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법정 드라마는 있었지만, 법원 드라마는 없었다. 주인공의 직업이 판검사, 변호사인 드라마는 많았지만, 법원을 주 무대로 판사들과 직원들의 삶을 리얼하게 파헤친 이야기는 없었다. 이 드라마는 대한민국 최초로, 그동안 엄숙주의에 가려진 법원의 민낯을 샅샅이 드러냄과 동시에 판사들의 치열한 삶, 갈등과 애환, 욕망과 좌절 등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다. 지금까지 로스쿨 드라마도 없었다. 사법고시 시대가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로스쿨 시대가 도래했다. 이 드라마는 로스쿨의 괴짜, 아웃사이더들이 '오판 (잘못된 판결) 연구회' 활약을 통해 진정한 법조인으로 거듭나는 성장기이다.
지금 우리의 대학 문화는 '상옹'(뽕나무 속의 벌레가 나무를 죽이는 것)일지 모른다.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속으로 병들게 하는 벌레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언제 기우뚱 넘어갈지 모르는, 그런 모습 말이다. 1등급부터 10등급까지, 등급 매겨지는 시스템에 길들여진 학생들은 사회에 나가기 전부터 서로의 등급을 매기는 것에 익숙해진다. 일류로 출발하지 못하면 애초에 기회조차 얻기 힘든 세상이니, 자신의 등급을 지키고 타인의 등급을 무시 또는 동경하는 태도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버린다. 이토록 각박한 구조 속에 학생들을 더욱 더 궁지로 몰아넣는 벽이 있으니... 바로 '빚'이다. 감당할 수 없이 높아진 등록금을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은 자연스레 빚을 진다. 빚은 정크 푸드 같다. 빈털터리를 기름기 좔좔 도는 비대한 몸집으로 착각케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건강은 나빠진다. 몸 여기저기가 고장 나는지도 모르고, 그들은 더 많은 메뉴를 주문하고 또 주문한다. 더 비극적인 건, 그 정크 푸드가 점점 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이야기는, 바로 이 '대학의 상옹'에서 출발한다. [대학의 서열화]와 [학생대출]이라는 두 가지 줄기를 통해 한 번쯤 고민해 볼만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두 가지 굴레 속에 고통 받던 한 대학생의 비뚤어진 욕망으로 인해 벌어지는 파국. 그 파국을 담담히 목격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