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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8명 기다리다 숨진다…정부가 내놓은 대책
등록일2025.04.21
&<앵커&> 매일 8명의 환자가 장기 기증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기증을 기다리는 환자들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기증 희망자는 턱없이 적고, 그마저도 최근 줄어들고 있습니다. 정부가 여기에 대책을 내놨습니다. 정성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재작년 여름, 물놀이 사고로 딸 27살 건혜 씨를 잃은 김보정 씨. 건혜 씨는 곁에 없지만, 어딘가에서 생명이 이어지고 있다는 믿음이 가족들을 지탱해 줬다고 말합니다. 딸은 심장과 간, 신장 두 개를 기증해 네 사람을 살리고 떠났습니다. [김보정/고 김건혜 씨 어머니 : 그냥 그렇게 떠나보냈으면 아마 저희 집에서는 금기어가 됐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저희 눈물 닦아주실 분은 그분들(수혜자)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장기 기증은 마침표가 없어요.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쉼표가 될 수도 있고 ….] 대가 없이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일이지만, 기증 희망자는 지난해 11만 7천여 명으로, 1년 전보다 16% 줄었습니다. 뇌사 장기 기증자는 한 해 400명 안팎인데, 이식이 필요한 환자는 고령화와 더불어 늘면서, 2019년 처음 4만 명대가 됐고 재작년엔 5만 명을 넘었습니다. 매일 8명 정도가 장기 이식을 기다리다 숨지는 게 현실입니다. 정부는 오는 8월 21일부터 신분증 발급 때 장기 기증 희망 등록에 대해 안내하기로 했습니다. 주민등록증, 여권, 운전면허증 등을 신규 발급, 재발급, 갱신받을 때 모두 해당됩니다. 그동안은 장기기증 신청을 관계기관에 하면, 그 뒤에 신분증에 표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강현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기증전략부장 : (현재는) 신청할 의사가 있는 분들이 직접 내방하거나 안내를 받아서 신청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앞으로는) 접근하는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희망 등록률이 올라가는 그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 100만 명당 뇌사 기증자는 9명 수준, 미국은 48명, 스페인은 49명 정도로 큰 차이가 납니다. '숭고한 희생'을 한 장기 기증자에 대해 사회적 예우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전유근·조수인)
'매일 8명' 기증 기다리다 사망…대책 내놓은 정부
등록일2025.04.20
&<앵커&> 장기기증을 기다리는 환자들은 계속해서 늘고 있는데, 희망자는 턱없이 적은 게 현실입니다. 그마저도 최근 더 줄어들면서 정부가 새로운 대책을 내놨습니다. 정성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재작년 여름, 물놀이 사고로 딸 27살 건혜 씨를 잃은 김보정 씨, 건혜 씨는 곁에 없지만, 어딘가에서 생명이 이어지고 있다는 믿음이 가족들을 지탱해 줬다고 말합니다. 딸은 심장과 간, 신장 두 개를 기증해 네 사람을 살리고 떠났습니다. [김보정/고 김건혜 씨 어머니 : 그냥 그렇게 떠나보냈으면 아마 저희 집에서는 금기어가 됐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저희 눈물 닦아주실 분은 그분들(수혜자)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장기 기증은 마침표가 없어요.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쉼표가 될 수도 있고 ….] 대가 없이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일이지만, 기증 희망자는 지난해 11만 7천여 명으로, 1년 전보다 16% 줄었습니다. 뇌사 장기 기증자는 한 해 400명 안팎인데, 이식이 필요한 환자는 고령화와 더불어 늘면서, 2019년 처음 4만 명 대가 됐고 재작년엔 5만 명을 넘었습니다. 매일 8명 정도가 장기 이식을 기다리다 숨지는 게 현실입니다. 정부는 오는 8월 21일부터 신분증 발급 때 장기 기증 희망 등록에 대해 안내하기로 했습니다. 주민등록증, 여권, 운전면허증 등을 신규 발급, 재발급, 갱신받을 때 모두 해당됩니다. 그동안은 장기기증 신청을 관계기관에 하면, 그 뒤에 신분증에 표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강현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기증전략부장 : (현재는) 신청할 의사가 있는 분들이 직접 내방하거나 안내를 받아서 신청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앞으로는) 접근하는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희망 등록률이 올라가는 그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 100만 명 당 뇌사 기증자는 9명 수준 미국은 48명, 스페인은 49명 정도로 큰 차이가 납니다. '숭고한 희생'을 한 장기 기증자에 대해 사회적 예우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김종미, 디자인 : 전유근·조수인)
사망 확정을 부모가…'숭고한 결정' 주저하는 가족들
등록일2024.08.20
&<앵커&> 우리나라는 한해 장기 기증자가 100만 명당 8명 정도입니다. 기증자의 가족들은 기증을 결정하는 과정이 너무 힘겹다고 말합니다. 계속해서 박하정 기자입니다. &<기자&> 고열과 경련으로 입원했던 세 살배기 서윤이. 심정지가 오고, 소생 가망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머니는 힘겨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우서윤 양 어머니 : 친구들 구해주고 가는 게 조금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우리 아기는 정말 큰일 하고 간 너무 멋진 아이죠.] 서윤이는 장기를 기증했고, 또래 아기 4명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우리나라 뇌사 장기 기증자는 지난해 기준 483명입니다. 10년 전이나 요즘이나 그 수는 비슷합니다. 인구 100만 명당 뇌사 장기 기증자는 8명으로, 스페인 46명, 미국 45명, 영국 21명보다 크게 적습니다. 반면 국내 이식 대기자는 5만 1천여 명으로, 10년 새 2배 늘었습니다. 대부분 장기이식만이 희망인 경우인데, 한 해 2천 명 넘게 이식 대기 중에 숨집니다. 기증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장기 기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 보편적이지 않은 탓이 큽니다. 뇌사자의 가족들은 기증 절차의 문제도 있다고 말합니다. 27살 김건혜 씨는 스노클링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장기를 기증했고, 4명을 살렸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장기 기증을 동의하는 과정에서 수없이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자신의 동의로 딸의 사망을 확정 짓는 뇌사 판정의 절차 자체가 힘겨웠고, 무엇보다 가슴이 아팠기 때문입니다. [김보정/김건혜 씨 어머니 : 내 아이의 마지막을 우리가 먼저 결정을 하는 거잖아요. 그 결정 자체를 우리 유가족이 먼저 해야 되는 게….] [강은정/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 교수 : 기증까지의 과정에서 의료진과 보호자의 라포(심리적 신뢰)가 많이 중요한데 (장기기증까지) 매번 면담을 하면서 보호자들의 마음을 다독이면서….] 가족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고, 장기 기증의 숭고한 뜻도 기리는 '울림길' 같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하륭,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조수인·손승필) ▶ '울림' 된 청년의 마지막 길…수술실 앞 배웅하며 오열
소유진, 4년 만에 무대 복귀…장진 감독의 연극 '꽃의 비밀'
등록일2016.10.24
장진 감독의 연극 &'꽃의 비밀&'이 새로운 캐스팅으로 무장해 돌아온다. 연극 &'꽃의 비밀&'(제작 문화창작집단 수다, 수현재컴퍼니)은 장진 감독이 2002년 연극 &'웰컴 투 동막골&' 이후 13년 만에 선보인 코미디로 2015년 겨울 첫 공연 시 창작 초연임에도 불구하고 객석점유율 90%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장진 감독이 단 2주 만에 홀린 듯 완성했다는 이 작품은 네 명의 아줌마들이 보험금을 타기 위해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하여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다. 끊임없는 상황 코미디의 연속, 기대를 벗어나며 웃게 만드는 대사, 캐릭터의 깊숙한 내면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장진식 코미디&'가 진하게 녹여져 있는 작품이다. 이번 세 번째 무대는 새로운 캐스팅으로 무장하여 더욱 강력한 웃음을 예고한다. 카리스마 넘치는 명연기로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로 우뚝 선 배종옥은 기존의 우아한 이미지를 버리고 허당 주당 캐릭터 &'자스민&'으로 분해 제대로 망가질 예정이다. &'이혼하자&'라는 말은 소심하게 남편이 잘 때밖에 못하고 늘 취해 고래고래 노래 부르는 &'자스민&' 역은 극의 메인 웃음을 담당하고 있어 그녀의 파격 변신이 더욱 기대된다. 초연멤버 조연진도 &'자스민&'으로 다시 합류하여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미모면 미모, 연기면 연기, 똑 부러지게 소화하는 배우 소유진은 2012년 뮤지컬 &'김종욱찾기&' 이후 4년 만에 무대로 복귀한다. 지난 8월 종영한 드라마 &'아이가 다섯&'에서 성숙한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소유진은 배우로서의 역량을 더 키우기 위해 연극 출연을 결심했다. 그녀가 분할 &'모니카&' 역은 예술학교 연기전공 출신에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지만 지금은 그저 오크통 배달하는 청년과의 은밀한 썸을 유일한 낙으로 즐기는 평범한(?) 가정주부다. 남심뿐 아니라 여심까지 사로잡은 극강의 청순외모 이청아도 &'모니카&'역에 더블캐스팅 되며, 첫 연극 도전을 결정했다. &'소피아&' 역에 더블 캐스팅된 이선주와 구혜령은 무대, 브라운관, 스크린을 넘나드는 개성파 배우로 극의 무게중심을 담당한다. 부부끼리 전화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푼수 왕언니 &'소피아&'는 남장을 해서라도 보험금을 타려는 발칙한 작전을 세워 모두를 진두 지휘한다. 공대 수석 졸업생으로 무엇이든 잘 고치는 여자 맥가이버 &'지나&' 역에는 김보정과 박지예가 더블캐스팅됐다. &'지나&'는 착하고 조용한 성격이지만 바람피우는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위험한 계획도 불사하는 열혈 캐릭터다. 극의 감초 역할을 담당하는 보험공단 허당 의사 &'카를로&'와 육감적 몸매를 지닌 보험공단 간호사 &'산드라&'에는 이동현, 최태원, 전윤민이 캐스팅되어 실력파 장진사단의 연기실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연극 &'꽃의 비밀&'은 11월 29일부터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되며 오는 27일 인터파크에서 1차 티켓오픈을 앞두고 있다. (SBS funE 강경윤 기자)
빗장 풀리는 이란…다시 주목하는 수출업체들
등록일2015.08.05
&<앵커&> 핵협상 타결로 경제제재가 풀리는 이란에서, 국내 기업들이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원유 매장량 세계 4위로, 중동의 2위 경제대국이기 때문입니다. 빗장이 풀리는 이란 시장에 대한 설명회가 오늘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현장을 곽준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한국무역협회가 마련한 이란 제재동향 설명회입니다. 200석 규모 자리가 빼곡하게 채워졌고, 이란 수출입동향과 시장 전망에 대한 설명이 시작되자, 300여명의 참석자들은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합니다. 2006년부터 이란에 전자 피아노를 수출해온 다이나톤사는 미국 주도 경제 제재가 강화되면서, 2013년부터 어려움이 커졌습니다. 이란 제재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김보정 / (주) 다이나톤 해외영업팀 차장 : 수입제재가 상당히 많아서 반이하로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이었는데요, 앞으로는 단계적으로 제재가 풀릴 것으로 제가 알고 있는데 매출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부분에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이란 무역규모는 2011년 기준으로 수출 60억달러, 수입 113억 달러로 1962년 수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주도의 경제 제재가 강화되면서, 지난해에는 교역규모가 절반으로 급감합니다. 대이란 경제 제재가 해제되면 국내 기업들의 현지시장 진출이 재개되고, 수출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2010년 이후 신규 수주가 끊겼던 건설업체들은 이란 시장이 다시 열리는 데 대해 기대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란 건설시장은 내년 1500억 달러로 규모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등에서 고전 중인 자동차 업계도 숨통이 트일 전망입니다. 현대 기아차는 2010년 2만 3000대를 팔았는데, 2012년부터 자동차 수출이 전명 중단된 상태입니다. 미국 신용평가 피치는 이란의 GDP가 내년부터 4%대로 회복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의 발빠른 대처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홍정화 /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 : 당장 유럽기업들이 발빠른 움직임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거래하고 있는 바이어 관리, 신용 관리를 잘 하셔야되는 것 뿐만 아니라 제재(해제) 후에도 어떻게 사업을 확장하실지에 대한 지금부터의 컨택도 필요할 것이고..] 한때 사우디에 이어 중동의 제 2 경제 대국이라고 불렸던 이란. 빗장이 풀리면서 제2의 중동붐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SBSCNBC 곽준영입니다. ▶ 해외투자 커뮤니티 &<머니로켓&> 바로가기
이영아-고주원 '달려라장미', 첫 대본리딩 현장 '웃음꽃 만발'
등록일2014.11.07
SBS 새 일일드라마 &'달려라 장미&'(극본 김영인, 연출 홍창욱) 팀이 첫 만남을 갖고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달려라 장미&' 팀은 지난달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SBS 탄현 제작센터에서 주요 배우 및 스태프들이 참석한 가운데 첫 대본리딩을 진행했다. 이영아, 고주원, 류진, 정준, 전국환, 이대연, 김청, 정애리 등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이 모인 이날 대본리딩에서는 첫 만남이 무색할 만큼 연기향연이 펼쳐졌다. 주인공 백장미 역을 맡은 이영아는 캐릭터가 겪는 행복과 고난의 감정을 자유자재로 넘나들었고, 황태자 역의 고주원은 상처를 끌어안은 철없는 어린아이 같은 인물의 내면을 유연하게 연기했다. 중저음 목소리의 류진은 차분한 음성으로 장준혁 캐릭터의 시크한 분위기를 표현했고, 첫 악연에 도전한 정준은 흐트러짐 없는 연기로 집중력을 발휘했다. 명품 연기력을 지닌 중년 배우들의 대본리딩은 현장을 더욱 에너지 넘치게 만들었다. 전국환은 쩌렁쩌렁한 발성으로 현장에 기분 좋은 긴장감을 선사했고, 김청과 정애리는 청량하고도 우아한 목소리만으로 대본리딩 현장을 순식간에 촬영장으로 둔갑시켰다. 이대연의 따뜻한 부성애 연기는 현장에 온기를 만들었다. 신예 배우들의 패기 넘치는 대본리딩 또한 눈에 띄었다. 백장수 역을 맡은 권수현을 비롯해, 연극배우 출신의 김보정은 씩씩한 목소리로 캐릭터의 쾌활한 매력을 표출했다. 윤주희, 이시원의 개성 있는 목소리 연기 또한 이날 대본리딩을 생동감 넘치게 만들었다. &'가족의 탄생&', &'여자를 몰라&' 등을 통해 안정적인 필력을 펼쳐온 김영인 작가와, &'폼나게 살거야&', &'제중원&', &'신의 저울&' 등을 만들어 온 홍창욱 PD가 의기투합한 &'달려라 장미&'는 유복한 가정에서 살아온 주인공이 아버지의 죽음으로 모든 것을 잃고 생계형 똑순이로 새로 태어나는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돈과 일에 대한 가치, 가족애, 꿈과 사랑 등 건강한 메시지로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잔잔한 감동을 안길 전망이다. 대본리딩을 마친 &'달려라 장미&'는 12월 방송을 목표로 현재 촬영에 돌입했다. &'달려라 장미&'는 현재 방영 중인 &'사랑만 할래&' 후속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선애 기자)
[리뷰] 연극 '미스프랑스' 김성령은 신의 한수였다
등록일2014.06.10
배우 김성령은 1988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선발돼 아름다움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그녀는 연기로서는 20년 가까이 전성기를 누려보지 못했다. 두 분야에서 전성기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사람이 부지기수이기에 아쉬워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김성령은 계속해서 도전했다. 연기를 배우기 위해서 마흔 줄에 대학원에 입학했고 연극, 영화, 드라마 등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다작(多作)했다. 그런 노력의 과정 끝에 김성령의 연기 전성기는 이제 막 도래했다. 연극 &'미스 프랑스&'는 김성령의 연기 전성기 정점에 놓인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영화 &'역린&', SBS 드라마 &'추적자&', &'상속자들&' 등 상업적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 널렸지만 &'미스 프랑스&'을 통한 김성령의 도전은, 상업적 성공 그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고 확신한다. 김성령은 조재현이 설립한 연극 제작사 수현재씨어터가 내놓은 &'미스프랑스&'로 6년 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왔다. 그는 연기자 선배 조재현의 강력한 설득이 있었다고 말했지만, 100분의 러닝타임 동안 쉼 없이 1인 3역을 소화해야 하는 &'미스프랑스&'를, 드라마, 영화, 광고 등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김성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될 이유는 없었다. 딱 한 가지, 연기로서 한층 더 성장하고 싶은 열정 외에는 말이다. 결과적으로 김성령의 도전은 그녀 연기 인생에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매우 똑똑한 선택으로 기억될 것이다. 김성령은 &'미스 프랑스&'에서 나르시즘의 최고봉인 미스 프랑스 조직위원장 플레르와 순수한 백치미를 가진 호텔 종업원 마르틴, 클럽댄서이자 플레르의 거친 쌍둥이 여동생 사만다 등 전혀 다른 세 여인을 한 무대에서 표현하면서 김성령이 연기적으로 얼마나 성숙했는지를 관객들에게 몸소 보여준다. 특히 김성령표 코미디는 쉴새 없이 웃음을 자아낸다. 현실인지 고도의 연출된 드라마인지 헷갈릴 정도로 김성령의 백치미는 관객들을 배꼽을 자극한다. 프랑스 작품을 원작으로 했지만 황재헌 연출이 한국식으로 완성도 높게 각색됐기 때문에 김성령의 코미디는 한국 정서와 이질감을 찾기 어렵다. 역동적인 무대의 변화들과 더불어 김성령이 단 몇 초 만에 의상과 가발을 순식간에 바꾸고 무대에 나타나서 전혀 다른 세 명의 인물들을 연기 하는 모습은 감탄을 이끌어낸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고도의 집중력과 준비 과정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 연극의 완성도는 현저히 떨어졌음이 분명하다. &'미스 프랑스&'는 10초에 한번 씩 웃음이 터지는 가벼운 코미디 장르지만, 고도로 잘 다듬어진 유머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김성령을 비롯해 노진원, 김하라, 안병식, 이현응, 김보정 등의 연기는 전혀 가볍다고 치부할 수 없다. 더블 캐스트 된 이지하에 비해서 김성령의 성량은 다소 부족하지만 객석까지 대사들이 전달되는 데 문제가 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연극이 모두 마치고 커튼콜이 열리자 김성령의 얼굴에는 그제서야 한눈에 봐도 지친 표정이 드러났다. 영화 촬영 및 홍보, 그리고 칸 국제영화제 참석 등 바쁜 스케줄에서도 의미 있는 도전을 한 김성령에게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미스 프랑스&'는 수현재 씨어터(DCF 대명문화공장 3층)에서 오는 7월 13일까지 공연된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