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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야담] 조국, 서울시장 출마? 합당?…속내 복잡한 민주당 [여담야담] 조국, 서울시장 출마? 합당?…속내 복잡한 민주당 등록일2025.08.18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편상욱 앵커 ■ 대담 : 서용주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박용찬 전 국민의힘 공보메시지단장, 최선호 SBS 논설위원 -------------------------------------------- ● 내년 출마 공식화 서용주 /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민주당, 혁신당과 합당해 얻을 것 없어…합당 쉽지 않을 것 박용찬 / 전 국민의힘 공보메시지단장 조국, 서울시장 출마할 듯…오세훈 대적할 상대 최선호 / SBS 논설위원 조국, 합당하지 않고는 지방선거 출마 어려워 -------------------------------------------- ▷ 편상욱 / 앵커 : 이런 상황에서 조국 전 대표, 앞으로의 정치 행보에 또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조국 전 대표 오늘부터 본격적인 공개 행보에 나섰는데요. 최선호 논설위원 일단 광복절 0시에 조국 전 대표가 나와서 자유의 몸이 됐습니다. 일단 계속 휴일이었기 때문에 SNS로만 활동을 하다가 오늘 사실상 첫 외부 행보를 시작한 거죠. ▶ 최선호 / SBS 논설위원 : 그렇습니다. 오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 가는 걸로써 공식적인 행보에 나섰고 그리고 당에 복당 신청을 했고요. 그러면 조국 혁신당이 심사를 할 겁니다. 그리고 주말에 엄청, 지금 화면 보고 계신 건 아마 오늘 현간 그 모습일 것 같고요. 그리고 이제 사실은 주 연휴 사이에 굉장히 화제가 됐던 게 워낙에 이제 조국 전 대표가 SNS로 유명하신 분이기는 한데 SNS에 찌개 사진을 올렸어요. 그게 첫 번째 행보입니다. 가족들하고. ▷ 편상욱 / 앵커 : 된장이 끓는 동영상이었죠. ▶ 최선호 / SBS 논설위원 : 그렇습니다. 이게 원래 복역 중에 가족들하고 식사하겠다. 그리고 벗들과 동지들과 소주 한잔 하겠다. 이게 하고 싶은 일로 이야기를 해서 저 사진을 올려서 저게 이제 첫 번째 행보입니다. ▷ 편상욱 / 앵커 : 된장찌개 굉장히 맛있어 보여요. ▶ 최선호 / SBS 논설위원 : 화제가 됐는데 저거 처음에 저는 어디 집에서 찌개 끓여 먹나 했는데 이게 어디 식당에서 먹었다. 이런 얘기가 나오면서 또 뒷말이 나오고 있고. ▷ 편상욱 / 앵커 : 비싼 한우집의 후식이다. 이런 얘기도 나왔다고 . ▶ 최선호 / SBS 논설위원 : 다음에 올린 SNS 사진이 이른바 폐문 독서 , 지금 나오고 있는 폐문 독서물이라고 해서 문 걸어 잠그고 수련했다라고 하는 그런 형태의 책들 읽은 책들을 쭉 올렸는데요. ▷ 편상욱 / 앵커 : 감옥에서 읽은 책의 명단인 거죠. ▶ 최선호 / SBS 논설위원 : 그렇습니다. 감옥에서 책 놓고 찍은 건 아니고요. 이 그 책들을 밖에 나와서 찍은 건데 앞서 보셨던 그 찌개 사진도 그렇고 이 책 사진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가벼운 어떻게 보면 신고식 같은 건데 당장 여기에 조국 전 대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어떤 진정성을 의심하는 그런 형태의 댓글을 달거든요. 이 자체가 조국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논쟁적인 지금 포지셔닝인가 이 부분을 좀 보여주는 것 같은데 어쨌든 조국 혁신당은 조국 대표의 복당뿐만 아니라 당 대표 복귀를 위해서 전당대회를 빨리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후에 조국의 미래를 놓고서 조국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편상욱 / 앵커 : 조국 전 대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선 가운데 오늘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서 내년 선거 출마설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 서용주 부대변인 , 조국 전 대표 내년 6월에 뭐가 됐든 나간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 서용주 /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 그렇습니다. ▷ 편상욱 / 앵커 : 어디로 나올 것 같아요? ▶ 서용주 /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 일단은 뭐 지금 장이 선 데가 몇 군데 없어요. ▷ 편상욱 / 앵커 : 인천 계양을 . ▶ 서용주 /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 지방선거 빼고는요 . 예를 들어서 재보궐을 얘기한다면 인천 계양이나 충청이나 수도권 한두 군데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데 사실 지방선거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는 것들은 본인이 혼자서 출마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닙니다. 서울시장이나 부산시장이나 이런 부분들은 이게 당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지방선거 출마는 합당이라는 숙제를 풀어야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거예요. 지방선거는 특히 예를 들면 당을 보고 찍는 부분도 있고 지역에 대한 여러 가지 조직 구성이 있지 않고서는 무소속이나 조국 혁신당으로 민주당과 어느 정도의 정책적 연대를 통해서 출마해서 된다. 그건 장담할 수 없죠. 다만 어떤 특정 지역의 재보궐로 간다면 이건 인물로서 돌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저는 두 가지를 다 열어놓고 지금 고민한다는 인터뷰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딱 찍어서 말씀을 드리면 개인적으로는 지방선거 출마는 어렵지 않을까. 예를 들어서 내년에 합당 논의를 하게 되면 12월, 1월, 2월이 될 텐데 조국 혁신당이 과연 합당 논의를 하는 데 있어서 본인들의 유불리를 따지겠지만 자꾸 저는 좀 서운한 것들이 민주당이 종갓집입니다. 민주당이 169석의 큰 종갓집이고 의석수가 많기 때문에 조국 혁신당과 합당을 했을 때 민주당이 이득을 먼저 따지는 게 중요한 것이지 조국 전 대표가 본인의 출마 때문에 민주당과 내가 합당을 할까 말까 고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그런데 합당이 어려운 이유는 민주당이 조국 혁신당과 합당해서 얻을 게 없습니다. 첫 번째는 지방선거에 나서겠다는 사람들이 민주당 내에는 매우 많습니다. ▷ 편상욱 / 앵커 : 그렇죠. ▶ 서용주 /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 집권 여당의 이재명 정부의 첫 시작인데 이건 이렇게 좋은 기회가 없는데 조국 혁신당의 조국 전 대표에게 그리고 합당을 한다면 몇몇에게 지방선거의 자리를 내어줘야 하는데 이게 과연 민주당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겠느냐. 아니라고 보거든요. 그러면 결국에는 원포인트로 조국 전 대표에 대한 지역구 출마를 통해서 진보 연대나 진보 진영 내에 차기 어떤 정치 재목으로서의 가이 성장하는 모습들은 어느 정도 현실적으로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저는 재보궐에 나올 것 같고요. 인천 계양은 또 나름대로 거기에 송영길 전 대표도 거론되고 있는 마당에 조국 혁신당에게 계양을 내주겠느냐. 천안 아산도 마찬가지겠죠. 그래서 저는 결국에는 개인기로서 조국 전 대표가 돌파해야 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정말 재보궐 지역구는 나중에 조국 혁신당에서 알아서 풀어야 할 문제다, 저는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 편상욱 / 앵커 : 박용찬 단장님, 일단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 입장에서는 제가 생각해도 국회의원 재보선에 나오는 게 더 유리할 것 같기는 한데 문제는 서용주 부대변인 말대로 민주당과의 조율이 없이는 당선 가능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것 아니겠어요. ▶ 박용찬 / 전 국민의힘 공보메시지단장 : 그렇습니다. 제가 볼 때는 이제 조국 전 대표가 출소하면 서 했던 얘기가 있죠. 민주 진보 진영이 더 단결하고 더 연대해야 한다. 그리고 한번 상상을 해 보시죠.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조국 혁신당이 따로따로 선거를 치른다. 그럴 경우 결국 반사 이익을 저희 국민의힘에 주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렇죠? ▷ 편상욱 / 앵커 : 그렇겠네요. ▶ 박용찬 / 전 국민의힘 공보메시지단장 : 결과적으로. 그렇다면 민주당이나 조국 혁신당의 입장에서는 당을 합당한다든지 아니면 선거 연대를 한다든지 어떤 형태의, 특정 형태의 연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 거기다가 조국 전 대표가 과연 어디에 출마할 것인가. 저는 서울시장에 나올 거라고 보는 거예요. 왜냐하면 지금 현재 서울시장이 누구입니까? 오세훈 시장 아닙니까. 오세훈 시장에 압도적으로 이기거나 또 오세훈 시장과 대적할 수 있는 민주 진보 진영의 선수가 과연 누구인가. 지금 언뜻 떠오르지가 않지 않습니까. 그렇죠? 이런 상황에서 조국 전 대표가 오세훈 시장에 대한 대항마로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 오세훈 시장에게 또 한 번 서울시장의 찬스를 민주당이 줄 것인가, 저는 그렇게 보지 않거든요. 그래서 오세훈을 압도하거나 오세훈에게 대적할 수 있는 상대를 고를 것이다. 따라서 지금 조국 전 대표가 내가 어디에 출마하고 싶다보다도 과연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조국을 출정시켜야 하는 게 아닌가. 투입시켜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정치적인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조국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편상욱 / 앵커 : 최선호 논설위원은 어떻게 봅니까? 민주당 일각에서는 지금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이 지지율의 손실을 알면 서 조국 전 대표를 사면시켜준 거잖아요. 그러니까 좀 더 자중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여론도 있는 것으로 들려요. ▶ 최선호 / SBS 논설위원 : 그러니까 요즘에 그런 약간 견제 비판론 이게 민주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글쎄요, 조국 전 대표가 가만히 있으면 가만히 놔두겠습니까. 워낙 논란의 인물이기 때문에 아마 계속 건드릴 겁니다. 그래서 정치인이 정치하는 거 가지고 뭐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정치적 행보는 하겠죠. 그런데 아까 저는 서용주 소장 분석한 거에 100% 동의하고요. 지방선거, 내년 지방선거 나오는 거는 합당하지 않고는 힘들 겁니다. 아마 민주당하고 합당 같은 형태의 어떤. 그러니까 이게 선거연합 정도로 되기는 쉽지 않거든요. 부산시장 나오거나 서울시장 나오려고 그러면 그런데 이제 재보궐 선거 나오겠다 이러면 선거연합 정도 가능할 텐데 그렇다고 해서 글쎄요 .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 계양을을 준다? 이것도 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딱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지 는 않습니다. 합당과 선거연합 사이에서 굉장히 여러 가지 정치적 타진들을 해 나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편상욱 / 앵커 : 방금 나온 속보 하나 전해드리고 가겠습니다. 김건희 특검이 통일교 입당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서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도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들어온 것으로 봐서 아마 압수수색에 들어가지는 잘 못한 것 같습니다. 계속 속보가 나오는 대로 전해드리도록 하고요. 조국 전 대표 얘기 좀 계속 해 보겠습니다. 조국 전 대표의 정치 행보만큼이나 민주당과 조국 혁신당의 합당설에 최선호 논설위원 얘기처럼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죠 . 조국 전 대표는 그럼 합당론에 대해서 어떤 생각일까요? // 서용주 대변인 보시기에는 어때요? 지난주에 박지원 의원이 여기 나오셨었는데 내가 합당해 메신저가 되겠다. 이런 식으로까지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조국 전 대표 입장에서는 민주당과의 합당이 딱히 반갑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 서용주 /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 그럴 수밖에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박지원 의원께서 합당의 여론을 끌고 가시겠다고 하니 제가 또 반대 입장을 말하기도 그렇지만 합당을 반대하거나 찬성한다는 건 의미는 없는 것 같고요. 그때그때 정치적으로 그 상황에 맞게끔 각 당이 계산을 하겠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민주당이 집권하고 첫 지방선거입니다. 그리고 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그 당에 있는 당원들과 의원들은 다 알고 있죠. 그러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후보를 못 낼 만큼의 지금 상황이냐, 그건 아니라는 겁니다. 결국에는 조국이라는 인물 자체가 물론 국민적인 인지도도 있고 정치적인 의미도 있고 나름대로 조기호 신당이 민주당을 이번 선거에서 도와서 여러 가지 진보 진영에서의 큰 어떤 선봉장 역할을 하기는 했는데 그거와 또 정치의 어떤 여러 가지의 자리를 서로 나누는 거하고는 별개의 문제다라는 차원에서는 저는 민주당 내에서 합당 논의가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박지원 의원께서 선수들도 있으시고 지혜도 높기는 하기는 하나 사실 민주당 내 전반의 흐름은 합당은 아직은 아니지 않냐. 그리고 조국 혁신당에 있어서 조국 전 대표를 빼면 조국 혁신당과 민주당이 합당을 했을 때 어느 정도의 시너지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인데 그 시너지는 조국 혁신당은 있는데 민주당은 없다고 판단하는 의원들이 더 많습니다. 저는 이 합당 논의가 정치공학적으는 재미는 있으나 민주당이 이득이 안 되고 결국에는 조국 전 대표로 대표되는 조국 혁신당이 본인들이 전국 정당으로 나갈지 아니면 민주당과 결국에는 합당을 통해서 민주당 내에서의 하나의 또 정치적인 활로를 모색할지는 조국 혁신당의 판단이지 민주당의 판단은 아닌 것 같다라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편상욱 / 앵커 : 박용찬 단장님 일단 조국 전 대표 서울시장 후보를 국민의힘에게 내어줄 수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더라고요. 이게 무슨 뜻으로. ▶ 박용찬 / 전 국민의힘 공보메시지단장 :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조국 전 대표가 오늘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 나와서 했던 발언이죠. 서울시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줄 수 없다. 지금 본인도 서울시장에 나가고 싶다는 얘기를 에둘러서 지금 표현을 한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초지일관 말씀드리는 게 조국 전 대표뿐만 아니라 민주당 입장에서도 내년 6월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지금 오세훈에 대항할 대항마를 지금 찾지 못한다면 결국 여론에 떠밀려서 자의반 타의반 식으로 조국 전 대표가 등판할 것이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는 거고요. 그리고 합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저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합당은 시간 문제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우선 조국 혁신당의 입장이나 조국 전 대표 입장에서는 제2의 정의당으로 정의당 신세로 전락해서는 아니 된다라는 절박함이 있는 겁니다. 정의당 지금 어떻습니까. 민주당과 차별화하고 선을 긋는 방식으로 당을 운영했는데 결국 지금 형체도 없이 지금 사라지지 않았습니까, 사실상. 그런 상태고 민주당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조국 혁신당과 각계전투를 뛸 경우에 심지어 호남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작년 10월에 전남 담양에서 누가 이겼습니까. 조국 혁신당이 근소한 표 차이로 신승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표가 갈리는 상황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벌어지길 민주당도 원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양당이 무슨 갈등 관계에 있거나 원한 관계에 있고, 그런 관계가 아니지 않습니까. 조국 전 대표가 홀로 창당한 게 조국 혁신당이고 그래서 지금 생각이 같은 그러한 철학적 기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두 당은 합당하는 건 시간 문제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는 겁니다. ▷ 편상욱 / 앵커 : 최선호 논설위원 말씀처럼 지금 합당이 시간 문제다, 이런 예상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조국 전 대표를 사면한 게 그럼 정청래 신임 민주당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이런 해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죠. ▶ 최선호 / SBS 논설위원 : 일단 당사자들은 다 부인하고 있죠.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까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조국 사면이 연말 정도에 3특검의 성과도 좀 나오고 국정운영의 성과도 나온 이후에 쌀쌀해지면 하지 않을까라는 예측이 많았는데 . ▷ 편상욱 / 앵커 : 그렇죠. ▶ 최선호 / SBS 논설위원 : 갑자기 왜 빨라졌을까, 이게 글쎄요. 명심은 정청래 , 박찬대 어느 누구에게도 있지 않았다. 둘 다 마찬가지였다고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박찬대 후보에게 더 있었다라고 해석들을 하지 않습니까. ▷ 편상욱 / 앵커 : 그런 말들이 있습니다. ▶ 최선호 / SBS 논설위원 : 그런 말들이 많죠. 그런 말들이 많은 상황에서 이제 정청래 대표 체제가 됐단 말이죠. 그러니까 이런저런 상황들을 볼 때 이게 결국에는 메기를 풀어놓는 거 아니냐 그런 형태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인데 글쎄요. 이건 뭐 제 생각에는 정치적 상상의 영역, 상상력의 영역들에 있는 것 같고요 . 이걸 가지고 설령 그렇다고 해서 누가 그렇다고 할 리도 없고 그런 정도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데 일단 당사자들은 전체적으로 다 부인하고 있고 이게 결국에는 이 논의 자체가 내년 6월 지방선거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내야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 그런 상황에서 지방선거 공천권을 정청래 대표가 행사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상황으로 가면 갈수록 점점 더 외부에서 의 떠드는 정치적 상상력 영역에 있어서의 이야기들은 좀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편상욱 / 앵커 : 서용주 부대변인 , 일단 당사자 본인이 아니라고 펄쩍 뛰면 사람들이 또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잖아요. 진짜인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민주당 내부에서 나오는 얘기는 어떤 것들이 있어요? ▶ 서용주 /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 저도 추측의 영역이기 때문에 이거를 뭐 이쪽에 가깝겠다, 견제형이 맞겠다 할 수는 없으나 저도 최선호 위원과 조금 같은 의견인 것은 메기 효과는 맞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재명 후보가 들어서면서 또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압도적인 의석수를 가지고 사실상 행정입법에 있어서는 다소 느슨해질 수 있다. 우리가 모든 걸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의 서로 간에 그냥 이 미 정해진 틀 안에서 우리가 지방선거도 이르게 되고 그 이후에 총선도 이렇게 우리 안에서 다 해서 가면 나름대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그런 좀 안일함의 어느 정도 파장을 주기 위해서 저는 조국 전 대표를 좀 던져놓은 게 아닌가. 이게 물론 같은 진영이지만 예를 들어서 김민석 총리도 이미 거론되고 있고 정청래 대표도 대표가 되면서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얘기를 하고 있고. 송영규 전 대표도 사면이 된다면 그걸 하고 있고 김경수 전 지사도 지금 지방시대 위원회를 거의 작은 정부에 운영하듯이 맡겨놨다 해서 이런 진보 진영 내의 차기 대권 주자들의 어떤 여러 가지 움직임들이 있는데 이게 우리 민주 진보 진영 내에서만 있습니다. 물론 민주당이 조기 혁신당이 아닌 건 아니라 또 조국 전 대표는 또 다른 어떤 얘기를 할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러면 조국 전 대표를 던져놨을 때 나머지 후계 구도에서의 차기 주자들이 조금 더 긴장하면서 서로를 견제 균형 속에서 좀 나름대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그런 복안이 있지 않았을까. 그러지 않고서는 시점은 저도 도저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시점은 무조건 저는 12월 이후에 하는 게 정치적으로도, 국정안정을 위해서도 맞았던 결정인데 빨랐던 것은 지금 정청래 대표가 되면서 차기 대권 구도의 시계가 빨라졌다는 점. 저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의 진보 진영 내에 조금 약 같은 결정을 한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 박용찬 / 전 국민의힘 공보메시지단장 : 추가해서 좀 말씀을 드리자면 이제 정청래 견제설, 차기 대권 포석, 이런 관측을 하는 건 지금 시기적으로 너무 빠르다. ▷ 편상욱 / 앵커 : 너무 빠르죠. ▶ 박용찬 / 전 국민의힘 공보메시지단장 : 다만 정청래 대표를 지금 대통령실이나 여권에서 좀 불편해하지는 않은가 하는 그런 기류는 좀 나오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지난 8월 2일에 정청래 당 대표 선출 직후에 정청래 대표가 누구에게 전화했습니까. 강선우 의원에게 전화해서 든든 한 울타리가 되겠다. 그렇게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본인이 공표까지 했죠. 그래서 그 점을 두고서 여권 일각에서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이미 정리한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건 적절하지 않다. 매우 불편하다. 이렇게 느끼고 있고요. 그리고 지난 8월 12일에도 마찬가지죠. 민주당 당 대표가 된 정청래 의원을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실로 불러서 만찬을 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그 만찬 자리에 누구를 합석시켰습니까. 박찬대 의원을 합석시켰죠. 그러니까 함께 경쟁한 당 대표 경쟁자를 합석시켰다. 굉히 좀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그러한 만찬 자리였다. 그 얘기는 정청래대표 를 이재명 대통령이 좀 불편해하 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낳게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작년에 한동원 대표 당 대표 되고 난 다음에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대표만 부르지 않았어요. 그때 함께 낙선했던 경쟁자들 당 대표 후보자들 그리고 최고위원 후보자들 다 불러서 저녁 식사를 했거든요. 그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대표 건배사도 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그 같은 장면이 지금 다시 떠오르는 그러한 기시감을 주는 그러한 장면이다. 그 정도로 제가 정리하겠습니다. 조국 전 대표가 자유의 몸이 되면서 여권 내부의 권력 구도가 어떻게 변할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SBS 디지털뉴스편집부)
군, 대북 확성기 오늘부터 철거… 긴장완화 조치 군, 대북 확성기 오늘부터 철거… 긴장완화 조치 등록일2025.08.04 군이 오늘(4일)부터 대북확성기 철거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군의 대비 태세에 영향이 없는 범위 안에서 남북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앞서 지난 6월 11일, 우리 군이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데 이은 추가 조치입니다. --- 중소기업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이 567억 달러, 약 78조 6천여억 원으로 7분기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습니다. 품목별 1위 수출품은 화장품으로, 수출액이 작년 상반기보다 19.7% 늘어난 39억 4천만 달러로 역대 상반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자동차 수출액도 73.7% 늘어난 39억 2천만 달러였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도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을 발표했습니다. --- 영화 '극한직업'에서 최 반장 역으로 주목받았던 배우 송영규 씨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습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오늘 오전 용인시 처인구의 차량 내에서 송 씨가 숨져 있는 것을 지인이 발견해 신고했습니다. 타살 혐의점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유서는 없었습니다. 경찰은 유가족을 상대로 송 씨의 사망 경위를 조사할 방침입니다. --- 올해 상반기 일본에 수출된 한국산 쌀이 역대 최대인 416t에 달한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이는 통계가 있는 1990년 이후 가장 많은 양으로 동일본 대지진으로 구호용 쌀이 넘어오며 이전까지 최고로 기록됐던 지난 2012년 16t의 26배에 달합니다. 올해 일본에서는 쌀값이 고공 행진하자 현지 유통업체들이 미국 캘리포니아산 칼로스 쌀을 중심으로 해외 쌀 수입을 크게 늘렸습니다.
영화 '극한직업' 배우 송영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 영화 '극한직업' 배우 송영규</font>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 등록일2025.08.04 ▲ 배우 송영규 영화 '극한직업'에서 최반장 역으로 주목받았던 배우 송영규 씨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입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오늘(4일) 오전 8시쯤 용인시 처인구의 차량 내에서 송 씨가 숨져 있는 것을 지인이 발견해 신고했습니다. 타살 혐의점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유서는 없었습니다. 경찰은 유가족을 상대로 송 씨의 사망 경위를 조사할 방침입니다. 앞서 송 씨는 지난 6월 19일 오후 11시쯤 용인시 기흥구에서 처인구까지 약 5㎞를 음주 운전한 혐의로 적발돼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송 씨는 출연 중인 작품에서 하차하는 등 논란을 빚었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송영규, 지난달 음주운전 적발…면허 취소 수치 송영규</font>, 지난달 음주운전 적발…면허 취소 수치 등록일2025.07.28 배우 송영규 씨의 음주운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송 씨가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와 연극 제작진이 긴급 대응에 나섰습니다. 송영규 씨는 지난달 19일 밤, 경기 용인에서 약 5키로미터를 음주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송 씨는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집으로 가기 위해 차량을 몰았고, 음주운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송영규 씨는 지난 5일부터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무대에 오르고 있었지만 이 일로 하차를 결정했습니다. 또 SBS 새 금토드라마 '트라이'에서도 연기를 펼쳤지만, 제작진은 이야기 전개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출연분을 편집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청자 홀린 '유니콘 남주'…'나의 완벽한 비서', 본격 이준혁 입덕 드라마 시청자 홀린 '유니콘 남주'…'나의 완벽한 비서', 본격 이준혁 입덕 드라마 등록일2025.01.09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나의 완벽한 비서'의 이준혁이 완벽하고 이상적인 '유니콘 남주'로 시청자를 홀렸다. SBS 금토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극본 지은, 연출 함준호·김재홍)에서 외모, 인성, 업무 능력, 살림 실력 등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한 은호(이준혁)가 방송 첫 주만에 모두의 이상형으로 떠올랐다. 길 가다 마주치면 무조건 다시 돌아볼 수밖에 없게 만드는 비주얼부터, 완벽한 슈트핏, 햇살 같은 따스한 천성에서 비롯된 다정함까지 꽉 채운 완성형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무한 입덕'을 유발하고 있다. 이에 유은호의 '유'는 유니콘의 '유' 라는 반응을 불러 모으며 방송 첫 주부터 시청자들을 홀리고 있는 그의 유니콘 모먼트를 살펴봤다. #. 완벽한 비서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게 없어 삐걱거리던 '피플즈' CEO 지윤(한지민)의 비서가 된 은호. 지난날의 악연은 모두 잊은 듯 좋은 아침입니다. 대표님 이라며 해사하게 웃어 보이는 은호는 '피플즈' 첫 출근부터 시청자들의 심장을 폭격했다. 그러더니 자신을 비서로 인정하지 않는 지윤에게 헤드헌터에 대한 편견 지우고 처음부터 다시 배우겠습니다. 대표님이 가르쳐 주세요 라는 겸손한 자세로 비서 업무를 배워 나갔다. 언제 어디서 정보 요청이 들어와도 바로 대답할 수 있게 지윤의 고객사와 주요 후보자 리스트를 전부 파악했고, 시간 약속에 늦는 걸 싫어하는 지윤을 위해 밤새 최적의 동선도 짰다. 퇴근 후에는 비서와 헤드헌터에 대해 따로 공부하며 일에 대한 열정을 불살랐고, 그 결과 차가웠던 지윤의 인정을 조금씩 받기 시작했다. 타고난 능력에 성실한 노력까지 더해진 완벽한 비서의 등장에 시청자들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난 순간이었다. #. 다정한 햇살 남주 은호는 업무적인 것 외에서도 지윤을 완벽히 밀착 케어했다. 움직일 때마다 어딘 가에 부딪히는 지윤 때문에 꼼꼼하게 전방 후방 좌우까지 주시하더니, 어느새 다가와 손쿠션을 대주며 부딪히지 않도록 미연에 막아주는 장면은 설렘 그 자체였다. 뿐만 아니라 항상 대표실 문의 '밀고 당기기'를 헷갈려하는 지윤을 위해 몰래 양방향으로 열리게끔 고쳐 놓았고, 지윤이 자주 부딪히는 물체의 모서리들에는 보호대를 붙여 놓는 세심함까지 보여줬다. 지윤의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집밥을 먹을 수 있는 밥집으로 데려가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채우려 노력했다. 그의 다정함은 한파도 녹이는 따스한 햇살을 내비쳤다. #. 100점짜리 아빠 무엇보다 은호는 가정적이기까지 하다. 매일 아침 장금이 버금가는 실력으로 눈과 입이 즐거운 별(기소유)이만을 위한 아침상을 뚝딱 차리고, 평범한 아빠들은 하기 힘들다는 고난도 머리 땋기 실력까지 보유하니, 전국의 엄마들까지도 환호하게 했다. 또한, 한수전자 최연소 인사팀 과장이었을 정로도 유능했던 은호가 '커리어 하이'를 앞두기 직전, 육아 휴직을 낸 이유는 아픈 딸을 케어하기 위해서였다. 1년 동안 옆에서 함께 있어준 그 노력의 시간들이 있어, 별이는 웃음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송 부장(송영규)의 미움을 사 부당한 징계 해고처리가 되었지만, 은호의 입장에선 별이의 옆에 있어주겠단 약속을 지키는 게 더 중요했다. 은호의 깊은 부성애를 보여준 이 대목은 지윤에게도 큰 감정의 파동으로 다가왔다. 엄마 없이 자란 딸을 끝까지 지켜주겠다고 약속한 자신의 아버지는 어린 자신을 이 세상에 홀로 남겨두고 먼저 떠나버렸기 때문. 아버지의 오랜 빈자리를 은호가 채워주게 될지 설레는 기대 역시 피어난 장면이었다. 누구도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유니콘 남주를 탄생시키며 '은호 앓이' 신드롬을 예고하고 있는 이준혁. 모두의 기다림을 충족시킨 완벽한 로맨스 '나의 완벽한 비서'는 매주 금요일 밤 10시, 토요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이선균 유작 '행복의 나라'…조정석 다른 영화엔 없는 모습 이선균 유작 '행복의 나라'…조정석  다른 영화엔 없는 모습 등록일2024.07.22 ▲ 배우 조정석이 22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행복의 나라'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된 10·26 사건에 연루자들에 대한 재판 과정을 재구성한 영화 '행복의 나라'가 다음 달 막을 올립니다. 추창민 감독의 '행복의 나라'는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의 유작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선균은 10·26 당시 중앙정보부장 수행 비서관으로 재판받았던 박흥주 대령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인 강직한 군인 박태주를 연기했고, 조정석이 그의 변호인 정인후 역을 맡았습니다. 영화는 이 재판 과정을 상상력으로 재구성해 박태주를 변호하는 정인후와 10·26 사건 합동수사본부장이었던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인 전상두의 갈등이 실감나게 그려집니다. 조정석은 22일 서울 광진구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행복의 나라' 제작보고회에서 다른 영화에선 볼 수 없었던 이선균 배우의 묵직하고도 진중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추창민 감독은 '행복의 나라' 촬영 당시 이선균이 자신에게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된 게 조정석 때문이라며 영화를 함께하면서 조정석에게 배우고 싶다 고 털어놨다고 밝혔습니다. 극 중 전상두와 대립하는 육군참모총장 정진우 역은 이원종이 맡았고, 정인후와 함께 변호인단에 속한 변호사 부한명과 최용남은 각각 전배수와 송영규가 연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영상] 이선균 빈소 앞에서 오열하는 동료들…유인촌 장관 한창 일할 나이인데, 선배로서 착잡하다 [영상] 이선균 빈소 앞에서 오열하는 동료들…유인촌 장관  한창 일할 나이인데, 선배로서 착잡하다 등록일2023.12.28 어제(27일) 돌연 생을 마감한 배우 이선균의 명복을 비는 동료들의 조문이 이틀째 이어졌습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8일 오후 고(故) 이선균의 빈소가 차려진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유 장관은 취재진에 (이선균과) 개인적 인연은 없지만 나도 배우기 때문에 선배로 (조문) 왔다 면서 한창 일할 나이고 젊은 나이인데 마음이 아프고, 비극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영화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은 이날 아침 일찍 빈소를 방문에 고인을 애도했습니다. 이선균은 2019년 이 영화에서 박 사장 역을 맡아 세계 관객에게 존재감을 알렸습니다.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 박소담도 침통한 표정으로 장례식장에 들어섰습니다. 이선균과 네 편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단짝' 정유미는 전날 밤 조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밖에도 배우 유재명, 송영규를 비롯해 정우성, 이정재, 하정우, 전도연, 조정석, 조진웅, 유연석, 이성민, 이명세 감독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장례식장 측과 소속사 직원은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3층의 취재진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매체 기자와 유튜버 등이 갑작스레 고인의 자택이나 소속사 사무실, 빈소 등지에 들이닥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발인을 포함해 이후 모든 장례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 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속사는 유튜버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막무가내로 장례식장을 방문해 소란이 빚어지는 등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잔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유가족과 동료, 지인 모두가 원하는 만큼 애도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고 당부했습니다. 이날 오전 11시쯤에는 아내인 배우 전혜진을 비롯한 유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입관식이 엄수됐습니다. 발인은 오는 29일 정오며 장지는 수원시연화장입니다. (영상취재 : 윤형 양지훈 / 구성 : 진상명 / 편집 : 이기은 / 제작 : 디지털뉴스제작부)
이선균 빈소, 서울대병원에 마련…장원석 대표·이원석 감독·유재명 등 조문 이선균 빈소, 서울대병원에 마련…장원석 대표·이원석 감독·유재명 등 조문 등록일2023.12.27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배우 이선균의 빈소가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상주는 아내인 전혜진이다. 27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빈소가 마련됐으며, 조문도 시작됐다. 빈소에는 환희 웃는 이선균의 영정 사진을 볼 수 있었고, 사진 주변으로 국화들이 빼곡하게 장식됐다. 이선균의 두 형이 가장 먼저 도착해 장례 절차를 밟았고 유족과 소속사 직원들이 잇따라 도착했다. 아내 전혜진과 유족들은 슬픔을 억누른 채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것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제작자이자 이선균과 '끝까지 간다'를 함께 작업한 비에이 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였다. 이후 올해 4월 개봉한 영화 '킬링 로맨스'를 함께 한 이원석 감독과 이선균의 유작인 '행복한 나라'에 함께 출연한 배우 유재명, 고인과 절친한 배우 송영규 등이 빈소를 방문했다. 앞서 소속사가 '조용한 장례'를 공표한 만큼 유족 및 동료 외 사람들에게는 빈소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발인은 오는 29일 오전이며 장지는 전북 부안군에 있는 선영이다.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아온 이선균은 오늘(27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꼬꼬무 찐리뷰] 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10대 자매, 실종된 부모는 어디에?…충격 사건의 전말 [꼬꼬무 찐리뷰] 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10대 자매, 실종된 부모는 어디에?…충격 사건의 전말 등록일2023.12.01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그날'의 이야기를, '장트리오' 장현성-장성규-장도연이 들려주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본방송을 놓친 분들을 위해, 혹은 방송을 봤지만 다시 그 내용을 곱씹고 싶은 분들을 위해 SBS연예뉴스가 한 방에 정리해 드립니다. 이번에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날'의 이야기는, 지난 11월 30일 방송된 '여우고개에 묻힌 진실' 편입니다. 이야기 친구로는 배우 송영규, 댄서 모니카, 가수 정세운이 출연했습니다.(리뷰는 '꼬꼬무'의 특성에 맞게, 반말 모드로 진행됩니다.) ▲ 전국을 누빈 방랑 부부 때는 2011년 3월, 충청북도 진천이야. 진천은 오이가 특산물이야. 그런데 한 오이농장이 비상사태야. 한창 수확철인데 일할 사람이 부족했거든. 그러던 어느 날, 어떤 남자가 구인광고를 봤다며 오이농장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연락을 했어. 숙식이 가능하냐고 묻길래, 사장은 숙식 가능하니 당장 다음날부터 출근하라고 했어. 그리고 다음날, 그 남자가 찾아왔는데, 남자 혼자가 아니라, 젊은 부부야. 두 사람 다 인상도 좋고 싹싹해 보이길래, 사장님은 일을 하라고 했어. 부부가 젊은 사람들이라 농장 일이 힘들어 얼마 안 가 그만둘 줄 알았는데, 한 달, 두 달, 세 달이 지나도록 진득하니 일을 잘해. 사장은 보너스로 월급까지 올려줬어. 그런데 세 달째 월급을 받은 그날, 이 부부가 감쪽같이 사라져. 잘 지내다 갑니다. 더 번창하시길 기원합니다 라고 쓴 쪽지만 하나 남기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7월, 여름휴가철이야. 경상남도 밀양의 한 펜션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와. 구인광고를 보고 전화했다며, 숙식이 가능하냐고 물어. 맞아, 오이농장에서 일하던 바로 그 부부야. 이번에는 펜션에서 일하게 된 부부. 청소도 척척, 손님 대응도 완벽해. 특히 아이들한테 그렇게 다정할 수 없어. 부부는 자신들에 대해 애들 유학 보내고 저희끼리 용돈 벌고 여행도 다니면서 지내는 중 이라고 설명했어. '욜로족'처럼, 번 돈으로 비싼 고기 사 먹고, 다른 펜션 직원들한테 술도 시원하게 쏴. 심지어 외출할 땐, 버스도 안 타고 무조건 택시야. 펜션 사장님 눈에는 '인생 즐기는 부부'로 보였어. 그러던 어느 날, 부부는 바다가 보고 싶어서 포항 쪽으로 가보려 한다 며 홀연히 또 동네를 떠나. 처음에는 충북 진천의 오이농장, 그리고 경남 밀양의 한 펜션. 이어 포항, 마산, 여수, 해남까지. 부부는 전국을 돌아다녔어. 이 부부의 다음 행선지는, 더 이상 알 수가 없어. 그 뒤로 부부를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거든. 8월 이후로 부부의 행적이 뚝 끊겨 버렸어. 그리고, 이 젊은 부부의 행적이 다시 발견된 건,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뀐 겨울이 되어서야. ▲ 여우고개에 추락한 차량, 아이들의 백골 시신 2011년 12월 30일 금요일. 포천경찰서 강력 1팀의 김중기 형사가 평소처럼 당직 근무를 서고 있어. 바로 그때, 수상한 차량을 발견했다는 제보 전화가 걸려왔어. 깊은 골짜기 절벽 끝에 차 한 대가 떨어져 있다는 거야. 그런데, 발견 장소가 예사롭지 않아. 경기도 포천의 '여우고개'라는 곳이야. 형사들은 바로 현장으로 출동했어. 한겨울에 꼬부랑길을 계속 따라가는데, 찬 바람 때문에 온몸이 서늘해. 그렇게 정신없이 도착한 여우고개 능선. 거기서 제보자를 만났어. 벼랑 아래서 차바퀴를 발견했다는 제보자의 말을 듣고 벼랑 끝을 쓱 내려다보니, 절벽 아래의 현장이 너무나 처참해. 현장을 딱 지목해 준 데 보니까, 차가 왼쪽으로 전도가 돼버린 거예요. 그런데 완전히 박살이 났더라고요. 다 녹슬고 유리도 깨지고. 앞 유리, 옆 유리… 방치된 차량이 굉장히 오래된 것 같았어요. -김중기 형사, 당시 포천경찰서 강력 1팀 차량이 발견된 장소는 도로에서 30m 떨어진 거리야. 능선을 따라 쭉 이어진 가드레일이 차량이 발견된 위쪽 구간에만 없어. 아마 그 사이로 추락한 거 같아. 일단, 차적 조회부터 했어. 그리고 현장을 여기저기 둘러보기 시작했는데, 근처에서 백골 시신을 발견했어. 시신이 백골 상태니 오래 방치됐을 걸로 추정돼. 시신은 차에서 1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담요로 가려져 있었어. 처음에 112 신고받고 갔을 때 차량이 계곡 아래에 굴러 떨어져 있고. '차를 왜 여기다가 버렸지?' 그 생각을 했었는데, 사체가 발견됐으니까요. 너무 놀랐죠. -김중기 형사, 당시 포천경찰서 강력 1팀 게다가, 좀 더 떨어진 지점에 시신 한 구가 더 있어. 그때부터 현장은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해. 시신이 두 구나 나왔으니까. 이건 단순 추락 사고일 수도, 살인 사건일 수도 있어. 차량 조회 결과가 나왔어. 그 결과는, 아까 전국을 여행하던 그 젊은 부부. 그중 남편의 차였어. 두 구의 시신, 그 부부인 걸까? 단서는 분명 현장에 남아 있어. 가장 중요한 증거는 차량이야. 우선 크레인으로 이 차량부터 건져 올렸어. 고요한 골짜기에 굉음이 울려 퍼지고, 묵직한 차량이 끌어 올라와. 끌어올려보니, 차량 상태가 심각해. 폐차 수준으로 완파된 차량. 그대로 꽂혀있던 차 키. 드라이브 상태에 있던 기어를 보면, 주행 중에 떨어진 걸로 추정돼. 차량 밖으로 길게 늘어져 있던 안전벨트. 안전벨트는 사용하려 잡아당기면 늘어나지만, 결착 해제 시 제자리로 금방 돌아가지. 그래서 안전벨트는 사용하지 않았다면 늘어져 있을 수가 없어. 추락할 때 안전벨트를 착용했을 걸로 여겨져. 그리고 안전벨트 없이 떨어졌다면 앞쪽에 부딪힐 가능성이 많아. 그런데 핸들과 대시보드에는 충격의 흔적이 없어. 차량 상태에 비해 부상은 심각하지 않았던 거 같아. 그럼 안전벨트를 스스로 풀고 차 밖으로 나왔을 거야. 지금까지 상황을 보자면, 예기치 못한 절벽 추락 후 차량에서 탈출했지만, 끝내 목숨을 잃은 사고로 보이지. 그런데, 차가 있던 자리에서 은색 형체가 반짝이는 걸 발견했어. 돗자리 조각이었어. 은박 돗자리를 찢은 거 같은데, 돌멩이로 돗자리를 꾹 눌러 놨어. 조심스럽게 돗자리를 들어 올렸는데, 밑에는 아무것도 없었어. 그리고 무심결에 돗자리를 뒤집자, 돗자리 뒷면에 엄청난 단서가 있었어. 우리가 아직 살아 있네요. 우리는 산정호수에 빠져 죽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오늘 2월 22일 화요일이네요. 이곳의 위치를 알리고 우리 아이들의 시신이 잘 거두어지길 바라면서 마지막 길을 떠납니다. -돗자리 조각에 적힌 내용 中 아이들이 죽었다고 쓴 부모의 돗자리 편지.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백골 시신 두 구를 급히 국과수로 보냈어. 부검 결과, 두 구의 시신은 10대 여자 아이들이었어. 연령을 추정할 때는 치아의 발육 정도 뼈의 발달 상태를 보고 얘기하는데, 13세 전후와 11세 전후로 나왔습니다. 뼈들이 밖으로 노출될 정도로 부패가 좀 상당히 진행이 된 경우였습니다. 적어도 3개월 이상은 되어야 하지 않겠나… -이상섭, 당시 국과수 부검의 경찰은 산정호수로 가서 주변을 수색했어. 반경 300m까지 수색 범위를 넓혀 여우고개 일대와 산정호수까지 샅샅이 뒤졌어. 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어. 조사해 보니, 네 가족 모두 실종신고가 된 상태였고 다른 경찰서에서도 부부의 행적을 쫓고 있었어. 신고자는 남편의 매형. 남편의 누나 집에서 이 네 가족이 함께 살았거든. 열 달 전쯤인 2011년 2월에, 바람 좀 쐬고 온다면서 네 가족이 함께 집을 나갔다는 거야. 부부와 11살, 13살 된 딸 둘 모두. 처음에 누나 부부는, 방학이니 가족여행을 갔겠거니 생각했어. 그런데 며칠 후 누나집에 편지 하나가 도착했어. 그 편지를 읽은 매형은 온몸에 힘이 쫙 풀렸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저희를 용서하세요. 특히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하지만 남아서 천덕꾸러기가 될 것 같아 저희가 데려갑니다. 죽을 각오로 살아보려 했는데 현실은 무섭군요. 이렇게 같이 할 수밖에 없는 것이 가족인 것 같아 어려운 결정을 내립니다. 부모 잘못 만나서 고생하는 아이들이 애처로워 같이 가려고 합니다… -누나 부부가 받은 편지 내용 中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편지. 그리고 열 달 만에 아이들은 백골 시신으로 발견됐어. 하지만 부부는 감쪽같이 사라진 거야. 돗자리 편지에서 편지 쓴 날짜는 2월 22일이었어. 그런데 부부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건 8월이야. 그러니 아이들이 사망한 2월 이후에도, 부부가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었던 거야. 같이 간다고 해놓고, 부부만 사라졌다? 같이 가려 했다는 부부의 말은, 진짜였을까? 수사의 핵심은 이 부부를 찾는 것. 2012년 1월 1일, 수사팀은 부부에 대한 체포 영장을 신청했어. 혐의는 살인과 사체 유기. 단란했던 이 가족은 이렇게 피해자와 피의자 사이가 됐어. ▲ 사라진 부부의 행적 가족이 실종된 2월부터 경찰이 파악한 부부의 행적을 따라가 보면, 네 가족은 2월 14일 집을 나갔어. 그리고 14일과 22일 사이에 아이들은 사망한 걸로 추정돼. 이후 부부는 사흘 뒤 2월 25일 포천에서 9만 원을 인출해. 그리고 의정부, 강릉을 돌며 돈을 조금씩 계속 뽑았어. 그러다가 예상 밖의 동선이 발견돼. 바로, 병원. 마취통증의학과에 3번이나 가서 '동상 치료'를 받았어. 특히 발이 많이 불편해 보였대. 산정호수에 빠져 죽기로 결심했다고 했었는데, 진짜 부부는 호수에 뛰어들었던 걸까? 충북 진천의 오이농장 사장님의 눈에도 부부의 발은 영 불편해 보였대. 그래서 사장님이 대전의 한 병원을 추천했어. 부부는 한사코 거절했지만, 사장님이 불편해 보이니 계속 권했대. 결국 부부는 대전으로 진료를 받으러 갔고, 이때 병원에 주민등록번호를 남겼어. 그 후 급하게, 오이농장을 떠난 게 아닐까. 그런데, 부부가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 건 살고 싶다는 의지가 있는 거잖아. 아이들과 같이 떠나겠다는 부부의 말과 행동이 다르게 느껴지지. 마음이 달라진 거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현실적으로는 당장 너무 아프고 그래서 일단 치료부터 받지 않았겠느냐 그렇게 생각하고… -김중기 형사, 당시 포천경찰서 강력 1팀 이렇게 흔적이 나올 때마다 경찰은 뒤를 쫓았는데, 늘 간발의 차로 사라진 뒤였대. 설상가상 2011년 8월 이후로는 행적이 뚝 끊겼어. 이제 부부를 찾을 단서가 전혀 없어. 작정한 듯 잠적해버렸거든. 부부는 엄청난 비밀을 감춘 채 도피를 이어가고 있는 걸까, 아니면 어디에선가 이미 사망한 걸까. 백골 시신이 발견되고 1년이 지났어. 의문만 남긴 채 수사는 난항이야. 부부의 머리카락 한 올도 안 보여. 김 형사는 이 수사의 끈을 놓을 수 없었어. 간절했죠. 그 아이들이 과연 어떻게 사망했을까. 그거를 풀어야 하잖아요. -김중기 형사, 당시 포천경찰서 강력 1팀 형사들은 다 그렇습니다. '잡아야겠다' 신념이 없으면 못 잡거든요. 그냥 잡히는 것 같아도 그냥 안 잡히거든요 범인들이. '잡아야겠다'라고 할 때 잡히는 것이지. -강구명, 당시 포천경찰서 수사과장 김 형사는 공개수배 카드를 꺼내 들었어. 범인 인적사항을 경찰 전산망에 올리고 전국 주요 기관과 공공장소에 수배 전단을 게시하는 거야. 그런데 하고 싶다고 다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수배자 중에서도 엄선된 사람만 전단에 오를 수 있어. 공개수배위원회에서 심사를 통해 그해 수배 대상자를 정한대. 상반기, 하반기 일 년에 기회는 딱 두 번, 전단에 오를 수 있는 것도 20명뿐이야. 이때 범행의 시급성, 범행 정도에 따라 전단에 올리는 순서도 정해져. 그래서 전단 맨 윗줄에는 도피 중인 강력범들을 배치해. 2009년부터 현재까지, 계속 수배 중인 범죄자도 있어. 김 형사는 예외적으로 이 부부를 1번, 2번에 올려달라고 요청했어. 저희가 부탁을 사실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8월 21일까지 생활반응이 있었고, 더군다나 전과도 전혀 없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 수배하면 반드시 잡힌다. 그러니 제발 1번, 2번에 좀 해달라' 부탁을 했습니다. -김중기 형사, 당시 포천경찰서 강력 1팀 김 형사의 요청은 받아들여졌어. 수배 명단 1순위, 2순위로 부부를 올렸어. 이제 반드시 잡힌다는 믿음을 갖고 제보를 기다릴 수밖에. ▲ 영원한 비밀은 없다 전국 곳곳에 부부의 수배 전단이 뿌려졌을 즈음, 이번엔 부산이야. 부산의 한 카페에서 수다꽃을 피우던 부산토박이 정숙 씨와 영희 씨는 절친한 언니 동생 사이야. 영희 씨는 몇 달 전 자신이 일하는 농장에 젊은 부부가 새로 왔는데 느낌이 뭔가 싸하다고 언니 정숙 씨에게 털어놨어. 함께 농장 밥을 먹은 지가 몇 달인데, 쳐다보면 자꾸 눈을 피하더래. 처음엔 낯설어서 그런가 했는데, 6개월이 넘도록 낯을 가린다는 거야. 영희 씨는 부부가 서울말을 쓰던데, 여기 부산까지 내려와서 농장에서 일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말했어. 정숙 씨는 사람 함부로 의심하지 말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 그리고 몇 달이 흐른 어느 날, 영희 씨가 볼일 보러 은행에 갔다가 무심코 벽을 쳐다봤는데, 종합공개수배 전단지를 발견했어. N은행에 볼일이 있어서 갔는데 가면은 그거 있잖아요. 지명수배 전단지 같은 거. 딱 지나가는데, 어렴풋이 비슷하게 닮았더라고요 부부가. '뭐지? 좀 닮았는데…' 좀 눈썰미는 좋은 편이에요 제가. 한두 번 본 사람은 '저 사람 어디서 봤는데 누구였더라?' 할 정도로. '진짜 닮았긴 닮았는데 어쩌지…' 하다가 '그래 언니한테 전화 한 번 해보자'… -김영희(가명), 부부를 의심한 농장 직원 영희 씨는 경찰에 곧장 신고하지 않고, 정숙 언니한테 전화를 걸었어. 그동안 수배범과 한솥밥을 먹었다니 소름 끼치기도 하고, 내가 신고한 게 이들한테 알려지면 해코지당할까 봐 두렵고, 만약에 잘못 본 거라면 그 뒷감당은 어떡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믿을만한 언니한테 전화를 건 거야. 본인들은 절대 못하죠. 또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고. 또 긴가민가… 잘 모르겠는데 확실하지는 않은데, '언니가 전화해서 한 번 확인을 해봐라' 그래서 제가 전화했어요. 제가 아는 형사가 우리 학교 후배거든요. 그래서 제가, 혹시나 실수할 수도 있잖아요 사람이. 그래서 거기로 전화를 한 거예요. -한정숙, 당시 사건 제보자 정숙 씨가 아는 사람이 또 잘 나가는 형사였어. 강력반 20년 경력의 장영권 형사. 영화 '범죄도시'에서 배우 마동석이 연기한 마석도 캐릭터의 실제 모델이야. 마침 서울에서 여러 범죄조직을 싹 소탕하고 6개월 전부터 고향 부산에 내려와 있었어. 이렇게 장 형사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농장으로 향했어. 저녁에 오후 늦게 제보가 들어왔는데 혹시나 밤에 검거하게 되면 직원들이 다칠 수도 있고 아침 일찍 검거하러 가게 됐습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갈 때는, 혹시나 살인범일 수도 있고 강도일 수도 있고, 저희가 직원들한테 이야기했죠. 준비를 단단해해야 된다고… -장영권, 제보받고 출동한 형사 베테랑 형사도 긴장되긴 마찬가지야. 농장은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있었어. 새싹채소를 재배하는 곳인데 직원 외에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곳이야. 그래서 분위기가 더 스산해. 장 형사는 은밀히 차를 세우고 농장을 관찰했어. 다행히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어. 대부분 고령의 근무자들이어서, 젊은 부부가 눈에 딱 보였어. 이때가 2013년 4월, 사건 발생 2년이 지난 후야. 부부는 행적이 끊겼던 2011년 8월부터 조용히 이곳에 숨어들었어. 1년 반 넘게 이곳에서 일하고 있던 거야. 경찰이 부부를 쫓은 지 무려 2년 2개월째였어. 형사들은 농장을 은밀히 포위했어. 장 형사는 한걸음 한걸음 부부를 향해 다가갔어. 바로 그때,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남편이 움찔해. 그리고 그대로 몸을 휙 돌리더니 저 쪽으로 가서 이야기하시죠 라고 말했어. 당시 신랑이 우리가 가니까 먼저 형사가 온 걸 알고 있더라고요. 자기 마음속으로 형사들이 가니까 먼저 '형사구나'라고 생각해서, 먼저 옆으로 가서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이야기해서. 자기네들은 '언젠가는 경찰관이 올 것이다'… -장영권, 검거 당시 형사 마치 이런 날이 언젠가 올 줄 알았다는 눈치야. 장 형사가 추궁을 하기도 전에 남편은 전 죽어 마땅한 사람입니다 라며 모든 잘못을 인정해. 도주 시도는커녕, 부부는 순순히 연행됐어. 놀란 건 오히려 농장 쪽이었어. 같이 일하던 직원들이 성실하고 착한 부부 왜 잡아가냐 며 장 형사를 말린 거야. 사람은 진짜 좋은 사람들이라고 하더라고요. 아저씨도 순해 보이고 사람들은 다 착하더라고요 보니까… -김영희(가명), 부부를 경찰에 제보 부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울기만 해. 눈은 퉁퉁 붓고 우느라 말도 잘 못해. 굉장히 울면서 많은 후회를 하면서 언제든지 자기가 처벌받을 각오가 돼있다는 식으로, 마음의 각오를 하고 있더라고요. 꿈에서도 자식이 많이 나타나고 그렇게 하면서 매일 자식들도 꿈에서 울고 그렇게 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더라고요. -장영권, 검거 당시 형사 ▲ 비극의 그날 장 형사는 곧장 포천서로 전화를 걸었어. 수사팀은 완전 비상이야. 부부의 검거 소식이 전해지자 세상이 떠들썩했어. 자식을 죽인 비정한 부모, 뻔뻔하게 부모만 살아있다며 온갖 비난이 쏟아졌어. 두 사람은 분리돼서 한 명씩 조사를 받았어. 처음에는 남편이 '내가 다 했고, 아내는 가담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어. 이후 아내의 진술은 또 달랐어. 아내는 '아니다. 남편 이야기는 거짓말이다. 같이 했다'라고 했어. 부부는 서로, 자기 혼자 저지른 범죄라고 했어. 약속이나 한 듯, 서로의 선처를 바랐어. 이제 사건의 진실을 들여다볼 때야. 여우고개에 묻혀있던 진실은 좀 충격적이야. 남편이 직접 딸들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말했어. 차 사고가 아니었어. 차를 타고 함께 떨어진 건 맞지만, 그때 딸들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는 거야. 부부의 진술을 따라, 그날로 돌아가 볼게. 네 가족은, 여느 가족보다도 더 단란했대. 결혼 안 한 지인들도 이 가족을 보면 결혼하고 싶다고 할 만큼 주위에서 부러워하는 가족이었어. 문제가 생긴 건, 돈 때문이었어. 남편의 사업이 잘못되며 집안이 휘청대기 시작했어. 남편은 일용직으로, 아내는 학습지 판매에 뛰어들었어. 그런데 학습지를 무리하게 팔려다가 아내가 빚을 지게 돼. 다른 사람의 명의로 학습지를 사고, 그걸 아내가 메우는 형식으로 매출을 올렸는데, 판매 대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거야. 결국 부부는 살던 집도 팔고 친척집을 전전했어. 이맘때부터 남편의 누나 집에서 함께 살게 됐어. 하지만 얹혀살던 누나네 형편도 어려워지자, 당장 살 집을 구해 나가야 하는데, 더 이상 미래가 안 보이더래. 궁지에 몰린 아내는, 해서는 안 될 생각에 사로잡혀. 더 이상 못 살겠다고, 이제 다 끝낼 거라고. 남편이 말려도 아내는 이미 결심을 굳힌 뒤였어. 남편은 더 말릴 수가 없자, 일단 머리도 식힐 겸 여행을 떠나자고 했어. 두 아이도 함께. 네 가족은 포천으로 갔어. 온천도 가고 갈비도 먹으며, 아이들은 신이 났지. 하지만 이 포천 여행은, 이별 여행이 되고 말아. 아내를 설득하는데 실패했거든. 심지어 홀로 남겨질 두 딸이 눈에 밟혀서 부부는 아이들까지 함께 데려가겠다는 잘못된 결심을 해. 모두 잠든 밤, 남편은 조용히 번개탄에 불을 피웠어. 그리고 눈을 감았어. 그런데, 매캐한 연기에 잠들었던 첫째 딸이 기침을 하며 깼어. 그 소리에 남편도 눈을 떴어. 딸이 괴로워하자 정신이 번쩍 들더래. 곧바로 창문을 열고 번개탄을 모두 내다 버렸어. 하지만, 비극은 막을 수 없었어. 부부는 엉엉 울면서 두 딸을 껴안았어. 그리고, 너무나 잔인한 고백을 했어. 엄마 아빠가 너무 힘들어서… 먼저 하늘나라에 가기로 했어. 우리는 다음 세상에서 다시 만나는 거야. 그 어린아이들이 뭘 알겠어. 아이들은 눈물을 펑펑 쏟았어. 고작, 11살, 13살이야. 아이들은 부모와 떨어지는 게 죽기보다 싫었을 거야. 당시에 대해 남편은 그 순간에 그 아이들이 고맙게 느껴졌다. 이렇게 못난 부모도 부모라고… 라고 진술했어. 부부는 아이들도 같은 생각을 한다고 느꼈대. 잘못된 합리화지. 이 때라도 멈췄다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경로를 이탈한 질주는 멈추지 않았고, 두 번째 극단적 시도를 했어. 이번엔 차 안에서. 그런데 아이가 또다시 깨어나. 이번엔 작은 딸이야. 돌이킬 수 있는 또 한 번의 이 기회를, 부부는 잡지 않았어. 남편은 괴로워하는 막내를 향해 손을 뻗었어. 고통을 줄여주는 게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했던 거야. 아이가 살겠다고 다리를 버둥거리는데, 이번엔 아내가 그 다리를 꽉 감싸 안았어. 부모는 아이들의 간절한 몸부림을 외면했어. 아이가 살려고 발버둥 치는데 그 다리를 잡았다. 저는 제3자인데도, 속으로 눈물이 나는데. 이 사람들 무슨 생각이었지? 어린 자기 자녀를 직접 목을 조른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너무나 슬픈 이야기죠. -김중기, 당시 사건 담당 형사 부부는 곧장 아이들을 따라갈 생각이었대. 차를 타고 달리며 방법을 고민하다가 여우고개에 들어선 순간, 여기다 싶더래. 가드레일이 뚫린 구간을 향해 그대로 돌진했고, 정신을 잃었어. 그런데 얼마 후, 부부는 차 안에서 다시 눈을 뜬 거야.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으니까. 죽겠다는 사람이 안전벨트를 왜 맸냐고 추궁하자 남편은 차에 탔을 때부터 습관적으로 매고 있었다 고 말했어. 정말 극단적인 시도를 한 게 맞냐고 묻자, 부부는 멈추지 않고 계속 시도했다고 주장했어. 딱 눈을 떴는데 자기들은 죽지 않아서 계곡에 돌이 많이 있거든요. 돌로 서로 치고 각자 치고, 머리를. 피만 났지 죽지 않더라는 거예요. 그때도 2월이니까 굉장히 춥거든요. '그냥 여기 있으면서 얼어 죽자' 해서 22일까지 한 발자국도 안 움직이고 거기 있었다는 거예요. -김중기, 당시 사건 담당 형사 그 뒤로도 여러 번 죽으려고 했지만, 늘 한쪽이 깨어나더라는 거야. 부부에게는 죽는다는 게 너무 힘들었대. 부부는 일단 몸을 추스르고 다시 기회를 보자고, 암묵적인 약속을 했대. 두 사람은 아이들을 우의와 담요로 덮어줬어. 그리고 돗자리를 찢어 메모를 남긴 채 그곳을 떠났어. 아이들만 여우고개에 남기고. 정처 없이 움직이기 시작한 부부. 도중에 라면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공중화장실에서 꽁꽁 언 발도 녹였대. 살려는 욕구가 강했기 때문에 그런 거겠죠. 자기네들은. 항상 자살이라는 단어는 마음속에 두 부부가 새기고 살았다, 그 안에 넣고 살았다, 언제든지 우리는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 사실상 몸은 따로니까. 아이러니하죠. -김중기, 당시 사건 담당 형사 ▲ 죽지 않은 부부, 왜 자수하지 않았나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부의 말과 행동. 이해하기 힘든 이 이야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들은 분들이 있어. 구치소에서 부부를 면담했던 변호인. 마침 부부 변호사가 두 사람의 변호를 맡았는데, 두 변호인에게도 참 어려운 사건이었대.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딸들만 죽이려고 작정했던 게 아닌가'라는 시각이 있었고, 그리고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도대체 뭐 하고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하다는… 그래서 이제 파렴치, 뻔뻔, 부모로서 최소한의 책임과 의무를 저버린 나쁜 사람들이라는 시각이 있었고. -신문석, 당시 1심 국선변호인 옆에서 볼 때는 이 사람이 어마어마한 연기자가 아니면, 나랑 둘이 교도소에 있는데 이렇게까지 눈물 콧물 다 흘리면서 울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 만큼 진짜로 애들을 보고 싶어 하고. 자기가 진짜 미친 짓을 했다는 자책감이 확실하니까. 이렇게 바보 같은 생각에 완전히 매몰되어 있는 것 같은, 그런 심리 상태였던 것 같아요. 대화를 해보면. 객관적으로 증명할 만한 것들이 사실 없어서 변론은 굉장히 어려웠던 사건이에요. -최미라, 당시 1심 국선변호인 사건의 쟁점은, 부부가 정말 죽을 계획이었는가야. 처음부터 아이들만 보내려던 것일 수도 있으니까. 무엇보다 부부는 2년이 넘도록 도망 다녔어. 자수하지 않고. 두 사람의 말로는, 자기들은 잡힐 때까지 자기들도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포기한 적이 없어요. 계속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가끔 시도를 하고 다시 또 시도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됐는데. 자수를 하게 되면 더 이상 자살을 할 수가 없잖아요. 구속이 되니까. 자수를 한다는 것은 자기들만 살겠다는 거고 자살하는 것을 단념하는 것이어서 자수를 할 수가 없었다… -신문석, 당시 1심 국선변호인 자수가 곧 살겠다는 선언 같았다는 부부. 아이들을 따라가는 길만이 유일한 속죄라고 생각했대. 다만, 말 그대로 죽는 게 사는 것만큼 참 어려웠대. 아이들을 먼저 보내고 저희는 죽지 못하는 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아내 하지만 죽는 걸 실패할 때마다 점점 더 고통스러워졌습니다. 그리고 나중엔 죽는다는 게 정말 무서워졌어요. -남편 전문가에 따르면, 극단적인 마음을 결심해도 죽음의 공포는 똑같이 다가온대. 죽는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이야. 게다가 눈앞에서 누군가 죽는 걸 보게 되면, 죽음의 공포가 더 크게 밀려온다는 거야. 2013년 9월 2일,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어. 부모는 딸들을 살해한 피고인으로 7명의 배심원 앞에 섰어. 남편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최후 진술을 했어. 자식을 죽인 부모 입장에서 모두 잘못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정말 사랑했다 , 그런 선택을 하게 된 저 자신이 원망스럽다. 속죄하고 참회하며 살겠다 고. 죽어 마땅하다며 모든 죄를 달게 받겠다던 부부는, 딱 한 가지 부탁을 했대. 부탁이라고 말을 하면서 했던 게 두 사람에 대한 형이 똑같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한 명이 먼저 출소하고 한 명이 교도소에 조금 더 오래 있게 되면 먼저 출소한 사람이 무슨 짓을 할지 몰라서 걱정된다. 자기가 형을 조금 더 세게 맞아도 좋으니 나머지 한 명과 똑같은 형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했었어요. -신문석, 당시 1심 국선변호인 이 부부는 아이들에게만큼이나 서로에 대해서도 큰 죄책감을 갖고 있었어. 한쪽이 먼저 출소하면 또다시 잘못된 생각을 할까 걱정돼서 같은 날 출소하고 싶다는 거야. 이날 배심원석과 방청석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대. 부부에 대한 동정이었을까, 아니면 떠난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이었을까. 혹은 이 가족에게 벌어진 비극 자체가 너무 슬펐기 때문일까. 재판 결과는, 배심원 7명 모두 '유죄 의견'이었어. 그럼 재판부의 최종 판결은 어떻게 내려졌을까? 만 12세 10세에 불과한 아직 인생을 꽃피워보지도 못한 어린 피해자들이 믿고 따르던 피고인들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빼앗기게 된 점 등에 미루어 피고인들을 엄히 처벌함이 마땅하다. 다만 피고인들이 자백하고 속죄하며 살아갈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 앞으로 평생 친딸인 피해자들을 자신들의 손으로 잃게 하였다는 죄책감에 치유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안고 살아갈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하여 각각 징역 10년을 선고함. -판결문 내용 中 ▲ 뒤늦은 후회 사회가 내린 형량과 별개로, 부부는 마음의 벌을 평생 받으며 살게 되겠지. 변호인도 부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그들을 보며 두 변호인은 같은 걸 느꼈대. 어렵게나마 이 인터뷰에 응한 이유야.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거는 지금까지 했던 모든 사건 중에 이분들이 제일 후회가 컸어요. 범행을 반성하고 뉘우친다 이런 말 하잖아요. 근데 이분들은 확실하게 후회를 했어요. 그거는 명확한 거 같아요. -최미라, 당시 1심 국선변호인 저희가 담당했던 그 사건의 피고인들인 엄마랑 아빠도, 다시는 이 땅의 어떤 부모도 자기들 같은 선택을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어요. 오히려 한 번쯤 그런 선택을 하려고 망설이는 최소한 고민을 하는 그런 부모들이 혹시 있다면, 당신들과 비슷한 생각을 해서 그걸 미련하게 실천에 옮겼던 사람들이 굉장히 후회를 많이 했다고 꼭 알려주고 싶어요. -신문석, 당시 1심 국선변호인 부부는 뒤늦은 후회를 했지만, 아이들은 살아 돌아올 수 없어.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책임감이 강했던 큰 딸. 발랄하고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개구쟁이 작은 딸. 두 아이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제 거의 없을 거야. 아이들은 아주 짧은 생을 살다가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채, 그 누구의 배웅도 없이 세상을 떠났어. 이 비극의 곳곳에, 안타까운 지점들이 많지. 특히 남편의 진술 내용 중에 이런 말이 있었어. 그동안 아이들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고 못난 모습 안 보이게 잘 키웠습니다. 근데 당장 아내가 감옥에 갈 수도 있고, 사채업자들이 올 수도 있고, 이러다 아이들에게 상처만 줄 것 같았어요. 힘든 꼴 어려운 꼴 아이들에게 보여주지 말고 차라리 죽자… -남편의 피의자 신문조서 中 아이들에게 부모로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던 마음이겠지만, 부모라고 언제나 완벽할 수는 없어. 아이들이 10살쯤이면 대화도 가능할 나이인데. 차라리 부부도 아이들과 솔직한 대화를 나눴으면 어땠을까. 그게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아닐까. 이 비극에서 더 안타까웠던 건, 사건을 전해 들은 주변 사람들은 이 부부의 사정을 전혀 몰랐다는 거야. 티를 전혀 안 냈대. 진심으로 사정을 터놓고 이야기할 곳이 부부에게 없었던 거지. 이런 부부에게 버팀목이 되기로 한 사람이 있어. 바로 부산에서 만난 장영권 형사님이야. 여러 가지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죠. 잘 사는 사람은 몇 백만 원이 돈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정말로 어렵게 사는 사람은 몇 백만 원에 대해서 자기 생명을 던질 수 있는 그런 사연인 것 같고. 검거가 되면 모든 범죄자들이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자기가 범죄를 했다고 이야기하거든요. 후회하는 사람이 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혹시나 이 방송이 나가면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말고 한 번 더 또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좋을 거 같아요. -장영권 형사 언젠가 이 사회로 돌아올 부부가 또다시 나쁜 생각을 하지 않고 온전히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이 돼주고 싶었대. 그 마음이 닿았던 건지, 부부는 수감 중에 장 형사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남은 생을 누구보다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을 해 왔대. 이 두 사람이 그 약속과 다짐을 꼭 지키라는 의미에서, 장 형사는 '꼬꼬무'에 편지 내용을 조금 공유해 줬어. 지나간 시간을 후회해도 자책해도 소용없음을 알면서도 자꾸만 후회하고 자책하게 되는 마음을 어쩔 수가 없네요. 그래도 이렇게 살아있음의 이유를 생각하면서 지내는 중입니다. -2016. 8. 편지 내용 中 죽는다는 게 산다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란 사실을 알기에 남은 시간은 정말 의미 있게 잘 살아가겠다 약속드립니다. 그것이 진정한 참회고 속죄란 생각이 듭니다. -2021.10. 편지 내용 中 부부가 편지에 쓴 이런 마음을 그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장 형사는 이 부부가 반드시 그 약속을 지키며 살 거라고 믿는대.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으나, 부모가 자녀들을 죽이고 일가족이 사망했다는 뉴스가 간간이 들려오지. 여전히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는 부모들이 있어. 삶은 누구에게나 귀한 것이고, 본능적으로 삶을 살아내려는 꺾이지 않는 의지가 있어. 아이들의 생명은 아이들 것이지, 부모의 것이 아니야. 그걸 부모라고 해서 마음대로 빼앗을 수는 없어. '그날'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꼬꼬무 찐리뷰]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10대 자매, 실종된 부모는 어디에?…충격 사건의 전말 [꼬꼬무 찐리뷰]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10대 자매, 실종된 부모는 어디에?…충격 사건의 전말 등록일2023.12.01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그날'의 이야기를, '장트리오' 장현성-장성규-장도연이 들려주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본방송을 놓친 분들을 위해, 혹은 방송을 봤지만 다시 그 내용을 곱씹고 싶은 분들을 위해 SBS연예뉴스가 한 방에 정리해 드립니다. 이번에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날'의 이야기는, 지난 11월 30일 방송된 '여우고개에 묻힌 진실' 편입니다. 이야기 친구로는 배우 송영규, 댄서 모니카, 가수 정세운이 출연했습니다.(리뷰는 '꼬꼬무'의 특성에 맞게, 반말 모드로 진행됩니다.) ▲ 전국을 누빈 방랑 부부 때는 2011년 3월, 충청북도 진천이야. 진천은 오이가 특산물이야. 그런데 한 오이농장이 비상사태야. 한창 수확철인데 일할 사람이 부족했거든. 그러던 어느 날, 어떤 남자가 구인광고를 봤다며 오이농장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연락을 했어. 숙식이 가능하냐고 묻길래, 사장은 숙식 가능하니 당장 다음날부터 출근하라고 했어. 그리고 다음날, 그 남자가 찾아왔는데, 남자 혼자가 아니라, 젊은 부부야. 두 사람 다 인상도 좋고 싹싹해 보이길래, 사장님은 일을 하라고 했어. 부부가 젊은 사람들이라 농장 일이 힘들어 얼마 안 가 그만둘 줄 알았는데, 한 달, 두 달, 세 달이 지나도록 진득하니 일을 잘해. 사장은 보너스로 월급까지 올려줬어. 그런데 세 달째 월급을 받은 그날, 이 부부가 감쪽같이 사라져. 잘 지내다 갑니다. 더 번창하시길 기원합니다 라고 쓴 쪽지만 하나 남기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7월, 여름 휴가철이야. 경상남도 밀양의 한 펜션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와. 구인광고를 보고 전화했다며, 숙식이 가능하냐고 물어. 맞아, 오이농장에서 일하던 바로 그 부부야. 이번에는 펜션에서 일하게 된 부부. 청소도 척척, 손님 대응도 완벽해. 특히 아이들한테 그렇게 다정할 수 없어. 부부는 자신들에 대해 애들 유학 보내고 저희끼리 용돈 벌고 여행도 다니면서 지내는 중 이라고 설명했어. '욜로족'처럼, 번 돈으로 비싼 고기 사 먹고, 다른 펜션 직원들한테 술도 시원하게 쏴. 심지어 외출할 땐, 버스도 안 타고 무조건 택시야. 펜션 사장님 눈에는 '인생 즐기는 부부'로 보였어. 그러던 어느 날, 부부는 바다가 보고 싶어서 포항 쪽으로 가보려 한다 며 홀연히 또 동네를 떠나. 처음에는 충북 진천의 오이농장, 그리고 경남 밀양의 한 펜션. 이어 포항, 마산, 여수, 해남까지. 부부는 전국을 돌아다녔어. 이 부부의 다음 행선지는, 더 이상 알 수가 없어. 그 뒤로 부부를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거든. 8월 이후로 부부의 행적이 뚝 끊겨 버렸어. 그리고, 이 젊은 부부의 행적이 다시 발견된 건,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뀐 겨울이 되어서야. ▲ 여우고개에 추락한 차량, 아이들의 백골 시신 2011년 12월 30일 금요일. 포천경찰서 강력 1팀의 김중기 형사가 평소처럼 당직 근무를 서고 있어. 바로 그때, 수상한 차량을 발견했다는 제보 전화가 걸려왔어. 깊은 골짜기 절벽 끝에 차 한 대가 떨어져 있다는 거야. 그런데, 발견 장소가 예사롭지 않아. 경기도 포천의 '여우고개'라는 곳이야. 형사들은 바로 현장으로 출동했어. 한겨울에 꼬부랑길을 계속 따라가는데, 찬 바람 때문에 온몸이 서늘해. 그렇게 정신없이 도착한 여우고개 능선. 거기서 제보자를 만났어. 벼랑 아래서 차 바퀴를 발견했다는 제보자의 말을 듣고 벼랑 끝을 쓱 내려다보니, 절벽 아래의 현장이 너무나 처참해. 현장을 딱 지목해 준 데 보니까, 차가 왼쪽으로 전도가 돼버린 거예요. 그런데 완전히 박살이 났더라고요. 다 녹슬고 유리도 깨지고. 앞 유리, 옆 유리… 방치된 차량이 굉장히 오래된 것 같았어요. -김중기 형사, 당시 포천경찰서 강력 1팀 차량이 발견된 장소는 도로에서 30m 떨어진 거리야. 능선을 따라 쭉 이어진 가드레일이 차량이 발견된 위쪽 구간에만 없어. 아마 그 사이로 추락한 거 같아. 일단, 차적 조회부터 했어. 그리고 현장을 여기저기 둘러보기 시작했는데, 근처에서 백골 시신을 발견했어. 시신이 백골 상태니 오래 방치됐을 걸로 추정돼. 시신은 차에서 1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담요로 가려져 있었어. 처음에 112 신고 받고 갔을 때 차량이 계곡 아래에 굴러 떨어져 있고. '차를 왜 여기다가 버렸지?' 그 생각을 했었는데, 사체가 발견됐으니까요. 너무 놀랐죠. -김중기 형사, 당시 포천경찰서 강력 1팀 게다가, 좀 더 떨어진 지점에 시신 한 구가 더 있어. 그때부터 현장은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해. 시신이 두 구나 나왔으니까. 이건 단순 추락 사고일 수도, 살인 사건일 수도 있어. 차량 조회 결과가 나왔어. 그 결과는, 아까 전국을 여행하던 그 젊은 부부. 그중 남편의 차였어. 두 구의 시신, 그 부부인 걸까? 단서는 분명 현장에 남아 있어. 가장 중요한 증거는 차량이야. 우선 크레인으로 이 차량부터 건져 올렸어. 고요한 골짜기에 굉음이 울려 퍼지고, 묵직한 차량이 끌어 올라와. 끌어올려보니, 차량 상태가 심각해. 폐차 수준으로 완파된 차량. 그대로 꽂혀있던 차 키. 드라이브 상태에 있던 기어를 보면, 주행 중에 떨어진 걸로 추정돼. 차량 밖으로 길게 늘어져 있던 안전벨트. 안전벨트는 사용하려 잡아당기면 늘어나지만, 결착 해제 시 제자리로 금방 돌아가지. 그래서 안전벨트는 사용하지 않았다면 늘어져 있을 수가 없어. 추락할 때 안전벨트를 착용했을 걸로 여겨져. 그리고 안전벨트 없이 떨어졌다면 앞쪽에 부딪힐 가능성이 많아. 그런데 핸들과 대시보드에는 충격의 흔적이 없어. 차량 상태에 비해 부상은 심각하지 않았던 거 같아. 그럼 안전벨트를 스스로 풀고 차 밖으로 나왔을 거야. 지금까지 상황을 보자면, 예기치 못한 절벽 추락 후 차량에서 탈출했지만, 끝내 목숨을 잃은 사고로 보이지. 그런데, 차가 있던 자리에서 은색 형체가 반짝이는 걸 발견했어. 돗자리 조각이었어. 은박 돗자리를 찢은 거 같은데, 돌멩이로 돗자리를 꾹 눌러 놨어. 조심스럽게 돗자리를 들어 올렸는데, 밑에는 아무것도 없었어. 그리고 무심결에 돗자리를 뒤집자, 돗자리 뒷면에 엄청난 단서가 있었어. 우리가 아직 살아 있네요. 우리는 산정호수에 빠져 죽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오늘 2월 22일 화요일이네요. 이곳의 위치를 알리고 우리 아이들의 시신이 잘 거두어지길 바라면서 마지막 길을 떠납니다. -돗자리 조각에 적힌 내용 中 아이들이 죽었다고 쓴 부모의 돗자리 편지.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백골 시신 두 구를 급히 국과수로 보냈어. 부검 결과, 두 구의 시신은 10대 여자 아이들이었어. 연령을 추정할 때는 치아의 발육 정도 뼈의 발달 상태를 보고 얘기하는데, 13세 전후와 11세 전후로 나왔습니다. 뼈들이 밖으로 노출될 정도로 부패가 좀 상당히 진행이 된 경우였습니다. 적어도 3개월 이상은 되어야 하지 않겠나… -이상섭, 당시 국과수 부검의 경찰은 산정호수로 가서 주변을 수색했어. 반경 300m까지 수색 범위를 넓혀 여우고개 일대와 산정호수까지 샅샅이 뒤졌어. 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어. 조사해 보니, 네 가족 모두 실종신고가 된 상태였고 다른 경찰서에서도 부부의 행적을 쫓고 있었어. 신고자는 남편의 매형. 남편의 누나 집에서 이 네 가족이 함께 살았거든. 열 달 전쯤인 2011년 2월에, 바람 좀 쐬고 온다면서 네 가족이 함께 집을 나갔다는 거야. 부부와 11살, 13살 된 딸 둘 모두. 처음에 누나 부부는, 방학이니 가족여행을 갔겠거니 생각했어. 그런데 며칠 후 누나집에 편지 하나가 도착했어. 그 편지를 읽은 매형은 온몸에 힘이 쫙 풀렸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저희를 용서하세요. 특히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하지만 남아서 천덕꾸러기가 될 것 같아 저희가 데려갑니다. 죽을 각오로 살아보려 했는데 현실은 무섭군요. 이렇게 같이 할 수밖에 없는 것이 가족인 것 같아 어려운 결정을 내립니다. 부모 잘못 만나서 고생하는 아이들이 애처로워 같이 가려고 합니다… -누나 부부가 받은 편지 내용 中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편지. 그리고 열 달 만에 아이들은 백골 시신으로 발견됐어. 하지만 부부는 감쪽같이 사라진 거야. 돗자리 편지에서 편지 쓴 날짜는 2월 22일었어. 그런데 부부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건 8월이야. 그러니 아이들이 사망한 2월 이후에도, 부부가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었던 거야. 같이 간다고 해놓고, 부부만 사라졌다? 같이 가려 했다는 부부의 말은, 진짜였을까? 수사의 핵심은 이 부부를 찾는 것. 2012년 1월 1일, 수사팀은 부부에 대한 체포 영장을 신청했어. 혐의는 살인과 사체 유기. 단란했던 이 가족은 이렇게 피해자와 피의자 사이가 됐어. ▲ 사라진 부부의 행적 가족이 실종된 2월부터 경찰이 파악한 부부의 행적을 따라가 보면, 네 가족은 2월 14일 집을 나갔어. 그리고 14일과 22일 사이에 아이들은 사망한 걸로 추정돼. 이후 부부는 사흘 뒤 2월 25일 포천에서 9만원을 인출해. 그리고 의정부, 강릉을 돌며 돈을 조금씩 계속 뽑았어. 그러다가 예상 밖의 동선이 발견돼. 바로, 병원. 마취통증의학과에 3번이나 가서 '동상 치료'를 받았어. 특히 발이 많이 불편해 보였대. 산정호수에 빠져 죽기로 결심했다고 했었는데, 진짜 부부는 호수에 뛰어들었던 걸까? 충북 진천의 오이농장 사장님의 눈에도 부부의 발은 영 불편해 보였대. 그래서 사장님이 대전의 한 병원을 추천했어. 부부는 한사코 거절했지만, 사장님이 불편해 보이니 계속 권했대. 결국 부부는 대전으로 진료를 받으러 갔고, 이때 병원에 주민등록번호를 남겼어. 그 후 급하게, 오이농장을 떠난 게 아닐까. 그런데, 부부가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 건 살고 싶다는 의지가 있는 거잖아. 아이들과 같이 떠나겠다는 부부의 말과 행동이 다르게 느껴지지. 마음이 달라진 거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현실적으로는 당장 너무 아프고 그래서 일단 치료부터 받지 않았겠느냐 그렇게 생각하고… -김중기 형사, 당시 포천경찰서 강력 1팀 이렇게 흔적이 나올 때마다 경찰은 뒤를 쫓았는데, 늘 간발의 차로 사라진 뒤였대. 설상가상 2011년 8월 이후로는 행적이 뚝 끊겼어. 이제 부부를 찾을 단서가 전혀 없어. 작정한 듯 잠적해 버렸거든. 부부는 엄청난 비밀을 감춘 채 도피를 이어가고 있는 걸까, 아니면 어디에선가 이미 사망한 걸까. 백골 시신이 발견되고 1년이 지났어. 의문만 남긴 채 수사는 난항이야. 부부의 머리카락 한 올도 안 보여. 김 형사는 이 수사의 끈을 놓을 수 없었어. 간절했죠. 그 아이들이 과연 어떻게 사망했을까. 그거를 풀어야 하잖아요. -김중기 형사, 당시 포천경찰서 강력 1팀 형사들은 다 그렇습니다. '잡아야겠다' 신념이 없으면 못 잡거든요. 그냥 잡히는 것 같아도 그냥 안 잡히거든요 범인들이. '잡아야겠다'라고 할 때 잡히는 것이지. -강구명, 당시 포천경찰서 수사과장 김 형사는 공개수배 카드를 꺼내 들었어. 범인 인적사항을 경찰 전산망에 올리고 전국 주요 기관과 공공장소에 수배 전단을 게시하는 거야. 그런데 하고 싶다고 다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수배자 중에서도 엄선된 사람만 전단에 오를 수 있어. 공개수배위원회에서 심사를 통해 그해 수배 대상자를 정한대. 상반기, 하반기 일 년에 기회는 딱 두 번, 전단에 오를 수 있는 것도 20명뿐이야. 이때 범행의 시급성, 범행 정도에 따라 전단에 올리는 순서도 정해져. 그래서 전단 맨 윗줄에는 도피 중인 강력범들을 배치해. 2009년부터 현재까지, 계속 수배 중인 범죄자도 있어. 김 형사는 예외적으로 이 부부를 1번, 2번에 올려달라고 요청했어. 저희가 부탁을 사실 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8월 21일까지 생활반응이 있었고, 더군다나 전과도 전혀 없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 수배하면 반드시 잡힌다. 그러니 제발 1번, 2번에 좀 해달라' 부탁을 했습니다. -김중기 형사, 당시 포천경찰서 강력 1팀 김 형사의 요청은 받아들여졌어. 수배 명단 1순위, 2순위로 부부를 올렸어. 이제 반드시 잡힌다는 믿음을 갖고 제보를 기다릴 수밖에. ▲ 영원한 비밀은 없다 전국 곳곳에 부부의 수배 전단이 뿌려졌을 즈음, 이번엔 부산이야. 부산의 한 카페에서 수다꽃을 피우던 부산토박이 정숙 씨와 영희 씨는 절친한 언니 동생 사이야. 영희 씨는 몇 달 전 자신이 일하는 농장에 젊은 부부가 새로 왔는데 느낌이 뭔가 싸하다고 언니 정숙 씨에게 털어놨어. 함께 농장 밥을 먹은 지가 몇 달인데, 쳐다보면 자꾸 눈을 피하더래. 처음엔 낯설어서 그런가 했는데, 6개월이 넘도록 낯을 가린다는 거야. 영희 씨는 부부가 서울말을 쓰던데, 여기 부산까지 내려와서 농장에서 일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말했어. 정숙 씨는 사람 함부로 의심하지 말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 그리고 몇 달이 흐른 어느 날, 영희 씨가 볼일 보러 은행에 갔다가 무심코 벽을 쳐다봤는데, 종합공개수배 전단지를 발견했어. N은행에 볼일이 있어서 갔는데 가면은 그거 있잖아요. 지명수배 전단지 같은 거. 딱 지나가는데, 어렴풋이 비슷하게 닮았더라고요 부부가. '뭐지? 좀 닮았는데…' 좀 눈썰미는 좋은 편이에요 제가. 한두 번 본 사람은 '저 사람 어디서 봤는데 누구였더라?' 할 정도로. '진짜 닮았긴 닮았는데 어쩌지…' 하다가 '그래 언니한테 전화 한 번 해보자'… -김영희(가명), 부부를 의심한 농장 직원 영희 씨는 경찰에 곧장 신고하지 않고, 정숙 언니한테 전화를 걸었어. 그동안 수배범과 한솥밥을 먹었다니 소름 끼치기도 하고, 내가 신고한 게 이들한테 알려지면 해코지당할까 봐 두렵고, 만약에 잘못 본 거라면 그 뒷감당은 어떡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믿을만한 언니한테 전화를 건 거야. 본인들은 절대 못하죠. 또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고. 또 긴가민가… 잘 모르겠는데 확실하지는 않은데, '언니가 전화해서 한 번 확인을 해봐라' 그래서 제가 전화했어요. 제가 아는 형사가 우리 학교 후배거든요. 그래서 제가, 혹시나 실수할 수도 있잖아요 사람이. 그래서 거기로 전화를 한 거예요. -한정숙, 당시 사건 제보자 정숙 씨가 아는 사람이 또 잘 나가는 형사였어. 강력반 20년 경력의 장영권 형사. 영화 '범죄도시'에서 배우 마동석이 연기한 마석도 캐릭터의 실제 모델이야. 마침 서울에서 여러 범죄 조직을 싹 소탕하고 6개월 전부터 고향 부산에 내려와 있었어. 이렇게 장 형사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농장으로 향했어. 저녁에 오후 늦게 제보가 들어왔는데 혹시나 밤에 검거하게 되면 직원들이 다칠 수도 있고 아침 일찍 검거하러 가게 됐습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갈 때는, 혹시나 살인범일 수도 있고 강도일 수도 있고, 저희가 직원들한테 이야기했죠. 준비를 단단히 해야 된다고… -장영권, 제보받고 출동한 형사 베테랑 형사도 긴장되긴 마찬가지야. 농장은 시내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있었어. 새싹채소를 재배하는 곳인데 직원 외에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곳이야. 그래서 분위기가 더 스산해. 장 형사는 은밀히 차를 세우고 농장을 관찰했어. 다행히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어. 대부분 고령의 근무자들이어서, 젊은 부부가 눈에 딱 보였어. 이때가 2013년 4월, 사건 발생 2년이 지난 후야. 부부는 행적이 끊겼던 2011년 8월부터 조용히 이곳에 숨어들었어. 1년 반 넘게 이곳에서 일하고 있던 거야. 경찰이 부부를 쫓은 지 무려 2년 2개월째였어. 형사들은 농장을 은밀히 포위했어. 장 형사는 한걸음 한걸음 부부를 향해 다가갔어. 바로 그때,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남편이 움찔해. 그리고 그대로 몸을 휙 돌리더니 저 쪽으로 가서 이야기하시죠 라고 말했어. 당시 신랑이 우리가 가니까 먼저 형사가 온 걸 알고 있더라고요. 자기 마음속으로 형사들이 가니까 먼저 '형사구나'라고 생각해서, 먼저 옆으로 가서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이야기해서. 자기네들은 '언젠가는 경찰관이 올 것이다'… -장영권, 검거 당시 형사 마치 이런 날이 언젠가 올 줄 알았다는 눈치야. 장 형사가 추궁을 하기도 전에 남편은 전 죽어 마땅한 사람입니다 라며 모든 잘못을 인정해. 도주 시도는커녕, 부부는 순순히 연행됐어. 놀란 건 오히려 농장 쪽이었어. 같이 일하던 직원들이 성실하고 착한 부부 왜 잡아가냐 며 장 형사를 말린 거야. 사람은 진짜 좋은 사람들이라고 하더라고요. 아저씨도 순해 보이고 사람들은 다 착하더라고요 보니까… -김영희(가명), 부부를 경찰에 제보 부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울기만 해. 눈은 퉁퉁 붓고 우느라 말도 잘 못해. 굉장히 울면서 많은 후회를 하면서 언제든지 자기가 처벌받을 각오가 돼있다는 식으로, 마음의 각오를 하고 있더라고요. 꿈에서도 자식이 많이 나타나고 그렇게 하면서 매일 자식들도 꿈에서 울고 그렇게 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더라고요. -장영권, 검거 당시 형사 ▲ 비극의 그날 장 형사는 곧장 포천서로 전화를 걸었어. 수사팀은 완전 비상이야. 부부의 검거 소식이 전해지자 세상이 떠들썩했어. 자식을 죽인 비정한 부모, 뻔뻔하게 부모만 살아있다며 온갖 비난이 쏟아졌어. 두 사람은 분리돼서 한 명씩 조사를 받았어. 처음에는 남편이 '내가 다 했고, 아내는 가담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어. 이후 아내의 진술은 또 달랐어. 아내는 '아니다. 남편 이야기는 거짓말이다. 같이 했다'라고 했어. 부부는 서로, 자기 혼자 저지른 범죄라고 했어. 약속이나 한 듯, 서로의 선처를 바랐어. 이제 사건의 진실을 들여다볼 때야. 여우고개에 묻혀있던 진실은 좀 충격적이야. 남편이 직접 딸들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말했어. 차 사고가 아니었어. 차를 타고 함께 떨어진 건 맞지만, 그때 딸들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는 거야. 부부의 진술을 따라, 그날로 돌아가 볼게. 네 가족은, 여느 가족보다도 더 단란했대. 결혼 안 한 지인들도 이 가족을 보면 결혼하고 싶다고 할 만큼 주위에서 부러워하는 가족이었어. 문제가 생긴 건, 돈 때문이었어. 남편의 사업이 잘못되며 집안이 휘청대기 시작했어. 남편은 일용직으로, 아내는 학습지 판매에 뛰어들었어. 그런데 학습지를 무리하게 팔려다가 아내가 빚을 지게 돼. 다른 사람의 명의로 학습지를 사고, 그걸 아내가 메우는 형식으로 매출을 올렸는데, 판매 대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거야. 결국 부부는 살던 집도 팔고 친척집을 전전했어. 이맘때부터 남편의 누나 집에서 함께 살게 됐어. 하지만 얹혀살던 누나네 형편도 어려워지자, 당장 살 집을 구해 나가야 하는데, 더 이상 미래가 안 보이더래. 궁지에 몰린 아내는, 해서는 안 될 생각에 사로잡혀. 더 이상 못 살겠다고, 이제 다 끝낼 거라고. 남편이 말려도 아내는 이미 결심을 굳힌 뒤였어. 남편은 더 말릴 수가 없자, 일단 머리도 식힐 겸 여행을 떠나자고 했어. 두 아이도 함께. 네 가족은 포천으로 갔어. 온천도 가고 갈비도 먹으며, 아이들은 신이 났지. 하지만 이 포천 여행은, 이별 여행이 되고 말아. 아내를 설득하는데 실패했거든. 심지어 홀로 남겨질 두 딸이 눈에 밟혀서 부부는 아이들까지 함께 데려가겠다는 잘못된 결심을 해. 모두 잠든 밤, 남편은 조용히 번개탄에 불을 피웠어. 그리고 눈을 감았어. 그런데, 매캐한 연기에 잠들었던 첫째 딸이 기침을 하며 깼어. 그 소리에 남편도 눈을 떴어. 딸이 괴로워하자 정신이 번쩍 들더래. 곧바로 창문을 열고 번개탄을 모두 내다 버렸어. 하지만, 비극은 막을 수 없었어. 부부는 엉엉 울면서 두 딸을 껴안았어. 그리고, 너무나 잔인한 고백을 했어. 엄마 아빠가 너무 힘들어서… 먼저 하늘나라에 가기로 했어. 우리는 다음 세상에서 다시 만나는 거야. 그 어린아이들이 뭘 알겠어. 아이들은 눈물을 펑펑 쏟았어. 고작, 11살, 13살이야. 아이들은 부모와 떨어지는 게 죽기보다 싫었을 거야. 당시에 대해 남편은 그 순간에 그 아이들이 고맙게 느껴졌다. 이렇게 못난 부모도 부모라고… 라고 진술했어. 부부는 아이들도 같은 생각을 한다고 느꼈대. 잘못된 합리화지. 이 때라도 멈췄다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경로를 이탈한 질주는 멈추지 않았고, 두 번째 극단적 시도를 했어. 이번엔 차 안에서. 그런데 아이가 또다시 깨어나. 이번엔 작은 딸이야. 돌이킬 수 있는 또 한 번의 이 기회를, 부부는 잡지 않았어. 남편은 괴로워하는 막내를 향해 손을 뻗었어. 고통을 줄여주는 게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했던 거야. 아이가 살겠다고 다리를 버둥거리는데, 이번엔 아내가 그 다리를 꽉 감싸 안았어. 부모는 아이들의 간절한 몸부림을 외면했어. 아이가 살려고 발버둥 치는데 그 다리를 잡았다. 저는 제3자인데도, 속으로 눈물이 나는데. 이 사람들 무슨 생각이었지? 어린 자기 자녀를 직접 목을 조른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너무나 슬픈 이야기죠. -김중기, 당시 사건 담당 형사 부부는 곧장 아이들을 따라갈 생각이었대. 차를 타고 달리며 방법을 고민하다가 여우고개에 들어선 순간, 여기다 싶더래. 가드레일이 뚫린 구간을 향해 그대로 돌진했고, 정신을 잃었어. 그런데 얼마 후, 부부는 차 안에서 다시 눈을 뜬 거야.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으니까. 죽겠다는 사람이 안전벨트를 왜 맸냐고 추궁하자 남편은 차에 탔을 때부터 습관적으로 매고 있었다 고 말했어. 정말 극단적인 시도를 한 게 맞냐고 묻자, 부부는 멈추지 않고 계속 시도했다고 주장했어. 딱 눈을 떴는데 자기들은 죽지 않아서 계곡에 돌이 많이 있거든요. 돌로 서로 치고 각자 치고, 머리를. 피만 났지 죽지 않더라는 거예요. 그때도 2월이니까 굉장히 춥거든요. '그냥 여기 있으면서 얼어 죽자' 해서 22일까지 한 발자국도 안 움직이고 거기 있었다는 거예요. -김중기, 당시 사건 담당 형사 그 뒤로도 여러 번 죽으려고 했지만, 늘 한쪽이 깨어나더라는 거야. 부부에게는 죽는다는 게 너무 힘들었대. 부부는 일단 몸을 추스르고 다시 기회를 보자고, 암묵적인 약속을 했대. 두 사람은 아이들을 우의와 담요로 덮어줬어. 그리고 돗자리를 찢어 메모를 남긴 채 그곳을 떠났어. 아이들만 여우고개에 남기고. 정처 없이 움직이기 시작한 부부. 도중에 라면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공중화장실에서 꽁꽁 언 발도 녹였대. 살려는 욕구가 강했기 때문에 그런 거겠죠. 자기네들은. 항상 자살이라는 단어는 마음속에 두 부부가 새기고 살았다, 그 안에 넣고 살았다, 언제든지 우리는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 사실상 몸은 따로니까. 아이러니하죠. -김중기, 당시 사건 담당 형사 ▲ 죽지 않은 부부, 왜 자수하지 않았나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부의 말과 행동. 이해하기 힘든 이 이야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들은 분들이 있어. 구치소에서 부부를 면담했던 변호인. 마침 부부 변호사가 두 사람의 변호를 맡았는데, 두 변호인에게도 참 어려운 사건이었대.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딸들만 죽이려고 작정했던 게 아닌가'라는 시각이 있었고, 그리고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도대체 뭐 하고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하다는… 그래서 이제 파렴치, 뻔뻔, 부모로서 최소한의 책임과 의무를 저버린 나쁜 사람들이라는 시각이 있었고. -신문석, 당시 1심 국선변호인 옆에서 볼 때는 이 사람이 어마어마한 연기자가 아니면, 나랑 둘이 교도소에 있는데 이렇게까지 눈물 콧물 다 흘리면서 울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 만큼 진짜로 애들을 보고 싶어 하고. 자기가 진짜 미친 짓을 했다는 자책감이 확실하니까. 이렇게 바보 같은 생각에 완전히 매몰되어 있는 것 같은, 그런 심리 상태였던 것 같아요. 대화를 해보면. 객관적으로 증명할 만한 것들이 사실 없어서 변론은 굉장히 어려웠던 사건이에요. -최미라, 당시 1심 국선변호인 사건의 쟁점은, 부부가 정말 죽을 계획이었는지야. 처음부터 아이들만 보내려던 것일 수도 있으니까. 무엇보다 부부는 2년이 넘도록 도망 다녔어. 자수하지 않고. 두 사람의 말로는, 자기들은 잡힐 때까지 자기들도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포기한 적이 없어요. 계속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가끔 시도를 하고 다시 또 시도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됐는데. 자수를 하게 되면 더 이상 자살을 할 수가 없잖아요. 구속이 되니까. 자수를 한다는 것은 자기들만 살겠다는 거고 자살하는 것을 단념하는 것이어서 자수를 할 수가 없었다… -신문석, 당시 1심 국선변호인 자수가 곧 살겠다는 선언 같았다는 부부. 아이들을 따라가는 길만이 유일한 속죄라고 생각했대. 다만, 말 그대로 죽는게 사는 것만큼 참 어려웠대. 아이들을 먼저 보내고 저희는 죽지 못하는 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아내 하지만 죽는 걸 실패할 때마다 점점 더 고통스러워졌습니다. 그리고 나중엔 죽는다는 게 정말 무서워졌어요. -남편 전문가에 따르면, 극단적인 마음을 결심해도 죽음의 공포는 똑같이 다가온대. 죽는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이야. 게다가 눈앞에서 누군가 죽는 걸 보게 되면, 죽음의 공포가 더 크게 밀려온다는 거야. 2013년 9월 2일,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어. 부모는 딸들을 살해한 피고인으로 7명의 배심원 앞에 섰어. 남편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최후 진술을 했어. 자식을 죽인 부모 입장에서 모두 잘못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정말 사랑했다 , 그런 선택을 하게 된 저 자신이 원망스럽다. 속죄하고 참회하며 살겠다 고. 죽어 마땅하다며 모든 죄를 달게 받겠다던 부부는, 딱 한 가지 부탁을 했대. 부탁이라고 말을 하면서 했던 게 두 사람에 대한 형이 똑같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한 명이 먼저 출소하고 한 명이 교도소에 조금 더 오래 있게 되면 먼저 출소한 사람이 무슨 짓을 할지 몰라서 걱정된다. 자기가 형을 조금 더 세게 맞아도 좋으니 나머지 한 명과 똑같은 형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했었어요. -신문석, 당시 1심 국선변호인 이 부부는 아이들에게만큼이나 서로에 대해서도 큰 죄책감을 갖고 있었어. 한쪽이 먼저 출소하면 또다시 잘못된 생각을 할까 걱정돼서 같은 날 출소하고 싶다는 거야. 이날 배심원석과 방청석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대. 부부에 대한 동정이었을까, 아니면 떠난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이었을까. 혹은 이 가족에게 벌어진 비극 자체가 너무 슬펐기 때문일까. 재판 결과는, 배심원 7명 모두 '유죄 의견'이었어. 그럼 재판부의 최종 판결은 어떻게 내려졌을까? 만 12세, 10세에 불과한 아직 인생을 꽃피워보지도 못한 어린 피해자들이 믿고 따르던 피고인들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빼앗기게 된 점 등에 미루어 피고인들을 엄히 처벌함이 마땅하다. 다만 피고인들이 자백하고 속죄하며 살아갈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 앞으로 평생 친딸인 피해자들을 자신들의 손으로 잃게 하였다는 죄책감에 치유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안고 살아갈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하여 각각 징역 10년을 선고함. -판결문 내용 中 ▲ 뒤늦은 후회 사회가 내린 형량과 별개로, 부부는 마음의 벌을 평생 받으며 살게 되겠지. 변호인도 부부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그들을 보며 두 변호인은 같은 걸 느꼈대. 어렵게나마 이 인터뷰에 응한 이유야.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거는 지금까지 했던 모든 사건 중에 이분들이 제일 후회가 컸어요. 범행을 반성하고 뉘우친다 이런 말 하잖아요. 근데 이분들은 확실하게 후회를 했어요. 그거는 명확한 거 같아요. -최미라, 당시 1심 국선변호인 저희가 담당했던 그 사건의 피고인들인 엄마랑 아빠도, 다시는 이 땅의 어떤 부모도 자기들 같은 선택을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어요. 오히려 한 번쯤 그런 선택을 하려고 망설이는 최소한 고민을 하는 그런 부모들이 혹시 있다면, 당신들과 비슷한 생각을 해서 그걸 미련하게 실천에 옮겼던 사람들이 굉장히 후회를 많이 했다고 꼭 알려주고 싶어요. -신문석, 당시 1심 국선변호인 부부는 뒤늦은 후회를 했지만, 아이들은 살아 돌아올 수 없어.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책임감이 강했던 큰 딸. 발랄하고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개구쟁이 작은 딸. 두 아이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제 거의 없을 거야. 아이들은 아주 짧은 생을 살다가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채, 그 누구의 배웅도 없이 세상을 떠났어. 이 비극의 곳곳에, 안타까운 지점들이 많지. 특히 남편의 진술 내용 중에 이런 말이 있었어. 그동안 아이들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고 못난 모습 안 보이게 잘 키웠습니다. 근데 당장 아내가 감옥에 갈 수도 있고, 사채업자들이 올 수도 있고, 이러다 아이들에게 상처만 줄 것 같았어요. 힘든 꼴 어려운 꼴 아이들에게 보여주지 말고 차라리 죽자… -남편의 피의자 신문조서 中 아이들에게 부모로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던 마음이겠지만, 부모라고 언제나 완벽할 수는 없어. 아이들이 10살쯤이면 대화도 가능할 나이인데. 차라리 부부도 아이들과 솔직한 대화를 나눴으면 어땠을까. 그게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아닐까. 이 비극에서 더 안타까웠던 건, 사건을 전해 들은 주변 사람들은 이 부부의 사정을 전혀 몰랐다는 거야. 티를 전혀 안 냈대. 진심으로 사정을 터놓고 이야기할 곳이 부부에게 없었던 거지. 이런 부부에게 버팀목이 되기로 한 사람이 있어. 바로 부산에서 만난 장영권 형사님이야. 여러 가지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죠. 잘 사는 사람은 몇백만원이 돈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정말로 어렵게 사는 사람은 몇백만원에 대해서 자기 생명을 던질 수 있는 그런 사연인 것 같고. 검거가 되면 모든 범죄자들이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자기가 범죄를 했다고 이야기하거든요. 후회하는 사람이 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혹시나 이 방송이 나가면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말고 한 번 더 또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좋을 거 같아요. -장영권 형사 언젠가 이 사회로 돌아올 부부가 또다시 나쁜 생각을 하지 않고 온전히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이 돼주고 싶었대. 그 마음이 닿았던 건지, 부부는 수감 중에 장 형사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남은 생을 누구보다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을 해 왔대. 이 두 사람이 그 약속과 다짐을 꼭 지키라는 의미에서, 장 형사는 '꼬꼬무'에 편지 내용을 조금 공유해 줬어. 지나간 시간을 후회해도 자책해도 소용없음을 알면서도 자꾸만 후회하고 자책하게 되는 마음을 어쩔 수가 없네요. 그래도 이렇게 살아있음의 이유를 생각하면서 지내는 중입니다. -2016. 8. 편지 내용 中 죽는다는 게 산다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란 사실을 알기에 남은 시간은 정말 의미 있게 잘 살아가겠다 약속드립니다. 그것이 진정한 참회고 속죄란 생각이 듭니다. -2021.10. 편지 내용 中 부부가 편지에 쓴 이런 마음을 그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장 형사는 이 부부가 반드시 그 약속을 지키며 살 거라고 믿는대.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으나, 부모가 자녀들을 죽이고 일가족이 사망했다는 뉴스가 간간이 들려오지. 여전히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는 부모들이 있어. 삶은 누구에게나 귀한 것이고, 본능적으로 삶을 살아내려는 꺾이지 않는 의지가 있어. 아이들의 생명은 아이들 것이지, 부모의 것이 아니야. 그걸 부모라고 해서 마음대로 빼앗을 수는 없어. '그날'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근무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