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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주의' 베일 벗는 4050 여배우들…유튜브·예능도 점령
등록일2025.06.16
▲ 배우 김남주·고소영·이민정 배우 고현정, 한가인, 이민정에 이어 김남주, 고소영까지... 그제(14일) 방송가에 따르면 사오십 대 여자 배우들이 보다 친근한 모습으로 유튜브 방송과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대중과 적극 소통에 나서고 있습니다. 우선 배우 김남주는 데뷔 31년 만에 첫 단독 예능에 도전합니다. 지난달부터 방송 중 SBS플러스 '안목의 여왕 김남주'에 출연 중입니다. 김남주가 자신의 취향과 패션스타일 등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방송에서 본인의 대표작에서 입고 나왔던 소장품을 소개하기도 했고, 가족들과 20년 넘게 살고 있는 집 내부와 자녀들의 어릴 적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유튜브 방송에서 세상의 흐름이 많이 바뀐 것 같다 며 여러분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떠한 꾸밈없이 '나'를 보여주자는 의미에서 유튜브를 시작했다 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배우 고소영도 33년 만에 고정 예능 프로그램을 맡게 됐습니다. TV 복귀작은 오는 23일 처음 방송되는 MBN 예능 '오은영 스테이'입니다. 예상치 못한 아픔을 온전히 회복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감내하며 살아가던 사람들이 템플스테이에 입소해 1박 2일을 보내는 과정을 담아낸 프로그램입니다. 고소영이 예능에 출연한 것은 1997년 방송인 임백천과 KBS 예능 프로그램 '슈퍼선데이' 진행을 맡은 이후 처음입니다. 2017년 이후로는 연기 활동도 쉬고 있는데, 지난 4월부터 '바로 그 고소영'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소통을 시작했습니다. 걸그룹 아이브 팬인 딸 때문에 콘서트를 세 번이나 갔다는 소소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영국 왕실 주최 파티에 초청돼서 갔다가 화장실에서 모유 유축을 해야 했던 이야기까지 서슴없이 털어놓기도 합니다. 배우 이민정도 본인 이름을 내건 첫 예능 프로그램, KBS 2TV '가는정 오는정 이민정'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시골 마을에서 생필품을 실은 이동식 편의점을 운영하고,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만나는 사람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관찰 리얼리티입니다. 이보다 조금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배우 고현정과 한가인도 있습니다. 둘 다 지난해부터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개인 일상을 공개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고현정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여행을 다니거나, 화보를 촬영하는 등 스케줄을 소화하는 모습을 담아낸 브이로그를 선보이고 있고, 한가인은 다양한 유튜버들을 게스트로 초청해 토크를 진행하며 예능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신비주의'가 여자 배우들 사이에서 하나의 덕목처럼 여겨졌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인해 연예인과 팬들 사이의 직접적인 소통 창구가 열린 이후부터는 배우들도 대중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SNS에 익숙한 젊은 배우들이 먼저 물꼬를 트기 시작한 데 이어 이제는 중년의 여성 배우들도 방송국 예능국 출신 PD들과 제작팀을 꾸려 유튜브를 통해 일상을 낱낱이 공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배우 선우용여도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화제를 끌기도 했습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 대중은 배우들의 일상적인 영역과 연기적인 영역을 분리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배우의 사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이상 연기 활동에 큰 해를 끼치지 않고, 오히려 인간다운 모습이 하나의 매력으로 받아들여지는 추세 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배우들은 대중과 가까운 거리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최근에는 과거처럼 작품이 많지 않다 보니 현실적인 이유로 유튜브와 예능에서 활동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이수지 불편함 없이 웃을 수 있는 코미디 하고 싶어요
등록일2025.05.27
▲ 방송인 이수지 돈 두 댓, 그렇게 하지 않아요. , 예, 여보세요. 린자오밍입니다. 방송인 이수지(40)는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이미 맘'부터 린자오밍, 성형외과 실장님, 가수 싸이, 배우 김고은 등 여러 캐릭터로 쉴 새 없이 분하며 입담을 뽐냈습니다. 자기 이야기를 할 때는 캐릭터에서 벗어나 이수지의 목소리로 돌아왔지만, 짤막한 답변에도 웃음을 자아내는 코믹한 표정을 더했습니다. 이수지는 지난달 백상예술대상에서 방송 부문 예능상을 받은 요즘 대세 희극인입니다. 쿠팡플레이 코미디 시리즈 'SNL코리아'를 통해 활발하게 활동 중이며, 구독자 77만 명인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는 SNL 한 시즌이 10주 단위인데, 그게 끝나고 나니 진짜 심심했다 며 (시즌 사이에) 캐릭터를 만들어 선보이고, 잘 되면 SNL에서 써도 좋겠다는 생각에 유튜브 채널을 열게 됐다 고 말했습니다. 특히 '핫이슈지'에서 선보인 대치동 엄마 제이미 맘은 사회적인 이슈가 됐습니다. 제이미 맘은 평소 명품 옷을 걸치고 나긋나긋한 말투를 쓰지만, 짧은 영어 실력 탓에 원어민 선생님과는 콩글리시로 대화하고, 화가 나면 사투리가 튀어나오는 인물입니다. 4살짜리 아이에게서 '영재적인 모멘트'를 발견했다며 '학원 라이딩'(학원까지 차로 태워주는 일)를 하며 사교육에 목숨을 거는 모습이 강조되면서 대치동 엄마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불러왔습니다. 그는 유튜브 영상 속 제이미 맘이 걸친 명품들은 대부분 빌린 것이라며 그래서 사이즈가 좀 작았다 고 유쾌하게 말했습니다. 이 캐릭터가 수백만 조회수를 보이면서 대치동에서 '학원 라이딩'을 하는 배우 한가인의 영상에 불똥이 튀기도 했습니다. 한가인은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가 해당 영상을 내렸습니다. 이수지는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공감할 만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면서도 오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아쉽기도,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이제는 뭔가를 콘텐츠로 만들 때 한 번 더 고민해보게 됐다 고 언급했습니다. 사실 이런 고민을 우선순위에 두면 창작이 막히는 느낌도 있어요. 다수가 웃을 수 있는 공감되는 캐릭터를 먼저 만들고, 그다음에 누군가 연상되지 않는지, 불편하게 여겨지지 않는지 생각해 보는 편이죠. 여러 캐릭터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은 린자오밍이라고 꼽았습니다. 그는 제가 29살에 만난 린자오밍이란 캐릭터는 KBS 개그맨 공채 시험을 볼 때 선보인 것을 다듬은 것 이라며 개그우먼 이수지의 이름을 알린 캐릭터여서 가장 마음에 남아 있다 고 했습니다. 이수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새 인물을 연구하고 만드는 중입니다. 그는 마트나 카페에 갈 때 가급적 이어폰을 끼지 않고 주변 사람들의 말투를 들으려고 한다 며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가 생각나면 메모를 해두는 식 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코미디언이 되고 싶냐는 말에는 지금처럼 새 시도를 계속 이어갈 것 이라며 다양한 분들이 불편함 없이 웃을 수 있는 코미디를 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가장 두려운 것은 '쉬는 것'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인터뷰 도중에도 새 캐릭터나 콘텐츠가 떠오르면 스마트폰에 곧장 메모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코미디 빅리그' 무대가 끝나고 SNL에 출연하기 전까지 1년 반 정도를 쉬게 되면서 '내가 다시 개그를 할 수 있을까', '무대에 설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며 그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고, 지금도 쉬는 날을 가장 힘들어한다 고 떠올렸습니다. 백상 예능상까지 받은 이수지의 다음 목표는 정극 배우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중학생 때 연극배우를 꿈꿨다는 그는 중학생 때 연극반에 들어갔는데 자꾸 감초 역할만 줬다. 그래서 코미디언으로 꿈을 정하게 된 것 이라며 웃었습니다. 그는 이미 '신병' 시즌 2·3, '눈물의 여왕' 등 여러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주로 코믹한 역할을 소화했습니다. 앞으로는 웃음 대신 눈물을 자아내는 감동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고 했습니다. 염혜란 선배님처럼 엄마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연기하는 게 참 재미있는데, 코믹 연기와 정극 연기는 에너지를 쓰는 법부터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좀 더 공부해서 연기로 감동을 주고 싶어요. (사진=씨피엔터테인먼트 제공, 유튜브 영상 캡처, 연합뉴스)
드라마까지 나온 '7세 고시'…전국민 눈 쏠린 '대치맘 라이프'
등록일2025.03.07
▲ 이수지의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 아직 학교에도 들어가지 않은 7살 아이가 원어민과 영어로 자유롭게 토론하고, 서울대 재학생도 어려워하는 수학 문제로 시험을 칩니다. 이 똑똑한 아이 뒤에는 수백만 원대 패딩을 걸치고 명품 브랜드 가방을 든 엄마, '대치맘'이 있습니다. 일견 고상해 보이지만, 아이 교육에 목을 매는 '대치맘'이 요즘 대중매체 소재로 급부상했습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패러디 영상은 도합 1천만 회 넘는 조회 수를 올렸고, 시사 프로그램 에선 대치동 학원가를 배경으로 학부모의 욕심 때문에 과도한 교육을 받는 아이들을 다뤄 큰 반향을 끌어냈습니다. 심지어 '대치맘'의 주요 일과인 '학원 라이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제목까지 '라이딩 인생'이라고 붙인 드라마가 나왔습니다. '대치맘'을 캐릭터로 만들어 화제를 불러온 건 코미디언 이수지입니다. 이수지의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 지난달 4일 올라온 '휴먼다큐 자식이 좋다' 1편 조회 수는 790만 회(이하 이달 5일 기준), 25일 올라온 2편은 486만 회를 기록했습니다. 공개된지 지 약 한 달 만에 도합 1천만 회가 훌쩍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한 셈입니다. 이 영상은 '대치맘' 이소담 씨를 따라다니는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영상 주인공인 일명 '제이미맘'은 대치동 엄마들 사이에서 교복처럼 통하는 몽클레르 패딩, 밍크 베스트, 고야드 백, 에르메스 목걸이를 걸쳐 묘한 기시감을 자아냅니다. 나긋나긋한 특유의 말투, 자녀의 영어 이름을 부르고 원어민 선생과 영어로 전화통화를 하는 모습도 개그 포인트로 삼았습니다. 또 다른 유튜브 채널에선 '대치파파'를 소재로 한 영상이 등장했습니다. 이수지가 선보인 '대치맘' 이소담의 남편이란 설정입니다. 대치동 상가에서 칼국수를 먹고, 틈틈이 업무도 보면서 아이의 학원 '픽업'을 기다리는 가정적인 대치동 아빠의 모습을 그려 조회 수 63만 회를 올렸습니다. 비슷한 시기 KBS 시사 프로그램 '추적 60분'은 '7세 고시' 편을 방송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7세 고시, 누구를 위한 시험인가' 풀영상 조회 수는 155만 회로, 지난해 6월 공개된 고용 통계 관련 영상(231만 회) 이후 8개월 만에 최다 조회 수였습니다. 대치동 유명 영어학원과 수학학원 레벨테스트를 가리키는 '7세 고시'라는 말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 프로그램이 비판한 것은 어린 자녀에게 과도한 교육을 시키는 부모들이었습니다, 영상 속에서 엄마들은 긴장해서 엉엉 우는 어린아이들을 학원에 밀어 넣고는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 며 자기 연민에 빠진 모습으로 나옵니다. 이러한 풍경은 드라마로도 옮겨졌습니다. 지니TV 오리지널 '라이딩 인생'입니다. 극 중 워킹맘 이정은(전혜진 분)은 7살 딸아이를 유치원에서 '픽업'해 학원에 내려주는 일을 하느라 회사 일은 뒷전입니다. 명문 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내겠다는 일념에 무속인을 찾아가는 것은 기본이고, 영어 교재를 얻기 위해 '나이롱'(가짜) 환자 행세도 합니다. 빨간 색 아이템을 지니면 명문 초등학교에 입학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속설에 새빨간 티셔츠를 입고 학교 추첨 행사에 참여합니다. 학원가에서 영향력이 큰 엄마에게 잘 보이려고 비굴해지는 모습은 애잔하기까지 합니다. 아이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지만, 초시계로 재면서 시간 내에 영어 스피치를 해내지 못하는 아이를 엄히 다그치고, 학원에 가기 싫다는 아이를 끌고 가는 모습은 모순적입니다. 이른바 '대치맘'이 갑자기 유튜브와 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주목받은 배경에는 대중의 호기심과 선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사교육의 중심인 대치동은 과잉 경쟁으로 지쳐가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잘 담아내는 상징적인 장소라는 점에서 대중의 호기심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고 분석합니다. 윤석진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치동은 열려 있는 공간이지만, 진입장벽이 있어 아무나 접근하기 쉽지 않은 곳 이라며 그곳을 내밀하게 엿볼 수 있다는 부분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어린 나이부터 사교육 현장에 내몰린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아이를 어떻게 양육하고 교육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 등이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 이라고 짚었습니다. 이러한 콘텐츠가 사교육 과열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시청자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탓에 주목받는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자녀를 대치동에서 교육하는 부모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있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자녀에게 최고의 교육을 제공해주고 싶다는 마음도 있을 것 이라며 '대치맘'에 대한 선망과, 그들처럼 해주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절망감, 한국 교육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 등이 합쳐져서 큰 반향을 끌어내고 있다 고 말했습니다. '대치맘'이 입길에 오르면서 별안간 배우 한가인에게 불똥이 튀기도 했습니다. 한가인이 유튜브 채널 '자유부인 한가인'에서 자녀들을 학원에 데려다주고, 자신은 차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공개했는데 이 모습에서 이수지가 풍자한 모습이 떠오른다는 반응이 나오면서입니다. 한가인은 결국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습니다. 또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부 때문에 유난스레 아이들을 쥐잡듯이 잡지 않는다 며 유튜브를 위해서 특별히 (라이딩이) 늦게 끝나는 날로 촬영했다 고 해명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대치맘'을 희화화한 데 대한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이를 의식한 듯 이수지는 '대치맘' 캐릭터에 대한 오해가 있다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직접 털어놨습니다. 그는 5일 라디오에 출연해 '내가 의도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데'라는 부담감도 있고 오해도 좀 있다 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