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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하 열풍' 일으킨 '폭군의 셰프' 이채민… 행복하고 감사 종영 소감 글로벌 '전하 열풍' 일으킨 '폭군의 셰프' 이채민… 행복하고 감사  종영 소감 등록일2025.09.29 '폭군의 셰프'로 글로벌 '전하 열풍'을 일으킨 배우 이채민이 드라마 종영 소감을 전했다. 지난 28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극본 fGRD, 연출 장태유) 최종회에서 이헌(이채민 분)은 인주대왕대비(서이숙 분)를 죽였다는 천인공노할 누명을 쓰고 폐위됐지만, 이복동생 진명의 앞날을 위해 궁으로 돌아와 역모를 꾸민 제산대군(최귀화 분)과 결판을 지었다. 결국 귀양길에 오르는 신세가 되었음에도, 끝까지 자신을 해하려 하고 연지영(임윤아 분)을 납치한 제산대군에게 맞서며 치열한 결전을 펼쳤다. 모든 것을 잃은 이헌은 연지영이 죽음을 맞은 동시에 현대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고, 그 또한 목숨을 잃은 듯 보였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다시 시간을 넘어 연지영과 재회했고 처음 만났을 때 연지영이 만들어주었던 환세반을 대접하며 두 사람의 새로운 시작을 예고, 해피엔딩을 이뤄내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채민은 '폭군의 셰프'를 통해 첫 방송부터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으로 매 회 새로운 얼굴을 선보이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로코 보석'으로 발굴되며 가능성과 함께 뚜렷한 성장을 입증해 냈고,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전하'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글로벌 팬덤까지 사로잡았다. 강렬한 눈빛과 단단한 발성, 안정적인 톤으로 폭군 이헌의 카리스마를 구현해 극의 몰입도를 견인했고, 첫 사극 도전임에도 완성도 높은 연기로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냈다. 또한 이채민은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폭군이 될 수밖에 없었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깊은 몰입을 선사했다.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겪는 고뇌와 분투를 설득력 있게 풀어냈고,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는 애틋한 눈빛과 감정을 쏟아냈다. 후반부로 향할수록 처절한 액션과 함께 로맨스를 담아내 시청자의 이입을 극대화, 이헌의 서사에 온전히 빠져들게 했다. 뿐만 아니라 극 중 인물들과의 다채로운 케미스트리는 물론, 음식 앞에서 진심 어린 표정으로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장면 하나하나에 힘을 실었다. 이처럼 설렘과 감동, 웃음까지 모두 아우르며 이헌이라는 캐릭터를 가장 이헌답게 완성한 이채민은 모든 면에서 완벽한 결과를 이끌었다. 탄탄한 연기력과 뚜렷한 성장으로 매회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이채민은 29일 소속사 바로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채민은 추운 겨울부터 무더운 여름까지 모두가 함께 땀 흘리며 촬영한 저희 드라마가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되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부디 시청자분들께 저희 작품이 때로는 웃음과 설렘을, 또 때로는 따뜻함과 감동을 전하며 여운이 짙은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라고 전했다. 이어 이미 제게는 그런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았습니다 라고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낸 그는 부족한 저에게 많은 배움과 성장, 그리고 행복을 안겨준 소중한 시간이었고, 여전히 그 여운이 남아 앞으로의 저를 위한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좋은 작품과 연기로 보답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다시 한번, 저희 드라마를 시청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라고 감사를 표현했다. [사진 제공=tvN]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스브수다] 황동혁 감독, '오징어 게임2' 호불호에 답하다 [스브수다] 황동혁 감독, '오징어 게임2' 호불호에 답하다 등록일2025.01.14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황동혁 감독은 솔직하다. '오징어 게임' 시즌2를 둘러싼 높은 기대감과 그에 따른 혹독한 평가에 대해서 적잖은 부담감과 섭섭함을 토로했다.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논란을 일으킨 탑 캐스팅에 대해서는 작품이 공개되기 전이나 후나 일관된 태도를 보였다. 한마디로 '감독인 내가 쓰고 싶어 썼다는'는 입장이었다. 탑의 연기력 논란 역시 '감독인 내 책임'이라는 소신도 명확하게 밝혔다. 그렇다고 해서 무례하다는 인상을 주지는 않는다. 한 배에 탄 일원을 품는 모습에서 한 작품의 수장으로서의 책임감이 읽혔다. 여론에 따라서 입장을 달리하는 사람보다는 솔직하고 명확해 호감을 샀다. 속된 말로 똥개도 자기 집 오면 50%는 먹고 간다는데, 전 오히려 한국에 와서 50% 까고 들어가는 것 같네요. (웃음)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 시즌2에 국내 시청자들의 박한 평가에 뼈 있는 말로 반응했다. 한국인들의 영상 콘텐츠를 보는 안목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거장이 된 봉준호, 박찬욱 감독도 일찌감치 국내 관객의 냉철한 평가에 대해 언급했고, 그것이 오늘날 자신들을 만든 원동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흥행 역사를 바꾼 '오징어 게임'도 예외가 없었다. 시즌1을 떠올려 보면 공개 초반 국내 혹평, 해외 호평 여론이 형성됐다. 이후 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와 수상 소식이 들려오면서 국내 여론도 역전됐다. 시즌1과 비교하면 정도는 덜하지만, 시즌2도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첫 주(12월 23~29일) 6,800만 뷰를 기록하며 공개 첫 주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고, 2주 차(12월 30일~1월 5일)에는 5,820만 뷰를 기록했다. 2주 연속 글로벌 TOP 10 1위 자리를 지킨 것은 물론이고 11일간 기록한 시청 수(1억 2,620만 뷰)로만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시리즈(비영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인기 질주와 별개로 시즌1과 비교하면 시즌2에 대한 호평 지수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전편의 신선함을 잃은 데다 개연성 떨어지는 전개가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시즌2,3을 동시에 촬영해 나눈 탓에 시즌2는 이야기가 뚝 끊긴듯한 인상을 준다. 시청자들은 7회, 총 494분에 이르는 긴 시간을 투자하고도 게임의 결말과 주인공들의 운명을 확인하지 못했다. 불만이 나올만하다. 황동혁 감독은 이 작품을 향한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과 냉정한 평가를 '왕관의 무게'라 표현하며 왕관 덕에 누린 게 많으니 이 작품으로 받는 부담, 고통은 감내해야 한다 고 쿨하게 반응했다. 그러면서 작품 공개 이후 나오고 있는 호불호 반응에 솔직한 답변을 내놓았다. ◆ 탑 출연 논란의 피로감... 문제가 있다면 감독 탓 적어도, 국내 언론은 탑(최승현)에 가장 몰두한 느낌이다. 시즌2 공개일 가장 많이 쏟아진 기사도 탑에 관한 것이었다. 정확히는 '탑이 '오징어 게임2'을 망쳤다'는 요지의 평이었다. 맞는 말도, 틀린 말도 아니다. 탑은 시즌2에서 힙합 서바이벌 준우승자 출신 래퍼 타노스로 분했다. '오징어 게임2'에 등장하는 수십 명의 출연진 중 한 명이다. 조연치고 비중이 크다? 맞는 말이다. 주연인 이정재, 이병헌을 제외하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탑의 발연기가 작품을 망쳤다? 틀린 말이다. 시즌1에 비해 캐릭터가 두드러지지 않은 시즌2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인물이 타노스다. 특히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밈(Meme) 소비가 활발하다. 논란이 논란을 만드는 듯한 기사들의 반복 재생산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도 상당하다. 황동혁 감독은 탑 출연과 관련해서 작품 공개 전부터 확실한 소신을 밝혔고, 이는 작품이 공개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황동혁 감독은 최승현이 그렇게 용서받지 못한 줄 몰랐다 면서 이 친구를 캐스팅할 때 마약으로 활동 중단하고 복귀한 분들을 찾아봤다. 이후 2000년대까지 마약, 복귀가 이어졌고 굉장히 유명한 분도 많았다. 최승현은 이미 6~7년이 지났을 때라 이 정도면 사람들이 용인해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캐스팅을 진행했다. 대중의 불호 반응을 보고 깜짝 놀라긴 했다 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타노스는 코인 투자 실패 후 큰 빚을 진 데다 마약에 빠진 인물로 설정돼 있다. 대마초 흡연 혐의로 처벌을 받은 탑이 드라마에서 마약을 먹는 모습을 연기한 건 다소 충격적이었다. 캐스팅 자체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탑에게 자기 반영적 캐릭터를 부여한 황동혁 감독의 뚝심도 놀라웠다. 창작자는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얻기 위해 이렇게 독해지기도 한다. 이번 시즌에서는 코인 열풍과 그로 인한 몰락, 마약 문제 같은 MZ세대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다뤄보고 싶었다. 탑이 연기한 타노스는 마약 때문에 망한 래퍼 설정이라 안 한다고 할 줄 알았다. 자기를 희화화시킨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나. 그런데 오디션을 본다고 했고, 그 자리에서 가능성을 봤다. 제가 빅뱅 팬도 아니고 복귀를 도우려고 캐스팅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이 배우가 이 역할을 하는 게 메시지를 더 강화할 것 같았다. 연기력에 대한 논란도 있는데 그의 연기에 아쉬움을 느꼈다면 그건 제 탓이다. 제가 그렇게 디렉팅을 했다. 타노스에게 '쇼 미 더 머니'에 나오는 스웨그(Swag) 강한 래퍼 캐릭터를 부여하고 싶었다. 그래서 다소 과장된 몸짓과 연기를 주문했다. 나는 그가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반응이 좋은 편이다. ◆ 세 가지 게임의 비하인드... '그대에게' 삽입 비화 시즌2에서는 총 세 가지 게임이 등장한다. 시리즈의 시그니처 게임이라 할 수 있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포문을 열고, 5개의 미니 게임으로 구성된 5인 6각 게임, 그리고 짝짓기 게임인 둥글게 둥글게가 등장한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1 때 6개의 게임을 만들고 남은 게임 리스트를 참고해 전체 게임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시리즈의 시그니처기도 하고, 영희도 나온다. 또한 게임에 재출전한 기훈이 처음 게임에 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설정을 부여하기 위해 첫 번째 게임으로 넣었다. 두 번째 게임부터는 시즌1과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룹 내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싶어 시즌1 때 모아놓은 리스트 중에서 하나씩 넣기는 좀 작은 게임 5개를 모아 5인 6각 근대 5종 게임으로 만들었다. '둥글게 둥글게'는 어릴 때 유치원에서 많이 하는 게임이다. 아이들을 서로 끌어안게 해서 유대감을 형성시켜 주지만 누군가를 배제하고 버리기도 한다. 잔인한 면이 있는 묘한 게임이다. 게임의 재미가 상당한 작품이기에 새 게임에 대한 글로벌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시즌1에서 딱지치기와 구슬게임이 히트했다면, 시즌2에서는 공기놀이가 챌린지처럼 유행 조짐을 보인다. '둥글게 둥글게'의 경우도 밈이 형성됐다. 특히 타노스와 남규가 음악에 맞춰 왈츠를 추는 동작과 빅뱅의 '뱅뱅뱅' 안무 동작을 떠올리게 하는 탑의 춤사위는 해외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 인기를 끈 장면은 기훈 팀의 5인 6각 게임 장면이었다. 故 신해철의 대표곡 '그대에게'가 삽입돼 4050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황동혁 감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응원가 아닌가. 기훈 팀이 가장 마지막 팀이었고 아무도 안 보는 경기니 그 음악을 써보고 싶었다. 사용 허락도 어렵게 받았다 고 전했다. 시즌3에서는 영희의 남자친구인 철수의 등장이 예고됐다. 영희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서 도전자들의 움직임을 감지해 내는 남다른 능력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철수에게도 비장의 필살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동혁 감독은 철수와 영희가 활약하는 새 게임에 대해 시즌3의 가장 흥미진진한 순간이 될 것 이라고 귀띔했다. ◆ 낭비된 배우들?... 여성 캐릭터는 '모성애' 강조 시즌2는 시즌1보다 더 많은 캐릭터가 나온다. 웬만한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는 배우들이 조연으로 대거 출연해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다만 배우의 유명세나 무게감에 비해 비중이 작거나 빨리 퇴장해 '배우 낭비'라는 비판도 적잖다. 유명한 배우를 쓰려고 해서 쓴 건 아니다. 오디션을 많이 봤다. 박규영, 조유리, 원지안 등이 대표적으로 오디션을 통해 발탁한 경우다. 기준이라면 연기력과 외모, 누가 제일 적합하냐를 본다. 어차피 유명인을 뽑아도 외국 시청자들은 잘 모르니 그것이 가진 이점이 제게 중요하지 않았다. 시즌1 때는 유명하지 않은 배우가 많이 나왔지만 외국에선 전혀 문제가 안 됐다. 이진욱이 연기한 경석 캐릭터는 초반에 전사까지 삽입할 정도로 힘을 실었지만, 막상 게임에 돌입하자 비중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최귀화는 대사 한마디 없이 카메라에 스치듯 등장했다. 물론 이 캐릭터들은 시즌3에서 활약이 예정돼 있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3를 기다려달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고 말을 아꼈다. 또한 이번 시리즈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들은 대부분 모성애 설정이 있다. 빚쟁이 아들과 함께 끝까지 게임에 참여하는 금자(강애심), 임신한 아이와 함께 밝은 미래를 꿈꾸는 준희(조유리), 북에 두고 온 딸을 만나기 위해 진행요원이 된 노을(박규영)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황동혁 감독은 여성 도전자들의 경우 강한 동기가 필요했다. 이런 엄청난 곳에 오려면 말도 안 되는 이유가 필요했는데 제가 남자라 그런지 '엄마', '모성애'보다 강력한 동기는 없을 것 같았다 고 답했다. ◆ 성기훈의 영웅놀이... 시즌3에서 아쉬움 풀릴 것 성기훈이 게임에 다시 참여하는 건 시즌2 탄생에 있어 불가피한 설정이었다. 456억 원을 쟁취하고도 목숨을 건 게임에 다시 참여하는 기훈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시청자도 다수였지만, 황동혁 감독이 작품을 통해 그 점을 납득시키리라는 강력한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연 시즌2는 성기훈의 무모한 영웅놀이에 몰두한 인상을 남겼다. 시즌2의 폭주는 작품 전체의 완성도와 균형을 깨뜨린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시즌1에서 언급이 됐지만 기훈은 공고를 나오고 자동차 회사에 취직한 블루칼라 노동자였으나 정리해고 당한 인물이다. 시즌1에서는 약간 철도 없고, 좀 루저 같은 캐릭터인데 인간의 선한 의지와 양심이라는 걸 갖고 있는 동네 아저씨였다. 이 인물이 많은 위기를 겪고 시즌2에서 변화하게 된다. 돈키호테처럼 이 시스템과 사회를 바꿔보겠다고 다시 게임에 뛰어든다. 현재 우리 사회에 이런 인물이 없지 않나. 예전에는 혁명, 제도를 바꾸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자기가 피해를 보지 않고 모두가 잘사는 것에 대한 담론이 사라졌다. 기훈은 그걸 여전히 좇으며, 그걸 통해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우리가 이렇게 된 건 저 위에 있는 사람들 때문이야. 우리가 분노를 표출해야 한다면, 뭔가 바꿔야 한다면 손가락질은 위로 향해야 돼'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비록 계란으로 바위 치기처럼 결국 실패하는 이야기가 되더라도 각자도생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직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시즌2의 성기훈이 탄생했다. 황동혁 감독은 성기훈의 변화가 이야기의 과정에 있음을 강조했다. 시즌2에서는 '실패한 영웅'으로 남았지만, 시즌3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알 수 없다. 다만 그가 설계한 '오징어 게임'이라는 거대한 게임 아래에서 성기훈이라는 '말'은 이렇게 쉽게 쓰러지진 않을 것 같다. '오징어 게임'은 황동혁 감독이 약 10년간 품고 있던 아이템이다. 영화화를 꿈꿨으나 국내 대부분의 투자배급사에서 투자를 거부당했고 뒤늦게 넷플릭스 드라마로 탄생했다. 그 결과는 알다시피 대박이었다. 시즌1의 놀라운 성공과 함께 시즌2 제작은 당연한 일이 됐다. 10년에 걸친 집필이었던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약 2년 만에 각본을 써야 했다. 각본과 연출이 분업화된 미국의 드라마 제작 시스템과 달리 황동혁 감독은 이번에도 각본을 직접 쓰고 연출까지 하는 일당백 역할을 해냈다. 시즌1을 만들며 6개의 이를 뽑아야 했던 황동혁 감독은 시즌2를 만들 때도 스트레스로 인한 치아 문제를 겪었다고 밝혔다. 공개 초반 혹평 우세의 반응에 적잖은 속앓이도 했지만, 이야기의 완결을 보여줄 시즌3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시즌2가 아무래도 시즌1보다는 완결성이 좀 떨어지는 이야기다 보니까 시청자들은 '여기서 끝내는 거야? 어떻게 기다리라고!'라는 반응을 보이시는 것 같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1위를 하고 있어서 안도하는 마음도 든다. 시즌3는 더 재밌을 것이다. 기대해 달라. '오징어 게임'의 대미가 될 시즌3 6부작은 올해 여름께 공개될 예정이다. ebada@sbs.co.kr
손예진부터 두기봉까지…제28회 BIFAN, 화려한 개막 손예진부터 두기봉까지…제28회 BIFAN, 화려한 개막 등록일2024.07.05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 집행위원장 신철)가 드디어 축제의 막을 올렸다. 4일 오후 7시 부천아트센터에서 개막, 장도에 올랐다. 개막작 '러브 라이즈 블리딩'의 배우 안나 바리시니코프와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 손예진, 배우 박중훈(심사위원장), 두기봉 감독(마스터클래스) 등 국내외 영화인과 관객 1,000여 명이 참석해 영화제 시작을 함께했다. 개막식 사회는 배우 정수정·장동윤이 맡았다. 박중훈·김선아·사부·송운화·제이슨 테일러 등 심사위원과 곽시양·권은비·김도연·김보성·김재중·김정난·문정희·박주현·박지훈·손수현·예지원·이현우·이호원·장미희·장성범·재현·정이서·정하담·조상구·조성하·최귀화·최다니엘·최명길·최재성·한상진·한지일과 두기봉·나카타 히데오·아누팜·야기라 유야 등 국내외 게스트가 참석, 자리를 빛냈다. 개막식 오프닝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의 삽입곡 'Also Sprach Zarathustra'(짜라투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파이프 오르간 연주, 화려한 조명 쇼, 공식 아이디 필름 상영이 장식했으며, 배우 정수정·장동윤의 사회로 본격적인 축제의 막을 올렸다. 이어 정지영·조용익 조직위원장의 환영사와 개막선언으로 제28회 BIFAN의 출항을 알렸다. 정지영 조직위원장은 올해 BIFAN은 'BIFAN+ '를 통해 도약의 해가 될 것 이라며 올해 BIFAN의 포부를 밝혔다. 조용익 조직위원장은 올해는 특히나 AI를 활용해 콘텐츠의 저변을 넓히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BIFAN만이 지닌 예술적 도전 의식과 아시아 최대 장르 영화제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것 이라며, 앞으로도 BIFAN이 글로벌 관객들과 부천 시민 모두가 함께 누리고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함께하겠다 고 밝혔다. 다음으로 AI 특별 영상을 상영했다. 상영 후 무대에 오른 신철 집행위원장은 영화의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영화제도 진화해야 한다. 27년 판타스틱 영화제의 전통을 이어가며 미래를 향한 혁신을 올해 출발한다 며 국내 최초로 AI 영화 경쟁부문을 도입하고, 런웨이사의 영상 제작 AI 프로그램 GEN-3를 세계 최초로 활용하는 워크숍, 국내외 각 분야 선두의 국제적인 연사들을 모셔 부천 최초로 AI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고 밝혔다. 거대자본 없이 할리우드 영화를 이길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부천에서 꽃피우겠다. 미래를 위한 노력과 한층 새로워진 영화, 이벤트들이 여러분을 즐겁게 해드릴 것 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제3회 BIFAN '시리즈 영화상' 시상에선 '기생수: 더 그레이'의 연상호 감독과 변승민 대표(클라이맥스 스튜디오), 양유민 대표(와우포인트)가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변승민 대표는 어느 영화제보다도 빠르게 변화를 맞이해 영화의 정의를 새롭게 만드는 BIFAN은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응원하는 영화제 라며 보내주신 응원에 힘입어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만들겠다 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 무대는 심사위원단이 장식했다. 심사 위원장으로 위촉된 배우 박중훈과 단편 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배우 송운화가 무대인사를 가졌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배우 손예진과 안나 바리시니코프가 장식했다. 손예진 배우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배우 특별전'으로 관객들과 만나는 자리까지 마련해주셔서 영광스럽다 며 배우로서 '독.보.적.'이라는 수식어는 황홀할 정도로 멋진 말이다. 많은 배우들이 각자 독보적인 매력과 색깔이 있는데, 저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가치 있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하다 고 소감을 밝혔다. 개막작 '러브 라이즈 블리딩'의 배우 안나 바리시니코프는 BIFAN에 오게 되어 크나큰 영광이다. 한국에 처음 방문해 아주 아름다운 하루를 보냈다 라며 이 영화의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압도적인 창작물임을 알아봤다. 이상하면서도 로맨틱한 이 이야기가 사랑이 우리에게 하여금 어떠한 극단으로 다가갈 수 있게 만드는지를 보여준다 고 영화에 대한 소개를 전했다. 영화를 연출한 로즈 글래스 감독은 데뷔작 '세인트 모드'로 2019년 BIFAN에서 감독상을 받은 인연이 있다. 개막작 상영은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가졌다. '러브 라이즈 블리딩'은 예매 오픈 19초만에 매진됐다. 제28회 BIFAN 사상 최단시간 매진 기록이다. 개막식을 마친 제28회 BIFAN은 7월 14일까지 11일간의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한다. 49개국 253편의 상영작은 부천시청(잔디광장·어울마당·판타스틱큐브)·한국만화박물관·CGV소풍과 온라인 상영관 웨이브(wavve)에서 만날 수 있다. 다채로운 국내외 게스트가 참석하는 프로그램 이벤트와 GV도 상영과 함께 선보인다. 배우 특별전 '독.보.적. 손예진' 전시(7월 5일~7월 14일)는 현대백화점 중동점 유플렉스 1층에서 갖는다. XR 전시 '비욘드 리얼리티'는 부천아트벙커B39에서 열린다. 시민참여행사 '7월의 카니발'(7월 5일~7월 7일)은 부천시청 소향로 일대에서 시민·관객과 함께한다. ebada@sbs.co.kr
최귀화, 생활고 겪는 스태프 암 수술비 내줬다…뒤늦게 전해진 미담 최귀화</font>, 생활고 겪는 스태프 암 수술비 내줬다…뒤늦게 전해진 미담 등록일2023.09.27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배우 최귀화가 드라마 스태프의 암 수술비를 지원해 줬다는 미담이 공개됐다.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감사합니다. 배우 최귀화 선배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10년 이상 방송 스태프로 근무했다고 밝힌 글쓴이 A씨는 프리랜서라 쉬게 되면 무조건 손해였고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편찮으신 엄마도 돌볼 수 있고 가장이니 더욱 노력했던 거 같다 라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다 드라마를 하면서 최귀화 선배님을 알게 됐다 는 A씨는 촬영이 힘들고 피곤하셨을 텐데 늘 챙겨주시던 그 친절함과 감사함을 잊을 수가 없어 이렇게나마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 글을 쓰게 됐다 고 전했다. 특히 A씨는 제가 몇 년간 드라마 스태프로 힘들었는지, 몸이 심하게 아파 여성 암에 걸려 큰 수술을 해야 했다. 몸이 편찮으신 엄마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저 혼자서 벌고 있던 터라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 고 암 진단을 받아 힘들었던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치료를 받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저의 사정을 들은 최귀화 선배님이 수술비를 흔쾌히 내주셨고 덕분에 치료를 잘 받고, 건강하게 일을 지속해 나갈 수 있었다 라고 최귀화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히며 정말 당시 너무 막막했는데,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A씨는 편찮으신 몸으로 지내시는 엄마의 안부도 물어주시며 많이 챙겨주시던 최귀화 선배님의 선행에 감사하는 마음에 글을 올린다 며 당시 돈을 조금씩이라도 갚겠다는 저에게 빨리 완쾌해서, 현장에서 만나는 게 갚는 거라며 치료에 전념하라던 선배님의 말씀 깊이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생계 때문에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스태프로 돌아가 함께 작품에 참여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고 덧붙였다. A씨가 전한 최귀화와 관련한 사연은 소속사 확인 결과 사실로 밝혀졌다. 누리꾼들은 최귀화 배우 멋지다 , 정말 귀한 사람이다. 가슴이 따뜻해진다 , 사람이 진국이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칭찬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1997년 연극 '종이연'으로 데뷔한 최귀화는 2014년 tvN 드라마 '미생'을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특히 영화 '범죄도시'의 1, 2편에서 강력반장 전일만 역을 맡아 인기를 모았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범죄도시' 최귀화, 교수 됐다…안양대 공연예술과 특임교수 임명 '범죄도시' 최귀화</font>, 교수 됐다…안양대 공연예술과 특임교수 임명 등록일2023.08.31 배우 최귀화가 교수가 됐다. 31일 소속사에 따르면, 최귀화는 오는 9월부터 1년간 안양대학교 공연예술학과의 특임교수로 부임하며 영화인을 꿈꾸는 학생들의 성장을 함께할 예정이다.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 '부산행', '택시운전사' 등 다양한 작품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 최귀화는 평소 독립영화 제작과 후배 양성에 깊은 애정을 쏟아왔다. 최귀화는 교수로서 기본적인 이론 수업을 비롯해 실제로 학생들과 영화를 제작하며 값진 경험을 선물할 계획이다. 최귀화가 이끄는 헤드 스태프들도 총출동해 학생들과 깊이 호흡하며 연기와 연출, 극본 등 실전 노하우도 아낌없이 전수할 계획이다. 2학기 시작을 앞두고 최귀화는 훌륭한 교수님들이 체계적인 커리큘럼에 맞춰 짜임새 있게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이에 시대의 흐름에 맞춰 공연예술학과 학생들이 연극 공연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려 한다 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현장 경험이 풍부한 헤드 스태프들이 협력하여 기획부터 각종 작업을 도맡아 하는 동안 학생들은 주인공부터 단역까지 연기를 하고 상황에 따라 현장 인력으로도 참여한다. 영화 제작의 전반적인 과정을 모두 함께 하는 만큼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고 앞으로의 일정을 전했다. [사진=백승철 기자]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범죄도시' 최귀화, 교수 됐다…안양대 공연예술과 특임교수 임명 '범죄도시' 최귀화</font>, 교수 됐다…안양대 공연예술과 특임교수 임명 등록일2023.08.31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배우 최귀화가 교수가 됐다. 31일 소속사에 따르면, 최귀화는 오는 9월부터 1년간 안양대학교 공연예술학과의 특임교수로 부임하며 영화인을 꿈꾸는 학생들의 성장을 함께할 예정이다.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 '부산행', '택시운전사' 등 다양한 작품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 최귀화는 평소 독립영화 제작과 후배 양성에 깊은 애정을 쏟아왔다. 최귀화는 교수로서 기본적인 이론 수업을 비롯해 실제로 학생들과 영화를 제작하며 값진 경험을 선물할 계획이다. 최귀화가 이끄는 헤드 스태프들도 총출동해 학생들과 깊이 호흡하며 연기와 연출, 극본 등 실전 노하우도 아낌없이 전수할 계획이다. 2학기 시작을 앞두고 최귀화는 훌륭한 교수님들이 체계적인 커리큘럼에 맞춰 짜임새 있게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이에 시대의 흐름에 맞춰 공연예술학과 학생들이 연극 공연 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려 한다 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현장 경험이 풍부한 헤드 스태프들이 협력하여 기획부터 각종 작업을 도맡아 하는 동안 학생들은 주인공부터 단역까지 연기를 하고 상황에 따라 현장 인력으로도 참여한다. 영화 제작의 전반적인 과정을 모두 함께 하는 만큼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고 앞으로의 일정을 전했다. [사진=백승철 기자]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문화현장] 뒤섞인 기억·환상·현실 속 진짜는?…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문화현장] 뒤섞인 기억·환상·현실 속 진짜는?…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등록일2023.07.06 [FunFun 문화현장] &<앵커&> 문화현장, 매주 목요일에는 최신 개봉 영화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김광현 기자입니다. &<기자&> [보 이즈 어프레이드 / 감독 : 아리 에스터 / 출연 : 호아킨 피닉스, 패티 루폰, 네이단 레인] 편집증을 앓고 있고 매사가 두렵고 불안한 중년의 남성 보.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던 길에 초현실적인 상황들과 마주합니다. 강압과 집착의 성향을 가진 어머니와의 관계 속에서 아들 보의 기억과 환상, 현실이 뒤섞이지만 영화는 무엇이 현실인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미드 소마와 유전 등 심리 호러물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아리 에스터 감독은 이번 영화가 자신의 내면이 가장 잘 반영된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 [악마들 / 감독 : 김재훈 / 출연 장동윤, 오대환, 최귀화, 장재호] 연쇄 살인마에게 소중한 동료이자 가족을 잃은 형사 재환. 범인의 뒤를 쫓던 중 함께 산에서 실종된 뒤 한 달여 만에 살인마 진혁을 데리고 나타납니다. 하지만 병실에서 눈을 뜬 연쇄살인마 진혁은 몸이 뒤바꿨다며 자신이 형사 재환이라고 주장합니다. 바디체인지를 소재로 한 범죄스릴러 영화입니다. [장동윤/진혁 역 : 진혁과 재환 두 주인공의 그 감정적인 어떤 싸움, 심리 싸움을 여러분들이 관전 포인트로 해서 보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 [빈틈없는 사이 / 감독 : 이우철 / 출연 : 이지훈, 한승연, 고규필, 김윤성, 이유준] 방음이 전혀 안 되는 벽을 사이에 두고 살게 된 뮤지션 지망생 승진과 피규어 디자이너 라니. 벽간 소음으로 싸움을 벌이기 시작해 서로 가까워지는 두 남녀의 이야기가 코믹하게 그려집니다. 2016년 프랑스 영화 '최악의 이웃과 사랑에 빠지는 방법'을 한국적인 정서로 풀어낸 영화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편집 : 정용화)
[꼬꼬무 찐리뷰] 전 애인에게 복수하려고… 해병대원 죽이고 총기 뺏어간 범인의 황당한 범행 이유 [꼬꼬무 찐리뷰]  전 애인에게 복수하려고…  해병대원 죽이고 총기 뺏어간 범인의 황당한 범행 이유 등록일2023.01.27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그날'의 이야기를, '장트리오' 장현성-장성규-장도연이 들려주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본방송을 놓친 분들을 위해, 혹은 방송을 봤지만 다시 그 내용을 곱씹고 싶은 분들을 위해 SBS연예뉴스가 한 방에 정리해 드립니다. 이번에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날'의 이야기는, 지난 26일 방송된 '사라진 K2 - 2007 해병대 총기탈취범과의 일주일' 편입니다. 이야기 친구로는 배우 이훈, 최귀화, 그룹 앨리스 멤버 소희가 출연했습니다.(리뷰는 '꼬꼬무'의 특성에 맞게, 반말 모드로 진행됩니다.) ▲ 차량 절도, 총기 탈취를 위한 밑그림 때는 2007년 10월. 경기도 이천에 있는 한 중고차 매장에 한 손님이 그랜저를 타고 왔어. 모자를 깊게 눌러쓴 손님은 지프차를 보고 싶다 며 매장을 둘러보다가 한 대를 딱 가리켰어. 바로, 이 차야. 사륜구동 코란도. 당시 뭇 남성들의 로망이던 차야. 차를 시승하고 싶다는 말에 직원은 남자를 조수석에 태우고 시승을 시작했어. 남자는 본인이 직접 차를 몰아보고 싶다고 했고, 직원은 길가에 차를 세우고 운전석에서 내렸어. 그런데 바로 그때, 남자가 잽싸게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철컥 문을 잠갔어. 그리고는 혼자 차를 몰고 사라져 버렸어. 자기가 타고 온 차는 중고차 매장에 그대로 두고 가버린 남자.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 차적조회를 신청했어. 그런데, 그가 타고 왔던 그랜저는 이틀 전에 강남에서 도난신고가 된 차해. 훔친 그랜저를 버려두고, 또 다른 차로 코란도를 훔쳐 도망간 거야. 그 남자가 훔쳐간 코란도의 번호는 '경기 나9148'.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CCTV나 목격자가 나오지 않아. 그를 만났던 중고차 매장 직원들을 통해, 그 남자는 '키가 170cm 정도이고 이국적으로 생긴 외모'였다는 증언 정도만 확보했어. 그게 전부였어. 피해자들도, 경찰도, 그땐 미처 몰랐대. 이 연쇄차량절도 사건이 앞으로 일어날 엄청난 일의 시작이라는 걸. 코란도 절도 사건이 일어나고 2개월이 지난 2007년 12월 6일. 이천에서 도난된 코란도 차량이 두 달 뒤에 강화도에서 발견됐어. 그런데 차에 변화가 생겼어. 이걸 봐 바. 차량 번호가 '9148'에서 '9118'로 바뀌었어. 그리고 차량 앞에 '캥거루 범퍼'라고 검은색 구조물이 장착됐어. 캥거루 범퍼는 보통 범퍼보다 충돌했을 때 9배 정도의 충격이 가해진대. 그럼 이게 단순히 차량 절도가 아니라, 사람을 칠 목적으로 훔쳐갔을 가능성이 높아. 차량 절도범의 진짜 목표는, 바로 이거였어. 오늘 저녁 강화도에서 괴한이 차를 몰고 근무 중인 군부대 초병을 친 다음 총기와 실탄을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오늘 오후 5시 50분쯤 인천 강화군 초지리 어시장 앞 도로에서 괴 차량인 군 초병 2명을 치고 총기와 실탄을 탈취해 달아났습니다. 사고를 낸 차량은 구형 코란도로 도로를 따라 걷던 두 병사를 뒤에서 들이받은 다음 총기 1정과 실탄 75발 유탄 6발과 수류탄 1발을 탈취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뉴스 보도내용 中 놈의 진짜 목표는 바로 이거, 총이었어. 유효사거리 600m, 최대 사거리 3,300m인 K2 소총. 그리고 실탄 75발, 유탄 6발, 거기에 살상반경이 15m인 수류탄까지 가져갔어. 군인, 그것도 해병대를 공격하고 이 많은 무기를 탈취해 간 거야. 이 무기를 가져간 사람이 민간인을 상대로 테러를 저지를지도 모르는 일촉즉발 상황이야. 군과 경찰은 달아난 범인을 찾기 위해 총력을 쏟았어. 강화도 진출입을 다 막고 강도 높은 검문검색을 벌였어. 그런데 사건 발생 5시간 후, 강화도에서 90km 떨어진 경기도 화성에서 논에 불이 났으니 빨리 와서 꺼달라 는 신고전화가 접수됐어. 용의 차량인 코란도가 불에 탄 채로 발견된 거야. 범인이 차에 불을 지르고 도망간 거지. 전소된 차량을 정밀 수색 했는데 탈취한 무기는 하나도 없었어. 그리고 캥거루 범퍼도 떼어 갔고, 범인의 지문 하나 남아있지 않았어. 이 모든 게, 겨우 5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야. 범인은 검문검색을 비웃기라도 한 듯 화성까지 넘어가서 차량을 불에 태우고 종적을 감췄어. 살상 무기를 지닌 범인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니, 어떻게든 빨리 범인을 잡아야 해. 수도권 일대에 '진돗개 하나'가 발령됐어. 군경은 사건 당일 코란도의 행적부터 살폈어. 사건 당일 오후 5시 40분, 범인은 강화도 초지리에서 총기를 탈취하고 2분 만에 강화도를 벗어났어. 검문검색 실시 전에 이미 강화도를 떠난 거야. 그리고 6시 10분 김포시 양곡리를 지나, 7시 10분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해 도주했어. 7시 38분, 청북톨게이트를 통과한 후 10시 40분 화성시에서 전소된 코란도가 발견됐어. 일단 이 범인의 얼굴을 확인해야 해. 톨게이트 지날 때 통행료를 내잖아? 청북톨게이트 요금소 직원이 범인을 본 것 같대. 코란도 한 대가 톨게이트를 그냥 통과하려고 해서 급히 차를 세웠다는 거야. 운전석의 남자는 우비를 뒤집어쓰고 있었는데, 고개를 돌리지 않고. 팔만 뒤로 내밀어 돈을 전달했대. 그래서 직원이 남자의 얼굴을 못 봤다는 거야. 톨게이트엔 CCTV도 있잖아? 당장 확인했어. 그런데 남자의 코와 입, 얼굴 일부분만 찍혔어. 우비를 쓰고 햇빛 가리개를 내리고 갑 티슈까지 앞에 뽑아 놓아 CCTV 촬영에 대비한 거야. 이 사진만으로 범인의 얼굴을 알기는 힘들어. 근데, 놈의 얼굴을 확실히 본 사람이 있어. 놈의 얼굴을 본 유일한 사람. 범인에게 총을 뺏긴 해병대원들이야. 총기를 탈취당한 그날, 해병대 병사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극악무도한 범인, 안타깝게 희생된 군인 사건이 일어난 곳은, 강화도 안에 소황산도라는 곳이야. 2007년 그날을 기억하는 소황산 분초 대원들이 이번에 '꼬꼬무'를 통해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섰어. 그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직접 들어봤어. 2007년 봄쯤인가 소황산 분초로 저희가 들어간 걸로 기억해요. 그 사건이 터지면서 아주 지옥 같은 동네구나... -송명근, 당시 상병 제가 당사자였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만약에 내가 나갔다면 상황이 달랐을까. 그런데 여러 번 생각해 봐도, 오히려 저는 저렇게 못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박정환, 당시 병장 이분들은 분초에서 군생활을 하고 있었어. 분초는 인원 10명 정도의 작은 내무반이라 생각하면 돼. 강화도를 둘러싼 해안선이 길어서 군인을 소규모로 나눠 배치하는 거야. 적은 인원이다 보니 시설은 열악해. 하지만 대한민국 해병대야. 차가운 바닷바람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켰어. 사건이 터진 12월 6일 저녁에도. 입대 7개월 차인 박영철 일병, 당시 20세였어. 해병대는 100% 자원입대야. 대구가 고향인 박 일병은 해병대에 오려고 두 번이나 도전했어. 해병대를 나와 훌륭한 경찰이 되는 게 꿈이었대. 그리고 입대를 서두른 또 하나의 이유, 누나까지 두 사람의 등록금을 내야 하는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었대. 박 일병은 군 월급마저 모아서 집에 보내던 효자였어. 박 일병과 함께, 전역 2개월 앞둔 이 병장이 근무를 나갔어. 바닷가 앞이라서 뼈가 시린 강화도. 추위에 대비해 군복 안에 내복을 껴입고 귀에는 귀마개, 온몸을 핫팩으로 무장했어. 그리고 총과 탄통을 매고 근무에 나섰어. 분초원들은 차가 없어서, 30~40분 정도 걸어서 이동해야 해. 이날 박 일병과 이 병장이 근무를 설 곳은, 제일 끝에 위치한 초소였어. 오후 5시 30분. 갯벌 위 제방도로를 두 병사가 걷고 있어. 하늘에서는 진눈깨비가 날려. 하얀 눈을 맞으며 걷는 박 일병과 이 병장. 근데 멀리서 그 모습을 보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어. 바로, 코란도 그놈이야. 코란도가 천천히 움직여 두 병사들과 점점 가까워져. 그러더니 코란도가 두 병사를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해. 순식간에 박 일병을 치고 곧바로 조금 앞에 있던 이 병장까지, 두 병사를 뒤에서 들이받았어. '캥거루 범퍼'를 단 차량에 치인 두 사람은 붕 떠서 길바닥에 나가떨어졌어. 박 일병은 의식을 잃었고, 이 병장은 몸을 못 가눠. 이때까지만 해도, 단순한 교통사고라 생각했어. 진회색 모자를 눌러쓰고, 베이지색 사파리를 입은 남자가 차에서 내리더니 주머니에 양손을 넣은 채로 이 병장에게 다가와. 그리곤 죄송합니다. 어디 다친 데 없어요? 라고 말을 걸었어. 이 병장은 자기를 부축하러 온 줄 알았어. 이 병장을 살펴보던 남자가 주머니에서 한쪽 손을 쓱 빼는데, 뭐가 반짝거려. 25cm 정도 길이의 칼이었어. 안심시키는 척하면서, 그 칼로 공격한 거야. 범인은 이 병장의 총을 뺏으려고 손과 허벅지를 마구 공격하기 시작해. 이 병장은 칼에 찔리면서도 총을 지키기 위해 계속 막아섰어. 개머리판으로 놈의 머리를 내리쳤어. 그 바람에 놈이 쓰고 있던 모자가 날아갔어. 이 병장의 눈에, 범인의 얼굴이 들어왔어. 그런데 그 순간, 놈이 칼로 이 병장의 얼굴을 공격했어. 그리고 이 병장을 발로 차서 길 아래 갯벌로 밀어 버렸어. 여기서 끝이 아니야. 놈은 쓰러진 박 일병에게 다가갔어. 소총을 뺏으려는데, 소총 끈이 박 일병의 손목과 팔에 칭칭 감겨있어. 순간 의식이 돌아온 박 일병이 총을 뺏기지 않으려고 소총 끈을 잡고 버틴 거야. 계속 총을 잡고 버티니까, 놈은 다른 쪽 주머니에 있던 두 번째 칼도 꺼냈어. 박 일병의 등, 허벅지, 옆구리 등 무려 7군데를 찔렀어. 그렇게 범인은 이 병장에게서 소총, 박 일병에게서 탄통을 빼앗아 도망갔어. 아까부터 내리던 눈은 비로 바뀌고, 두 병사는 그 빗속에서 의식이 흐려졌어. 얼마 후, 인근 주민이 두 사람을 발견해 신고했어. 그리고 분초 대원들이 현장으로 출동했어. 그 독한 훈련을 해 온 해병대원들도 도무지 믿기지 않는 상황이었어.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는 동료들을 눈앞에서 보고 충격에 빠졌어. 박 일병과 이 병장은 인근 병원으로 급히 후송됐어. 이 병장은 수술을 받고 다행히 목숨을 건졌어. 그런데 7군데나 찔린 박 일병은 끝내 숨을 거뒀어. 강화병원 가기 한 10분 전인가. (영철이가) 누워있었는데, 손이 떨어지더라고요. -박정환, 당시 병장 영철이가 하늘에 먼저 갔다. 먼저 갔다고 그 얘기를 들었어요. -송명근, 당시 상병 피를 흘리면서도 마지막까지 총끈을 놓지 않았던 박영철 일병. 20살 너무 어린 나이에 그렇게 희생됐어. 차로 뒤에서 치고, 칼까지 휘둘러 총을 빼앗아 간 범인.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한 걸까? ▲ 되찾은 무기 며칠 뒤 경찰 조사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어. 범인의 코란도가 사건 2주 전에 강화도에 수차례 다녀간 게 확인된 거야. 진짜 치밀하게 준비한 범행이란 말이지. 특히나 끝에 있는 초소는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곳인데. 범행 수법이나 행적을 봤을 때, 경찰은 이 부대 전역자일 것이라 추측했어. 그런데 이 부대를 전역한 사람은 만명도 넘었어. 그걸 다 수사하기엔 시간이 부족해. 용의자를 좁힐 만한 단서를 찾았어. 하나는 격투 중 현장에 떨어진 범인의 모자. 또 이 병장이 휘두른 개머리판에 머리를 맞은 범인도 부상을 입었으니, 어딘가 혈흔이 묻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 병사의 소지품을 정밀 감식했어. 감식결과, 딱 한 군데에서 다른 사람의 DNA가 발견됐어. 바로 박 일병의 귀마개. 박 일병이 범인과 몸싸움할 때 혈흔이 묻은 거야. 이 귀마개와 이 병장의 기억을 토대로, 범인의 신상이 좁혀졌어. 용의자의 혈액형은 AB형, 키는 170~175cm 사이의 30대 남자. 용의자 몽타주를 만들어 전국에 수배했어. 이후 제보전화가 계속 들어오는데 범인은 나오지 않아. 무기를 갖고 있는 범인이 계속 안 잡히고 있으니, 국민들은 불안하지. 게다가 이땐 2007년 12월에는 굵직한 사건들이 많았어. 총기탈취사건이 일어난 다음날, 태안 앞바다에서 원유 유출 사고가 있었고, 또 17대 대통령 선거가 코 앞이야. 당시 이명박 후보 측이 이 사건에 바짝 긴장했어. 사건 3일 전에 유세하다가 계란을 맞는 일이 있었는데, 한나라당 사무실로 이런 협박전화가 걸려왔거든. 본인이 총기탈취범이라 하면서, 이명박 후보와 김종필 전 총재를 보면 위해를 가하겠다고…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 이명박 후보는 야외 유세를 전부 취소하고, 인근 건물 옥상에 저격수까지 배치했어. 이 후보 본인은 방탄복까지 입었대. 사건발생 6일째, 범인의 행방은 아직도 묘연해. 경찰이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안 나와. 그런데 이날, 아주 의외의 곳에서 끊겼던 범인의 흔적이 발견돼. 바로 부산에서 이런 편지가 발견됐어. '경찰서 보내주세요. 총기탈치범입니다'라고 쓰여있는 편지가 부산 연제구의 한 우체통에 들어 있었어. 맞춤법도 틀리고, 어린아이가 쓴 글씨 같은 느낌이야. 게다가 편지 내용도 희한해. 저는 이번 총기사건의 주범입니다. 먼저 저의 잘못으로 희생된 일병의 죽음에 큰 사죄를 드립니다. 이에 책임을 지고 자수를 하고자 결심했습니다. 먼저 총기는 고속도로 백양사 휴게소 지나자마자 옆 가에 버렸습니다. 민간인으로부터 모자 혈액 등 구입, 범행현장에 방치 수사망을 돌림. 이로 인해 선량한 시민에게 피해를 준 점 사과드립니다. 군의 민간범죄참여로 삼권 분립의 의미를 무색케 했으며, 한국식 민주주의가 또다시 5.18 광주사태와 같은 일, 또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살인을 범했지만 최소한의 인권을 존중해 주시길 바라며… -범인이 보낸 편지 내용 中 자기가 범인이고, 총을 버렸다는 내용. 그리고 경찰이 찾은 단서는 자기 것이 아니라는 얘기야. 어려운 말을 쓰며 횡설수설하는 부분도 많아. 확인은 해봐야지. 군경이 장성의 백양사 휴게소로 출동했어. 천여 명이 투입돼 주변을 샅샅이 뒤졌어. 과연, 총이 있었을까? 부산 연제구 우체통에서 '총기 탈취범입니다'라는 편지를 발견하여, 전일 20시경부터 수색을 시작하여 금일 8시 40분경 백양사 휴게소 200미터 부근 수로 내에서 K2 소총 1정, 실탄 75발, 유탄 6발, 수류탄 1발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로써 강취 피해품 전부를 회수하였습니다. -김철주, 당시 인천지방경찰청장 범인이 쓴 편지가 맞는 거야. 그럼 편지를 보낸 진짜 이유는 뭘까? 알 수 없는 범인의 행동. 근데 사건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풀리기 시작해. ▲ 어이없는 범행의 이유 편지에서 범인의 지문이 나온 거야. 채취한 지문에 의해서 피해자 인적 사항이 특정됐어. 국과수에서 대조한 결과, 용산구에 거주하는 한 남성의 지문과 일치해. 남자는 35세 조 모 씨. 주민등록정보에서 조씨의 얼굴 사진도 확인했어. 곧장 용산서에 용의자 검거 지시가 떨어졌고, 경찰들은 조씨 검거 작전을 준비했어. 사건 발생 일주일째인 12월 12일. 조 씨가 종로에 나타날 거란 정보를 입수한 경찰은 휴대폰 실시간 위치를 확인해 주변을 포위하다시피 둘러쌌어. 오후 3시, 조 씨가 나타날 시간이야. 바로 그때, 한 남자가 귀금속 상가에서 걸어 나와. 살펴보니까, 사진 속 그 남자야. 경찰이 다가가 조 씨 본인이 맞냐고 물으니, 남자가 도망가기 시작해. 경찰들이 쫓아가 그를 잡았어. 강화도 해병대 총기탈취 용의자 조 씨는 일주일 만에 그렇게 서울 한 복판에서 검거됐어. 해병대를 공격해 총기를 탈취한 범인은 예상외로 체격이 왜소했어. 범인은 북에서 침투한 간첩도, 해병대 전역자도, 특수부대 출신도 아니었어. 조 씨는 대학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하고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보석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었어. 평소엔 온순하고 조용한 성격이라, 주변 사람들도 조 씨가 총기 탈취범일 거라 상상도 못 했대. 그런데 조 씨의 방에서, 아무도 몰랐던 진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해. 조 씨의 수첩에는 캥거루 범퍼 설계도가 나왔어. 금속공예를 전공한 조 씨가 직접 만들어 코란도에 설치했던 거야. 그리고 차량 번호판도 본인이 직접 위조를 했어. 근데, 더 충격적인 게 있었어. 우라늄 235, 24만 명 폭약, 16시간 불바다, 6천도 태양 겉 온도, 30만 명 리틀보이, 우주전쟁, 수소폭탄, 원자탄... 조 씨의 메모에는 북한 관련 내용이나 원자폭탄 같은 무기에 관련된 내용이 수두룩 했어. 전문가들은 조 씨가 과대망상적인 사고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어. 또 조 씨의 집에서 공기총과 전기충격기 등 다양한 무기들이 발견됐어. 조 씨의 인터넷 블로그에서는 스스로 다중인격이라고 주장하면서 적개심과 두려움을 토로하고 있었어. 때때로 느끼는 이 기분은 뭘까. 적개심. 그 속에 내재된 방어본능 , 목적 달성에 대한 강력한 본능적 욕구 그런 걸까. 아니면 또 다른 내면의 자아일까? 난 다중인격일까? 등의 글을 적으며 자기만의 세상에서 살고 있었어. 조 씨는 범행을 인정했지만, 총기 탈취 이유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어. 그냥 충동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어. 궂은 날씨에 강도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흉기를 갖고 강화도를 배회했다며,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했어. 전문가들은 조 씨가 정상적인 심리상태가 아니거나, 평소에 상당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어. 경찰은 계속 조씨를 추궁했고, 결국 조 씨가 이유를 털어놨어. 조 씨가 총기를 탈취한 진짜 이유는, 애인과 헤어진 뒤 세상이 주목할 범죄를 저질러 보겠다고 꾸민 단독 범행이었어. 언론에 보도될 수 있을 만한 대형 사고를 일으켜서 그것으로 인해 자신이 파멸하는 모습을 전애인에게 보여줌으로써 전애인이 고통을 받는 복수를 하기 위해 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전병창, 당시 해병대 헌병단장 범행 장소를 강화도로 택한 건, 조 씨가 평소 그쪽으로 자주 낚시를 다녔는데, 병사들이 총을 들고 도보로 이동하는 걸 봐 왔거든. 코란도가 불탄 화성에는 조 씨의 개인창고가 있었어. 도주 후 창고에 숨어서 범퍼도 떼고 총기도 숨겼어. 그래서 빠른 시간 안에 가능했던 거야. 그리고 인근 논으로 코란도를 끌고 가서 불을 지르고 도망간 거야. 이후 뉴스를 계속 보며 상황을 파악한 조 씨는 범인의 DNA가 확보됐단 소식을 듣고 총을 버리기로 결심했대. 그리고 자가용, 버스, 기차 등을 갈아타며 총을 들고 전남 장성까지 간 거야. 황당하게도 단 한 번도 검문검색에 걸린 적이 없다. 총을 버리고 난 뒤 수사에 혼란을 주기 위해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었어. 편지를 쓰면서도 단서를 남기지 않기 위해 장갑을 끼고 왼손으로 썼어. 그런데 편지를 부칠 때 맨손으로 만지며 지문이 남은 거야. ▲ 납득하기 어려운 감형, 우리가 기억해야 할 희생 자신이 파멸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죄 없는 병사를 해치고 온 나라를 혼란에 빠뜨렸어. 대한민국 전체가 공포에 떨고 있을 때, 박영철 일병의 영결식이 치러졌어. 사건 당일, 대구에서 올라온 박일병의 부모님은 변변한 상복도 못 챙겨 입으시고 아들의 장례를 치러야 했어. (아들이) 죽었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진눈깨비가 오고 비가 오고 이랬으니까.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몇 로를 달려갔는데. 마지막 모습은 눈 감은 거밖에 못 봤습니다. -박종영, 故박영철 일병 아버지 12월 8일, 유가족과 해병대 동료들의 눈물 속에 박일병의 영결식이 거행됐어. 조 씨는 민간인 신분이지만 군 무기를 탈취하고 군인을 해쳤기 때문에 군사법정으로 넘겨졌어. 군 형법상 군인을 공격하는 건 무기징역에서 사형까지 내려질 수 있는, 국가안보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야. 조 씨는 초병 살해 및 상해, 총기 탈취 혐의로 사형이 선고됐어. 법정 최고형이야. 그런데 조 씨가 항소했어. 2심에선 조 씨에게 징역 15년이 선고됐어. 판결문엔 이렇게 쓰였어. 피해자들의 근무 장소가 민간 횟집과 숙박업소가 산재하고, 민간인의 통행이 자유로운 곳인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피해자들이 초병인지 인식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또한, 피고인이 처음부터 칼을 쓰지 않았다는 점 등을 비추어보면 살해할 고의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것이 상당하다. 편지를 써서 총기가 회수될 수 있도록 조치했고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나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고등교육을 이수하여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피고인이 교화, 개선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에 원심의 사형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을 징역 15년에 처한다. 초병. 즉 근무 중인 군인이 범행당한 위치가 민간인도 통행하는 길이라서 초병살인죄가 아닌, 일반살인죄가 적용됐어. 박일병 유족이 선처하거나 합의한 적도 없는데, 15년형은 대법원에서 확정이 났어. 사건 후, 무사히 대통령 선거도 치러졌고, 기름으로 뒤덮였던 태안 앞바다도 국민들 노력 덕분에 예전 모습을 되찾아 갔어. 두 병사가 겪은 피해는 적군과 싸우다가 벌어진 일이 아니란 이유로 조금 더 조용히 묻힌 게 사실이야. 당시 다른 큰 이슈 때문에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이때 가장 비수가 된 말이 뭔 줄 알아? 어떻게 해병대가 총을 뺏기냐 며 피해 병사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았어. 박일병 가족들은 지난 16년간, 재심을 신청하거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도 전혀 못 했대. 내 아들이지만, 나라에 맡긴 군인이니까. 박일병과 우리 군의 명예에 조금이라도 누가 될 까봐. 박정환 병장이 '이제는 총을 놔도 된다' 그 말을 듣고 영철이가 줄을 놨다고 하더라고요. 자기 목숨 같은 병기를 정말 목숨을 잃어가면서까지 지킨 사람이다. 대단한 사람이다... -송면근, 당시 상병 힘들고 무서웠을 거잖아요. 그 상황 자체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걱정하지 말고 좀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 모든 분초원들이 다 같은 생각이지만, 너는 충분히 잘했고. 진정한 해병이었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박정환, 당시 병장 날씨가 안 좋으면 아들 생각이 나요. 만약에 듣는다면.. 너 자랑스럽다. 죽었지만, 자랑스럽다…말해주고 싶어요. -박종영, 故박영철 일병 아버지 탈취된 무기는 전부 돌아왔지만, 한 명의 군인이자 한 명의 아들이었던 박영철 일병만은 돌아오지 못했어. 박영철 일병은 사망 후 한 계급 추서되어 지금은 고 박영철 상병이야. '그날'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꼬꼬무 찐리뷰] 전애인에게 복수하려고… 해병대원 죽이고 총기 뺏어간 범인의 황당한 범행 이유 [꼬꼬무 찐리뷰] 전애인에게 복수하려고…  해병대원 죽이고 총기 뺏어간 범인의 황당한 범행 이유 등록일2023.01.27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그날'의 이야기를, '장트리오' 장현성-장성규-장도연이 들려주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본방송을 놓친 분들을 위해, 혹은 방송을 봤지만 다시 그 내용을 곱씹고 싶은 분들을 위해 SBS연예뉴스가 한 방에 정리해 드립니다. 이번에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날'의 이야기는, 지난 26일 방송된 '사라진 K2 - 2007 해병대 총기탈취범과의 일주일' 편입니다. 이야기 친구로는 배우 이훈, 최귀화, 그룹 앨리스 멤버 소희가 출연했습니다.(리뷰는 '꼬꼬무'의 특성에 맞게, 반말 모드로 진행됩니다.) ▲ 차량 절도, 총기 탈취를 위한 밑그림 때는 2007년 10월. 경기도 이천에 있는 한 중고차 매장에 한 손님이 그랜저를 타고 왔어. 모자를 깊게 눌러 쓴 손님은 지프차를 보고 싶다 며 매장을 둘러보다가 한 대를 딱 가리켰어. 바로, 이 차야. 사륜구동 코란도. 당시 뭇 남성들의 로망이던 차야. 차를 시승하고 싶다는 말에 직원은 남자를 조수석에 태우고 시승을 시작했어. 남자는 본인이 직접 차를 몰아보고 싶다고 했고, 직원은 길가에 차를 세우고 운전석에서 내렸어. 그런데 바로 그 때, 남자가 잽싸게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철컥 문을 잠갔어. 그리고는 혼자 차를 몰고 사라져 버렸어. 자기가 타고 온 차는 중고차 매장에 그대로 두고 가버린 남자.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 차적조회를 신청했어. 그런데, 그가 타고 왔던 그랜저는 이틀 전에 강남에서 도난신고가 된 차야. 훔친 그랜저를 버려두고, 또 다른 차로 코란도를 훔쳐 도망간 거야. 그 남자가 훔쳐간 코란도의 번호는 '경기 나9148'.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CCTV나 목격자가 나오지 않아. 그를 만났던 중고차 매장 직원들을 통해, 그 남자는 '키가 170cm 정도이고 이국적으로 생긴 외모'였다는 증언 정도만 확보했어. 그게 전부였어. 피해자들도, 경찰도, 그땐 미처 몰랐대. 이 연쇄차량절도 사건이 앞으로 일어날 엄청난 일의 시작이라는 걸. 코란도 절도 사건이 일어나고 2개월이 지난 2007년 12월 6일. 이천에서 도난된 코란도 차량이 두 달 뒤에 강화도에서 발견됐어. 그런데 차에 변화가 생겼어. 이걸 봐 바. 차량 번호가 '9148'에서 '9118'로 바뀌었어. 그리고 차량 앞에 '캥거루 범퍼'라고 검은색 구조물이 장착됐어. 캥거루 범퍼는 보통 범퍼보다 충돌했을 때 9배 정도의 충격이 가해진대. 그럼 이게 단순히 차량 절도가 아니라, 뭔가를 칠 목적으로 훔쳐갔을 가능성이 높아. 차량 절도범의 진짜 목표는, 바로 이거였어. 오늘 오후 5시 50분쯤 인천 강화군 초지리 어시장 앞 도로에서 괴 차량이 군 초병 2명을 치고 총기와 실탄을 탈취해 달아났습니다. 사고를 낸 차량은 구형 코란도로 도로를 따라 걷던 두 병사를 뒤에서 들이받은 다음 총기 1정과 실탄 75발 유탄 6발과 수류탄 1발을 탈취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뉴스 보도내용 中 놈의 진짜 목표는 바로 이거, 총이었어. 유효사거리 600m, 최대 사거리 3,300m인 K2 소총. 그리고 실탄 75발, 유탄 6발, 거기에 살상반경이 15m인 수류탄까지 가져갔어. 군인, 그것도 해병대를 공격하고 이 많은 무기를 탈취해 간 거야. 이 무기를 가져간 사람이 민간인을 상대로 테러를 저지를 지도 모르는 일촉즉발 상황이야. 군과 경찰은 달아난 범인을 찾기 위해 총력을 쏟았어. 강화도 진출입을 다 막고 강도 높은 검문 검색을 벌였어. 그런데 사건 발생 5시간 후, 강화도에서 90km 떨어진 경기도 화성에서 논에 불이 났으니 빨리 와서 꺼달라 는 신고전화가 접수됐어. 용의 차량인 코란도가 불에 탄 채로 발견된 거야. 범인이 차에 불을 지르고 도망간 거지. 전소된 차량을 정밀 수색 했는데 탈취한 무기는 하나도 없었어. 그리고 캥거루 범퍼도 떼어 갔고, 범인의 지문 하나 남아있지 않았어. 이 모든 게, 겨우 5시간만에 벌어진 일이야. 범인은 검문검색을 비웃기라도 한 듯 화성까지 넘어가서 차량을 불에 태우고 종적을 감췄어. 살상 무기를 지닌 범인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니, 어떻게든 빨리 범인을 잡아야 해. 수도권 일대에 '진돗개 하나'가 발령됐어. 군경은 사건 당일 코란도의 행적부터 살폈어. 사건 당일 오후 5시 40분, 범인은 강화도 초지리에서 총기를 탈취하고 2분만에 강화도를 벗어났어. 검문검색 실시 전에 이미 강화도를 떠난 거야. 그리고 6시 10분 김포시 양곡리를 지나, 7시 10분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해 도주했어. 7시 38분, 청북톨게이트를 통과한 후 10시 40분 화성시에서 전소된 코란도가 발견됐어. 일단 이 범인의 얼굴을 확인해야해. 톨게이트 지날 때 통행료를 내잖아? 청북톨게이트 요금소 직원이 범인을 본 것 같대. 코란도 한 대가 톨게이트를 그냥 통과하려고 해서 급히 차를 세웠다는 거야. 운전석의 남자는 우비를 뒤집어쓰고 있었는데, 고개를 돌리지 않고 팔만 뒤로 내밀어 돈을 전달했대. 그래서 직원이 남자의 얼굴을 못 봤다는 거야. 톨게이트엔 CCTV도 있잖아? 당장 확인했어. 그런데 남자의 코와 입, 얼굴 일부분만 찍혔어. 우비를 쓰고 햇빛 가리개를 내리고 각티슈까지 앞에 뽑아 놓아 CCTV 촬영에 대비한 거야. 이 사진만으로 범인의 얼굴을 알기는 힘들어. 근데, 놈의 얼굴을 확실히 본 사람이 있어. 얼굴을 본 유일한 사람, 범인에게 총을 뺏긴 해병대원들이야. 총기를 탈취당한 그날, 해병대 병사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극악무도한 범인, 안타깝게 희생된 군인 사건이 일어난 곳은, 강화도 안에 소황산도라는 곳이야. 2007년 그날을 기억하는 소황산 분초 대원들이 이번에 '꼬꼬무'를 통해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섰어. 그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직접 들어봤어. 2007년 봄쯤인가 소황산 분초로 저희가 들어간 걸로 기억해요. 그 사건이 터지면서 아주 지옥 같은 동네구나... -송명근, 당시 상병 제가 당사자였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만약에 내가 나갔다면 상황이 달랐을까. 그런데 여러 번 생각해 봐도, 오히려 저는 저렇게 못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박정환, 당시 병장 이분들은 분초에서 군생활을 하고 있었어. 분초는 인원 10명 정도의 작은 내무반이라 생각하면 돼. 강화도를 둘러싼 해안선이 길어서 군인을 소규모로 나눠 배치하는 거야. 적은 인원이다 보니 시설은 열악해. 하지만 대한민국 해병대야. 차가운 바닷바람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켰어. 사건이 터진 12월 6일 저녁에도. 입대 7개월차인 박영철 일병, 당시 20세였어. 해병대는 100% 자원입대야. 대구가 고향인 박 일병은 해병대에 오려고 두 번이나 도전했어. 해병대를 나와 훌륭한 경찰이 되는게 꿈이었대. 그리고 입대를 서두른 또 하나의 이유, 누나까지 두 사람의 등록금을 내야하는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었대. 박 일병은 군 월급마저 모아서 집에 보내던 효자였어. 박 일병과 함께, 전역 2개월 앞둔 이 병장이 근무를 나갔어. 바닷가 앞이라서 뼈가 시린 강화도. 추위에 대비해 군복 안에 내복을 껴입고 귀에는 귀마개, 온몸을 핫팩으로 무장했어. 그리고 총과 탄통을 매고 근무에 나섰어. 분초원들은 차가 없어서, 30~40분 정도 걸어서 이동해야 해. 이날 박 일병과 이 병장이 근무를 설 곳은, 제일 끝에 위치한 초소였어. 오후 5시 30분. 갯벌 위 제방도로를 두 병사가 걷고 있어. 하늘에서는 진눈깨비가 날려. 하얀 눈을 맞으며 걷는 박 일병과 이 병장. 근데 멀리서 그 모습을 보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어. 바로, 코란도 그 놈이야. 코란도가 천천히 움직여 두 병사들과 점점 가까워져. 그러더니 코란도가 두 병사를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해. 순식간에 박 일병을 치고 곧바로 조금 앞에 있던 이 병장까지, 두 병사를 뒤에서 들이 받았어. '캥거루 범퍼'를 단 차량에 치인 두 사람은 붕 떠서 길바닥에 나가 떨어졌어. 박 일병은 의식을 잃었고, 이 병장은 몸을 못 가눠. 이때까지만 해도, 단순한 교통사고라 생각했어. 진회색 모자를 눌러쓰고, 베이지색 사파리를 입은 남자가 차에서 내리더니 주머니에 양손을 넣은 채로 이 병장에게 다가와. 그리곤 죄송합니다. 어디 다친데 없어요? 라고 말을 걸었어. 이 병장은 그 남자가 자기를 부축하러 온 줄 알았어. 이 병장을 살펴보던 남자가 주머니에서 한쪽 손을 쓱 빼는데, 뭐가 번쩍해. 25cm 정도 길이의 칼이었어. 안심시키는 척 하면서, 그 칼로 공격한 거야. 범인은 이 병장의 총을 뺏으려고 손과 허벅지를 마구 공격하기 시작해. 이 병장은 칼에 찔리면서도 총을 지키기 위해 계속 막아섰어. 개머리판으로 놈의 머리를 내리쳤어. 그 바람에 놈이 쓰고 있던 모자가 날아갔어. 이 병장의 눈에, 범인의 얼굴이 들어왔어. 그런데 그 순간, 놈이 칼로 이 병장의 얼굴을 공격했어. 그리고 이 병장을 발로 차서 길 아래 갯벌로 밀어 버렸어. 여기서 끝이 아니야. 놈은 쓰러진 박 일병에게 다가갔어. 소총을 뺏으려는데, 소총 끈이 박 일병의 손목과 팔에 칭칭 감겨있어. 순간 의식이 돌아온 박 일병이 총을 뺏기지 않으려고 소총 끈을 잡고 버틴거야. 계속 총을 잡고 버티니까, 놈은 다른 쪽 주머니에 있던 두번째 칼도 꺼냈어. 박 일병의 등, 허벅지, 옆구리 등 무려 7군데를 찔렀어. 그렇게 범인은 이 병장에게서 소총, 박 일병에게서 탄통을 빼앗아 도망갔어. 아까부터 내리던 눈은 비로 바뀌고, 두 병사는 그 빗속에서 의식이 흐려졌어. 얼마 후, 인근 주민이 두 사람을 발견해 신고했어. 그리고 분초 대원들이 현장으로 출동했어. 그 독한 훈련을 해 온 해병대원들도 도무지 믿기지 않는 상황이었어.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는 동료들을 눈 앞에서 보고 충격에 빠졌어. 박 일병과 이 병장은 인근 병원으로 급히 후송됐어. 이 병장은 수술을 받고 다행히 목숨을 건졌어. 그런데 7군데나 찔린 박 일병은 끝내 숨을 거뒀어. 강화병원 가기 한 10분 전인가. (영철이가) 누워있었는데, 손이 떨어지더라고요. -박정환, 당시 병장 영철이가 하늘에 먼저 갔다. 먼저 갔다고 그 얘기를 들었어요. -송명근, 당시 상병 피를 흘리면서도 마지막까지 총 끈을 놓지 않았던 박영철 일병. 20살 너무 어린 나이에 그렇게 희생됐어. 차로 뒤에서 치고, 칼까지 휘둘러 총을 빼앗아 간 범인.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한 걸까? ▲ 되찾은 무기 며칠 뒤 경찰 조사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어. 범인의 코란도가 사건 2주 전에 강화도에 수차례 다녀간 게 확인된 거야. 진짜 치밀하게 준비한 범행이란 말이지. 특히나 끝에 있는 초소는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곳인데. 범행 수법이나 행적을 봤을 때, 경찰은 범인이 이 부대 전역자일 것이라 추측했어. 그런데 이 부대를 전역한 사람은 만명도 넘었어. 그걸 다 수사하기엔 시간이 부족해. 용의자를 좁힐 만한 단서를 찾았어. 하나는 격투 중 현장에 떨어진 범인의 모자. 또 이 병장이 휘두른 개머리판에 머리를 맞은 범인도 부상을 입었으니, 어딘가 혈흔이 묻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 병사의 소지품을 정밀 감식했어. 감식결과, 딱 한 군데에서 다른 사람의 DNA가 발견됐어. 바로 박 일병의 귀마개. 박 일병이 범인과 몸싸움 할 때 혈흔이 묻은 거야. 이 귀마개와 이 병장의 기억을 토대로, 범인의 신상이 좁혀졌어. 용의자의 혈액형은 AB형, 키는 170~175cm 사이의 30대 남자. 용의자 몽타주를 만들어 전국에 수배했어. 이후 제보전화가 계속 들어오는데 범인은 나오지 않아. 무기를 갖고 있는 범인이 계속 안 잡히고 있으니, 국민들은 불안하지. 게다가 이때 2007년 12월에는 굵직한 사건들이 많았어. 총기탈취사건이 일어난 다음날, 태안 앞바다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있었고, 또 17대 대통령 선거가 코 앞이야. 당시 이명박 후보 측이 이 사건에 바짝 긴장했어. 사건 3일 전에 유세하다가 계란을 맞는 일이 있었는데, 한나라당 사무실로 이런 협박전화가 걸려왔거든. 본인이 총기탈취범이라 하면서, 이명박 후보와 김종필 전 총재를 보면 위해를 가하겠다고…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 이명박 후보는 야외 유세를 전부 취소하고, 인근 건물 옥상에 저격수까지 배치했어. 이 후보 본인은 방탄복까지 입었대. 사건발생 6일째, 범인의 행방은 아직도 묘연해. 경찰이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안 나와. 그런데 이날, 아주 의외의 곳에서 끊겼던 범인의 흔적이 발견돼. 바로 부산에서 이런 편지가 발견됐어. '경찰서 보내주세요. 총기탈치범입니다'라고 쓰여있는 편지가 부산 연제구의 한 우체통에 들어 있었어. 맞춤법도 틀리고, 어린 아이가 쓴 글씨 같은 느낌이야. 게다가 편지 내용도 희안해. 저는 이번 총기사건의 주범입니다. 먼저 저의 잘못으로 희생된 일병의 죽음에 큰 사죄를 드립니다. 이에 책임을 지고 자수를 하고자 결심했습니다. 먼저 총기는 고속도로 백양사 휴게소 지나자마자 옆 가에 버렸습니다. 민간인으로부터 모자 혈액 등 구입, 범행현장에 방치 수사망을 돌림. 이로 인해 선량한 시민에게 피해를 준 점 사과드립니다. 군의 민간범죄참여로 삼권 분립의 의미를 무색케 했으며, 한국식 민주주의가 또 다시 5.18 광주사태와 같은 일, 또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살인을 범했지만 최소한의 인권을 존중해 주시길 바라며… -범인이 보낸 편지 내용 中 자기가 범인이고, 총을 버렸다는 내용. 그리고 경찰이 찾은 단서는 자기 것이 아니라는 얘기야. 어려운 말을 쓰며 횡설수설하는 부분도 많아. 이 편지, 진짜일까? 확인은 해봐야지. 군경이 장성의 백양사 휴게소로 출동했어. 천여명이 투입돼 주변을 샅샅이 뒤졌어. 과연, 총이 있었을까? 부산 연제구 우체통에서 '총기 탈취범입니다'라는 편지를 발견하여, 전일 20시경부터 수색을 시작하여 금일 8시 40분경 백양사 휴게소 200미터 부근 수로 내에서 K2 소총 1정, 실탄 75발, 유탄 6발, 수류탄 1발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로써 강취 피해품 전부를 회수하였습니다. -김철주, 당시 인천지방경찰청장 범인이 쓴 편지가 맞았어. 그럼 편지를 보낸 진짜 이유는 뭘까? 알 수 없는 범인의 행동. 근데 사건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풀리기 시작해. ▲ 어이없는 범행의 이유 편지에서 범인의 지문이 나온 거야. 채취한 지문에 의해서 피해자 인적 사항이 특정됐어. 국과수에서 대조한 결과, 용산구에 거주하는 한 남성의 지문과 일치해. 남자는 35세 조 모 씨. 주민등록정보에서 조씨의 얼굴 사진도 확인했어. 곧장 용산서에 용의자 검거 지시가 떨어졌고, 경찰들은 조씨 검거 작전을 준비했어. 사건 발생 일주일째인 12월 12일. 조씨가 종로에 나타날 거란 정보를 입수한 경찰은 휴대폰 실시간 위치를 확인해 주변을 포위하다시피 둘러쌌어. 오후 3시, 조씨가 나타날 시간이야. 바로 그때, 한 남자가 귀금속 상가에서 걸어나와. 살펴보니까, 사진 속 그 남자야. 경찰이 다가가 조씨 본인이 맞냐고 물으니, 남자가 도망가기 시작해. 경찰들이 쫓아가 그를 잡았어. 강화도 해병대 총기탈취 용의자 조씨는 일주일만에 그렇게 서울 한 복판에서 검거됐어. 해병대를 공격해 총기를 탈취한 범인은 예상 외로 체격이 왜소했어. 범인은 북에서 침투한 간첩도, 해병대 전역자도, 특수부대 출신도 아니었어. 조씨는 대학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했고 대학원을 졸업한 후 보석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었어. 평소엔 온순하고 조용한 성격이라, 주변 사람들도 조씨가 총기 탈취범일거라 상상도 못 했대. 그런데 조씨의 방에서, 아무도 몰랐던 진짜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해. 조씨의 수첩에서는 캥거루 범퍼 설계도가 나왔어. 금속공예를 전공한 조씨가 직접 만들어 코란도에 설치했던 거야. 그리고 차량 번호판도 본인이 직접 위조를 했어. 근데, 더 충격적인 게 있었어. 우라늄 235, 24만명 폭약, 16시간 불바다, 6천도 태양 겉 온도, 30만명 리틀보이, 우주전쟁, 수소폭탄, 원자탄... 조씨의 메모에는 북한 관련 내용이나 원자폭탄 같은 무기에 관련된 내용이 수두룩 했어. 전문가들은 조씨가 과대망상적인 사고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어. 또 조씨의 집에서 공기총과 전기충격기 등 다양한 무기들이 발견됐어. 조씨의 인터넷 블로그에서는 스스로 다중인격이라고 주장하면서 적개심과 두려움을 토로한 글들이 나왔어. 때때로 느끼는 이 기분은 뭘까. 적개심. 그 속에 내재된 방어본능 , 목적 달성에 대한 강력한 본능적 욕구 그런 걸까. 아니면 또 다른 내면의 자아일까? 난 다중인격일까? 등의 글을 적으며 자기만의 세상에서 살고 있었어. 조씨는 범행을 인정했지만, 총기 탈취 이유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어. 그냥 충동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어. 궂은 날씨에 강도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흉기를 갖고 강화도를 배회했다며,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했어. 전문가들은 조씨가 정상적인 심리상태가 아니거나, 평소에 상당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어. 경찰은 계속 조씨를 추궁했고, 결국 조씨가 이유를 털어놨어. 조씨가 총기를 탈취한 진짜 이유는, 애인과 헤어진 뒤 세상이 주목할 범죄를 저질러 보겠다고 꾸민 단독 범행이었어. 언론에 보도될 수 있을 만한 대형 사고를 일으켜서 그것으로 인해 자신이 파멸하는 모습을 전애인에게 보여줌으로써 전애인이 고통을 받는 복수를 하기 위해 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전병창, 당시 해병대 헌병단장 범행 장소를 강화도로 택한 건, 조씨가 평소 그 쪽으로 자주 낚시를 다녔는데, 병사들이 총을 들고 도보로 이동하는 걸 봐 왔거든. 코란도가 불탄 화성에는 조씨의 개인창고가 있었어. 도주 후 창고에 숨어서 범퍼도 떼고 총기도 숨겼어. 그리고 인근 논으로 코란도를 끌고 가서 불을 지르고 도망간 거야. 이후 뉴스를 계속 보며 상황을 파악한 조씨는 범인의 DNA가 확보됐단 소식을 듣고 총을 버리기로 결심했대. 그리고 자가용, 버스, 기차 등을 갈아타며 총을 들고 전남 장성까지 간 거야. 황당하게도 단 한 번도 검문검색에 걸린 적이 없대. 총을 버리고 난 뒤 수사에 혼란을 주기 위해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었어. 편지를 쓰면서도 단서를 남기지 않기 위해 장갑을 끼고 왼손으로 썼어. 그런데 편지를 부칠 때 맨손으로 만지며 지문이 남은 거야. ▲ 납득하기 어려운 감형, 우리가 기억해야 할 희생 전애인에게 자신이 파멸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죄 없는 병사를 해치고 온나라를 혼란에 빠뜨렸어. 대한민국 전체가 공포에 떨고 있을 때, 박영철 일병의 영결식이 치러졌어. 사건 당일, 대구에서 올라온 박일병의 부모님은 변변한 상복도 못 챙겨 입으시고 아들의 장례를 치러야 했어. (아들이) 죽었다는 생각은 안했어요. 진눈깨비가 오고 비가 오고 이랬으니까.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몇키로를 달려 갔는데. 마지막 모습은 눈 감은 거 밖에 못 봤습니다. -박종영, 故박영철 일병 아버지 12월 8일, 유가족과 해병대 동료들의 눈물 속에 박일병의 영결식이 거행됐어. 조씨는 민간인 신분이지만 군 무기를 탈취하고 군인을 해쳤기 때문에 군사법정으로 넘겨졌어. 군 형법상 군인을 공격하는 건 무기징역에서 사형까지 내려질 수 있는, 국가안보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야. 조씨는 초병 살해 및 상해, 총기 탈취 혐의로 사형이 선고됐어. 법정 최고형이야. 그런데 조씨가 항소했어. 2심에선 조씨에게 징역 15년이 선고됐어. 판결문엔 이렇게 쓰였어. 피해자들의 근무 장소가 민간 횟집과 숙박업소가 산재하고, 민간인의 통행이 자유로운 곳인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피해자들이 초병인지 인식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또한, 피고인이 처음부터 칼을 쓰지 않았다는 점 등을 비추어보면 살해할 고의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것이 상당하다. 편지를 써서 총기가 회수될 수 있도록 조치했고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나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고등교육을 이수하여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피고인이 교화, 개선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에 원심의 사형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을 징역 15년에 처한다. 초병, 즉 근무중인 군인이 범행 당한 위치가 민간인도 통행하는 길이라서 초병살인죄가 아닌, 일반살인죄가 적용됐어. 박일병 유족이 선처하거나 합의한 적도 없는데, 조씨의 15년형은 대법원에서 확정이 났어. 사건 후, 무사히 대통령 선거도 치러졌고, 기름으로 뒤덮였던 태안 앞바다도 국민들 노력 덕분에 예전 모습을 되찾아 갔어. 두 병사가 겪은 피해는 적군과 싸우다가 벌어진 일이 아니란 이유로 조금 더 조용히 묻힌 게 사실이야. 당시 다른 큰 이슈 때문에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이때 가장 비수가 된 말이 뭔 줄 알아? 어떻게 해병대가 총을 뺏기냐 며 피해 병사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말이야. 박일병 가족들은 지난 16년간, 재심을 신청하거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도 전혀 못 했대. 내 아들이지만, 나라에 맡긴 군인이니까. 박일병과 우리 군의 명예에 조금이라도 누가 될 까봐. 박정환 병장이 '이제는 총을 놔도 된다' 그 말을 듣고 영철이가 줄을 놨다고 하더라고요. 자기 목숨 같은 병기를 정말 목숨을 잃어가면서까지 지킨 사람이다. 대단한 사람이다... -송면근, 당시 상병 힘들고 무서웠을 거잖아요. 그 상황 자체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걱정하지 말고 좀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 모든 분초원들이 다 같은 생각이지만, 너는 충분히 잘했고. 진정한 해병이었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박정환, 당시 병장 날씨가 안 좋으면 아들 생각이 나요. 만약에 듣는다면.. 너 자랑스럽다. 죽었지만, 자랑스럽다…말해주고 싶어요. -박종영, 故박영철 일병 아버지 탈취된 무기는 전부 돌아왔지만, 한 명의 군인이자 한 명의 아들이었던 박영철 일병만은 돌아오지 못했어. 박영철 일병은 사망 후 한 계급 추서되어 지금은 고 박영철 상병이야. '그날'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해병대 총기 탈취범, 대통령 후보 노린 범행이었나…'꼬꼬무' 조명 해병대 총기 탈취범, 대통령 후보 노린 범행이었나…'꼬꼬무' 조명 등록일2023.01.26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지난 2007년 발생한 강화도 해병대 총기 탈취 사건을 조명한다. 26일 방송될 '꼬꼬무'는 '사라진 K2-2007 해병대 총기탈취범과의 일주일' 편으로, 범인의 놀라운 정체에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던 '그날'을 이야기한다. 때는 2007년 10월, 경기도 이천의 중고차 매장에서 기이한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매장에 찾아온 30대 남자는 그랜저를 타고 모자를 깊게 눌러쓴 모습이었다. 그는 지프차를 구하고 있다며 하얀색 코란도 한 대를 지목했고, 직원과 함께 시승을 시작했다. 그런데 직원이 잠시 차에서 내린 사이, 남자는 코란도를 몰고 그대로 도주해 버렸다. 난데없는 차량 절도범에 놀란 중고차매장 직원이 경찰에 신고를 하는데, 알고 보니 남자가 두고 간 그랜저 역시 이틀 전 도난신고 된 차량이었다. 이 남자는 이틀 간격으로 차량을 두 대나 훔쳤다. 절도범의 진짜 목표물이 드러난 건 그로부터 두 달 뒤였다. 코란도를 훔쳐간 남자는 12월 6일 저녁 인천 강화도에 나타났다. 근무 중이었던 해병대원 두 명을 차량으로 들이받은 남자는 즉시, 대원들의 총기를 빼앗아 달아났다. 탈취된 무기는 K2 소총 1정과 실탄 수십 발. 군경엔 비상이 걸렸다. 강화도를 빠져나가는 모든 길목에서 검문검색이 시작됐지만 남자는 이미 인천을 벗어난 상태였다. 몇 시간 후, 경기도 화성에서 문제의 코란도가 전소된 채 발견됐다. 자신의 흔적을 모두 불태운 범인은 총기와 함께 자취를 감췄다. 그런데 사건 다음 날, 이명박 후보의 한나라당 당사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은 자신이 총기강탈범이라며 저희 후보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라고 밝혔다. 17대 대통령 선거를 불과 13일 앞둔 시점이었다. 대대적인 검문과 수색에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총기탈취범은 일주일 후 의외의 곳에서 자신의 흔적을 드러냈다. 2007년 12월, 전국을 공포에 떨게 했던 강화도 총기탈취범과의 숨 막히는 일주일. 이 사건의 숨겨진 이야기를 '꼬꼬무'가 처음으로 공개한다. 이번 이야기 친구로는 배우 이훈, 최귀화, 그룹 앨리스 멤버 소희가 나선다. 이훈은 장성규의 이야기 친구로 '꼬꼬무'를 찾아왔다. 장성규와의 찐 친분으로 진한 포옹을 나눈 이훈은 '꼬물이'라며 뜨거운 팬심을 고백했다. 리즈 시절과 흑역사 언급에 당황스러운 신고식을 치른 그는, 이야기가 시작되자 필기까지 해가며 열정 가득한 추측을 쏟아냈는데, 꽤나 높은 적중률에 연륜 있는 리액션을 보여줬다. 또 입대를 앞둔 아들 생각에, 걱정과 분노의 열변을 토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최귀화는 장현성의 이야기 친구로 등장했다. 스크린 안과는 딴판인 수줍은 모습으로 등장한 그는, 이야기가 시작되자 형사반장 같은 날카로운 추리력을 드러냈다. 끝이 다가올수록 점점 분노 게이지가 올라가는 듯 표정이 굳어지던 최귀화는 참지 못하고 주먹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앨리스 소희는 장도연의 이야기 친구로 '꼬꼬무'에 첫발을 내디뎠다. 진지한 태도로 연신 이야기에 깊이 빠져든 소희. 최고의 몰입력을 보인 소희의 리액션 또한 이날 방송의 감상포인트다. 역사 속 잊지 말아야 할 그날의 이야기를 친근하게 들려주는 '꼬꼬무' 63회, '사라진 K2 - 2007 해병대 총기탈취범과의 일주일'편은 26일 목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