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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쇼] 권오을 김문수에 가끔 만나 말했다…'그런 말씀 그만 하이소'
등록일2025.05.12
- 이재명, TK 30% 득표 가능…바꿔보자 열망 - 민주당, 중도보수까지 외연 확장돼 있어 - 李, 온몸으로 살아온 정치인…설움·포용 느껴 - 사법리스크? 보수에서 악마화·왜곡한 허구 - 국힘 단일화 내홍, 한국 정치의 흑역사 - 민주주의 근간 파괴해…배후엔 尹 아니겠나 - 尹 공개 메시지? 정상적 사고방식은 아냐 - 김문수, 싸움 되는 상대…계엄·탄핵 경직된 생각 - 가끔 만나…태극기와 함께 가는 모습 안쓰럽더라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5년 5월 12일 (월)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권오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국민대통합위원장 ▷김태현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난 주말 경북을 찾아서 “빨강이냐 파랑이냐를 따지지 말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TK 지역 득표율이 30%가 목표다 이렇게 얘기했는데요. 이 자신감의 근거는 뭔지 새누리당 소장파 출신의 전직 3선 의원인 권오을 민주당 선대위 국민대통합위원장에게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권오을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태현 : 위원장님,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하신다고 했을 때 의외다 이런 반응도 많았을 것 아니에요. 워낙 보수정당에서 오래 활동을 하셨으니까요. 왜 그런 결정을 하시게 되셨나요? ▶권오을 : 의외라고 받아들이시는 분도 있지만 평소의 제 생각이었습니다. ▷김태현 : 그래요? ▶권오을 : 제가 정치의 시작을 91년 이기택 민주당 도의원으로, 그다음 92년 김대중 민주당 대선 준비위원장으로서 92년 이기택 민주당, 15대 국회의원 시작했습니다. 그 뒤에 한나라당에서 오래 있다가 2011년 한나라당 국회 사무총장을 마지막으로 현역정치를 마무리했습니다. ▷김태현 : 네. ▶권오을 : 그 뒤에 바른정당, 바른미래당, 그러고 무당으로 한 6, 7년 있었기 때문에 이런 역사를 아시는 분은 의외가 아니라 제 갈 길을 갔구나 판단을 하십니다. 저로서는 평소 생각대로 이번에 이재명 캠프에 합류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민주당 선대위에서 TK 30% 득표가 목표다 이렇게 말씀하시잖아요. 그런데 TK에서 30% 득표하는 게 민주당 입장에서는 쉬운 일은 아닐 건데요. 가능하다 이렇게 판단하신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권오을 : 한 3년 전에 TK 평균득표율이 22%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3년 동안 우리 TK를 비롯해서 모든 국민들이 너무 힘들었잖아요. 이제 힘든 세월을 끝내고 한번 바꿔보자 이런 분위기가 굉장히 강하게 돌고 있어요. 그게 또 이재명 후보께서 고향이 경북 안동이고 대구이다 보니까 지역에서는 이 기회에 한번 바꿔서 낙후된 우리 대구?경북 발전을 견인하고, 또 정치도 일당독재에서 경쟁체제로 바꿔보자라는 그런 열망을 느낍니다. 아마 가능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저희들 전 당원들, 운동원들 지지자들도 목표달성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얼마 전에 이재명 후보가 “우리가 가만히 있어도 저쪽이 자빠지는 경우도 있다.” 뭐 이런 취지의 얘기를 했는데요. 최근에 국민의힘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내홍을 꼬집은 것 같거든요. 이런 게 혹시 TK 쪽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도 좀 있을 것으로 보고 계십니까? ▶권오을 : 우선 TK 분위기를 떠나서, 제가 TV를 통해서 그걸 여러 장면들을 며칠 동안 보면서 정말 한국 정치의 흑역사를 기록하는구나, 정말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도 없구나. 정치를 했던 사람으로서 저 스스로 자괴감을 느꼈습니다. ▷김태현 : 네. ▶권오을 : 그래도 다행스럽게 국민의힘 당원들이, 지지자들이 바른길로 가게 해 줘서 그나마 다행이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정상적으로 정책대결에 들어가게 되면 이재명 후보의 정책은 몸으로 체험한 정책들이잖아요. 모든 국민들에게, 그러고 TK 시도민들에게도 소구력이 있다고 저는 판단을 합니다. 아마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은 중도보수정당이다.”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는데요. 민주당은 중도보수정당이라는 이 부분에 동의하십니까? ▶권오을 : 실질적으로 한국 정당사에서 보면 대부분 정당들이 중도보수정당이거나 극우정당이거나 이런 형편이었습니다. 최근에 와서 민주당이 진보진영으로 범위를 많이 넓혔지만 기본적으로 신민당, 통일민주당, 또 현재의 민주당이 중도보수정당으로까지 외연이 넓혀져 있었는데요. ▷김태현 : 네. ▶권오을 : 이번에 이재명 후보께서 직접 여러 차례 우리 민주당은 진보정당, 중도정당, 그다음에 합리적인 보수정당으로까지 외연을 넓히겠다 이렇게 언급을 하셨고요. 정책도 굉장히 기업현장을 자주 찾아가시잖아요. 기업의 가치를 중시한다는 것은 중도보수정당으로 지향한다는 그 증표가 아니겠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 말에 대해서는 저는 굉장히 신뢰감을 갖고요. 그러고 우리 민주당이나 한국정치가 나가야 할 방향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게 대선이기 때문에 중도확장을 노리는 득표전략 아니냐 이렇게 보는 시각도 있거든요. 그 부분은 어떠세요? ▶권오을 : 선거가 되면 득표전략으로 중도보수정당을 지향한다는 말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당의 김민석 최고나 여러 분하고 얘기를 나눠봤을 때 당내에서 당의 여러 가지 앞으로 지향해야 될 방향에 대해서는 깊숙하게 논의가 돼 있고요. 그다음에 기업철학이 대본이라는 그런 기조하에 기업의 가치와 노동의 가치를 아울러서 선진복지사회로 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그 말을 그냥 레토릭이 아니라 실제로 민주당이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저는 확신을 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재명이라는 정치인 개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권오을 : 그분이 살아온 과정을 보면 온몸으로 살아왔잖아요. 그분의 말씀 하나하나가 머리로 생각해서 공부해서 하는 말도 가끔은 있지만 경제도 온몸으로 체험한 경제였고, 정치도 온몸으로 체험한 정치였지 않습니까. 수락연설을 보면 커오는 과정에서 힘들고 어려웠던 데에 대한 서러움이 배어 나왔고, 지난 3년 동안 부당하게 당한 정치탄압에 대한 울분이 배어 있었고요. 그럼에도 우리 모두 다 같이 서로 밀고 당기면서 함께 가야 된다는 포용의 정치가 녹아 있었습니다. 저는 그 수락연설을 보면서 참 이분이 살아온 전 과정이 오롯이 다 표현이 돼 있구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그런데 보수진영에서는 그런 얘기들을 하잖아요. 이재명 후보에 대한 뭔가 걱정, 두려움 이런 것들을 보수진영은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한 두 가지만 짚어볼게요. 여러 가지 재판을 받고 있는데 과연 대통령이 되는 게 맞느냐 이런 얘기들을 보수진영에서 하고 있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권오을 : 저도 재판받는 내용을 다 봤습니다. 내용을 다 보면 백현동과 대장동 3년 반 동안 아무것도 나온 게 없잖습니까. 그러고 그전에 있었던 것도 작은 실수 이런 것을 가지고 보수진영에서 계속 두고두고 악마화했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에게 왜곡되어 있다고 저는 봅니다. 저도 정치를 하면서 크고 작은 선거법 재판도 많이 받아봤지만 그 내용을 정말 국민들이 들여다봤을 때 일반국민들한테 각인시켜온 그 악마화라는 것이 얼마나 허구적인 것인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태현 : 네. ▶권오을 : 예를 들면 김대중 빨갱이, 노무현 빨갱이 얼마나 그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까? 그러나 김대중의 대한민국, 노무현의 대한민국이 정말 한미 FTA하고, 국방력 강화하고, 이라크 파병하고 정말 그런 일이 없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우파에서 전형적으로 끌고 온 하나의 위험공세였다 저는 그렇게 판단을 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하나 더 짚어보면요. 입법권, 행정권, 당내까지 다 장악을 하니까 권력이 너무 세지는 것 아니야라는 걱정들을, 우려들을 보수진영 일각에서 표현을 하거든요. 그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권오을 : 저는 우리 국민들이 굉장히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번 대선에서는 윤석열 독재에 대해서 제동을 걸기 위해서 민주당에 대해서 절대다수의 의석을 줬었고요. ▷김태현 : 총선에서요. ▶권오을 : 네. 이번 대선에서 또다시 우리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를 선택하신다면 내부에서 균형과 견제가 저는 작동한다고 봅니다. ▷김태현 : 민주당 내부에서요? ▶권오을 : 오히려 저는 내년에 지방선거, 그다음 총선에서 만에 하나 우리 민주당 이재명 정부가 독주를 한다면 우리 국민들은 바로 현명에게 어떤 견제의 결과를 내놓는다, 정말 정치를 다수의 힘으로 정당하게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국가발전을 위해서 제대로 한다면 그대로 계속 지지해 줄 거고요. 만약에 독주나 독선을 한다면 다른 국민들이 제동을 건다고 저는 봅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된다 저는 이렇게 판단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앞서도 잠시 언급을 해 주셨는데요. 주말 사이에 벌어졌던 국민의힘의 내홍에 대해 지금은 마무리가 됐지만 이걸 좀 짚어볼게요.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에 몸담으셨잖아요. 지금 국민의힘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보십니까? ▶권오을 : 저는 참 이해가 안 됐어요. 제가 정치를 했던 사람으로서 엄청나게 저는 스트레스를 받았고 울분을 느꼈어요.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그래서 저건 정당이 아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국민의힘 당원들이나 그 지지하는 국민들이 이건 안 된다고 브레이크를 걸고 바로 일으켜준 것이 그래도 한국정치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을 보면서 역시 정의가 이기지 불의나 그런 것이 이기지를 않고 정의가 바로 가는 그래도 건전한 사회구나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지금은 사퇴했으니까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이지요. 권성동 원내대표랑요. 이 쌍권이라고 불리는 지도부가 후보단일화, 또는 후보교체를 위해서 무리수를 뒀다 이렇게 보십니까? ▶권오을 : 무리수를 넘어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파괴하는 그런 행위 아닙니까? 그 뒤에 또 누가 있는지는 모르지만요.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몇 번에 걸쳐서 후보를 선출해놓고 그다음에 자기들이 선정한 후보한테 양보를 하라 그건 한국 정치사에 전무후무한 그런 일이었습니다. 바로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위원장님, 그 뒤에 누가 있다고 보세요? ▶권오을 : 그건 모르겠습니다. 국민들이 다 알잖아요. ▷김태현 : 국민들이 다 알아요? ▶권오을 : 네. ▷김태현 : 국민들은 누구라고 짐작하고 있을까요? ▶권오을 : 윤석열 전 대통령 아니겠습니까. ▷김태현 : 위원장님도 그렇게 짐작을 하시는군요. ▶권오을 : 저는 그렇게 봤습니다. ▷김태현 : 윤석열 전 대통령은 그러면 왜 그렇게까지 할 거라고 짐작하십니까? 물론 윤석열 전 대통령이 뒤에 있다는 것도 위원장님의 추측인데요. 만약에 그렇다면 뭘 노리고 그렇게 한다고 보세요? ▶권오을 : 그분의 현실인식이 정말 너무 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판단합니다. 대통령으로 재직하실 때도 그랬고, 계엄선포 하실 때도 그랬고, 헌법재판소에 나가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면 너무나 현실과 떨어진 정보가 입력돼 있고요. 정말 현실과 떨어진 시각을 가지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 결과가 오늘 다 그대로 나타났지 않습니까. 거기에 대해서 제가 더 언급할 필요도 없이 많은 국민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을 겁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 국민의힘 최종등록에 맞춰서 메시지를 냈습니다. “단순한 정권교체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대한민국 체제를 지킬 것인가 무너뜨릴 것인가 그 생사의 기로에 선 선거이다.”라고 이번 선거를 규정하면서요. 마지막에 “저 윤석열은 끝까지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다.” 뭐 이렇게 메시지를 냈거든요. 이 메시지를 어떻게 평가하세요? ▶권오을 : 정말 40, 50년 전에 케케묵은 하나의 이념공세 아닙니까? 지금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이지 어떤 다른 공화국입니까? 그런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어디서 저런 인식을 하실까 진짜 의문스러워요. 정말 누구 말대로 극우유튜브만 보시는지 정상적인 사고방식은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그분이 나서는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될까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국민의힘의 김문수 후보 있잖아요. 위원장님 잘 아시지요? ▶권오을 : 잘 압니다. ▷김태현 : 그러면 김문수 후보에 대한 평가를 들어볼까요? ▶권오을 : 아주 청렴결백하고 소신 있고 좋은 후보입니다. ▷김태현 : 그래요? ▶권오을 : 네. ▷김태현 : 그러면 김문수 후보에 대해 그렇게 긍정적인 평가를 하셨는데요. 이재명 후보의 상대로서 두려운 상대입니까, 아니면 쉽게 갈 수 있겠다 이런 상대입니까? ▶권오을 : 저는 싸움이 되는 그런 후보라고 생각하고요. 단지 김문수 후보에 대해서 조금 걱정스러운 것은 최근 2, 3년 동안 광화문광장에서 마이크 들고 전광훈 목사와 같은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서 굉장히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걸어온 과정으로 봐서는 참 좋으신 분인데요. 그리고 최근의 계엄에 대해서, 그러고 탄핵에 대해서도 저렇게 경직된 생각을 하고 계실까. 제가 가끔 만날 때 그래요. 그런 말씀 그만 하이소. ▷김태현 : 최근에 만났어요? ▶권오을 : 최근에는 못 만났지만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가끔 만났지요. 만났을 때마다 내가 그런 말씀 이제 그만하시라고. 그러고 태극기부대와 같이 갸는 그런 모습들이 보기 좀 안쓰럽습니다 내가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김태현 : 그러셨군요. 알겠습니다. 위원장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어제 메시지에서 “끝까지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다.” 이렇게 말한 상황에서 그러면 김문수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고 탄핵의 강을 건너는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세요, 아니면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보세요? ▶권오을 : 그것은 전적으로 그분의 판단이라고 생각하고요. 제가 여기서 언급하는 적절치 않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김태현 :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위원장님,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은데요. 어제 권영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사퇴하고, 새 비대위원장으로 김용태 의원이 지명이 됐거든요. 국민의힘에서는 90년생이고 최연소 국회의원입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권오을 : 그 내용은 지금 듣는 게 처음입니다. ▷김태현 : 그러세요? ▶권오을 : 그분 말씀은 제가 자주 들어보지는 못했어요. 아마 새로운 분으로 비대위원장을 해서 새로운 분위기로 선거를 치르기 위한 어떤 전략이 아닐까 이렇게 판단을 하는데요.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분 말씀은 평소에 내가 자주 들어보지는 못했어요. 생각이 어떤지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위원장님,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권오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국민대통합위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권오을 : 고맙습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훅 들어온 '달러 스테이블 코인'…위협받는 통화 주권 [취재파일]
등록일2025.05.11
서울 남대문시장 한 의류상가 지하엔 별난 자동현금출납기(ATM)가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테더 등 암호화폐(코인)를 시세에 맞춰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규제 샌드박스 허가를 받은 환전 업체가 외국인 상대로 운용 중이다. 여권과 얼굴 사진을 찍어 본인 확인을 한 뒤 온라인으로 코인을 건네면 이메일로 QR코드가 날아오는데, 이걸 갖다 대면 현금이 나온다. 비슷한 서비스가 미국과 UAE 등 60여개 국에 있다. 이미 '코인 환전'을 경험한 외국 관광객들이 알음알음 한국에서도 ATM을 이용 중이다. 외국환거래규정을 감안해 1인당 하루 2천 달러로 환전을 제한하고 있는데, 개발사 다윈KS 이종명 대표에 따르면 일주일에 2~3건 정도 환전이 이뤄진다. 이 대표는 공항에서 짐을 잃어버린 스리랑카 국적 외국인이 휴대전화 하나만 갖고 급히 테더와 현금을 환전해 쓰고 고맙단 이메일을 보낸 적도 있다 고 전했다. 실생활로 들어온 암호화폐 '달러 스테이블 코인'…환전소도 성업 가상자산으로 불리던 암호화폐는 이렇게 더는 '가상' 영역에 머물러 있지 않다. 마치 법정통화처럼 실생활에서 쓰이는 중이다. 변화의 중심엔 미국 달러나 채권, 금 같은 안전 자산과 연계한 '스테이블 코인'이 있다. 달러 가치와 1대 1 연동해 변동성을 최소화 한 테더(USDT)나 USD코인(USDC)이 대표적이다. 사실상 달러처럼 여겨지다 보니 '환전'은 물론, 상품 구매 등 결제에까지 통한다. 스테이블 코인 시가총액 합이 2천42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비자나 마스터카드 같은 전통의 결제 업체들 역시 관련 결제에 나선 것이다. 홍콩계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 레닷페이는 홈페이지에 암호화폐를 법정화폐처럼 사용하세요 라고 한국어 안내 중이다. 전자지갑 속 암호화폐만 있다면 신용등급 심사 없이 발급받은 '카드'로 국내 비자 가맹점 '결제'까지 가능하다. 투자자 관심도 크게 늘었다. 국회 민병덕 의원실에 따르면 계엄 사태를 전후한 지난해 11월에서 올해 2월 사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스테이블 코인 유출입 규모가 약 85.7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가량인 42.7조 원어치는 해외 전송됐다. 거래소를 통하지 않아 통계에 안 잡히는 거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당국 모르게 달러를 반출입하는 셈이다. 이런 수요 때문일까. 서울 강남과 명동 등지엔 스테이블 코인을 취급한다는 '환전 업소'도 꽤 있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환전업소 대표는 코인의 세계엔 국경이 없다 며 적지 않은 자산가나 사업가들이 자신을 찾아온다고 말했다. 은행을 통한 송금으로 소득이 노출되는 게 싫은 유학생 있는 집이나 외국 나가시는 분, 무역하시는 분들이 많이 찾는다 는 것이다. 실제 블록체인 전자지갑 사이 코인 전송엔 기존 은행 국제 송금에 수반하는 신고 절차가 없고 들이는 시간과 수수료도 월등히 적다. 외국환거래법을 무력화하는 이 거래가 찜찜한 건 업자들도 마찬가지인지, SNS엔 '손손 거래'라는 이름으로 반드시 대면해 서로 전자지갑 보며 거래하겠단 글도 많다. 코인은 사기 라던 트럼프, 스테이블 코인으로 달러 패권 유지? 한순간에 망한 테라와 루나도 스테이블 코인을 표방했었다. 지금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들은 준비자산(담보)으로 1천500억 달러 규모 미국 국채를 보유 중인 점이 다르다. 웬만한 OECD 국가보다 많은 양이지만 이들이라고 다른 기업과 달리 파산과 폭락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민간 기업 서비스'에 불과한 이런 스테이블 코인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사람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다. 한때 코인을 사기로 여겼지만 최근 들어선 스테이블 코인 '제도화'를 공언하고 있다. 상하원에 제출된 관련 법안들을 지지한다는 거다. 코인 발행사가 '준비자산을 확실히 보유하고 검증받도록' 하자는 건데, 트럼프는 이게 미국 달러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했다. 무슨 얘기일까? 스테이블 코인을 규율하려는 미 하원 스테이블법(STABLE Act)과 상원 지니어스법(GENIUS Act) 초안 모두 허용 가능한 준비자산으로 '만기 93일 이하 미국 국채'를 명시했다. 스테이블 코인이 활성화할수록 미국 국채 수요가 늘어나는 거다. 미 재무부도 3년 뒤 세계 스테이블 코인 시장 규모가 2조 달러로 급증하고, 이에 따라 국채 수요는 1조 달러 증가할 거라는 전망을 담은 자문위원회 보고서를 최근 공개한 바 있다. 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 전쟁으로 달러 위상에 빨간불이 들어온 지금 스테이블 코인 업체들이 미 국채의 뒷배가 돼줄 거란 기대다. 요컨대 달러를 디지털 방식으로 퍼뜨려 기축통화로서 지배력을 유지하고 그 과정에서 수조 달러 미국 국채 수요를 창출해 장기 금리를 낮출 수 있다 (데이빗 색스 백악관 암호화폐 차르)는 구상이다. 세상이 값싼 물건을 팔아 벌어들인 달러로 국채를 사 이자까지 챙기며 '미국을 착취'한다고 생각해 온 트럼프에게, 스테이블 코인은 솔깃한 아이디어일 것이다. '달러 직구'에 위협받는 통화 주권…정부 논의는 걸음마 기축통화 달러의 가치가 코인을 타고 국경을 허물 때 위협받는 건 우리 통화 주권이다. 각종 비용과 수수료 없이 '달러 직구'가 가능해진 상황. 언제까지 우리 법정통화인 원화의 수요를 지킬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할 순간이 온 것이다. 정부의 관련 규율 논의는 걸음마 수준이다. 다만 한국은행이 느끼는 위기감은 크다. 이병목 한은 금융결제국장은 지난달 '2024년 지급결제보고서 설명회'에서 법화 사용이 줄고 은행 예금이 감소하면 중앙은행 통화 정책이 전파되는 경로에 문제가 생긴다 고 말했다. 외부 충격으로 발행사에 대규모 환매 요청이라도 쇄도하면 준비자산인 국채를 급매하느라 시장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 도 지적했다. 중앙은행 존재 이유인 통화 정책과 금융 안정, 지급 결제 등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거란 얘기다. 한은은 정부의 스테이블 코인 규제 입법에 적극 의견을 낼 방침이다. 미국이 국가 전략으로 주도하고 기술이 뒷받침 중인 스테이블 코인 침투를 막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단 시각이 많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스테이블 코인을 일종의 '플랫폼'으로 봐야 한다 며 달러를 쓰는 지형이 디지털 공간에서 급속히 변하고 있고 그 편리함을 깨닫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변화 속도는 무서울 정도로 빨라질 것 이라고 말했다. 토스나 네이버페이 등 핀테크가 많이 보급된 우리 환경에서 스테이블 코인과 결합한 결제 시스템 영향이 당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파고가 높아지는 건 한순간일 수 있다는 경고다. 막기 힘든 조류라면 어떻게 올라탈지 정해야 한다. 유럽은 유로화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되 달러 스테이블 코인 거래는 제한하는 방향을 정했다. 원화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우리도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이것만으로 디지털 공간에서 통화 경쟁력이 확보될 리 없다. 통화 가치 상승은 많은 수출과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 결과라는 게 교과서의 설명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성장 동력이 꺼져가는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내다 팔아야 디지털화하는 세상에서도 원화 가치를 지킬 수 있을지, 그게 진짜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