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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X김수현X전지현X설경구X손석구…디즈니+, 2025 라인업 '별들의 잔치'
등록일2025.01.07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디즈니+가 전 세계 구독자들을 사로잡을 2025년 한국 오리지널 신작 라인업을 공개했다. 먼저 2025년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의 첫 포문을 열 작품인 '트리거'가 1월 15일 단독 공개된다. 탐사보도 프로그램 PD들의 극한 취재기를 담은 '트리거'는 이 꽃 같은 세상, 나쁜 놈들의 잘못을 활짝 까발리기 위해 일단 카메라부터 들이대고 보는 지독한 탐사보도 프로 놈들의 이야기로 꽃대가리 팀장 김혜수, 낙하산 중고신입 정성일, 긍정잡초 조연출 주종혁까지 뜨거운 열정이 담긴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유선동 감독은 '트리거'는 '숨 가쁘게 사건과 감정 사이를 질주하는 작품', 시청자분들께 웃음과 감동, 휴식과 위로를 전달하며 더 나은 2025년을 꿈꾸고 싶다 라고 전했다.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에 빛나는 박은빈과 대체불가 배우 설경구의 만남으로 주목받고 있는 '하이퍼나이프' 또한 2025년 3월 19일 디즈니+에서 단독 공개된다. '하이퍼나이프'는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세옥'이 일련의 사건으로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과 두뇌 싸움을 담은 메디컬 스릴러로 극강의 서스펜스와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선사할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김정현 감독은 디즈니+ 최초의 메디컬 스릴러를 선보일 수 있어 매우 기쁘고 설렌다 면서 이제껏 본 적 없는, '세옥'과 '덕희' 두 스승과 제자의 피 튀기는 대결을 기대해 달라 며 이번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이어 '넉오프'와 '나인 퍼즐' 역시 2025년 상반기 공개를 앞두고 있다. 최고의 한류 스타 김수현과 조보아를 비롯해 믿고 보는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넉오프'가 찾아온다. '넉오프'는 IMF로 인해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뀐 한 남자가 평범한 회사원에서 세계적인 짝퉁 시장의 제왕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연출을 맡은 박현석 감독은 디즈니+에서 글로벌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어 설레고 감사하다. 김수현 배우가 분한 성준을 중심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이 씨줄, 날줄로 엮여있는 작품이니 많은 기대 부탁한다 라며 오직 디즈니+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는 다채로운 재미를 기대할 것을 전해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또한 남다른 에너지를 가진 배우 김다미, 손석구와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연출로 정평이 난 윤종빈 감독의 시너지로 기대를 모은 '나인 퍼즐'은 의문의 퍼즐 조각과 함께 시작된 연쇄살인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구독자들이 긴장의 끈을 놓치지 못하게 할 예정이다. 윤종빈 감독은 많은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열심히 완성한 '나인 퍼즐'을 디즈니+를 통해 공개하게 되어 설레고 기쁘다, '나인 퍼즐'은 매회 펼쳐지는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와 한시도 놓을 수 없는 긴장감 속에서 기존 범죄수사, 스릴러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 이라고 전해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것을 알렸다. 이외 2025년 하반기를 꽉 채울 작품들이 대거 공개될 예정이다. 류승룡, 양세종, 임수정이 함께하는 '파인: 촌뜨기들'은 바닷속에 묻힌 보물선을 이용해 큰돈을 벌려는 성실한 악당, 이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범죄도시',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이 연출을 맡아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강윤성 감독은 '파인: 촌뜨기들'은 시대물의 미술적 완성도와 다수의 캐릭터 구성에 공을 많이 들였다. 보물을 찾고자 하는 인간의 탐욕 속에서 70년대 삶의 모습이 시청자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한다. 배우들의 열연으로 펼쳐진 캐릭터들의 향연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고 또한 생생한 바닷속 보물 도굴 현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전해 작품에 대한 흥미를 높인다. '북극성'은 외교관이자 전 유엔대사로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문주'(전지현)가 국적불명의 특수요원 '산호'(강동원)와 함께 거대한 사건 뒤에 숨겨진 진실을 쫓는 이야기로 외교관으로서 국내외 신망이 두터운 '문주'역은 배우 전지현이, 베일에 싸인 미스터리한 인물 '산호' 역은 배우 강동원이 맡았다. 연출을 맡은 김희원 감독은 디즈니+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북극성'을 소개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다, 정서경 작가님의 아름다운 글과 모든 배우들의 뜨거운 연기, 최고의 스탭들이 만들어낸 깊은 영상이 어우러져 있다. 며 기대감을 전했다. 디즈니+의 한국 오리지널 작품 최초 사극 시리즈로 주목받고 있는 '탁류'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탁류'는 푸르던 경강이 탁류로 변해버린 무법천지의 조선, 과거를 감추고 왈패가 된 '시율'(로운)과 이치에 밝고 정의로운 '최은'(신예은), 청렴한 관리를 꿈꾸는 '정천'(박서함)까지 세 사람의 휘몰아치는 운명을 담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 추창민 감독과 '추노' 천성일 작가의 만남은 물론 로운, 신예은, 박서함, 박지환까지 강렬한 연기를 예고한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기대를 높이고 있다. 연출을 맡은 추창민 감독은 시리즈는 처음 도전했는데, 배우들의 다양한 감정과 깊은 호흡을 살릴 수 있는 부분이 장점인 것 같다. 뜨거운 여름과 혹한의 추위를 모두 겪으며 열심히 촬영했으니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 라며 디즈니+에서 만나볼 첫 사극 시리즈에 대한 응원을 부탁했다. 통쾌한 범죄오락 복수극의 대명사 '모범택시' 시리즈와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범죄도시 4'를 집필한 오상호 작가의 신작이자 지창욱, 도경수, 이광수, 조윤수의 강렬한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는 '조각도시' 역시 디즈니+에서 하반기 공개를 앞두고 있다. '조각도시'는 평범한 삶을 살던 남자 '태중'(지창욱)이 어느 날 억울하게 흉악한 범죄에 휘말려 감옥에 가게 되고, 모든 것은 '요한'(도경수)에 의해 계획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를 향한 복수를 실행하는 액션 드라마. 공동 연출을 맡은 박신우 감독은 '조각도시'를 디즈니+에 공개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기대된다. 이 작품은 한순간에 잔혹한 범죄에 휘말려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긴 소시민 태중이 핏빛 복수를 펼치는 이야기로 시청자분들께 탄탄한 서사와 스펙타클한 액션의 쾌감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ebada@sbs.co.kr
지창욱X도경수X이광수 '조각도시', 내년 디즈니+ 공개 확정
등록일2024.11.21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디즈니+가 지창욱, 도경수, 이광수, 조윤수의 강렬한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는 '조각도시'의 공개를 확정했다 통쾌한 범죄오락 복수극의 대명사 '모범택시' 시리즈와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범죄도시 4'를 집필한 오상호 작가의 신작이자 신선한 배우들의 조합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조각도시'가 내년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된다. '조각도시'는 평범한 삶을 살던 남자 '태중'(지창욱)이 어느 날 억울하게 흉악한 범죄에 휘말려 감옥에 가게 되고, 모든 것은 '요한'(도경수)에 의해 계획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를 향한 복수를 실행하는 액션 드라마다. 개성과 매력, 연기력까지 모두 갖춘 배우 지창욱과 도경수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강남 비-사이드'와 '최악의 악'으로 진폭이 넓은 감정 연기부터 고난도의 액션 연기까지 매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을 선보여온 지창욱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복수를 감행하는 남자, '태중'으로 분한다. 증거를 조작하고 진범을 설계하는 조각가 '요한' 역은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부터 영화 '형', '신과함께' 시리즈, '스윙키즈', '더 문'까지 섬세한 연기력으로 어떤 캐릭터든 완벽한 소화력을 보여준 배우 도경수가 맡는다. 생애 첫 악역 연기에 도전하는 도경수는 '요한'을 통해 지금껏 본 적 없는 차갑고 무자비한 얼굴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시리즈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싱크홀', '타짜: 원 아이드 잭' 등 장르를 불문하고 등장만으로도 대체불가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배우 이광수가 사건의 열쇠를 쥔 '백도경'으로 분해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에서 과묵하고 냉철한 성격과 탁월한 액션 감각을 지닌 '자경' 역을 맡아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신예 조윤수가 '태중'의 복수를 돕는 조력자 '노은비' 역을 맡아 전 세계 시청자들을 다시 한번 놀라게 할 예정이다. 이처럼 다양한 매력을 가진 배우들의 신선한 조합뿐만 아니라 검증된 제작진의 만남도 눈길을 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 TV-OTT 통합 화제성 1위를 기록하며 복수극의 대명사가 된 드라마 '모범택시' 시리즈의 오상호 작가가 각본을 맡아 탄탄한 서사와 뜨거운 복수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여기에 흥미로운 소재와 장르물의 쾌감을 선사했던 드라마 '국민사형투표'를 연출했던 박신우 감독과 영화 '발신제한'으로 속도감 넘치는 연출력을 보여준 김창주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아 기대를 모은다. [사진 제공: 스프링 컴퍼니, 컴퍼니수수, 킹콩 by 스타쉽, 에일리언 컴퍼니]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씨네멘터리] 베테랑2 는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영화인가
등록일2024.09.15
천만 영화에도 급(級)이 있습니다. 베테랑 (2015)은 시쳇말로 '역대급' 흥행작입니다. 24편에 이르는 천만 한국 영화 중에서도 5위에 해당하는 1,341만 명의 관객이 봤습니다. 어이가 없네 베테랑 에 나온 유명한 대사로 이 영화 이후 사회적 밈이 될 정도였습니다. '인간 말종'인 재벌가 자제 조태오(유아인 분)는 임금 체불에 항의하며 회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던 화물차 기사 부자(父子)를 즉흥적으로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들입니다. 기사의 하소연을 듣던 조태오는 밀린 임금이 420억 원이 아니라 420만 원이라는 말을 듣자 -고작 이런 껌값 때문에 이 난리를 치고 있다고? 하는 듯한- 헛웃음을 날리며 '어이가 없다'고 내뱉습니다. 이 대사 바로 직전에 조태오는 자신의 방에 장식돼있던 검정색 자동차 모형을 화물차 기사의 어린 아들에게 선심쓰듯 건네는데, 이 모형이 바로 배트맨 실사 영화(다크 나이트 트릴로지)에 나왔던 배트-모빌 피규어입니다. 나는 복수다 배트맨 프랜차이즈 실사 영화 중 가장 최근인 2022년에 개봉했던 더 배트맨 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비내리는 한밤의 고담시(市) 지하철역에서 무고한 시민에게 린치를 가하려는 폭력배 앞에 저벅저벅 발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배트맨이 나타납니다. 두목 갱이 배트맨에게 묻습니다. 넌 또 뭐야? 곧이어 배트맨을 공격하는 두목 갱을 간단히 막아낸 배트맨은 이 악당을 기절할 정도로 흠씬 두들겨 팬 뒤 나지막이 말합니다. 나는 복수다 (I am vengeance) 배트맨은 정의를 위해서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복수를 위해 악을 응징할 뿐입니다. 그래서 배트맨은 '정의의 사도'가 아닌 '자경단'[vigilante·비질란테]입니다. 피살당한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배트맨은 고담시의 악당들에게 '사적 제재'[lynch·린치]를 가합니다. * * * '프랜차이즈 영화' 또는 '시리즈 영화'를 보러 가는 관객의 마음은 양가적(兩價的)입니다. 전편(前篇)과 같기를 바라면서도 전편과는 좀 달랐으면 하는 마음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독의 마음은 한 가지일 겁니다. 야심있는 감독이라면, 전편과 똑같은 걸 뭐 하러 만들겠습니까. 물론 흥행만큼은 성공한 전편과 같기를 바랄테지만요. 프랜차이즈 영화의 흥행 공식은 '익숙하면서도 새롭게'입니다. '순한 매운 맛'같은 형용모순이죠. 이 어려운 걸 해내야 하는 게 프랜차이즈 영화의 감독입니다. 지난 월요일, 베테랑2 의 언론 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류승완 감독은 말했습니다. 전편의 성공을 재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베테랑 1편이 대놓고 법을 무시하는 재벌가 망나니를 때려잡는 경찰의 이야기라면, 베테랑 2편은 법이 제대로 단죄하지 못한 악인을 공권력을 대신해 처단하는 자경단을 좇는 형사의 이야기입니다. 대중들로부터 '해치'라는 닉네임으로 칭송되며 형사사법체계 밖에서 '눈에 눈 이에는 이'식으로 악인들을 살해하는 이 빌런 자경단은 더 배트맨 의 빌런 '리들러'(폴 다노 분)를 닮았습니다. 리들러는 고담시의 부패한 시장과 경찰청장, 검사를 차례로 죽이면서 자신을 정의의 사도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사적 제재를 일삼는, 복수심에 불타는 자경단일 뿐입니다. 그래서 리들러는 처음에는 배트맨을 자신과 같은 과(科) 로 생각하고 동지 의식을 느끼기도 합니다. 마치 정해인이 황정민에게 선배님이 조태오 잡는 거 보고 경찰이 됐다 고 말하는 것처럼요. 황정민이 연기하는 서도철 형사는 불타는 정의감만큼이나 -그의 상사 오팀장의 말에 따르면- 나쁜 놈들 패는 것도 좋아하는 경찰입니다. 배트맨-리들러, 황정민-정해인은 그래서 두 개의 자아, 서로에게 거울 같은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베테랑 1편이 시원하게 명동 한복판까지 직진하며 '가진 것 없는(우리가 돈이 없지…) 대중'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코믹 범죄액션 수사극이라면 2편은 소셜미디어와 별풍선을 손에 쥐고 여론 재판을 하는 대중을 향해 '정의란 무엇인가?'를 묻는 세태고발범 죄액션 수사극입니다. 베테랑2 의 시작은 이 영화가 프랜차이즈 영화라는 점을 분명하게 환기시킵니다. 1편의 경쾌한 프롤로그와 판 박은 듯 똑같은 구조입니다. 하지만 어깨 힘이 너무 들어갔달까요… 음악, 편집, 연출 모든 것이 과잉이라 기대감을 고양시키기보다는 1편의 가벼운 스윙을 그립게 합니다. 뮤직비디오처럼 달뜬 오프닝 시퀀스가 지나가면 영화는 무거운 분위기로 진입하며 이 영화가 전편과는 다른 영화가 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전편이 일종의 명확한 선악 구도를 딱 그려 놓고 달려가니까 관객이 일종의 유사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듯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응원하고 그 팀이 승리하면 명확한 쾌감을 얻고, 이런 거였잖아요. 그런데 저는 영화를 내놓은 뒤 베테랑 과 비슷한 사회 현상들이 벌어질 때, (대중들이) 영화의 어떤 장면들을 소환해서 소비하는 것들이 어느 순간부터 굉장히 불편했어요. 우리가 흥분해서 마음 속으로 각자 판결을 내리고 하는 것들이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베테랑2 에서는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라 정의와 신념이 대결하는 구도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죠. (지상파 보도국 라운드 인터뷰) 베테랑2 는 그래서 악의 정체가 모호하고, 1편처럼 거악(巨惡)을 정점으로 악의 무리가 편대를 이루는 단일한 악의 구조를 다루는 영화가 아닙니다. 범죄를 저지르고 죄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은 인간도 악이고, 그런 악을 때려잡기 위해 사적 제재에 나선 해치도 악이고, 진실은커녕 사실도 외면한 채 어차피 믿고 싶은 것만 믿는 대중도 악이고, 이들을 이용해 돈을 버는 유튜버·사이버 렉카도 악입니다. 열혈형사 서도철이 길을 잃기 딱 좋은 환경이죠. 우리가 분노하고 반응하는 사건들에 대해서 우리의 반응은 정당한가, 저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할 때가 많았어요. 사건의 이면을 입체적으로 보지 못하고 제공되는 정보의 소스만으로 순간적으로 분노해서 그걸 내 안에서 판단을 쉽게 내버리고 그 다음에 다른 이슈가 생기면 그 이슈로 쉽게 넘어가 버리고. 개인이 내린 판결에 대한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개인과 사회는 그렇게 계속 굴러가고 있죠….저는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하고 속시원한 해답을 가지고 가시는 것보다 토론해 볼만한 질문 거리를 가지고 극장을 나서시기를 바랍니다. (기자간담회) 비질란테 와 모범택시 등 최근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다루고 있는 소재라고는 해도 류감독의 문제 의식 자체는 충분히 영화로 만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 소재를 얼마나 류감독답게, 프랜차이즈 영화답게 만드느냐는 것이겠죠. 남산 계단 액션씬과 건물 옥상의 우중(雨中) 활극은 '액션 베테랑' 류승완 감독의 솜씨를 십분 보여줍니다. 이 장면들을 놓고 존윅 과 인정사정 볼 것 없다 까지 소환되고 있는데 그 영화들에서도 못 본 액션 디자인 '그자체'는 이 영화를 연휴 극장가에서 볼만한 프랜차이즈 영화로 만들어주기 충분합니다. 하지만 류승완 감독이 '토론 거리'로 지정해준 이슈들은 가슴에도 머리에도 잘 들어오지가 않습니다. 메인 빌런이라고 할 수 있는 해치의 캐릭터는 설득력이 부족해 주제 의식이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착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트맨은 어릴 적 부모를 잃은 트라우마를 벗어나려는 과정에서 자경단이 되고, 조커(2019)는 자신과 자신의 엄마를 버린 부조리한 세상에 복수하기 위해 빌런이 됩니다. 그런데 해치는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영화에서 모든 것이 설명될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그가 '맑눈광'의 싸이코패스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싸이코패스는 신념의 문제가 아닙니다. 싸이코패스에는 공감의 영역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싸이코패스에게는 격렬한 분노를 느끼기조차 어렵습니다. 감정이입이 있은 후에야 토론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자체로는 완성도 높은 볼거리지만 지나치게 화려하고 아크로바틱한 액션, 1편에 비해 흘러넘치며 불쑥불쑥 '나도 있다'고 외치는 듯한 음악, 앞서 얘기한 도입부의 과잉 등은 대중 영화로서 베테랑 1편이 보여줬던 현실감과 판타지 사이의 적당한 줄타기에 필적하지 못합니다. '15세 관람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잔인한 시신 사진들이 영화 전개상 꼭 필요했는지, 메인 플롯과 꿰맞춰 놓은듯한 일부 서브 플롯이 꼭 필요했는지도 곱씹어보게 됩니다. * * * 요즘처럼 극장가서 볼만한 스케일있는 대중 영화가 가물고, 영화 선택에도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시대에 베테랑2 는 분명히 돈값하는 영화입니다. 볼거리, 액션, 스릴러, 코미디, 드라마의 요소를 두루 갖춘 두 시간이 한눈 팔 겨를 없이 지나갑니다. 개봉 이틀 만에 130만 관객에 육박했고 사흘째인 일요일 정오 현재 예매 관객만 55만 명이라 이런 추세면 추석 연휴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도 어렵지는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베테랑 프랜차이즈'에 기대했던, 아귀가 딱딱 맞아 떨어지고 속이 후련하게 재미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사법적 정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할 때 싹트는 '사적 제재'를 둘러싼 질문을 던지지만, 관객들이 진지하게 토론으로 받을만한 현실감이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 아래로 스크롤하면 씨네멘터리 칼럼을 구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