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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무 찐리뷰] 사형 집행했는데 범인이 아니다?…사형수 오휘웅 50년의 절규
등록일2025.07.11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그날'의 이야기를, '장트리오' 장현성-장성규-장도연이 들려주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본방송을 놓친 분들을 위해, 혹은 방송을 봤지만 다시 그 내용을 곱씹고 싶은 분들을 위해 SBS연예뉴스가 한 방에 정리해 드립니다. 이번에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날'의 이야기는, 지난 10일 방송된 '특집 : 더 리얼' 3부작 중 마지막 '사형수 오휘웅 50년의 절규' 편입니다. 특별히 재심전문 변호사 박준영이 이야기꾼으로, 장성규가 이야기 친구로 나섰고, 배우 류수영과 그룹 에스파 멤버 윈터 또한 리스너로 출연했습니다.(리뷰는 '꼬꼬무'의 특성에 맞게, 반말 모드로 진행됩니다.) ▲ 쌀가게에서 일어난 비극 오늘의 이야기는, 법조인들 사이에선 전설처럼 내려오는 유명한 사건이지만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이야기야. 때는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인 1974년 12월 30일 늦은 밤. 인천의 신흥시장이야. 다른 가게들은 일찌감치 문을 닫았는데 딱 한 곳만 불이 켜져 있어. 바로 양장점. 주인아주머니가 밀린 일을 하고 있는데, 맞은편 쌀가게 주인 정숙(가명) 씨가 들어왔어. 아주머니, 저희집이 좀 이상해요. 제가 아까 시댁 가면서 분명 문고리를 걸어놨거든요. 근데 와 보니까 풀려 있어요. 양장점 아주머니는 얼른 가보자며 정숙 씨를 앞세워 쌀가게로 갔어. 정숙 씨가 조심스레 문고리가 풀린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저기 안쪽 방문도 열려 있는 게 보여. 불 꺼진 방안에 들어선 정숙 씨는, 전등불을 켜자마자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어. 쌀 가게 방 안에서 정숙 씨의 남편과 어린 두 아이가 모두 숨져있던 거야. 양장점 아주머니는 바로 옆집 고무신 가게 엄 씨를 불렀어. 엄 씨는 부리나케 달려와서 정숙 씨의 숨진 남편과 아이들을 밖으로 옮겼어. 세 사람이 쓰러져있는 걸 보고 연탄가스 중독인 줄 안 거야. 그런데 남편을 옮기면서 보니, 목에 뭔가가 감겨 있어. 8살 아들과 6살 딸, 두 아이도 끈으로 목이 졸려 있었어. 당시 시신을 병원으로 옮긴 파출소 순경은 아이들 목에 끈을 묶고, 아빠도 목을 맨 것 같습니다 라고 진술했어. 아빠가 두 자녀를 살해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는 추정이야. 대체 이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건이 벌어지고 이틀 후인, 1975년 1월 1일 신문엔 이런 기사가 실렸어. 일가 3명 목 졸려 숨져 금품 안 없어져 가정불화 자살로 보아 일가족 3명이 넥타이와 노끈으로 목 졸려 숨진 변사 사건이 발생했다. 장 씨는 약 10일 전 동업자에게 20만 원을 빌려주고 이를 받지 못해 항상 고민해 오며 부인과 가정불화가 잦았다 한다. 주 여인을 못 나가게 하는 것을 뿌리치고 외출했다가 이날 밤 10시 40분께 돌아와 보니 장 씨는 넥타이로 목이 졸려 엎드려져 있었고 두 남매도 두께 5mm의 노끈으로 목이 졸린 채 방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한다. 장롱에는 현금 8 만 6천 원과 금 목걸이 등이 그대로 발견됐다. -당시 신문 보도 中 당시 20만원은 현재 3,000만원 정도의 가치야. 남편 현수(가명) 씨는, 누구보다 성실한 가장으로 소문이 자자했다고 해. 부부가 같이 장사를 했다고 신랑하고 같이. 그 당시에 잘 됐죠. 왜냐하면 쌀가게 얼마 없으니까. 이 동네에서 그 집 하나로 생각해. 주문이 들어오면 이제 가서 그 아저씨가 리어카로 가서 실었다 주고. 사람이 착실했어요. 식구들하고 먹고 살라고 그냥 일만 악착같이 했지. -정혜숙, 당시 동네 주민 쉽게 이해할 순 없지만 다른 의심 정황이 없으니 그렇게 사건은 종결되는 듯 했어. 그런데 누군가의 제보로 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돼. ▲ 수상한 여자 사건 이틀 뒤 경찰서로 한 여자가 찾아와. 제보를 한 사람은 바로 양장점 아주머니의 여동생, 이 씨야. 그날 그 여자가 좀 이상했어요. 제가 분명히 봤거든요. 대체 누굴 보고 이상하다고 하는 걸까? 이 씨가 뭘 봤다는 건지, 사건 당일로 가볼게. 사건이 벌어지기 두 시간 전. 제보자 이 씨는 언니네 양장점에서 일손을 돕고 있었는데, 쌀가게 정숙 씨가 잔뜩 어두운 표정으로 들어오더래. 아니 누가 텔레비전을 많이 사놓으면 돈을 벌 수 있다고 해서, 남편이 20만 원을 줬대요. 근데 텔레비전 갖고 온다는 사람이 오질 않아요. 아무래도 사기를 당한 것 같아. 이렇게 남편이 사기 당한 거 같다고 말하는 정숙 씨의 손에서, 이 씨는 수상한 흔적을 발견했어. 이 씨가 경찰서에서 진술한 내용이야. 왼손 엄지 손가락과 집게 손가락 사이에 피가 묻어 있었습니다. 피묻은 물건을 잡았던 흔적으로 보였고 약간 지우다가 만 것 같았습니다. 여자가 말을 하다가 저와 눈이 마주쳤는데 당황한 표정이 되어 황급히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가 2, 3분 뒤에 다시 들어 오는데 얼굴이 창백했습니다. 손에 묻었던 피는 보이지 않았으나, 양손에 붉은색이 도는 것으로 봐, 방금 씻고 온 것 같았습니다. -당시 제보자 이 씨 증언 中 정숙 씨의 행동, 의심스럽긴 하지? 그런데 이 말을 들은 경찰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아. 사실 사망한 현수 씨 목엔 넥타이로 졸린 흔적과 함께, 칼에 베인 상처도 있었거든. 정숙 씨는 그렇게 저녁 8시 45분쯤 양장점에 들러 남편이 사기를 당한 것 같다는 말을 잔뜩 늘어놓다가, 갑자기 시댁에 음식을 하러 가야 한다며 부랴부랴 나갔다는 거야. 그런데 시어머니 눈에도 며느리 정숙 씨가 좀 이상하더래. 며느리가 방에서 빨간 무를 칼로 썰다가 손이 떨리는 것을 보고, 수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게를 비워 두었다고 하니, '내가 가서 집을 봐주겠다'고 하면서 일어서니까 앞을 막으면서 못 가게 하고, 본인이 가겠다면서 총총걸음으로 돌아갔는데, 그 시간이 밤 10시 35분경으로, 저의 집에 와서 약 한 시간 있었습니다. -시어머니 진술 中 이것도 좀 이상하지? 근데 이상한 점은 또 있어. 시장 구멍가게 사장님도 그날 정숙 씨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했다고 말했어. 사건 당일 저녁 6시쯤 정숙 씨가 와서 남편 심부름이라며 소주 한 병을 사 갔다는 거야. 사망한 현수 씨는 종종 술을 사갔지만 아내가 술을 사간 건 처음이라 좀 이상했다는 거지. 평소 정숙 씨는 남편이 술을 너무 자주 마신다며 불만을 토로했대. 그런데 그날은 자기 손으로 술을 사다 줬다? 좀 이상하지. 종합해 보면 정숙 씨의 사건 당일 행적은 이래. 저녁 6시쯤 평소답지 않게 소주를 사서 집으로 갔고, 8시 45분쯤 손에 피를 묻힌 채 양장점에 와서 남편이 사기당한 하소연을 하고, 9시 30분쯤 시댁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무를 썰다가, 가게에 간다는 시어머니 말에 황급히 집으로 온 거지. 그게 10시 40분쯤. 아마도 그때 양장점에 가서 문고리가 열려있다는 걸 알린 걸로 보여. 형사들은 장례가 끝나자마자 정숙 씨를 불렀어. 형사들의 추궁에 한동안 말이 없던 그녀는, 어느 순간 지그시 눈을 감더니, 혼잣말인 듯 아닌 듯 이런 넋두리를 했다는 거야. 아휴... 내가 애들은 죽이지 말라고 했는데... 이게 무슨 얘기로 들려? 남편을 탓하는 말일까? 그게 아니라면,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말일까? ▲ 수상한 남자 주정숙의 말 한마디에 형사들은 분주히 움직였어. 그러더니 한 남자를 경찰서로 데려와. 바로 이 사람이야. 그의 이름은 오휘웅. 지역 수도사업소에 다니는 서른 살 총각이야. 6남매 중 맏아들로,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리더십 있고 듬직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어. 그가 경찰서로 불려 온 이유는 뭘까? 유부녀인 주정숙과 총각 오휘웅이 심상치 않은 사이라는 거야. 그럼 오휘웅은 주정숙과의 관계를 인정했을까? 의외로 술술 털어놨어. 둘은 약 8개월 전 종교모임에서 만나서 알고 지내다가 최근 한두 달 사이, 깊은 관계로 발전했대. 주정숙이 하는 말이 남편은 항상 술을 많이 마시고 정이 안 붙는다고 하며 저보고 앞으로 같이 살자고 하기에, '당신이 딸린 식구가 있으니 깨끗하게 이혼하면 내가 살겠다'고 하니까, '그것은 염려 말라'고 하더군요. -오휘웅 증언 中 그럼 사건 당일 오휘웅의 행적은 어땠을까? 놀랍게도 오휘웅은 그날 저녁, 무려 두 번이나 쌀가게에 갔다고 털어놨어. 그게 저녁 8시에서 8시 30분 사이. 그날 주정숙이 손에 피를 묻히고 양장점에 나타난 게 몇 시였는지 기억나? 8시 45분경이야. 그럼, 오휘웅이 공범인 걸까? 1974년 12월 30일 오후 8시 30분경 주정숙 씨 집에서 주정숙을 만났는데, '오늘로 전부가 끝나는 날이다' 하기에 '왜 그러냐' 하였더니, '내가 모든 걸 청산할 테니 같이 살자'고 주정숙이가 말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여자가 도망가려는가 했더니, 주정숙은 식구들을 처치했으면 하는 뜻으로 눈짓을 하며, 노끈을 집어서 저에게 줌으로 저는 노끈을 집어서... -오휘웅 증언 中 이후 뒷부분은 자고 있던 정숙 씨의 딸, 아들, 그리고 남편 순서로 살해한 과정이 자세히 이어져. 오휘웅이 스스로 살인을 고백한 거야. 주정숙이 가족을 살해해달라는 뜻을 보여서 즉흥적으로 자기가 실행했다는 거지. 주정숙은 범행 이후 빠져나갈 방법에 대해 계획한 것도 다 자백했어. 오휘웅이 세 사람을 살해하고 쌀가게를 떠나자 맞은 편 양장점에 가서 일부러 알리바이를 만들었다는 거야. 주정숙은 '20만 원 사기 스토리'를 며칠 전부터 시장 이곳저곳에 퍼뜨리고 다녔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저와 오휘웅이 죽인 것이 아니고 빚을 진 사람이 죽인 걸로 만들려고 그렇게 소문을 퍼뜨린 것입니다 라고 했어. 남편과 아이들을 강도 살해당한 것으로 위장하려고 했다는 거야. 그래서 문고리를 일부러 열어두고 옷장의 옷들도 흐트러트려 놓았던 거지. 두 사람의 자백으로 그 전모가 밝혀진,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끔찍한 살인사건이야. 이 사건은 '인천 신흥시장 일가족 살인사건'으로 불리며 1975년 새해 벽두, 희망에 부푼 사람들을 커다란 충격에 빠트려. 사건 발생 일주일 후, 현장검증이 실시돼. 이날 현장검증 주변에는 약 3천여 명의 시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몰려들어 주먹을 쥐고 분노에 가득찬 욕설이 빗발치는 듯했다..(중략)..한편 범인 오 씨는 범행 때 사용했던 노끈과 넥타이 등으로 모든 것을 단념한 듯 순순히 범행일체를 재연했다. -당시 신문 보도 中 저쪽에 파출소 있는데 거기서 여기까지, (주정숙이) 갓 쓰고 이렇게 오는데 사람이 너무 많았어요. 여기 양쪽 길에 그냥 꽉 찼었으니까. 막 욕도 하고 막 손가락질하고 그랬죠. -정혜숙, 당시 동네 주민 결국 오휘웅과 주정숙, 두 사람은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그런데 그 후로, 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돼. 50년 전 이 사건이 법조인들 사이에서 아직도 회자되는 이유는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놀라운 반전 때문이야. ▲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오휘웅과 주정숙은 교도소에 수감된 채 검찰 조사를 받았어. 검찰에 와서도 주정숙의 태도나 진술은 경찰 조사 때와 같아. 오휘웅과 공모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거지. 그럼 오휘웅은 어땠을까? 저는 세 사람을 살해한 사실이.. 없습니다. 오휘웅이 갑자기 범행을 완전히 부인한 거야. 분명 경찰 조사 과정에선 범행을 구체적으로 자백했을 뿐 아니라, 현장검증까지 했잖아. 그런데 검찰에 오자마자 자기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는 거지. 담당 검사가 경찰에서 왜 그러한 사실이 있다고 했냐 고 다시 물었어. 그러자 오휘웅은 이렇게 답했어. 경찰에서는 엄문에 못 이겨서 허위로 자백을 한 것입니다. 검사는 주정숙에게 오휘웅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어. 그 이야기를 들은 주정숙의 반응, 아주 펄쩍 뛰는 거야. 아닙니다! 오휘웅은 틀림없이 제 남편과 자식들을 죽였습니다 라며. 고문 때문이 아니라 오휘웅이 자기 혼자만 살아보겠다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거야. 심지어 자신도 오휘웅의 피해자라고 말해. 노끈도, 칼도 제가 준비한 게 아니라 오 씨가 알아서 챙긴 거라고요. 사실대로 말하면 나도 오 씨에게 죽을 거 같아서 강도로 위장한 거예요. 여기서 누가 거짓말하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사건을 다시 처음부터 짚어봐야 해. 결백을 주장하는 오휘웅이 얘기한 사건 당일 저녁 동선은 이래. 직장 연말 회식 자리에 참석했던 오휘웅은, 자신이 활동 중인 종교회관에 가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8시 10분경 나왔대. 그 자리에 주정숙이 오지 않아 궁금했던 그는,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주정숙네 쌀가게에 들렀다는 거야. 주정숙이 반가워하며 건넨 인삼주를 한 잔 들이킨 후, 오휘웅은 바로 나와서 근처 칠OO 사진관으로 갔어. 이날 밤 자기 집에서 열리는 종교 모임이 있는데 그 사람들에게 보여줄 단합대회 사진을 찾으러. 그때가 8시 20분경이야. 이 시간들은 목격자들을 통해 모두 팩트인 걸로 확인 됐어. 사진을 찾고 나오는데, 바로 앞에 군고구마 장수가 보여. 얼른 군고구마 50원어치를 사서 다시 쌀가게에 들러 주정숙에게 건네고는 집으로 갔다는 거야. 집에 도착해보니 이미 오휘웅 집에선 스무 명 넘는 사람들이 모임을 하고 있었고, 그들과 얘기도 나누고 찾아 온 사진도 같이 봤대. 여기까지가 오휘웅이 주장한 그날 저녁의 행적이야. 경찰 조사과정에서 주정숙과 오휘웅이 동일하게 진술한 범행 시점은, 군고구마를 사서 다시 쌀가게에 들렀을 때야. 이때 계획에 없던 살인을 즉흥적으로 모의해서 자고 있던 세 명을 목 졸라 살해하고 오휘웅은 자신의 집으로 갔다는 거야. 그럼, 오휘웅의 귀가 시간은 언제일까? 한번 시간 계산을 해보자. 처음에 8시 20분경 사진관에서 나왔다고 했어. 사진관에서 쌀가게까지 거리는 1분. 쌀가게에서 오휘웅의 집까지는 4~5분이 걸리는 거리야. 그럼, 사진관에서 나와 군고구마를 사서 쌀가게에 들렀다가, 주정숙의 도움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세 사람을 죽이는 범행을 저지르고, 집까지 가는데 얼마나 걸렸을까? 아무리 빨라도 오휘웅은 집에 9시 전후로 도착했을 걸로 계산돼. 그런데 그날 오휘웅 집에 있던 종교모임 사람들이 진술한 그의 귀가 시간이 언제냐, 바로 8시 30분경이야. 논리적으로 볼 때 오휘웅의 범행 시간이 도저히 나오질 않는 거야. 뿐만 아니라 전문가는 이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해. 얘기를 들어볼게. 킬러 훈련을 받은 사람이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 처음 사람을 살해하는 그런 입장이 있다면 세 사람을, 처음에 주저도 할 것이고 또 어떤 행동에 있어서 지연도 있을 것이고. 그렇게 빠르게 이루어지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동 시간까지 고려를 하게 된다면 상당히 무리가 있죠.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게다가 시간도 시간인데, 그날 오휘웅을 만난 스무명이 넘는 사람들은 그가 평소와 다를 게 없었다고 말해. 집에 오자마자 사람들 질문에 대답도 잘하고 찾아온 사진도 나눠 보면서 웃기도 했다는 거야. 더군다나 옷이나 손에 핏자국도 없었다고 해. 여기까지 봤을 때 누가 거짓말을 하는 걸로 보여? ▲ 가려진 진실 검찰 수사가 시작되고 교도소로 오휘웅을 면회 온 사람이 있어. 바로 오휘웅의 아버지야. 경찰서에 있을 때도 매일 찾아갔지만 면회가 불가능해서 아들을 만날 수가 없었거든. 아버지를 본 오휘웅의 첫 마디는 이거였어. 아버지, 저 안 죽였어요! 억울해요. 사실 오휘웅이 경찰 조사를 받던 날, 오휘웅의 어머니도 경찰서에 가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어. 형사가 오휘웅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더래. 그런데.. 그 순간 복도 너머로 익숙한 소리가 들려. 아들 목소리야. 그리고 이어진 비명소리와 절규. 아들을 고문하는 소리야. 어머니가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형사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아니 근데, 얘는 진짜 억울한 거 같은데? 이런 얘기가 들려. 오휘웅 어머니는 자기 아들 얘기라는 걸 직감했어. 그런데 그때, 한 형사가 그러더래. 아, 귀에다 대면 귀걸이, 코에다 걸면 코걸이지. 그 말에 참지 못하고 어머니가 소리쳤대. 댁도 자식 낳아 기를 것 아니요! 우리 애는 병아리 목도 못 잡는 애인데, 이게 뭔 고생이냐고요! 그랬더니 그 형사가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을 퍼붓더라는 거야. 그 일을 겪고 어머니는 몇 날 며칠 가슴을 치며 우셨대. 하지만 아들에게 더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어디에 하소연도 제대로 못했다는 거야. 그런데 시간이 지나 가족들이 이 모든 사실들을 다 털어놓은 사람이 있어. 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고자 했던 사람, 바로 이 사람이야. 바로 조갑제 기자. 그의 이야기를 들어볼게. 1971년부터 기자 생활을 했는데, 경찰서 출입기자를 한 6년 동안 할 때 그때 수사, 특히 경찰서에서 형사들이 범인을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 것을 보면은, 그때 고문은 다반사였다고. 기자들이 있는 데서도 고문을 했어요. (오휘웅 담당) 형사 한 분은 '그런 사건에서 손을 안 대고 수사를 할 수 있습니까?' 하는 식으로 마치 하나의 관례인 것처럼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저도 뭐 경찰서 출입을 오래 하면서 그런 상황을 여러 번 봤기 때문에, 손을 댔다든지 하는 게 뭘 의미하는지는 저도 알고. 그래서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조갑제 기자 형사들의 답변에서 고문 의혹을 포착한 조 기자는 수사 과정에서 또 다른 의혹도 발견했어. 사건 당일 오휘웅의 집에서 열린 종교모임에 참석한 송 씨. 송 씨는 경찰에서도 검찰에도 몇 번 불려 가 조사를 받았는데, 그때 기억이 지옥 같았다는 거야. 어떤 사람이 송 씨가 쓴 진술서를 읽더니 '이렇게 하면 안 되니까 시간을 고쳐라'고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는 거야. 무슨 시간을 고치라는 걸까? 맞아. 오휘웅이 집에 도착한 시간. 송 씨는 분명 오휘웅이 집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8시 30분이라고 말했는데, 수사관이 시간을 다시 말하라고 겁을 주며 서류에 마구잡이로 지장을 찍으라고 했대. 목격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오휘웅이 8시 30분경에 집에 도착했으니, 8시 20분에 사진관을 나와 집까지 가는데 이동 시간은 10분이 전부야. 그 10분 동안 범행이 일어났다는 건 말이 안돼. 그런데 검찰 기록에 오휘웅의 귀가 시간은 밤 9시 10분으로 기록됐어. 그럼 오휘웅에게는 10분이 아니라, 50분이라는 시간이 생겨. 세 사람을 살해할 수 있을 만한 시간이지. 이 사건에는 주정숙과 오휘웅의 자백 말고는 오휘웅이 범인이라는 실제적인 증거가 하나도 없는 거야. 오휘웅이 노끈으로 목을 조르고 장롱에서 넥타이, 머플러를 꺼내고, 칼로 목을 긋기까지 했다는데, 현장에서 나온 지문들은 다 주정숙의 것이야. 심지어 오휘웅의 지문은 단 한 점도 나오지 않았어. 그럼 상식적으로 '주정숙이 범인이다'라는 결론이 나오잖아? 그런데 여자 혼자 남편과 두 아이를 직접, 목 졸라서 살해한다는 걸, 당시에는 누구도 믿지 않았어. 처음에는 여자 단독으로 어떻게 했겠느냐. 특히 남편은 몰라도 키우던 애 둘을 어떻게 했겠느냐. '내가 죽인 게 아니고 오휘웅이 죽였다'고 이야기를 했을 때는 그거 믿었겠지. 또 여자 힘으로 어떻게 남편을 죽일 수 있었겠느냐, 이런 의문을 가졌다고 보는데. 그 의문이 풀리는 게 수면제를 먹였다는 거거든. 수사가 한참 진행되고 나서 수면제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수면제 먹였다는 사실이 처음부터 밝혀졌으면, 나는 오휘웅이 말려들지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조갑제 기자 주정숙이 약국에서 다량의 수면제를 사갔다는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온 거야. 형사들은 뒤늦게 주정숙에게 수면제를 복용시킨 사실이 있는지 물었어. 처음엔 부인하던 주정숙이 결국 인정해. 수면제 열 알을 사이다에 타서 아이들에게 먹였고. 남편에게도 수면제 탄 사이다와 소주 1병을 다 먹였습니다. 바로 이, 신경안정제 A. 이 약에 대해 알아봤어. 강력한 수면제이며 지금은 마약류로 구분 되어있는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1알당 보통 30분 안으로 잠들 수 있다. 알코올이나 사이다 같은 자극성 있는, 흡수를 촉진 시키는 성분과 함께 복용 했을 때, 심하면 의식불명이나 호흡곤란이 올 수도 있다. 6세, 8세 아이에게는 1알만 먹여도 성인에게 3, 4알 정도 먹는 수준으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약을 사이다에 열 알을 타서 먹였으니, 어쩌면 아이들은 그 자체로 목숨이 위태로웠을지도 몰라. 그런데 이 신경안정제가 확인된 시점이 언제냐면, 바로 경찰에서 진술 조사와 현장검증까지 마치고 검찰에 송치하기 직전이야. 이미 오휘웅과 주정숙이 잔인하게 일가족을 살해했다는 대대적으로 보도가 된 이후야. 나는 거기 수사했던 사람이 수사 며칠 해보고 '아, 이거 아니다. 오휘웅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고 봅니다. 그럼 그때는 구속 취소를 해야 되거든. 그렇게 하면은 어떻게 될까. '당신 참 양심 있는 사람이다' 할까? 아니면 '이 바보야' 할까? 그럼 선택할 수 있는 게 조작을 해 가지고 밀고 나가는 방법이 하나 있는 거예요. 잘못했다고 판단해도, 그걸 돌릴 수가 없어. -조갑제 기자 ▲ 또 다시 판이 뒤집히다 지금까지 상황 정리해볼게. 경찰에서 검찰로 사건이 넘어오고 나서, 오휘웅은 형사들의 고문 수사를 폭로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주정숙은 '그가 사전에 모든 걸 계획하고 지시했다'고 말하고 있어. 그런데, 검찰 수사 도중 또 한 번 상황이 뒤집혀. 모든 것은 경찰에서 진술서를 쓴 그 사실과 틀림이 없습니다. 한 인간이 이 세상에 왔다가 사회에 한 사람으로서 너무도 입에 담을 수 없는 일을 저질렀기에 검사님께 사실을 부인하였으나, 보이지도 않고 형태도 없는 양심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부인한 것을 뉘우칩니다. 그간에 잘못을 너그럽게 보아 주십시오. 이 자술서를 쓴 주인공은, 오휘웅이야. 그가 다시 범행을 인정한거야. 당연히 무슨 일이 있었겠지? 형사들이 조사실로 몰려와 자신을 어디론가 끌고 갔고, 모진 고문을 한 후에 진술 내용을 불러 주길래, 어쩔 수 없이 자술서를 썼다는 거야. 경찰 조사에 이은 검찰에서의 자백. 여전히 실질적인 살인의 증거는 없었지만, 범행을 인정하는 오휘웅의 이 자필 자술서는 결정적이었어. 1975년 3월 12일, 인천지방법원 제101호. '인천 신흥시장 일가족 살인사건'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려. 주정숙은 검사 신문에서 오휘웅의 지시에 따라 남편과 아이들에게 약을 먹였고, 그가 세 명을 살해했다고 진술해. 이어서 오휘웅에 대한 검사 신문이 이어져. 여기서 오휘웅은 이렇게 말해. 공소장 기재 내용은 사실과 다릅니다.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습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다시 또 오휘웅이 범행을 부인한 거야. 하지만 당시 법정에서 고문에 대한 질의응답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법정에서 이걸 확인했어야 하는데, 당시 그걸 못 했다는 게 굉장히 아쉽지. 판사는 다음 재판에서 증거조사를 하겠다고 말해. 오휘웅은 주정숙이 손에 피를 묻힌 채 찾아갔던 양장점 주인과, 그날 오휘웅의 귀가 시간을 확인해 줄 사람들을 증인으로 신청했어. 그런데 무죄를 주장하며 다음 재판을 준비하던 오휘웅에게, 상상도 하지 못한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와. 다음 재판을 앞둔 주정숙이 교도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거야. 주정숙 입장에서는 내 자식들 그리고 내 남편 다 포기를 한다 하더라도, 나는 이 남자만 있으면 되겠다라고 하는 그런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요. 결국은 자기가 뭔가를 계획을 하지 않았다 라고 부인을 할 수 없는 상황이거든요. 왜, 자기가 수면제를 타고 거기에 넣었다 라고 하는 건 그건 팩트니까. 자기는 빠져나갈 수가 없는 거고, 한 사람(오휘웅)은 나는 안 했다라고 빠져나가는데. 가만히 보니까 자기가 생각을 했던 모든 것이 다 어그러진 거죠. (결국) 자기는 안 했다라고 하면서 자살을 해요. 그러니까 오휘웅이한테 던져버린 거지.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주정숙의 죽음으로 법정에서 오휘웅은 불리해졌어. 그녀의 수상한 행동이나 신경안정제 구입, 진술의 모순점은 더 이상 법정에서 언급되지 않아. 즉, 일가족 살인사건 재판의 모든 초점이 오휘웅에게로만 집중됐던 거야. ▲ 장갑의 행방 그렇게 드디어 재판 마지막 날이야. 1심 선고가 코 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갑자기 재판장이 이런 질문을 해. 판사: 그날 피고인이 입었던 옷은 무엇이었나요. 오휘웅: 검은 하의에 잠바 차림이었습니다. 판사: 장갑은 가지고 있지 않았나요. 오휘웅: 작업할 때 쓰는 면장갑을 하의 뒷주머니에 넣고 다녔습니다. 판사: 피해자 집에 갈 때 장갑을 갖고 있었나요. 오휘웅: 종교회관에 갔을 때 그곳 책상 서랍에 넣어두었는지, 그냥 바지에 넣고 갔는지 기억이 잘 안납니다. 이제껏 수사나 신문 과정에서 한 번도 나온 적 없던 단어 '장갑'. 판사는 왜 갑자기 재판 막바지에 와서 장갑 얘길 꺼냈을까? 맞아. 지문 때문이야. 범행을 인정하는 오휘웅이 범인이라면 당연히 현장에서 지문이 나왔어야지. 그런데, 사건 현장엔 주정숙의 지문만 확인됐고 오휘웅의 지문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어. 물론 장갑을 꼈다면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수사기록 어디에도 장갑에 대한 내용은 없어. 판사가 보기에도 이상한 거지. 이게 뭐냐면, 어렵게 찾은 자료야. 이번에 '꼬꼬무'에서 '특집: 더 리얼'을 준비하면서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1975년 오휘웅의 현장검증, 바로 그때 그 장소에 있던 분을 어렵게 찾았어. 지금은 은퇴하신 박근원 사진기자가, 당시에 신문에도 실리지 않았던 현장검증 사진 원본을 무려 50년 만에 공개하신 거야. 사진에서 뭐가 눈에 띄어? 아까 판사가 법정에서 오휘웅에게 장갑에 대해 질문했지? 그런데 현장을 재연하는 오휘웅의 손에 장갑이라곤 없어. 현장검증이라고 하는 것은 최대한 그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재현하는 겁니다. 재판단계나 이쪽에서 '그때는 장갑을 껴서 그렇다'라고 주장을 할 것 같으면, 현장검증에 꼈었어야죠. 근데 이 사람(오휘웅)의 지문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수사 자체가 뒤죽박죽이에요. 현장검증에서 장갑을 안 꼈다는 건 팩트니까.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수사하는 쪽에서 장갑을 확인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물론 장갑을 확보도 못 했고. 근데 오휘웅 아버지의 진술로는 '그 장갑은 오휘웅 집에 있었다. 있었는데, 경찰이 와서 압수도 안 해갔다' 이렇게 되면은, 이 수사가 얼마나 엉터리 수사였다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조갑제 기자 이런 뒤죽박죽 조사는 오휘웅의 초기 경찰 취조 과정에서도 엿볼 수 있어. 형사 : 마대끈은 누가 준비했지? 오휘웅 : 누가 해놓았는지 거기에 있대요. 그걸로 시작했습니다. 노끈이 약해서 넥타이를 꺼내 가지고 시작했던 것입니다. 형사 : 넥타이가 아니지? 오휘웅 : 넥타이예요. 형사 : 머플러 같은 것 있었지? 오휘웅 : 머플러가 아닙니다. 형사 : 얼룩덜룩한 머플러지? 오휘웅 : 그 머플러도 있었습니다. 형사 : 머플러로 해서 쌀가마니 옆에 두었지? 넥타이로 한 게 아니잖아? 이거 머플러 사용했지? 오휘웅 : 예. 그냥 원하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몰아간 거야. 근데 이건 극히 일부에 불과해. 이 사건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무수한 모순점이 발견돼. 무엇보다, 오휘웅이 범인이라는 결정적인 물적 증거는 법정에서도 등장하지 않았어. 만약 오휘웅이 50년 전이 아닌 2025년 현재 재판을 받는다면, 지금까지 드러난 증거들로 그에게는 '무죄' 판결이 내려졌을 거야. 왜? '무죄추정의 원칙'이라고 하는데, 충분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선 아무리 그 사람이 범인같아도 무죄로 추정해야 한다는 거야. ▲ 사형수 오휘웅의 절규 1975년 6월 30일. 마침내 1심 판결이 내려져. 주문, 피고인 오휘웅을 사형에 처한다. 결국 사건 현장에서 지문 한 쪽, 혈흔 한 점, 장갑 한 짝 나오지 않았는데 오휘웅에겐 사형이 선고됐어. 그는 억울하다며 항소했어. 하지만 2심, 또 대법원 상고도 기각 됐어. 사건이 벌어지고 1년 2개월 만에 오휘웅에겐 사형이 최종 확정돼. 그런데 절망 속에서도 사형수 오휘웅은 포기하지 않아. 법이 바로 서 있다면 언젠가 자신의 억울함을 알아줄거라 믿으며 3년 넘게 계속해서 재심을 청구한 거야. 기각되면 또 청구하고 기각되면 또 청구해. 무려 여섯 번이나. 당시 오휘웅의 실제 목소리가 녹음된 게 있어. 내가 식칼을 가지고 죽였다면 거기에서 내 지문이 나와야되는 거예요. 그러면 내 지문이 그 방에서, 예를 들어 티셔츠 머플러나 넥타이 식칼 이라든지 이런 것들에서 내 지문이 나왔냐 하면 안 나왔다 이거예요. 내 1심 판결에서 그 지문이라는 게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를 갖다가 미끄러뜨렸고, 이런 내가 잘못된다 하더라도 나와 같은 희생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이런 얘기예요. -오휘웅 그때 오휘웅을 만난 사람들은 그가 일반적인 사형수들과 달랐다고 말해. 한 40년 지났나, 40년도 넘죠. 그런데도 뚜렷이 기억하고 있죠. 그 사람의 모습도 기억이 나고 그 사람이 했던 이야기도 기억이 나고. 자기를 경찰관이 고문을 해서 자기가 그렇게 자백을 하게 만들었고. 그 목사님한테도 붙들고 너무나 억울하니까 나 좀 살려달라고 매달리고. 되도록 자기가 억울한 거를 여러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 했어요. -김혜원, 당시 서울구치소 교화위원 심지어 주정숙의 변호사조차 오휘웅에 대해 이렇게 말했어. (오휘웅이) 한참을 막 울더라고. 울면서 그 눈물을 그냥...정말, 정말 억울한 난 그런 눈물을 처음 봤어. 그냥 눈물이 막 그냥... 그 정말 주먹 같은 눈물을 흘리는데 '변호사님, 저는 정말 안 죽였습니다. 저는 정말로 억울합니다' 아, 그러는데 나도 그냥 눈시울이 뜨거워 가지고 그런 기억이 나. -최낙구, 당시 주정숙 변호사 억울함을 호소하는 오휘웅에게, 뭔가 새로운 국면이 찾아왔을까? 1979년 9월 13일. 마침내 그날이 오고야 말았어. 누군가 오휘웅을 불러. 연출조야. 연출조는 사형수를 데리고 사형장까지 동행하는 교도관을 말해. 교도관, 검사, 종교계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휘웅은 사형장 마룻바닥 돗자리 위에 올랐어. 유언이 있으면 하라 는 이야기에, 침이 마른 듯 머뭇머뭇하던 오휘웅은 어렵게 입을 뗐어. 저는 절대로 죽이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하느님도 알고 계십니다. 저의 유언을 가족에게 꼭 전하여 제가 죽은 뒤에라도 이 원한을 풀어주도록 해주십시오. 검사, 판사도 정신 바짝 차려서 저와 같이 억울하게 죽는 이가 없도록 해주십시오. 이런 엉터리 재판 집어치우십시오! -오휘웅의 유언 현장에서 이 유언을 들은 사람들은 쿵! 하고 가슴에 커다란 바윗덩어리가 내려앉는 것 같았대. '난 그 남편과 그 자녀 둘은 죽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것만큼은 믿어 주시기 바랍니다' 하고 내가 집례를 해줬어요. 마지막 유언의 고백이기 때문에 안 죽인 걸로 내가 받아들이고 있어요. -김준영 목사, 당시 한국기독교 교화위원 나중에 이제 집행장에서 (사형)당했다는 얘기를 듣고는, '우리가 그때 그 사람의 편이 돼줬었어야 되지 않나' 하는 그런 후회가 있더라고요. -김혜원, 당시 서울구치소 교화위원 오휘웅은 그렇게 서른 네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어. 조갑제 기자는 오휘웅의 사형집행 이후, 당시 수사를 진행한 형사들과 검사, 1심과 2심, 그리고 대법원 판사들도 만났지만 누구 하나 오휘웅의 죽음에 책임을 느끼는 것 같진 않았대. (1심 판사와) 상당히 오랫동안 이야기를 했는데, 뭔가 찜찜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더라고. 자신의 판결이 정당했다는 걸 주장을 하면서도, 고민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런데 그 정도의 고민이 있었다면 사형선고를 하면 안 되지 그렇지 않습니까? 이거는 '물증 없는 사형 선고', '확신 없는 사형 선고'였다고 해도 되는 거 아닌가요? 그 시대적 배경, 1970년대라는 아직은 인권, 그리고 고문에 대한 문제의식이 일반화되지 않았을 때의 그 분위기를 상징하는 거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시대의 희생자야 이 사람이. -조갑제 기자 그때 (오휘웅이 사형이라고) 선고는 했는데, 참 뭐… 마음이 불안하고 또 괴롭고 그래서, 2심 재판장을 찾아가서 혹시 또 억울한 점이 있나 잘 좀 살펴달라고 부탁도 하고 그랬습니다. -당시 1심 판사 심지어 어떤 형사는 이렇게 말했대. 아, 그 사람 사형당했어요? 난 풀려날 줄 알았는데... ▲ 끝나지 않은 이야기 오휘웅이 억울한 죽음을 맞았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 조갑제 기자는 이 질문을 책으로 엮어 던졌고, 이는 법조계 사람들에게 따끔한 자극이 됐어. 그런데 그 책에 자극을 받았던 사람들 중에 누가 있었냐? 우리나라에서 재심 변호사, 라고 하면 떠오르는 한 사람. 바로 박준영 변호사. 그도 자극을 받은 사람들 중 하나래. 조갑제 기자님이 쓰신 글을 봤고요. 그 책을 구입해서 봤습니다. 억울함을 주장하는 그 목소리의 힘이 각별한 사건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판결 확정 이후에 집행되기까지 시간이 꽤 길었잖아요. 그 시간 동안 재심을 청구하고 또 주변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라는 거죠. 그 억울함을 주장한 기간 그리고 방식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 이걸 의미 있게 보거든요. 마지막 유언으로 남긴 한을 누군가는 풀어줘야 하는 게 아닌가, 누군가가. 또 그 역할이 주어진다면 시작을 해봐야 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박준영 변호사 그땐 박준영 변호사도 30대 중반, 엄청 혈기왕성할 때라, 바로 법원과 국가기록원에 문의해서 자료를 찾아봤는데, 쉽지 않았대. 원칙적으로 사형이 확정된 사건의 기록 보존 기한이 30년이거든. 오휘웅이 79년에 사형을 당했으니, 보관된 자료들은 이미 모두 폐기된 것으로 파악된 거야. 박준영 변호사에게 마지막 희망은 오휘웅의 가족이었어. 가족이 기록을 보관하고 있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5년 전 한 온라인 채널에 출연해 오휘웅의 가족들을 찾고 싶다고 얘기를 한 적도 있어. 사형수 오휘웅 씨의 가족이 있다면 연락이 왔으면 좋겠어요. 오휘웅 씨의 동생들이 있었습니다. 동생들이 지금 한 50~60대 되셨을 거예요. -5년전 박준영 변호사 하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어.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오휘웅 사건을 가슴에서 이제 내려놓아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꼬꼬무'를 만난 거야. '꼬꼬무'라면 오휘웅의 가족을 찾아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이번 이야기를 함께 준비한 거야. 그래서 어떻게 됐을까? 과연 50년 전, 오휘웅의 가족을 찾을 수 있었을까? 15일 동안 신흥시장 일대를 샅샅이 뒤진 '꼬꼬무' 제작진. 몇 날 며칠을 수소문하며 찾아 헤맨 끝에, '꼬꼬무' 제작진이 이 곳을 찾았어. 혹시 알겠어? 바로 50년 전 사건 당일에, 오휘웅이 사진을 찾으러 갔던 곳이 칠OO 사진관이거든. 그런데 그 동네에 그 이름 그대로 남아 있는 거야. 우연히 발견한 제작진은 얼마나 놀랍고 반가웠겠어. 만약 그때 그 사장님이 그대로 있다면 오휘웅 가족에 대한 소식도 알고 있지 않을까 싶었지. 하지만 해당 사진관 주인은 이미 오래전 바뀐 상태였어. 결국 사진관에서도 오휘웅 가족의 소식은 듣지 못했어. '꼬꼬무' 제작진은 매일 그 동네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어. 그렇게 단서를 찾고 찾고 또 찾았어. 그러다 마침내, 오휘웅의 가족을 찾았어. 오휘웅의 동생, 오태석입니다. 기억은 생생해요. 어떻게 그 일을 갖다 잊어버리겠어요. 자상한 형님이셨죠. 내가 말을 못하니까 형님이 대신 '연탄 가지고 왔다'고 설명해주니까. 하지 말라고 다른 일 하라고 가시라고 해도 부득부득 와서 도와주겠다는데 어떻게 해요. 그땐 좋았었죠… 그날도 전 몰랐는데 법무부 버스가 오는데 관을 하나 내리더라고요. 알고 보니까 형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안 거죠. 아버지가 형님을 보고서 그냥 통곡을 하시는 거예요. 가족이 다 무너진 거죠. -오태석, 오휘웅의 둘째 동생 억울하죠. 엄청 억울하죠. 저보다는 그 안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더 고통스러웠겠습니까?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해봐야 형 그 고통을 못 따라가죠. -오휘웅의 셋째 동생 언어장애를 가진 동생의 연탄 배달을 돕던 착한 형. 사형수 오휘웅의 한은 고스란히 남겨진 가족들의 한이 됐어. 어머니는 경찰 조사 때 들었던 아들의 고통스런 소리를 내내 잊지 못해 힘들어하시다 병을 얻어 3년 만에 돌아가시고, 아버지도 '죽고 싶을 만큼 고문을 당했다'는 아들의 하소연을 들으면서도 도움이 되지 못한 자신을 탓하다 아들 곁으로 가셨다는 거야. 닭도 못 잡는데 어떻게 사람을 죽인대요 그래. 이런 법이 어디 있고 어떻게 대체 재판을 했길래 이렇게 억울한 사람을 죽일 수 있나요. -오태석, 오휘웅의 둘째 동생 거기서 원이 돼서 가족한테 풀어달라고, 그런 말씀하셨고. 억울한 원을 지금이라도 기회가 된다면 항상 풀어드리고 싶죠. 가족들 입장에서는. 형님의 한이 풀어졌으면 그거라도 하늘에 계시더라도 그러면 좋겠어요. -오휘웅의 셋째 동생 이런 말이 있어. '쇠도 달궜을 때 때려야 한다'. 한번 굳어버리면 나중엔 아무리 세게 때려도 소용이 없는 거야. 형사사건에 있어서 재심은, 잘못 굳어버린 쇠를 펴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야. 몇 배의 시간과 힘이 필요하고 다시 쇠를 달굴 온기와 믿음도 필요해. 그럼에도 결국 실패하는 경우도 많아. 하지만 그렇게 굳어진 쇠를 잘 펴는 사람 있어. 바로 박준영 변호사야. 잘못된 수사와 재판으로 억울한 일을 겪는 사람들이, 결국 제대로 된 판결을 받도록 해주는 사람. 수많은 사건들을 재심을 통해 억울함을 풀었지. 그가 또 한번 그 어려운 길에 걸음을 내딛어. 재심변호사 박준영이 오휘웅 가족을 만났어. 오태석: 저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걸 형님이 억울한 사정을 갖다 풀고서는 명예를 되찾았으면 좋겠다 싶어가지고 이렇게 했었는데. 기록해 놓은 게 아무것도 없으니… 제발 좀 억울함을 풀어 주십시오, 정말 생사람을... 생사람을 갖다가 이렇게 죽여서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세상에. 이렇게 억울할 때가 있어요. 아휴, 진짜... 진짜 형님 생각하면 정말 목이 메입니다. 아휴... 박준영: 오휘웅 선생님 개인의 불행이기도 하지만 가족의 불행이잖아요 사실. 이제 오늘 만남 이후에 이제 이곳저곳 다니면서 자료수집을 할 거거든요. 시간이 그냥 순식간에 일이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많이 필요합니다. 박준영 변호사는 이제 사형수 오휘웅의 변호인이야. 사실 이번 오휘웅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박준영 변호사와 '꼬꼬무' 제작진은 이게 제대로 방송될 수 있을까 생각했대. 가족이든 자료든 그 무엇하나 아무것도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함이 있었거든. 하지만 50년의 시간이란 장벽을 뛰어넘는, 뜻밖의 순간들이 있었어. 조갑제 기자가 자신의 자료 창고를 한 달 넘게 뒤진 수고로움 끝에 오래된 수사 기록을 건네주셨고, 인천 경기 지역 신문사 관계자 분들, 박근원 사진기자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귀한 자료들을 보내 주신 거야. 하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형수 오휘웅의 이야기를 온전히 매듭지으려면, 아직도 많은 분들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해. 사형수 오휘웅에 대한 기억이 있다거나, 이제라도 진실을 고백하고 싶은 수사기관 관계자들. 그리고 관련 자료를 갖고 계신 분들은 꼭 '꼬꼬무'에 연락을 주셨으면 좋겠어. '그날'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주진우 인터뷰 : 사면 빌드업?… 아무리 정권 초라지만 심하지 않나요 [스프]
등록일2025.07.08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스토브리그.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서 대한민국 대표 정치분석가들과 한국 정치를 컨설팅해드립니다. ※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유튜브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 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7월 8일 방송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정유미 기자 : 초선인데 제가 볼 때는 국민의힘 의원들 중에서 존재감으로는 그렇죠. 존재감이 굉장히 높은 분 아니에요? 윤태곤 실장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제일 국민의힘에서 맹활약, 존재감까지 같이 올라간. 정유미 기자 : 그러니까요. 존재감을 최근에도 더 끌어올리신 분입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 바로 인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주진우 의원 : 반갑습니다. 정유미 기자 : 소개 어떻게 괜찮았죠? 주진우 의원 : 너무 처음부터 띄워주시고 시작하시네요. 윤태곤 실장 : 국힘이나 보수진영이 갈라져 있잖아요. 근데 제가 공통적으로 본 반응이 주진우만 보이냐, 이쪽 편 사람들도 그 이야기하고 저쪽 편 사람들도 그 이야기하고. 정유미 기자 : 주진우 의원 혼자 싸운다. 윤태곤 실장 : 그렇죠. 정유미 기자 : 혼자 싸우느라 외롭거나 힘들거나 주진우 의원 : 우리 당에서도 사실 다 많이들 싸우는데 당이 여러 가지로 수습이 잘 안 되다 보니까 그렇게들 질책을 하시는 것 같아요. 사실은 저한테는 좋은 말인 듯 안 좋은 말이죠. 당 전체가 토양이 탄탄해야지 저도 거기서 뜻을 펼칠 수가 있는 건데,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윤태곤 실장 : 김민석 총리, 이제 총리이시지만 김민석 총리에 대한 의혹들을 보면서 제 경험적으로, 낙마는 어려울 거고 대통령 임기 초기도 하고 의석 격차라든지 이런 거 볼 때, 그리고 김민석이라는 사람이 생판 처음 보는 사람 아니잖아요. 처음 본 사람의 의혹은 사실 타격이 크거든요. 근데 오래 본 사람이기 때문에 낙마는 어렵겠지만 이 정도면 야당이 분위기 전환하고 여당이 찔끔할 정유미 기자 : 약간의 스크래치는 좀 냈다? 윤태곤 실장 : 거리는 되겠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못 갔죠. 정유미 기자 : 여파가. 윤태곤 실장 : 주 의원 혼자만 보였다라는 그런 게 복합적으로 정유미 기자 : 알겠습니다. 전대나 청문회 얘기는 조금 뒤에 더 본격적으로 하고 스토브리그를 처음 오셔서 주진우 의원 : 처음 왔습니다. 정유미 기자 : 저희가 오늘 새로운 코너를 한번 준비를 해봤어요.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저도 한번 친바타임이라고, 친바가 뭔지 알아요? 저도 안지 며칠 안 됐으니까 괜찮아요. 친해지길 바래. 주진우 의원 : 아이스브레이킹 이런 건가요? 정유미 기자 : 그렇죠. 개인적인 질문도 하고 가볍게. 윤태곤 실장 : 정치인이나 이런 사람들이 자기 이름 검색해 보잖아요. 관종이라 그런 게 아니라 내가 말한 게 똑바로 전달됐는지 이런 걸 보기 위해 가지고. 정유미 기자 : 주진우 검색. 윤태곤 실장 : 그렇죠. 한참 전까지는 기자 출신 주진우가 1번 아니었어요? 주진우 의원 : 한참이 아니라 요새도 엎치락뒤치락해요. 저도 사실 검색해 보거든요. 윤태곤 실장 : 제가 봤을 때는 의원 주진우가 1번이더라고요. 정유미 기자 : 윤태곤은 없잖아요. 같은 윤태곤 실장 : 윤태곤은 제가 압도적이죠. 정유미 기자 : 그러니까 난 너무 많아 윤태곤 실장 : 정유미 중에서 한 3, 4번 되시는 걸로 정유미 기자 : 저는 더 밀린 것 같아요. 주진우 의원 : 저는 검사 때도요. 사실 자기가 했던 사건은 어떻게 보도될까 주진우 검사 쳐보는데 주진우 기자님이 윤태곤 실장 : 또 그런 검찰이나 주진우 의원 : 검찰과 관련된 일이 워낙 많으셔서 주진우 검사를 쳐도 주진우 기자님이 나와요. 그래서. 정유미 기자 : 하지만 요새는 엎치락뒤치락, 윤태곤 실장 : 주진우 1번. 정유미 기자 : 그래도 주진우 의원님이 1번 하고 있는. 가볍게 저도, 주진우 의원님은 여전히 친윤이십니까? 주진우 의원 : 제가 요새도 기자 분들한테 많은 질문을 받는데, 제가 친윤 친한 질문을 예전부터 많이 받았거든요. 정유미 기자 : 그렇죠. 너무 궁금해요. 주진우 의원 : 제가 너무 양다리를 많이 했는데 저도 헷갈리더라고요. 이제는. 제가 친윤인지 친한인지 헷갈리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은 사실 당이 너무 힘들잖아요. 그러니까 계파가 없어야 된다는 건 다 동의를 하는 바고, 지금은 그걸로 나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과거예요. 저는 여당 시절에서는 그런 게 의미가 있는데 야당이잖아요. 야당은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되는 일은 확실한 여당 견제 정부 견제거든요. 그래서 정부가 안 되길 바라는 게 아니라 정부가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한쪽 방향으로 너무 쏠려버리면 사실 대한민국 전체로 보면 안 좋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역할을 하는 데 저는 집중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정유미 기자 : 제가 생각했던 모범 답안을 딱 하셨어요. 윤태곤 실장 : 추가 질문을 하자면 친윤이라는 건 성립될 수가 없고 일단. 구주류 범친윤 반한 비한 별의별 이야기들이 다 있는데 그런 건 있지 않습니까? 여전히. 한동훈 전 대표 가까운 분들이나 혹은 안철수 의원 등들도 이야기하는 그런 쪽의 혁신의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분열이다 그건, 우리 다 덮고 이재명과 싸워야지'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중에서는 어느 쪽이냐 물어볼 수 있죠. 주진우 의원 : 저는 뭐라도 해야 된다는 입장이에요. 그런 면에서 기존에 똘똘 뭉치자 통합한다 이런 건 계속 그런 얘기를 많이 해왔거든요. 근데 그게 역설적으로 그 말 때문에 통합이 오히려 안 돼요. 그러니까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 개혁 방향이 다른데 거기에 대해서 그냥 뭉치자고만 하면 다수결로 가자는 얘기밖에 안 되거든요. 저는 이번 전당대회를 사실 대선 끝나고 나서 집권에 실패한 정당은 사실은 굉장히 국민들로부터 아주 강한 질타를 받은 거잖아요. 저는 전당대회가 빨리 열리기를 바랐고 전당대회가 열리면 사실 거기서 노선 투쟁을 확실히 해서 각자 개혁 방안을 들고 나와서 거기에 대해서 선택을 받아서 강한 민주적 정당성을 토대로 해서 당의 방향성을 결정을 해야지, 막연하게 전체적인 이견이 있는 걸 덮고 간다? 저는 더 이상 그것은 성립하기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정유미 기자 : 전대 얘기를 조금만 더 그럼 여쭤보면 지난 전대 때, 한동훈 전 대표가 대표가 됐던 그 전대 때는 의원님이 그때 한동훈 전 대표를 간접 지원하는 식의 기사들이 있더라고요. 주진우 의원 : 제가 그때는 사실은 저도 갈등을 바라지 않죠. 그래서 사실 기사는 그렇게 났지만 제가 지원을 하지는 않았어요. 근데 대신에 한동훈 전 대표 지난 체제에서는 윤석열 정부 중간이기도 하고 변화를 크게 모색해야 되는 시점인데 기존의 얼굴들로 하는 것보다는 저는 새 얼굴로 정치, 정권으로 따지면 절반의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 가까웠기 때문에 새 얼굴과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고, 그 방향성에 대해서는 같았다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저로 인해서 제가 별건 아니지만 분란이 될까 봐 따로 대놓고 지원을 한다든지 그런 건 안 했습니다. 정유미 기자 : 대선 후보 경선 때도 딱히 누구를 돕거나 이런 걸 안 하셨던 거죠. 주진우 의원 : 안 했죠. 제가 법률 자문 쪽을 맡다 보니까 민주당하고 법률적인 문제도 많아요. 거기에 대해서 저도 사실 피곤하죠. 상대방하고 싸운다는 게. 그런데 그 역할을 하다 보니까 아주 예민한 시기에 제가 그 역할을 갑자기 내려놓을 수도 없고 해서 활동하시는 거 보셨겠지만 제가 당내 현안에 대해서는 저도 다 생각이 있지만 한 번도 거의 언급을 안 하고 당내 누구도 비판도 가급적이면 안 하고 오로지 민주당 관련돼서 잘못하는 걸 지적하는 역할만 해왔었는데 정유미 기자 : 일부러 안 하셨구나. 주진우 의원 : 예, 이제는 전당대회가 왔고 지금은 완전한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이번에 당대표 나오시는 분들은 확실한 비전을 가지고 노선 투쟁을 확실히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유미 기자 : 제가 가슴이 두근두근한 게 오늘을 기점으로 이제부터 시작하신다는 느낌으로. 윤태곤 실장 : 뒤에 해야 되나 모르겠는데, 저는 그 느낌이 드는 게 우리 방송에서도 정유미 앵커가 저한테 한동훈 나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물어보고 했을 때도 주 의원 말씀처럼 전당대회 때도 싸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전당대회 때 누가 됐다 쳐, 한동훈이나 안철수가 됐다 쳐 의원들 60명 50명이 드러누워버리면 정유미 기자 : 할 수 있는 게 없다. 윤태곤 실장 : 그렇죠. 임기가 3년이나 남았는데 원내대표 중심으로 '우리 다 화합하고 왜 마음대로 합니까'라고 안 따라버리면 뭘 할 수가 없잖아요. 정유미 기자 : 그러니까 한동훈 전 대표 출마를 말리는 사람들이 드는 이유가, 제일 큰 이유가 그거 아니겠어요? 주진우 의원 : 저는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다른 게요. 그때는 여당이었잖아요. 소위 말하는 다수의 의원들이 현직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가 있다 보니까 사실은 현직 대통령이란 백그라운드가 있었잖아요. 지금 야당이 된 상황이고 전당대회를 한다는 건 당원들에게 의사를 묻는 거거든요. 노선투쟁을 해서 당원들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는데 거기서 예전처럼 한다? 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라고 보는 거고요. 물론 일부 의원들은 드러눕고 하는 의원들이 있을 수 있죠. 윤태곤 실장 : 반발이 아니라 태업을 할 것 같다는 거죠. 주진우 의원 : 정당에 있어서 필요한 건 신상필벌입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누가 어떤 계파여서 어떤 계파를 몰아낸다 이런 게 아니고 그 행동을 가지고 평가해서 만약에 해당행위를 하거나 태업을 한다 그러면 거기에 대해서 냉정한 평가를 하면 되는 것이지, 굳이 지금부터 가정적으로 다 전당대회 끝나서 표로 다 판가름이 났는데 그 개혁 방향에 대해서 누군가 동의하지 않고 태업한다? 저는 그런 가정을 미리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정유미 기자 : 우리 친바 타임이고 나발이고 그냥 전대 얘기를, 제가 말씀하시는데 계속 꼬리 질문이 머리에 떠올라서. 그러니까 의원님은 한동훈 전 대표 (전당대회) 나가라는 얘기네요. 그렇죠? 주진우 의원 : 저는 누구든지 그냥 비전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으면 나오라는 입장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저도 당직이 있기 때문에 누가 됐으면 좋겠다, 이런 의견은 없는데 기본적으로 당원들한테 자기 생각을 명확히 밝히라는 거죠. 쇄신안도 다 여러 사람이 있고 제가 김용태 위원장의 쇄신안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동의했어요. 방향성 맞다라고 생각했는데 그때 왜 저는 조금 이건 안 맞다고 생각하는 게 뭐냐 하면 쇄신안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희생을 요구하는 거예요. 강력한 희생을 요구하는 겁니다. 인적 청산이 됐든 그게 어떤 기득권을 내려놓는 게 됐든 상대방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사람이 뭘 내놓게 하는 거예요. 그러려면 절차적인 정당성도 중요하지만 민주적 정당성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거를 지도부가 그 희생을 요구할 때는 그만한 표를 가지고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고 얘기를 했을 때 힘이 실리는 것이지 김용태 위원장 같은 경우에는 선이고 되게 훌륭한 분이지만 사실은 기존의 비대위 체제에서 이어져 지극히 간접적인 민주적 정당성밖에 없잖아요. 생각에 동의를 한다고 해도 제가 개인적으로 지지한다고 해서 당원들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인지도 정확히 알 수 없고, 그러니까 사실은 개혁 방향성은 높이 사지만 사실은 그게 실행되기가 어려운 것이죠. 정유미 기자 : 김문수 후보가 지명했던 비대위원장으로서는 그럴 만한 권한이 부여되지 않았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주진우 의원 : 그런 거죠. 당의 쇄신 방안과 관련해서 누구도 한 번도 위임을 받은 적이 없잖아요. 정유미 기자 : 그럼 혁신위원장은 그렇게 해도 되는 거예요? 주진우 의원 : 안철수 의원이 개인적으로 혁신위원장 맡으시는 거 보고 솔직히 약간 갸우뚱했어요. 저는 안철수 의원도 좋아하는데 정유미 기자 : 당대표 나가실 줄 알았더니 주진우 의원 : 네, 당대표 나가실 줄 알았죠. 왜냐하면 개혁 방향이나 이런 거에 있어서 노선투쟁하실 거다 이렇게 봤는데, 혁신위원장 자리는 그것도 좋지만 민주적 정당성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의원들이 간접적으로 투표한 원내대표로부터의 지명된 권력이잖아요. 그랬을 경우에 사실은 개혁 방향에 대해서 누군가 뭘 딱 하겠다고 했을 때 방향성이 옳다라고 해서 구성원들이 다 따를까요? 정유미 기자 : 전권을 갖기 현실적으로 어렵다. 주진우 의원 : 현실적으로 어렵고 전권을 부여하는 절차 자체가 제대로 보장이 되지 않으면 거기에 대해서 이견이 표출됐을 때 그 개혁에 저항하는 분들 있다고 하더라도 개혁 방향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더라도 그분들이 승복 안 했을 때 뭐라고 할 겁니까? '내가 혁신위원장이니까 내 말을 무조건 따르라' 이렇게 하기 어렵죠. 윤태곤 실장 : 미시적으로 이야기를 못했는데 되게 뭐라고 그래야 되나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며칠간의 흐름이 이상해요. 많은 분들이 이야기한 것처럼 혁신위라는 데가 잘 안 되잖아요. 잘되겠냐 그런데 안철수 혁신위도 잘 안 될 것 같은데 근데 제가 만약에 혁신위원장이라면은 하다가 강하게 밀어붙여보고 '여론은 내 말을 듣는데 당신들이 기득권이라도 반발하는 거다'라고 판을 만든 다음에 던지면 그거 자체로 효과가 있게 되고, 나의 위상도 올라가고 전대에 나오는 사람들이 '혁신위원장 말이 맞았는데, 기득권자들이 좌초시켰다'라고 하면서도 전대가 굴러가고 약간 저는 그런 그림을 생각했거든요. 머릿속으로. 하루 만에 내가 미리 말했는데 안 받아준다고 하니까 안 한다라고 하는 건, 정유미 기자 : 5일. 윤태곤 실장 : 임명된 지 5일이고 실질적으로 출범하기로 한 날인 거잖아요. 그날 내가 사전에 이야기했는데 안 받아준다고 해서 못하겠다라고 한 거 되게 이상해요. 주진우 의원 : 우리 국민의힘의 역할이 크게 보면 두 가지예요. 하나는 여당이 들어섰고 대한민국의 정책 방향을 다 결정하잖아요. 근데 야당이 역할을 못했을 경우에 너무 한쪽으로 쏠릴 수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합리적인 비판을 해 나가야 되는 거거든요. 야당 본연의 업무는 여당을 견제하는 역할을 기본적으로 당연히 해야 되는 거고, 그다음에 대선 때 선택을 못 받았으니까 수권 세력으로서의 대안 세력으로서의 역량을 보여주려면 정책이든 뭐든 쇄신을 해야 될 거 아닙니까? 이 일에 두 가지의 순서를 놓고 봤을 때 지금은 전당대회 전에는 저는 쇄신이 아까 얘기했던 민주적 정당성 부분 때문에 뒷단의 걸 하기가 좀 쉽지 않아요. 근데 지금 원내 지도부는 비상이긴 해도 원내대표 체제이긴 해도 여당에 대한 견제 기능은 확실히 할 수 있는 거거든요. 저는 당의 순서를 따진다면 거기에 대한 견제 기능을 우선하고 전당대회 해봤자 지금 한 달? 한 달 반 되잖아요. 개혁이 늦어지더라도 확실하게 개혁하는 게 저는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유미 기자 : 의원님도 김용태 전 위원장이나 그다음에 안철수 의원이 얘기했던 인적 청산 이런 부분도 동의를 하지만. 주진우 의원 : 인적 청산이라는 표현이 과해서 그런 건데요. 제가 얘기했던 신상필벌이랑 같은 거예요. 어떤 행위를 놓고 그 행위가 잘못됐을 때 거기에 대해서 정치적 책임을 묻고 정말로 반칙을 해서 그게 법적 책임 영역으로 나오면 법적 책임까지도 묻는 거잖아요. 근데 그냥 막연해서는 안 되는 거죠. 청산하거나 쇄신한다는 건 단순히 새 얼굴을 내보여야 되지만 기존에 했던 사람들이 잘못된 부분들을 정확히 규명을 해서 잘못에 걸맞은 조치를 해야 되는 것이고, 당연히 개혁 조치를 할 때 인적 쇄신이라고 하잖아요. 쇄신은 꼭 벌을 준다는 게 아니거든요. 새 얼굴로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청산하고는 조금 뉘앙스가 다르죠. 이번에 안철수 의원이 말씀하셨지만, 두 명을 말씀하셨는데 그 두 명이 제가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는 잘 알겠는데, 그나마도 전당대회에서 어느 정도의 방법론이라든지 그런 것에 대해서 얘기하고 당원들은 선택을 받아야 되지 않을까요? 무조건 그냥 이렇게 하기에는. 윤태곤 실장 :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이 당에 대해서 예측하는 게 하도 많이 틀려서, 가치와 당위에 부합해서 돼야 된다는 게 아니라 메커니즘상 이럴 것 같다라고 하는 게 제 기준으로는 되게 비합리적으로 틀려버리는 게 많아서. 안철수 혁신위 좌초도 그렇고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 개혁안을 냈을 때도 주 의원 말씀처럼 힘이 붙기가 쉽지는 않은데 제가 그때 생각했을 주류라고 하는 분들이 당론 철회에 있지 않습니까? 돈 드는 것도 아니고 물러나는 것도 아니니까 그 정도는 받으면서 약간 명분도 세워주면서 굴러가지 않을까, 그러면서 시간을 끌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어요. 저의 예상으로는. 주진우 의원 : 저도 이 생각에 동의합니다. 그런 건 해줬으면 좋겠다. 윤태곤 실장 : 일점일획도 뭘 못하겠다라는 식이니까 무저갱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거고, '누가 대표가 되든지 간에 드러눕지 않겠어?'라는 식의 예측을 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주 의원 보실 때는 주류라고 하는 분들은 어떤 생각인 것 같아요? 주진우 의원 : 주류라는 게 저는 대부분 의원들하고 성격이 누구랑 척지는 걸 잘 못하는 성격이에요. 다 두루두루 잘 지내는 편인데 사실 누구 개별 의원한테 친윤입니까? 친한입니까? 혹은 성향이 어떻습니까? 정유미 기자 : 당신은 언더찐윤입니까? 주진우 의원 : 거기에 대답할 수 있는 의원이 있을까요? 약간 관념적인 개념이에요. 누구나 의원들도 그렇게 뭉뚱그려서 얘기하고 개별 의원들이 눈에 안 띄니까 그렇지 각자 생각이 다르거든요. 조금씩 다를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저는 사실 전당대회도 여러 분이 나와서 했을 때 현재 예측이 어렵다라고 봅니다. 누가 될지. 누가 될지 예측이 어렵다. 윤태곤 실장 : 사람들이 입체적인 건 맞는데 아까 제가 내세운 기준 있지 않습니까? 대체로 똘똘파, '과거는 묻지 마시오 파'랑 '과거를 물어야지 파'는 있지 않습니까? '과거를 묻지 마시오 파'들이 전략적인 그림 같은 게 있는지를 알 수가 없어요. 그런 분들은 어디 나와서 말도 잘 안 해. 주진우 의원 : 너무 소수다 보니까. 제가 그분들을 위해서 약간의 항변을 해주자면 소수니까. 사실 107석밖에 안 되잖아요. 정유미 기자 : '과거를 묻지 마시오파'가 소수라고요? 윤태곤 실장 : 국힘이 소수니까. 주진우 의원 : 국힘이 소수니까 똘똘 뭉치자는 얘기는 최소한의 개헌 저지선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막아야 된다. 옛날 같으면 여당일 때는 사실은 법률안 거부권이라는 강한 권한이 있었잖아요. 그때 논리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맹목적으로 똘똘 뭉치자는 파는 제가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많이 줄었다라고 봐요. 많이 줄었다라고 보고. 그다음에 똘똘 뭉쳐서 될 일도 아닌 것이 개헌 저지선 외에는 법률안 거부권도 지금 없는 상황이잖아요. 예전처럼 뭔가 표로서 효능감을 보이기 위해서 우리가 뭉쳐 있어야 된다라는 그 당위는 많이 약해진 상황이고 오히려 야당은 대신에 국정에 무한 책임을 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올바른 소리를 하면 되는 거거든요. 국민들이 봤을 때 올바른 소리를 하면 여소야대도 있지만 여대야소였던 국면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우리 정치사에서 여대야소인데 항상 야당이 무기력했나요? 그렇지 않아요. 그때도 법률안 거부권 행사할 수 없고 150석 넘어가면 여당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그때도 야당이 바른 소리를 했을 때는 다음 선거를 의식해가지고 그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거죠. 그 바른 소리를 하는 역량과 그 메커니즘이 중요하지 똘똘 뭉쳐서 몇 석이 모여 있어야 된다, 이건 저는 더 이상 성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저보다 더 수가 높으신 의원님들이 많기 때문에 실제 제가 체감해요. 똘똘 뭉쳐 있자는 의원도 별로 없을 겁니다. 그래서 단순히 전당대회 하고 나서도 그저 그럴 것이다, 이렇게 보실 건 아니고 전당대회 이후를 봐야죠. 만약에 그 이후에도 그런 식으로 만약에 저는 그럴 분이 없으리라고 보지만 태업한다 그러면 저부터도 비판을 해야죠. 정유미 기자 : 정리를 하면 혁신 쇄신이 필요하다는 데는 의원님도 동의하시고, 그런데 그 권한은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대표가 해야 되는 거지. 주진우 의원 : 그래야지 강력하다는 거죠. 정유미 기자 : 그래야지 강력하다. 그렇다면 지금 전대까지 굴러갈, 지금 혁신위원장을 또 새로 모신다고 하니까 그 혁신위는 윤태곤 실장 : 새로 모시기로 했어요? 정유미 기자 : 송언석 비대위원장이 얘기를 했죠. 지금 이 혁신위는 의원님 보시기에는 뭐하러 하냐 이런 느낌이네요. 주진우 의원 : 아까 말씀하셨던 대로 누구나 동의하는 방향의 약한 쇄신들은 해가면서 병행하면 국민들이 보시기에 더 낫겠죠. 그런 의미이긴 하지만, 말 그대로 전권을 주고 쇄신을 위해서 모든 걸 다 알아서 한다라고 하면 그다음에 당대표로 선출된 사람들은 결국 다음 선거까지 책임지는 거거든요. 그럼 쇄신의 힘도 힘이지만 쇄신하는 모양새가 다음 지도부에서 일어나야지, 되게 어정쩡한 상황에서 어정쩡하게 쇄신하는 건 저는 글쎄요. 어디까지 효력을 미칠 거냐 이 문제를 고민해 봐야 될 것 같아요. 윤태곤 실장 : 김종인 미국특사라고 그래야 됩니까? 그 논리를 이야기하셨어요. 지금 이 판에 전당대회 해서 사람들 관심도 없고 찐들만 남아 있기 때문에 붐업 되기 어렵다. 혁신위원장이 피도 묻혀서 약간 정리를 해 놓고 김종인 같은 사람이 한 다음에 전당대회를, 그 말이 맞기도 한데 그건 사실 김종인이니까 가능한 거기도 하거든요. 참 어려워요. 정유미 기자 : 지금 전당대회에 안철수 의원이 출마를 선언을 했고요. 조경태 의원도 출마를 공식화했고 김문수 전 후보도 윤태곤 실장 : 할 것 같죠? 주진우 의원 : 기존에 보통 대선 후보들이 대선 이후에는 별로 활동을 안 하시는데 드문드문 활동하시는 걸 보고 저는 개인적으로는 출마하시려나 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계시니까 저는 모르겠어요.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지 않나요. 정유미 기자 : 한동훈 전 대표랑도 계속 소통하실 거 아니에요. 주진우 의원 : 저는 가끔 연락은 합니다. 정유미 기자 : 나오라고 이제 압박을 하고 그러십니까? 주진우 의원 : 저는 그런 부분은 관여하고 싶지 않아요. 정유미 기자 : 그래요? 주진우 의원 : 개인의 가장 어떻게 보면 이번에 나오든 나오지 않든 가장 중요한 정치적 선택 아닐까요? 그건 본인이 고민해야 될 문제고. 제가 대선 이후에 너무 둘 다 바빠서 연락을 못해서 종종 통화를 했는데 그래도 지금 고민 단계인 것 같아요. 근데 본인 스스로 고민해서 결정을 빨리 하면 좋겠죠. 정유미 기자 : 나경원 의원도 지금 행보로는 나갈 것 같고. 주진우 의원 : 그렇게 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 다들 지금 부인하고 계시는 상황이니까 출마 상황을 봐가면서 정치적인 또 득실도 고려할 거니까. 정유미 기자 : 그러니까 안철수 의원이 다 나오라고 얘기했어요. 저울질 그만하고 다 나오라고. 주진우 의원 : 저는 그것도 좋다고 봅니다. 윤태곤 실장 : 혁신위에서 해야 될 일인데 저는 전당대회를 하기 전에 해야 될 것들이 몇 가지 있다고 생각해요. 룰, 첫 번째. 보면 누구누구 나오는지 본 다음에 룰을 발표하려고 한다는 의심까지도 받고 있기도 하는 거라 주진우 의원 : 룰은 공정해야죠. 윤태곤 실장 : 미리 이야기하고 그리고 일정에 대해서도 공감을 갖고 해야지 이 당이 제가 보면 이상한 면이 한두 개가 아닌데 의사 결정이 제가 볼 때 되게 독특하거든요. 중진 의원들끼리 중지를 모은 다음에 의총에 딱 올려, 의총에 이게 올리면 100명 중에 한 70~80명 요새 줄어서 60명 나오기도 한다는데 거기서 대강 투표해가지고 반 이상 되면 비대위에 위임해, 비대위에서 뚝딱뚝딱 해서 온라인 전국 회의 하면 일사천리, 이런 식의 시스템을 바꿔놓고 전당대회는 저는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긴 해요. 정유미 기자 : 지금 전대 관리를 하는 사람이 송언석 비대위인데 바꿀까요? 윤태곤 실장 : 그런 룰에 대해서 명확하게 해라. 그리고 이런 시스템에 대해서 의총의 권한을 낮춘다든지 대표가 와서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미리 해놓는 게 맞지 않나요. 주진우 의원 : 의총을 저도 들어가잖아요. 의총은 숫자가 많으니까 어차피 거기서 내밀하게 논의하기가 어려워요. 의원들끼리 발언하다 보면 그냥 하루 종일 다 지나가 버리거든요. 거기 공개된 자리에서 공개 투표를 하기도 쉽지 않고 매번 다수결로 할 수도 없는 거고 문제는 비대위 체제가 너무 여러 번 반복됐습니다. 그러니까 다시 아까 말씀드렸던 원점으로 돌아가서 원래 정상적인 시스템은 민주당도 다 그렇게 합니다. 당 지도부가 어느 정도 결정을 하고 아웃라인을 정한 다음에 의원총회에 올려서 추인을 받는 식이에요. 그 방식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 지금 비대위 체제가 계속해서 반복되다 보니까 당의 방향성은 누구도 명확하게 제시를 못해요. 자신 있게. 이리 따라와, 이게 안 되는 거거든요. 그냥 당의 현재 시스템에 크게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당 지도부가 비대위 체제를 너무 반복됐다. 그로 인해서 소위 말하는 당원들의 의사를 위임받았던 물이 다 빠져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의 어떤 사람도 방향성도 그렇고 자신이 없는 거죠. 그래서 전당대회 흥행 말씀하시는데 야당도 중요합니다. 야당이 어떻게 연재하느냐에 따라서 대한민국 달라지는 거예요. 야당의 유력 주자들이 다 튀어나와서 경쟁을 자유롭게 하는데 왜 흥행이 안 될 거라고 미리 보십니까? 저는 다 튀어나왔으면 좋겠다는, 오늘 정유미 기자 : 주진우 의원님은요. 주진우 의원 : 저는 아닙니다. (다 같이 크게 웃고) 저는 다 튀어나오는 걸 잘 보고, 당의 방향성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제 역할에 최선을 다 할 거예요. 정유미 기자 : 장동혁 의원 같은 경우도 거론이 되고 그러길래. 주진우 의원 : 다 좋습니다. 좋은 분들이고 대신에 나오는 분들이 경쟁이 치열할수록 결과물이 좋잖아요. 그런 거 아닙니까? 오디션이라는 게 경쟁이 치열할수록 멋진 장면이 나오는 거 아니에요. 윤태곤 실장 : 근데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고요. 주진우 의원 : 이번 당원들은요. 저희 당원들이 굉장히 고비 때마다 전략적 판단을 많이 해오셨고 다 정치 고관여층이시잖아요. 지금 우리 당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도 어느 정도 가지고 계실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집단 지성이 저는 발휘될 거라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 자기 안을 내놔야죠. 얼렁뚱땅 대충 해서는 표 못 받을 걸요. 정유미 기자 : 지금 전대를 8월쯤에 하면 그래도 똘똘 뭉치자는 쪽보다는 뭐가 바꾸고 우리 새롭게 시작해야 된다는 쪽에 힘이 실릴 거다. 주진우 의원 : 의원들 대부분이 다 그래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개별적인 의원이 와서 인터뷰를 하거나 자기 이름을 걸고 얘기를 안 했을 뿐이지, 거기에 대해서 이 정도 상황인데 의원들이 분위기를 아예 모를 거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유미 기자 : 의원님 아까도 살짝 제가 얘기했는데 언더 찐윤이라는 단어 들어보셨죠? 주진우 의원 : 저는 잘 못 들어봤는데 아까 밖에서 잠깐 대기하다가 말씀 나누다 보니까 정유미 기자 : 요새 언론에서 많이 얘기하는데 윤태곤 실장 : 동아일보에서 월요일자로 힘줘서 논설실장께서 직접. 정유미 기자 : 쓰면서 더 화제가 됐죠. 원래 사실 처음 쓴 거는 김상욱 의원이라고 하는데 보니까 TK PK 강원을 지역구로 둔 한 2,30명 정도 규모가 되는 친윤 찐윤 의원들인데 윤태곤 실장 : 핵심 친윤이겠지. 정유미 기자 : 이분들 특징이 기사에 이름이 나오는 걸 원하지도 않고 대인관계는 계속 굉장히 좋으셔서 지역구 행사도 엄청 잘하시고 이런 분들이었는데 어떤 그룹이겠거니 짚이는 게 있으세요? 주진우 의원 : 글쎄요. 언더찐윤이라는 개념도 당을 비판하는 프레임으로서는 저도 왜 그렇게 말씀하시는지는 알겠는데요. 개별 누구다 이렇게 집기엔 다 개성이 좀 다르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식으로 막연하게 지적하는 건 사실 도움이 안 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국민의힘의 어떤 저력이나 이런 것들을 되게 밑으로 보는 거거든요. 만약에 전당대회 이후에 들어선 지도부조차도 계속 이런 식으로 하고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못한다면 저는 국민의 선택을 못 받을 거라고 봐요. 윤태곤 실장 : 이런 거잖아요. 의원님 모시기 전에 차라리 드러나서 잘 됐다고 말도 했는데 권영세 의원이 오늘 석간신문 인터뷰에서 '후보 교체하는 거 칭찬받을 일이지 뭘 잘못했는데, 안철수는 이 당에 발을 못 붙이게 해야 돼', 이런 게 사실 저는 언더찐윤 그분들의 정서가 외화된 거라고 보거든요. 주진우 의원 : 누구누구요? 제 얘기가 그겁니다. 개별 의원이 발언을 해서 그게 국민 눈높이에 안 맞을 수도 있고 각자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르게 들릴 수 있는데 그 얘기가 예를 들어서 20명 30명이 뒤에서 얘기해서 회의에서 결론된 걸 권영세 의원이 나와서 얘기하는 건가요? 저는 그렇게까지 볼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개별 의원들 생각이 다르다는 거는 저는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있어요. 개별적으로 한번 다 개개인 만나서 얘기해 보잖아요. 각자 다 개혁 방안이 있습니다. 이대로 안 된다는 생각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이번 지도부가 들어섰을 때 고루고루 썼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을. 사실은 이번에 송언석 원내대표님 들어오시고 이분도 개인적인 사석에서 봤을 때 뭔가 강한 의견을 내시는 분이 아니고 색채도 약하시거든요. 근데 이번에 인선한 걸 봤을 때 수도권이나 조금 더 남들이 봤을 때 새 얼굴들을 더 많이 썼으면 저는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식의 당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거기에 따라서 다양성을 보장하고 이런 식으로 가야 되는데, 지금 언더찐윤 얘기하는 게 전당대회 한 달 남았는데 우리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언더 찐윤 이슈조차도 어떻게 개혁하겠다는 방안을 저는 들고 나오라는 거죠. 정유미 기자 : 우리가 예를 들면 소위 대표적인 친한계 의원들이 저희 방송 출연했을 때 나와서 하는 얘기는 예를 들면 한동훈 전 대표 같은 경우가 다시 당권을 잡는 건 친윤, 예전 구친윤 세력들에게는 재앙 같은 일이다 이런 얘기도 했었거든요. 주진우 의원 : 예를 들어서 한동훈 전 대표 체제를 예시를 드셨으니까 들어온다고 했을 때 여러 가지 개혁 방안을 하겠죠. 근데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분당을 할 것도 아니고 국회의원들이 지금 107석인데 그러면 그분들한테 지금 다 탈당을 요구하나요. 그런 건 아니고 정책 방향과 야당으로서의 우리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하는 데 앞장을 서야 되겠죠. 누가 되든지 간에. 너무 과도한 얘기인 것 같아요. 저는. 정유미 기자 : 한숨을 또. 주진우 의원 : 제가 초선이니까 정치적인 수가 낮은 걸 감안해주세요. 윤태곤 실장 : 정치 수 이런 걸 떠나서 아주 높은 단계에서 이야기하자면 조갑제 대표 이런 분들이 이야기하는 거 있지 않습니까? 부정선거론자, 유튜버이용론자, 보수의 적이고 악이다. 국힘 의원 가운데 이렇게 하시는 분들 보면은 그 사람들이 진짜 저걸 믿어서 저러는 건지, 아니면 저게 유리하다 싶어서 그분들하고 꿍짝꿍짝 한 건지 모르겠는데 후자일 가능성이 높겠죠. 근데 그 후자를 기피했던 분들의 개별적인 선의를 인정하면서 공존이 가능한 건가. 참 아주 높은 수준에서 보자면 그런 생각이 들 때가 꽤 있어요. 정유미 기자 : 부정선거론자, 그다음에 극우유튜버들과 일단 선부터 좀 윤태곤 실장 : 부정선거 대놓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는데 애매하게 말했던 분들이 많지 않습니까? 정유미 기자 : 김문수 전 후보도 윤태곤 실장 : 김문수 전 후보도 그랬고 그 이야기하는 사람들하고 가깝게 지내고 뭔가 그 에너지를 이용했던 분들, 주진우 의원 : 부정선거론 이렇게 하니까 너무 크게 하잖아요. 사실 저희가 친윤 친한, 부정선거론 아닌 사람, 너무 크게 크게 자르는데 저는 다양한 영역이 있다는 거죠. 부정선거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도 예를 들어 현재 선거 시스템에 대해서 미비한 점이 있다라고 지적하는 것까지 못하게 하면 그건 과도하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부정선거를 지지하는 집회에 가서 부정선거 관련된 소송을 제기한다든지 너무 나가버리면 그건 당에는 도움이 되지 않잖아요. 저는 그런 것도 다 표로 연결되지 않습니까? 부정선거론 관련돼서 아주 강하게 발언한 사람이 우리 당에서 지도부에 들어올 수 있나요? 솔직히 전당대회에서 그런 얘기해서는, 윤태곤 실장 : 전당대회에서는 쉽지 않겠지만 대선 경선 때 김문수 전 후보 그렇게 올라갈 줄 몰랐거든요. 2020년 이 어간에 말해놓은 게 워낙 많기 때문에, 근데 되대. 또 이 당에서는 정유미 기자 : (웃으면서) 되대 주진우 의원 : 그들의 절박함이죠. 사실 제일 중요한 게 정책 방향이잖아요. 누가 되든지 간에 하는데 예를 들어 한미동맹이나 이번에 관세 얘기도 나왔지 않습니까? 저희가 대선 때 얘기했던 게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나 이런 것들에 있어서 안보나 우리 당의 정책 방향이 더 현재 시대 상황과 맞습니다, 이런 얘기를 했던 거거든요. 거기에 동의하시는 국민들은 조금 본인 눈높이에 안 맞는 주장을 하거나 그런 후보가 있었어도 저도 놀라긴 했었어요. 표 결집이 마지막에 많이 이루어졌다라고 생각하는데 초반에 선거의 분위기상 엄청나게 격차가 많이 날 것 같았는데 그게 생각보다는 적게 났다는 평가잖아요. 거기에 만족하자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그림에서의 정책 방향에 있어서 어느 정당의 정책이 더 대한민국의 국익에 맞는 거냐, 이 큰 이슈가 있는 거거든요. 그 큰 이슈를 다 놔두고 예를 들어 부정선거를 믿느냐 아니냐 다 지나간 얘기인데, 탄핵에 찬성했느냐 반대했느냐. 비상계엄 관련해서 가결했느냐 부결했느냐, 이렇게 단순히 나누기에는 우리 당 상황도 너무 좋지 않고 저는 다 과거의 일이니까 덮고 가자는 게 아니라 그 이슈보다는 더 큰 이슈랑 비전이 있어야 되지 않겠어요. 윤태곤 실장 : 의원님 말씀이 맞는데 제가 아주 현실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사람들이 생각할 때 뭔가 단절적인 게 강하지 않으면 웬만한 옳은 말을 해서도 '니들이나 똑바로 해라 니들은 어쨌는데 거기에 대해서 뭐 해결된 게 있어'라는 게 생각보다 되게 오래 갈 거예요. 과거에도 그랬었거든요. 주진우 의원 : 저도 이 생각에 동의합니다. 윤태곤 실장 : 이재명 정부가 문제가 많으니까 우리가 여기에 대해서 이야기 잘하고 하면 우리의 선의를 받아주고, 그게 참 쉽지는 않을 거예요. 과거에 보시면 조국 전 장관 사태 때 이른바 중도층까지 들고 일어나가지고 분위기가 확 바뀌었잖아요. 근데 총선 때 망언, 유튜버, 이런 거 나오면서 다 까먹었거든요. 그런 게 유사하게 될 가능성이 있어보인다는 거죠. 정유미 기자 : 주진우 의원님이 평소에 너무 당내 이슈에 대해서 얘기를 안 하시다가 약간 허용한 사인을 주니까 저희들이 신나서 주진우 의원 :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정유미 기자 : 막상 알맹이는... 의원님 아까 신상필벌을 얘기하시길래 뭔가 이런 쪽인가 했는데 제가 약간 헷갈려서 마지막으로 확인 한번 하면, 그러면 신상필벌은 뭐에 대해서 지금 필요하다고 보시는 거예요? 주진우 의원 : 과거 신상필벌은 누가 당대표가 될지 본인 철학일 테니까 거기에 대해서 제가 왈가왈부하진 않겠는데, 제가 말하는 신상필벌은 향후에 앞으로 지금 얘기하는 게 뭡니까? 여당에 대한 견제를 확실하게 하지 않고 우려하는 것도 뭡니까? 전당대회에서 누가 이기든지 간에 결과적으로는 그 나물에 그 밥에 뭘 하든 대충 안 될 거다 이런 부정적 인식이잖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 지도부는 신상필벌을 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거고 거기에 대해서 그것에 대해서 제재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당원들이 대찬성 할 것 같거든요. 정유미 기자 : 후보단일화 이런 거에 대해서 예를 들면 안철수 의원이 얘기했던 쌍권에 대한 그런 주진우 의원 : 그 이슈가 물론 아무 이슈도 아닌 건 아니지만 원오브뎀 아닌가요. 야당으로서 하는 역할 중에 그 이슈만 털고 가면 우리 당은 국민의 신뢰를 받고 선택받는 겁니까? 정유미 기자 : 그 얘기를 계속 듣다 보니까 덮고 가자는 거랑 뭐가 다르지? 약간 그런 생각이 드네요. 주진우 의원 : 그건 당 지도부가 들어서면 거기에 대해서 해법을 내놓는데 제가 개별 해법까지 여기서 다 제시하기는 그렇지만 저는 그 이슈는 원오브뎀이라는 거죠. 그 이슈 하나만 가지고 모든 것을 얘기하기에는 당이 더 절박하다 이런 거고. 윤태곤 실장 : 이런 거 있잖아요. 정유미 기자 : 계속 못 빠져나오고 있어요. 윤태곤 실장 : 유일준 당무감사위원장도 조사, 의견 청취 많이 하셨다고 그러는데 권영세 의원은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아서 하려고 하는 게 뭐가 문제냐, 말을 그렇게 하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새벽 2시 3시에 이렇게 하고 하는 거는 누가 봐도 진짜 문제잖아요. 근데 이걸 하려고 하면 다 지나간 일이고, 주진우 의원 : 말씀을 하셔서 제가 감싸는 건 아닌데요. 하나만 딱 지적을 하면 당에 제일 중요한 건 당원들 의사예요. 생각보다 중요한 건 당원들이 토대가 되기 때문에. 근데 그 당시의 결정이 80대20 이렇게 간 게 아니에요. 거의 1% 상간으로 제가 퍼센티지는 접근을 못하기 때문에 못 봤는데 그 당시에 당원들이 ARS 투표를 했잖아요. 저도 새벽에 한 것에 대해서는 아침에 일어나서 황당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 새벽에 했을까. 그런 일반적인 비판적인 시각은 그런데 당시 당원들의 투표 결과는 어떻습니까? 거의 51대49 이런 정도 수준의 1% 미만으로 붙었어요. 정유미 기자 : 겨우 김문수 후보가 됐다. 그 당시에. 주진우 의원 : 그렇죠. 거기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한 사람 생각으로 그건 잘못됐으니까 이렇게 하기에는 당원들의 생각이 다 다른데 그거를 누가 무슨 권한으로 이것을, 팩트를 뭘로 정리해서 하겠느냐 이런 거죠. 윤태곤 실장 : 세세하게 나가면 너무 복잡해지지만, 그때 문항 설계도 두 번 물어보고 세 번 물어보고 그런 것도 되게 이상하기는 했는데 어쨌든 주진우 의원 : 문항 설계가 잘못됐다면 그거에 대해서는 문항 설계 잘못한 사람한테 책임을 물어야죠. 문항 설계에 대해서 저는 어떤 내용인지 모르거든요. 그렇게 행위를 가지고 평가를 해야 되는 거지 그 당시에 당원들 중에 1% 미만으로 차이 났는데 예를 들어 김문수 후보를 반대했던 당원들은 민주적인 의식이 부족해서 반대했던 겁니까? 그렇지 않아요. 그 부분은 누구를 감싸는 문제가 아니라 거기에 대해서는 누군가 책임을 묻고 할 때는 정확한 절차를 거쳐야 되고 정확한 정당성을 가지고 해야 되는 거지, 단순히 지금 논평하듯이 그 당시에 새벽에 하는 게 국민 눈높이에 맞아? 라고 해서 그러면 '누구 누구 누구 책임져'처럼 감으로 하는 거는 저는 그게 어떤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어렵다는 거죠. 윤태곤 실장 : 주 의원님과 논쟁하자는 건 아닌데 제가 온도 차를 느끼는 게 제가 생각했던 정치적인 그간의 문법들을 보면 국힘에서 예컨대 하나하나 따지기 전에 정치적 책임을 지고 정치적으로 숙청이라고 하면 이상하지만 밀어내고 혹은 그전에 자진해서 불출마 선언을 하고 이런 식으로 돌아가는 게 사실 정치 문법이잖아요. 이게 안 되니까, 51대49인데 새벽 3시는 이렇고 이렇게 가는 거 자체가 사실 정치가 작동 안 하는 거긴 해요. 주진우 의원 : 정치적인 책임을 지는 건 대체로 동의합니다. 어떤 선의가 있든지 그게 아니더라도 본인이 스스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각자 처신해야 되는 문제고요. 아까 말씀하셨던 인적 청산, 쇄신 이런 얘기들은 저는 전당대회 이후가 맞다고 보는 거죠. 정유미 기자 : 알겠어요. 특검 얘기해볼게요. 윤석열 전 대통령 내일 오후에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데 어떻게 예상하고 계세요? 법률 전문가의 얘기를 우리가 들어봐야죠. 주진우 의원 : 신변 관련된 거라서 예상을 말씀드리기가 그런 데요. 원래 재판 중인 경우에 영장을 청구하는 경우가 매우 드뭅니다. 사실은. 그 재판을 어찌 됐든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 하는 건데 제가 사실은 그 부분은 국회에 들어와서 벌어진 일이어서 증거 관계나 사실관계를 제가 정확히 알고 있지를 못해요. 만약에 '새로운 증거 인멸 행위가 나왔다'라고 법원에서 평가한다면 구속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높은 거고요. 단순히 행위와 관련돼서 무슨 증거 인멸이라든지 구체적인 행위를 특검에서 제시를 하지 못하면 통상의 기준대로라고 하면 재판 중에 있을 때 다른 걸로 영장을 발부하는 경우는 드문 케이스입니다. 저도 솔직히 예측하고 싶지도 않고 솔직히 잘 예측이 안 돼요. 정유미 기자 : 구속 취소 자체가 너무 드물어서 이것도 사실 어떻게 될지 저희도 잘 모르겠고요. 주진우 의원 : 이번에 구속영장 발부라는 게 기존의 구속 취소가 잘 됐느냐 잘못됐느냐를 평가하는 건 아니잖아요. 지금 현상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건으로 구속되는 경우니까 그게 뭔가 법원에서도 고민을 할 것 같아요. 예상이 안 됩니다. 정유미 기자 : 오늘 내란 특검도 사실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들어올 거라고 예상이 되는 상황에서 김건희 특검이 오늘 관련자들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을 하면서 윤상현 의원실에 대해서 압수수색 들어갔단 말이죠. 이걸 두고 송언석 비대위원장이 정치 보복이다, 과잉 수사하지 말라, 이렇게 세게 입장을 냈던데. 주진우 의원 : 일단은 특검이 제가 그때도 지적을 했었지만, 여당이 먼저 발동시키는 특검은 없어요. 권력자를 수사하기 위한 거거든요. 특검은. 사실 여당이 발의해서 여당이 정한 특검이 수사하니까 항상 형평성 시비는 걸리는 거고요. 실질적인 내용을 놓고 보면 명태균 사건 때 국민의힘이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그때 제가 법률자문위원장으로 대응을 했었는데 압수수색 강도가 약하지 않았어요. 검찰도 여러 가지 점을 고려해서 세게 수사를 한 거죠. 저는 추가로 압수수색 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우리 당이 피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얘기하면. 사실관계에 만약에 그 수사 자체를 피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 저희가 오히려 열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사를 피하는 모양새로 갈 필요는 없다라고 생각하고 대신에 형평성 시비나 적법 절차는 계속 시비가 걸릴 거예요. 왜냐하면 특검의 태생이 여당이 정해서 여당이 지정한 특검이잖아요. 검찰은 아무리 인사권 대통령한테 있어서 검사가 수사를 해도 어찌 됐든 이분은 직업인이잖아요.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 직업인으로서 몇십 년간 계속 근무를 해야 되는 거죠. 그런데 특검은 이것만 딱 몇 개월 하고 끝이에요. 항상 여론을 의식하게 되고 항상 본인이 다음 입지를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미국에서도 특검 제도를 아예 없애버린 거잖아요. 옛날에 르윈스키 사건 이럴 때 특검 사건도 되게 특검이 현직 대통령도 수사하고 하니까 막 특검에 박수 치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스타 특검도 생겼는데 특검 제도가 미국에서 완전히 없어졌어요. 왜 없어졌냐면은 이런 것 때문에. 일시적인 특검이면 인기에 영합하거나 여론을 의식하거나 혹은 또 정치권력에 예속돼서 오버할 수 있다, 이런 인식이거든요. 저는 압수수색을 저희가 피할 이유는 전혀 없는데 압수수색 했으면 결국은 결과로써 보여줘야 된다는 거죠. 결과에서 특별한 내용이 없는데 과잉으로 정당을 압수수색 했다고 그러면 거기에 따른 정치적인 책임을 반드시 따를 겁니다. 윤태곤 실장 : 워낙 수사나 여기에 전문가시지만 제가 정치적으로 볼 때 국민의힘이 특검 정국에서 험난할 것 같아요. 일단 이 여론 자체가 워낙에 원사이드해요. 제가 볼 때 윤 대통령하고 김건희 여사가 워낙 인기가 없어. 그래서 웬만큼 때려가지고는 '잘한다' 소리 듣지 '정치 보복이다' 이런 소리를 듣기가 어려울 것 같고. 그리고 윤 전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자기의 어떤 정치적 자산이랄까 이런 거를 지난 1, 2월 다 당겨쓴 느낌이거든요. 저는. 그때 안 썼으면 지금 뭐가 남아 있을 수도 있을 거예요. 동정 여론이라든지. 근데 워낙 다 당겨쓰기도 하고. 기사로만 봤는데 도이치모터스 같은 경우에는 검찰이 몇 년 전에는 못 찾았는데 이번에 다시 보니까 있던데요. 녹취록 이런 것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주진우 의원 : 개인 사건하고 당의 그거를 섞어서 말씀하셔서 그런데 이슈들이 굉장히 여러 개예요. 윤태곤 실장 : 그러니까요. 주진우 의원 : 예를 들어 정당의 공천 절차와 관련된 건 개인 비리랑 사실 상관없는 거거든요. 정당 공천 절차나 정당의 민주성을 따지자면 민주당의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같은 경우에 지난 대선에서 지지난 대선이죠.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되지 않았던 그 대선에서 정치자금으로 현금 6억 원을 받았잖아요. 대장동 업자로부터. 근데 민주당이 거기에 대해서 얘기합니까? 오히려 반대로 조작으로 기소됐다고 해서 지금 2심까지, 윤태곤 실장 : 그 이야기를 해야 될 텐데. 주진우 의원 : 조작됐다고 하는데 각 당에 있는데 당의 공천 절차라는 게 당이 민주적으로 잘 작동하게 하기 위해서 수사하는 거잖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야 균형도 어느 정도 맞아야 되고, 적법 절차도 정확히 따져야 되는데 특검 자체가 여당이 임명해서 야당을 수사하다 보니까 저는 솔직히 당당하게 저희 당이 맞섰으면 좋겠습니다. 압수수색 당할 거 당하고 수사받을 거 다 맞고 저는 내란 특검도 솔직히 왜 걱정하는지를 모르겠어요. 저는 비상계엄 해제에 승인을 했거든요. 정유미 기자 : 걱정 안 하셔도 되니까 안 하시겠죠. 주진우 의원 : 그런 문제가 아니라 승인을 했어도 당시 상황이 굉장히 급박하고 한정된 정보였기 때문에 저도 계속 고민을 했어요. 이거 승인을 해야 되나. 다 개별의원들이 고민할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근데 그것을 계엄에 승인했으면 '승인을 조직적으로 안 해서 내란이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민주당 의원들 중에 안 나온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윤태곤 실장 : 그렇죠. 방해하는 거 하고 안 하는 거 하고 다른 거니까. 주진우 의원 : 뭔가 조직적인 방해 활동이 있었다, 이건 너무 가정적이고 민주당의 일반적 주장이고. 저는 그런 면에서 내란 특검은 전혀 두려울 게 없다고 생각하고 수사 받을 만큼 받고, 거기에 대해서 저희가 확실하게 하면 되는 거고요. 거기에 대해서 당과 관련된 이슈는 정당 압수수색 당하는 거 많이 보셨어요? 잘 없어요. 왜냐하면 정당은 민주 절차의 핵심이기 때문에 특히 야당의 경우에는 원래도 약세잖아요. 어떤 견제 역할을 하라고 최소한의 정치적인 룸도 두는 건데 거기에 대해서 여당이 지명한 특검이 압수수색을 계속하잖아요. 거기에 대한 정무적 부담은 지금 말씀하셨던 여러 개인 비리들이나 이미지가 나쁜 것 때문에 다 섞여서 돌아가지만 정당의 핵심 기능에 대한 압수수색은 다른 문제죠. 개인 비리가 있다면 그거를 우리가 당에서 어떻게, 정유미 기자 : 윤상현 의원실에 대해 한 거고, 왜 예전에도 그런 얘기했었잖아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정권을 잡고 있을 때 특검을 받아라. 그래서 그런 얘기가 나왔던 거 아닌가 싶은데. 윤태곤 실장 : 특검 받기 전에 소환조사, 김건희 여사, 검찰 높은 분들 좌천 이런 거 연결되기도 했는데 그랬잖아요. 한 번 나가서 한 번 망신당하겠지만 기소유예 집행유예 어쩌고 그런 말도 나왔지만 나왔으면 이런 일까지 왔겠냐. 지금 이야기해 봤자. 이제 주 의원님 목소리 높이실 기회도 있고 궁금하기도 해서 우리 아까 이야기했던 거 있잖아요. 민주당 기소. 정유미 기자 : 민주당에서 TF 발족한 거 있잖아요. 검찰 조작 기소 대응 TF 발족. 주진우 의원 : 아무리 정권 초지만 너무 심하지 않나요? 법치국가의 가장 기본이잖아요. 초등학교 사회 시간부터 배우는 거거든요. 삼권분립, 재판의 영역은 인민재판처럼 할 수가 없잖아요. 일단 기소가 되면 공정하게 재판해서 재판 결과에 승복하고 그게 다 민주시민으로서 다 동의한 바인데, 이화영 부지사 같은 경우에는 대법원까지 확정이 됐잖아요. 그러면 북한에 몰래 800만 불 갖다 준 것까지는 우리나라 대법원이 다 인정을 한 겁니다. 거기에 대해서는 만약에 민주당이 이 이슈와 무관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이 이슈와 무관하다면 사실 선을 긋는 게 맞죠. 그게 내 밑에 사람이 나 모르게 사고 쳤는데 거기에 대해서 감쌀 게 아니라 이건 잘못됐다고 해서 선을 긋는 게 맞는데 오히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았기 때문에 기존에 하던 재판도 다 알아서 정지될 수 있다, 공소도 취소될 수 있고 그런 권한을 국민들이 위임한 게 없는 거고요. 그래서 저는 조작 사건 TF 이런 거 국민들이 한 번도 본 적이 있으십니까? 저는 본 적이 없어요. 뭘 하겠다는 거예요? 결국은 기소했던 걸 다 철회를 시키겠다는 거예요. 아니면 이화영 부지사 같은 경우에는 뭘 하겠다는 거예요? 사면을 할지 안 할지를 제가 주의 깊게 보고 있는데 저는 이화영 부지사를 사면하면 국민들이 직관적으로 아실 것 같아요. 아, 공범 관계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본인 밑에서 본인 모르게 사고 치고 그로 인해서 대미 관계라든지 유엔 대북 제재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일으킨 사람이고 거기에 개인 비리까지 있는 사람인데 왜 이 사람한테 쩔쩔매고 사면까지 해줘야 되고 감옥에 있는 사람이 왜 큰소리치면서 사면 해달라고 요구를 하지? 국민들이 다 보시는 거거든요. 근데 거기에 대해서 사면에 대한 빌드업처럼 느껴져요. 너무 명분이 없으니까 뭔가 TF 같은 걸 만들어서 정유미 기자 : 사면에 대한 빌드업이다. 주진우 의원 : 네. TF 같은 거 만들어서 뭔가 검찰이 잘못 기소돼서 유죄가 억울하게 됐으니 사면해 주자 이런 빌드업인데 저는 국민들이 정유미 기자 : 그 사면이 딱 뜬 순간 사람들이 이거는 관련이 있는 거다, 이렇게 생각할 거라는 말씀이신 거죠? 주진우 의원 : 주의 깊게 보셔야 될 게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이 정지되는 문제조차도 대선 때 이재명 대통령을 찍으신 분들의 출구조사 결과에서조차도 재판은 정지되지 말아야 된다는 여론이 60%를 넘어섰습니다. 그 얘기는 뭐냐 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수준을 보여주는 거예요. 대한민국을 이끌 사람으로서 이재명 대통령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조차도 재판은 별도로 돌아가야 된다는 법치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이 있는 거죠. 그러니까 그게 높은데 하다못해 재판 정지 문제도 국민들의 공감을 사지 못하는 판국에 공범도 사면하고 정치에서 이길 때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마음껏 잘못하고 정권 잡으면 다 사면해 주고 다 풀어줘도 되는 겁니까? 이게 말이 안 된다는 거죠. 윤태곤 실장 : 이게 장기적으로 민주당의 약한 고리일 거라고 생각해요. 제 상식 수준에서 볼 때 이화영 부지사가 억울하면 재심을 청구해야 되는 거잖아요. 증거를 찾아서. 근데 재심 청구한다는 이야기는 없고 나쁜 의도로 말하자면 함정 단속한 거라는 식의 서사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게 가능할까. 주진우 의원 : 하나만 지적하면 조작 사건 TF에서 이화영 사건만 있는 게 아니에요. 사건이 4건이더라고요. 정유미 기자 : 여러 가지 주진우 의원 : 슬그머니 김용 부원장 사건을 끼워놨었어요. 김용 부원장 사건은 알다시피 대법원 판결만 남겨놓고 있고 웬만해서는 대법원에 확정될 거거든요. 1심 2심 결과가 똑같았으니까요. 징역 5년을 받았는데 다른 사람이 아니에요. 이재명 후보, 당시 대선 후보를 위해서 불법 정치자금을 현금으로 6억 받았다는 게 혐의에요. 주요 혐의. 사실은 보통 때 같으면 나 몰래 밑에 사람이 나는 하지 말라고 했는데 돈 받았다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선을 칼같이 긋는 게 상식적이잖아요. 근데 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화영 부지사, 김용 부원장 그리고 또 대장동 사건도 들어갔습니다. 김만배. 제가 보기에는 세 사람은 언제든지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사람이니까 감싸는 거 아니냐는 거죠. 원래 같으면 나 모르게 사고 친 사람은 칼같이 잘라야 되는데 반대로 이 세 사람을 감싸는 TF를 만든 거잖아요. 그 얘기는 뭐냐 하면 계속 이 세 분이 감옥에 있는 동안 뭐라고 얘기할지 알 수 없으니까 불안한 거 아니냐 이런 지적하는 거죠. 정유미 기자 : 의원님은 그렇게 의심하고 계신다. 마지막으로 청문회 얘기하고 방송 마쳐야 될 것 같은데 정성호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들어가실 테고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이번에도 세게 준비하고 계세요? 주진우 의원 : 저는 정성호 후보자 같은 경우에 사실 합리적인 분으로 많이 알려져 있잖아요. 저도 말씀하시는 걸 보고 실제 대화도 해보면 합리성이 상당히 있다고 하는데... 오히려 조국 전 대표에 대한 사면 문제, 이거를 먼저 얘기할 필요가 없고 그런데 약간 총대를 메셨어요. 그리고 이화영 부지사 사면 문제도 불거질 수가 있고, 또 공소 취소 관련된 언급도 하신 걸로 보도가 또 났어요. 사실은 합리적인 분위기인데 사실 이거는 숙제처럼 잘못 받은 거거든요. 저는 인사청문 과정에서 국민 앞에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이 드러나도록 그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할 생각입니다. 정유미 기자 : 오늘 SNS 보니까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논문 표절 문제를 증거와 함께 제시하신 게 있어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별로 팔 게 없으셔서 교육부 장관까지... 주진우 의원 : 아니요. 그거는 신상도 당연히 해야 되는데요. 신상 자료는 다음 주라서 다 보지 못했는데 이진숙 후보 문제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같은 논문 표절이라도요. 정유미 기자 : 제자 거라. 주진우 의원 : 교육부 총리가 논문을 표절하는 건 예를 들어 국세청장 후보가 탈세 전력이 있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국세청장으로 가면 국민들한테 세금 똑바로 내라고 얘기를 해야 되는데 그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는 거죠. 과거 기준이 어쨌든 간에 제자들 논문을 표절했다는 건 요새 인터넷도 발달하고 다른 사람 논문 표절해 보십시오. 교수가 가만히 안 있습니다. 난리 치잖아요. 제자는 그런 얘기를 할 수가 없잖아요. 저는 교수와 제자 사이의 권력 관계에서 오는 논문 표절이 굉장히 불편하고 논문 표절 건수도 많은 데다가 정도도 너무 심해요. 교육부총리 후보로서는 완전한 부적격이라고 보고 보통은 인사 검증 통과를 못 했을 겁니다. 저는 어떻게 인사 검증을 통과했는지 솔직히 의문이에요. 제가 대단한 거 찾은 거 아니거든요. 두 장만 그냥 올린 거지 지금 열 몇 장 더 찾아놨어요. 정유미 기자 : 그래요? 계속 올리십니까? 왜냐하면 야당이 청문회 할 때 다 부적격 부적격 주장을 하면서도 그래도 전략적으로 한두 명 정도 딱 꼽잖아요. 이 사람만은 안 된다. 너희도 이거 받지 말라고 협상할 때 약간 그런 게 있잖아요. 이분 꼽으신 거예요? 주진우 의원 : 저는 이진숙 후보자하고 죄송한 말씀이지만 정동영 의원님도 국민 눈높이에 저는 많이 안 맞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태양광 산업이라는 게 결국은 국민의 세금으로 보전돼서 친환경 사업으로 가는 거거든요. 권력을 가진 공직자 같은 경우에는 국회의원이면 권력이 세잖아요. 근데 가족들이 그런 걸 하면 안 돼요. 그 과정이 보면은 배우자가 농지를 사야지 태양광 사업을 할 수 있잖아요. 농지를 사는 과정에서 농지를 파는 사람 집 주소지에 전입신고를 했어요. 농지를 사고파는 사람이 같은 집에 살 일은 없잖아요. 그러니까 일종의 위장전입이고 그 과정에서 혜택을 받으려면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여야 되는데 우리가 땅 사려면 혼자 이름으로 사지 3명이서 동시에 사면 분란이 생길 거 아니에요. 그런데 29명 30명이 쪼개서 공유 지분으로 샀어요. 전형적으로 어떻게 보면 국민의 세금 혜택을 받기 위한 태양광 사업의 혜택을 받기 위한 거고 그렇게 소규모로 되면 20년간 한전에서 비싼 가격으로 전기를 사줘요. 그 돈이 국민 돈인 거거든요. 현역의원이라서 낙마될 가능성이 적겠죠. 근데 저는 정동영 의원님 같은 경우에는 대한민국에 많은 기여를 해 오신 분이지만 공직에 다시 장관이 되실 줄 모르고 너무 관리 안 하고 사신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정유미 기자 : 그래요. 굳이 두 분 꼽자면 이진숙, 정동영 후보자 두 분을 뽑아주셨고. 주진우 의원 : 너무 심해요. 정동영 후보자 같은 경우 태양광은 너무, 정유미 기자 : 너무 심하다. 주진우 의원 : 온 가족이 다 동생까지. 윤태곤 실장 : 시간이 많이 됐는데 하나만 더 물어보면 정유미 기자 : 저도 딱 하나만 더. 윤태곤 실장 : 아까 말하자면 정성호 후보자한테는 방향성이고 나머지는 신상 이렇게 하셨는데 정성호 봉욱 하나 더 하자면 이춘석 법사위원장까지 이 대통령이 칭찬받는 부분이고 강성 지지층한테는 비판받는 부분이지 않습니까? 보수 쪽에서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좋은 의미에서랄까. 그런 느낌이 있는 것 같은데 주 의원 보실 때는 어떠세요? 주진우 의원 : 저는 그분들 라인은 다 합리적인 라인이라고 솔직히 생각합니다. 몇 가지 굉장히 국민들이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을 관철시키기 위한 정치적 장치가 돼서는 곤란하다. 예를 들어 아까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 취소 문제 재판 정지도 안 되는데 기소돼 있는 걸 퇴임 후에도 재판 안 받기 위해서 취소한다, 굉장히 국민을 우습게 아는 거거든요. 이런 것들에 대해서 다른 것들은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하면서 그런 큰 부분을 이걸 관철한다면 그것은 그 인사의 진정성이 떨어지는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입장을 확실하게 물어보려고요. 정유미 기자 : 진짜 마지막 질문할게요. 이건 제가 어떻게 여쭤봐야 될까 조심스럽긴 한데 김민석 총리 청문회 때 의도를 당연히 안 하셨겠지만, 병력이 주진우 의원님이 간염으로 인해서 병역 면제된 사실이 공개가 됐단 말이죠. 그게 끝이 아니라 민주당에서 맞는 거야? 의혹 제기, 병역 면제에 대한 의혹 제기를 했는데 거기에 대한 의원님 해명을 명확한 해명을 제가 본 기억이 없어서 주진우 의원 : 글을 안 보셔서 그런데 제가 한 번에 해명을 쫙 했어요. 제가 다니는 병원도 공개했는데 저의 생각은 간명합니다. 첫 번째는 재산 문제도 그렇고 병역 문제도 그렇고 제가 무슨 자료를 새로 제출한 게 아니라 몇 년 전부터 공개돼 있던 것이고, 병역 문제만 하더라도 상습적으로 병역을 할 수 있는 병명들이 있어요. 제가 치료받고 있는 것 같은 경우에는 조직 검사를 해야 되고 장기간 치료를 받기 때문에 사실은 그런 것에 활용되는 건 아니고요. 그것보다 재산 부분도 그렇고 제가 재산등록만 25번 했거든요. 공직을 오래 하다 보니까. 1년마다 어떻게 보면 투명하게 까지는 거예요. 공개되는 거여서 저는 어차피 저도 고발을 했고 상대방도 고발했으니까 저는 떳떳하니까 그건 진상이 규명될 거라고 분명히 말씀드리고요. 제 개인 변명보다도 제가 이번에 고발한 이유는 그겁니다. 저는 법률 전문가이기 때문에 웬만한 거면 제가 피해 보는 거 그냥 웃고 넘겨요. 제 성격도 그렇고. 이번에 제가 강하게 조치한 거는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해서는 곤란하다는 확실한 의식이 있습니다. 인사청문위원을 하려면 검증부터 받고 인사검증위원회 하라는 거잖아요. 정유미 기자 : 그래서 주진우 청문회냐 이런 얘기가 나왔었죠. 주진우 의원 : 솔직히 말이 안 되는 거고 제가 그 이후에 계속해서 메시지를 내고 있어요. 사실은 국민한테 세비 받고 일하기 때문에 부동산 정책이라든지 외교 문제라든지 개별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문제라든지 후보자들 관련돼서 솔직히 비판 글을 계속 매일 쓰고 있어요. 제가 감정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저도 팩트를 정확하게 찾아서 비판을 하는 거거든요. 야당의원으로서 역할하는 거죠. 근데 기승전결 그 메시지에 대한 답이 없어요. 오로지 그냥 기승전결 저에 대한 공격밖에 없는데, 저는 시간이 지나면 누가 떳떳하고 누가 당당한 사람인지 누가 지금 제 지적에 대해서 대답을 못하는 건지를 저는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어차피 쌍방이 고발돼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병무청 자료는 지금 여당이잖아요. 사실은 병무청에서 확인해 보면 다되는 자료들이고. 저는 성격이 생각보다 대범해서 신경 안 쓰는 편인데 타인의 질병은 원래 개인정보 중에서도 가장 민감정보여서 개인정보보호법에 원래 걸리는 거예요. 언급 자체를 하면 안 되는 겁니다. 거기에 대해서 조롱하듯이 언급하고 이런 모습들이 저는 대한민국 국회의 수준을 너무 떨어뜨리는 거 아니냐. 오히려 제가 다른 사람 문제면 더 나서서 싸워주겠는데 제 문제니까 변명 같아 보여서 제가 일부러 덜 했거든요. 저는 떳떳하고 수사를 공수처도 고발을 해놨고 최민희 의원 같은 분 검사 100명을 투입해서 털어야 된다고까지 얘기하셨는데 저는 사실 그거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제가 당당하게 살았기 때문에 지금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서는 전부 명백히 허위라고 제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고발도 하는 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꼬꼬무 찐리뷰] 죽인 사람 더 있다 연쇄살인마 강호순 자백 영상 최초 공개…아직 밝히지 못한 진실은?
등록일2025.07.04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그날'의 이야기를, '장트리오' 장현성-장성규-장도연이 들려주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본방송을 놓친 분들을 위해, 혹은 방송을 봤지만 다시 그 내용을 곱씹고 싶은 분들을 위해 SBS연예뉴스가 한 방에 정리해 드립니다. 이번에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날'의 이야기는, 지난 3일 방송된 '특집 : 더 리얼' 3부작 중 두 번째 '연쇄살인마 강호순의 곡괭이' 편입니다. 특별히 프로파일러 권일용이 이야기꾼으로, 장현성이 이야기 친구로 나섰고, 방송인 장예원과 야구 레전드 김태균 또한 리스너로 출연했습니다.(리뷰는 '꼬꼬무'의 특성에 맞게, 반말 모드로 진행됩니다.) ▲ 사상 최악의 범죄자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보여줄 게 있어. 이 곡괭이는, 범죄자와 관련이 있는 물건이야. 권일용 프로파일러가 면담한 범죄자들이 거의 1000명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뻔뻔하고, 오만하면서도, 아주 기분 나쁜 기억으로 남아 있는 놈이 바로 이 곡괭이의 주인이라고 해. 범행부터 검거, 그리고 자백까지 무려 1200일에 걸친 검거 풀스토리를 들려줄 거야. 게다가 '꼬꼬무'의 '특집: 더 리얼'답게 방송 사상 최초로, 범인이 실제로 자백하는 진술 영상도 공개될 예정이야. 프로파일러 권일용과 함께 들려주는, 더 리얼한 오늘의 이야기. 지금 바로, 시작할게. 때는 2005년 10월 30일 일요일 새벽. 안산 소방서에 화재 신고가 접수됐어. 불이 난 곳은, 방이 두 개 딸린 다세대주택의 반지하 집. 119가 곧바로 출동했고, 다행히 불길은 금방 잡혔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명 피해가 있었어. 안방에서 잠을 자던 노모와 그녀의 딸이, 숨진 채 발견된 거야. 잠시 후, 소방관이 모녀의 시신을 수습해 반지하 계단을 오르던, 그때였어. 한 남자가 달려오더니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해. 바로 사망한 딸의 남편, 강 씨야. 강 씨는 이날 같은 집 작은방에서 어린 아들과 잠을 자고 있었어. 그러다 매캐한 연기에 눈을 떴고, 필사적으로 방범창을 뜯은 끝에 아들만 데리고 겨우 탈출을 했던 거야. 한순간 사랑하는 가족을 둘이나 잃은 강 씨, 마음이 어땠을까? 그런데, 현장을 조사하던 경찰이 슬픔에 잠겨 있는 남편을 보면서 이상한 얘길 해. 뭐지? 내가 잘못 봤나? 아니 아까 시신 수습할 때요. 저 남편이란 사람이 안방에 들어와서 시신을 빤히 보고 있길래, 제가 현장 들어오면 안 된다고 내보냈거든요? 근데... 왜 지금 처음 보는 사람처럼 우는 걸까요? 알고 보니까, 경찰이 현장 조사를 할 때 남편이 안방에 들어와서 시신을 빤히 보고 있었다는 거야. 그런데도 아내와 장모의 시신이 나오자 마치 사망 사실을 처음 안 것처럼 뒤늦게 오열을 한 거지. 좀 행동이 이상하지? 석연치 않은 점은 또 있어. 그날 화재 현장을 찍은 건데, 보면서 이상한 점을 찾아봐. 주로 많이 탄 게 거실 부분이 많이 탔었고. 남편이 있던 방은 연기만 들어가 있던 상태였거든요. 화재를 먼저 보고 본인이 연기를 많이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탈출해서 그 정도가 되지 않았을까, 그렇게 보는 거죠. -현장 출동한 소방관 거의 전소가 된 안방에 비해 남편이 있던 방은, 불이 났나 싶을 만큼 깨끗해. 게다가 남편 강 씨는 부상도 심하지 않았대. 그런데도 안방에 있던 아내와 장모를 구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거야. 왜 그 소리를 안 하냐고. (옆방에) 사람이 있다는 소리를. 사람이 있다고 했으면 그걸 뜯어서 어떻게든 구했을 거 아니에요. 부인이나 장모님 있으니까 소리를 질렀다든가 하면 가봤을 텐데. 그런 게 전혀 없었으니까. -목격자들 근데 진짜 이해가 안 되는 건 이거야. 남편이 뜯고 나왔다는 방의 방범창을 찍은 건데, 창틀을 고정하는 나사를 한 번 봐봐. 나사가 반만 고정이 되어 있지? 마치 미리 풀어놓은 것처럼. 어쩌면 남편은 불이 날 걸, 미리 알고 있었는지도 몰라. 남편의 행동, 좀 수상하지 않아? 그런데, 조사를 해보니까 남편 강 씨, 이런 경우가 처음이 아냐.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검사의 이야기를 들어봐. 그(사건) 당시에 여러 자료들을 저희가 신속하게 모아서 과연 살인인지 사고인지 라는 것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규명했습니다. 그 결과 99년부터 차량 도난, 화재, 그리고 운영했던 순댓집 화재 사건을 비롯해서 총 여섯 일곱 차례 정도 (화재) 보험금을 많이 받았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방화가 발생한 2005년 10월경에 부인이 사망했을 경우에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을 갑자기 들기 시작합니다. 수억 원의. 그리고 주말에 (사고가 발생하면) 또 보험금이 더 나오는 그런 상품으로 했고. 심지어 본인이 사고나 화재가 난 것을 위장해서 (어떻게) 보험금을 탔는지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도 몇 명이 확인됐습니다. -손영배, 당시 안산지청 검사 검찰이 수사를 통해 남편 강 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와 장모를 방화로 살해한 사실을 밝혀낸 거야. 게다가 아내 장례 직후, 남편이 보험사에 보험금을 문의한 녹취도 확보했어. 그 녹음 파일엔 이런 대화가 담겼어. 남편: 저희 집사람이 무배당 **보험 우량체에 들었거든요. 근데 지금 그 사람이 사망했거든요? 상담원: 죄송합니다만, 어떤 이유로 사망하셨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남편: 처가 집에 불이 나서요. 상담원: 주 계약 5천만 원과 재해 사망 보험금 5천만 원 해서 1억, 그리고 종신보험에서는 1억 1800만 원과 사망 특약에서 5900만 원 지급해 드리고 있습니다. 남편: (밝아진 목소리로) 그렇게 많이 나오는 거예요? 몇 가지가 나오는 거예요? 상담원: 두 가지에서 받아 보실 수 있는데요. 죄송합니다만 배우자님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남편: 강호순이요. -보험회사 녹취 파일 中 남편의 이름은 강호순. 이 이름 들어봤지? 아마 이 사진도 본 적 있을 거야. 강호순은 2009년, 대한민국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은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이야. 그의 손에 희생된 피해자만 무려 10명. 그중엔 하루 간격으로 살해된 피해자들도 있었어. 계획부터 실행까지 아주 철저하게 범행을 준비한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범죄자야. 그런데 말야, 피해자 10명. 정말 이게 다일까? 놀라지 마. 강호순의 희생자... 아직 밝혀지지 않은 '두 명의 여성'이 더 있어. 숨긴 게, 하나 있습니다. -강호순 10+2, 아직 풀리지 않은 강호순의 살인 미스터리. 그가 오랜 기간, 꽁꽁 숨겨왔던 범행의 흔적이, 아까 봤던 그 곡괭이에 남아 있어. 지금부터 강호순의 살인 미스터리를 파헤쳐 볼게. ▲ 사라진 여인들 사건은 스산한 겨울바람과 함께 시작됐어. 2007년 1월, 경기도 화성. 한 여성이 퇴근길을 서두르고 있어. 인근 회사에서 경리로 일하는 50대 박 씨야. 해는 또 왜 이리 짧아졌는지 아직 6시도 안 됐는데 벌써 어두컴컴해. 괜히 으스스한 기분에 박 씨가 걸음을 서두르던 그때, 딸한테서 전화가 왔어. 여보세요? 아~ 딸! 엄마 버스정류장 거의 다 왔어. 금방 갈게~ 기다려~ 그런데, 금방 집에 온다던 엄마가... 안 와. 버스가 늦나 싶어 딸이 다시 전화를 걸어 보는데, 전화를 안 받아. 결국 그날 엄마는, 집에 돌아오지 않았어.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엄마가 실종된 거야. 곧바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어. 일단 휴대전화 위치추적부터 해봤지. 그랬더니 버스정류장으로부터 약 1시간 반 떨어진 거리에서 배터리가 분리된 채 버려진 휴대전화가 확인됐어. 근데, 그게 다야. 카드내역, 통신 기록, CCTV... 그 어디에도 흔적이 전혀 없어. 버스정류장에서 연기처럼 증발해 버린 박 씨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그런데 3일 뒤 새벽, 경기도 화성에 이어 안양에서 또 한 명의 여성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이번엔 노래방 종업원으로 일하는 30대 김 씨. 놀랍게도 김 씨 역시, 실종 이후 휴대전화 배터리가 분리된 사실이 확인됐어. 이 두 사건, 관련이 있을까? 근데 이번 김 씨 사건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어. 바로 목격자. 동료 직원이 말하길, 김 씨가 노래방 손님으로 온 30대 남자를 따라나선 뒤로 행방이 묘연하다는 거야. 하지만 이번에도 이렇다 할 흔적은 없는 상황이야. 3일 간격으로 경기도에서만 두 명의 여성이 실종됐어. 게다가 단순 가출로 보기엔 생활 반응도 전혀 없고. 어쩌면 이거, 강력 사건일지도 몰라. 곧바로 경기지방경찰청에 수사팀이 꾸려졌어. 수사 지휘를 맡은 이는, 박학근 경무관. 그는 연쇄살인마 정남규 사건의 형사과장을 맡았던 분이야. 그리고 박 경무관은, 정남규 검거 당시 도움을 받았던 자신의 경찰 후배에게 또 도움을 요청해. 누군지 만나볼게. 프로파일링이라는 수사 기법은 그 범죄자의 행동을 분석하는 작업들입니다. -젊은 시절의 권일용 맞아. 국내 프로파일러 1호, 권일용 교수야.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프로파일링 기법을 수사에 도입해 유영철과 정남규의 자백을 이끌어 냈던 분이야. 연쇄살인마 둘을 잡아넣고, 이제 겨우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그때 딱! 이 실종 건이 터진 거지. 2000년 초반에 유영철 사건과 정남규 사건을 거치면서 정말 필요하다라는 것이 대두되어 경찰청으로 확대가 된 팀이 프로파일링 팀이에요. 이제 팀이 꾸려지고 사무실이 만들어졌으니까 전국에 있는 미제 사건들을 수집해서 우리가 분석할 내용들을 찾아보자라고 문서 작업을 막 하고 있는데, 경기경찰청에 있는 박학근 경무관이 저한테 전화가 왔어요. 내가 수사부장으로 왔는데, 이상한 실종 사건이 있다. 네가 와서 분석을 했으면 좋겠다… -지금의 권일용 다음 날,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실종사건 수사본부가 있는 경기지방경찰청으로 향했어. 그리고 최근 관내에 접수된 여성 실종 사건이 있는지,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다른 실종 사건부터 살펴봤어. 바로 '케이스 링크(Case Linkage)'를 찾기 위해. 케이스 링크는 쉽게 말해 사건들의 연쇄성을 말해. 비슷한 사건이 동시에 벌어졌을 때, 사건들 사이 연결고리를 찾고 같은 범인의 소행인지 공범이 있는지 확인하는 수사기법이야. 그렇게 내용을 쭈욱 살펴보는데, 순간 몸에 쫙 소름이 돋아. 2006년 12월 14일 새벽, 군포에서 실종된 40대 배씨. 12월 24일 새벽, 수원에서 실종된 30대 박씨. 그리고 이듬해 1월, 3일 간격으로 실종된 두 여성까지. 한 달 새 발생한 여성 실종 사건만 4건이야. 게다가 4명 모두 실종 직후 휴대전화 배터리가 분리됐는데, 그 위치가 어디냐? 바로, 경기도 화성이야. 근데 '경기도 화성' 하면 떠오르는 사건 없어? 맞아, 영화 '살인의 추억'의 실사판 '화성 연쇄 살인 사건'. 2019년에 범죄자 DNA 대조로 이춘재가 진범으로 밝혀졌지만, 이때는 2007년이야. 당시만 해도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이 미제로 남아 있을 때야. 그럼 혹시 이 4건의 실종 사건 역시, 놈이 저지른 걸까? 하지만 그렇다고 보기엔 범행 패턴이나 수법이 많이 달라. 그래서 이번에는, 실종 사건 사이의 '공통점'을 찾아보기로 했어. 일단 실종자가 모두 여성이지? 그리고 지역은 경기도고. 실종자 직업을 보고, 처음엔 노래방 종업원을 노리나 싶긴 했대. 근데 또 세 번째 실종자는 회사원이야. 퍼즐이 안 맞지? 연령대도, 실종 시간도 제각각이고. 그럼 혹시 동일범의 소행이 아닌 걸까? 그런데 그때! 박학근 경무관으로부터 다급한 연락이 왔어. 경기도에서 또 한 명의 여성이 실종된 거야. 실종자는 스무 살, 대학생. 실종 장소는 버스정류장. 게다가 이번에도 역시나, 휴대전화 배터리는 분리됐어. 어때? 이전 실종 사건과 관련이 있어 보여? 만약 이 모든 실종 사건의 범인이 한 명이라면, 그는 어떤 사람인지, 또 왜 이 지역에서 범죄를 저지르는지를 알아봐야 해.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사건이 발생한 버스정류장으로 향했어. '직접 범인이 되어 보자'는 마음으로. ▲ 범인을 잡아라 그때 제가 너무 답답해가지고, 도대체 피해자들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이걸 너무 알 수 없으니까. 현장에 나와서 몇 시간 서 있었던 이런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이렇게 따뜻하고, 차들도 많이 다니지만. 그때만 해도 영하 10도 이하의 아주 추운 날, 이면도로였어요. 거의 차들도 안 다니고 또 뭐 해가 일찍 지니까 되게 스산한 이런 느낌이었죠. 그중에 한 곳은 완전히 정말 그냥 공장 단지여서, 누군가 차를 가지고 출퇴근하지 않는다면 버스를 당연히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또 그 버스가 1시간 2시간에 한 번씩 오는 이런 상황이어서, 딱 그 시간에 나와서 한 번 버스를 놓친다면 굉장히 곤란해지는 그런 상황이었죠. -권일용 프로파일러 그렇게 매일 정류장에 가서 한 몇 시간씩 앉아있었더니, 이전엔 몰랐던 엄청난 단서들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해. 그래서 그렇게 서 있으니까, 뭐 버스들이 오면 '아닙니다' 할 정도로 이제 (장소의) 특성을 알게 됐는데. 트럭이 한 대 서더니 '아 추운데 거기 서 있지 말고 그냥 내가 큰길까지 모셔다 드릴 테니 타세요'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아니 그냥 타세요, 돈 안 받아요' 이렇게 얘길 하길래. 이게 수법이었구나 이게 수법이고 도구였구나, 피해자들이 교묘하게 속아서 탈 수 있는 방법은 이거밖에 없었구나. -권일용 프로파일러 범인이 이용한 게 바로, 차량이었어. 교통이 워낙 불편한 지역이다 보니까 가까운 거리는 주민들끼리 서로 태워주는 문화가 있었던 거야. 만약 범인이 이런 상황을 이용했다면? 버스정류장에서의 실종 상황이 어느 정도 납득이 되지? 근데, 여기서 또 하나 걸리는 게 있어. 아무리 동승 문화가 있다고 해도, 모르는 남자의 차를 선뜻 탈 수 있을까? 쉽지 않겠지? 그래서, 여성들이 이 차를 타도 위험하지 않겠다, 싶게 범인이 차에 어떤 장치를 했겠구나 싶었어. 예를 들면, 가족사진을 붙여 놓는다든지 아니면 종교 표식이랄지. 이런 걸 '후광효과'라고 해. 그 사람보다 주변의 물건을 통해 위험하지 않다는 인식을 주는 거지.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이 단서들을 조합해 범인을 '차량을 소유한 30대 남성', '그리고 신뢰감을 주는 인상을 가진 자'로 특정했어. 수사는 급물살을 탔어. 차량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도로에 설치된 CCTV를 죄다 끌어 모아 뒤졌어. 인근에 사는 전과자, 또 노래방에 오는 진상 손님들까지. 일단 낌새가 수상하다 싶은 남자들은 죄다 불러 조사를 해 봤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는 거야. 수사하는 사람 입장에선, 미치는 거지. 그런데, 진짜 이상한 일은 지금부터야. 마지막 실종자가 발생한 2007년 1월 7일. 그날 이후로 활동이 뚝 끊겼어. 놈이 움직이질 않아. 한 달, 두 달, 계절이 바뀌고 해가 넘어가도 거짓말처럼 잠잠해. 어떻게 된 걸까? 보통 연쇄 범죄자의 경우 이런 식으로, 공백이 찾아오는 경우가 있어. 전문 용어로 '심리적 냉각기'라고도 하는데, 수사망이 좁혀올 때 자신을 감추기 위해서, 혹은 이전 범죄를 스스로 연구하는 경우에도 냉각기가 찾아올 수 있대. 실제로 유영철은 4개월가량 냉각기를 가진 후 무려 11명을 더 살해했어. 그러니 아직은 안심할 수 없지. 그러다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어. 마지막 실종 사건이 발생한 지 2년쯤 되어가던 어느 날. 권일용 프로파일러가 또 다른 미제 사건들을 분석하느라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을 때였어. TV에서 뉴스가 흘러나오는데 어떤 한 단어가 귀에 확, 꽂히더래. 지난달 19일 경기도 군포시에서 귀가 중이던 여대생 한 명이 실종돼 경찰이 공개수사에 나섰습니다. 이 여대생은 실종 당일 오후 3시쯤 군포시 산본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귀가하는 모습이 확인된 뒤 30분쯤 지나서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고 이어 4시간쯤 뒤 돈이 인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마을버스, 그리고 전원이 꺼진 휴대전화. 게다가 지역은 경기도 군포. 놈이 다시, 나타난 걸까. 일단 관할 경찰서의 협조를 받아 범인의 모습이 찍혔다는 은행 CCTV부터 자세히 확인했어. 과연, 여성 연쇄 실종 사건의 범인이 맞을까? 일단 남자의 모습에서 눈에 띄는 점, 비밀번호를 누를 때 손에 뭔가를 끼고 있었어. 바로 남성용 피임 기구야. 지문을 안 남기려는 의도 같은데 하필? 느낌이 좀 쎄하지? 게다가 머리엔 가발까지 썼어. 마치 사람들의 시선을 끌려고 일부러 변장한 느낌이랄까? 여기서 프로파일러의 심리전이 펼쳐져. 언뜻 보면 앞선 실종 사건과 CCTV 속 범인은 다른 사람으로 보이기도 해. 근데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이걸 보자마자 '이놈이구나' 확신했대. 일단 표면상 드러나는 것이 은밀하게 돈을 뽑아가도 모자랄 판에, 아주 밝은 색의 옷에 가발을 쓰고 나타났다고 하는 것은,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 위장이라 봐야 합니다. 피해자의 카드를 써서 강도가 지금 은행에서 돈을 빼갔다는 것을 수사팀에서 알기 위한 의도가 저는 있었다고 봐요. 이건 뭡니까? 범죄자로서는 자기가 저지른 기존의 범죄의 목적과 동기를 다른 걸로 바꾸는 거예요. 기존에 일어난 연쇄 사건으로 나를 추적하지 마라는 강렬한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 -권일용 프로파일러 한마디로 범인이 형사들의 시선을 돌리려고 트릭을 쓴 거야. 하지만 누굴 속여. 그런 수작 따윈 프로파일러 앞에서 안 통하지. 곧바로 범인의 얼굴이 담긴 수배 전단지가 쫙 뿌려졌어. 형사들은 이 더벅머리 가발을 쓴 남자를 연쇄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시작했어. 여대생이 실종된 군포 버스정류장과 휴대전화가 꺼진 위치, 그리고 은행까지. 동선상에 있는 모든 CCTV를 죄다 끌어모아 이 잡듯 뒤졌지. 그렇게 찾아낸 CCTV가 무려 300개. 근데 이건 놀랄 일도 아냐. 이 300개의 CCTV에 찍힌 차량의 수가 약 7천 대. 어마어마하지? 형사들은 범인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는 심정으로 화면을 돌려보고, 멈춰보고, 다시 보고... 몇 날 며칠 밤을 새워가며 CCTV를 뒤지기 시작했어. 하지만 은행 CCTV 영상 속 남자와 비슷한 행색을 한 운전자는 물론, 수상한 차량도 찾아볼 수 없어. 그렇게 한 일주일쯤 지났을까. 한 형사의 눈에 수상한 차량 한 대가 포착됐어. 바로 이 장면이야. 사진 속 운전자의 오른손을 주목해서 봐봐. 잘 보면 운전자가 보조석 쪽의 뭔가를 누르고 있지? 뭘 누르고 있는 걸까? 통상적으로는 과속 단속이 되거나 CCTV에 찍힐 경우에, 프라이버시 때문에 옆의 동승자 보조석에 앉아 계신 분들은 촬영이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군포 여대생 피해자가 조수석에 앉아있었지만, CCTV에 촬영이 안 됨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찍힐까 봐, 피해자의 상체를 이렇게 숙이고 그리고 운전을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장면들을 경찰이 정말 정밀하게 수사를 잘하셔서, 확인을 했습니다. -손영배, 당시 안산지청 검사 형사들은 당장 그 차량의 소유주를 찾았어. 그런데 확인을 해보니까 차량 소유주가, 여성이야. 그것도 나이가 지긋한.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소유주한테 전화를 해봤지. 그랬더니, 아~ 그 차요? 그거 우리... 호순이가 타는 차인데? 강호순. 지난 2년간 베일에 싸여 있던 연쇄 실종 사건의 용의자, 그 정체가 드디어 밝혀진 거야. ▲ 연쇄살인범 강호순 당시 강호순은 안산에서 마사지 관리사로 일하고 있었어. 형사들이 바로 달려갔어. 경찰입니다. 여기 혹시 직원 중에, 강호순이라는 사람 있습니까? 잠시 후, 한 남자가 느긋하게 손을 닦으며 걸어 나와. 제가 강호순인데, 무슨 일이시죠? 아까 우리가 예상한 범인의 모습이 어땠지? 차량을 소유한 30대 남성, 그리고 신뢰감을 주는 인상을 가진 자. 역시나 이 남자! 인상이 서글서글한 게, 딱 봐도 호감형이야. 일단 형사들은 강호순에게 군포 여대생 사건이 있던 12월 19일의 행적에 대해 물었어. 그랬더니, 애인과 저녁을 먹고 저녁 7시쯤 집에 들어갔대. 몇 가지 확인을 더 해봤는데, 딱히 의심할 만한 정황은 안 보여. 하지만 거짓말은 금세 들통났어. CCTV로 동선을 확인한 결과, 강호순이 집에 가지 않았다는 게 확인된 거야. 이제 뭘 해야 해? 강호순, 놈을 잡으러 가야지. 그런데 그날 밤, 강호순의 집 인근에서 정말 상상도 못 한 일이 벌어져. 무슨 상황인지 알겠지? 강호순이 자신의 차량 두 대에 불을 지른 거야. 갑자기 왜? 증거를 없애기 위해서. 차량 내에는 많은 머리카락이나 유전자 또 연쇄살인과 관련된 피해자의 혈흔이나 여러 가지 유전자 정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타고 다니던 차량 2대 무소, 에쿠스를 불로 태웁니다. -손영배, 당시 안산지청 검사 결국 이 일로 강호순은 긴급체포 됐어. 조사실에 온 강호순, 태도는 어땠을까? 아주 가관이야. 이게 나란 증거 있냐! 증거도 없이 사람을 이렇게 몰아세워도 되냐! 실실 웃으면서 증거가 있으면 가져오라고 큰소리를 빵빵 치는 거야. 아무래도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냐. 이럴 때 필요한 게 뭐다? 바로 심리전! 권일용 프로파일러가 직접 강호순을 상대하기로 했어. 그가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강호순과 마주 앉아. 권일용: 나는 형사는 아니고, 그냥 네 이야기를 좀 들으러 왔어. 이제 나랑 대화할 거야. 강호순: 왜요? 증거 찾아오라니까 뭐가 잘 안 돼요? 아니 나랑 대화할 거면 물이라도 들고 오든가. 권일용: 나는 대화를 하러 왔지, 너한테 물이나 주려고 온 사람이 아냐. 일단 얘기를 하다가 목이 마르면 얘기해. 그때 가져다 줄 테니까. 강호순: 여태까지 내내 형사님들이랑 얘기했는데 무슨 얘기를 또 해요. 그럴 시간에 나가서 증거라도 찾아오고 그러는 게 더 낫지 않나? 여기서 편하게 입만 터시려고 하네. 권일용: 4년 전에 화재로 아내와 장모가 사망했네? 아들만 데리고 탈출했고. 어떤 기분이 들어? 강호순: 그걸 내가 왜 다시 생각해야 되죠? 권일용: 네 아들이 아버지가 여성들만 노리는 범죄자라는 걸 알면 어떤 심정일까? 강호순: 지금 저, 의심하는 거예요? 아들 얘긴 그만 하시죠. 권일용: 왜, 불편해? 아들 생각하니까 부끄럽긴 한 가보지? 강호순: (발끈해 책상을 쾅 치며) 아이씨! 이 사건하고 상관도 없잖아요. 권일용: 아들 얘기가 싫으면, 부모 얘기는 어때? 강호순: 아니 이 사람이 진짜! 쓸데없는 얘기 그만하시고. 이럴 시간 있으면 나가서 증거라도 하나 더 찾아오시든가. 강호순은 조사 내내 자신이 뭐라도 되는 양 형사들을 쥐락펴락, 조종을 하려 들었대. 오히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강호순이 자신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대. '피해자를 이런 식으로 조종하면서 범행을 저질렀구나.' 이 순간에도 놈을 프로파일링 한 거야. 이 강호순이 얼마나 거만했냐면, 심지어 식사 시간에 짜장면을 시켜줬더니, 자기는 안 먹는대. 밀가루 안 먹으니까 된장찌개를 시켜달라는 거야. 강호순이 본인 몸을 위해서 술 담배는 일절 하지 않았고, 몸에 좋다고 하는 그런 음식들을 먹었는데. 보양식인 개고기, 그리고 민들레 꽃잎으로 만든 차가 남성에게 특히 좋다고 검사님도 드셔 보셔라. 그래서 제가 거기에 대해서 나무랐습니다. 그런 얘기 하지 말라고. -손영배, 당시 안산지청 검사 이렇게 건강을 챙기는 강호순의 의도는 뭘까. 그게 '살인'이었어. 내가 건강해야만 내가 필요할 때 살인을 저지를 수 있고 범행을 은폐하고 도주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 거야. 한편 그 시각, 강호순과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는 사람이 있어. 더 정확히 말하면, 강호순의 물건과 전쟁 중인 이 남자. 바로 국과수의 유전자 감식 요원, 임시근 연구원이야. 강호순이 이미 본인이 쓰던 차량 2대는 이미 불을 태웠고, DNA나 이런 분석을 잘 알고 있었던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증거물을 찾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을 하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강호순이) 실수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증거물들을 의뢰를 한 거죠. 의류 겉옷, 신발 이런 것도 다 의뢰가 되고. 그 외에도 장갑, 비닐장갑, 목장갑 피가 묻을 수 있는 칼이라든가. 낫도 있었고 톱도 있었고. 그 집에 있던 웬만한 거는 다 의뢰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임시근,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자, 이게 바로 강호순의 집에서 수거한 물건들이야. 이건 일부고, 실제로는 증거품이 100개가 넘었대. 옷만 거의 한 트럭이었어. 이 어마어마한 양의 증거품들 사이에서 결정적 한방을 찾아야 하는 거야. 너 혹시 '루미놀'이라고 들어봤어? 혈흔을 찾을 때 쓰는 시약인데 이걸 뿌리면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이 촉매 역할을 해서 빛이 나거든? 임 교수는 캄캄한 암실에 들어가서, 물건 하나하나에 루미놀 시약을 뿌리기 시작했어.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어느덧 밤 12시가 훌쩍 지났어.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증거는 보이지 않아. 뭐라도 찾아야 놈의 자백을 이끌어낼 텐데, 얼마나 답답했겠어. 그런데, 그때였어! 임 교수 눈앞에, 아주 희미한 푸른빛의 점 하나가 보여. 바로 이 점퍼! 점퍼 오른쪽 소매에서 혈흔을 찾아낸 거야. 그 옷 중에 이제 까만색 계통에 잠바가 하나 있었는데 비교적 깨끗한 잠바였고요. 그 잠바에 이제 루미놀을 뿌리는데, 오른쪽 팔에 소매 부분에서 아주 약한 빛이 이제 하나가 검출이 된 거죠. -임시근,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그 양이 어느 정도였냐. 물 한 방울 정도. 그 100개가 넘는 증거품들 사이에서 극소량의 혈흔을 찾아낸 거야. 기적 같은 일이지. 이제 이 혈흔이, 실종된 군포 여대생의 것인지만 확인하면 돼. 그런데, 막상 대조를 해봤더니 결과가, 완전 충격이야. 혈흔을 찾을 때까지만 해도, 마지막 피해자.. 강호순 검거됐던 사건의 피해자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여대생 게 아니고 다른 여자 DNA가 나왔어요. 아 그러면 그 얘기는 다른 피해자가 또 있다는 얘기고, 나머지 실종자도 강호순이 범행을 했을 것으로 생각을 할 수가 있는 거죠. 소름이 좀 끼칠 정도로 깜짝 놀랐습니다. -임시근,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놀랍게도 지금까지 실종된 여성들이 아닌 전혀 다른 여성의 DNA가 검출된 거야. 그럼 이 DNA의 주인은 누구냐. 알고 보니까 한 달 전쯤, 경기도 안산에서 40대 여성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 바로 그 여성의 DNA였어. 이게 무슨 의미야? 연쇄 실종 사건의 범인은, 강호순이 맞았어. 1, 2년 전부터 경기도 서남부 지역에 여성분들이 계속 실종되는 사건이 있어서 그 실종된 분들의 흔적을 또 찾는 그런 증거물들이 계속 의뢰가 되고 있었어요. 그중에 한 명과 확인이 되면서 실종된 분들이 다 강호순의 희생자였다 이런 게 밝혀지게 된 거죠. -임시근,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자, 이제 놈이 그토록 가져오라던 증거도 찾았어. 이 얘길 들은 강호순, 뭐라고 했을까? 글쎄.. 증거가 그렇게 빨리 나오지 않을 텐데? 제대로 찾은 거 맞아요? 이 와중에도 눈 하나 꿈쩍 않고 비아냥거려. 진짜 기가 차지? 하지만 형사들도 순순히 물러날 생각이 없어. DNA 결과를 들이밀며 아주 강하게 추궁을 했지. 결국 그날 밤, 강호순이 마침내 입을 열었어. 그날 강호순은 총 7명의 여성들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사실을, 모두 털어놨어. ▲ 친절한 연쇄살인마 강호순은 대체 어떻게, 일면식도 없는 여성들을 차로 유인해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걸까? 이걸 이해하려면 강호순이 어떤 범죄자인지부터 파악해야 해. 사실 강호순은 조사 시작부터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면모를 드러냈어. 특히 조사관들 앞에서 강호순이 자주 하던 말이 있었다고 해. 뭔지 한 번 들어봐. 자기가 그동안 성인들이 다니는 나이트클럽 갈 때 굉장히 성사율이 높다, 일단 성에 대해서 굉장히 좀 그릇된 가치관, 그리고 남성적으로 외모적으로 본인 스스로에 대해서 좀 근거 없는 우월감이라는 게 있었고요. 여러 여성들을 저희가 면담시켰을 때 일단 의자에서 다리를 꼬고 본인이 강한 척 이렇게 자세를 잡는 모습, 그리고 대화 내용 중에 뭐 사형제 폐지될 것 같지 않냐, 자기는 좀 건재한 듯이. 여성을 마치 토끼를 잡아서 우리 속에 같이 데리고 있는 호랑이나 사자처럼 본인을 그렇게 스스로 인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손영배, 당시 안산지청 검사 보통 사이코패스들은 상대를 내 발 밑에 두고 그 사람의 심리를 조종하려는 습성이 있대. 특히 이 부분은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 이춘재와도 비슷해. 둘만의 공간에서 피해자를 결박하고,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잡힌 피해자를 보며 자존감을 충족하는, 아주 위험한 성향의 범죄자라고 할 수 있지. 근데 왜 우리가 아까 그런 얘기 했잖아. 모르는 남자의 차를 누가 타겠냐고. 강호순은 이런 심리까지도 철저하게 계산했어. 동물을 사랑하고 아끼는 따뜻한 남자. 강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란 듯 보조석에 세워두고 깔끔한 신사룩으로 드레스코드까지 맞춘 뒤 주행에 나선 거야. 그 이후의 상황은, 강호순이 직접 진술한 내용을 읽어봐. 옷 잘 입고, 얼굴 괜찮게 생기고, 말 잘하고... 봤을 때 제가 사기꾼같이 보이진 않잖아요? 그래서 차를 세우고 일단 양쪽 창문을 다 열어버려요. 그러면 차 안이 환하잖아요. 그러고 나서 실실 웃으면서 초행길인 척 여자가 갈 것 같은 방향을 물어봐요. 설명을 들어도 잘 모르겠다고 하면서 같이 가자고 태우는 거죠. 안 타도 괜찮아요. 내가 그런 마음을 먹었다면 여자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그렇게 억지로 태울 필요는 없어요. -강호순 진술 中 심지어 여성들이 타는 걸 망설이잖아? 그럼, 왜요? 내가 나쁜 사람으로 보여요? 아유, 그렇게 못 믿겠으면 그냥 갈게요 라면서, 오히려 피해자가 죄책감을 갖게 만들었대. 선의를 베푸는 사람에게 '내가 이래도 되나?' 이런 생각을 갖게 하는 거지. 그렇게 친절한 가면을 쓰고, 여성들을 속여 차에 태운 강호순은 얼마 안 가 본색을 드러냈어. 차량 문을 강제로 잠그고, 피해자의 휴대전화 배터리를 분리한 뒤 성폭행을 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거야. 경찰은 오전 10시반부터 460여 명과 건설 중장비를 동원해 시신 발굴에 나섰습니다... 범행을 재연하는 강호순의 태도는 한결같이 태연하고 침착했습니다. -당시 뉴스 보도 中 우리 엄마가 어떤 사람 손에 죽었는지는 봐야 되잖아요. 내 딸, 그리고 엄마가 어딘가에 살아있을 거라 믿으며, 고통스러운 세월을 견뎌 왔던 가족들은 무너진 희망 앞에 눈물만 쏟아낼 수밖에 없었어. 심지어 4번째 희생자인 김 씨는 시신조차 찾지 못했어. 암매장 장소에, 골프장이 들어섰거든. 결국 시신 없는 살인사건을 포함, 강호순은 총 7명의 부녀자를 살해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가 돼. 그런데, 좀 이상한 거 없어? 강호순이 자백한 피해자, 7명이라고 했지? 그리고 아내와 장모를 살해한 방화 사건도 기억하지? 다 합하면 지금까지 밝혀진 피해자는 모두 9명이야. 그런데 처음에 강호순에 희생된 피해자가 10명이라 했잖아. 그럼 한 명이 비어. 자, 이 남은 한 명에 대한 진실은, 오늘 처음으로 공개되는 '강호순의 자백 영상'을 통해 살인마의 입으로 직접 듣게 될 거야. 아직 끝난 게 아니야.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들어줘. 한편, 강호순의 조사를 앞둔 안산지청엔 전에 없던 긴장감이 감돌고 있어. 왜냐? 바로 그 강호순의 곡괭이 때문에. 그 당시에 저희 검찰에서 압수수색을 할 때 땅속에 뭔가가 뾰족 튀어나와서 그 부분을 파보니까, 이런 반달 모양의 곡괭이의 날만, 그 안에 파묻혀져 있는 것을 발견을 해서. 국과수에 보내는 등 필요한 절차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실제 국과수의 감정 결과, 곡괭이 날이 이렇게 있으면 중간 부분에서 유전자 두 개가 발견이 됐고, 그 유전자는 여성 유전자인 것까지는 확인이 됐습니다. -손영배, 당시 안산지청 검사 강호순의 축사에서, 그가 범행 도구로 사용했다는 곡괭이의 날 부분이 추가로 발견된 거야. 그런데 이걸 한 번 봐봐. 강호순이 범행을 잠시 멈췄던 냉각기, 기억나지? 강호순은 이 냉각기 이전 범행엔 곡괭이를 사용하지 않았고, 냉각기 이후 2008년에 저지른 두 건에서만 곡괭이로 피해자를 확인 사살했다고 진술했어. 그렇다면, 곡괭이에서 나왔다는 두 명의 여성 DNA. 누구 거여야 해? 당연히 마지막 두 여성이어야지. 그런데... 아니야. 게다가 냉각기 이전의 피해자 5명과도 불일치해. 정리하면, 지금까지 강호순이 자백한 피해자 중엔, 곡괭이의 DNA와 일치하는 사람이 없어. 이거 무슨 의미야? 강호순의 피해자가 최소 두 명 더 있다는 거야. 기존 경찰에서 사건이 넘어온 피해자들 유전자와 대조를 해봤는데.... 불일치했습니다. 그러면 결국 상식적으로 여죄가 더 있을 수 있다. 밝혀야 되겠다.... -손영배, 당시 안산지청 검사 연쇄살인마와의 두 번째 진실 게임이 시작된 거야. ▲ 피해자가 더 있다? 그런데 너도 알다시피 강호순이 어디 보통 놈이야? 검거부터 자백까지 뭐 하나 쉬운 게 없었고 심지어 조사실에서도 증거를 가져오라며 거들먹대던 놈이야. 당연히 강호순은 날이 왜 그곳에서 발견됐는지 모르겠다,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부인하는 형태의 답변만 했습니다. 어차피 강호순 본인도 사형 또는 무기징역 잘 받아 봐야... 그 정도로 본인도 예상했던 것 같고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더 얘기해서 나한테 남는 게 뭐가 있냐, 라는 좀 이기적인 질문을 거꾸로 저한테 하기도 했습니다. - 손영배, 당시 안산지청 검사 어느덧 검찰 조사 14일째. 이제 기소까진 일주일도 남지 않았어. 강호순은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이야. 그렇게 그날도 오전 조사를 마치고 답답한 심정으로 동료 검사들과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걸려 와. 그런데! 검사님, 빨리 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강호순이.... 할 말이 있답니다. 손 검사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바로 달려갔어. 지금부터, 강호순의 모습이 담긴 '실제 진술 영상'을 보여줄 거야. 이거 최초 공개야. &<2009. 02. 17 안산지청 진술녹화실&> 강호순: 제가 이거하고 별 건으로...... 숨긴 게 하나 있습니다. 사람 죽인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사람을 죽인 게 하나 더 있다, 강호순이 드디어 입을 열기 시작했어. 사실 강호순은 자백 전날 조사실에서 아들을 만났어. 내내 울기만 하던 아들을 보며, 강호순은 덤덤하게 나 없이 잘 살아라 라는 말을 했다고 해. 이 만남이 그를 흔들었던 걸까? 강호순은 깊은 한숨과 함께 추가 범행을 털어놓기 시작했어. 검사: 뭘 숨겼는데? 강호순: 하..... 강원도.. 강원도에서... 사람 하나 죽인 게 더 있습니다. 검사: 강원도 어디에서요? 강호순: 정선이요. 검사: 그게 언제예요? 강호순: 재작년 여름일 겁니다. 가을인가? 여름인가. 가을쯤 될 겁니다. 검사: 정선엔 왜 갔어요 그때? 강호순: 그때 그냥 놀러 댕겼습니다. 검사: 혼자서? 강호순: 예. 검사: 그때 상황이 어땠는데요? 강호순: 하........ 거기서 제가.... 군청 가는데 거기서 아가씨가 아침에, 아침시간이었을 것 같아요. 오전에... 군청가는데 어디로 가냐고 물어보니까 그 아가씨도 마침 군청 간다고 해 가지고 그 아가씨 태워가지고 가다가 제가... 딱 강간해서 죽였습니다. 마치 모든 걸 체념한 듯, 강호순은 또 한 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했어. 범행일자는 2006년 9월 7일. 지금껏 첫 범행 일자로 알려진 날보다 3달 앞서 저지른 또 다른 살인을 털어놓은 거야. 근데, 아직 끝난 게 아냐. 강호순이 추가 자백한 피해자가 곡괭이 피해자인지 확인을 해야 하잖아? 손 검사는 추가 피해자의 DNA와 곡괭이에서 나온 DNA를 대조해달라고 국과수에 의뢰했어. 과연 결과가 어땠을까? 정선군청의 여직원 그 사체는 저희가 수사할 때 유일하게 찾은 유해가 엉덩이뼈와 턱뼈였습니다. 다행히 건조화는 덜 됐고 거기에서 그 유전자, 물론 가족 유전자로 확인할 수 있지만 어쨌든 곡괭이 유전자하고 대조를 해 보니까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손영배, 당시 안산지청 검사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어. 강호순이 자백한 추가 피해자 역시 곡괭이의 피해자가 아니었던 거야. 이거 뭐야? 다시 도돌이표야. 저는 좀 단순한 얘기로 아, 이거 자백한 거 이거 무효다... 일단 곡괭이 유전자 2명 이거는 다시 원점에서 계속 수사해야 되는구나... -손영배, 당시 안산지청 검사 손 검사가 더 강하게 밀어붙였어. 곡괭이 피해자를 대라, 죽인 사람 2명 더 있지 않냐! 그러자 강호순은 뭐라고 했을까? 아니 검사님, 제가 한 명 죽인 거 불었잖아요. 아니 근데 뭘 또 불으라는 겁니까? 곡괭이 그건, 모르는 일입니다. 더는 모른다, 딱 잡아떼는 거야. 그런데 말야, 여기서 또 이상한 거 없어? 사실 검사들은 곡괭이 피해자를 추궁하고 있었어. 그리고 강호순은 냉각기 이후인 2008년부터 곡괭이를 사용했다고 했잖아? 그래 놓고 뜬금없이 제일 처음에 저지른 2006년 범행을 자백한 거야. 대체 강호순은 왜, 첫 번째 살인을 고백한 걸까? 저희한테 점심시간에 연락한 교도관을 불러서 물어봤습니다. 뭐라고 얘기하면서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하더냐 그랬더니 그 교도관님이 저한테, 강호순이 이렇게 점심 먹으면서 '교도관님, 이번엔 강원도 쪽에 한 번 바람이나 쐬러 갈까요?' 이렇게 얘기를 했고, 저는 개인적으로 최근 범행에 대한 단서나 추궁될 위험성을 피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저지른) 범행, 2006년도 최초 범행으로 이렇게 저희 시선을 돌리는 거다 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손영배, 당시 안산지청 검사 너가 본 자백 영상, 어쩌면 그건 곡괭이의 진실을 덮으려는 강호순의 큰 그림이었을지도 몰라. 경찰 조사 당시 그를 만났던 권일용 프로파일러 역시 강호순의 자백 태도에서 다른 의도가 읽힌다고 지적했어. '연기'를 하고 있는 거래. 이제는 하. 지금 거의 한 15년이 지났잖아요. 그때는 내가 역할이 있었고 저런 것들을 하나하나 미세하게 분석을 해야되는 상황이었는데, 지금 객관적으로 나와서 다른 조사 받는 장면을 보면서 표정을 보니까. 그때 내가 진짜 마주 앉았던 그 느낌이... 좀 다른 의미로... 떠오릅니다. 강호순은요, 저렇게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에요. 저거는 죄책감의 표현이 아니고 정말 사이코패스들이 순식간에 썼다 벗었다 하는 가면이에요. 뭔가 지금 숨기고자 하는 다른 범죄가 있다면 그 정도의 범죄를 빨리 드러내서 화제를 바꿔서 다른 것을 부각하려고 하는 그 수법 중 하나예요. 저 장면은 아주 교묘한 사이코패스들의 특징이에요. -권일용 프로파일러 그렇다면 첫 번째 범행을 자백하면서까지 그가 감추고 싶은 곡괭이의 피해자 2명은 대체 누구일까?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아마도 평범한 피해자는 아닐 거라고 추측했어. 강호순은 아들이 아킬레스건이라고 했잖아. 그렇게까지 숨기고자 했다면, 자기가 생각해도 자식한테 말 못 할 파렴치한 범죄, 부끄러운 범죄의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는 거야. 그렇다면 그렇게까지 하면서 숨겨야 될 범죄는 결국 뭐가 있느냐, 자기가 생각해도 세상에 드러났을 때 너무나 파렴치한 범죄일 수 있어요. 아동이거나 노인이거나, 이런 유형의 범죄일 가능성을 우선순위로 분석할 수 있겠죠. -권일용 프로파일러 하지만 안타깝게도 결국 강호순의 여죄를 밝혀낼 순 없었어. 이후 총 10명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호순은 2009년 7월, 최종적으로 사형을 선고받게 돼. ▲ 풀지 못한 숙제 너는 강호순의 여죄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 '꼬꼬무'가 강호순의 자백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까지 오늘 이야기를 시작한 이유는 단 하나야. 지금도 어딘가에 묻혀있을지 모를, 곡괭이의 진실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제가 25년 검사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사건들을 많이 접해봤는데, 유일하게 아직까지 제가 숙제를 제대로 못했다 라고 지금까지도 생각하고 있는 사건이 이 사건입니다. 대부분 많은 희생자들이 있는 사건은 그 사건 기록 내용에 피해자들의 한이 서려 있다고 합니다. 특히 제가 가슴 아팠던 점은 그 가족들이 사체가 수습되기 전까지 계속 그 방을 치우지 않고 기다렸다는 겁니다. -손영배, 당시 안산지청 검사 강호순은 어차피 사형을 선고받았으니까 끝난 것이다, 라고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검찰에서 추가로 살인사건을 하나 밝힌 것처럼 곡괭이 유전자에 있는 여성 유전자 두 명이 또 다른 확인되지 않은 실종 사건일 가능성은 현재도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손영배, 당시 안산지청 검사 세상 어딘가에 억울한 죽음이 단 한 명이라도 남아있다면, 그리고 그들을 기다리며 여전히 고통 속에 살고 있는 가족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수사기관이 나서서 강호순 곡괭이의 진실을 밝혀내야 하지 않을까? 강호순의 여죄는 공소시효가 끝나지 않았어. 그래서 이번에 '꼬꼬무'가 '특집:더 리얼'을 제작하면서 국과수에 정식으로 문의를 해봤어. 지금이라도 실종자 가족의 DNA가 확보된다면 강호순의 곡괭이에 남은 DNA와 대조가 가능한지를 말야. 돌아온 답은 예스. 지금도 곡괭이의 유전자 프로필이 남아 있기 때문에 DNA 대조가 가능하다고 해.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하나 더 있어. 미국이나 영국은 실종자 가족의 DNA 정보를 수사기관 데이터베이스에 보관해서 변사자나 무연고자가 발견되면, 바로 대조가 가능하대.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성인 실종자에 관한 DNA관리법과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야. 실종자 가족이 곡괭이의 DNA 프로필과 대조를 해보고 싶어도 법적인 근거가 없어 어려움이 있다는 거지. 실종 사건은 상당수가 범죄와 관련이 있거든요. 우리나라도 지금 미제 사건 중에 상당 수가 실종 사건이에요. 이 데이터베이스에 일단 수록이 되면 나중에 혹시 다른 불상 변사자가 나왔을 때 그 곡괭이 DNA랑 일치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성인을 포함한 실종자들에 대해서 데이터베이스를 구하고 관리하는 법이 만들어져서 가능성을 열어놓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시근,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화성 연쇄 실종 사건의 범인 이춘재가, 30년 만에 그 죗값을 치르게 된 것처럼 지금이라도 성인 실종자에 대한 새로운 DNA 관리법이 만들어지고 '곡괭이 특별 수사 본부'가 구성돼 집중적인 수사가 진행된다면 '플러스 2'라는 강호순의 여죄는 반드시 밝혀질 거라고 생각해. 세상에 완전 범죄는 없어. 우리가 사건을 잊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2'라는 강호순의 여죄는 반드시 밝혀질 거라고 믿어. 강호순은 현재 사형수로 16년째 복역 중이야.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살도 많이 빠지고 얼굴도 수척해져서 예전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라고 해.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강호순이 수척해진 이유를 이렇게 해석했어. 강호순은 교도소 안에서 살인과 성범죄를 저지르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는 거라고. 강호순은 지금껏 피해자와 유족에게 제대로 된 사과 한번 없었어. 그러는 사이, 강호순의 피해자 가족 중 한 분은 새로운 직업을 찾았다고 해. 바로, 경찰. 그가 첫 경찰 제복을 입던 날, 한 기자가 이렇게 물었어. 혹시 강호순을 만나면 하고 싶은 말이 있냐 고. 그는 이렇게 답했다고 해. 딱 이 한마디 전하고 싶어요. 너는 아무 죄 없고 알지도 못하는 내 동생을 죽였지만, 나는 경찰이 되어 너의 가족을 지키고 있다고… '그날'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 강선애 기자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신성, 홀트 홍보대사 위촉… 좋아서 하던 봉사, 더 큰 뜻으로
등록일2025.07.03
가수 신성이 따뜻한 선행의 발자취를 이어간다. 소속사 디엔씨이엔티는 3일 신성이 지난 2일 홀트아동복지회의 홍보대사로 위촉돼 공식적으로 위촉패를 받았다 며 앞으로 홀트아동복지회와 함께 아동과 가족을 위한 사회복지 활동에 적극 나설 예정 이라고 밝혔다. 신성은 그간 고향 충남 예산 지역의 행사 출연료를 전액 기부하거나, 해외 구호 물품을 전달하는 등 꾸준한 나눔을 실천해 왔다. 이러한 선행이 인정돼 이번 홍보대사로 발탁됐다는 설명이다. 신성은 봉사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었는데, 좋은 뜻을 함께하는 홀트아동복지회와 인연을 맺게 되어 기쁘다 며 70주년을 맞은 홀트아동복지회와 함께 아동과 가족이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고 소감을 전했다. 앞으로 그는 위기 가정 아동, 자립 준비 청년, 한부모 가정,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 활동을 독려하고, 나눔의 가치를 알리는 데 힘쓸 계획이다. 한편, 신성은 MBN '불타는 트롯맨' 준우승자로 얼굴을 알리며 '트로트계 뉴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불타는 장미단', '한일톱텐쇼', MBC ON '트롯챔피언', SBS M '더트롯쇼', KBS2 '불후의 명곡', MBC '복면가왕' 등 음악 프로그램을 비롯해 SBS '꼬꼬무', JTBC '아는 형님',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등 다양한 예능에서도 활약 중이다. 최근 발표한 신곡 '얼큰한 당신'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 제공 = 디엔씨이엔티 (SBS연예뉴스 강경윤 기자)
죽인 사람 한 명 더 있다 …'꼬꼬무', 연쇄살인범 강호순 자백 영상 최초 공개
등록일2025.07.03
'꼬꼬무'가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실제 자백 영상을 방송 사상 최초로 공개한다. 3일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특집:더 리얼' 3부작 중 2번째 이야기 '연쇄살인마 강호순의 곡괭이' 편이 공개된다. 이날 방송에는 프로파일러 권일용이 이야기꾼으로, 장현성이 리스너로 출연하고, 방송인 장예원과 야구 레전드 김태균이 리스너로 출격해 그날의 아픔과 충격을 함께 한다. 이번 방송에서는 한국의 마지막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실제 자백 영상과 함께 그가 2명의 여성을 추가 살해했다는 놀라운 사실이 공개된다. 대한민국 마지막 연쇄살인마 강호순에게 희생된 피해자는 무려 10명의 여성들이다. 이들은 모두 유사한 패턴으로 살해됐는데, 버스 정류장에서 강호순의 차량에 탑승했으며 실종 직후 휴대전화 배터리가 분리된 채 발견되었다. 강호순은 여성들을 속여 차에 태웠고, 피해자들을 성폭행한 후 살해했다. 사건 당시 강호순을 직접 대면한 바 있는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세월이 많이 지난 줄 알았는데 쉽지가 않다 라며 갑작스러운 눈물을 쏟아냈다. 강호순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한 명의 피해자에 대해 숨긴 사실이 있다고 자백했다. 이에 '꼬꼬무'가 살인마의 실제 자백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자백 영상에서 강호순은 숨긴 게 하나 있습니다. 사람을 죽인 게 한 명 더 있습니다 라고 그날의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밝혀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장예원은 다리부터 소름이 쫙 돋아 라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에 대해 권일용은 이놈이 자백하는 영상을 퇴직 후에 다시 보니까 분노가 치솟는다. 지금 연기하고 있다 라며 분노했다. 이어 저건 사이코패스들이 순식간에 썼다 벗었다 하는 가면 이라고 분석했다. '꼬꼬무'는 강호순의 축사에 묻혀 있던 피 묻은 곡괭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 곡괭이에는 2개의 여성 DNA가 있었는데, 알려진 강호순의 피해자 중 누구와도 일치하지 않았던 것. 과연, 지금까지 강호순의 피해자로 알려진 10명 이외에, '플러스 2'라는 또 다른 피해자가 더 있는 것인지, 또한 강호순이 끝내 감추려고 했던 곡괭이의 진실은 무엇인지, '꼬꼬무'에서 이야기한다. '꼬꼬무'의 '특집:더 리얼' 3부작 중 2번째 이야기 '연쇄살인마 강호순의 곡괭이' 편은 3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장현성, 에일리언컴퍼니와 전속계약…엄정화·정준원과 한솥밥
등록일2025.07.01
배우 장현성이 에일리언컴퍼니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1일 에일리언컴퍼니는 믿고 보는 배우 장현성과 새로운 출발을 함께하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라고 전속계약 소식을 전하며 장현성의 숨겨진 매력들이 다양한 무대에서 돋보이고 빛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지하며 응원을 아끼지 않을 것 이라고 밝혔다. 장현성은 지난 1993년 뮤지컬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로 데뷔했으며, 영화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강철비', '라스트 필름'에 이어 최근에는 '더 킬러스' 등 스크린에서 활발히 활약해 왔다. 차분한 말투와 지적인 분위기를 바탕으로 드라마 '싸인', '유령', '시그널', '슈룹', '대행사' 등을 거쳐 최근에는 '협상의 기술'까지 다채로운 작품을 오가며 장현성만의 연기 스타일을 견고하게 구축해 왔다. 특히 '슈룹'에서는 병조판서 윤수광 역을 맡아 야망이 가득한 전략가의 모습을, '협상의 기술'에서는 산인그룹 전략기획실장 하태수 역을 맡아 이득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면모로 활약하는 등 선악의 경계를 허무는 '천의 얼굴'을 지닌 배우로 각광받았다. 또한 각종 예능에서는 소탈한 일상을 공개하며 따뜻한 부성애와 인간적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2021년부터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에서 베테랑 연기자의 내공을 더해 설득력 있는 내레이션과 몰입도 높이는 리액션으로 맹활약하며 '꼬꼬무 아저씨'라는 애칭으로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처럼 무대와 영화, 드라마, 예능, 교양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한계 없는 활동 스펙트럼을 보여준 원조 만능 엔터테이너 장현성이 에일리언컴퍼니와 손잡고 새롭게 그려 나갈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이 높아진다. 장현성이 합류한 에일리언컴퍼니는 배우 김국희, 김병철, 김우석, 김지석, 노현정, 류다인, 류현경, 무진성, 박민정, 박예니, 박정표, 안세호, 왕준영, 엄정화, 이무생, 이석빈, 이승훈, 이승희, 이주명, 이진희, 전효성, 정준원, 조윤수, 주연우 등이 소속돼 있다. 강선애 기자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꼬꼬무 찐리뷰] 염순덕 상사 피살 사건, 24년 만에 찾은 범인?…직접 만나 이야기 들어보니
등록일2025.06.27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그날'의 이야기를, '장트리오' 장현성-장성규-장도연이 들려주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본방송을 놓친 분들을 위해, 혹은 방송을 봤지만 다시 그 내용을 곱씹고 싶은 분들을 위해 SBS연예뉴스가 한 방에 정리해 드립니다. 이번에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날'의 이야기는, 지난 26일 방송된 '특집 : 더 리얼' 3부작 중 첫 번째 '육군 상사 염순덕 피살 사건' 편입니다. 특별히 프로파일러 표창원이 이야기꾼으로, 장도연이 이야기 친구로 나섰고, 그룹 위너 강승윤, 배우 옥자연 또한 리스너로 출연했습니다. (리뷰는 '꼬꼬무'의 특성에 맞게, 반말 모드로 진행됩니다.) ▲ 시신으로 돌아온 남편 때는 2001년 12월 11일 오후 5시 반. 경기도 가평의 한 군인 아파트야. 평소라면 온 가족이 모여 도란도란 저녁 식사를 할 시간인데, 이날 선주 씨네 집은 조금 어수선했어. 오늘은, 1년에 몇 번 없는 남편의 회식이 있는 날이거든. 혼자 두 아들을 키우는 아내를 위해, 퇴근하면 바로 집으로 달려오던 남편이었어. 바로 이분이 선주 씨의 남편이야. '맹호부대의 양관식' 염순덕 상사야. 그는 맹호부대로 알려진 수도기계화보병사단 포병여단의 군수 보급관이었어. 이날은 상관의 환영회가 있는 자리라, 염 상사도 빠질 수 없었어. 그런데, 그날 밤. 늦어도 밤 11시까지는 돌아오겠다던 염 상사가 새벽 1시가 되도록 오지 않는 거야. 급하게 나가느라, 핸드폰도 집에 두고 갔어. 그렇게 새벽 4시쯤 됐을까. 누군가가 선주 씨네 현관문을 두들겨. 남편의 부대 사람들이었어. 그날따라 집으로 부대 사람들이 새벽에 오니까. '무슨 일이 생겼나?'라는 생각이 직감으로 들었죠. '남편이 어디 다쳤어요?' 그랬더니 '그냥 가서 보시면 돼요'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남편이 어디 있냐고 제가 그랬던 거 같아요. 근데 갑자기 바깥으로 저희 가족들을 다 데리고 나갔는데. 봉고차 앞에 세우더니, 봉고차 뒷문을 이렇게 여시더라고요. -박선주, 염순덕 상사 아내 부대 회식을 갔던 남편이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온 거야. 사고 당일 맹호부대 헌병대는 염 상사의 사망을 이렇게 판단했어. 군인 아파트 자가로 혼자 걸어가다 사고 장소에서 뺑소니 차량에 충격. 두개골 골절 등으로 현장 사망. -당시 맹호부대 헌병대의 수사 기록 中 맹호부대 헌병대는 염 상사가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에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판단했어. 당시 현장 상황을 보여줄게. 두개골이 산산조각 났을 정도로 안면부 훼손이 심각한 상태였다고 해. 얼굴과 머리를 제외한 다른 부위에선 상처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어. 교통사고로 이렇게 안면부만 다친다는 게 가능할까? 그런데 날이 밝자, 상황이 180도 달라져. 전혀 예상치 못한 물건이 발견됐거든. 바로 이거야. 피 묻은 대추나무 몽둥이야. 사건 현장에서 약 500m 떨어진 다리 밑에서 발견된 거야. 조사 결과, 몽둥이에 묻은 혈흔은 염 상사의 DNA와 일치했어. 부검 결과에서도, 염 상사가 이 몽둥이로 안면부를 여러 차례 가격 당해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어. 이후 맹호부대 헌병대는 이렇게 입장을 바꿨어. 불량배 및 우범자가 금품 강취 목적으로 범행을 시도했다가 자신의 얼굴이 알려지자 후환이 두려워 살인한 것으로 추정. -당시 맹호부대 헌병대의 수사 기록 中 사건 당일 염 상사의 소지품 중 지갑이 사라졌어. 그래서 헌병대는 금품을 노린 강도의 우발적 살인이라 주장했어. 그런데 이번에도 걸리는 게 있어. 당시 염 상사의 바지 주머니에 현금 16만 3천 원이 고스란히 남아있었거든. 정말 강도가 염 상사를 살해한 걸까? 여기까지가 2001년 맹호부대 헌병대의 수사 내용이야. 그런데 24년이 지난 2025년. 누군가가 염 상사의 사건에 대해 전혀 다른 주장을 제기해. 범인은 군 내부에 있을 확률이 큽니다. 바로 프로파일러 표창원 소장이야. 그는 염 상사를 죽인 범인이 군 내부에 있을 거라 주장해. 지금부터는 프로파일러 표창원의 시선으로, 염 상사의 사건 당일 행적을 되짚어 볼 거야. ▲ 육군 상사 염순덕 피살 사건 이날 염 상사는 저녁 7시쯤 동료들과 한 고깃집에서 1차 회식을 했어. 회식이 끝나기 30분 전, 염 상사와 같은 여단의 수송관인 홍 준위가 회식 자리에 합류했어. 이후 밤 9시경 일행들은 모두 귀가하고, 염 상사와 홍 준위만 시내 중심가로 향했어. 거기서 기무부대 소속 이 중사와 마 중사를 만났고, 그들은 닉스앤녹스라는 술집으로 향했다고 해. 그리고 밤 11시쯤 염 상사는 닉스앤녹스를 나와 홀로 집으로 향했고, 약 40분 뒤 시신으로 발견됐어. 닉스앤녹스에서 마지막 술자리를 함께 했던 군인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 그 이유는 바로, 현장에서 발견된 범행 도구 대추나무 몽둥이 때문이야. 범인은 이 크고 무거운 몽둥이로 염 상사의 얼굴과 머리만을 집중적으로 공격했어. 이렇게 둔기로 안면부만 공격하는 건 오랫동안 쌓인 감정의 표현인 경우가 대부분이야. 게다가 범인은 흉기를 미리 준비하지 않았어. 범인은 닉스앤녹스를 떠나 집으로 향하는 염 상사를 쫓다가, 길에서 대추나무 몽둥이를 구한 뒤, 범행 장소에서 범행을 저지른 걸로 보여. 평소 염 상사에게 분노의 감정을 가지고 있던 범인이, 이날 무슨 이유에서인지 감정이 폭발해서, 염 상사를 쫓아가서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커. 그럼, 범인의 감정이 폭발한 시점은, 염 상사의 사망 시각과 멀지 않을 것으로 추정돼. 다시 말해서, 범인은 염 상사가 사망하기 전, 그와 마지막 술자리를 한 군인들 중 평소 갈등 관계가 있는 인물일 확률이 높아. 2001년 맹호부대 헌병대는 염 상사의 사망을 처음엔 교통사고, 그 다음엔 강도 살인이라 주장했지. 하지만 표창원 소장은 군인에 의한 타살이 유력하다고 생각해. 2001년 당시, 아내 선주 씨의 생각은 어땠을까? 그때 당시 저희 집에 자주 왔다 갔다 하시던 형사분이 있는데, '잘 지내시죠? 더 진전이 없어서 죄송해요'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셨고, 고맙게 생각했죠. 왔다 갔다 해주시니까. 헌병대는 왔다 갔다 안 해주는데 그래도. '그냥 지나다 들렀어요' 이렇게 하면서 들려주시고 그랬죠. (형사분이) 홍 준위를 많이 의심했어요. 홍 준위를 이제 범인인 것처럼 계속 얘기를 했었어요. -박선주, 염순덕 상사 아내 2001년 당시 선주 씨는 뺑소니, 강도 살인 같은 헌병대의 수사 내용을 들어본 적도 없었대. 그래도 딱 한 사람, 선주 씨 가족을 찾아와 안부를 묻고 친절하게 수사 진행 상황을 말하던 이가 있었어. 그가 바로, 가평경찰서 이 형사였어. 군·경 합동 조사단에서 염 상사 사건을 담당한 경찰이야. 이 형사는 의심이 되는 사람으로 홍 준위를 지목했다고 해. 항상 머릿속에 저희는 의심을 갖고 있었던 거예요. (홍 준위가) 최종적으로 술을 마셨기 때문에. 저희가 그렇다고 직접 수사를 할 수 없었던 상황이고. 헌병대에 의존해 수사를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좀 힘들었습니다. -이 형사, 2001년 당시 염 상사 사건 담당 수송관 홍 준위. 그는 사건 당일 1차 회식부터 마지막 술자리까지 함께한 인물이야. 근데 당시 1차 회식에 참석했던 한 군인은 이런 진술을 했다고 해. 홍 준위요? 원래 회식 인원은 아니었는데 누가 연락을 해서 왔는지 잘 모르겠어요. 홍 준위가 1차 회식에 늦게 왔다고 했지? 애초에 홍 준위는 회식 멤버가 아니었는데, 어떻게 알고 왔는지 1차 회식이 끝나기 전에 합류했다는 거야. 그리고 이날 닉스앤녹스를 나가는 염 상사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이도 홍 준위였어. 좀 수상하지? 하지만 이 모든 건 정황일 뿐이야. 홍 준위의 혐의를 입증하려면 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해. 헌병대는 현직 군인에 대한 수사는 직접 하겠다면서, 홍 준위를 조사했어. 그리고 얼마 후 헌병대는 '홍 준위의 알리바이가 성립되는 등 특이점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렸어. 왜? 염 상사의 사망 추정 시각인 밤 11시 40분 쯤에, 홍 준위와 함께 있었다고 진술한 군인이 등장한 거야. 바로 기무부대 이 중사. 그의 진술에 따르면, 그날 마지막 술자리 닉스앤녹스에서 기무부대 이 중사와 마 중사는 먼저 일어났다고 해. 그리고 민간인 이 씨와 당구장으로 이동하는데, 어느새 닉스앤녹스에서 나온 홍 준위를 우연히 다시 만났다는 거야. 그리고 네 사람이 함께 자정까지 당구를 쳤다고 진술했어. 맹호부대 헌병대는 함께 당구를 쳤다는 네 명의 진술을 확인했어. 그래서 홍 준위를 포함해 마지막 술자리에 있었던 군인들 모두 혐의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거야. 이후에 사건 발생 4개월 만에, 헌병대는 이렇다 할 설명도 없이 공식적인 수사를 종결했어. 가평경찰서에서도 수사 인력이 다른 사건에 투입되며, 사실상 수사가 마무리 됐어. 이렇게 염 상사 사건은 미제 사건이 된 거지. 당시 이 형사의 심정을 들어볼게. (염 상사가) 저 하고도 나이가 비슷하고. 그리고 또 애들도 저희 애들하고 거의 같았어요. 그냥 안타깝죠. 저희가 뭐 직접 단독으로 수사가 됐으면, 빨리 좀 해결하고. 같이 합동 수사하다 보니까. 서로 생각하는 관점도 달랐고. -이 형사, 2001년 당시 염 상사 사건 담당 그런데, 사건 초기에 군이 아내 선주 씨에게 한 가지 약속한 게 있었어. 장례를 서둘러 주면, 염 상사가 순직 처리될 수 있게 돕겠다는 거였어. 부대 회식 후 귀가 중 사망한 거니, 염 상사를 현충원에 모실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거야. 선주 씨는 범인이 잡힐 때까지 장례를 미루고 싶었지만, 그 말만 믿고 서둘러 장례를 치렀어. 그럼, 군은 그 약속을 지켰을까. 오히려 군은 이제 막 장례를 끝낸 유족에게, 위로와 진상 규명 대신에 관사 퇴거를 통보했어. 그러면서, 마지막 술자리는 지휘관이 주도한 게 아니라며, 염 상사의 죽음을 순직이 아닌 '일반 사망'으로 처리했어. 그리고 현충원에 안장해 준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았지. 군에서 계속 나가라고 그랬어요 관사에서. 애 아빠가 12월에 돌아가시고 1월 말경에는 조사가 거의 종결, 미제로 남는다고 못 잡는다고 해서. 군은 그냥 빨리 끝냈으면 하는 그런 존재였던 것, 저희가 귀찮았던 존재였던 거 같아요. -박선주, 故 염순덕 상사 아내 그 말을 어디다가 해요? 자기 마누라한테 나쁘게 했고 자식한테 잘못했으면 '아이고 그놈아, 잘 갔다' 이러지만. 그런 걸 모르고 7년 동안 살았으니. 얼마나 애타겠어요. 너무 착해서 빨리 데려갔는가 보다, 그런 말까지 나왔어요. -한복란, 故 염순덕 상사 장모 선주 씨는 전단 아르바이트, 식장 설거지, 될 수 있는 대로 일을 시작했어. 하늘에 먼저 간 남편이 걱정할까 봐, 눈물을 꾹 참고 씩씩하게. ▲ 다시 시작된 수사 그렇게 15년이 흐른 어느 날. 선주 씨한테 전화가 왔어. 남편 사건을 재조사한다는 연락이었어. 일단 의문이 많았죠. 이건 수사 초기에 조금만, 경찰이나 군 헌병들이 조금만 더 세심하게 수사를 했더라면 이렇게 미제 사건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사건인데. 그것에 대한 수사 결과가 없어서, 의문이 있었던 거죠. -김보현, 당시 경기북부경찰청 미제수사팀 2016년 초, 경기북부경찰서에서 미제 사건을 재검토하던 중에, 염 상사의 사건 기록을 발견해. 근데 아무리 봐도 이건 미제 사건으로 끝날 사건이 아니라는 거야. 그리고 얼마 후, 선주 씨에게 또 한 번 깜짝 놀랄 소식이 전해져. 저도 군 법무관 출신이니까 군 사건들을 현직에 있을 때도 다뤄봤고 뭐 그랬는데. 도저히 저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하나에서 열까지 순리대로 흘러간 게 거의 없고. 아주 악성 사건으로 볼 수밖에 없었죠. -김정민 변호사 군 법무관 출신의 김정민 변호사는 염 상사의 사건을 보고, '이건 대한민국 군 의문사 중 역대 최악의 사건이다'라고 생각했어. 염 상사는 마땅히 순직 인정을 받아야 할 군인이라면서, 선주 씨에게 남편의 순직 재심사를 권유하고, 변론까지 자청했어. 미제팀이 2001년 수사 자료를 다시 확인해 보니, 당시 발견된 결정적 단서가 있었다는 거야. 먼지 쌓인 캐비닛 안에 잠들어 있던, 그날의 결정적 단서야. 바로 담배꽁초 2개. 2001년 사건 당일 사망한 염 상사의 머리맡에서, 2점의 디스플러스 담배꽁초가 발견됐어. 현장 수거 당시 바닥에 재가 남은 걸로 봐서, 누군가 바로 직전까지 피우던 걸로 보여. 이건 바로, 누군가 범죄 현장에 있었다는 이야기야. 남은 재가 담배꽁초가 바닥에 떨어진 상태에서 일정 시간 타들어 갔어요. 자연 연소가 돼서 타들어 간 게 현장 사진에서 확인이 돼요. 그렇다는 건, 멀리서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던지거나, 멀리서 던지거나 그런 게 아니라. 바로 피해자 옆에 있었다는 반증이죠. -김보현, 당시 경기북부경찰청 미제수사팀 2001년 가평경찰서는 곧바로 이 디스플러스 담배꽁초 2점을 국과수에 보냈어. 그리고 홍 준위를 비롯해서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군인들과 전부 대조해. 2001년에 나온 국과수 결과는 이렇게 나왔어. 증1호. 검색 대상자 홍 준위. 담배꽁초의 DNA 프로필과 서로 일치함. 담배꽁초의 DNA와 홍 준위의 DNA가 일치한다는 거야. 이건 결국, 그날 밤 사건 현장에 홍 준위가 있었다는 이야기지. 사건 현장에서 용의자의 DNA가 발견됐어. 수사의 판도를 뒤집을 아주 결정적 단서가 2001년도에 이미 발견됐던 거야. 그런데 2001년 맹호부대 헌병대는, 홍 준위에게 특이점이 없다고 결론 내렸어. 나름 이유가 있었어. 헌병대 자료 파일에, 당시 담배꽁초에 대한 기록이 있긴 해. 변사자가 음주했던 룸에 들어가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재떨이에서 불상 경찰이 담배꽁초를 수거한 것으로 판단했음. -당시 맹호부대 헌병대 수사 기록 中 맹호부대 헌병대는, 경찰이 이 담배꽁초를 사건 현장이 아니라, 닉스앤녹스에서 주워온 게 아니냐 의심한 거야. 헌병대가 경찰의 증거를 의심했던 이유. 어쩌면 이게 그 답이 될지 몰라. 또 다른 담배꽁초 2점. 하나는 디스플러스, 다른 하나는 한라산이야. 기록에는 분명, 사건 현장에선 디스플러스 담배꽁초 2점이 발견됐다고 했는데. 석 달이 지난 어느 날, 누군가가 또 다른 디스플러스 담배꽁초와 한라산 담배꽁초를, 국과수에 감정 의뢰한 거야. 이 일이 당시 수사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앞에서 수집한, 사건 현장에서 수집한 담배꽁초들의 수거 과정이라든지 이런 건 정확하게 남아 있어요. 근데 나중에 수거해서 감정 의뢰했다는 담배꽁초들은 어디 지점에서 어떻게 수거했는지에 대한 어떤 기록이 없이 감정 의뢰된 부분이 있어요. 결과적으로는 그게 혼란을 줬죠. 수사에 혼란을 줘서. 앞에서 발견된 담배꽁초에 대한 어떤 증거력을 '좀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은 하죠. -김보현, 당시 경기북부경찰청 미제수사팀 의도적으로 증거물의 증거 능력을 훼손시킨다? 일명 '물타기'야. 누군가 의도적으로 증거를 물타기 한 걸까? 그렇다면 이 한라산과 디스플러스 담배꽁초, 국과수에 추가로 감정을 의뢰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바로 아내 선주 씨가 가장 의지했던, 가평경찰서 이 형사야. 그한테 왜 뒤늦게 두 담배꽁초를 감정 의뢰했냐고 물었어. 저희가 갖고 있는 게 그거밖에 없기 때문에, 어떤 증거 될 만한 게 없으니까. 확인 차원에서 그걸 보낸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 형사, 2001년 당시 염 상사 사건 담당 당시 이 사건을 전담했던 그는, 보충할 만한 증거가 없을까 찾아보다가, 사건 자료를 모아놓은 캐비닛에서 이 담배꽁초 2점을 우연히 발견했다고 했어. 그런데 당시 가평경찰서에 근무했던 다른 형사들은, 처음 발견된 담배꽁초 DNA가 용의자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해. 왜냐면 국과수에 증거물을 의뢰하고 결과물을 통보받는 일 전부, 이 형사가 전담했기 때문에. 심지어 경찰의 범죄정보관리시스템에 염 상사의 사건 기록을 입력조차 하지 않았다고 해. 이 형사가 정말 이 사건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에게 물었어.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뭐. 일반 민간인 수사하고, (사건 당시엔) 합동 수사를 하다 보니까. 그게 직접 조사할 수 있는 건 아니었기 때문에. 그래도 뭐. 하여튼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형사, 2001년 당시 염 상사 사건 담당 당시 최선을 다해 수사했다는 이 형사에게, '꼬꼬무' 제작진은 사진 한 장을 건넸어. 사진 속 인물이 누군지 알아보겠냐고 묻자, 이 형사는 누구예요? 라며 알아보지 못했어. 그 사진 속 주인공은 염순덕 상사였어. 2001년도 수사 담당자였던 이 형사는, 사건 현장에서 용의자의 DNA가 나왔다는 사실을 유족에게도 알리지 않았어. 선주 씨는 2016년 재수사가 시작된 이후에야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됐어. 진짜 이 형사가 조작을 했어요? 맞아요? 왜요? 왜 이 사람이? 경찰이? 어떻게 이럴 수 있죠? 그래 놓고 저한테. 자기하고 우리 신랑하고 1살밖에 차이가 안 나서. 수사 그렇게 애착 있게 했다고 그러던데. 그럼 그것도 다 거짓말이잖아요. 군인들을 위해서 한 수사잖아요. 우리 아기 아빠를 위해서 한 수사가 아니잖아요 이거는… -박선주, 故 염순덕 상사 아내 고마운 사람이었기에 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 선주 씨는 눈물을 쏟아냈어. 제발 좀 부탁드려요. 어떻게 좀 해주세요. 제발 범인 좀 찾아줘요. 왜 그랬는지 좀 찾아줘요. 집에 오는 길이었단 말이에요. 이렇게 될 사람이 아니란 말이에요. 진짜 나쁜 사람들이야. -박선주, 故 염순덕 상사 아내 ▲ 수상한 이 중사 2016년 재수사 과정에서 이 형사의 행동에 의문을 품게 된 김보현 형사는, 그의 2001년 행적을 조사하기 시작했어. 그러다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됐어. 사건 당일, 당구장에 함께 있었던 민간인 이 씨는 이런 말을 했어. 처음에 뭐 그렇게 소개를 시켜달라고 그래서, 내가 이제 연락처도 주고 해서 만나서 식사했어요. 이 형사하고 이 중사하고. 소개시켜 달라고 해서. 그렇게 해서 전화 연락을 해서 만나게 해준 적은 있어요. -민간인 이 씨 이 형사와 만남을 가졌다는 이 중사. 2001년 사건 당일, 홍 준위 일행과 당구장에 갔었다고 진술한 기무부대 군인이야. 염 상사의 마지막 행적인 닉스앤녹스에 함께 있었기 때문에, 그 역시 용의선상에 있던 인물이야. 그런데 용의자와 담당 형사가 사적인 자리에서 만났다? 이건 부적절한 만남이지. 두 사람을 연결해 준 민간인 이 씨에 따르면, 기무부대 이 중사가 먼저 이 형사의 연락처를 물었다고 해. 김보현 형사는 민간인 이 씨에게 이 중사에 대해 물었어. (당구장에서) 이 중사는 언제 나갔는지는 기억이 없고요. 비상계단 쪽으로 나가는 걸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마 중사 하고 저하고 둘이 당구를 친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넷이서 당구를 친 걸로 해달라' 그 부탁이었죠. 그래 그러마. 뭐 별것도 아니고. 어저께도 같이 술 마시고 그런 사람끼리. 무슨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 왔겠냐. 당연히 믿었죠. -민간인 이 씨, 2017년 재수사 당시 진술 中 민간인 이 씨는, 사건 당일 기무부대 이 중사와 수송관 홍 준위는 중간에 당구장을 나갔고, 다음 날 기무부대 마 중사가 자신에게 거짓 알리바이를 요청했다고 털어놓은 거야. 마 중사를 통해 민간인 이 씨에게 거짓 알리바이를 사주한 사람. 바로 기무부대 이 중사였어. 주도적으로 알리바이를 조작하고, 담당 형사에게 접근했던 이 중사. 그는 대체 왜 그런 걸까.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2개의 디스플러스 담배꽁초. 그중 하나에선 홍 준위의 DNA가 발견됐다고 했지? 그럼 나머지 하나의 DNA는? 맞아. 기무부대 이 중사였어. 홍 준위뿐 아니라 이 중사도 염 상사가 살해되던 그 날 그 시각, 사건 현장에 있었던 거야. 2001년 수사 당시, 홍 준위와 이 중사의 DNA가 살해 현장에서 발견됐음에도, 왜 이 사건은 미제로 종결된 걸까. 혹시 이 중사가 속한 기무부대가 어떤 곳인지 알아? 현재 정식 명칭은 국군방첩사령부. 2001년도 당시엔 국군기무사령부로 불리던 곳이야. 군 관련 정보를 수집, 관리하고. 군사 보안과 간첩 활동을 감시하는 업무를 담당해. 기무부대는 이런 정보력을 바탕으로, 군대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어. 그래서일까. 사건 당시 맹호부대 헌병대에 따르면, 기무부대의 비협조로 이 중사의 수사는 거의 불가능했다고 해. 그 당시의 분위기가 기무사에서 거의 100% 비협조적이었습니다 뭐든지. 이 중사는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자기가 왜 해야 하냐?'라고 주장을 하면서 기무사령부 통제를 받아 가지고… -당시 맹호부대 헌병대 수사관 맹호부대 헌병대가 2001년 사건 당일에 뺑소니 교통사고로 처음 추정했었지? 사실 그날, 헌병대보다 먼저 뺑소니 교통사고를 주장한 곳이 있었어. 바로 이 중사가 속해 있는 500기무부대야. 여기는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염 상사의 사망 원인을 뺑소니 교통사고로 추정했어. 그리고 맹호부대 헌병대는 마치 베껴 쓴 것처럼, 똑같은 보고서를 작성했어. 그러는 사이 기무부대 이 중사는 홍 준위와 거짓 알리바이로 입을 맞췄고, 그날 입은 옷까지 전부 세탁했어. 기무부대와 헌병대가 뺑소니를 주장하는 바람에, 초동 수사는 엉망이 됐어. 이게 이렇게 뒤틀린 계기는, 원인은 결국 그 가해자들 중의 한 명이 기무대 기무요원이었단 거거든요. 살인 사건이 이렇게 뒤틀린다? 이게 도대체 상상할 수 있는 일이냐. 이건 수사를 한 게 아니라 덮은 거예요. 군 수사기관이, 어떻게 해서든 이게 좁게는 기무사령부, 넓게는 국방부, 군에 엄청난 데미지가 될 거 같으니까 덮은 거예요. -김정민 변호사, 군 법무관 출신 여기까지가 2016년 재수사팀이 밝혀낸 2001년 그날의 진실이야. 김보현 형사의 노력이 없었다면 영원히 밝혀내지 못했을지도 몰라. 이제 지난 15년 미해결로 남아있던 이 사건의 마침표를 찍는 일만 남았어. ▲ 다시 미제로 남은 사건 김보현 형사는 홍 준위와 이 중사를 피의자로 전환하고, 가장 확실한 증거인 피 묻은 대추나무 몽둥이를 확인하기로 해. 2001년엔 기술이 부족해서 몽둥이에 묻은 지문을 채취하는 게 어려웠어. 하지만 2016년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잖아. 만약 살해 도구에서 피의자의 지문이나 DNA가 나온다면 그걸로 끝이야. 김보현 형사는 기대를 안고, 대추나무 몽둥이를 국과수에 재검정하기로 했어.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 어찌 됐건 피해자가 군인 신분이고 그렇다 보니. 범행 도구를 (맹호부대) 헌병에 인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헌병 수사관의 이야기대로 찾아가서, 찾아보기도 하고. 그분을 직접 모시고 가서 찾아보기도 했지만. 발견을 못했죠. 그래서 이후 옮긴 창고 이런 데에 대해서 저희가 다 수색을 해봤는데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김보현, 당시 경기북부경찰청 미제수사팀 경찰이 맹호부대 헌병대로 넘긴 대추나무 몽둥이가 사라진 거야. 군이 대추나무 몽둥이를 분실한 게, 의도적이었는지는 알 수 없어. 하지만 살해 사건의 가장 중요한 단서인 범행 도구를 소홀히 관리한 건 사실이야. 이로 인해, 범행 도구에서 범인의 단서를 찾는 건 영원히 불가능해졌어. 이제 남은 건, 홍 준위와 이 중사. 두 피의자의 자백뿐이야. 증거가 없으니까. 먼저 김보현 형사는 군검찰에 이 중사에 대한 구속 수사를 요청했어. 이 중사, 과연 자백했을까? 2018년 2월. 유서와 함께 이 중사가 본인의 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어. 구속 수사가 임박해 오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거야. 그리고 그의 휴대전화에선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검색한 기록이 다수 발견됐다고 해. 재수사팀은 남은 한 사람, 홍 준위의 혐의라도 밝혀야 했어. 홍 준위는 그날, 술에 취해 아무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김보현 형사는 그의 말이 거짓이라 생각했어. 왜냐하면 2016년 재수사 당시 홍 준위의 휴대전화에서 이게 발견됐거든. 바로 사건 현장 사진. 염 상사의 시신이 발견된 사건 현장을 포함해, 범인이 대추나무 몽둥이를 습득한 장소까지. 홍 준위는 이 장소들을 모두 촬영해서 자세한 설명과 함께 본인의 변호사에게 전송했어. 술에 취해 사건 당일 기억이 안 난다는 홍 준위가 말이야. 그의 말, 더 믿기 힘들지? 재수사팀은 지금까지 나온 증거들을 모아서 홍 준위를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어. 어쩌면 그를 법정에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몰라. 그런데 검찰은 사건을 넘겨받은 지 3년이 지나서야, 홍 준위에 대해 '혐의 없음'이라며 불기소 결정을 내렸어. 홍 준위가 의심스러운 정황은 있으나, 그렇다고 염 상사를 살해할 이유가 없다는 거야. 결국 재수사가 시작된 지 5년, 염 상사가 차가운 주검으로 발견된 20년 만에, 이 사건은 또다시 미제 사건이 되고 말았어. 단 한 번의 재판도 받아보지 못한 채. ▲ 끝나지 않은 싸움 누구보다 답답했을 아내 선주 씨. 이제, 아내 선주 씨에게 남은 희망은 딱 하나. 남편에게 군인으로서의 명예라도 되찾아주는 것이야. 비록 범인을 밝히진 못했지만, 재수사를 통해 찾아낸 증거들이라면, 남편의 죽음이 합당한 예우를 받게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어. 국방부에 문의하고 자료를 넘기고 기다리고, 수년간 이 과정을 거듭한 끝에, 2023년 국방부는 염순덕 상사의 순직을 일단 인정했어.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어. 국가보훈부, 군인재해보상심의회는 염 상사가 살해된 원인을, 직무와 연관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해. 2025년 현재까지도. 피의자 둘이 군인이었고 또 특히 한 명은 기무요원이었기 때문에 그날 그 자리에 술자리가 있었던 것이고. 갈등도 그래서 빚어진 것이다. 그리고 살해 동기도 아마 그럴 것이다라고 추정하는 게 상식인 거 같은데. '빼도 박도 못할 증거를 대라' 그러면 그 빼도 막도 못하는 증거는 누가 또 댔어야 되느냐. 군검찰이, 민간 검찰이 증거를 대야지. 그걸 피해자가 어떻게 댑니까. 수사권이 없는데. -김정민 변호사, 군 법무관 출신 검찰도 확인 못한 범인의 범행 동기를, 유족이 직접 밝혀내야 하는 거야.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선. 이게 재수사가 시작되고 이 사건을 위해 노력해 온 분이 또 한 분이 있어. 바로 프로파일러 표창원 소장이야. 그가 이 사건을 처음 알게 된 건 재수사가 시작된 이후야. 그리고 2018년 국회의원 시절에 그는 선주 씨를 직접 만난 적도 있어. 그때 그는 선주 씨에게 한 가지 약속한 게 있어. '염 상사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끝까지 동행하겠다'는 약속이야. 그래서 표창원 소장은 염 상사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어. 이 사건을 제대로 규명하지도 않은 채, 염순덕 상사의 명예가 실추된 상태로 비인간적인 요청들을 하면서 유가족들의 가슴이 찢어졌고. 군에서 어떻게 처리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표창원, 당시 국회의원, 2018년 국정감사 中 염순덕 상사의 사망 자체가 순직 처리를 할 수 있는 가능성과 요소가 발견된다면, 적극적인 해석과 노력을 해주십사 하는 그런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행정적이고 법적인 결정 이전에 염순덕 상사 가족에게 해줄 수 있는 지원이 혹시 없을까요? -표창원, 당시 국회의원, 2019년 국정감사 中 그는 지난 4개월간 '꼬꼬무' 제작진과 함께 수천 페이지의 염순덕 상사 사건 기록을 전부 재검토했어. 그리고, 지금까지 어느 수사기관에서도 발견하지 못한 단서를 찾아냈어. 24년간 묻혀있던 진실의 조각을 하나씩 공개할게. ▲ 염 상사가 남긴 진실 먼저 '꼬꼬무' 제작진과 표창원 소장은, 지금껏 등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증거를 찾기로 해. 바로 이거야. 플로피 디스크는 2000년대 초반까지 주로 사용했던 이동식 저장매체야. 남편의 가방에서 우연히 이 디스크를 발견한 선주 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보관했다고 해. 20년이 훌쩍 지난 이 플로피 디스크. 내용물이 온전히 남아 있었을까? '꼬꼬무' 제작진이 전국의 복구 업체를 수소문해서, 실패를 거듭하다가 결국 복원에 성공했어. 복원된 이 서류들 분석해 보니, 염 상사 사망 1년 전부터 맹호부대에서 유독 강조한 내용이 있었어. 사건 1년 전부터 보급관인 염 상사에게 '유류', 즉 기름의 재고와 사용처를 면밀히 확인하라는 지시가 계속 내려왔어. 그러면 염 상사가 보급받아온 이 유류에 대한 실제 사용을 집행하고 재고를 관리한 담당자, 수송관이 누구였을까? 바로 맹호부대 수송관, 홍 준위였어. 2001년 헌병대 기록에 따르면, 염 상사와 홍 준위가 업무적으로 부딪히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해. 자세한 내막을 확인하기 위해 제작진과 표창원 소장은 당시 맹호부대 포병여단에 근무했던 군인들에게 연락을 시도했어. 하지만 대부분 취재 자체를 거부했어. 그런데 딱 한 사람, 상상도 못 한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이 있어. 전직 군인 A 씨야. 제가 15년이 지난 다음에 들은 얘기는, 수송부에서 기름 담당을 했던 병사가 제대 일주일 남겨놓고 염 상사한테 이야기를 해줬다는 거예요. '수송관(홍 준위)이 기름을 팔아먹었다'… 염 상사가 그 병사한테 들었으면, 염 상사가 가서 점검했겠지. 그거를 염 상사가 점검을 하고 나서, 이런 일(피살 사건)이 발생했다는 게 연관이 되잖아요. '기름을 당신이 팔아먹었구나' '그건 내가 보고하겠다' 그러다 보면 갈등의 요인이 되지 당연히. 그래서 더 좀 감정이 격해져서 그날 술 먹으면서 좀 말다툼이 있지 않았나. 그럼 제일 감정이 많았던 사람은 홍 준위겠지. 기름 팔아먹어서 그거 보고하면 알려지면, 군법에 회부감이잖아요. 유류는 소량이고 뭐고 필요 없어요. 소량이든 다량이든 그냥 군법에 회부하는 거예요. -맹호부대 전직 군인 A 씨 유류는 군용물 횡령 중에서도 중대한 범죄라, 최대 무기징역에도 처해질 수도 있대. 그래서 오랫동안 맹호부대에서 근무했던 A 씨는 염 상사에게 유류 현황을 철저하게 감독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 홍 준위가 기름을 빼돌리고 있다는 병사의 제보, 그리고 얼마 후 염 상사가 피살당한 사건까지. 이 모든 게 서로 무관하지 않을 거라 주장한 거지. 물론, 이건 전직 군인 A 씨의 추측일 뿐이야. 그럼에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하나 있어. 기무부대 이 중사의 범행 동기야. 이 중사와 염 상사의 갈등에 대해선 전혀 밝혀진 게 없거든. 그 마지막 퍼즐은 이곳에 있을지도 몰라. 바로 닉스앤녹스. 염 상사와 홍 준위, 이 중사는 닉스앤녹스에 약 1시간 30분 동안 머물렀어. 그때 숨겨진 진실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 2001년 사건 수사 당시, 목격자 오 씨가 진술한 내용이야. 2001년 12월 11일. 염순덕과 그의 일행이 함께 술을 마신 사실이 있는데, 분위기가 어색할 정도로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중사가 염순덕에게 밖에 나가서 얘기 좀 하자고 하여, 홀에 둘이 앉아 언성을 높이며 인상을 쓰고 약 15분간 대화를 하였고. 그 후 염순덕이 맥주병을 손으로 잡고 병나발을 불었으며, 홀에서 얘기를 하고 오고는 감정이 많이 상해 있었습니다. -2001년 수사 당시 닉스앤녹스 직원 오 씨 진술 조서 中 닉스앤녹스 직원 오 씨에 따르면, 그날 홍 준위와 이 중사는 꽤 가까워 보였다고 해. 반면 염 상사는 그들과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였대. 그러다 이 중사가 염 상사를 홀로 데리고 나가서 15분간 인상을 쓰면서 언쟁을 했다는 거야. 대체 그 15분 동안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그래서 24년 전, 닉스앤녹스에서 일했던 직원들을 찾아봤어. 연말쯤 됐을 거예요. 아마 그래서 그날 제가 새벽까지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직원)한테 전화가 와서, (군인끼리) 싸움했다는, 다툼을 했다는 얘기도 몸싸움을 했다는 얘기도 들은 것 같은데요. 몸싸움했던 얘기는 제가 분명히 지금도 기억하는 게 들은 것 같아요. -닉스앤녹스 직원의 지인 그날 닉스앤녹스 홀에서 이 중사와 염 상사가 언쟁 수준이 아니라, 몸싸움을 했다는 거야. 제작진은 지금까지 취재 내용을 김보현 형사와 김정민 변호사에게도 들려줬어. 몸싸움이 있었다? 몸싸움이 있었다는 거까지는 저희가 몰랐어요. 그렇다면 더 확인해 볼 수 있었던 여지가 있는 거죠. 몸싸움을 했다면, 그 과정이 있을 텐데. 살해 동기까지도 그 사건과 연관성을 충분히 추리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보현, 당시 경기북부경찰청 미제수사팀 몸싸움이란 건 굉장히 이례적이에요. 기무요원하고 몸싸움을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갈 때까지 간 거지. 거의 뭐 군생활을 포기하는 거 아니고서는 그런 행동을 할 수가 없어요. 그만큼 갈등이 심했다는 거거든요. 그러면 그게 당시에 기록 속에 있어야 할 거 아닙니까? 없어요. -김정민 변호사, 군 법무관 출신 당시 기무부대 정보 수집관이었던 이 중사는 맹호부대 간부들의 비리 정보를 수집하고 감시하는 일을 했어. 만약 수송관 홍 준위가 유류를 빼돌리는 비리를 저질렀다면, 기무부대 이 중사는 그 내용을 알고 있었을 거야. 홍 준위가 기름을 빼돌리고 그것을 염 상사가 알게 됐고, (유류 횡령을) 기무부대가 비호한 거 아니겠느냐. 그래서 마지막 갈등이 결국은 그 문제 때문에 불거진 게 아니겠느냐. -김정민 변호사, 군 법무관 출신 하지만, 이 모든 건 어디까지나 추정이야. 이 중사에게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그는 스스로 영원한 침묵을 선택했어. 그럼 그날의 진실을 누구한테 물어봐야 할까. 이 엉킨 실타래를 풀어줄 유일한 사람 홍 준위를, 표창원 소장이 직접 만났어. ▲ 24년 만에 만난 유력 용의자 2025년 5월. 표창원 소장이 홍 준위와 만났어. 근데 저는 조사받으면서 그 얘기를 들었어요. 제가 기름을 팔아먹었다고. 아니 기름을 도대체 2000년 시대에 어디에다 기름을 팔아먹는 건지,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제가 기름을 싣고 부대를 나간 건 사실인데 왜 싣고 나갔냐면. 교회에 기름을 넣어야 합니다. 군 교회도 넣고 군 법당도 넣고. 그리고 기름을 수령하러 가면 드럼으로 가져가요. 경유 같은 건 차로 가는데, 일반 휘발유나 이런 거는 드럼통에 받아온단 말이에요. 그러면 드럼통을 싣고 가서 드럼통을 거기다 주고 거기서 받아온단 말이에요. (유류 때문에 염 상사와 싸웠다?) 전혀 그게 기억이 안 나요. -홍 준위, 당시 맹호부대 수송관 홍 준위가 계속 부인하는 와중에, 상당히 의미 있는 이야기가 있어. 홍 준위가 커다란 '드럼통'에 기름을 담아 부대 밖으로 싣고 나간 적이 있다는 건 인정했잖아. 여기서 '드럼통'이 중요해. 이건 실제 사건의 일부야. '군 법당', 군 교회'도 마찬가지야. 사실을 일부러 섞어서 얘기하는 거야. 근데 거기서 몸싸움이 있었다는 건 전혀 기억이 안나고요. 거기서 기억나는 건… 이 중사하고 염 상사하고 몸싸움했다는 거예요? 진짜 저는 전혀 몰라요. -홍 준위, 당시 맹호부대 수송관 표창원 소장이 홍 준위의 말이 안 믿긴다며, 사실을 얘기해 달라 몰아가자, 홍 준위는 이런 말을 꺼냈어. 제가 이제 확신이 간 거는, 이 중사 그 양반이 자살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아 죽였구나' 그때 느낌이 왔어요. 아 뭔가 켕기는 게 있으니까 자살했구나... 제가 골목길에 쭈그려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나거든요. 그게 처음엔 기억 안 나다가. 제가 여관 골목 이런 데서 쭈그려 앉아 있는데, 이 중사가 손을 잡고 간 거 같은 그런 기분이… 어디로 (데려갔는지는) 모르겠어요. 범행 현장으로 가는 길이었는지, 전 그 기억은 모르겠어요. 근데 전 그 기억이 나요. 참 기무(부대)가 웃기는 게, (이 중사가) 뭐 사고 쳤네, 뭐 수습을 한다고 얘기를 했다고 듣긴 들은 것 같아요. 뭐 수습을 하네 안 하네 뭐 그런 얘기를 했다고… -홍 준위, 당시 맹호부대 수송관 여기서 홍 준위의 보디랭귀지에 또 주목할 필요가 있어. 자기가 꺼림칙하거나 혹은 거짓말할 때, 습관처럼 손이 머리로 올라가는 행동이 나와. 그리고 언어 사용하는 내용을 보면, 그동안은 전면 부인이었어. 그게 제일 안전하니까. 그런데 표창원 소장이랑 서서 이야기하면서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면서 행동을 묘사했어. '쭈그려 앉아있었다'라 말하며 진짜 쭈그려 앉는 것처럼. 그러한 사건의 진실의 단면들을 조금씩 꺼내고 있는 거지.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2001년의 초동 수사. 이제라도 그 단추를 다시 맞추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한 사람이 있어. 바로 이 형사. 저희는 유류 문제에 대해선 몰랐던 거죠… 지금은 이제 (염 상사 피살) 원인이 있으니까, 그럴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원인만 저희가 알고 있었으면 수사가 더 빨리 될 수가 있었죠. 그런 것 때문에 마음이 착잡하죠. -이 형사, 2001년 당시 염 상사 사건 담당 이 형사는 2001년 사건 당시에는, 염 상사와 홍 준위의 업무상 갈등을 전혀 몰랐다고 털어놨어. 그리고 이 모든 맥락을 알게 된 지금 상황에선, 염 상사의 사망 원인은 군인 간의 공무상 다툼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한다는 거야. 이 형사는 당시 수사 담당자로서, 미진했던 과거 수사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유가족에게 사과드린다는 말을 전해왔어. 취재가 한창이던 지난 4월 23일은 선주 씨와 염 상사의 30번째 결혼기념일이었어. 그래서 '꼬꼬무' 제작진이 작은 선물을 준비했어. AI 기술로 구현한 현재의 염 상사 모습이야. 이렇게 살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멋있게 늙었네요 진짜로. 자꾸자꾸 보게 되네요. 나이가 들었으면 이렇게 됐을 거라 생각하니까. 이런 선물을 받을 거라고 전혀 생각을 못했네. 가족을 떠나보낸 사람들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가족이 떠난 그 시간에 멈춰서 살게 된다고 해. 2001년 12월 11일. 그 시간에 멈춘 선주 씨의 시간도, 이젠 남들과 함께 흘러가기를. 그래서 새로운 하루가 찾아오길. 하늘에 있는 남편 염순덕 상사도 바라고 있지 않을까. '꼬꼬무' 취재를 통해 확인된 홍 준위와 이 형사의 진술, 플로피 디스크의 복원된 문서 내용은 맹호부대 염순덕 상사와 유가족의 처우에 관한 각종 재판에 정식 증거 자료로 신청될 예정이야. '그날'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