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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원점' 돌렸는데…또 대규모 집회
등록일2025.04.21
&<앵커&> 대한의사협회가 어제(20일) 대규모 집회를 열고 의료 개혁 정책을 전면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정부가 내년도 의대 정원을 증원 이전 수준으로 돌리겠다고 밝혔는데도,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계속 싸워야 한다는 의료계 주장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정말 국민을 위한 게 맞느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서동균 기자입니다. &<기자&> 전국 개원의와 전공의, 의대생들이 도심 7개 차로를 가득 메웠습니다. 참석자는 주최 측 추산 2만 5천여 명에 달합니다. [김택우/대한의사협회 회장 : 가치가 회복될 수 없다는 판단에 우리 후배들은 아직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의사들이 싸우는 이유는 오직 하나,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은 정부에 진정한 사과와 수습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의료개혁을 즉각 중단하고 재논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 면서 단결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수업 거부를 이어가고 있는 전국 40개 의대 학생들도 내년도 정원 동결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선우/대한의과·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장 : 의대 증원은 과학적인 추이에 따라 그리고 교육 현장이 견딜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결정되어야 합니다.] 나흘 전, 정부의 의대 증원 철회 발표에도 의협이 대대적인 세 결집에 나선 것은, 대선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재경/집회 참가자 (의사) : 약속도 진짜로 이행될지도 모르는 거고 앞으로 정권이 바뀌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고.] 그러나 거듭된 실력 행사에 환자와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안기종/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 환자들의 피해나 고통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계속해서 의료계의 요구, 이익만을 위하는 목소리가 굉장히 힘들죠.] [김성주/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 : 양보를 해도 또다시 다른 문제나 해결책을 요구하고, 사실 환자나 국민들은 더 이상 이런 행태나 모습에 대해서 동의할 수도 없고.] 정부가 '증원 0명' 카드까지 꺼내며 사실상 물러난 상태에서, 의료계가 투쟁 강도를 더욱 높여가면서, 의정 갈등 풀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조무환)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 …증원 '원점'에도 대규모 집회
등록일2025.04.20
&<앵커&> 정부가 의대증원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리며 사실상 백기투항했지만 의사들 투쟁 강도는 더 올라간 것 같습니다. 대한의사협회가 오늘(20일)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의 사과와 수습책을 요구했습니다. 과연 이게 환자를 위한 게 맞냐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서동균 기자입니다. &<기자&> 전국 개원의와 전공의, 의대생들이 도심 7개 차로를 가득 메웠습니다. 참석자는 주최 측 추산 2만 5천여 명에 달합니다. [김택우/대한의사협회 회장 : 가치가 회복될 수 없다는 판단에 우리 후배들은 아직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의사들이 싸우는 이유는 오직 하나,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은 정부에 진정한 사과와 수습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의료개혁을 즉각 중단하고 재논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 면서 단결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수업 거부를 이어가고 있는 전국 40개 의대 학생들도 내년도 정원 동결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선우/대한의과·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장 : 의대 증원은 과학적인 추이에 따라 그리고 교육 현장이 견딜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결정되어야 합니다.] 사흘 전, 정부의 의대 증원 철회 발표에도 의협이 대대적인 세 결집에 나선 것은, 대선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재경/집회 참가자 (의사) : 약속도 진짜로 이행될지도 모르는 거고 앞으로 정권이 바뀌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고.] 그러나 거듭된 실력 행사에 환자와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안기종/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 환자들의 피해나 고통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계속해서 의료계의 요구, 이익만을 위하는 목소리가 굉장히 힘들죠.] [김성주/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 : 양보를 해도 또 다시 다른 문제나 해결책을 요구하고, 사실 환자나 국민들은 더 이상 이런 행태나 모습에 대해서 동의할 수도 없고.] 정부가 '증원 0명' 카드까지 꺼내며 사실상 물러난 상태에서, 의료계가 투쟁 강도를 더욱 높여가면서, 의정 갈등 풀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조무환)
전공의 집단사직 1년… 골든타임 이미 지나
등록일2025.02.20
&<앵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전국의 수련병원에 남은 전공의가 전체 정원의 1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의정갈등이 1년째 해결되지 않으면서, 환자들만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정성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제(19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 병원, 수술 지연으로 겪은 괴로움을 토로하는 환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이 모 씨 (50대) : 전공의들이 다 그만두니까 원래 2월 수술하기로 했는데 5월 말에 했거든요. 엄청 스트레스죠. 사람이 움직이지 못하니까….] 수술이 임박해 수술 인력이 없다며 또다시 항암 치료를 받기도 합니다. [50대 암 환자 보호자 : 항암도 못하고 수술도 못하고 이제 환자는 붕 뜬 거예요. 암 치료는 정말 시간이 정말 중요한데….] 지난해 상급종합병원들의 6대 암 수술 건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6.8% 줄었습니다. 지난해 6개월 동안 3천여 명의 초과사망이 발생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성주/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 : 환자들은 지금 스스로 각자도생을 하고 있고,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지금 생명을 잃고 있고, 아니면 생명을 위협받고 있고….] 교수들도 한계라고 호소합니다. 한 지방 의대 교수는 버티던 교수들이 하나 둘 병원을 떠나고 있다 며, 지방 의료현장은 자포자기 상태 라고 말했습니다. [최창민/전국의대교수 비대위원장 : 이미 골든타임은 지났다고 보고 있고요. 지방 문제만이 아니고 진짜 수도권에서도 많은 병원들이 하나둘씩 이렇게 또 진료가 축소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타개책 중 하나로, 의료인력 수급 추계위원회 신설법안을 의료계와 협의 중이지만, 아직 구성과 권한을 놓고 줄다리기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 국회 소위에서 이 법안에 내년 의대 정원은 대학 총장이 정할 수 있게 하는 특례 조항을 제안했습니다. 현실적 방안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증원에 우호적인 대학 본부와 감원을 원하는 의대 학장들 사이 갈등을 유발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전국 의대 학장들은 각 대학 총장들에게 내년도는 증원 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자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정용화, VJ : 신소영)
전공의 집단사직 1년… 자포자기, 골든타임 이미 지나
등록일2025.02.19
&<앵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오늘(19일)로 꼭 1년이 됐습니다. 현재 전국 수련병원에 있는 전공의는 1,175명, 정원의 8.7%에 불과한데요. 인력이 없다 보니, 상급병원의 6대 암 수술은 무려 16.8퍼센트나 줄었습니다. 의정 갈등 1년 동안 환자와 의료진들 모두 위태로운 시간을 견디고 있는데, 정성진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오늘 낮 서울의 한 대형 병원, 수술 지연으로 겪은 괴로움을 토로하는 환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이 모 씨 (50대) : 전공의들이 다 그만두니까 원래 2월 수술하기로 했는데 5월 말에 했거든요. 엄청 스트레스죠. 사람이 움직이지 못하니까….] 수술이 임박해 수술 인력이 없다며 또다시 항암 치료를 받기도 합니다. [50대 암 환자 보호자 : 항암도 못하고 수술도 못하고 이제 환자는 붕 뜬 거예요. 암 치료는 정말 시간이 정말 중요한데….] 지난해 상급종합병원들의 6대 암 수술 건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6.8% 줄었습니다. 지난해 6개월 동안 3천여 명의 초과사망이 발생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성주/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 : 환자들은 지금 스스로 각자도생을 하고 있고,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지금 생명을 잃고 있고, 아니면 생명을 위협받고 있고….] 환자단체들은 의료공백으로 발생한 피해를 제대로 조사하고 보상해 달라며 특별법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교수들도 한계라고 호소합니다. 한 지방 의대 교수는 버티던 교수들이 하나 둘 병원을 떠나고 있다 며, 지방 의료현장은 자포자기 상태 라고 말했습니다. [최창민/전국의대교수 비대위원장 : 이미 골든타임은 지났다고 보고 있고요. 지방 문제만이 아니고 진짜 수도권에서도 많은 병원들이 하나둘씩 이렇게 또 진료가 축소되고 있습니다.] 한 사직 전공의는 정부의 계속된 거짓말에 분노하고 있다 며 근본 해결책 없이는 안 돌아간단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정부는 타개책 중 하나로, 의료인력 수급 추계위원회 신설법안을 의료계와 협의 중이지만, 아직 구성과 권한을 놓고 줄다리기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국회 소위에서 이 법안에 내년 의대 정원은 대학 총장이 정할 수 있게 하는 특례 조항을 제안했습니다. 현실적 방안이란 평가도 나오지만, 증원에 우호적인 대학 본부와 감원을 원하는 의대 학장들 사이 갈등을 유발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전국 의대 학장들은 각 대학 총장들에게 내년도는 증원 전인 3,058명으로 되돌리자고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정용화, VJ : 신소영)
공급 중단 항암제, 환자가 수입하는 현실… 세금도 환자 몫
등록일2025.01.22
▲ 항암제 리소드렌 50대 정 모(여)씨는 간헐적이던 복부 통증이 작년 6월부터 온종일 계속될 정도로 심해지자 병원을 찾았습니다. 초음파 촬영을 한 동네병원에서는 복부 장기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큰 병원에 가보라 했고, 서울 A대학병원에서는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통해 부신피질암으로 최종 진단했습니다. 흔히 부신암으로 부르는 부신피질암은 우리 몸속 2개의 신장 위쪽에 위치한 부신이라는 기관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말합니다. 부신은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을 생산하는 기능을 하는 조직입니다. 부신암은 악성도가 높아 주변 조직이나 림프절, 혈관을 통해 다른 장기로 전이가 쉽게 발생하는 편입니다. 의료진은 정 씨의 종양 크기를 줄이는 치료와 동시에 항암제 '리소드렌'(성분명 미토테인)을 함께 처방했습니다. 리소드렌은 2001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수술이 불가능한 기능성 및 비기능성 부신피질암 환자 치료용 항암제로 허가를 획득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재련 교수는 리소드렌은 부신암 환자의 치료에 꼭 필요한 항암제로, 현재 국내외를 통틀어 대체 의약품이 없는 상황 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부신암은 2020년 기준으로 연간 253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해 전체 암 중 0.1%를 차지했습니다. 이 약은 원래 202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건강보험 급여 대상 평가 심사에 올랐지만, 효능보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비급여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하루 3일씩 리소드렌을 복용하는 정 씨는 1개월 치 약값으로만 55만 원을 부담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갑자기 병원에서 국내 공급사 사정으로 이 약의 공급이 끊겨 처방전을 내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다만 병원 측은 만약 약을 계속 먹고 싶다면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레소드렌을 직접 신청하라고 했습니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환자 치료에 꼭 필요하지만, 국내에 유통되지 않는 희귀·필수의약품을 수입해 공급하는 식약처 산하기관입니다. 이에 정 씨는 센터에 연락해 리소드렌 항암제 2개월 치를 수입 신청했습니다. 암 치료에 몰두해야 할 암 환자가 직접 항암제 수입까지 나선 것입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하자 그간 55만 원이던 1개월 치 약값은 85만 원으로 30만 원이 뛰었으며, 운송비와 통관비를 포함한 부대비용으로만 50만 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더욱이 센터는 환율에 따라 약값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예치금으로 300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정 씨는 대체재가 없는 항암제를 수입해오던 회사가 공급을 중단하면 투병 중인 암 환자가 직접 항암제 수입을 신청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고통스럽다 면서 세금을 포함해 항암제 가격이 2배 이상으로 뛰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센터에)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고 토로했습니다. 그런데도 정 씨의 불안은 여전합니다. 기존에 먹던 약이 다 떨어지고 1월에 항암제 수입을 신청했지만, 아직 이 약을 먹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센터에서는 약이 들어오기까지 6∼8주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식약처는 이에 대해 리소드렌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지 않은 데다, 업체의 일방적인 공급중단에 따른 환자의 비용 부담 상승 부분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향후 수급 모니터링위원회를 통해 추가적인 조치를 논의해 볼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희귀의약품센터에서 신청받아 약을 구하는 게 최선인 상황 이라며 다만 의약품 수입 시 발생하는 세금 부분은 국세청 등 정부 부처가 함께 고민할 부분 이라고 말했습니다. 환자단체에서는 환자의 생명 유지에 직결되는 희귀의약품이나 이에 준하는 항암제 등에 대해서는 정부가 긴급도입권 등을 폭넓게 적용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 김성주 회장은 그동안에도 이런 사례가 많았지만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업체는 제재받지 않고 환자만 볼모가 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고 지적했습니다. 김 회장은 중증 암 환자는 오롯이 암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면서 정부가 의약품 공급자나 보험재정 관점에서만 바라보기보다는 더 많은 중증 환자의 생명을 구한다는 측면에서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적용해 주길 바란다 고 말했습니다. (사진=약학정보원 의약품 상세정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