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은행 직원까지 가담한 대포통장 유통 조직, 경찰에 덜미
등록일2025.11.14
▲ 보복 사진 월 100만 원을 지급하는 대가로 통장을 모집해 불법 도박사이트 등의 자금을 관리하는 돈세탁 조직에 유통한 대포통장 조직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이 조직에는 제1금융권 은행의 콜센터에서 일하는 은행 직원도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범죄단체조직,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대포통장 유통 조직, 일명 '장집'의 총책 30대 A 씨 등 59명을 검거하고, 이 중 7명을 구속했다고 오늘(14일) 밝혔습니다. A 씨 등은 2023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불법 고수익 아르바이트 중개 플랫폼인 하데스 카페 및 텔레그램 채널 등을 통해 개인명의 통장을 모집하면서, 계좌 명의자에게 '월세' 명목으로 매월 100만 원씩의 사용료를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렇게 매입한 101개의 대포통장을 도박 사이트나 성매매 사이트에서 번 부당이득, 혹은 보이스피싱 피해금 등 불법 자금을 세탁하는 조직에 넘기면서 계좌 1개당 300만 원 및 일 사용료 13만 원씩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이번 범행에 앞서 A 씨는 관리책·출동팀·상담팀·모집팀으로 구성원 간 역할을 분담한 조직을 설계했습니다. 이들 조직은 A 씨의 지시 아래 통장을 모집하면서 계좌 명의자가 통장에 입금된 자금을 인출해 도주하는 경우, 이른바 '먹튀'에 대비해 신분증, 가족 관계 증명서, 가족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는 물론 음식 주문 내역까지 사전에 받아뒀습니다. A 씨 등은 먹튀 상황 발생 시 끝까지 쫓아가 보복하겠다고 겁박하는 한편 수사기관에 적발되면 조사 매뉴얼을 제공하고 벌금도 대납해주겠다는 회유로 계좌 명의자들을 관리했습니다. 아울러 대포통장 유통 조직의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불법 자금 세탁 조직에는 통장 대여부터 사고 처리까지 확실한 'AS'를 보장했습니다. 불법 자금 세탁 조직의 가장 큰 고충은 상대 조직이 고의로 입금하는 소액의 보이스피싱 피해금이었습니다. 불법 자금 세탁 조직이 거래를 맺고 있는 도박이나 성매매 등 불법 사이트는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보니 상대방 영업에 차질을 빚게 하기 위해 그들이 사용하는 대포통장을 거래 정지시키는 작업이 횡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작업은 상대 조직이 사용하는 대포통장에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소액만 몰래 송금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합니다.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 시 피해금이 거쳐 간 계좌는 모두 거래 정지가 되는데, 당장 쓸 수 있는 대포통장이 마비 상태가 돼 버리면, 불법 사이트 입장에서는 영업에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불법 자금 세탁 조직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대포통장에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입금되자마자 송금 계좌의 정보를 파악해 동일 금액을 해당 계좌로 되돌려 '없던 일'이 되게 만드는 게 필수적이었습니다. A 씨는 이런 점에 착안, 온라인을 통해 은행 직원 모집. 당사자만 조심하면 절대 걸리지 않음 이라는 글을 올려 제1금융권의 모 은행 콜센터에서 보이스피싱 피해 담당자로 일하는 20대 여성 B 씨를 조직에 가담시켰습니다. 이어 고객인 불법 자금 세탁조직으로부터 불상의 금액이 통장에 들어왔다. 상대 조직이 입금한 소액의 보이스피싱 피해금으로 보이니 조회해달라 는 취지의 요구가 있으면, 신속히 B 씨에게 송금 계좌 번호 조회를 의뢰했습니다. 본인의 주 업무가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에 따른 계좌 거래 정지였던 B 씨는 A 씨 측의 요청이 있을 때면 송금 계좌 번호를 알려줬습니다. 경찰은 B 씨가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6차례에 걸쳐 건당 30만 원을 받고 A 씨 측에 정보를 건넨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A 씨는 B 씨를 통해 은행 전산망으로 확인한 입금 계좌를 불법 자금 세탁 조직에 제공해 대포통장의 거래 정지를 방지하며 범행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A 씨 등은 조직 내에 '출동팀'을 두고, 먹튀를 한 대포통장 계좌 명의자를 추적해 보복했습니다. 출동팀은 지난해 11월 대포통장 계좌 명의자인 30대 C 씨가 자신의 통장에 입금된 2천200여만 원을 인출해 도주하자 직접 찾아 나서 두 달여 만에 C 씨를 붙잡았습니다. 이들은 C 씨를 야산으로 끌고 가 쇠 파이프로 폭행하고, 스스로 이발기로 머리를 깎게 한 뒤 이를 동영상으로 찍어 대포통장 계좌 명의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텔레그램 채널에 올렸습니다. 한번 빌려준 대포통장에 함부로 손을 대면, 그 끝은 C 씨와 같을 것이라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것입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A 씨의 장집에서 분리돼 나온 다른 장집에서 일하다 탈퇴한 조직원으로부터 첩보를 입수, 수사한 끝에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A 씨 등을 모두 검거했습니다. 경찰은 은행원인 B 씨를 제외한 조직원 58명에 대해 범죄단체조직죄를 의율하고, 출동팀에는 공동강요 및 특수강도 혐의를 추가 적용했습니다. B 씨에 대해서는 우선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으며, 범죄단체조직 혐의도 추가할 방침입니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시가 6억 4천만 원 상당의 롤스로이스 등 고가 차량과 귀금속을 압수하고, 범죄수익으로 확인한 17억 5천200여만 원을 기소 전 추징 보전 신청했습니다. (사진=경기남부경찰 제공, 연합뉴스)
트럼프·시진핑, 입국→이동 차별점…'더비스트' vs '훙치N701'
등록일2025.10.30
▲30일 부산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잇따라 방한하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이동 수단'이 상당한 대비를 이뤘습니다. 외빈 '빅2'라고 할 수 있는 양국 국가 정상은 모두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지만 행사가 열리는 경주로 이동할 때는 다른 수단을 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에서 공수한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이용해 경주로 이동했고, 경주시내에서 CEO 서밋 행사장과 한미정상회담장, 만찬장과 숙소 등으로 이동할 때는 '더 비스트'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대형 캐딜락 형태의 전용 리무진을 이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용한 리무진은 '더 비스트'(The Beast·야수)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더 비스트는 에어포스원이나 마린원처럼 호출부호는 아니고 전용 리무진에 붙은 별명입니다. 대형 캐딜락의 형태인 더 비스트가 갖춘 보안장치 등 세부 정보는 기밀 사항이어서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문의 두께가 20㎝ 넘고, 창문은 방탄 기능을 갖춘 리무진 형태의 탱크 같은 차량으로 '달리는 백악관'이라고도 불립니다. 생화학이나 화생방 공격에 대비해 완전한 밀폐시스템과 산소 공급장치를 갖췄고, 맨홀에 설치된 폭발물에 대비해 차량 하부도 강화 철판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타이어가 파손되더라도 상당 시간 주행이 가능하고, 야간투시 시스템 등도 갖춘 것으로 소문나 있습니다. 반면 시진핑 주석은 오늘(30일) 오전 자국 국적의 민항기를 전용기로 해 김해공항에 들어온 뒤 미중정상회담이 열리는 나래마루로 이동할 때부터는 전용차인 '훙치N701'을 이용했습니다. 훙치N701은 '중국판 롤스로이스'라고도 불립니다. 미중정상회담을 마치고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경주로 이동할 때도 훙치N701을 타고 고속도로를 이용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상징인 붉은기(紅旗)의 중국어 발음인 '훙치'는 1958년 처음 출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 주석이 오늘 이용한 N701은 지난 2022년 시 주석이 홍콩을 방문했을 때 첫선을 보인 차종입니다. 국영 중국제일자동차그룹(이치·FAW)이 5억 7천만 위안을 들여 개발했고, 연간 생산량은 5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 주석은 한동안 외국을 찾을 때 해당 국가가 생산하거나 보유한 차량을 이용했지만, 2018년부터는 훙치를 이용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이 때문에 '리무진 외교'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2023년 미국을 찾았을 때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 주석의 의전차량을 보고 차 정말 멋지다 고 하자 시 주석이 나의 훙치다. 국산이다 고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중국 측이 의전 차량의 뒷문을 열자 바이든 대통령이 허리를 숙여 내부를 들여다본 뒤 오! 라며 감탄사를 내뱉고, 나의 캐딜락과 비슷하다 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시 주석의 공식 의전 차량으로 이용되는 만큼 훙치N701의 세부 기술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길이가 5m가 넘고, 방탄·방포 기능은 물론 화학적 공격도 견딜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