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악플 · 자극적 보도에 멍드는 스타들…비극의 고리 끊으려면
등록일2025.02.19
▲ 배우 김새론 배우 김새론이 25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연예인을 향한 과도한 '악플'(악성 댓글)과 악성 보도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습니다. 연예인이 비난 여론에 시달리다가 끝내 세상을 떠나면 추모와 함께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시 스타들을 향한 비난이 활개 치며 비극이 반복되는 모습입니다. 악플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2020년부터 포털 사이트 연예뉴스 댓글이 폐쇄됐고, 연예기획사도 강경한 법적 대응에 나서며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이를 불식시킬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연예인을 감정의 배출구로 여기는 악플러는 물론, 조회수를 위해 자극적으로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의 보도행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지난 16일 세상을 떠난 김새론은 2022년 음주운전 사고로 비난 여론에 휩싸이며 3년간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이미 출연 중이던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에서 하차했고, 이후 연극을 통해 복귀하려 했으나 이 역시 싸늘한 시선에 막혔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하나하나가 '음주운전'이란 낙인과 함께 기사화됐고, 카페에서 일한 사실이 알려졌을 때도 조롱 섞인 비난이 따라왔습니다. 지난 2023년에는 배우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세상을 등졌습니다. 당시 이선균의 피의사실과 관련된 온갖 사실이 무분별하게 보도됐고, 인터넷상에서 인격적인 모독이 이어졌습니다. 이른바 '사이버 렉카'라고 불리는 유튜브 채널에서는 이선균의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다뤄졌고, 기성 언론까지 이선균의 사적인 녹취를 보도해 비판받았습니다. 이보다 앞서 2019년 가수 설리(본명 최진리)와 구하라가 잇달아 세상을 떠나는 비보가 전해졌을 때도 악플에 대한 자성론이 대두됐습니다. 설리는 인터넷에서 '설인업'(설리 인스타그램 업로드)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SNS에 올리는 일상 사진 한 장, 영상 한 편이 관심을 받았고, 성희롱에 가까운 악플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구하라 역시 전 연인으로부터 협박당해 긴 법정 공방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누리꾼들의 성희롱 섞인 댓글에 시달렸고, 생전 이에 대한 심적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악플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자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대형 포털 사이트는 2020년 연예 기사 댓글을 폐쇄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악플이 포털에서 유튜브, 인터넷 커뮤니티 등으로 자리를 옮겨 활개치고 있습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은 (연예인을) 자기감정을 배출하는 창구로 여기는 것 이라며 얼굴이 알려지거나 잘 나가는 사람이 실수했을 때 그것으로 위안을 얻고 (악플러들 사이의) 소속감도 느끼는 것 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곽 교수는 이어 (악플은) 상대방에게는 엄청난 폭력 이라며 개개인이 자신과 별 관련 없는 일에 (과격한 댓글을) 자제하고 절제하는 성숙함이 필요하다. 제도적으로는 악성 댓글을 단 사람의 실명을 공개하거나 사이트에서 퇴출하는 등 제재와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 고 강조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이 연예인의 사건·사고에 유독 엄격한 기준을 내세우며 비판한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부원장은 정치인이나 공직자와 달리 연예인의 인기는 상황의 변화에 따라 깨지기 쉬운 성질이 있다며 연예인의 경우 여론이 밀면 밀리고, 바로 사과하거나 자숙한다. 그래서 (뉴스 소비자들이) 잘 밀리는 쪽을 더 세게 미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고 분석했습니다. 악플을 유도하는 자극적인 영상이나 일거수일투족을 실어 나르는 보도 행태도 문제로 꼽힙니다. 박영흠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정치인에겐 비교적 관대하면서 연예인에겐 과도하게 도덕적인 것을 요구하는 문화가 있는데, 언론이 이를 받아서 전달한다 며 언론과 누리꾼이 상호작용하면서 비난을 증폭시킨다 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규모 미디어는 조회수 증가를 노리면서 선정적으로 기사를 쓰는 경향이 있고, 근래에는 이른바 '레거시 미디어'라는 언론사들도 이런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며 비난하고 공격해서 클릭을 유발하는 것이 수익을 낳기 때문에 (연예인에게) 기회를 주는 방식으론 나아가지 않는 것 같다. 제목도 덜 자극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고 꼬집었습니다. 연예계에선 과거에는 스타는 대중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만큼 악플을 감내하는 분위기였지만, 몇 년 전부터는 '무관용 원칙'에 입각해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입니다. 방탄소년단(BTS)·세븐틴 등이 소속된 하이브는 주기적으로 악성 게시물 작성자를 고소해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통해 그 경과를 공지하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뮤직(하이브 산하 레이블)에 따르면 명예훼손 등으로 검찰에 송치된 다수가 최대 2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았고, 블로그를 통해 수백 건의 모욕·명예훼손 게시글을 작성한 이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 원이 확정됐습니다. NCT·에스파 등이 속한 SM엔터테인먼트도 2023년 소속 가수의 권익 보호를 위한 온라인 신고 센터 '광야119'를 개설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연예 기획사들은 최근 SNS, 온라인 커뮤니티, 블로그 등을 넘어 소속 연예인을 겨냥한 이른바 '사이버 렉카'로도 법적 대응의 범위를 넓히는 분위기입니다. 아이브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멤버 장원영을 상대로 악성 루머를 퍼뜨린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 운영자를 찾아내 고소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이를 필두로 강다니엘과 방탄소년단의 뷔·정국도 잇따라 '탈덕수용소' 운영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각각 수천만 원의 배상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소송 비용 때문에 기획사들이 법적 대응을 도중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며 연예인이 악성 댓글을 읽으면 그 충격이 공황 장애와 활동 중단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잦기 때문이다. 스태프가 악성 댓글을 읽어도 정신적 충격이 상당할 정도인데, 당사자는 더욱 심할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카카오TV 제공, 연합뉴스)
외모·행동에 완벽 기대하는 분위기가 한 스타들에 영향 미쳐
등록일2025.02.18
▲ 고(故) 김새론 배우 주요 외신들도 25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한 한국의 아역배우 출신 스타 김새론의 비보를 잇달아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로이터와 AFP 통신을 비롯해 미국의 CNN, CBS, 뉴욕타임스(NYT), 뉴욕포스트, USA투데이, 폭스뉴스, 영화·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 버라이어티, 데드라인, 피플 등은 16∼17일(현지시간) 한국 언론을 인용해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김새론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여행자'와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로 칸국제영화제에 두 차례나 초청돼 해외에도 많이 알려진 배우입니다. 근래에는 대표작인 영화 '아저씨', 드라마 '사냥개들' 등이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주목받았습니다. 외신들은 김새론이 어린 나이에 뛰어난 연기로 인정받고 스타덤에 올랐지만, 음주운전 사고 이후 대중의 거센 비판을 받고 활동이 전면 중단됐다고 전했습니다. 로이터는 김새론은 한국의 가장 유망한 여배우 중 한 명이었지만, 2022년 음주운전 사건 이후 커리어에 큰 타격을 받았다 고 썼습니다. AFP는 김새론은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다재다능함을 보여줬고, 여러 영화상을 받았지만, 2022년 음주운전 사고로 2천만 원의 벌금형을 받은 뒤 경력이 갑자기 중단됐다 며 사건 이후 부정적인 여론으로 인해 새로운 역할을 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고 전했습니다. NYT는 한국에서 가장 찬사를 받는 젊은 배우 중 한 명이었던 김새론은 2022년 음주 운전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대중의 비판에 직면한 이후 어떤 작품에도 출연하지 못했다 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그녀의 죽음은, 호황기를 맞고 있지만 압박이 심한 한국 연예산업에 닥친 최근의 비극 이라며 한국의 연예산업이 급성장하는 스타들의 정신 건강에 타격을 주는 것으로 비판받아왔다 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유명인의 인기가 종종 흠잡을 데 없는 평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고 덧붙였습니다. CNN도 최근 젊은 K팝 아이돌과 K드라마 스타들의 사망은 한국 연예산업에서 정신 건강과 압박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를 부각시켰다 고 지적했습니다. CNN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송재림을 비롯해 앞서 유명을 달리하며 충격을 준 아스트로 문빈, 에프엑스 설리, 샤이니 종현 등의 사례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K-엔터테인먼트의 경쟁이 치열하고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환경과, 외모·행동에 있어서 완벽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스타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한다 고 전했습니다. (사진=골드메달리스트 제공, 연합뉴스)
[월드리포트] '뻔한 소리' 할 거면 통화는 왜…바이든-시진핑 통화 내막
등록일2024.04.04
현지시간 2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대면 회담을 한지 넉 달여 만입니다. 지난해 양자 회담에서 바이든과 시진핑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과 중국의 정찰풍선 사태 이후 일촉즉발로 치닫던 양국 관계를 다시 정상화하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당시 회담에서 양국은 미국이 줄기차게 요구했던 양국 간 군사대화 채널 복원은 물론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미국 반입을 막는 데도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이밖에 기후 위기 대응과 인공지능 AI 위험성에 대해 머리를 맞대기로 했습니다. 다만, 한계도 뚜렷해서 타이완 문제와 미국의 첨단기술 통제 문제 등에 대해서는 양측이 원론적인 입장만 확인했습니다. 중국 바이든이 먼저 요청 이번 정상 통화는 지난 1월 양국 외교안보 책사인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태국에서 만나 협의한 결과물 중 하나입니다. 11월 정상회담 후 실무 협의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이를 다시 한번 튼튼히 다지기 위한 정상차원의 소통인 셈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발표문을 보면 1시간 45분 통과가 무색할 만큼 지난해 정상회담 결과에서 뭔가 진전된 내용이 없습니다. 이럴 거면 통화는 왜 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먼저, 왜 전화 통화를 하자고 한 걸까요? 먼저 통화를 요청한 쪽은 중국 측 발표에도 나오듯 미국입니다. 미국은 설리번-왕이 회동 후 중국 측에 통화를 요청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상당 기간 중국이 뜸을 들였고 이번에 성사됐다는 후문입니다. 외교에서 딱히 눈에 띄는 결과물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냥 이유 없이 만나고 통화하는 것 또한 분명 아닙니다. 이번에 바이든과 시진핑이 전화기를 맞잡은 건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서로의 필요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여러 언론에서 분석 기사로 다룬 것처럼 미국은 연말 대선이, 중국은 경제 불황이 이유입니다. 바이든, '나약한 지도자' 이미지 벗기 먼저 중국에 손을 내민 미국 상황부터 살펴봅니다. 현재 잘 알려져 있다시피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약점 중 하나는 '나약한 지도자 이미지'입니다. 가뜩이나 나이 문제로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이런 이미지는 선거 운동에 보탬이 되지 않습니다. 이를 익히 아는 트럼프도 틈만 나면 자신이 대통령일 때는 지금 같은 혼란은 없었다며 바이든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지도자인 자신과 달리 바이든을 얕보였기 때문에 푸틴이나 하마스가 전쟁을 일으킬 수 있었다는 겁니다. 사실 외교문제는 미국 국내 정치, 특히 선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미국인들에게 중요한 건 자신들이 먹고 사는, 또는 자신들의 안전에 관한 문제가 우선입니다. 그런데도 바이든이 이 문제에 신경을 쓰는 이유 중 하나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지' 때문입니다. 현대 민주 정치에서 이미지만큼 중요한 것도 없습니다. 사실이건 아니건 중국을 상대로 온갖 엄포를 놓았던 트럼프가 미국인들에게 '강한 미국'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을 겁니다. 바이든으로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 수행은 물론 중동 확전 여부를 중요 고리인 이란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의 협조가 절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미국 편에 설리 없겠지만 최소한 문제를 더 이상 키우지 않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설사 중국이 이를 모두 거부한다 해도 가뜩이나 국제 정세가 엉망인 상황에서 중국과의 직접 마찰을 피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성과인 셈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정상회담 후 타이완 해협에서 종종 발생하던 미국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 간 위기는 더 이상 보고되지 않고 있습니다. 바이든이 정상통화 때 북한 문제를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는 주요 동맹인 한국과 미국의 비확산 전략 차원에서도 당연히 해야 할 말이었겠지만, 트럼프가 자신이 집권했으면 지금 같은 북한 도발은 없었을 거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입버릇처럼 언급하는 게 귀에 거슬리지 않았겠느냐는 겁니다. 따라서 중국이 얼마나 역할을 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적어도 중국이 북한 도발을 지원하는 상황은 막고자 하는 차원의 발언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시진핑, '권위 세우고 추가 규제 막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시진핑 입장에서는 침체된 경제가 시급한 과제입니다. 경제 회복세 둔화와 높은 청년실업, 부동산 버블 붕괴 위기 등 문제가 산적했다는 건 비밀이 아닙니다. 바이든과의 통화에서 시 주석은 미국은 중국에 대해 끝없는 경제, 무역, 기술 억압 조치를 취했으며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목록은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면서 이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이 아니라 위험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바이든이 이런 비판을 수용할까요? 별로 그럴 것 같진 않습니다. 바이든은 부당한 무역과 투자 제한은 하지 않는다 면서도 미국의 선진 기술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약화시키는 데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 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고 중국이 빈손은 아닙니다. 사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첨단 기술 통제를 지금 수준에서 유지해주는 것만으로도 성과가 없지 않습니다. 따지고 보면 미국이나 중국이나 서로 더 상황을 악화만 시키지 않으면, 즉 현상유지만 해줘도 서로에게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중국이 얻는 건 또 있습니다. 중국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는 특히나 중요한 요소입니다. 바로 '지도자의 권위'를 세울 수 있는 기회라는 겁니다. 중국은 미국이 자국이 같은 반열에 있다는 걸 늘 강조합니다. 이번 통화에서도 중국과 미국 같은 두 대국은 서로를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며 상생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 고 언급했습니다. 중국 측이 정상 통화를 보도하면서 이번 전화 통화가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사실 세계에서 제일 바쁜 미국과 중국 지도자가 아무 득도 없는 일에 2시간 가까운 시간을 허비할 리 없습니다. 두 정상이 1시간 45분을 소비했다면 그 밑에서 이를 준비한 각료 등 실무진이 들였을 시간과 노력은 몇 배가 될 것입니다. 미중이 각자의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일단 급한 시기에 서로를 자극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다만, 내년 미국 대선이 끝나고 중국이 체력을 회복하고 난 뒤에는 또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를 일입니다. 강대국 사이에 끼인 우리에는 야속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사진=AP, 연합뉴스)
故 설리 유작 '진리에게', 13일 공개 설리, 배려가 깊은 사람
등록일2023.11.08
故 설리의 유작인 영화 '진리에게'가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난다. '진리에게(각본/감독 정윤석)'는 배우이자 아티스트로서의 설리와 스물다섯 최진리가 그 시절 느꼈던 다양한 일상의 고민과 생각을 인터뷰 형식으로 그려낸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다. '논픽션 다이어리',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정윤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주인공의 실제 이름인 진리 그리고 동시대 수많은 '진리'들을 위한 영화 '진리에게'는 설리의 유작 '고블린' 수록곡 중 하나인 '도로시'를 모티브로 삼고 있다. 미국 고전 동화 '위대한 마법사 오즈'에서 미지의 여행을 시작하는 도로시와 강아지 토토의 용기 있는 여정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주인공의 삶이 동화적으로 표현된다. 또한 영화에는 그동안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주인공의 그림일기를 비롯해 뮤직비디오, 인스타그램 게시물 등이 다채롭게 배치된다. 최진리(설리)가 남긴 자료들을 통해 아티스트로서 상상력과 꿈, 삶을 돌아보는 성찰적 모습과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도 주요 감상 포인트이다. 부산국제영화제 GV에서 정윤석 감독은 최진리(설리)에 대해 배려가 깊은 사람 이라고 말했다. 영화 속 인터뷰어로 나선 최진리(설리)는 자신의 생각을 곰곰이 떠올려보고 신중히 말을 가다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2019년 최진리(설리)가 진행한 인터뷰 기록으로, 진중하고 배려 깊은 태도를 보이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아티스트로서의 자유로움 그리고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최진리의 삶과 인간적인 면모 등을 알게 될 것이다. 앞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섹션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던 '진리에게'는 이별이 아닌 작별 ,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즐거웠어 , 더없이 아름답고 예술가였다 등 앞서 작품을 감상한 관객들의 호평과 도발적인 초상화(UPI) , 이처럼 가슴 아프고 강렬한 인터뷰는 본 적이 없다 (AFP) 등 외신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최진리(설리)가 직접 작사에 참여한 '도로시' 중 '미래를 위한 기도'라는 가사처럼, 영화 속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도로시의 여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될 깊은 울림들 역시 '진리에게'의 가장 큰 감상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페르소나: 설리' 스페셜 에피소드 중 한 편인 '진리에게'는 오는 1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故 설리 유작 '진리에게', 13일 공개 설리, 배려가 깊은 사람
등록일2023.11.08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故 설리의 유작인 영화 '진리에게'가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난다. '진리에게(각본/감독 정윤석)'는 배우이자 아티스트로서의 설리와 스물다섯 최진리가 그 시절 느꼈던 다양한 일상의 고민과 생각을 인터뷰 형식으로 그려낸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다. '논픽션 다이어리',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정윤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주인공의 실제 이름인 진리 그리고 동시대 수많은 '진리'들을 위한 영화 '진리에게'는 설리의 유작 '고블린' 수록곡 중 하나인 '도로시'를 모티브로 삼고 있다. 미국 고전 동화 '위대한 마법사 오즈'에서 미지의 여행을 시작하는 도로시와 강아지 토토의 용기 있는 여정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주인공의 삶이 동화적으로 표현된다. 또한 영화에는 그동안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주인공의 그림일기를 비롯해 뮤직비디오, 인스타그램 게시물 등이 다채롭게 배치된다. 최진리(설리)가 남긴 자료들을 통해 아티스트로서 상상력과 꿈, 삶을 돌아보는 성찰적 모습과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도 주요 감상 포인트이다. 부산국제영화제 GV에서 정윤석 감독은 최진리(설리)에 대해 배려가 깊은 사람 이라고 말했다. 영화 속 인터뷰어로 나선 최진리(설리)는 자신의 생각을 곰곰이 떠올려보고 신중히 말을 가다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2019년 최진리(설리)가 진행한 인터뷰 기록으로, 진중하고 배려 깊은 태도를 보이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아티스트로서의 자유로움 그리고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최진리의 삶과 인간적인 면모 등을 알게 될 것이다. 앞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섹션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던 '진리에게'는 이별이 아닌 작별 ,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즐거웠어 , 더없이 아름답고 예술가였다 등 앞서 작품을 감상한 관객들의 호평과 도발적인 초상화(UPI) , 이처럼 가슴 아프고 강렬한 인터뷰는 본 적이 없다 (AFP) 등 외신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최진리(설리)가 직접 작사에 참여한 '도로시' 중 '미래를 위한 기도'라는 가사처럼, 영화 속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도로시의 여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될 깊은 울림들 역시 '진리에게'의 가장 큰 감상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페르소나: 설리' 스페셜 에피소드 중 한 편인 '진리에게'는 오는 1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ebada@sbs.co.kr
[제28회 BIFF] 송강호·박은빈·주윤발이 여는 영화제 어때?…내홍·논란 딛고 개막
등록일2023.10.04
[SBS 연예뉴스 | 우동(해운대)=김지혜 기자]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가 스물여덟 번째 막을 올린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늘(4일) 오후 6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3일까지 열흘간 전 세계 69개국 총 209편(커뮤니티 비프 포함 269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지난 6월 인사문제로 촉발한 내홍과 성추행 논란 등이 이어지며 위기를 맞았던 부산국제영화제는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의 집행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영화제 준비를 마쳤다. 개막식의 마이크는 배우 박은빈이 단독으로 잡는다. 당초 이제훈과 박은빈의 공동 사회였으나 이제훈이 허혈성 대장염으로 응급 수술을 받아 불참하게 됐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호스트' 개념을 도입했다. 사실상 영화제의 얼굴을 하며 국내외 내빈을 맞는 성격으로 '올해의 호스트'는 한국 영화계의 대들보인 송강호가 맡았다. 송강호는 '올해의 호스트' 자격으로 국내외 내빈을 맞고, 틈틈이 신작 '거미집' 홍보에도 나설 예정이다. 전 세계 209편의 공식 초청작이 열흘간 상영되는 가운데 개막작은 장건재 감독의 '한국의 싫어서'가 선정됐다.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가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어느 날 갑자기 직장과 가족, 남자친구를 뒤로하고 홀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한여름의 판타지아'로 주목받았단 장건재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고아성과 주종혁이 주연을 맡았다. ◆ 지난해엔 양조위, 올해는 주윤발…중화권 스타들이 빛내는 부국제 영화제 초반 화제의 인물은 주윤발이다. 중화권 최고의 스타로 1980~90년대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주윤발은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돼 14년 만에 내한한다.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주윤발은 그만의 아우라를 갖고 있는 배우다. 아시아 스타들에게 순차적으로 상을 주겠다는 의미는 아니고, 언젠가는 주윤발에게 반드시 줘야 할 상이라고 생각했다 라고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1976년 영화 '투태'로 데뷔한 주윤발은 '영웅본색'(1986)과 '첩혈쌍웅'(1989), '정전자'(1989) 등으로 1980년대 '홍콩 누아르'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대만 금마장 남우주연상 두 차례, 홍콩 금장상 남우주연상을 세 차례나 수상하며 중화권 최고의 배우로 인정받았다. 또한 2000년에는 이안 감독과 손잡은 '와호장룡'으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검소한 생활과 다양한 기부 활동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기도 했다. 주윤발은 최근 건강이상설에 휩싸이며 팬들의 걱정을 유발하기도 했지만 루머를 딛고 건강한 모습으로 국내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개막식에서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며, 이튿날에는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과 핸드프린팅 행사를 연다. 또한 영화제 기간 동안 주윤발의 신작 '원 모어 찬스'(2023)를 비롯해 '영웅본색'(1986), '와호장룡'(2000)까지 3편의 영화를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지난해 양조위가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며 영화제 내내 화제를 모았던 데 이어 올해도 중화권 스타인 주윤발이 영화제 초반의 열기를 책임지게 됐다. '영원한 큰 형님'인 주윤발의 내한은 오랜 팬에겐 추억과 향수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 스티븐 연x 존 조, 코리안 아메리칸이 말하는 영화와 영화 인생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중 눈길을 끄는 것은 5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이다. 윤여정에게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겼던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과 '버닝', '미나리', '비프'에서 활약한 스티븐 연, '파친코'를 연출한 저스틴 전, 코고나다 감독, '서치'의 존 조가 한 자리에 모며 재미교포 영화인으로서의 영화와 영화인생에 대해 이야기 할 예정이다. 존 조는 5일 오후 7시 '액터스 하우스'에도 참여해 관객과 직접 만난다. '액터스 하우스'는 동시대를 대표하는 배우가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고,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와 향후 계획 등을 밝히는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이다. 2021년 신설한 뒤 BIFF를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한국계 미국인인 존 조는 '스타트렉 비욘드', '콜럼버스', '서치' 등으로 할리우드에서 맹활약 해왔다. 이 중 '서치'는 국내에서도 3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흥행몰이를 했다. 올해 액터스 하우스에 나서는 유일한 재미교포다. 이밖에도 '액터스 하우스'에는 윤여정, 한효주, 송중기가 나서 영화와 연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 윤여정x류이치 사카모토 '추모의 시간'…故 설리 유작도 첫 공개 세상을 떠난 영화인을 기리는 시간도 마련된다. 지난 1월 세상을 떠난 故 윤정희가 한국영화공로상을 받는다. 한국영화를 국제 영화계에 널리 소개하는 데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강대진 감독의 '청춘극장'(1966)으로 데뷔한 윤정희는 문희, 남정임과 함께 196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다. 유현목, 김수용, 신상옥, 이창동 등 당대 최고의 감독들과 호흡을 맞추며 대종상 여우주연상 3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3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 3회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0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시'로 오랜 공백을 깨고 컴백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고, LA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받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는 故 윤정희를 기리기 위해 대표작 '안개'(1967)와 '시'(2010)를 특별상영한다. 특히, '시'의 특별상영에는 이창동 감독이 참석해 스페셜 토크를 나눌 예정이다.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고 류이치 사카모토를 위한 시간도 마련된다. 올해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연주 장면을 흑백의 아름다운 화면에 담은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이 특별상영된다. 류이치는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가수 겸 배우인 故 설리의 마지막 인터뷰가 담긴 '진리에게'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공개될 예정이다. 2019년 촬영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으로 스물다섯 시절의 설리가 자신의 고민과 생각을 전하는 인터뷰가 담겼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4일부터 10월 13일까지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ebada@sbs.co.kr &<사진 = 백승철 기자, 개막식 생중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