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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김민선, 6차 월드컵 500m 5위…종합 랭킹 8위로 마무리 빙속 김민선, 6차 월드컵 500m 5위…종합 랭킹 8위로 마무리 등록일2025.03.03 ▲ 스피드스케이팅 김민선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 간판 김민선(의정부시청)이 이번 시즌 월드컵 여자 500m 마지막 레이스에서 5위에 올랐습니다. 김민선은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7초80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7조 아웃 코스에서 폴란드의 카야 지오메크-노갈과 레이스를 펼친 김민선은 첫 100m 기록을 전체 8위에 해당하는 10초50에 끊었습니다. 이후 곡선 주로를 안정적으로 통과한 김민선은 노갈(37초73)에게 살짝 뒤진 기록으로 완주했습니다. 금메달은 네덜란드의 펨케 콕(37초13), 은메달은 미국의 에린 잭슨(37초43)이 차지했고 동메달은 노갈이 가져갔습니다. 같은 종목에 출전한 이나현(한국체대)은 37초84로 6위를 기록했습니다. 김민선은 이번 레이스로 시즌 월드컵 무대를 마무리했습니다. 월드컵 6개 대회 11차례 레이스 결과를 합산해 순위를 가르는 여자 500m 월드컵 랭킹에서 8위에 올랐습니다. 김민선은 총 9차례 여자 500m를 뛰었고,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했습니다. 종합 1위는 잭슨이 차지했고, 2위엔 폴란드의 안젤리카 부이치크, 3위엔 일본의 유키노 요시다가 올랐습니다. 펨케 콕은 9위를 기록했으나 시즌 단 5차례 레이스에만 출전해 모두 우승을 거두는 압도적인 모습을 뽐냈습니다. 이나현은 16위에 올랐고, 쇼트트랙이 주 종목인 네덜란드의 쉬자너 스휠팅이 4위를 기록했습니다. 월드컵 시리즈를 마무리한 김민선은 13일부터 노르웨이 하마르에서 열리는 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이번 시즌 마지막 국제 무대 레이스를 펼칩니다. 남자 500m 2차 레이스에 출전한 김준호(강원도청)는 34초55의 기록으로 4위에 올랐습니다. 동메달을 딴 네덜란드의 예닝 더보(34초52)와는 0.03초 차이였습니다. 6조 아웃코스에서 뛴 김준호는 첫 100m를 전체 2위 기록인 9초45에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레인 변경 과정에서 함께 뛴 마르텐 리브(에스토니아)와 동선이 겹치면서 주춤했던 장면이 아쉬웠습니다. 레인을 변경할 때는 조금이라도 느린 선수가 양보해야 하는데, 리브가 뒤늦게 속도를 줄이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올 시즌 월드컵에서 동메달 2개 딴 김준호는 남자 500m 종합 순위 10위로 마무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화제의 '유니버스 티켓', 더 일찍 만난다…토요일 오후 5시로 편성 변경 화제의 '유니버스 티켓', 더 일찍 만난다…토요일 오후 5시로 편성 변경 등록일2023.11.23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첫 방송만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유니버스 티켓'이 편성을 토요일 오후 5시로 앞당긴다. SBS 오디션 프로그램 '유니버스 티켓'은 기존 편성 시간이었던 토요일 오후 6시 5분에서 오후 5시로 변경, 조금 더 빨리 시청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유니버스 티켓'은 지난 18일 첫 방송한 이후 일본 아베마 TV K-팝 콘텐츠 부문에서 단숨에 1위를 차지했다. 23일 기준 '유니버스 티켓'은 해당 부문에서 1위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유니버스 티켓'은 대형 글로벌 오디션으로, SBS와 일본 아베마TV를 비롯해 현지 TV 방영 및 OTT로 송출 중이다. 방송 전부터 글로벌한 관심을 받은데 이어 방송 직후 호평과 더불어 높은 관심도를 입증했다. 여기에 23일 기준 '유니버스 티켓'의 공식 클립 영상과 SBS 콘텐츠가 누적 조회수 700만 뷰를 돌파하며 다양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방송 직후 '리틀 장원영' 임서원, '티저 요정' 황시은, 일본 걸그룹 프리킬 나나와 유키노, '인싸' 코토코, '틱톡 소녀' 안씬, 유니콘(유니버스 아이콘) 윤하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은 방윤하 등 참가자들이 화제되면서 최종 8인의 멤버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유니콘들의 진심 어린 심사평도 눈길을 끌었다. 김세정의 실력을 들키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피땀 눈물 흘려 무대를 완성하는 것이 아이돌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할지언정 완성은 해내야 한다 는 따끔한 심사평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많은 공감을 받으며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더하고 있다. 한편, '유니버스 티켓'은 오는 25일 오후 5시 2회가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스케이트 바꾼 김민선, 시즌 첫 월드컵 500m 5위 스케이트 바꾼 김민선, 시즌 첫 월드컵 500m 5위 등록일2023.11.10 비시즌 스케이트를 교체한 김민선 선수가 2023-2024시즌 첫 국제대회에서 5위를 기록했습니다. 김민선은 일본 홋카이도 오비히로에서 열린 2023-2024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1차 레이스에서 37초 999의 기록으로 키미 고에츠(37초 826·미국), 에린 잭슨(37초 893·미국), 펨케 콕(37초 930·네덜란드), 요시다 유키노(37초 962·일본)의 뒤를 이었습니다. 9조 아웃코스에서 펨케 콕과 경쟁한 김민선은 스타트가 약간 늦었지만, 곧바로 폭발적인 스피드로 속도를 높였습니다. 첫 100m 구간은 전체 5위인 10초 59에 끊었습니다. 김민선은 이후 펨케 콕과 나란히 달리며 경쟁을 펼쳤으나 레이스 막판 속도가 처졌습니다. 비록 메달을 획득하진 못했지만 나쁘지 않은 기록입니다. 김민선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지난 8월 스케이트 부츠를 교체했습니다. 보통 스케이트 교체 시즌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 예년보다 기록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김민선은 이번 대회를 새 스케이트에 적응하는 실전 무대로 삼았고, 만족할 만한 기록을 냈습니다. 이날 열리는 여자 1,000m와 11일 열리는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다시 한번 새 스케이트를 점검할 예정입니다. 김민선은 지난 시즌 단거리 세계 최고 자리에 올라선 한국 빙속의 간판입니다. 2022-2023시즌 월드컵 1차 대회부터 5차 대회까지 여자 500m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종합 1위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12월엔 36초 960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한편 같은 종목에 함께 참가한 이나현(노원고)은 38초 472의 기록으로 전체 11위에 올랐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문화현장] 축제 일주일 전 닥친 위기,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 [문화현장] 축제 일주일 전 닥친 위기,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 등록일2023.06.08 [FunFun 문화현장] &<앵커&> 문화현장, 매주 목요일에는 최신 개봉 영화 소식을 김광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익스트림 페스티벌 / 감독 : 김홍기 / 출연 : 김재화, 조민재, 박강섭, 장세림] 개최 일주일 전 갑자기 이름이 바뀐 지역축제. 이를 준비하던 대행사 대표 혜수는 그래도 축제를 무사히 치르기 위해 애씁니다. 하지만 축제가 시작되기 직전 객석은 텅 비고, 모든 일정도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성공적인 지역축제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타트업 청년들의 모습을 그린 코미디 영화입니다. --- [이윽고 바다에 닿다 / 감독 : 나카가와 류타로 / 출연 : 하마베 미나미, 키시이 유키노] 대학신입생으로 함께 자취를 하며 절친이 된 마나와 스미레. 하지만 스미레에게 연인이 생기면서 둘은 서서히 멀어지고 그러던 어느 날 스미레가 갑자기 자취를 감춥니다. 마나는 그녀가 남긴 캠코더를 발견하고는 그 흔적을 쫓다가 숨겨졌던 비밀을 마주합니다. 아야세 마루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영화입니다. --- [안나푸르나 / 감독 : 황승재 / 출연 : 김강현, 차선우, 한수연, 신연서, 서은채] 강현은 얼마 전 군에서 제대한 후배 선우와 함께 북악산을 오릅니다. 정상을 향해 걷던 두 사람은 과거 연인들과의 추억을 소환해 이야기 소재로 삼습니다. 선후배의 대화를 통해 두 사람의 서로 달랐던 연애 방식을 녹여낸 영화입니다. --- [사랑하는 당신에게 / 감독 : 델핀 리허리시 / 출연 : 프랑수와 벨레앙, 케이시 모텟 클레인] 제르맹은 먼저 떠난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현대 무용단에 입단합니다. 가족들 모르게 공연을 준비하지만 그런 그의 행동은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후, 그 상실을 계기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주인공의 모습을 그린 영화입니다. (영상편집 : 김병직)
日 키네마 준보 대상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6월 국내 개봉 日 키네마 준보 대상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6월 국내 개봉 등록일2023.05.08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제96회 키네마 준보 시상식에서 일본 영화 대상(BEST 10 1위)을 받은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이 6월 개봉을 확정했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은 선천적 청각 장애를 가진 프로 복서 케이코가 혼란과 고민 속에서도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여정을 담은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로 호평 받은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이다. 공개된 런칭 포스터는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의 주인공 케이코의 얼굴을 담아냈다. 땀에 젖은 채 무언가를 바라보며 희미한 미소를 띠고 있는 케이코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특히 왼쪽에 위치한 '작고 느리지만 꾸준하게' 카피는 케이코가 가진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은 16mm 필름으로 촬영되어 아름다운 색감과 필름 질감은 물론, 남다른 영상미를 스크린으로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이번에 공개된 런칭 포스터도 16mm 필름이 가진 색감와 개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16mm 필름은 '블랙 스완', '캐롤', '라이스보이 슬립스' 등 촬영에 사용된 필름으로 알려져 있다. 미야케 쇼 감독은 따뜻함과 다큐멘터리 같은 생생함을 갖고 있는 16mm 필름은 복서의 육체나 낡은 체육관을 찍을 때 어울린다. 배우의 훌륭한 연기가 있다면, 카메라로 이를 왜곡하지 않고 그것 자체로 생생하게 다큐멘터리처럼 기록하고 싶었다 고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씨네21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은 키네마 준보 시상식에서 일본 영화 대상(BEST 10 1위),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독자 선정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했으며 마이니치 영화 콩쿨에서는 일본 영화 대상과 여우주연상, 감독상, 촬영상, 녹음상을 수상하는 등 일본 내 유수 영화 시상식을 석권하고 있는 최고 화제작이다. 특히 키시이 유키노 배우는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 제72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를 거쳐 제66회 BFI 런던 영화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제35회 도쿄 국제영화제, 제52회 몬트리올 뉴시네마 국제영화제, 제23회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 제21회 달라스 아시안 영화제 등 세계 각지의 영화제에 초청되어 상영됐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은 오는 6월 국내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bada@sbs.co.kr
[씨네멘터리] 조금은 올드하게, 다녀오겠습니다. -스즈메의 문단속 [씨네멘터리] 조금은 올드하게,  다녀오겠습니다. -스즈메의 문단속 등록일2023.03.12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예민하고 섬세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영화에는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기 무척 까다로운 물의 이미지가 부단히 나오는지도요. 인터뷰 시작 직전, 각 방송사 무선 마이크 넉 대를 하나로 묶은 걸 손에 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가슴께로 들었다가, 허리춤으로 내렸다가, 등 뒤로 놓았다가 의자 아래로 내려놓았다가, 어디에 놓아야 좋을지 계속 고민하는 눈치였습니다. (붐 마이크가 없는 경우, 대부분의 감독이나 배우들은 가슴과 허리 사이쯤에서 마이크를 들고 있다가 점점 입 가까이로 가져가게 마련입니다) 신카이 감독에게 마이크를 허리께로 내려 들고 있으면 어차피 영상에는 안 잡힌다고 해도 잘 안 믿는 눈치였습니다. 혹시라도 마이크가 화면에 나올까봐 걱정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마이크가 화면에 나오면 보기 싫죠. 넉 대의 카메라가 어떤 사이즈로 자신을 잡고 있을지 모르니 신카이 감독은 아예 마이크가 보이지 않게 확실히 하고 싶었나 봅니다) “너의 이름은(2017)”, “날씨의 아이(2019)”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을 들고 내한해 한국의 기자, 관객들과 만나고 돌아갔습니다. 신카이 감독의 이른바 '재해 삼부작'의 마지막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이는 “스즈메의 문단속”은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를 찍었습니다. 좌석점유율이 40%에 이르고, 예매율도 50%를 넘나들며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기세를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을 배급하는 쇼박스의 조수빈 팀장이 개봉 당일 신카이 마코토 감독 인터뷰 현장의 분위기와 “스즈메의 문단속”에 할당된 전국 극장 좌석수를 보고는 “이건 완전히 텐트폴 영화네요”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제가 신카이 감독의 영화를 시작한 건 실은 그의 영화 제목 때문이었습니다. “ 너의 이름은.(君の名は?)” 너의 이름,은. '너의 이름'까지만 썼으면 그저 그렇거나, “나쁘지 않군” 정도의 제목이 었겠지만 '은'이라는 조사 하나가 들어감으로써 어감은 여운을 남기며 아주 멋진 제목으로 바뀌었습니다. 김훈 작가가 “칼의 노래” 첫 문장을 '버려진 섬에도 꽃이 피었다”로 쓸지 “버려진 섬에도 꽃은 피었다”로 쓸지를 놓고 한참을 고민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아, 이런 감각의 제목을 뽑을 수 있는 감독이라면, 영화라면, 꼭 봐야겠어.라고 생각했습니다. “너의 이름은.”은 한국에서도 380만 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더 퍼스트 슬램덩크” 전까지 역대 일본영화 흥행 1위를 기록했습니다. “날씨의 아이”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제목만 듣고도 '아, 이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이군'하고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도 평범한 단어이고 '아이'도 평범한 단어입니다. 실제로 '~의 아이(들)'이란 영화 제목도 흔합니다. 그런데 이토록 평범한 두 단어가 붙으니 정서적 스파크가 일어납니다. “ 날씨의 아이(天?の子)”. 날씨의, 아이. 이 아이는 도대체 어떤 아이일까? 하는 궁금증이 맑은 하늘에 먹구름 몰려오듯 밀려옵니다. “날씨의 아이”는 호우가 그치지 않는 재난 상황의 도쿄에 햇빛을 비출 수 있게 하는 능력을 가진 '맑음 소녀'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 스즈메의 문단속(すずめの?締まり) . 스즈메의, 문단속. '문단속'이란 말은 요즘 시대에는 약간 문어체적 느낌을 줍니다. 아파트보다는 개별 주택이 많았던 과거에는 문고리가 대개 철물로 돼있었습니다. 손으로 잠그고 풀고 했었죠. 그래서 외출할 때나 집에 아이들만 있었을 때는 “문단속 잘 해”란 말을 참 많이 하고 많이 들었습니다. 일상적인, 구어적 표현이었죠. 그러나 아파트에 많이 살고 전자식 '도어락'이 일반화된 요즘에는 문단속이란 표현이 예전만큼 자주 쓰이지 않습니다. 솔직히 일본 주택의 방범 사정은 잘 모릅니다만, 문단속이란 표현은 그래서 묘한 향수와 함께 도대체 무슨 영화길래 이런 표현이 등장해야 하는 거야? 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영화 제목으로는 다소 엉뚱해 보이는 단어가 오히려 신선함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죠. 이런 개인적이고 직업적인 궁금증을 약간의 질투와 부러움에 담아 신카이 마코토 감독에게 평소 영화 제목을 어떻게 뽑느냐고 물어봤습니다. “제목을 지을 때는 항상 약간 올드한 느낌을 주는 제목으로 하고 싶습니다. '조금 촌스러운 것이 딱 좋다'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왜냐하면 저는 일본의 신화라든지 옛날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서 이야기를 만들 때가 굉장히 많은데요, 그것들에는 아주 잘 만든 패턴만이 남고 남아서 지금에 이어져오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금 예스러운 느낌과 이야기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을 생각하면서 그런 것을 연상시킬 수 있는 제목을 지으려고 합니다.” 신카이 감독이 직접 뽑는 것은 제목만이 아닙니다. 포스터에 쓰이는 헤드 카피도 신카이 감독이 직접 뽑아서 넘겨준다고 “스즈메의 문단속”의 홍보사 '영화인'의 신유경 대표가 전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아주 좋죠. 감독이 헤드 카피까지 딱 뽑아서 주니까요.”하고 신 대표가 농반진반, 웃으며 말했습니다. 국문학을 전공한 신카이 마고토 감독이 뽑은 “스즈메의 문단속” 헤드 카피는 '다녀오겠습니다.'입니다. (그러고 보니 신카이 감독의 2013년 영화 “언어의 정원”의 여주인공인 유키노 유카리 선생님도 '고전' 수업을 담당하는 국어 교사입니다) '다녀오겠습니다'는 문단속 만큼이나 올드하고 평범하지만 고귀한 문장입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고 나서 새삼 그렇게 느꼈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는 한국에서 '언제 밥이나 한번 먹자'같은 의례적인 인사말이지만, 재해나 사고의 순간에 부닥치면 이 말만큼 듣고 싶은 말이 없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습니다.” 평소에는 아무 말 아니었던 그 말 한마디가 너무나 사무치게 그립고 반가웠던 적이 다들 한두 번씩은 없었던지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스즈메의 문단속”이 문을 모티브로 한 것은 문이 일상의 심볼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매일 아침 문을 열고 '다녀오겠습니다'하고 나가고 '다녀왔습니다'하고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일상 생활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재해라는 것은 그런 일상을 단절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문을 열고 '다녀오겠습니다'하고 나갔는데 돌아오지 않는 것이죠.” “스즈메의 문단속”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불러온 동일본대지진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영화인으로서, 예술가로서, 참 어렵고 용기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카이 감독은 12년 전 재해를 엔터테인먼트로 다뤄도 괜찮을지 스태프들과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일본인의 삼분의 일 정도가 이미 잊고 기억하지 못하는 동일본대지진에 대해서 더 늦게 영화로 만들게 된다면 아무도 모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을 그려내지 않는다면 지금의 일본을 그려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큰 거짓이다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작화의 아름다움이나 이야기의 완성도은 물론 신카이 감독의 이런 예술적 야심이 “스즈메의 문단속”을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에 이어 애니메이션 영화로는 21년만에 베를린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시킨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 * “피아노의 숲(ピアノの森 ? 2007)”, “언어의 정원(言の葉の庭 ? 2013)”, “목소리의 형태(聲の形 ? 2016)”. 제가 제목에 홀린 듯이 극장으로 가서 봤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들의 제목입니다. (오리지널 영화도 있고, 원작 만화가 있는 영화도 있습니다) 특히 클리셰를 강화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최근 한국 영화 제목들의(“헤어질 결심” 제외!) 감각으로 보면 조금은 엉뚱하고 색다른 감각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벼랑 위의 포뇨”, “하울의 움직이는 성” 같은 미야자키 옹의 영화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애니메이션 영화라서 상대적으로 더 자유로운 측면이 있겠지만, 언어의 조탁이 우악스럽지 않고 섬세하고 신선합니다. 영화에서 주인공들의 행위나 대사도 그렇게 흘러갑니다. 그것이 어쩌면 일본 영화가 지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요. 올 여름, “바람이 분다”이후 십 년 만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이자 진짜 은퇴작이 개봉 예정입니다. 제목은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기대가 큽니다. 제목만으로도 안보고 못 배길 것 같습니다. 아래에서 '씨네멘터리' 연재를 구독하고 지난 에피소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