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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연극 '화이트래빗 레드래빗' 출연…감독·극본 없는 1인극
등록일2025.04.15
김도연이 연극 '화이트래빗 레드래빗'에 출연한다. 김도연은 올 4월 개막하는 연극 '화이트래빗 래드래빗'에 출연한다. 첫 연극 '애나엑스'에서 주인공 '애나'의 감정 변화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연극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김도연이 두 번째 연극 무대로 감독, 사전 극본, 리허설도 없는 '화이트래빗 레드래빗'을 선택해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도연은 특히 지난 2월 데뷔 후 처음으로 도전했던 연극 '애나엑스'에서 주인공 '애나'로서 탄탄한 연기력과 함께 다양한 매력을 발산했다. 데뷔 후 처음 도전하는 연극 무대에서 자연스러운 연기와 감성으로 극의 완성도를 높인 김도연은 애나 그 자체 라는 극찬을 받았다. 김도연이 출연을 확정한 '화이트래빗 레드래빗'은 그동안 한국에는 없던 연극 방식으로 감독도, 사전 극본도, 리허설도 없이 당일 무대에는 단 한 명의 배우가 오른다. 또한 매일 다른 배우가 무대에 서고, 단 한 번의 낭독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신선한 방식의 연극이다. 김도연은 드라마 '만찢남녀', '지리산', '원 더 우먼','멜로가 체질', 영화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 개교기념일' 뿐만 아니라 연극 '애나엑스'까지 장르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화이트래빗 래드래빗'는 오는 2025년 4월 30일부터 5월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 = 판타지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가성비'가 대세…PB 제품 더 늘린다
등록일2025.02.18
&<앵커&> 생필품 가격이 무섭게 오르면서 저렴한 가격에도 질 좋은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유통업체들도 이런 소비자들을 겨냥한 자체 상품, 이른바 PB 제품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유덕기 기자입니다. &<기자&> 한 대형마트가 내놓은 자체브랜드 PB 우유입니다. 유명 브랜드 제품보다 약 20% 정도 저렴한데, 3년 동안 매출이 15%나 늘었습니다. [김도연/경기 용인 : 마트 이름이 적혀 있는 그런 물품들이 가격도 저렴하고 품질도 좋은 것 같아서 제품도 자주 구매하는 편이에요.] 위탁 생산 등의 방식으로 유통 마진과 마케팅 비용을 줄여 저렴하게 내놓을 수 있는 건데, 올해는 PB 상품을 현재보다 30%가량 늘릴 예정입니다. [김형훈/대형마트 PB 총괄이사 : 가성비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게 많이 늘었거든요. (PB를) 더 크게 키워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돼서….] 또 다른 대형마트는 신규 매장을 열면서 고무장갑이나 화장지 등 공산품의 40%를 PB 제품으로 채웠습니다. 기존 다른 매장보다 2배나 많은 수준으로, PB 상품 마케팅을 대폭 강화한 건데, 제품 인지도보다는 질 좋고 저렴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겁니다. [노재훈/서울 송파구 : 가성비 제품을 많이 찾고 있는데 (PB제품을) 써보니까 많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또다시 사러 왔고요.] 지난 2015년 200억 원대였던 이마트의 한 PB 매출은 1조 3천억 원 수준으로 급증했고,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PB 매출도 꾸준한 증가세입니다. 편의점 업계도 PB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는데 야채와 라면, 맥주에 이어 디저트까지 제품군을 늘리고 있습니다. [정연승/단국대 경영학과 교수 : (유통사들은) 매출만 늘리려고 하지 말고 PB 자체의 품질로 충성 고객이 될 수 있도록 품질에도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유통업계는 최근 점점 더 치열해지는 국내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PB 상품의 해외 수출과 직영 매장 개설도 적극추진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최준식,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서승현·이예지, VJ : 김 건)
이별 요구한 연인의 지인 500명에 은밀 동영상 유포한 사람
등록일2024.12.19
▲ 김도연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장 대학생 커플이 있었습니다. 남자가 물리적 폭행을 반복하자 여자는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남자는 성행위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자꾸 그러면 유포하겠다고 했습니다. 여자는 당장 이 자리에서 지우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습니다. 남자가 거절하자 여자는 신고하러 가겠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났고, 경찰서에 도착하기 전에 그 동영상이 유포됐습니다. 남자가 홧김에 여자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그곳에 저장된 연락처의 모든 사람에게 일괄로 동영상을 보낸 것이었습니다. 휴대전화에는 대학의 같은 학과 동기들, 교수님, 초중고 동창 등 지인뿐 아니라 부모님과 친척들의 연락처까지 들어 있었습니다. 그 동영상을 받은 사람은 500명도 훨씬 넘었습니다. 여자는 그 사건 이후 모든 사람과의 관계를 끊고 은둔 생활에 들어갔습니다. 수치감에 사람들을 만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남자를 만난 것 자체가 어리석었다는 자책감에 우울감도 깊어졌습니다. 수도 없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이를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도 무너졌습니다. 이는 김도연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 소장이 전한 교제 폭력들 가운데 사이버폭력 사례입니다. 김 소장은 동영상 유포, 딥페이크 등의 사이버 성폭력은 연인 사이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면서 그런 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 자체가 정신적 살인에 해당된다 고 했습니다. 그는 이런 협박을 받으면 고민할 것도 없이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면서 전문가와 경찰의 도움 없이 가족들이 홀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상대방을 자극해서 오히려 피해가 커질 수 있다 고 했습니다. 김 소장은 근원적으로는 교제폭력특별법을 제정해서 가해자를 엄중 처벌하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지원해야 한다 면서 이런 법안은 2017년부터 국회에 제출됐지만 국회의원들은 관심이 없다 고 했습니다. 대학 학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보건소, 대학 병원 등에서 임상 경험을 쌓았습니다. 2014년에는 한국청소년자살예방협회를 창립해 정서적으로 힘든 청소년들을 도왔습니다. 2016년에는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를 만들어 교제 폭력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담과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김도연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 소장과의 관련 인터뷰입니다. Q. 연인과의 성행위 장면을 동영상이나 스틸 사진으로 촬영하는 사람이 있는데, 왜 그러는 것인가? 소유 욕구가 강하고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촬영물을 갖고 있어야 온전하게 상대방을 소유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성적 착취를 통해 우월성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나중에 연인이 떠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협박용으로 그런 영상물을 미리 찍어놓는 사람도 있습니다. 성격적으로 병리적인 것입니다. Q. '리벤지 포르노' 가해자는 어떤 심리에서 그런 행위를 하나? 말 그대로 복수를 위한 것입니다. '네가 나를 버렸으니 내가 모욕당했다. 네가 날 무시했다. 그러니 너도 똑같이 한번 당해봐라.' 이런 복수 심리로 성행위 불법 영상물을 유포합니다. Q. 피해자가 그 전에 동영상 촬영에 동의한 이유는 무엇인가? 거절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연인이 달콤한 말로 나 혼자 볼게 , 너를 너무 많이 사랑해서 기록물로 남기고 싶은 거야 , 추억으로 간직하겠다 면서 간청하면 외면하기가 어렵습니다. 상대방이 떠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그런 요구를 들어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기 몸을 스스로 촬영해서 연인한테 보내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연인이 나를 사랑한다면 증거를 보여달라 고 하니 거절하지 못합니다. Q. 그런 가해자들은 주로 남자들인가? 가해자로는 남자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그렇지만 여자인 경우도 있습니다. 30대 초반의 남녀 A와 B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1년 정도 만난 뒤 헤어졌습니다. 남자가 이별하자고 했습니다. B의 집착이 심했기 때문입니다. 남자는 헤어진 후 다른 여자친구 C를 사귀었습니다. 4년이 지났고 자연스럽게 C와 결혼까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 때 갑자기 전 여친 B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다시 사귀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다른 남친을 만나봤지만 A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서 연락했다고 했습니다. A는 거절했지만 B는 매달렸습니다. A가 흔들리지 않자 B는 A의 여친 C에게 반복적으로 성행위 동영상을 보냈습니다. 그 영상에는 A와 B의 성행위 장면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 동영상을 본 C는 더 이상 A를 만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Q. 성행위 동영상 유포는 엄청난 고통을 초래할 듯한데? 동영상이나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협박 자체가 살인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피해자는 그 동영상이 유포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여 초긴장 상태로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Q. '디지털 장의사'를 통해 그런 동영상을 모두 제거할 수는 없나? 피해자들은 그런 전문가들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그렇지만 완전히 없앨 수는 없습니다. 동영상은 복제되고 양산되기 때문입니다. Q. 연인한테 사이버 성폭력을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성관계 장면을 기록으로 남기지 말아야 합니다. 본인 스스로 촬영하려 하지 말고, 상대방이 찍자고 하면 단호히 거절해야 합니다. Q. 연인이 불법 동영상을 갖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삭제하라고 분명히 요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헤어지는 게 좋습니다. 불법으로 촬영했다는 것 자체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건 사랑이 아닙니다. Q. 상대방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경찰에 신고해야 합니다. 유포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해자와 적당히 타협하면 또다시 협박당하고 평생 끌려다닐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요구에 따라 돈을 주면 그다음에 더 많은 돈을 달라고 합니다. Q. 한때는 연인이었는데 경찰에 신고하는 것은 쉽지 않을 듯한데? 파트너를 성적 착취, 경제적 착취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입니다. 재고의 여지가 없습니다. 강력히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고통에서 헤어나기 어렵습니다. Q. 딥페이크는 인공 지능을 이용해 만든 합성 동영상인데, 이런 피해자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은데? 딥페이크 동영상은 워낙 정교해서 조작물이라는 것을 눈치채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피해자들은 그 동영상을 누가 보는 것은 아닐까 하고 공포에 떱니다. 동영상이 모두 제거됐다고 하더라도 그걸 본 사람의 머릿속에는 그 장면이 남아 있으니 피해자의 고통이 매우 큽니다. Q. 다른 방식의 교제 성폭력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음성 녹음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여성은 커피숍에서 남친을 만나는 순간부터 헤어질 때까지 전체 5∼6시간의 모든 내용을 녹음했습니다. 거기에는 성적인 내용도 들어 있었습니다. 휴대전화에 녹음 기능이 있으니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집에 와서는 그 녹음을 반복해서 듣고 회사에서도 들었다고 합니다. Q. 왜 그런 행위를 하나? 일종의 집착입니다. 본인은 사랑이라고 생각하지만 병리적인 것입니다. 샤워할 때도 듣고, 화장실에서도 듣습니다. 잠도 안 자고 밤새워 들으니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이런 기록물은 최악의 경우 협박용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Q. 초등학생들이 사이버 성폭력을 당하는 일이 있나? 초등학교 고학년 여자아이들이 어른으로부터 그런 피해를 입는 경우가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가해자는 전(全) 연령대입니다. 내가 파악한 사례 중 한 가해자는 50대 후반의 남자였습니다. 직장에 다니는 평범한 사람이었고, 아내와 20대의 자식들을 두고 있었습니다. Q. 초등학생이 어떤 경로로 그런 피해를 보나? 아이들이 친구 문제나 가정 폭력 등으로 힘들 때 우울증 관련 사이트에 들어가는 일이 있습니다. 그때 어른들이 접근해옵니다. 그들은 부모와 달리 따뜻하게 위로해주고 공감해줍니다. 그렇게 환심을 산 뒤에 아이에게 만나자고 해서 성추행 또는 성폭행하고 동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합니다. Q. 아이가 피해를 입으면 부모한테 즉각 알려야 할 것 같은데? 가해자는 다정하게 보살펴주고 용돈도 주니 아이는 심리적으로 그 사람한테 의존하게 됩니다. 심지어 자기 부모보다 낫다고 생각해서 부모를 멀리하기도 합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잔소리를 많이 하는 부모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해자가 부모에게 알리지 말라고 협박하는 일도 많습니다. 부모가 알면 큰일 나고, 너도 나도 생활하기 어렵게 된다 , 너희 부모도 회사에서 매장된다 , 엄마 아빠한테 알리면 학교에 다 퍼트리겠다 고 협박합니다. Q. 자녀에게 이런 일이 없도록 하려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나? 평소에 자녀와 대화를 많이 나눠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의 사생활도 알고, 주변 관계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행동 변화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위기의 징후로는 아이가 방에서 나오지 않고, 말이 없어지고, 귀가 시간이 달라지고, 성적이 떨어지고, 부모와의 관계가 멀어지는 현상 등이 있습니다. 의심되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게 좋습니다.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당연히 경찰에 신고해야 합니다. 아이에 대한 심리 치료도 필요합니다. (사진=본인 제공, 연합뉴스)
애인이 내 머리털 모두 잘랐다…내가 남들 앞에서 잘 웃는다고
등록일2024.11.18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20대 중후반의 남녀 연인이 있었습니다. 여자는 상품을 파는 자영업을 하는데, 늦게 귀가한다는 이유로 남자와 다투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그날도 여자가 늦게 귀가하자 남자는 발길질을 시작했습니다. 일찍 들어오라고 내가 몇 번이나 이야기했냐?. 내 말이 우습게 들리냐? 면서 손과 발로 마구 폭행했습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자 여자를 쓰러트린 뒤 목을 조르고는 뜨거운 다리미로 여자의 다리, 가슴, 얼굴 등을 지졌습니다. 여자가 고통과 공포에 비명을 계속 질렀는데도 남자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여자는 일단 이 폭력에서 벗어나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시는 안 그렇겠다고 싹싹 빌었습니다. 그러자 남자는 화가 조금 풀려서는 여자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네가 뭘 잘못했는지 네 입으로 낱낱이 이야기하라 고 했습니다. 여자는 내가 말 안 들은 것 잘못했고, 당신을 화나게 한 것도 잘못했고, 지금은 맞을 만해서 맞은 것 이라고 했습니다. 위의 내용은 김도연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장이 전한 교제 폭력 가운에 물리적 폭력의 실제 사례입니다. 김 소장은 지난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사람은 야구방망이나 골프채로 연인을 마구 때리고, 식칼을 집어 던지기도 한다 면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잘 웃고 상냥하게 군다는 이유로 여친의 머리털을 모두 잘라버리는 사람도 있다 고 했습니다. 그는 물리적 폭력을 당한 경험이 딱 한 번만이라도 빨리 헤어져야 한다 면서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하늘에 맹세하더라도 그걸 반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라고 했습니다. 김 소장은 그런 폭력을 저지르는 사람은 심한 경우에 살인을 저지를 수도 있다 고 했습니다. 김 소장은 한국에서는 아직도 교제 폭력 실태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면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교제폭력특별법을 만들어 엄중히 처벌해야 교제 폭력이 줄어든다 고 했습니다. 대학 학부에서 심리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는 임상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김 소장은 2014년 한국청소년자살예방협회를 창립해 정서적으로 힘든 청소년들을 도왔습니다. 2016년에는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를 만들어 교제 폭력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담과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김도연 소장 인터뷰 일문일답입니다. Q. 교제 폭력 가운데 상대방의 사람 관계를 차단하는 것은 어떤 내용인가? A. 누구를 만나는지, 누구와 친한지 점검합니다. 예를 들어 연인의 카톡을 보자고 하고는 보여주지 않으면 왜 안돼? 나를 사랑하지 않아? 라고 합니다. 아니면 나한테 뭘 숨기는 것이 있어? 라고 합니다. 그러다가 좀 더 심각한 현실 통제에 들어갑니다. Q. 현실 통제란 무엇인가? A. 절친마저도 만나지 말라고 합니다. 그 친구가 네 남자 친구가 문제가 있는 것 같으니 만나지 않는 게 좋겠다 라고 조언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직장의 회식에도 가지 말라고 합니다. 부모님 생신 등 가족 모임에도 참석하지 못하게 합니다. 피해자의 어머니 생신날 일부러 데이트 약속을 해놓고 가족 모임에 갈지, 나를 선택할지 양자택일을 하라 고 압박합니다. Q. 가족과 멀어진 사례도 있나? A. 어떤 여대생은 남자친구를 사귀었습니다. 남친의 압박으로 부모와의 사이가 멀어졌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모두 끊어졌습니다. 어느 날 부모는 실종신고를 했습니다. 딸에게 전혀 연락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친구들한테 수소문했지만, 딸이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어느 날 딸의 친구한테 연락이 됐습니다. 딸은 남친과 하루 종일 지내는 것이 갑갑해지자 잠깐 얼굴을 보자며 친구를 만나러 왔던 것입니다. 그 친구가 부모한테 연락했고, 부모는 그 현장에 달려가 딸을 데리고 집으로 왔습니다. Q. 딸은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왔나? A. 쉽게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그 남자가 집에 찾아오기도 했고 여자는 남친한테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했습니다. 여자의 부모는 결국 남자의 부모를 만나서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그 남자는 헤어지는 대가로 2천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그 부모는 돈을 주면 계속 휘둘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그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Q. 물리적 폭력 단계는 어떤 내용인가? A. 팔을 붙들고, 몸을 밀치고, 목을 조르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닥치는 대로 잡고서는 마구 때립니다. 골프채나 야구방망이로 폭행하기도 합니다. 연인이 식칼을 집어 던져서 피하지 않았으면 죽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피해자도 있습니다. 집안의 벽 여기저기에 칼날이 꽂힌 흔적이 많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 연구소에 상담하러 오는 사람들 상당수는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들었던 분들입니다. 내가 언제든 죽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두려움에 빠져 우리한테 찾아옵니다. Q. 그런 물리적 폭력의 사례가 있다면? A. 20대 연인이 있었습니다. 남자가 여자의 생활을 통제했습니다. 여자는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이니 남친의 그런 통제가 힘들었습니다. 고민 끝에 헤어지자고 했더니 남자는 안된다면서 길거리에서 휴대전화를 던지고, 뺨을 때리고, 목을 졸랐습니다. 위험하다고 판단한 여자는 일단 알았다 면서 남자를 달래고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Q. 그 사람의 폭행은 거기서 멈췄나? A. 여자의 어머니가 딸의 몰골을 보고는 무슨 일인지 캐물어 사정을 알게 됐습니다. 어머니는 그 남자친구한테 가서 우리 딸을 그만 만나라 라고 부탁했습니다. 잘 타이르면 말을 들을 줄 알았는데, 그건 오판이었습니다. 그 남자는 곧바로 여자의 집에 쳐들어갔습니다. 아파트 1층 집이었는데, 난간을 뚫고 들어갔습니다. 그 남자친구와 아버지 간의 멱살잡이가 벌어졌습니다. Q. 결국 이별을 했나? A. 힘들게 이별하긴 했지만, 그 여성은 1년간 힘들었습니다. 멱살을 잡혔던 아버지도 너는 왜 그런 사람을 만났느냐 면서 역정을 냈습니다. 여자는 SNS를 통해 남자가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른 여자들을 만나고 잘 지내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걸 보니 더욱 힘들었습니다. 그 남자는 사회에서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었습니다. Q. 다른 사례도 있나? A. 30대 연인이 있었습니다. 여자는 자영업을 했는데, 성격이 밝고 싹싹해서 손님들과 친하게 지냈습니다. 남자는 그게 불만이었습니다. 너는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한테 웃음을 파느냐 면서 그 일을 그만두라고 했습니다. 여자는 그 일이 생업이고 그걸 전공했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다툼이 지속되자 여자는 헤어지기로 결심했고 그 뜻을 전했습니다. 화가 난 남자는 가위로 여자의 머리카락을 모두 잘라버렸습니다. 그러고는 성폭행했습니다. Q. 성폭행을 왜 하나? A. 상대방을 제압해서 수치감과 굴욕감을 주기 위한 것입니다. 성적으로 착취하면서 자기가 상대보다는 우위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각인시키려는 의도입니다. Q. 교제 폭력의 최고 수위는 살인인데, 어떤 경우에 살인을 하나? A. 이별을 통보받았을 때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상대방뿐 아니라 그 가족들까지 죽이는 일도 종종 일어납니다. Q. 사랑하는 사람한테 왜 그런 짓을 하나? A. 그건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고 소유욕입니다. Q. 시민단체 '여성의전화'는 사흘에 한 번씩 교제 살인이 일어난다고 발표한 적이 있는데? A. 교제 관련 범죄 현황이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가 교제 범죄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어나는 교제 살인은 '여성의전화'가 집계한 것보다는 훨씬 많을 것입니다. Q. 교제 살인은 칼로 수십 번 찌르고 맹독물질인 불산(불화수소산)을 얼굴에 뿌리기도 한다는데? A. 교제 살인은 굉장히 잔인합니다. 발이나 손으로 때려서 장 파열 등으로 숨지게 하기도 하고, 칼로 여러 번 찌르기도 합니다. 내 소유였던 사람이 감히 나를 버리다니. 네 인생을 모두 망쳐놓겠다 면서 증오에 불타오릅니다. Q. 살인을 시도한 사례가 있다면? A. 20대 초반의 남녀가 있었습니다. 여자가 헤어지자고 했더니 남자가 싫다고 했습니다. 여자는 분명히 이별 통보를 했으니 이제는 나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여자는 초등학교 남자 동창생을 만나 술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술 마시는 장면을 찍어서 SNS에 올렸습니다. 여자와 남자 동창은 단순한 친구 사이였습니다. 이를 본 남자는 바로 현장에 달려갔습니다. 여자를 폭행했고, 이를 말리는 그 동창도 때렸습니다. 그러고는 준비해간 칼로 여자를 찔렀고 그 동창도 찔렀습니다. 여자는 생명이 위독한 상태에 이르렀지만 다행히 사망하지는 않았습니다. Q. 물리적 폭력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헤어져야 합니다. 딱 한 번의 물리적 폭력이 발생했다고 해도 이별해야 합니다. 그 사람의 행동은 고쳐지지 않고 반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물리적 폭력은 유전적인 측면이 있고, 성격적인 부분도 있어서 쉽게 개선되지 않습니다. 그런 폭력을 일회성으로 간주하고 가볍게 보면 폭력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상대방을 용서하고 내가 그 성격을 고쳐주겠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폭력의 허용치가 커질수록 수위는 잔혹해집니다. Q. 폭력의 허용치란 무엇인가? A. 가해자의 폭력적 행위를 받아들이는 피해자의 수용 수준을 말합니다. 성장기에 가정폭력을 경험했거나 그런 폭력을 자주 목격한 사람은 폭력에 대한 허용치가 높습니다. 폭력에 대해 둔감해지는 것입니다. Q. 헤어진 이후에도 피해자의 트라우마는 심각할 듯한데? A. 트라우마가 10년간 지속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람과 같이 있었던 때의 장소, 소리, 냄새 등 모든 것이 공포를 일으킵니다. 이를 '외상의 일반화'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려 하지 않습니다. 대인관계가 두렵고 누구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직장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절망과 무기력증에 빠집니다. Q. 우울증과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일도 많을 듯한데? A. 더 이상 삶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을 겪은 것 자체가 수치스럽기도 하고, 자신이 잘못한 선택을 했다는 자책감도 갖습니다. 피해자가 전문가를 만나서 심리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Q. 물리적 폭력을 심하게 당할 때까지 헤어지지 못한 것은 본인의 책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A. 피해자가 물리적 폭력을 당한 사실을 이야기하면 가족마저도 진작 헤어졌어야지, 그 지경에 이르기까지 왜 만나고 다녔냐? 면서 비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우려와 걱정 속에서 하는 말이지만 피해자에게는 큰 고통이 됩니다. 이런 2차 가해는 두 사람이 사랑으로 시작한 관계라는 것을 간과한 것입니다. 그 애정이라는 변수 때문에 쉽게 헤어지지 못합니다. Q. 우리 사회에서 교제 폭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A. 교제 폭력 특별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스토킹 처벌법, 가정폭력 처벌법은 있지만 교제 폭력은 그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법안이 국회에 여러 차례 올라갔지만 처리되지 않았습니다. 국회의원들이 교제 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수조사를 통해 교제 폭력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누굴 유혹하려 짧은 치마냐? 넌 처맞아야 …남친 문자 하루 400통
등록일2024.11.11
▲ 김도연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장 너 같은 사람은 기생충이야 , 너는 도대체 아이큐가 얼마냐 ,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듣냐 , 너는 처맞아야 정신 차린다 , 네 주제에 어디서 나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겠니 , 저번에 보니까 너의 부모도 가방끈이 짧은 것 같더라 , 네가 그런 가정에서 자랐으니 뭘 제대로 배웠겠냐 , 입술은 누굴 유혹하려고 진하게 칠했냐 , 긴 치마도 안되고 바지만 입고 다녀라. 이는 교제 폭력 중 생활 통제와 정서적 폭력 내용들입니다. 김도연(54)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장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언론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그는 교제 폭력 가해자들은 심각한 수준의 모든 욕설을 다 한다 면서 연인에게 10시간 동안 전화와 문자 메시지로 욕설을 하는 사람도 있다 고 했습니다. 그는 욕설 문자가 하루에 200통은 기본이고 300∼400통에 이르기도 한다 면서 부재중 전화도 수백 통씩 쌓이니 피해자의 생활이 마비된다 고 했습니다. 김 소장은 이런 생활 통제와 정서적 폭력이 나타나면 하지 말라고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하고, 고쳐지지 않으면 빨리 헤어져야 한다 면서 연인이 또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도 흔들리면 안 된다 고 했습니다. 그는 이별 과정은 쉽지 않기 때문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알리고 전문가와 상담하는 게 좋다 면서 생활 통제와 정서적 폭력 단계에서 빨리 헤어지지 못하면 살인을 포함한 물리적 폭력을 당할 수도 있다 고 했습니다. 1970년 인천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성장한 김 소장은 대학 학부에서 심리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는 임상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는 2014년 한국청소년자살예방협회를 창립해 정서적으로 힘든 청소년들을 도왔습니다. 2016년에는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를 만들어 교제 폭력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담과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Q. 교제 폭력이란 무엇인가? 교제 시작 단계, 교제 중, 이별 후에 발생하는 모든 폭력을 말합니다. 심리적, 정서적, 언어적, 물리적, 경제적 폭력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Q. '데이트 폭력'이라는 말 대신에 갈수록 '교제 폭력'을 사용하는 추세인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의 연인 또는 과거에 연인이었던 사람 사이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심각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강도가 점점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이런 폭력성이 '데이트'라는 단어가 갖는 낭만적 이미지 때문에 희석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성가족부와 경찰은 2022년부터 '데이트 폭력' 대신에 '교제 폭력'이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나도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라는 명칭을 '한국교제폭력연구소'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Q. 연간 교제 폭력 신고 건수가 작년에 7만7천 건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훨씬 많이 일어나고 있나? 신고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교제 폭력은 연간 40만∼50만 건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봅니다. 하루에 1천 건 정도입니다. 신고율은 20% 미만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Q.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는 이유는? 가해자가 사랑하는 사람 또는 사랑했던 사람이기도 하고, 보복을 당할 수도 있어서 신고를 꺼립니다. Q. 작년 교제 폭력 신고 건수는 2020년의 4만9천 건보다 50% 증가했다고 하는데, 교제 폭력 자체가 늘어나고 있다고 봐야 하나?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과거 보다 교제 폭력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신고가 늘어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비해 비혼과 미혼, 이혼으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과거의 가정 폭력이 이제는 교제 폭력으로 분류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과거보다 사람들이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기 욕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는데, 이는 교제 폭력이 늘어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Q. 교제 폭력의 첫 번째 단계가 연인의 생활을 통제하는 것인가? 생활 통제 대상은 옷차림, 화장, 머리모양, 말투, 휴대전화, 이메일, 사람과의 관계 등 다양합니다. 피해자가 불편하다고 말해도 가해자는 계속 지적하고 압박합니다. 이런 통제가 지속되면 피해자는 불안과 우울증을 겪고, 헤어진 이후에도 심한 트라우마로 고통받습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를 강압적 통제로 규정하고 처벌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가중 처벌의 요인이 됩니다. Q. 옷차림 통제 내용은 뭔가? 짧은 치마 대신에 긴 치마를 입으라고 합니다. 치마의 색깔은 검정, 회색, 흰색으로 제한합니다. 눈에 띄지 않는 색깔로 입으라는 것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치마는 무조건 안 되고, 바지만 입으라고 합니다. Q. 왜 치마를 못 입게 하나? 다른 사람이 자기 연인의 다리를 쳐다보는 게 싫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Q. 얼굴 화장 통제 내용은 뭔가? 화려하게 화장하지 말라고 합니다. 얼굴 화장 중에 아이브로, 볼 터치, 마스카라, 립스틱 등 어떤 것이 가능한지 지정해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립스틱의 색깔이 진하면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 누굴 유혹하려고? 라고 하면서 화를 냅니다. 아예 화장 자체가 안되고 선크림이나 비비크림만 허용하는 남자도 있습니다. 비비크림은 얼굴색을 약간 밝게 하는 기초 화장품입니다. 이러니 연인한테 이건 되는지 하나하나 물어보면서 화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Q. 언어적 폭력의 내용은 무엇인가? 욕설, 협박, 비하 등입니다. 인권과 자존감을 깎아내립니다. 너는 왜 이렇게 못생겼냐? , 너는 뇌가 없냐 ,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 너처럼 말귀를 못 알아듣는 사람이 나 같은 사람을 어디서 만나느냐 , 네 부모님이 너 같아서 너의 집이 그 모양이다 , 당장 전화하지 않으면 너 죽이고 나도 죽는다 등 욕설과 협박을 마구 합니다. Q. 1시간 동안 욕설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10시간 동안 문자 보내고, 전화하고, 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루에 문자 메시지 200통은 기본입니다. 300∼400통이 오기도 합니다. 부재중 전화는 하루에 수백 통씩 쌓입니다. 이러니 피해자 일상이 마비됩니다. 어떤 가해자는 상대방을 앉혀놓고 하루 종일 욕하고 협박하고 회유합니다. 가스라이팅도 합니다. 네가 문제이고 네가 잘못된 행동을 했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 이라고 반복적으로 말합니다. 자기의 자취방 등에 감금하는 일도 있습니다. 피해자는 공포감에 사로잡히고 판단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런 일은 교제 폭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Q. 가해자가 마구 문자를 보내면 전화기를 꺼놓으면 되지 않나? 그러면 상대방이 더욱 흥분해서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릅니다. 회사 또는 집으로 찾아오거나 심지어 부모님 집으로 들이닥치기도 합니다. Q. 길거리에서 폭언 등을 하는 사람도 있나? 어떤 여성은 길가에 서서 8시간 동안 그런 욕설을 듣고 있었습니다. 참다못한 그 여성은 행인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가해자는 우리는 연인인데 그냥 좀 싸우고 있으니 신경 쓰지 말고 그냥 가시라 고 합니다. 행인이 이런 말을 들으면 신고하기 어렵습니다. 잠깐 그 장면을 본 것이기에 그 상황이 얼마나 지속됐는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Q. 경제적 착취도 교제 폭력이라고 하는데, 그 구체적 내용은 뭔가? 돈을 꿔달라고 하고는 갚지 않습니다. 신용카드를 달라고 해서 자기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금액이 처음에는 몇십만 원으로 시작해서 수백만 원이 되고, 나중에는 수억 원으로 불어납니다. 대출뿐 아니라 사채를 끌어다가 돈을 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Q. 연인에게 왜 그렇게 많은 돈을 주나? 사랑하는 사람이 빨리 빚을 갚아야 한다 , 가게를 내야 한다 , 우리 집에 문제가 생겨서 혼자 살 방을 구해야 한다 고 하면서 돈을 요구합니다. 피해자가 어렵다고 하면 내가 지금 형편도 어려운데 좀 도와줘라. 1년이면 크게 일어날 수 있어. 그러면 너는 직장 안 다녀도 돼. 그때 우리 결혼하자 라고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 매달리면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Q. 피해자 부모님들은 이런 일을 모르나? 20대, 30대의 경우 부모님들이 신용카드 명세서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되는 일이 있습니다. 당연히 난리가 납니다. 어렵게 부모 도움으로 헤어져도 빌려준 돈을 받기 어렵습니다. 빚더미에 앉게 되는 것입니다. 경제적 착취는 30대 이하의 젊은 층보다는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서 더 많이 일어납니다. 가진 돈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Q. 연인한테 경제적 착취를 당한 사람도 트라우마를 겪나? 인생이 다 꺼져버린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어떤 누구도 만나려 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새 연인을 선택한다면 1순위로 보는 것이 상대방의 경제적 안정입니다. 그들에게 연인의 외모나 스펙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Q. 생활 통제, 정서적 폭력을 겪으면 바로 헤어지면 될 것 같은데, 왜 그렇게 못하나? 생활 통제 단계에서 헤어지기가 어렵습니다. 짧은 치마를 입지 말라는 것은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언어폭력을 비롯한 정서적 폭력 단계에서도 이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해자가 앞으로는 절대로 이런 일이 없을 거다 , 정말로 사랑한다 , 한 번만 기회를 달라 등의 말을 하면서 용서를 빌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는 연인에게 아직 사랑과 연민이 있고, 자신이 아니면 그 사람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흔들립니다. 이런 식으로 정서적 폭력과 용서가 반복되고, 이는 물리적 폭력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가해자는 사과→애걸→맹세→협박→살인 등의 단계를 밟을 수 있습니다. Q. 연인으로부터 생활 통제, 정서적 폭력을 받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렇게 하지 말라고 단호히 말해야 합니다. 그런 행위가 불편하다고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그런데도 고치지 않으면 빨리 헤어지는 것 외에 방법이 없습니다. 물리적 폭력단계로 넘어가면 훨씬 위험해집니다. Q. 이별하는 것도 쉽지 않을 듯한데, 어떻게 해야 하나? 어려운 일입니다. 상대방이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혼자 행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전문가를 찾아 상담하는 게 좋습니다.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은 갑자기 피해를 볼 수 있으니 상황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사진=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 촬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