가 담기는 유일무이한 프로젝트다. 오는 5월 5일(일) 밤 11시 5분에 마지막 3부가 방송된다.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비운의 천재' 김민기가 선사한 감동…'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동시간대 1위
등록일2024.04.29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김민기와 학전에 관한 최초의 다큐멘터리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가 아름다운 음악으로 민중을 위로했던 천재 뮤지션 김민기의 뒷모습을 조명하며 뜨거운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스페셜-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2부에서는 송창식, 조영남, 박학기, 나윤선, 장필순, 강산에, 윤도현, 정재일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가들과, '도비두' 김영세, '노찾사' 김창남, 임진택, 이상우, 채희완 등 김민기의 지인, 더불어 노동현장에서 김민기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이들이 선뜻 카메라 앞에 나서 '음악가 김민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에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2부의 시청률은 전회대비 상승한 수도권 3.8%, 전국 3.4%를 기록하며 2주 연속 동시간대 지상파 1위 자리를 수성했다. 특히 2049 시청률은 수도권 1.1%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전체프로그램 1위에 등극했다.(닐슨코리아 기준) 이날 방송은 1990년대 초, 대한민국 모든 가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통했던 소극장 학전의 위상을 돌아보며 막을 열었다. 들국화, 이소라, 조규찬, 노찾사, 권진원, 박학기, 강산에, 장필순, 윤도현 등 걸출한 가수들의 콘서트 무대가 됐던 학전 중에서도 최고의 스타는 '1000회 공연'이라는 전설을 쓴 김광석이었다. 신인 시절 '노찾사' 멤버들 사이에서 솔로 가수의 재목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김광석에게 솔로의 길을 열어준 이가 바로 김민기였다. 김민기는 당시 김광석이 '나에게 어울리는 노래가 많지 않다'며 솔로 무대를 주저하자 세상에 노래는 많고, 그중 너에게 맞는 노래가 있다. 그런 걸 찾아서 부르면 네 노래 라고 조언하며 '이등병의 편지'를 불러보게 했다. 이후 솔로 가수로서 큰 반향을 일으킨 김광석의 공연은 연일 매진 행렬이었고, 당시 학전 알바 신분이었던 배우 전배수는 관객들을 돌려보내는 게 일이었다. 어느 날 한 노부부를 돌려보내려 했는데 김광석 형님의 아버지라고 하시더라 라며 웃음을 자아내는 해프닝을 증언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학전의 역사는 김민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김민기는 팝송 번안가요가 주를 이루던 시절, 오직 자작곡만으로 채운 1집 앨범을 발매하며 한국 최초의 싱어송라이터로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한 가사와 아름다운 음악 세계는 천재의 탄생을 알렸다. 이 같은 김민기의 음악세계에 감화를 받은 수많은 뮤지션들이 그를 존경해 주위로 몰려들었고, 김민기를 향해 존경심을 드러낸 이들 중에 무려 '가왕' 조용필도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움을 선사했다. 정작 김민기 본인은 '가수 김민기'를 싫어했다고 전해졌다. 자신의 곡들도 좋아하지 않아서 사석에서 단 한 번도 노래 부르지 않았다는 것. 그 배경에는 당대 비극의 역사에 얽힌 '가수 김민기'의 숙명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게 인터뷰이들의 중론이었다. 1970년대 유신 시대는 정권을 비판하는 데모가 끊임없이 이어지던 시기였고, 시민들이 데모를 할 때 김민기의 '아침이슬'과 '친구'를 불렀다는 이유로 김민기는 반란의 주동자로 낙인찍혔고, 모든 노래가 금지곡이 되고, 예술활동을 금지당하는 등 끝없는 고초를 겪어야 했다. 김민기는 투쟁을 위한 노래가 아니라 그저 순수하게 자기 노래를 만들었을 뿐임에도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얻은 영향력으로 인해 정권의 탄압을 숙명으로 여겼다. 공개된 김민기의 자필 회고 속에 적힌 '어느 한 곡 내 이름을 작사, 작곡가로 명기할 수 없었다. 나의 대학생활은 이미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라는 글귀는 당시 김민기가 겪어야 했던 절망의 크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게 했다. 또한 송창식은 당시의 김민기를 회상하며 다 집어치우고 음악만 했으면 엄청났을 거다. 음악으로 나갔으면 한국 대중음악을 뒤엎어 놨을 텐데 좀 아깝다 라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민중을 향한 김민기의 음악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모든 예술활동이 막혀버린 김민기는 군 제대 후 생계를 위해 피혁공장에서 행정직으로 근무를 했는데, 생산 노동자들을 경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김민기 만은 이들과 허물없이 어울리고 먹고살기에 급급한 노동자들을 더 나은 삶으로 이끌어주기 위해서 애썼다고 전해졌다. 당시 피혁공장에서 근무한 곽기종 씨는 김민기가 점심시간에 노동자들과 함께 둘러앉아 기타를 치기도 하고, 교육을 원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직접 새벽에 공부를 가르쳐주기도 했으며, 김민기의 대표곡으로 알려진 '상록수'가 사실 노동자 부부의 합동 결혼식을 위해 만든 축가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또한 공장 노동자들의 삶을 직접 목도한 뒤 참혹한 노동 환경에 문제의식을 느낀 김민기는 지인들을 모아 당시 현실을 가사에 리얼하게 담아낸 노래굿 '공장의 불빛'을 제작했다. 서민들도 쉽게 접할 수 있던 카세트 테이프에 '공장의 불빛'을 담은 김민기는 뒷면에는 반주만 녹음해 노동자들이 노래를 직접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설계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의 이야기인 만큼 심의를 통과할 가능성은 전무하고, 정부의 탄압도 불 보듯 뻔했지만 김민기는 모든 것을 각오한 채 프로젝트를 강행했다. 이 같은 김민기의 신념은 최초의 언더그라운드 비합법 앨범 '공장의 불빛'을 따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민중의 손에서 손으로 전해졌고, 노동자들의 가슴을 울리고, 사회를 들끓게 만들었다. 나아가 태풍을 일으킨 나비의 날갯짓처럼 YH 무역회사 여공들의 농성으로, 야당 총재 김영삼의 제명과 야당 해산 사태로, 부마항쟁으로, 결국 유신의 종말로 이어졌음이 드러나, 놀라움과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이처럼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2부에서는 위대한 음악가로 칭송 받았던 천재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김민기, 그리고 유신정권의 탄압을 숙명을 받아들여야 했던 김민기, 나아가 엄혹한 시대 속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음악으로 민중을 위로하고 민심을 움직였던 김민기의 인생을 조명하며 콧잔등 시큰한 여운을 선사했다. 이에 남은 3부 방송에서는 또 어떤 '뒷것 김민기'를 조명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김민기 이야기를 보고, 나는 껍데기로 살지 않나, 반성하게 되는 밤 , 우리나라 대중문화가 김민기에게 빚진 게 많구나 새삼 느끼게 된다. 그의 힘이 안 미친 곳이 없네 , 우리 모두 '뒷것' 김민기를 보자 , 김민기 님은 역사 그 자체구나. 세상은 함께 변하기 위해 조용히 실행하는 누군가들에 의해 조금씩 변화했다. 그들에게 빚을 졌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 여운으로 잠은 다 잔 것 같다. 김민기도 모른 채 살다니 세상 헛살았네. 아침이슬 노래나 알았지, 그 뒤에 이렇게 큰 인물과 이야기가 있었다니 , 김민기라는 분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 분의 노래를 모두 듣고 싶어졌다 , 김민기의 삶과 영향력, 3부작도 부족할 것 같다 등의 시청 소감이 이어졌다. 'SBS 스페셜-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탄생시킨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못자리 학전과 철저히 무대 뒤의 삶을 지향하며 방송 출연을 자제해 온 학전 대표 김민기의 이야기를 담은 최초의 다큐멘터리로, 김민기를 위해 뭉친 유명인사 100여 명의 인터뷰가 담기는 유일무이한 프로젝트다. 오는 5월 5일(일) 밤 11시 5분에 마지막 3부가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