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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영원히 격리해야 절규…서천 살인 첫 공판
등록일2025.05.13
충남 서천 묻지마 살인사건의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피고인 34살 이지현은 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판단력이 미약했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검찰은 즉각 반박했습니다. 흉기를 미리 준비했고, 범행 당일 1시간 넘게 거리를 배회하며 대상을 물색한 점 등을 제시하며 계획적 범행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씨 측은 투자 실패와 정신적 불안 등을 이유로 정신감정을 재판부에 재차 요청했습니다. 이 씨는 법정에서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었고, 피해자나 유족에 대한 사과도 없었습니다. 이 씨는 지난 3월 2일 밤, 운동 중이던 4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피해자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전형적인 묻지마 범죄였습니다. 법정에 나온 유족들은, 사무친 슬픔과 분노로 오열하며 엄벌을 호소했습니다. [피해자 유가족 : 심신미약이라든지 변호사 조력을 받으면서 또 우발이라든지 이걸 핑계 삼아서 그걸 빠져나가는 그런 경우가 많이 있지 않습니까? 무기징역도 안 되고 사형을 받고 영원토록 사회 격리시켜서 다시는 이런 범죄가 나지 않고...] 재판부는 정신감정 결과와 증거 자료 등을 종합해 양형을 판단할 예정입니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7일 열립니다. (취재 : 김상기 TJB, 영상취재 : 김경한 TJB, 영상편집 : 김종태,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글로벌D리포트] 백인은 미국 난민 '프리패스'?…트럼프 우연히 백인일 뿐
등록일2025.05.13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남아공 백인 49명이 특별기편으로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17세기 남아공에 이주한 네덜란드 정착민의 후손, 이른바 아프리카너스입니다. 이들은 악명 높은 흑인 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이후 오히려 백인이 박해를 받고 있다며 난민 신청을 냈습니다. [크리스토퍼 랜도우/미국 국무부 부장관 : 여러분을 이 나라에 맞이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이곳에서 여러분의 삶이 활짝 꽃 피우기를, 또 여러분의 자녀가 충만한 삶을 살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미국 난민 신청서를 접수한 아프리카너는 8천 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남아공 정부는 이들이 토지 개혁에 불만을 품고 떠나는 것일 뿐 난민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로널드 라몰라/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 장관 : 국제적 정의에 비추어볼 때 그들은 난민에 해당하지 않으며, 남아공에 백인 아프리카너에 대한 박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파르트헤이트 폐지 이후에도 인구 7%인 백인이 농지 절반을 보유하자 토지수용법을 만들었는데,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를 박해라고 비판하며 아프리카너의 편에 서 왔습니다. 인권단체들은 사실상 모든 난민 수용을 거부해 온 트럼프 행정부가 백인 수용에는 두 팔 걷고 나섰다며 이중잣대를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보통 몇 년씩 걸리는 난민 인정 절차가 이번엔 3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마무리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이 백인인 건 우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집단학살입니다. 농부들이 살해당하고 있는 건 끔찍한 일입니다. 마침 그들이 백인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백인이든 흑인이든 제겐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또, 이런 상태라면 다음 주 남아공에서 열리는 G20 회담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백인 희생자' 프레임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취재 : 김경희, 영상편집 : 김종태,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D리포트] 한국 경제 체력 다했나?…OECD도 잠재성장률 1%대
등록일2025.05.12
OECD가 내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 잠재성장률을 1.98%로 전망했습니다. 올해 2.02% 수준을 내다본 데서, 0.04%포인트 더 낮췄습니다. 우리나라가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도달할 수 있는 최대 경제 성장률 수준이 내년에는 연간 2%에도 채 미치지 못할 거라고 평가한 겁니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낮아지고 있단 뜻으로, OECD의 이번 전망에 앞서서 이미 국내 기관들은 올해부터 우리 경제 잠재성장률이 2% 미만으로 곤두박질 칠 거란 전망을 줄줄이 내놓은 바 있습니다. 국회 예정처는 지난 3월 올해 우리 잠재성장률을 1.9%로 전망했고, KDI도 지난 8일, 올해부터 2030년까지 잠재성장률을 1.5% 수준으로 예상했습니다. 한국 경제는 2천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연간 4~5%씩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걸로 평가됐지만, 최근 10여 년 사이 잠재성장률 추정치 자체가 거듭 빠른 하락세를 보여왔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입니다. 2019년 3천 76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생산연령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경제 성장의 연료인 노동력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투입할 수 있는 노동량이 줄며 2020년대 후반부턴 한국 경제가 연간 1%대 성장에 그치거나 역성장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랐는데, 이런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겁니다. 반면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은 정체된 모습인 데다, 전세계적인 자국 우선주의 기조 속에 글로벌 공급망 분절의 여파로 우리 경제에 대한 자본 투입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OECD 회원국들 중에서도 우리나라는 잠재성장률 하락세가 가파른 편입니다. 지난 2017년부터 10년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3.0%에서 1.98% 줄어 낙폭이 1.02%에 달했는데, 같은 기간에 프랑스는 0.92%에서 1.04%로, 이탈리아는 0.03%에서 1.22%로 잠재성장률을 꾸준히 끌어올려왔습니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도 2.2에서 2.4%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한국 경제가 유독 빠른 속도로 늙으며 잠재력을 상실해 가고 있단 겁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우리 경제의 실질 성장률이 금융위기 당시 수준의 저성장에 그칠 거란 전망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하는 해외 주요 투자은행 8곳의 올해 한국 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말 기준 평균 0.8%에 그쳤습니다. (취재 : 이태권, 영상편집 : 김종태,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단독] 들어오지 말라 아버지 말에…아들은 살해범 됐다 (풀영상)
등록일2025.05.08
&<앵커&> 지난 3월 투병 중인 80대 할머니를 남편과 아들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간병 끝에 돌보던 가족을 숨지게 하는 간병 살인이 잇따르고 있지만, 그동안 정확한 실태가 파악된 적 없었는데요. 저희가 지난 18년 동안의 데이터를 분석한 정부 차원의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권지윤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이 60대 노부부는 장애를 가진 자녀를 22년째 돌보고 있습니다. 긴 간병 끝에 마주한 건, 파산이었습니다. [아버지 (22년째 장애아들 간병) : 아파트 조그마한 거 팔고, 가게 사업장 그거 팔고 모든 재산을 팔고 저희도 개인 파산을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병까지 얻었습니다. [아버지 (22년째 장애아들 간병) : 제가 간암 시술을 또 받았어요. 자녀이기 때문에 한쪽 마음이 그냥 항상 아파서 놓을 수 없는 거죠.] 간병의 무게를 버티는 이들도 있지만 누구나 다 견딜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대학생 A 씨가 그렇습니다. A 씨의 아버지는 5년 전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간병은 하나뿐인 아들 A 씨 몫이었습니다. [A 씨 (20대, 아버지 간병) : 오후 9시에 출근해서 퇴근이 오전 8시였나… 깨어 있는 동안은 병원에서 일단 알려준 대로 소변 통 갈고 약 주고 (그렇게 했죠.)] 편의점 야간 일과 간병을 함께하는 건 점점 버거워졌고 어느 순간, 절망에 빠졌습니다. [A 씨 (20대, 아버지 간병) : 일이 제대로 안돼 가지고 잘렸었어요. 당장 아버지한테 나갈 돈은 많은데 잘렸을 때 거의 다 포기했었던 것 같아요.] 아들의 실직 소식에 아버지도 희망을 놓은 듯 보였습니다. [A 씨 (20대, 아버지 간병) : 아버지가 '방에 들어오지 말라' 하시고 나서 더 그때부터 안 들어갔던 것 같아요.] 투약을 줄이고, 하루 세 번인 치료식도 일주일에 10번 정도만 제공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얼마 뒤 영양실조 상태로 숨졌습니다. 존속 살해범이 된 A 씨는 징역 4년형을 받고 복역하다 최근 출소했습니다. [A 씨 (20대, 아버지 간병) : 힘들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제가 감당할 수 있었던 것보다 너무 그 이상으로 돼버리니까.] SBS가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간병 살인은 2006년부터 2023년까지 모두 228건, 매년 13건 이상 발생했습니다. 부모와 조부모를 숨지게 한 경우가 99건, 43%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부부 대상, 자녀 순이었습니다. 피해자는 60대 이상이 66%, 가해자 역시 60대 이상이 73%였습니다. 고령화 추세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 간병'이 늘면서 간병인의 신체적, 정신적 부담이 심해지는 걸로 분석됩니다. 가해자의 75%는 무직 상태였고, 94.3%는 환자와 동거했습니다. 또, 10명 중 6명 이상은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걸로 나타났습니다. [김성희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실장/보고서 저자 : (우발적 살인은) 분노와 연관이 많이 돼 있습니다. 근데 간병 살인은 분노가 아니라 절망에서 비롯된 살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상황이 너무 절망적인 거예요. 어떻게든 벗어날 수가 없는 거죠.] 절망의 범죄를 저지른 A 씨는 지금 어떤 심정일까. [A 씨 (20대, 아버지 간병) : 후회돼요. 그냥 도망갈 것 같아요. 나중에 알게 된 게 (보호자가 연락을 끊으면) 병원에서 환자를 계속 치료는 한다 하더라고요. 그러면 아버지도 좀 더 오래 사실 수 있었지 않았을까.] (영상취재 : 오영춘·배문산·신동환, 영상편집 : 김종태, 디자인 : 박소연, VJ : 신소영) &<앵커&> 이 내용 함께 취재한 정책문화부 정성진 기자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간병 살인 발생 추이는? [정성진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가족을 간병하던 중 살해 유죄로 확정된 사건만 따져봐도 발생 건수는 지난 2006년 3건에서 2011년까지는 한 자릿수였는데 2012년부터는 두 자릿수로 올라섰고 2019년에는 26건, 2020년에는 22건 등 20건 이상 발생한 해도 생기고 있습니다. 고령화와 함께 간병살인이 늘어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Q. 늘어나는 간병살인, 대책은? [정성진 기자 :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에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은 2007년부터 개호 즉, 간병과 돌봄을 범죄의 원인으로 하나로 신설해서 통계를 집계해 왔습니다. 대책을 세우기 위해 먼저 정확한 실태부터 파악한 겁니다. 일본 통계를 보면 가해자의 70% 이상이 남편이나 아들 같은 남성이었습니다. 이에 맞춰서 지자체에서 남성 간병 교실 같은 상담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또 2006년부터는 고령자 학대 방지 양호자에 대한 지원법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노인 학대를 막기 위해 양호자 즉, 간병인에 대한 지원까지 규정하고 있는 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병살인 보고서를 펴낸 김성희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실장은 간병 책임을 가족이 아닌 사회적 책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경고 신호가 울리고 있다면서 빠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설민환·강시우, 영상편집 : 김종태, 디자인 : 서승현)
[단독] 가족 무너뜨리는 '간병살인'…한 해 13건
등록일2025.05.08
&<앵커&> 지난 3월 투병 중인 80대 할머니를 남편과 아들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간병 끝에 돌보던 가족을 숨지게 하는 간병 살인이 잇따르고 있지만, 그동안 정확한 실태가 파악된 적 없었는데요. 저희가 지난 18년 동안의 데이터를 분석한 정부 차원의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권지윤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이 60대 노부부는 장애를 가진 자녀를 22년째 돌보고 있습니다. 긴 간병 끝에 마주한 건, 파산이었습니다. [아버지 (22년째 장애아들 간병) : 아파트 조그마한 거 팔고, 가게 사업장 그거 팔고 모든 재산을 팔고 저희도 개인 파산을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병까지 얻었습니다. [아버지 (22년째 장애아들 간병) : 제가 간암 시술을 또 받았어요. 자녀이기 때문에 한쪽 마음이 그냥 항상 아파서 놓을 수 없는 거죠.] 간병의 무게를 버티는 이들도 있지만 누구나 다 견딜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대학생 A 씨가 그렇습니다. A 씨의 아버지는 5년 전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간병은 하나뿐인 아들 A 씨 몫이었습니다. [A 씨 (20대, 아버지 간병) : 오후 9시에 출근해서 퇴근이 오전 8시였나… 깨어 있는 동안은 병원에서 일단 알려준 대로 소변 통 갈고 약 주고 (그렇게 했죠.)] 편의점 야간 일과 간병을 함께하는 건 점점 버거워졌고 어느 순간, 절망에 빠졌습니다. [A 씨 (20대, 아버지 간병) : 일이 제대로 안돼 가지고 잘렸었어요. 당장 아버지한테 나갈 돈은 많은데 잘렸을 때 거의 다 포기했었던 것 같아요.] 아들의 실직 소식에 아버지도 희망을 놓은 듯 보였습니다. [A 씨 (20대, 아버지 간병) : 아버지가 '방에 들어오지 말라' 하시고 나서 더 그때부터 안 들어갔던 것 같아요.] 투약을 줄이고, 하루 세 번인 치료식도 일주일에 10번 정도만 제공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얼마 뒤 영양실조 상태로 숨졌습니다. 존속 살해범이 된 A 씨는 징역 4년형을 받고 복역하다 최근 출소했습니다. [A 씨 (20대, 아버지 간병) : 힘들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제가 감당할 수 있었던 것보다 너무 그 이상으로 돼버리니까.] SBS가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간병 살인은 2006년부터 2023년까지 모두 228건, 매년 13건 이상 발생했습니다. 부모와 조부모를 숨지게 한 경우가 99건, 43%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부부 대상, 자녀 순이었습니다. 피해자는 60대 이상이 66%, 가해자 역시 60대 이상이 73%였습니다. 고령화 추세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 간병'이 늘면서 간병인의 신체적, 정신적 부담이 심해지는 걸로 분석됩니다. 가해자의 75%는 무직 상태였고, 94.3%는 환자와 동거했습니다. 또, 10명 중 6명 이상은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걸로 나타났습니다. [김성희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실장/보고서 저자 : (우발적 살인은) 분노와 연관이 많이 돼 있습니다. 근데 간병 살인은 분노가 아니라 절망에서 비롯된 살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상황이 너무 절망적인 거예요. 어떻게든 벗어날 수가 없는 거죠.] 절망의 범죄를 저지른 A 씨는 지금 어떤 심정일까. [A 씨 (20대, 아버지 간병) : 후회돼요. 그냥 도망갈 것 같아요. 나중에 알게 된 게 (보호자가 연락을 끊으면) 병원에서 환자를 계속 치료는 한다 하더라고요. 그러면 아버지도 좀 더 오래 사실 수 있었지 않았을까.] (영상취재 : 오영춘·배문산·신동환, 영상편집 : 김종태, 디자인 : 박소연, VJ : 신소영)
추기경 133명 로마 모였다… 이번 콘클라베 예측 불가
등록일2025.05.06
&<앵커&> 새 교황을 뽑는 추기경단 비밀 회의, 콘클라베가 내일(7일) 바티칸에서 시작됩니다. 외부와 차단된 채 비밀리에 투표가 이어지기 때문에 결과 예측이 어려운데, 이번에는 특히나 변수가 더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그 이유를 곽상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콘클라베에 참석할 전 세계 추기경 133명이 모두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했습니다. 추기경들은 내일부터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3분의 2, 최소 89표를 얻는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새 교황을 뽑는 투표를 이어갑니다. 입후보자가 따로 없고 투표 과정이 철저한 비밀에 부쳐져 결과 예측이 어려운데, 이번에는 변수가 더 많습니다. 출신 국가가 70개국에 달할 만큼 추기경단 구성이 더 다양해진 게 주원인입니다.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의 변방으로 불리는 나라, 또 전쟁과 빈곤으로 고통받는 나라 등 다양한 지역에서 추기경을 임명하려고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루이스 라파엘 사코/추기경 (이라크) : 사람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평화를 아는 목자이자 아버지 같은 교황이 필요합니다.] 2013년 콘클라베 때만 해도 과반이던 유럽 출신 추기경 비율이 39% 수준으로 떨어졌고, 아시아와 중남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출신은 크게 늘었습니다. 또, 선거인단의 80% 이상이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 중에 새로 뽑혔는데, 이 가운데 20명은 지난해 12월 추기경에 갓 임명됐습니다. 교황 선종 이전에는 서로 만난 적이 없는 추기경들이 많아 누가 유력한지 알기 더 어려워진 것입니다. [윌리엄 고/추기경 (싱가포르) : 추기경들이 진심으로 서로 알아가고 서로의 말을 경청하며 주님께 인도를 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콘클라베는 내일 밤 시작되지만, 추기경단 안에서 유력한 교황 후보 알리기와 설득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김종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