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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에 산불까지… 올해도 과일값은 고공행진 이상기후에 산불까지… 올해도 과일값은 고공행진 등록일2025.04.17 &<앵커&> 지난해 '금값'이었던 사과와 배 가격이 올해는 더 올랐습니다. 냉해와 산불 피해 등으로 수확량 감소가 예상된 탓인데 서민들의 부담만 더 커질 전망입니다. 고우리 기자입니다. &<기자&> 하얀 꽃이 핀 나주의 한 배 과수원. 노란빛이어야 할 꽃술이 검게 변했습니다. 갑작스런 꽃샘 추위로 냉해 피해를 입은 겁니다. [손두현/배 재배 농민 : 걱정 많이 됩니다 지금. 저도 수분 작업 하면서 우리 밭 한 번 정도 하거든요. 그런데 3-4번 돌았어요. 하도 걱정돼서. 피해가 올해 좀 있을 것 같아요.] 냉해 피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발생하면서 올해 배값 폭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냉해 피해로 생산량이 40% 이상 감소하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현재 배 10개 가격은 4만 8천여 원, 지난해보다 8%, 평년보다 26% 가량 올랐습니다. 사과값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후지 사과 10개 가격은 3만 1천원 정도로 금사과로 불렸던 지난해보다 29% 더 비쌉니다. [양희용/광주광역시 주월동 : 사과를 조금 사면 4개 만 원 줄 때도 있고, 5개에 만 원 줄 때도 있고 그래요. 그런데 많이 올랐어요. 비싸잖아요 올해는. 올해 더 비싼 것 같더라고. 작년에만 해도 덜 비쌌는데.] 지난해보다 재배 면적이 줄었고, 주산지인 경북 북부 산불 피해까지 겹쳐 앞으로 사과값이 오를 일만 남았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희나/과일가게 상인 : 가격이 조금 싸야 소비자도 그렇고 파는 입장에서도 이것도 권하고, 저것도 권하고 싶은데. 비싸서 그런 입장이 못되니까.] 정부는 '과일값 폭등'을 막기 위해 햇과일이 출하되는 오는 7월까지 비축 물량을 꾸준히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최복수 KBC) KBC 고우리
세월호 참사 11주기…곳곳서 추모 행사 세월호 참사 11주기…곳곳서 추모 행사 등록일2025.04.17 &<앵커&> 세월호 참사 11주기인 어제(16일),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뒤 11번째 봄을 맞은 유족들은, 진도 앞바다를 찾아 그리운 이름을 불렀습니다. 전연남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사랑하는 아이들이 잠든 전남 진도 앞바다. 유가족들은 안산 단원고에서 꺾어온 벚꽃과 국화를 바다에 던지며 그리운 이름을 부르고, 또 불러 봅니다. [박영배/故 박지윤 양 아버지 : 우리 아들 우리 딸 사랑한다. 그 얘기밖에 할 게 없습니다.] [지금 사이렌이 울리고 있습니다.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오후 4시 16분, 경기 안산시 전역에 추모 사이렌이 울려 퍼집니다. 11주기 기억식에 참여한 유가족들은 떠나간 가족을 기리며 눈물을 흘립니다. 노란 나비 스티커를 붙인 채 기억식을 찾은 시민들도 묵념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했습니다. [김종문/추모객 : 그들의 아픔을 돌아보고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데 사회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기억식에 참여한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은, 먼저 떠나간 친구들을 향한 그리움을 편지에 담아 낭독합니다. [장애진/단원고 세월호 참사 생존학생 : 단 한 번만, 모습이 아니더라도 목소리만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유가족들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뿐 아니라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아픈 비극과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염원했습니다. [김종기/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기억하고 행동해야 우리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는 안전한 사회에서 일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세월호가 출항했던 인천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졌습니다. 일반인 희생자 44명의 영정을 모신 채 추모식이 엄수됐습니다. 서울시의회 앞에 마련된 세월호 기억공간에서도 오후 4시 16분부터 시민 기억식이 열렸습니다. [최희신/추모객 : 아픔 그 이상으로 서로 손잡고 좀 편안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마음으로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참사 이후 11번째 돌아온 봄날, 희생자 304명의 넋을 기리는 추모 물결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진 하루였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장창건 KBC, 영상편집 : 이상민, VJ : 이준영)
세월호 참사 11주기…전국 곳곳 추모 물결 세월호 참사 11주기…전국 곳곳 추모 물결 등록일2025.04.17 &<앵커&>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는 304명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가 이어졌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고 11번째 봄을 맞은 유족들은 진도 앞바다를 찾았습니다. 전연남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사랑하는 아이들이 잠든 전남 진도 앞바다. 유가족들은 안산 단원고에서 꺾어온 벚꽃과 국화를 바다에 던지며 그리운 이름을 부르고, 또 불러 봅니다. [박영배/故 박지윤 양 아버지 : 우리 아들 우리 딸 사랑한다. 그 얘기밖에 할 게 없습니다.] [지금 사이렌이 울리고 있습니다.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오후 4시 16분, 경기 안산시 전역에 추모 사이렌이 울려 퍼집니다. 11주기 기억식에 참여한 유가족들은 떠나간 가족을 기리며 눈물을 흘립니다. 노란 나비 스티커를 붙인 채 기억식을 찾은 시민들도 묵념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했습니다. [김종문/추모객 : 그들의 아픔을 돌아보고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데 사회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기억식에 참여한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은, 먼저 떠나간 친구들을 향한 그리움을 편지에 담아 낭독합니다. [장애진/단원고 세월호 참사 생존학생 : 단 한 번만, 모습이 아니더라도 목소리만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유가족들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뿐 아니라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아픈 비극과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염원했습니다. [김종기/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기억하고 행동해야 우리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는 안전한 사회에서 일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세월호가 출항했던 인천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졌습니다. 일반인 희생자 44명의 영정을 모신 채 추모식이 엄수됐습니다. 서울시의회 앞에 마련된 세월호 기억공간에서도 오후 4시 16분부터 시민 기억식이 열렸습니다. [최희신/추모객 : 아픔 그 이상으로 서로 손잡고 좀 편안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마음으로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참사 이후 11번째 돌아온 봄날, 희생자 304명의 넋을 기리는 추모 물결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진 하루였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장창건 KBC, 영상편집 : 이상민, VJ : 이준영)
세월호 참사 11주기…전국 곳곳 추모 물결 세월호 참사 11주기…전국 곳곳 추모 물결 등록일2025.04.16 &<앵커&>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은 오늘(16일), 세상을 떠난 304명의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11년째 시린 봄을 보내고 있는 유족들은 가족을 떠나보낸 진도 앞바다를 찾아 그리운 이름들을 불렀습니다. 전연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랑하는 아이들이 잠든 전남 진도 앞바다. 유가족들은 안산 단원고에서 꺾어온 벚꽃과 국화를 바다에 던지며 그리운 이름을 부르고, 또 불러 봅니다. [박영배/故 박지윤 양 아버지 : 우리 아들 우리 딸 사랑한다. 그 얘기밖에 할 게 없습니다.] [지금 사이렌이 울리고 있습니다.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오후 4시 16분, 경기 안산시 전역에 추모 사이렌이 울려 퍼집니다. 11주기 기억식에 참여한 유가족들은 떠나간 가족을 기리며 눈물을 흘립니다. 노란 나비 스티커를 붙인 채 기억식을 찾은 시민들도 묵념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했습니다. [김종문/추모객 : 그들의 아픔을 돌아보고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데 사회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기억식에 참여한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은, 먼저 떠나간 친구들을 향한 그리움을 편지에 담아 낭독합니다. [장애진/단원고 세월호 참사 생존학생 : 단 한 번만, 모습이 아니더라도 목소리만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유가족들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뿐 아니라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아픈 비극과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염원했습니다. [김종기/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기억하고 행동해야 우리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는 안전한 사회에서 일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세월호가 출항했던 인천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졌습니다. 일반인 희생자 44명의 영정을 모신 채 추모식이 엄수됐습니다. 서울시의회 앞에 마련된 세월호 기억공간에서도 오후 4시 16분부터 시민 기억식이 열렸습니다. [최희신/추모객 : 아픔 그 이상으로 서로 손잡고 좀 편안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마음으로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참사 이후 11번째 돌아온 봄날, 희생자 304명의 넋을 기리는 추모 물결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진 하루였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장창건 KBC, 영상편집 : 이상민, VJ : 이준영)
손석구X최희서, 美 진출…독립영화 '베드포드 파크' 캐스팅 손석구X최희서</font>, 美 진출…독립영화 '베드포드 파크' 캐스팅 등록일2025.01.23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배우 손석구와 최희서가 미국 영화 '베드포드 파크'(Bedford Park)에 캐스팅됐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21일(현지시간) 대한민국의 스타 손석구와 최희서가 인디 영화 '베드퍼드 파크(Bedford Park)'에 출연한다 라고 보도했다. '베드포드 파크'는 가족에 대한 의리와 열정을 향한 끌림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국계 미국인 여성과 헤어진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고독한 전직 레슬링 선수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작가이자 편집자인 스테파니 안의 데뷔작이다. 배우 마동석과 함께 여러 편의 영화를 개발 중인 매니지먼트사 겸 제작사 B&C 콘텐츠가 제작에 참여한다. 손석구의 소속사 스태넘도 22일 '베드포드 파크' 출연 사실을 알렸다. 손석구 이 작품에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잘못을 바로잡으려 하는 전직 레슬링 선수 역을 맡는다. 최희서는 가족에 대한 의무와 개인적인 열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국계 미국인 여성으로 분한다. 최희서는 이날 자신의 SNS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내게 '베드퍼드 파크'는 2019년 5월 29일 오디션 날 찍은 사진에 담긴 담당 너머로 비추는 햇살과 같은 존재였다. 6년이 지난 지금, 드디어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 무척이나 감사하다 라고 소감을 전했다. 두 사람은 영화 '언프레임드', '밤낚시', 연극 '나무 위의 군대'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베드포드 파크'는 올봄 뉴저지에서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ebada@sbs.co.kr
손석구·최희서, 미국 독립영화로 할리우드 진출 손석구·최희서</font>, 미국 독립영화로 할리우드 진출 등록일2025.01.23 배우 손석구, 최희서 씨가 미국 독립영화를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합니다. 최근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두 사람이 독립영화 베드포드 파크에 출연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베드포드 파크는 한국계 미국인 여성과 전직 레슬링 선수의 이야기입니다. 올봄 뉴저지에서 제작을 시작해 내년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화면출처 : Variety)
[D리포트] 노벨상 수상 후 첫 글은 '외할머니에 대한 추억' [D리포트] 노벨상 수상 후 첫 글은 '외할머니에 대한 추억' 등록일2024.10.16 한강 작가가 자신이 동인으로 활동하는 뉴스레터 형식의 무크지에 외할머니와의 추억을 돌아본 짧은 글을 기고했습니다. 노벨문학상 발표 후 나온 첫 글입니다. 온라인 동인 무크지 '보풀'은 어제(15일) 저녁 발행한 제3호 레터에서 한강이 쓴 '깃털'이라는 짧은 산문을 소개했습니다. 분량이 900자가 조금 넘는 글은 작고한 외할머니에 대한 추억을 담았습니다. 작가는 어린 시절 찬장 서랍을 열고 유과나 약과를 꺼내 쥐어주던 외할머니의 모습을 추억하며 내가 한입 베어무는 즉시 할머니의 얼굴이 환해졌다. 내 기쁨과 할머니의 웃음 사이에 무슨 전선이 연결돼 불이 켜지는 것처럼. 이라고 적었습니다. 한강은 글에서 외할머니를 흰 새의 깃털 같은 머리칼을 가진 분 그 깃털 같은 머리칼을 동그랗게 틀어올려 은비녀를 꽂은 사람. 반들반들한 주목 지팡이를 짚고 굽은 허리로 천천히 걷는 사람 으로 추억했습니다. 또 외할머니의 부고를 듣고 내려간 밤, 먼저 내려와 있던 어머니가 한강을 병풍 뒤로 데리고가 외할머니의 고요한 얼굴을 보여준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도 주인공 동호의 외할머니가 동호를 광으로 데려가 찬장에서 유과와 강정을 꺼내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바로 작가의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형상화한 겁니다. 한강은 지난 8월 발행을 시작한 이 무크지에 '보풀 사전'이라는 코너를 연재 중입니다. '보풀'은 한강이 뮤지션 이햇빛, 사진가 전명은, 전시기획자 최희승과 함께 만든 동인 '보푸라기'가 모여 뉴스레터 형식으로 발행하는 무크지입니다. (취재 : 조성현, 영상편집 : 이소영,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흰새의 깃털 같은 머리칼 가진 분 노벨상 후 한강 첫 글  흰새의 깃털 같은 머리칼 가진 분  노벨상 후 한강 첫 글 등록일2024.10.16 ▲ 한강 작가 한강 작가가 자신이 동인으로 활동하는 뉴스레터 형식의 무크지에 외할머니와의 추억을 돌아본 짧은 글을 기고했습니다. 노벨문학상 발표 후 나온 첫 글입니다. 온라인 동인 무크지 '보풀'은 어제(15일) 저녁 발행한 제3호 레터에서 한강이 쓴 '깃털'이라는 짧은 산문을 소개했습니다. 분량이 900자가 조금 넘는 글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문득 외할머니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나를 바라보는 얼굴이다. 사랑이 담긴 눈으로 지그시 내 얼굴을 들여다보다가 손을 뻗어 등을 토닥이는 순간. 그 사랑이 사실은 당신의 외동딸을 향한 것이란 걸 나는 알고 있었다. 그렇게 등을 토닥인 다음엔 언제나 반복해 말씀하셨으니까. 엄마를 정말 닮았구나. 눈이 영락없이 똑같다. 작가는 어린 시절 찬장 서랍을 열고 유과나 약과를 꺼내 쥐어주던 외할머니의 모습을 추억하며 내가 한입 베어무는 즉시 할머니의 얼굴이 환해졌다. 내 기쁨과 할머니의 웃음 사이에 무슨 전선이 연결돼 불이 켜지는 것처럼. 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글을 이어갑니다. 늦게 얻은 막내딸의 둘째 아이인 나에게, 외할머니는 처음부터 흰 새의 깃털 같은 머리칼을 가진 분이었다. (중략) 그 깃털 같은 머리칼을 동그랗게 틀어올려 은비녀를 꽂은 사람. 반들반들한 주목 지팡이를 짚고 굽은 허리로 천천히 걷는 사람 외할머니의 부고를 듣고 내려간 밤, 먼저 내려와 있던 엄마는 작가에게 마지막으로 할머니 얼굴 볼래? 라고 묻고는 작가의 손을 잡고 병풍 뒤로 가 외할머니의 고요한 얼굴 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한강은 짤막한 글을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유난히 흰 깃털을 가진 새를 볼 때, 스위치를 켠 것같이 심장 속 어둑한 방에 불이 들어올 때가 있다. 한강은 지난 8월 발행을 시작한 이 무크지에 '보풀 사전'이라는 코너를 연재 중입니다. '보풀'은 뮤지션 이햇빛, 사진가 전명은, 전시기획자 최희승과 한강 작가가 모인 4인의 동인 '보푸라기'가 모여 뉴스레터 형식으로 발행하는 무크지입니다. 보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주일 전 게시한 글에서 보푸라기 동인 한강은 소설을 쓴다. 가볍고 부드러운 것들에 이끌려 작은 잡지 '보풀'을 상상하게 됐다 고 적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한강, 노벨상 발표 후 첫 글…외할머니에 관한 추억 한강, 노벨상 발표 후 첫 글…외할머니에 관한 추억 등록일2024.10.16 ▲ 작가 한강 한강 작가가 자신이 동인으로 활동하는 뉴스레터 형식의 무크지에 외할머니와의 추억을 돌아본 짧은 글을 기고했습니다. 노벨문학상 발표 후 나온 첫 글입니다. 온라인 동인 무크지 '보풀'은 지난 15일 저녁 발행한 제3호 레터에서 한강이 쓴 '깃털'이라는 짧은 산문을 소개했습니다. 분량이 900자가 조금 넘는 글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문득 외할머니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나를 바라보는 얼굴이다. 사랑이 담긴 눈으로 지그시 내 얼굴을 들여다보다가 손을 뻗어 등을 토닥이는 순간. 그 사랑이 사실은 당신의 외동딸을 향한 것이란 걸 나는 알고 있었다. 그렇게 등을 토닥인 다음엔 언제나 반복해 말씀하셨으니까. 엄마를 정말 닮았구나. 눈이 영락없이 똑같다. 작가는 어린 시절 찬장 서랍을 열고 유과나 약과를 꺼내 쥐어주던 외할머니의 모습을 추억하며 내가 한입 베어무는 즉시 할머니의 얼굴이 환해졌다. 내 기쁨과 할머니의 웃음 사이에 무슨 전선이 연결돼 불이 켜지는 것처럼. 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글을 이어갑니다. 늦게 얻은 막내딸의 둘째 아이인 나에게, 외할머니는 처음부터 흰 새의 깃털 같은 머리칼을 가진 분이었다. (중략) 그 깃털 같은 머리칼을 동그랗게 틀어올려 은비녀를 꽂은 사람. 반들반들한 주목 지팡이를 짚고 굽은 허리로 천천히 걷는 사람 외할머니의 부고를 듣고 내려간 밤, 먼저 내려와 있던 엄마는 작가에게 마지막으로 할머니 얼굴 볼래? 라고 묻고는 작가의 손을 잡고 병풍 뒤로 가 외할머니의 고요한 얼굴 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한강은 짤막한 글을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유난히 흰 깃털을 가진 새를 볼 때, 스위치를 켠 것같이 심장 속 어둑한 방에 불이 들어올 때가 있다. 한강은 지난 8월 발행을 시작한 이 무크지에 '보풀 사전'이라는 코너를 연재 중입니다. '보풀'은 뮤지션 이햇빛, 사진가 전명은, 전시기획자 최희승과 한강 작가가 모인 4인의 동인 '보푸라기'가 모여 뉴스레터 형식으로 발행하는 무크지입니다. 보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주일 전 게시한 글에서 보푸라기 동인 한강은 소설을 쓴다. 가볍고 부드러운 것들에 이끌려 작은 잡지 '보풀'을 상상하게 됐다 고 적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전도연·박해수 덕에 성공했다?…우리가 주목해야 할 '뒷것' [스프] 전도연·박해수 덕에 성공했다?…우리가 주목해야 할 '뒷것' [스프] 등록일2024.07.14 '월드 스타' 전도연·박해수 출연으로 장안의 화제가 된 연극이 얼마 전 폐막했습니다. 바로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됐던 연극 '벚꽃동산'입니다. 6월 4일 개막한 이 연극은 30회를 원 캐스트로 진행하며 객석 점유율 95%를 기록했습니다. 4만 명 넘는 관객이 이 연극을 본 것이죠. 아무리 '스타 캐스팅'이었다 해도 대중적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연극 장르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입니다. '벚꽃동산'은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19세기 말 러시아를 배경으로 벚꽃동산의 지주 라네프스카야와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귀족 가문의 몰락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시간과 공간적 배경을 한국으로 옮겨, 한국의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이야기가 된 '벚꽃동산' 이 연극은 고전의 재해석으로 주목받는 호주 출신의 연출가이자 영화감독인 사이먼 스톤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사이먼 스톤은 원작을 직접 한국판으로 각색했습니다. 무대를 19세기 말 러시아에서 현대 한국으로 옮겨왔지만,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원작의 라네프스카야는 한국의 재벌 3세 송도영이 되었습니다. 송도영은 10여 년 전 어린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다가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그가 돌아온 서울은 예전 같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가세가 기울어 가족들과 오랫동안 함께 살았던 집이 넘어갈 위기에 처해 있죠. 이 집 운전기사의 아들로 성공한 사업가가 된 황두식은, 송도영과 오빠 송재영에게 더 늦기 전에 좋은 조건에 자산을 처분하고 기업을 살리라고 조언하지만, 이들은 귀담아듣지 않습니다. 송도영을 연기하는 전도연, 황두식을 연기하는 박해수, 송재영을 연기하는 손상규, 모두 명불허전의 연기를 보여줬습니다. '벚꽃동산'은 본래가 몇몇 주역만 돋보이지 않고, '벚꽃동산'을 드나드는 모든 인물이 생생한 매력으로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죠. 최희서, 남윤호, 유병훈, 이세준, 이주원, 이지혜 등 다른 배우들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연출가 사이먼 스톤은 한국 영화를 200편 이상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한국 문화에 친숙하다고 합니다. 역할에 어울리는 한국 배우들을 직접 추천하기도 했죠. 한국판 '벚꽃동산'을 쓰기 위해 평창동 같은 전통적 부촌을 답사했고, 한국 배우들과 소통하며 대본을 완성했습니다. 무대 디자인은 주목받는 한국인 건축가 '사울 킴(김민규)'이 맡았습니다. 예전부터 건축가 사울 킴의 팬이었던 사이먼 스톤이, 한국판 '벚꽃동산'의 무대를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사울 킴이 이를 받아들여 인상적인 무대가 탄생했습니다. 좋아하던 건축가를 자신이 연출한 작품에 참여시킨 사이먼 스톤이 '성덕'이 되었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꼭 봐야 할 작품'…해외 초청 잇따라 '벚꽃동산'은 스타 배우들과 감독들에게도 '꼭 봐야 할 작품'으로 꼽혔습니다. 이영애, 황정민, 정우성, 설경구, 송혜교, 한가인, 임지연, 김고은, 천우희, 차은우 등 배우들과 박찬욱, 이창동, 이준익 감독이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나도 이런 연극 한번 해보고 싶다'고 한 배우들이 많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해외 유명 페스티벌과 공연장 관계자들도 '벚꽃동산'을 보기 위해 잇따라 한국을 다녀갔습니다. 토니상과 올리비에 어워드 연출상을 석권한 연출가 이보 반 호브는 개막 첫날 공연을 보고 ''벚꽃동산'의 위대한 현대적 재해석'이라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이보 반 호브는 유럽의 주요 공연 축제 중 하나인 독일 루르 트리엔날레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데요, 당장 '벚꽃동산'을 이 축제에 초청했습니다. 이외에도 해외 주요 페스티벌과 극장들이 '벚꽃동산'을 공연해달라는 요청을 해온 상태입니다. 내년 3월 호주 애들레이드 페스티벌 공연 일정은 확정되었고, 루르 트리엔날레를 중심으로 한 유럽 투어 일정도 내년 가을 정도로 조율하는 중입니다. 뉴욕과 싱가포르, 타이완 등 다른 지역 투어도 논의 중인데요, 바쁜 배우들의 일정을 맞추는 게 문제일 뿐, 한국 배우들이 한국어로 공연하는 한국판 '벚꽃동산'을 전 세계 관객들이 보게 되는 것이죠. 연극 '벚꽃동산'의 '뒷것' '벚꽃동산'이 화제가 되면서 주로 배우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지만, 저는 이 공연 제작을 맡은 LG아트센터의 역할에도 주목하게 됩니다.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라는 SBS 다큐멘터리 덕에 유행한 '앞것' '뒷것' 용어를 빌어 말하자면, 공연 제작을 맡은 LG아트센터는 '뒷것'이고, 앞것들을 빛나게 하는 뒷것 역할을 아주 잘 해냈습니다. LG아트센터는 '충성 관객'이 많은 공연장으로 알려져 있죠. 초창기에는 세계 공연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해외 연극, 무용 작품들을 선별해서 소개하는 공연장으로 공연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해외 초청 공연을 하더라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작품만 좋으면 꾸준히 다시 초청하며 협력 관계를 공고히 했습니다. 관계가 쌓일수록 해외 신작을 발빠르게 초청하는 것도 쉬워지고, 해외 공연장들과 공동으로 신작을 위촉 제작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작고한 독일의 세계적인 무용가 피나 바우쉬가 2005년 LG아트센터의 위촉으로 한국을 소재로 한 무용극을 만든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작품은 LG아트센터 초연 이후 일본과 독일, 프랑스 등 해외 공연장에서도 선보였습니다. LG아트센터는 이보 반 호프 같은 세계 연극계 거장의 작품들을 소개하기도 하지만, 한국 연극도 꾸준히 제작해 왔습니다. LG아트센터 역삼동 시대를 마감한 연극 '코리올라누스'는 양정웅 연출, 남윤호 주연으로 당시 연극계에서 돋보이는 화제작이었습니다. 스타 연출가를 초빙하고, 작품에 맞는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긴 시간 연습과 제작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스타들을 모아놓는 것도 힘들지만, 모아만 놓는다고 일이 다 되는 것도 아니죠. 이번 공연은 LG아트센터가 몇 년 전부터 사이먼 스톤과 교류하며 한국에서 연극 같이 만들어보자는 공감대를 쌓았고, 그동안 연극을 직접 제작하며 축적한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한 프로젝트였습니다. LG아트센터가 돋보이는 이유 어쩌면 이 프로젝트는 민간 공연장인 LG아트센터라서 가능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벚꽃동산'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이현정 센터장은 LG아트센터 개관 준비부터 시작한 1호 직원입니다. 그는 평직원으로 입사해 공연기획팀장, 국장을 거쳐 내부 승진했습니다. '벚꽃동산'은 LG아트센터라는 공연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 공연장의 정체성을 만들어온 센터장이 큰 그림을 그리고, 실현해 낸 프로젝트였습니다. 해외에서는 대형 신작 개발을 공공극장이 맡는 경우가 많지만, 정권을 누가 잡느냐, 지방자치단체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쉽게 바뀌고 휘둘리는 한국의 공공 극장 현실에선 이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쉽지 않습니다. 길어야 임기 3년인 한국의 예술 단체장이나 극장장은 어쩌면 자기 임기 후에나 실현될 장기 프로젝트를 준비할 여유도, 이유도 많지 않습니다. 만약 단체장에게 뚜렷한 비전이 있다면, 영혼을 갈아 넣어서라도 좋은 공연 해보고 싶다는 실무자가 있다면, 그리고 그 실무자가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다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상당히 예외적인 경우고, 현실에서는 전문성 없는 사람이 갑자기 낙하산 인사로 예술 단체장이나 극장장이 되고, 어느 캠프 출신이라더라, 정치인 누구와 친하다더라, 이런 풍문들이 떠도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게다가 그 자리에 누가 있으나 없으나 별 상관없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건지, 경제·사회 단체장 인사 먼저 챙기느라 그러는 건지, 후임자를 미리 정해 충분한 인수인계 시간을 주기는커녕, 공석이 나도 빨리 채우지 않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극장장 자리가 2년 가까이 공석이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문화예술을 홍보 수단 정도로만 보는 인식도 아직 팽배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