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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 미성숙한 나로부터 '졸업' …위하준, 또 한 번의 성장
등록일2024.07.15
'졸업'이 끝나고 가장 크게 드는 감정은 아쉬움이에요. 이렇게 본방송을 열심히 챙겨본 작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매주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면서 봤어요. 이제 '진짜 끝났구나' 하는 아쉬운 감정이 커요. 지난달 30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졸업'(극본 박경화, 연출 안판석)에서 남자 주인공 이준호 역을 소화한 배우 위하준은 드라마 방영이 끝났다는 것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졸업'은 대치동의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 분)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위하준 분)의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다. 특히 '졸업'은 '밀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을 만든 '멜로의 장인' 안판석 감독의 작품이라 기대를 모았다. 결과적으로 3%~6%를 오가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높은 시청률 성적표를 얻지는 못했지만, '졸업'이 그려낸 대치동 학원가의 생생한 뒷이야기는 충분히 흥미를 끌어모을 만했다. 또 이를 표현한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 안판석표 멜로 특유의 감성적인 연출이 어우러지며 '졸업'은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위하준이 안판석 감독과 호흡을 맞춘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8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손예진의 남동생 역으로 활약한 바 있다. 그리고 5년이 지나, 안판석 감독은 조연이었던 위하준을 주연으로 발탁했다. '졸업'의 캐스팅 제의가 왔을 땐, 지난 5년이란 시간 동안 나름대로 정말 쉬지 않고 계속 달려왔는데. 그거에 대한 조금의 인정을 받은 느낌이었어요. '내가 해온 게 잘못된 게 아니었구나', '나 열심히 잘 해왔구나', '그래서 이렇게 좋은 기회도 오는구나' 하는 생각에 저 스스로 보람을 느꼈어요. 감사한 마음도 들었고요. 안판석 감독은 배우들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고, 최소한의 촬영으로 최대의 결과물을 얻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어떤 장면들은 배우의 얼굴을 찍는 대신, 주변의 물건이나 배경만을 찍는 파격적인 구도로, 그 순간의 분위기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이는 감독으로서 전체적인 그림이 머릿속에 완벽하게 그려져 있어야만 가능한 연출 방식이다. 5년 전 그런 안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접했던 위하준은 이번에 더욱 확실하게 안 감독만의 매력을 느꼈다. 안 감독님은 연기를 굉장히 자유롭게 맡겨 주세요. 사소한 디렉션만 잡아주시고,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연기하라고 하시죠. 그래서 저도 모르는 리액션, 애드리브가 많이 나와요. 그걸 많이 살려 실제 방송에 써주세요. 감독님의 진가는 방송을 보면 더 느껴져요. 현장에선 '왜 이거밖에 안 따시지?', '왜 뒷모습만 찍으시지?' 할 때가 있어요. 배우니까 준비해 온 걸 하고 싶은 욕심이 나잖아요. 그래서 얼굴도 찍는 게 어떠냐, 제안을 드린 적도 있어요. 그런데 방송을 보니 알겠더라고요. 정말 전체를 보시더라고요. 왜 이 신에 이 부분이 필요한지, 필요가 없는지, 그걸 찍는 순간에는 모르는데, 나중에 방송으로 봤을 때, '아 이래서 그랬구나', '여기에 포커싱을 주고자 그런 거구나', '정말 대단하시다'라는 걸 느꼈어요. 위하준에게 '졸업'이 의미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남자주인공으로 활약한 첫 멜로 작품이라는 것이다. '오징어 게임', '배드 앤 크레이지', '최악의 악' 등을 통해 남성성을 강조하는 장르물과 강한 캐릭터를 주로 선보여 온 위하준에게 잔잔한 멜로 작품인 '졸업'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위하준은 '졸업'의 이준호 캐릭터를 통해 사랑의 설렘과 긴장, 갈등과 성숙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멜로 장르도 가능한 배우라는 걸 입증했다. 그가 멜로 작품에 도전하고자 했던 이유는, 팬들 때문이었다. 팬분들이 기다렸어요. 제가 너무 장르적인 것만 하니까, 팬분들이 '멜로도 좀 해라', '멜로 보고싶다' 그런 얘기를 해주셨어요. 그거에 대한 미안함이 있었죠. 저도 생각해 보니, '오징어 게임' 이후로는 다 장르적인 연기만 했더라고요. 그래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 타이밍에, 행운같이 '졸업'이 딱 들어왔죠. 스케줄도 맞았고요. 그래서 하게 됐어요. 멜로 첫 주연 도전이라고 해서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다만 위하준은 그동안 짝사랑만 했는데, 쌍방으로 사랑하는 게 생소했다 며 웃어 보였다. 위하준은 '로맨스는 별책부록', '18어게인' 등의 드라마에서 서브남주 캐릭터를 연기한 바 있다. 여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연기만 했다 보니, '졸업'처럼 남녀 주인공이 서로를 바라보는 연기가 어색했다는 귀여운 소감이다. 멜로가 특별히 어렵진 않았는데, 사랑을 서로 주고받는 게 생소했어요.(웃음) 애정신에서는, 어떻게 해야 더 예쁘고 멋있어 보이는지 그런 걸 제가 잘 모르니까 좀 뚝딱거리긴 했죠. 그런 서툰 모습들이 오히려 '졸업'의 준호랑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서툰 남녀의 진솔한 사랑으로 그려진 거 같아서요. 너무 능숙하게 잘하면, 그게 더 이상했을 거 같아요. '졸업'이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터치하는 멜로 장르이다 보니, 상대 역 서혜진을 연기한 배우 정려원과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위하준은 정려원의 모든 면이 다 좋았다며 극찬을 쏟아냈다. 정려원 누나 자체가 사람이 좋고,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분이에요. 인간적으로도 대화를 많이 했는데 저와 비슷한 면도 있고, 호흡이 정말 좋았어요. 누나한테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저보다 훨씬 선배인데, 놀랄 정도로 현장에 정말 빨리 오고, 정말 열심히 해요. 그런 태도적인 측면에서, 누나를 보며 제가 오히려 반성했어요. 저도 현장에 안 늦는 편이고, 대사 NG 나는 거 싫어해서 잘 준비해 오는 편인데, '내가 안일했구나' 싶을 정도로 누나가 최선을 다하고 이 작품에 진심이더라고요. 모든 배우, 스태프들한테 항상 친절하고요. 누나를 보며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 큰 공부가 됐어요. 대치동 학원가에서 활약하는 선생님 캐릭터를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남다른 준비과정이 필요했다. 강의 스킬을 습득하는 것부터 칠판에 글씨를 쓰는 판서 연습까지 따로 해야 했다. 강사 역할을 맡은 정려원, 소주연 등 다른 배우들과 함께 자문 선생님을 통해 선생님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강의는 어떻게 하는지, 그런 얘기들을 많이 들었어요. 판서도 저희가 강의하는 신에서 직접 다 써야 했기 때문에, 연습을 많이 했고요. 칠판을 사서 집에 두고 계속 연습했어요. 수업하는 신은 자문 선생님이 영상으로 수업하는 걸 찍어 주시면, 그걸 보며 흉내를 내고, 제 말투나 몸짓으로 바꿔가는 과정을 반복했어요. 수업하는 장면이 몽타주 신으로 음악과 함께 쓱 지나가더라도, 저희는 대충 연기할 수 없으니 그걸 다 실제 강의하는 것처럼 준비해서 연기하곤 했어요. 그게 실제 방송으로는 안 나간 게 좀 아쉽긴 해요. 안판석 감독의 작품은 멜로라고 해서 남녀의 사랑 이야기만 조명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사회 풍자와 메시지가 묵직한 울림을 준다. '졸업' 역시 대치동 학원가를 배경으로, 공교육과 사교육에 몸담고 있는 직업군, 학부모와 학생의 관계성을 통해 입시만을 위한 지나친 교육열이 가져오는 부작용과 교육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했다. 제게도 대치동 학원 문화는 새로운 세계였어요. 대본을 보고 '진짜 이래?' 하며 놀랐죠. 근데 실제로는 더하면 더했다고 하더라고요. 어릴 때 대치동에서 학원 대여섯 개를 다닌 또래 친구를 만났는데, 정말 치열하게 살았더라고요. 한편으론 좀 짠했어요. 전 그런 환경에서 자라지 않았으니까요.(위하준은 전남 완도에서 자랐다) 학원이 어딨어요. 축구하며 시간 보내고, 학교에서 야자만 하는 정도였는데. 전 그렇게 자연 속에서 흙에서 뛰어놀며 살았는데, 요즘 학생들은 얼마나 치열해요. 세상 자체가 경쟁 사회고 자본주의 사회인데. 준호가 말하는 교육의 본질,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는 그 메시지가 와닿았어요. 꼭 필요한 이야기라 생각했고요. 전 작가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 작품을 좋아해요. 그런 게 TV 드라마로 많이 나올 수 없는 게 사실이지만, 안판석 감독님께서 계속 이런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주시면 좋겠어요. 극 중 준호와 혜진은 사랑을 통해 서로를 성장시키는 어른의 로맨스를 보여준다. 현실의 위하준도 그런 사랑을 꿈꾼다고 밝혔다. 준호와 혜진은 현실적인 부분에서 서로 상처도 받지만, 결국엔 서로를 졸업시켜 주는 인물들이에요. '네 탓이야' 탓하지 않고 묵묵히 곁을 지켜주고 보듬어주는 혜진을 보며, 준호도 부족하고 바보 같았던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성장하죠. 준호로 인해 혜진도 잊고 있던 본인의 자아를 다시 찾게 되고요. 너무 아름다운 연애 같아요. 저도 그런 연애를 하면 좋겠다,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준호가 서혜진을 통해 성장했다면, 위하준은 이준호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배우로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주연배우로서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 하는 부담과 걱정이 있었는데, 다행히 잘 끝냈어요. 그 부분에서 배운 게 있죠.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 그런 부분들을 많이 느꼈어요. 멜로 장르도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고요. 이준호라는 인물을 통해, 뭔가 부정했던 제 자신을 보는 거 같았어요. 준호가 너무 저돌적이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게 미성숙해 보여서 약간 이해 안 가는 부분들도 있었어요. 근데 돌이켜 보니, 제가 그런 사람이더라고요. 표현을 안 하고 숨기고 살았을 뿐이죠. 준호는 그걸 다 표현해서, 남들에게 그렇게 보였던 거고요. 준호가 '졸업'에서 그런 과정을 겪으며 조금 더 성숙한 사람으로 발전했듯, 저도 조금은 성장한 거 같아요. 배우로서 그리고 사람으로서, 두려움이 많고, 불안정하고, 지혜롭지 못하고 미성숙하던 나로부터 졸업을 해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현명하고 성숙한 사람이 될까, 그런 고민을 하게끔 계기를 마련해 준 작품이 '졸업'이에요. 그런 생각과 다짐을 했다는 게, 저한텐 성장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졸업'이 저한텐 소중해요. 위하준은 '졸업' 촬영 전후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촬영을 진행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1이 전 세계에서 대히트한 작품인 만큼, 시즌2를 향한 관심도 뜨겁다. '오징어 게임2'에서 제일 기대되는 건,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이에요. 대본을 봤을 때, 너무 매력 있고 좋았거든요. 워낙 잘하는 선배님들이 투입됐는데, 그 캐릭터들이 어떻게 살아나서 생동감 있게 펼쳐질지, 또 어떤 새로운 게임들이 보일지, 그런 부분들이 너무 기대돼요. '졸업'에서 섬세한 멜로 연기를 선보인 위하준은 오는 12월 공개될 '오징어 게임2'에서는 강렬한 연기 변신이 전망된다. 그 후에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해 보여준 적 없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다음에는 로코 장르를 해보고 싶어요. 이번에 작품성 있고 현실적인 멜로를 했다면, 다음엔 유쾌하고 코미디가 섞인 장르에 도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다시 또 장르물을 하고, 그렇게 어느 한쪽에 굳혀지지 않게, 계속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지금 대본들을 보고 있는데, 차기작을 빨리 정해 돌아올게요. [사진제공=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스브수다] 미성숙한 나로부터 '졸업' …위하준, 또 한 번의 성장
등록일2024.07.15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졸업'이 끝나고 가장 크게 드는 감정은 아쉬움이에요. 이렇게 본방송을 열심히 챙겨본 작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매주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면서 봤어요. 이제 '진짜 끝났구나' 하는 아쉬운 감정이 커요. 지난달 30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졸업'(극본 박경화, 연출 안판석)에서 남자 주인공 이준호 역을 소화한 배우 위하준은 드라마 방영이 끝났다는 것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졸업'은 대치동의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 분)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위하준 분)의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다. 특히 '졸업'은 '밀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을 만든 '멜로의 장인' 안판석 감독의 작품이라 기대를 모았다. 결과적으로 3%~6%를 오가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높은 시청률 성적표를 얻지는 못했지만, '졸업'이 그려낸 대치동 학원가의 생생한 뒷이야기는 충분히 흥미를 끌어모을 만했다. 또 이를 표현한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 안판석표 멜로 특유의 감성적인 연출이 어우러지며 '졸업'은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위하준이 안판석 감독과 호흡을 맞춘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8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손예진의 남동생 역으로 활약한 바 있다. 그리고 5년이 지나, 안판석 감독은 조연이었던 위하준을 주연으로 발탁했다. '졸업'의 캐스팅 제의가 왔을 땐, 지난 5년이란 시간 동안 나름대로 정말 쉬지 않고 계속 달려왔는데. 그거에 대한 조금의 인정을 받은 느낌이었어요. '내가 해온 게 잘못된 게 아니었구나', '나 열심히 잘 해왔구나', '그래서 이렇게 좋은 기회도 오는구나' 하는 생각에 저 스스로 보람을 느꼈어요. 감사한 마음도 들었고요. 안판석 감독은 배우들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고, 최소한의 촬영으로 최대의 결과물을 얻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어떤 장면들은 배우의 얼굴을 찍는 대신, 주변의 물건이나 배경만을 찍는 파격적인 구도로, 그 순간의 분위기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이는 감독으로서 전체적인 그림이 머릿속에 완벽하게 그려져 있어야만 가능한 연출 방식이다. 5년 전 그런 안 감독의 연출 스타일을 접했던 위하준은 이번에 더욱 확실하게 안 감독만의 매력을 느꼈다. 안 감독님은 연기를 굉장히 자유롭게 맡겨 주세요. 사소한 디렉션만 잡아주시고,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연기하라고 하시죠. 그래서 저도 모르는 리액션, 애드리브가 많이 나와요. 그걸 많이 살려 실제 방송에 써주세요. 감독님의 진가는 방송을 보면 더 느껴져요. 현장에선 '왜 이거밖에 안 따시지?', '왜 뒷모습만 찍으시지?' 할 때가 있어요. 배우니까 준비해 온 걸 하고 싶은 욕심이 나잖아요. 그래서 얼굴도 찍는 게 어떠냐, 제안을 드린 적도 있어요. 그런데 방송을 보니 알겠더라고요. 정말 전체를 보시더라고요. 왜 이 신에 이 부분이 필요한지, 필요가 없는지, 그걸 찍는 순간에는 모르는데, 나중에 방송으로 봤을 때, '아 이래서 그랬구나', '여기에 포커싱을 주고자 그런 거구나', '정말 대단하시다'라는 걸 느꼈어요. 위하준에게 '졸업'이 의미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남자주인공으로 활약한 첫 멜로 작품이라는 것이다. '오징어 게임', '배드 앤 크레이지', '최악의 악' 등을 통해 남성성을 강조하는 장르물과 강한 캐릭터를 주로 선보여 온 위하준에게 잔잔한 멜로 작품인 '졸업'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위하준은 '졸업'의 이준호 캐릭터를 통해 사랑의 설렘과 긴장, 갈등과 성숙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멜로 장르도 가능한 배우라는 걸 입증했다. 그가 멜로 작품에 도전하고자 했던 이유는, 팬들 때문이었다. 팬분들이 기다렸어요. 제가 너무 장르적인 것만 하니까, 팬분들이 '멜로도 좀 해라', '멜로 보고싶다' 그런 얘기를 해주셨어요. 그거에 대한 미안함이 있었죠. 저도 생각해 보니, '오징어 게임' 이후로는 다 장르적인 연기만 했더라고요. 그래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 타이밍에, 행운같이 '졸업'이 딱 들어왔죠. 스케줄도 맞았고요. 그래서 하게 됐어요. 멜로 첫 주연 도전이라고 해서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다만 위하준은 그동안 짝사랑만 했는데, 쌍방으로 사랑하는 게 생소했다 며 웃어 보였다. 위하준은 '로맨스는 별책부록', '18어게인' 등의 드라마에서 서브남주 캐릭터를 연기한 바 있다. 여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연기만 했다 보니, '졸업'처럼 남녀 주인공이 서로를 바라보는 연기가 어색했다는 귀여운 소감이다. 멜로가 특별히 어렵진 않았는데, 사랑을 서로 주고받는 게 생소했어요.(웃음) 애정신에서는, 어떻게 해야 더 예쁘고 멋있어 보이는지 그런 걸 제가 잘 모르니까 좀 뚝딱거리긴 했죠. 그런 서툰 모습들이 오히려 '졸업'의 준호랑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서툰 남녀의 진솔한 사랑으로 그려진 거 같아서요. 너무 능숙하게 잘하면, 그게 더 이상했을 거 같아요. '졸업'이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터치하는 멜로 장르이다 보니, 상대 역 서혜진을 연기한 배우 정려원과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위하준은 정려원의 모든 면이 다 좋았다며 극찬을 쏟아냈다. 정려원 누나 자체가 사람이 좋고,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분이에요. 인간적으로도 대화를 많이 했는데 저와 비슷한 면도 있고, 호흡이 정말 좋았어요. 누나한테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저보다 훨씬 선배인데, 놀랄 정도로 현장에 정말 빨리 오고, 정말 열심히 해요. 그런 태도적인 측면에서, 누나를 보며 제가 오히려 반성했어요. 저도 현장에 안 늦는 편이고, 대사 NG 나는 거 싫어해서 잘 준비해 오는 편인데, '내가 안일했구나' 싶을 정도로 누나가 최선을 다하고 이 작품에 진심이더라고요. 모든 배우, 스태프들한테 항상 친절하고요. 누나를 보며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 큰 공부가 됐어요. 대치동 학원가에서 활약하는 선생님 캐릭터를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남다른 준비과정이 필요했다. 강의 스킬을 습득하는 것부터 칠판에 글씨를 쓰는 판서 연습까지 따로 해야 했다. 강사 역할을 맡은 정려원, 소주연 등 다른 배우들과 함께 자문 선생님을 통해 선생님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강의는 어떻게 하는지, 그런 얘기들을 많이 들었어요. 판서도 저희가 강의하는 신에서 직접 다 써야 했기 때문에, 연습을 많이 했고요. 칠판을 사서 집에 두고 계속 연습했어요. 수업하는 신은 자문 선생님이 영상으로 수업하는 걸 찍어 주시면, 그걸 보며 흉내를 내고, 제 말투나 몸짓으로 바꿔가는 과정을 반복했어요. 수업하는 장면이 몽타주 신으로 음악과 함께 쓱 지나가더라도, 저희는 대충 연기할 수 없으니 그걸 다 실제 강의하는 것처럼 준비해서 연기하곤 했어요. 그게 실제 방송으로는 안 나간 게 좀 아쉽긴 해요. 안판석 감독의 작품은 멜로라고 해서 남녀의 사랑 이야기만 조명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사회 풍자와 메시지가 묵직한 울림을 준다. '졸업' 역시 대치동 학원가를 배경으로, 공교육과 사교육에 몸담고 있는 직업군, 학부모와 학생의 관계성을 통해 입시만을 위한 지나친 교육열이 가져오는 부작용과 교육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했다. 제게도 대치동 학원 문화는 새로운 세계였어요. 대본을 보고 '진짜 이래?' 하며 놀랐죠. 근데 실제로는 더하면 더했다고 하더라고요. 어릴 때 대치동에서 학원 대여섯 개를 다닌 또래 친구를 만났는데, 정말 치열하게 살았더라고요. 한편으론 좀 짠했어요. 전 그런 환경에서 자라지 않았으니까요.(위하준은 전남 완도에서 자랐다) 학원이 어딨어요. 축구하며 시간 보내고, 학교에서 야자만 하는 정도였는데. 전 그렇게 자연 속에서 흙에서 뛰어놀며 살았는데, 요즘 학생들은 얼마나 치열해요. 세상 자체가 경쟁 사회고 자본주의 사회인데. 준호가 말하는 교육의 본질,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는 그 메시지가 와닿았어요. 꼭 필요한 이야기라 생각했고요. 전 작가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 작품을 좋아해요. 그런 게 TV 드라마로 많이 나올 수 없는 게 사실이지만, 안판석 감독님께서 계속 이런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주시면 좋겠어요. 극 중 준호와 혜진은 사랑을 통해 서로를 성장시키는 어른의 로맨스를 보여준다. 현실의 위하준도 그런 사랑을 꿈꾼다고 밝혔다. 준호와 혜진은 현실적인 부분에서 서로 상처도 받지만, 결국엔 서로를 졸업시켜 주는 인물들이에요. '네 탓이야' 탓하지 않고 묵묵히 곁을 지켜주고 보듬어주는 혜진을 보며, 준호도 부족하고 바보 같았던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성장하죠. 준호로 인해 혜진도 잊고 있던 본인의 자아를 다시 찾게 되고요. 너무 아름다운 연애 같아요. 저도 그런 연애를 하면 좋겠다,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준호가 서혜진을 통해 성장했다면, 위하준은 이준호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배우로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주연배우로서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까 하는 부담과 걱정이 있었는데, 다행히 잘 끝냈어요. 그 부분에서 배운 게 있죠.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 그런 부분들을 많이 느꼈어요. 멜로 장르도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고요. 이준호라는 인물을 통해, 뭔가 부정했던 제 자신을 보는 거 같았어요. 준호가 너무 저돌적이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게 미성숙해 보여서 약간 이해 안가는 부분들도 있었어요. 근데 돌이켜 보니, 제가 그런 사람이더라고요. 표현을 안하고 숨기고 살았을 뿐이죠. 준호는 그걸 다 표현해서, 남들에게 그렇게 보였던 거고요. 준호가 '졸업'에서 그런 과정을 겪으며 조금 더 성숙한 사람으로 발전했듯, 저도 조금은 성장한 거 같아요. 배우로서 그리고 사람으로서, 두려움이 많고, 불안정하고, 지혜롭지 못하고 미성숙하던 나로부터 졸업을 해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현명하고 성숙한 사람이 될까, 그런 고민을 하게끔 계기를 마련해 준 작품이 '졸업'이에요. 그런 생각과 다짐을 했다는 게, 저한텐 성장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졸업'이 저한텐 소중해요. 위하준은 '졸업' 촬영 전후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촬영을 진행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1이 전 세계에서 대히트한 작품인 만큼, 시즌2를 향한 관심도 뜨겁다. '오징어 게임2'에서 제일 기대되는 건,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이에요. 대본을 봤을 때, 너무 매력 있고 좋았거든요. 워낙 잘하는 선배님들이 투입됐는데, 그 캐릭터들이 어떻게 살아나서 생동감 있게 펼쳐질지, 또 어떤 새로운 게임들이 보일지, 그런 부분들이 너무 기대돼요. '졸업'에서 섬세한 멜로 연기를 선보인 위하준은 오는 12월 공개될 '오징어 게임2'에서는 강렬한 연기 변신이 전망된다. 그 후에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해 보여준 적 없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다음에는 로코 장르를 해보고 싶어요. 이번에 작품성 있고 현실적인 멜로를 했다면, 다음엔 유쾌하고 코미디가 섞인 장르에 도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다시 또 장르물을 하고, 그렇게 어느 한 쪽에 굳혀지지 않게, 계속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지금 대본들을 보고 있는데, 차기작을 빨리 정해 돌아올게요. [사진제공=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스브수다] 김민재, '낭만닥터 김사부'와 세 번의 이별… 지금이 제일 싱숭생숭
등록일2023.06.30
세 시즌을 통 틀어, 지금이 제일 싱숭생숭해요. 더 아쉽고, 더 보고 싶고, 더 많이 뭉클한, 그런 감정이에요. 벌써 세 번째 작별이다. 수개월간 온 마음을 쏟은 작품 하나를 마무리할 때, 배우들이 느끼는 적적한 마음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감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고 한다. 그런데 김민재는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한 작품으로 그런 기분을 세 번째 느끼고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의 세 시즌을 모두 함께 한 배우이기 때문이다. 시즌3가 종영하며, 그는 또 한 번 이 작품과의 이별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벌써 세 번째니까, 그만큼 더 감정이 쌓였죠. 감정들이 쌓이고 쌓여서 뭔가 더 그런 마음이 드는 거 같아요. 시즌1 끝났을 때 시즌2를 할 줄 몰랐고, 시즌2 끝났을 때도 시즌3를 할 줄 몰랐어요. 지금 또, '앞으로는 모르는 거다' 그런 마음이 들어요. 김민재가 2016년 '낭만닥터 김사부' 첫 시즌을 찍었을 때는 20대 초반의 신인 배우였다. 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에서 '괴짜 천재 의사'이자 '참어른'인 김사부(한석규 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그린 '낭만닥터 김사부'. 김민재는 남자간호사 박은탁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얻은 드라마의 한 조각을 예쁘게 채웠다. 당시 조연이었던 김민재는 배우로서 매력을 충분히 인정 받았고, 이후 필모그래피를 늘려가며 점점 주연배우로 성장했다. '낭만닥터 김사부' 이후 '위대한 유혹자',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등에서 20대 청춘을 그려낼 줄 아는 주연배우로 주목받기 시작할 때, 김민재는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에 출연했다. 주연급으로 성장한 배우가 다시 조연 롤을 맡는다는 게 의아하게 다가왔지만, 김민재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에 출연해 박은탁으로서 다시 한번 드라마의 한 축을 든든하게 뒷받침했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렀다. 시즌1이 만들어졌던 2016년부터 따지면 7년 만인 2023년, 김민재는 이제 완연한 주연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주연으로 활약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등의 작품이 히트하기도 했다. 그런데 김민재가 또다시, 주연이 아닌 조연 역할인데도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3를 선택했다. 이번에도 그 어떤 망설임도 없었다. '낭만닥터 김사부'라는 작품을 계속 하고 싶었어요. 시즌 1도, 2도, 3도 전부 다 그런 마음이었어요. 조연이냐 주연이냐 그런 것보다, 이 작품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제가 조금 더 힘을 실어주고 싶어요. 제가 역량이 된다면 이 작품을 하고 싶고, 계속 그 안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이번에도, 이 작품을 선택할 수 있었어요. ▲ 3년 만에 돌아온, 3번째 '낭만닥터 김사부' '낭만닥터 김사부'는 시즌1(2016년)과 시즌2(2020년), 시즌3(2023년)까지 성공적으로 제작되며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의 새 역사를 썼다. 김민재는 지난 7년간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가 걸어온 모든 길에 동행했다. 시즌2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낭만'이 가득한 촬영장은, 김민재에게 집에 돌아온 것 같은 편안한 행복감을 안겼다. 3년 만에 돌아온 돌담병원은, 동료 배우 분들이 전보다 더 성장한 느낌도 들고, 동시에 전과 똑같은 느낌도 들어서 신기했어요. 바로 어제 본 거 같은 기분으로, 오랜만에 현장에서 다시 만나니까 행복했어요. '낭만닥터 김사부'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이야기 규모를 확장하며 의료계 현실과 인물들의 갈등을 깊이 있게 그리고자 했다. 모든 시즌에 등장한 박은탁도 성실하게 실력을 쌓아, 시즌3에서는 전담간호사로 멋지게 성장했다. 김민재는 이런 박은탁의 성장을 보여주고자 했다. 시즌3에서는 박은탁이란 인물을 좀 더 무게감 있게 잘 그려내려 했어요. '낭만'의 뜻을 가진 젊은 세대의 인물이 돌담병원에 지금까지 계속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의미가 되겠다고 생각했고, 더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외관적으로는 조금 더 성숙하게 보이고자 몸도 키웠고 머리도 짧게 잘랐어요. 작품에서 주인공을 할 때와 조연을 소화할 때, 각각의 위치에서 해야할 역할은 분명 다르다. 주연도 조연도 모두 해본 입장에서, 김민재는 어느 것 하나 쉬운 건 없다고 말한다. 다만 뭐든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잘 해내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분량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은탁이의 서사가 좀 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없었어요. 전 (대본에 쓰인) 은탁이를 어떻게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 그런 생각만 했어요. 은탁이가 해결해야 할 사건도 많고 돌볼 환자도 많아서, 이 정도의 분량도 충분히 많았다고 생각해요. 주연을 할 때와 조연을 할 때, 차이가 있긴 하죠. 주연을 할 땐 물리적인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감정선도 그렇고, 모든 일들이 나로 인해 펼쳐지다 보니 그거에 대해 설정하고 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그에 비해 은탁이는 사부님이 주는 액션에 리액션을 하는 게 더 중요하고, 사부님에 힘을 실어주는 입장이죠. 해야하는 역할이 다른 거 같아요. 둘 다 어려워요. 좀 더 하기 편한 쪽은 없어요. 수많은 유형들 속에서 하나를 골라 연기로 내뱉어야 하는 게, 늘 재밌으면서도 어렵고 그래요. 박은탁은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에서 응급의학과 의사 윤아름(소주연 분)과 연애를 시작해 시즌3에서도 연인 관계를 이어갔다. 이번 시즌3에서는 두 사람이 결별의 위기를 딛고 서로를 향한 애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더 굳건하게 사랑을 지키는 모습이 그려졌다. 연인 관계를 연기한 소주연과의 연기 호흡은 두 번째인 만큼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주연누나와 신을 찍을 때 대화를 많이 했어요. 서로의 캐릭터가 이 상황에서 어떤 감정일지, 대화로 감정을 공유하면서, 배려하면서, 그렇게 찍었죠. 누나랑 벌써 두 번째 호흡이고 파트너로서 워낙 잘 맞아서, 얘기를 더 많이 나눌 수 있었고, 그게 연기에도 도움이 됐던 거 같아요. 재밌었고요. 극 중 박은탁은 책임감 강하고 정의로운 사람으로 늘 환자부터 생각한다. 그런데 묵직하고 말수가 적은 성격이, 지나치게 서툰 표현이, 연인 윤아름에게 큰 상처를 줬다. 준비한 꽃다발을 끝내 전하지 못하고, 헤어지자는 윤아름의 말에 한마디도 못하고 돌아서는 박은탁의 행동을 보며 시청자 사이에서는 답답하다는 반응들도 나왔다. 박은탁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김민재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며 편을 들었다. 물론, 진짜 자신이라면 박은탁처럼 안 했을 거라는 귀여운(?) 해명도 덧붙였다. 전 은탁이가 답답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름쌤 앞에서 말을 안 했던 건, 그 순간에 너무 당황했던 거죠. 말을 안 한 게 아니라 못 한 거라 생각했어요. 또 은탁이가 바로 얘기하지 않았던 건,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려보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봤어요. 병원도 너무 바빴고요. 그러다 보니까 말을 못 했고, 그게 답답해 보였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 저라면요? 전 은탁이 같은 성격이 아니라, 답답하면 살 수가 없어요. 못 참아요. 저라면 바로 말했을 거예요. 연애 상대로서는 다소 답답할 수는 있어도, 박은탁은 올곧고 성실하고, 간호사로서 능력 있고 환자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김사부가 추구하는 '낭만'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따르는 올바른 청년이다. 김민재는 이제는 자신의 일부가 되어버린 박은탁의 그런 단단한 성격을 닮고 싶어 했다. 은탁이에게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 있어요. 물론 어렸을 때 방황하고 많이 흔들려 지금은 안 흔들리는 거지만, 지금의 그런 단단함이 멋있는 거 같아요. 저도 어느 순간에는 은탁이처럼, 그런 단단함이 있으면 좋겠어요. ▲ 정말 '김사부' 같은 존재 한석규 '낭만닥터 김사부'가 시즌3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김사부 캐릭터를 맡아 극의 중심을 이끈 배우 한석규의 힘이 크다. 돌담병원의 김사부가 낭만을 추구하며 '진짜 의사'가 뭔지, 나아가 '좋은 어른'이 뭔지 몸소 보여주며 젊은 의사들을 성장시킨 것처럼, 한석규는 '낭만닥터 김사부' 팀의 큰 어른이자 정신적 지주로서 후배들의 본보기가 됐다. 김민재는 그런 한석규와 함께 세 시즌을 함께 하며 많은 걸 느꼈다. 한석규 선배님을 만나, 제가 너무 많은 성장을 했죠. 제가 정말 존경하는 선배님이에요. 연기에 대한 태도도 배웠고,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방향성에 대해서도 배웠어요. 시즌 1, 2 때 해주신 조언을 토대로, 다양한 현장에서 경험을 한 후 돌아와 시즌3에서 다시 맞춰볼 수 있었던 순간들이 너무 좋았어요. 시즌3에서도 많은 조언을 해주셨고, 또 그걸 토대로 연습하고 그랬어요. 한석규와는 사적인 대화도 많이 하는 사이다. 김민재는 아이를 낳으면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와 같은, 정말 사적인 질문들을 스스럼없이 한석규에게 던진다. 그러면 한석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준다. 인생을 더 오래 살아본 어른에게 얻을 수 있는 가르침들. 한석규는 김민재에게 정말 '김사부' 같은 존재다. 물론, 연기적인 배움도 크다. 선배님이 많이 모니터를 해주세요. '낭만닥터 김사부' 뿐만 아니라, 제가 출연한 다른 작품들도 다 보고 피드백을 주세요. 연기를 어떻게 하라고 말씀해 주시는 건 아니고, 여러 가지 버전을 만들어서 다양하게 해보는 게 좋은 거 같다고, 선배님 자신도 그렇게 하고 있는데 그게 도움이 된다고, 그런 말씀들을 해주세요. 저한테 '목소리가 좋다'면서,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차근차근 삶을 잘 경험하면서 연기를 잘 해나갔으면 좋겠다, 아직 어리니까 더 많이 경험해 봐라, 남자 배우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진짜다, 그런 의미의 말씀들을 많이 해주세요. 한석규 선배는 제게 진짜 김사부님이에요. 김사부처럼 화만 안 낼뿐이에요.(웃음) 평소 많은 대화를 나누는 한석규와 김민재의 두터운 친분 때문에 지난 4월 열린 '낭만닥터 김사부3' 제작발표회에서 생긴 작은 해프닝이 있었다. 한석규가 김민재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 민재가 7월에 군대에 간다 며, 당시 알려진 바 없던 김민재의 군입대 사실을 폭로(?)한 것. 당시 김민재는 귀가 빨개지며 크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고, 한석규는 내가 사고를 쳤나 보다 라며 민망해 해 웃음을 자아낸 바 있다. 제가 시즌1 때부터 군 복무에 대해 한석규 선배님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러다 이번 시즌3를 촬영하면서, 선배님한테 '이번 도에 군대에 가기로 결심했다'고 말씀드렸었죠. 그러면서 어느 부대를 가려면 몇 월에 가야 하는지, 7월에 입대해야 하는 부대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곤 했는데, 그래서 선배님이 제가 7월에 군대에 간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안 그래도 제가 올해 군대에 간다는 걸 어떤 방법으로 얘기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때 선배님께서 언급을 해주셔서 오히려 더 편하게 군대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어요. 물론 제가 깜짝 놀라 2초 정도 버퍼링이 걸리긴 했지만(웃음), 유쾌하고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 연내 군입대, 더 성장해 돌아올 미래를 기대해 '낭만닥터 김사부3'는 김민재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다. 올해 안에 군입대할 예정이지만, 아직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주연으로 자리잡는 시기, 군입대로 인해 1년 반 이상의 공백을 갖게 됐다. '아쉬운 마음이 없느냐'는 질문에 김민재는 전혀 없다 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제가 공부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뭔가 소모하기 위해선 자원이 더 있어야 해요. 좀 더 많은 공부를 하고 나서 다음을 보여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 군대에 가는 게 제 커리어에 도움이 될 거 같아요. 항상 작품이 끝나면 다음 작품을 준비하느라, 다른 걸 생각할 여유가 없었어요. 성격상 계속 일을 해야 했고, 절 소모해야 했죠. 군대라는 챕터가, 저한테 도움이 될 거 같아요. 군대에 가서 새로운 경험을 하며 인생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어요. 또 책도 많이 읽고 싶고, 연기에 대한 공부, 영어 공부도 하고 싶어요. 군대가 새로운 자양분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군 전역 후, 제가 얼마나 많은 지식을 쌓았을지, 기대되는 것도 있어요. 군입대를 앞둔 김민재는 뭔가를 해보지 못해 아쉬운 것은 없다고 했다. 충분히 열심히 해왔고, 그래서 아쉬운 부분이 없다 며 자신의 20대를 돌아봤다. 그동안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온 게 느껴지는 대답이었다. 김민재가 배우로서, 또 인간으로서 이렇게 성실할 수 있었던 건, '낭만닥터 김사부'의 영향도 있었다. 제가 스무 살 초반에 가치관이 형성될 시절에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을 만났어요. 그때 좋은 어른들과 좋은 글을 보며 작업하면서 '현장은 이런 거구나', '이렇게 연기해야 하는 구나'를 배웠어요. 또 글이 주는 메시지들,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고는 살아야 한다는, 그런 게 저한테 큰 영향을 줬어요.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고요. 그러다가 시즌3에 돌아와서 반성도 했어요. 뭔가 다시 절 점검하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부끄럽게 살진 않았지만, 어느 순간 좀 쉬운 길을 택하려고 했다든가, 잠깐의 유혹에 빠지려고 했다든가, 그런 것들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재정비하는 시간이었어요. 무엇보다, '낭만'을 지키며 살아가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김민재에게 '낭만'이란 무엇이길래, 지키고 싶은 걸까. 제가 생각하는 낭만은 '용기' 같아요. 나쁜 것에 대항할 수 있는 용기 같은 거요. 그런 올바른 소신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좋은 방향으로 살아가는 게 낭만이라고 생각해요. 낭만을 지키려면 굉장한 용기와 책임감이 따르니까, 그런 걸 잘 지킬 수 있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김민재는 군입대 전까지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다. 특히 장기간 해외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해외여행을 오랫동안 가려고 계획 중이에요. 미국을 한 달 정도 가고 싶어요. 뉴욕을 갔다가, LA도 가고. 미국을 가본 적이 없어서 한번 경험해 보고 싶어요. 가게 되면, 혼자 배낭여행으로 가려해요. 시즌3 방송을 끝낸 '낭만닥터 김사부'가 시즌4 제작으로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의 연출자 유인식PD는 본래 시즌제로 기획된 드라마가 아니다 보니 다음 시즌의 가능성을 장담하기란 쉽지 않다. 외상센터 이후 어떤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지도, 모든 배우들이 다시 한번 기적처럼 모일 수 있을지도 차차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서, 조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고 말했고, 강은경 작가는 사실 시즌1을 끝낼 때 시즌2를 쓰게 될 줄 몰랐고, 시즌2를 끝낼 때 시즌3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 지금도 '시즌 4가 가능한가?' 생각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또다시 기다려주겠다고 해주셔서 지금은 그것만으로 너무 감사드릴 뿐이다 라고 답했다. 시즌4 제작의 가능성을 완전히 열지도, 닫지도 않은 상황이다. '낭만닥터 김사부'의 모든 시즌을 함께 한 김민재에게도 물었다. 시즌4 출연 제의가 들어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낭만닥터 김사부'의 팬으로서, 전 이 작품이 계속 됐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그만큼 저도 좋은 메시지를 받았던 작품이라, 시즌4 출연 제안이 온다면 좋을 거 같아요. 3년 뒤의 저는 또 달라졌을 테니까요. 김사부의 스핀오프를 해도 좋을 거 같아요. 김사부님의 젊은 시절 모습도 보고 싶고요. 설령 제가 출연하지 않는다고 해도, '낭만닥터 김사부'의 팬으로서 너무 재밌을 거 같아요. 전 '낭만닥터 김사부'를 언제나 응원해요. [사진=SBS '낭만닥터 김사부3' 스틸컷, 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스브수다] 김민재, '낭만닥터 김사부'와 세 번의 이별… 지금이 제일 싱숭생숭
등록일2023.06.30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세 시즌을 통 틀어, 지금이 제일 싱숭생숭해요. 더 아쉽고, 더 보고 싶고, 더 많이 뭉클한, 그런 감정이에요. 벌써 세번째 작별이다. 수개월간 온 마음을 쏟은 작품 하나를 마무리할 때, 배우들이 느끼는 적적한 마음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감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고 한다. 그런데 김민재는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한 작품으로 그런 기분을 세 번째 느끼고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의 세 시즌을 모두 함께 한 배우이기 때문이다. 시즌3가 종영하며, 그는 또 한 번 이 작품과의 이별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벌써 세 번째니까, 그만큼 더 감정이 쌓였죠. 감정들이 쌓이고 쌓여서 뭔가 더 그런 마음이 드는 거 같아요. 시즌1 끝났을 때 시즌2를 할 줄 몰랐고, 시즌2 끝났을 때도 시즌3를 할 줄 몰랐어요. 지금 또, '앞으로는 모르는 거다' 그런 마음이 들어요. 김민재가 2016년 '낭만닥터 김사부' 첫 시즌을 찍었을 때는 20대 초반의 신인 배우였다. 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에서 '괴짜 천재 의사'이자 '참어른'인 김사부(한석규 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그린 '낭만닥터 김사부'. 김민재는 남자간호사 박은탁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얻은 드라마의 한 조각을 예쁘게 채웠다. 당시 조연이었던 김민재는 배우로서 매력을 충분히 인정 받았고, 이후 필모그래피를 늘려가며 점점 주연배우로 성장했다. '낭만닥터 김사부' 이후 '위대한 유혹자',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등에서 20대 청춘을 그려낼 줄 아는 주연배우로 주목받기 시작할 때, 김민재는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에 출연했다. 주연급으로 성장한 배우가 다시 조연 롤을 맡는다는 게 의아하게 다가왔지만, 김민재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에 출연해 박은탁으로서 다시 한 번 드라마의 한 축을 든든하게 뒷받침했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렀다. 시즌1이 만들어졌던 2016년부터 따지면 7년만인 2023년, 김민재는 이제 완연한 주연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주연으로 활약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등의 작품이 히트하기도 했다. 그런데 김민재가 또 다시, 주연이 아닌 조연 역할인데도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3를 선택했다. 이번에도 그 어떤 망설임도 없었다. '낭만닥터 김사부'라는 작품을 계속 하고 싶었어요. 시즌 1도, 2도, 3도 전부 다 그런 마음이었어요. 조연이냐 주연이냐 그런 것보다, 이 작품이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있어서 제가 조금 더 힘을 실어주고 싶어요. 제가 역량이 된다면 이 작품을 하고 싶고, 계속 그 안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이번에도, 이 작품을 선택할 수 있었어요. ▲ 3년만에 돌아온, 3번 째 '낭만닥터 김사부' '낭만닥터 김사부'는 시즌1(2016년)과 시즌2(2020년), 시즌3(2023년)까지 성공적으로 제작되며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의 새 역사를 썼다. 김민재는 지난 7년간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가 걸어온 모든 길에 동행했다. 시즌2 이후 3년만에 돌아온 '낭만'이 가득한 촬영장은, 김민재에게 집에 돌아온 것 같은 편안한 행복감을 안겼다. 3년만에 돌아온 돌담병원은, 동료 배우 분들이 전보다 더 성장한 느낌도 들고, 동시에 전과 똑같은 느낌도 들어서 신기했어요. 바로 어제 본 거 같은 기분으로, 오랜만에 현장에서 다시 만나니까 행복했어요. '낭만닥터 김사부'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이야기 규모를 확장하며 의료계 현실과 인물들의 갈등을 깊이 있게 그리고자 했다. 모든 시즌에 등장한 박은탁도 성실하게 실력을 쌓아, 시즌3에서는 전담간호사로 멋지게 성장했다. 김민재는 이런 박은탁의 성장을 보여주고자 했다. 시즌3에서는 박은탁이란 인물을 좀 더 무게감 있게 잘 그려내려 했어요. '낭만'의 뜻을 가진 젊은 세대의 인물이 돌담병원에 지금까지 계속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의미가 되겠다고 생각했고, 더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외관적으로는 조금 더 성숙하게 보이고자 몸도 키웠고 머리도 짧게 잘랐어요. 작품에서 주인공을 할 때와 조연을 소화할 때, 각각의 위치에서 해야할 역할은 분명 다르다. 주연도 조연도 모두 해본 입장에서, 김민재는 어느 것 하나 쉬운 건 없다고 말한다. 다만 뭐든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잘 해내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분량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은탁이의 서사가 좀 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없었어요. 전 (대본에 쓰인) 은탁이를 어떻게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 그런 생각만 했어요. 은탁이가 해결해야 할 사건도 많고 돌볼 환자도 많아서, 이 정도의 분량도 충분히 많았다고 생각해요. 주연을 할 때와 조연을 할 때, 차이가 있긴 하죠. 주연을 할 땐 물리적인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감정선도 그렇고, 모든 일들이 나로 인해 펼쳐지다 보니 그거에 대해 설정하고 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그에 비해 은탁이는 사부님이 주는 액션에 리액션을 하는 게 더 중요하고, 사부님에 힘을 실어주는 입장이죠. 해야하는 역할이 다른 거 같아요. 둘 다 어려워요. 좀 더 하기 편한 쪽은 없어요. 수많은 유형들 속에서 하나를 골라 연기로 내뱉어야 하는 게, 늘 재밌으면서도 어렵고 그래요. 박은탁은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에서 응급의학과 의사 윤아름(소주연 분)과 연애를 시작해 시즌3에서도 연인 관계를 이어갔다. 이번 시즌3에서는 두 사람이 결별의 위기를 딛고 서로를 향한 애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더 굳건하게 사랑을 지키는 모습이 그려졌다. 연인 관계를 연기한 소주연과의 연기 호흡은 두번째인 만큼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주연누나와 신을 찍을 때 대화를 많이 했어요. 서로의 캐릭터가 이 상황에서 어떤 감정일지, 대화로 감정을 공유하면서, 배려하면서, 그렇게 찍었죠. 누나랑 벌써 두 번째 호흡이고 파트너로서 워낙 잘 맞아서, 얘기를 더 많이 나눌 수 있었고, 그게 연기에도 도움이 됐던 거 같아요. 재밌었고요. 극 중 박은탁은 책임감 강하고 정의로운 사람으로 늘 환자부터 생각한다. 그런데 묵직하고 말수가 적은 성격이, 지나치게 서툰 표현이, 연인 윤아름에게 큰 상처를 줬다. 준비한 꽃다발을 끝내 전하지 못하고, 헤어지자는 윤아름의 말에 한마디도 못하고 돌아서는 박은탁의 행동을 보며 시청자 사이에서는 답답하다는 반응들도 나왔다. 박은탁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김민재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며 편을 들었다. 물론, 진짜 자신이라면 박은탁처럼 안 했을 거라는 귀여운(?) 해명도 덧붙였다. 전 은탁이가 답답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름쌤 앞에서 말을 안했던 건, 그 순간에 너무 당황했던 거죠. 말을 안 한 게 아니라 못 한 거라 생각했어요. 또 은탁이가 바로 얘기하지 않았던 건,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려보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봤어요. 병원도 너무 바빴고요. 그러다 보니까 말을 못했고, 그게 답답해 보였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 저라면요? 전 은탁이 같은 성격이 아니라, 답답하면 살 수가 없어요. 못 참아요. 저라면 바로 말했을 거예요. 연애 상대로서는 다소 답답할 수는 있어도, 박은탁은 올곧고 성실하고, 간호사로서 능력 있고 환자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김사부가 추구하는 '낭만'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따르는 올바른 청년이다. 김민재는 이제는 자신의 일부가 되어버린 박은탁의 그런 단단한 성격을 닮고 싶어 했다. 은탁이에게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 있어요. 물론 어렸을 때 방황하고 많이 흔들려 지금은 안 흔들리는 거지만, 지금의 그런 단단함이 멋있는 거 같아요. 저도 어느 순간에는 은탁이처럼, 그런 단단함이 있으면 좋겠어요. ▲ 정말 '김사부' 같은 존재 한석규 '낭만닥터 김사부'가 시즌3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김사부 캐릭터를 맡아 극의 중심을 이끈 배우 한석규의 힘이 크다. 돌담병원의 김사부가 낭만을 추구하며 '진짜 의사'가 뭔지, 나아가 '좋은 어른'이 뭔지 몸소 보여주며 젊은 의사들을 성장시킨 것처럼, 한석규는 '낭만닥터 김사부' 팀의 큰 어른이자 정신적 지주로서 후배들의 본보기가 됐다. 김민재는 그런 한석규와 함께 세 시즌을 함께 하며 많은 걸 느꼈다. 한석규 선배님을 만나, 제가 너무 많은 성장을 했죠. 제가 정말 존경하는 선배님이에요. 연기에 대한 태도도 배웠고,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 그 방향성에 대해서도 배웠어요. 시즌 1, 2 때 해주신 조언을 토대로, 다양한 현장에서 경험을 한 후 돌아와 시즌3에서 다시 맞춰볼 수 있었던 순간들이 너무 좋았어요. 시즌3에서도 많은 조언을 해주셨고, 또 그걸 토대로 연습하고 그랬어요. 한석규와는 사적인 대화도 많이 하는 사이다. 김민재는 아이를 낳으면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와 같은, 정말 사적인 질문들을 스스럼 없이 한석규에게 던진다. 그러면 한석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준다. 인생을 더 오래 살아본 어른에게 얻을 수 있는 가르침들. 한석규는 김민재에게 정말 '김사부' 같은 존재다. 물론, 연기적인 배움도 크다. 선배님이 많이 모니터를 해주세요. '낭만닥터 김사부' 뿐만 아니라, 제가 출연한 다른 작품들도 다 보고 피드백을 주세요. 연기를 어떻게 하라고 말씀해주시는 건 아니고, 여러가지 버전을 만들어서 다양하게 해보는 게 좋은 거 같다고, 선배님 자신도 그렇게 하고 있는데 그게 도움이 된다고, 그런 말씀들을 해주세요. 저한테 '목소리가 좋다'면서,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차근차근 삶을 잘 경험하면서 연기를 잘 해나갔으면 좋겠다, 아직 어리니까 더 많이 경험해봐라, 남자 배우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진짜다, 그런 의미의 말씀들을 많이 해주세요. 한석규 선배는 제게 진짜 김사부님이에요. 김사부처럼 화만 안 낼 뿐이에요.(웃음) 평소 많은 대화를 나누는 한석규와 김민재의 두터운 친분 때문에 지난 4월 열린 '낭만닥터 김사부3' 제작발표회에서 생긴 작은 해프닝이 있었다. 한석규가 김민재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 민재가 7월에 군대에 간다 며, 당시 알려진 바 없던 김민재의 군입대 사실을 폭로(?)한 것. 당시 김민재는 귀가 빨개지며 크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고, 한석규는 내가 사고를 쳤나 보다 라며 민망해 해 웃음을 자아낸 바 있다. 제가 시즌1 때부터 군 복무에 대해 한석규 선배님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러다 이번 시즌3를 촬영하면서, 선배님한테 '이번 도에 군대에 가기로 결심했다'고 말씀드렸었죠. 그러면서 어느 부대를 가려면 몇 월에 가야하는지, 7월에 입대해야 하는 부대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곤 했는데, 그래서 선배님이 제가 7월에 군대에 간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안그래도 제가 올해 군대에 간다는 걸 어떤 방법으로 얘기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때 선배님께서 언급을 해주셔서 오히려 더 편하게 군대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어요. 물론 제가 깜짝 놀라 2초 정도 버퍼링이 걸리긴 했지만(웃음), 유쾌하고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 연내 군입대, 더 성장해 돌아올 미래를 기대해 '낭만닥터 김사부3'는 김민재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다. 올해 안에 군입대할 예정이지만, 아직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주연으로 자리잡는 시기, 군입대로 인해 1년 반 이상의 공백을 갖게 됐다. '아쉬운 마음이 없느냐'는 질문에 김민재는 전혀 없다 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제가 공부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뭔가 소모하기 위해선 자원이 더 있어야 해요. 좀 더 많은 공부를 하고 나서 다음을 보여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 군대에 가는 게 제 커리어에 도움이 될 거 같아요. 항상 작품이 끝나면 다음 작품을 준비하느라, 다른 걸 생각할 여유가 없었어요. 성격상 계속 일을 해야 했고, 절 소모해야 했죠. 군대라는 챕터가, 저한테 도움이 될 거 같아요. 군대에 가서 새로운 경험을 하며 인생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어요. 또 책도 많이 읽고 싶고, 연기에 대한 공부, 영어 공부도 하고 싶어요. 군대가 새로운 자양분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군 전역 후, 제가 얼마나 많은 지식을 쌓았을지, 기대되는 것도 있어요. 군입대를 앞둔 김민재는 뭔가를 해보지 못해 아쉬운 것은 없다고 했다. 충분히 열심히 해왔고, 그래서 아쉬운 부분이 없다 며 자신의 20대를 돌아봤다. 그동안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온 게 느껴지는 대답이었다. 김민재가 배우로서, 또 인간으로서 이렇게 성실할 수 있었던 건, '낭만닥터 김사부'의 영향도 있었다. 제가 스무살 초반에 가치관이 형성될 시절에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을 만났어요. 그 때 좋은 어른들과 좋은 글을 보며 작업하면서 '현장은 이런 거구나', '이렇게 연기해야 하는 구나'를 배웠어요. 또 글이 주는 메시지들,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고는 살아야 한다는, 그런 게 저한테 큰 영향을 줬어요.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고요. 그러다가 시즌3에 돌아와서 반성도 했어요. 뭔가 다시 절 점검하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부끄럽게 살진 않았지만, 어느 순간 좀 쉬운 길을 택하려고 했다든가, 잠깐의 유혹에 빠지려고 했다든가, 그런 것들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재정비하는 시간이었어요. 무엇보다, '낭만'을 지키며 살아가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김민재에게 '낭만'이란 무엇이길래, 지키고 싶은 걸까. 제가 생각하는 낭만은 '용기' 같아요. 나쁜 것에 대항할 수 있는 용기 같은 거요. 그런 올바른 소신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좋은 방향으로 살아가는게 낭만이라고 생각해요. 낭만을 지키려면 굉장한 용기와 책임감이 따르니까, 그런걸 잘 지킬 수 있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김민재는 군입대 전까지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다. 특히 장기간 해외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해외여행을 오랫동안 가려고 계획 중이에요. 미국을 한달 정도 가고 싶어요. 뉴욕을 갔다가, LA도 가고. 미국을 가본적이 없어서 한번 경험해 보고 싶어요. 가게 되면, 혼자 배낭여행으로 가려 해요. 시즌3 방송을 끝낸 '낭만닥터 김사부'가 시즌4 제작으로 이어질 지는 아무도 모른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의 연출자 유인식PD는 본래 시즌제로 기획된 드라마가 아니다 보니 다음 시즌의 가능성을 장담하기란 쉽지 않다. 외상센터 이후 어떤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지도, 모든 배우들이 다시 한번 기적처럼 모일 수 있을지도 차차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서, 조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고 말했고, 강은경 작가는 사실 시즌1을 끝낼 때 시즌2를 쓰게 될 줄 몰랐고, 시즌2를 끝낼 때 시즌3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 지금도 '시즌 4가 가능한가?' 생각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또다시 기다려주겠다고 해주셔서 지금은 그것만으로 너무 감사드릴뿐이다 라고 답했다. 시즌4 제작의 가능성을 완전히 열지도, 닫지도 않은 상황이다. '낭만닥터 김사부'의 모든 시즌을 함께 한 김민재에게도 물었다. 시즌4 출연 제의가 들어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낭만닥터 김사부'의 팬으로서, 전 이 작품이 계속 됐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그만큼 저도 좋은 메시지를 받았던 작품이라, 시즌4 출연 제안이 온다면 좋을 거 같아요. 3년 뒤의 저는 또 달라졌을 테니까요. 김사부의 스핀오프를 해도 좋을 거 같아요. 김사부님의 젊은 시절 모습도 보고 싶고요. 설령 제가 출연하지 않는다고 해도, '낭만닥터 김사부'의 팬으로서 너무 재밌을 거 같아요. 전 '낭만닥터 김사부'를 언제나 응원해요. [사진=SBS '낭만닥터 김사부3' 스틸컷, 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김사부3' 한석규의 낭만이 전한 울림…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 '19.3%'
등록일2023.06.18
'낭만닥터 김사부3'가 시즌제의 새 역사를 쓰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7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극본 강은경, 임혜민/연출 유인식, 강보승) 마지막 회는 돌담즈의 꿈과 낭만을 전하는 이야기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가구 16.8%, 수도권 가구 16.8%, 순간 최고 19.3%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및 토요일 미니시리즈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채널 경쟁력과 화제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은 6.1%로 한 주간 방송된 전체 프로그램을 통틀어 1위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기준) 최종회에서는 김사부(한석규 분)와 돌담즈의 꿈의 공간 돌담 권역외상센터가 산불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대피하지 않고 사라진 김사부는 수술실에 있었고, 오명심(진경 분)은 김사부의 허탈한 마음을 위로하며 김사부라는 중력이 있는 한 돌담즈는 영원할 겁니다 라고 말했다. 그때 기적처럼 내린 비로 화재가 소강상태를 보였고, 김사부와 돌담즈의 꿈은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김사부는 성장한 모난돌 제자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미소 지었고, 새로운 꿈을 비밀로 남겼다. 김사부가 밑그림을 그린 외상센터에서 꿈을 채워가는 제자들의 모습도 이어졌다. 도예산 지원 확정을 받았지만, 그들은 여전히 현실의 벽과 싸워나가야 했다. 서우진(안효섭 분)은 강동주(유연석 분)의 외상센터 레벨1 계획에 설렘을 느끼며, 차은재(이성경 분)가 있는 외상센터로 합류했다. 레벨1 계획은 환자가 받아주는 병원을 못 찾아서 길에서 헤매지 않게, 수술할 의사가 없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장동화(이신영 분)는 부용주를 '김사부'라고 부른 1호 제자 장현주(김혜준 분)의 동생이었다. 김사부는 누나의 꿈을 따라 의사가 된 장동화에게 '네가 하고 싶은 것'을 찾으라 했고, 장동화는 돌담병원에서 더 남아보기로 결정했다. 각자 위치에서 환자를 맞을 준비를 하는 돌담즈, 그리고 김사부의 모습이 '낭만스러운' 엔딩을 완성했다. 에필로그에서는 미국에서 돌아온 시즌1 윤서정(서현진 분)의 뒷모습이 담겼고, 김사부와 모난돌 제자들의 완전체 만남을 상상하게 만들며 전율을 안겼다. # 확장된 세계관의 시즌3,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의 이정표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는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시즌1(2016년)과 시즌2(2020년)를 거쳐 시즌3(2023년)에 이르며,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의 역사를 썼다. 국내에서 시즌3까지 제작되는 드라마가 흔치 않기에, 7년간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가 걸어온 길은 값진 의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시즌을 거듭하며 진화된 이야기와 확장된 세계를 펼치려는 시도가 있었다. 시즌3는 사명감,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김사부의 '낭만'을 이으면서, 돌담 권역외상센터로 세계관을 확장해 더 깊어진 이야기와 스케일이 커진 사건들을 펼쳐냈다. 첨예한 이해관계가 맞물린 외상센터를 무대로 의료계 현실을 담으며 메시지를 강화했고, 더 끈끈해진 돌담즈의 관계성도 보는 재미를 더했다. 시즌1부터 구축한 돌담 세계관을 연결시키며 시즌제만의 묘미도 보여줬다. 센터장 대행으로 돌아온 시즌1 강동주 역 유연석의 특별출연은 후반부 스토리 탄력을 더했다. 시리즈를 이끈 강은경 작가, 유인식 감독의 내공과 시너지가 빛나며 명품 시리즈를 완성했다. # 배우인지 의사인지 헷갈리는 돌담즈의 혼연일체 열연 돌담병원 의료진은 각기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고, 이를 맡은 배우들의 호연은 몰입도를 높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이제는 의사인지 배우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쏟아냈고, 실제 의사들도 리얼한 수술신을 인정해 눈길을 끌었다. 한석규는 대체불가 연기로 김사부의 변치 않는 낭만을 울림 있게 전하며, 레전드의 진가를 입증했다. 안효섭과 이성경은 시즌2보다 깊어진 연기로 캐릭터의 성장을 표현해냈다. 김민재, 진경, 임원희, 변우민, 김주헌, 윤나무, 신동욱, 소주연, 고상호, 윤보라, 정지안 등은 환상 호흡을 빛냈고, 새로 투입된 이신영, 이홍내도 매력적인 캐릭터로 활력을 더했다. # 의료계 현실, 재난 현장에 더해진 사회 메시지 시즌1, 2와 달리, 시즌3에서 김사부가 대립한 차진만(이경영 분)은 빌런이 아닌 김사부와 다른 가치관을 지닌 인물로 그려지며 '낭만'과 '현실'에 대한 다양한 화두를 던졌다. 인력 부족으로 터진 의료 사고, 병원 시스템의 문제 등 의료계 현실을 반영한 권역 외상센터는 드라마를 넘어 실제 우리가 사는 세상과 연결돼 몰입도를 더했다. 그럼에도 김사부는 '환자를 살리는 것이 의사의 일'이라고 역설하며 낭만을 이어갔다. 그렇게 원칙과 체계 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린 김사부의 낭만이 제자들의 꿈으로 확장되며 감동을 남겼다. 또 건물 붕괴 에피소드는 단순히 스케일만 키운 것이 아닌, 재난 현장 의료 체계를 상세히 다루면서 스토리와 연결시켜 호평을 받았다. # 2023년에도 이어진 '낭만'의 울림, 시리즈 롱런의 이유 무엇보다 김사부의 '낭만'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한 울림과 위로를 전했다. 포기하지 마세요. 사람의 의지가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오늘이 너의 라떼 중 하루가 될 테니까 누가 뭐라하던 묵묵히 쭉 가. 진짜로 의미 있는 것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라고 나이 먹은 우리가 앞에 있는 거다. 할 줄 아는 경험으로, 내려다볼 줄 아는 혜안으로, 좀 더 좋은 세상 만들어내라고! 남의 시선이 널 만드는 게 아니라 너의 시선이 널 만들어 가는 거야 등 인생 명대사가 추가됐다. 우리가 왜 사는지, 무엇 때문에 사는지에 대한 질문을 포기하지 마 라는 시리즈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여운을 짙게 만들며,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낭만이 있는 한 계속되는 시리즈를 기약했다. 한편 '낭만닥터 김사부3' 후속으로 오는 23일부터는 배우 김태리, 오정세, 홍경 등이 출연하는 김은희 작가의 신작 '악귀'가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김사부3' 한석규의 낭만이 전한 울림…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 '19.3%'
등록일2023.06.18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낭만닥터 김사부3'가 시즌제의 새 역사를 쓰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7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극본 강은경, 임혜민/연출 유인식, 강보승) 마지막 회는 돌담즈의 꿈과 낭만을 전하는 이야기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가구 16.8%, 수도권 가구 16.8%, 순간 최고 19.3%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및 토요일 미니시리즈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채널 경쟁력과 화제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은 6.1%로 한 주간 방송된 전체 프로그램을 통틀어 1위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기준) 최종회에서는 김사부(한석규 분)와 돌담즈의 꿈의 공간 돌담 권역외상센터가 산불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대피하지 않고 사라진 김사부는 수술실에 있었고, 오명심(진경 분)은 김사부의 허탈한 마음을 위로하며 김사부라는 중력이 있는 한 돌담즈는 영원할 겁니다 라고 말했다. 그때 기적처럼 내린 비로 화재가 소강상태를 보였고, 김사부와 돌담즈의 꿈은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김사부는 성장한 모난돌 제자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미소 지었고, 새로운 꿈을 비밀로 남겼다. 김사부가 밑그림을 그린 외상센터에서 꿈을 채워가는 제자들의 모습도 이어졌다. 도예산 지원 확정을 받았지만, 그들은 여전히 현실의 벽과 싸워나가야 했다. 서우진(안효섭 분)은 강동주(유연석 분)의 외상센터 레벨1 계획에 설렘을 느끼며, 차은재(이성경 분)가 있는 외상센터로 합류했다. 레벨1 계획은 환자가 받아주는 병원을 못 찾아서 길에서 헤매지 않게, 수술할 의사가 없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장동화(이신영 분)는 부용주를 '김사부'라고 부른 1호 제자 장현주(김혜준 분)의 동생이었다. 김사부는 누나의 꿈을 따라 의사가 된 장동화에게 '네가 하고 싶은 것'을 찾으라 했고, 장동화는 돌담병원에서 더 남아보기로 결정했다. 각자 위치에서 환자를 맞을 준비를 하는 돌담즈, 그리고 김사부의 모습이 '낭만스러운' 엔딩을 완성했다. 에필로그에서는 미국에서 돌아온 시즌1 윤서정(서현진 분)의 뒷모습이 담겼고, 김사부와 모난돌 제자들의 완전체 만남을 상상하게 만들며 전율을 안겼다. # 확장된 세계관의 시즌3,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의 이정표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는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시즌1(2016년)과 시즌2(2020년)를 거쳐 시즌3(2023년)에 이르며, 한국형 시즌제 드라마의 역사를 썼다. 국내에서 시즌3까지 제작되는 드라마가 흔치 않기에, 7년간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가 걸어온 길은 값진 의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시즌을 거듭하며 진화된 이야기와 확장된 세계를 펼치려는 시도가 있었다. 시즌3는 사명감,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김사부의 '낭만'을 이으면서, 돌담 권역외상센터로 세계관을 확장해 더 깊어진 이야기와 스케일이 커진 사건들을 펼쳐냈다. 첨예한 이해관계가 맞물린 외상센터를 무대로 의료계 현실을 담으며 메시지를 강화했고, 더 끈끈해진 돌담즈의 관계성도 보는 재미를 더했다. 시즌1부터 구축한 돌담 세계관을 연결시키며 시즌제만의 묘미도 보여줬다. 센터장 대행으로 돌아온 시즌1 강동주 역 유연석의 특별출연은 후반부 스토리 탄력을 더했다. 시리즈를 이끈 강은경 작가, 유인식 감독의 내공과 시너지가 빛나며 명품 시리즈를 완성했다. # 배우인지 의사인지 헷갈리는 돌담즈의 혼연일체 열연 돌담병원 의료진은 각기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고, 이를 맡은 배우들의 호연은 몰입도를 높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이제는 의사인지 배우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쏟아냈고, 실제 의사들도 리얼한 수술신을 인정해 눈길을 끌었다. 한석규는 대체불가 연기로 김사부의 변치 않는 낭만을 울림 있게 전하며, 레전드의 진가를 입증했다. 안효섭과 이성경은 시즌2보다 깊어진 연기로 캐릭터의 성장을 표현해냈다. 김민재, 진경, 임원희, 변우민, 김주헌, 윤나무, 신동욱, 소주연, 고상호, 윤보라, 정지안 등은 환상 호흡을 빛냈고, 새로 투입된 이신영, 이홍내도 매력적인 캐릭터로 활력을 더했다. # 의료계 현실, 재난 현장에 더해진 사회 메시지 시즌1, 2와 달리, 시즌3에서 김사부가 대립한 차진만(이경영 분)은 빌런이 아닌 김사부와 다른 가치관을 지닌 인물로 그려지며 '낭만'과 '현실'에 대한 다양한 화두를 던졌다. 인력 부족으로 터진 의료 사고, 병원 시스템의 문제 등 의료계 현실을 반영한 권역 외상센터는 드라마를 넘어 실제 우리가 사는 세상과 연결돼 몰입도를 더했다. 그럼에도 김사부는 '환자를 살리는 것이 의사의 일'이라고 역설하며 낭만을 이어갔다. 그렇게 원칙과 체계 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린 김사부의 낭만이 제자들의 꿈으로 확장되며 감동을 남겼다. 또 건물 붕괴 에피소드는 단순히 스케일만 키운 것이 아닌, 재난 현장 의료 체계를 상세히 다루면서 스토리와 연결시켜 호평을 받았다. # 2023년에도 이어진 '낭만'의 울림, 시리즈 롱런의 이유 무엇보다 김사부의 '낭만'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한 울림과 위로를 전했다. 포기하지 마세요. 사람의 의지가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오늘이 너의 라떼 중 하루가 될 테니까 누가 뭐라하던 묵묵히 쭉 가. 진짜로 의미 있는 것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라고 나이 먹은 우리가 앞에 있는 거다. 할 줄 아는 경험으로, 내려다볼 줄 아는 혜안으로, 좀 더 좋은 세상 만들어내라고! 남의 시선이 널 만드는 게 아니라 너의 시선이 널 만들어 가는거야 등 인생 명대사가 추가됐다. 우리가 왜 사는지, 무엇 때문에 사는지에 대한 질문을 포기하지 마 라는 시리즈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여운을 짙게 만들며,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낭만이 있는 한 계속되는 시리즈를 기약했다. 한편 '낭만닥터 김사부3' 후속으로 오는 23일부터는 배우 김태리, 오정세, 홍경 등이 출연하는 김은희 작가의 신작 '악귀'가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