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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딧불' 원곡자 정중식 통장에 56만원 있다 …'동상이몽'서 결혼 과정 공개 '나는 반딧불' 원곡자 정중식  통장에 56만원 있다 …'동상이몽'서 결혼 과정 공개 등록일2025.05.12 결혼을 5개월 앞둔 가수 정중식♥장재나 예비부부의 '극과 극' 결혼 준비 일상이 공개된다. 12일 밤 방송될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에서는 결혼을 앞둔 정중식♥장재나 예비부부의 일상이 소개된다. 앞서 진행된 녹화에는 스페셜 MC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대체불가 능청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낸 배우 이미도가 출연해 '학씨 아저씨' 최대훈과의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최초 공개했다. 이미도는 최대훈 선배님이랑 현장에서 합이 너무 잘 맞았다 며 명장면 '발가락 신'의 탄생 비화를 밝혀 스튜디오를 들썩이게 했다. 결혼 10년 차인 배우 이미도는 남편은 현실판 '학씨 아저씨'다. 사춘기 '유럽 청소년' 같다 며 아슬아슬한 폭로전을 이어갔다. 이를 본 '예비 신랑' 정중식은 이미도 남편 입장에 과몰입해 폭풍 서운함을 쏟아내 궁금증을 더했다. 이에 이미도는 내 남편 눈빛이다. 저렇게 쳐다본다 며 정중식과 뜻밖의 부부 케미를 선보여 모두를 폭소케 했다. 이어, 결혼을 5개월 앞둔 정중식♥장재나 예비부부에게 역대급 위기가 찾아왔다. 자유분방한 '음악인' 정중식과 '회사원' 장재나는 일상생활 습관부터 극과 극 면모를 보였고 결혼 준비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경영지원팀 과장'으로 근무 중인 예비신부 장재나는 결혼식을 위해 각종 체크 리스트를 준비한 반면, 정중식은 결혼 예산을 체크하는 예비 신부에게 통장에 56만 원 있다 고 해맑게 답하는가 하면 결혼식은 쇼 라는 폭탄선언까지 더해 순식간에 분위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예비부부의 팽팽한 의견 대립은 신혼집을 구하면서도 계속됐다. 각자 원하는 조건이 극명하게 달라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정중식은 다들 어떻게 결혼하는 거지? 라며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의 현실적인 고민을 고백했다. 정중식은 급기야 신혼집 보는 거 너무 힘들어, 더는 못 보겠어 라고 돌발 선언해 지켜보던 이들을 긴장케 했다. 한편, 국민 힐링송 '나는 반딧불'의 역주행 주역인 황가람과 원곡자 정중식이 한자리에 모여 눈길을 끌었다. 정중식은 가람이 덕분에 결혼한다 며 예비 신부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 '직접 개발'한 요리를 대접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식재료를 발견한 황가람은 정중식의 남다른 창의력에 폭소를 터트렸다. 이어 중식이 형 구제해 줘서 감사하다 며 예비형수에게 인사를 건넨 황가람은 나도 결혼하고 싶은데... 라며 결혼에 대한 솔직한 고민을 털어놔 궁금증을 더했다. 'N포 대변인'으로 불린 '나는 반딧불' 주역들의 현실적인 고민은 깊은 공감을 불러왔다는 후문이다. 황가람은 '제2의 반딧불'을 기대하며 정중식에게 '신곡'을 요청, 정중식은 즉석에서 기타 연주를 곁들인 공연을 펼쳐 기대를 모았다. 과연 '나는 반딧불'을 능가할 정중식X황가람의 NEW 신곡이 탄생할 수 있을지, '나는 반딧불' 주역들의 만남과 정중식♥장재나 예비부부의 결혼 준비기는 12일 밤 10시 10분에 방송되는 '동상이몽2'에서 공개된다. 강선애 기자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꼬꼬무 찐리뷰] 살인으로 세계 제일 되겠다 …황당한 꿈꿨던 온보현, 충격적인 살인일지 [꼬꼬무 찐리뷰]  살인으로 세계 제일 되겠다 …황당한 꿈꿨던 온보현, 충격적인 살인일지 등록일2025.05.09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그날'의 이야기를, '장트리오' 장현성-장성규-장도연이 들려주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본방송을 놓친 분들을 위해, 혹은 방송을 봤지만 다시 그 내용을 곱씹고 싶은 분들을 위해 SBS연예뉴스가 한 방에 정리해 드립니다. 이번에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날'의 이야기는, 지난 8일 방송된 '죽음의 드라이브-그 남자의 살인일지' 편입니다. 이야기 친구로는 배우 김광규, 그룹 오마이걸 멤버 유빈, 배우 이미도가 출연했습니다.(리뷰는 '꼬꼬무'의 특성에 맞게, 반말 모드로 진행됩니다.) ▲ 세계 제일의 살인마를 꿈꾼 남자 오늘 다룰 이 사건에 대해 듣기 위해 '꼬꼬무' 제작진이 꽤 많은 형사님들께 연락을 드렸는데, 대부분 인터뷰를 거절하셨어. 거절의 이유는, '그 사건은 기억하고 싶지 않다'는 거야. 하지만 제작진이 오랜 기간 설득한 끝에, 몇 분의 형사님들로부터 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 형사들조차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날 이야기. 지난 30년 간 형사들도 어디서도 한 적 없는 이야기야. 대체 어떤 사건이길래 그런 걸까? 모든 건, 바로 이 수첩 한 권에서 시작됐어. 1994년 9월 23일 금요일 오후 4시 2분. 어쩌면 이 글로 인하여 나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범행일지를 작성한다. 기다려라. 꼭 나의 목적을 달성하여 이 부분 세계 제일이 되리라. 살해목표 인원 38명. 목표인원 초과될 수 있음. 50명으로 변경될 수 있음. -누군가의 범행일지 中 이 범행일지의 주인, 어떤 사람 같아? 오늘의 이야기는, 세계 제일의 살인마를 꿈꾼 한 남자. 그리고 30년간 그를 잊지 못한 형사들의 이야기야. ▲ 이상한 자수 때는 1994년 9월, 서울 서초경찰서 유치장이야. 건장한 남자들 열댓 명이 좁은 유치장을 가득 채웠어. 근데 다 같은 범죄자라기엔 분위기가 좀 요상해. 그래서 다이너마이트는 어디서 구했어? 아 진짜. 어제 다 말씀드렸잖아요! 질문을 하는 남자들은 서초서 강력4반 형사들. 그리고 대답을 하는 남자들은, 얼마 전 검거된 범죄조직이야. 형사들이 유치장 안에서 범죄자들을 심문하고 있는 거야. 강력4반이 검거한 이 조직을 취재하려는 기자들이 사무실로 쉴 새 없이 들이닥쳐서 완전 아수라장이야. 그래서 형사들이 기자들을 피해 유치장으로 들어간 거야. 대체 어떤 조직이었길래, 이 난리가 난 걸까? 인간이길 포기하려고 인육 먹었다. 이렇게 빨리 잡혀서. 돈 많고 사람 무시하는 것들 못 잡아서 한이 맺힐 뿐이야. '꼬꼬무'에서도 다룬 적이 있는 '지존파'야. 살인공장을 짓고, 인육을 먹는 등 인면수심의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조직이지. 이런 놈들을 상대하느라 강력4반 형사들은 벌써 일주일째 유치장에서 합숙을 하고 있던 참이었어. 그런데 그때, 경찰서 앞으로 택시 한 대가 서더니, 사무실로 한 남자가 걸어 들어왔어. 여기가 지존파 검거한 경찰서 맞나요? 자수하러 왔습니다. 지존파랑 같은 유치장을 쓰고 싶은데요. 다짜고짜 자수를 할 테니 지존파와 같은 유치장에 넣어달래. 이 남자, 왜 이러는 걸까. 당시 형사님의 이야길 직접 들어볼게. 거의 그 지존파 사건 이제 마무리 단계에 있을 시점에, 여기가 지존파 잡은 곳이 맞냐, 자기가 지존파보다 좀 더 흉악하고 더 낫다, 그걸 비교하기 위해서 왔다, 그래서 걔들과 같이 유치장이 되든 뭐 구치소에 됐든 같이 넣어줘라, 그렇게 요구를 한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기수, 당시 서초경찰서 형사 이 남자가 주장한 혐의는 다름 아닌, 연쇄살인. 심지어 공범도 없이 혼자 범행을 저질렀대. 그러니 6명이서 범행을 저지른 지존파보다 본인이 더 대단한 범죄자라는 거야. 심지어, 정식 조사를 받기 전에 기자회견부터 하겠대. 한 형사는 당연히 안 된다고 했지. 근데 경찰서를 맴돌던 기자들이 이 말을 듣고 순식간에 구름떼처럼 모여들었어. 제 나이(38세)대로 죽이고 싶었습니다. 38명 죽이려고 했다가 내가 50명까지도 초과가 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졌죠. 정신병력? 없습니다. 수십 명을 살해하려 했다는 그의 주장에 기자들도 황당해했어. 한 형사도 처음엔 남자의 말을 믿지 않았어. ▲ 살인마의 범행일지 그런데 남자에게서 한 수첩을 건네받은 후, 한 형사의 표정이 달라져. 94년 9월 11일 저녁 8시 30분경. 독산동 입구에서 여자 1명. 12일 새벽 5시 30분경 산속으로 데리고 들어감. 테이프, 끈 이용하여 온몸 묶음. 94년 9월 14일 오후 9시경. 가락동에서 여자 1명. 허벅지, 배, 목 등 약 5차례 찔러 죽임. -살인마의 범행일지 中 수첩엔 22페이지에 걸쳐서 그가 주장한 살인의 구체적인 과정이 적혀 있었어. 이 일지의 내용들, 정말 다 사실일까? 처음에 들을 때는 사실상 뭐 믿기지도 않고, 더군다나 지존파 사건을 하고 있는 판에 그런 황당한 얘기를 하면서 자수를 하니까 믿을 수가 없는 상황인데. 그러면 어떠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증거 자료나 그 상황을 얘기하다 보니까. '아 이건 범행인 것이 맞구나'… -한기수, 당시 서초경찰서 형사 일지엔 피해자들의 이름과 나이도 기록돼 있었어. 한 형사는 이렇게 구체적인 내용들을 다 거짓말로 꾸며 쓸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남자의 일지를 다시 한번 꼼꼼히 살피기 시작해. 그랬더니 눈에 띄는 문장이 하나 있어. 94년 9월 12일 저녁 8시 30분경. 양재동 사거리 부근에서 여자 1명. 죽음 확인 못 함. -살인마의 범행일지 中 다른 피해자들은 범행 이후 처리 과정까지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데 이 여성만 '죽음 확인 못 함'이라고 적혀있는 거야. 이게 무슨 의미일까? 한 형사는 곧바로 남자에게 이 내용을 물었어. 아, 산에 묶어두고 왔는데. 아마 죽었을걸요? 피해자는 20대 중반의 홍 씨. 수첩에는 여성의 이름과 나이까지 적혀 있었어. 서초서 형사들은 서둘러 이 여성의 신원을 조회했어. 그리고 9월 13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실종신고가 접수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어. 대체 이 여성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실종신고가 접수됐던 그날로 돌아가볼게. ▲ '죽음 확인 못 함' 홍 씨를 찾아라 때는 남자가 서초경찰서를 찾기 보름 전, 서울 용산경찰서야. 한 중년 부부가 딸이 사라졌다 고 신고를 했어. 20대 중반의 딸이 어제저녁 외출한 이후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대. 이 분이 바로 사라진 예비신부 홍 씨야. 홍 씨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였어. 부모님 말씀에 따르면,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가 가출을 했을 리도 없고, 갑자기 연락두절이 될 이유가 없다는 거야. 그녀의 마지막 행적은 서초동에 있는 문화센터였어. 9월 12일 밤 8시 30분경 수업이 끝나고 센터를 나선 뒤로 행방이 묘연해. 용산서 형사들은 곧바로 홍 씨의 행적을 추적했어. 그리고 실종 다음 날, 그녀의 카드에서 현금 41만원이 인출된 내역을 확인해. 홍 씨의 카드에서 돈을 뽑은 사람의 얼굴이, 은행 CCTV에 찍혔어. 이 남자, 누군지 알겠어? 아까 자수하겠다며 서초경찰서를 찾아온 그 남자야. 근데 이상한 점 없어? 다른 사람의 카드에서 돈을 뽑으면서 모자나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긴커녕, 아주 여유로운 표정이야. 형사들은 곧바로 홍 씨의 가족들에게 이 영상을 보여줬는데,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래. 그렇다면 이건, 단순한 실종이 아니라 강력사건일 확률이 커. 그런데도 용의자는, 자신의 얼굴을 보란 듯이 노출했어. 왜 그런 걸까? 저희 수사하는 입장에서도 자신의 얼굴을 다 노출하고 이렇게 현금을 인출했을까 상당한 의문점을 가지게 됐던 것이죠. 범인도 그것까지 다 본인이 (의도적으로) 노출을 해가면서 범행을 했던 것 같습니다. (내 얼굴이 나와도 된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대담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조형근, 당시 용산경찰서 형사 한 마디로 '잡을 테면 잡아봐라'야. 조 형사도 형사생활 하면서 이렇게 대범한, 아니 오만한 놈은 처음이었대. 근데 지금 용의자를 추적할 단서는 달랑 이 사진 한 장뿐이야. 용산서 형사들은 사진을 들고 은행과 문화센터 주변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어. 그야말로 한양에서 김 서방 찾기야.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록 아무것도 나오는 게 없어. 형사들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야. 강남 한복판에서 여성을 납치하는데 어떻게 목격자 한 명이 없을 수가 있을까? 일단 강력반에 투입되는 형사들 모두 그 많은 시간 동안 범인의 소재를 찾지 못하니 피를 마르는 그런 심정이었죠. -조형근, 당시 용산경찰서 형사 야속한 시간만 흐르고 홍 씨가 사라진 지 열흘이 지났어. 그러다 은행 인근 다방에서, 사진 속 남자를 안다는 주민을 만났어. 전 직장동료인데, 급한 사정이 있다며 본인 집에서 며칠 머물다 갔다는 거야. 자, 드디어 용의자의 신원이 나왔어. 이름은 온보현. 나이는 38세. 범죄기록을 확인해 보니, 무려 전과 13범이야. 근데 온보현의 범죄기록을 확인하던 후배 형사가 깜짝 놀라. 온보현이 이미 지명수배된 수배자라는 거야.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도망치는 와중에 홍 씨를 납치한 걸로 보여. 온보현은 어떤 혐의로 지명 수배가 된 걸까? ▲ '전과 13범' 온보현이 또 지명수배된 이유 홍 씨가 실종되기 열흘 전쯤, 서울 잠실에서 사라진 여성이 있었어. 노래방을 운영하는 40대 김 씨야. 근데 이 사건, 관할서가 전북 김제경찰서야. 여성이 사라진 건 서울인데, 왜 김제서에서 수사를 했을까? 당시 김제서 형사의 이야기를 들어볼게. 서울 쪽에서 이렇게 납치를 당해서 김제로 와서 그 피해를 당하고 거기서 탈출해서 신고한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때 당시 기억으로는 거의 반나체, 반라에 가까웠고 온몸에 상처가 있는 상태였었고. 참 육안으로 볼 때도 굉장히 황급히 어디에서 탈출한 그런 상태였습니다. -김성수, 당시 김제경찰서 형사 노래방 주인 김 씨는 서울에서 납치된 뒤, 전북 김제까지 끌려갔다가 구사일생으로 탈출했어. 김 씨는 서울에서 김제까지 무려 3시간이 넘도록 '택시'에 갇혀 있었다고 해. 김 씨가 탈출한 현장에서 버려진 택시가 발견됐어. 김 씨가 노래방 문을 닫고 이 택시에 탄 건 새벽 1시경이었어. 그런데 택시가 목적지를 그냥 지나치는 거야. 당황한 김 씨가 차문을 열려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열리지가 않아. 그 순간, 택시기사가 조수석에 앉은 김 씨에게 흉기를 들이대더니 순식간에 김 씨를 결박했어. 그리고는 이걸 내밀어. 김 씨가 소리를 지르거나 구조요청을 못 하게 하려고, 놈은 이 사탕을 김 씨의 입에 가득 채워 넣었어. 테이프로 입을 막으면 밖에서 누군가 수상하게 볼 수도 있으니까, 머리를 쓴 거지. 이후 택시는 한참을 달려 김제의 한 야산에 도착해. 놈에게 이끌려 험한 산길을 오르던 김 씨가 뭔가를 발견하곤, 깜짝 놀랐어. 현장엔 1미터가 넘는 깊이의 구덩이가 있었는데 눈에 띄지 않도록 비닐을 덮어 위장까지 해놨대. 거기 가보니 구덩이가 딱 파여 있는 거예요. 사람이 행방불명되는 거 알지 않느냐고, 그게 다 암매장시켜서 없어지는 거래요. 그러니까 완전하게 범죄를 하기 위해서는 암매장을 시킨대요. 근데 영원히 여기서 내가 잠들 자리라고 그러더라고요 여기서. -노래방 주인 김 씨 구덩이에 도착한 뒤 놈은 김 씨를 성폭행했어. 그리고 빨랫줄과 테이프로 김 씨를 결박하고, 머리에 비닐봉지까지 씌워 구덩이로 밀어 넣었어. 이렇게 모든 게 끝이구나 싶던 그 순간, 남자의 발자국 소리가 점점 멀어지더니 주변이 조용해졌어. 무슨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납치범이 자리를 비운 거야. 김 씨는 죽을힘을 다 해 발버둥 쳤고, 그러다 빨랫줄을 풀었어. 그렇게 겨우 결박을 푼 김 씨가 무작정 산길을 내달려 신고를 했던 거야. 사건을 접수한 김제서 형사들은 현장에서 발견된 택시부터 조사했어. 근데 이것도 뭔가 이상해. 어디가 이상한지 알겠어? 숫자 7을 잘 봐봐. 위조된 번호판이야. 원래 숫자 '1'을 '7'로 바꾼 거야. 택시 회사에 확인해보니, 도난 택시야. 새벽 시간에 차고지에 있던 택시를 훔친 거라 목격자도 없대. 김 형사는 지난 5년간 이 택시회사에서 근무했던 기사들의 이력서를 한 장도 빠짐없이 수거했어. 뭔가 짚이는 게 있었거든. 택시를 훔칠 때는 거의 범죄 수법을 보면, 거기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이 절도 행각을 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에 회사에 몸 담고 있었던 사람 중에 한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죠. 그래 가지고 그 이력서를 다 보니까, 사진이 다 첨부가 돼 있기 때문에. 확인을 시켜보니까, 피해자가 그중에 한 사람을 지목을 했어요. 인상착의가 비슷하다고. -김성수, 당시 김제경찰서 형사 피해자가 지목한 사람이 바로 온보현. 온보현은 1년 전 이 택시회사에서 근무했던 전직 택시 기사야. 근데 근무 태도가 불성실해서 세 달 만에 쫓겨났대. 이후 범행을 결심한 온보현이 이곳에서 택시를 훔쳐 김 씨를 납치했던 거야. 자, 용의자 특정도 됐으니 이제 검거만 하면 돼. 김제서 형사들은 바로 온보현의 집을 급습했어. 하지만 집안 어디에도 온보현이 없어. 이미 도주한 거야. 형사들은 온보현 주변 인물부터 고향, 전 직장까지 전부 뒤졌어. 하지만 아무것도 나오는 게 없어. 그래서 지명수배를 했던 거야. ▲ 범인을 잡을 단서 자, 지금까지의 내용을 한 번 정리해 볼게. 9월 1일. 서울에서 노래방 주인 김 씨가 택시로 납치됐어. 김 씨를 전북 김제로 끌고 간 용의자는 온보현이야. 그리고 약 열흘이 지난 9월 12일. 서울 서초에서 예비신부 홍 씨가 사라졌어. 그런데 그녀의 카드로 돈을 뽑은 사람 역시 온보현이야. 아까 예비신부 홍 씨가 강남 한복판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했던 거 기억하지? 혹시 이번에도 온보현이 택시를 이용해 홍 씨를 납치한 걸까? 이 사건 피해자 홍 씨도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서는 택시를 탔을 거다, 같은 동일 사건으로 저희들은 추정을 했던 것이죠. 그 사건 연관성으로 봐서 (피해자 김 씨가) 살아 있기 때문에. 홍 씨도 살아 있지 않겠냐… 그런 희망을 가지고 끝까지 범인을 찾는데 최선을 노력을 다 했죠. -조형근, 당시 용산경찰서 형사 용산서 조 형사는 김제서 사건을 확인하고 오히려 안도했어. 어찌 됐든 노래방 주인 김 씨가 생존했잖아. 홍 씨도 어딘가에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거야. 그래서 최후의 카드를 꺼내. 바로 공개수배. 하지만 반대가 만만치 않아. 자칫 공개수배를 했다가 궁지에 몰린 온보현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 최악의 경우 홍 씨가 위험해질 수도 있어. 이 점 때문에 홍 씨의 가족들이 공개수배를 반대했어. 그런데 조 형사가 머리를 싸매고 고심하던 그 무렵, 또 다른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려와. 경북 김천의 고속도로 인근 배수로에서 젊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거야. 경찰 조사 결과, 날카로운 흉기로 복부를 여러 차례 찔려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어. 곧이어 시신의 신원도 확인이 됐어. 피해자는 20대 중반의 여성, 배 씨였어. 배 씨는 9월 14일 서울 가락동 인근에서 귀가하던 중 실종됐어. 그리고 다음 날, 아무런 연고도 없는 경북 김천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거야. 김천경찰서에선 용의자 특정조차 못 하고 있었어. 늦은 밤, 서울에서 실종된 여성이 수백 km 떨어진 지역에서 발견됐어. 앞서 발생한 노래방 주인 김 씨 사건과 유사한 지점이 있지? 이번에도 범행에 택시가 사용된 거라면, 서울에서 김천까지의 이동 과정이 설명이 돼. 그리고 또 한 가지. 아까 온보현이 은행 CCTV에 버젓이 얼굴을 노출했던 거 기억나? 배 씨의 시신은 공개된 장소에 보란 듯이 유기됐어. 한 마디로 잡을 테면 잡아 봐라. 배 씨 살인사건의 범인 역시 자기과시형의 범죄자로 보여. 그렇다면 이 사건도, 온보현의 짓일까? 만약 배 씨를 죽인 범인이 온보현이 맞다면, 이거 연쇄살인일 가능성이 커. 온보현이 노래방 주인 김 씨를 납치했을 때 이런 얘길 했었거든. 전국에다가 암매장시킬 구덩이 다섯 군데 파놨대요. (제가) 처음이 아니라 엄청 많이 했대요 자기 말로. 엄청 많이 해서 완전범죄를 위해서 구덩이를 파서 많이 했대요. 그게 완전범죄라고. -노래방 주인 김 씨 이 정도의 수법 같으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다발성으로 할 수 있는, 제2의 제3의 범행이 또 저지를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 그렇게 판단했죠. -김성수, 당시 김제경찰서 형사 만약 온보현이 배 씨를 죽인 거라면, 예비신부 홍 씨는 물론 또 다른 피해자가 언제, 어디서 나올지 몰라. 그렇게 94년 9월 27일, 온보현에 대한 공개수사가 시작됐어. ▲ 공개수배 20대 회사 여사원이 택시 운전사에게 납치된 뒤 보름이 지나도록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은행 폐쇄회로TV에 잡힌 20대 여사원 납치 용의자 온보현 씨입니다. 경찰은 오늘 온보현 씨를 전국에 공개 수배했습니다. -당시 뉴스 보도 中 서울 전역에서는 택시를 대상으로 불심검문이 이뤄졌어. 이때 동원된 사람 중엔, 우리가 잘 아는 사람도 있어. 이 사건이 발생하던 당시에 저는 경찰서에서 CSI 요원으로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택시를 이용한 범죄이기 때문에 가스 충전소에서 잠복을 한다든지 이런 사건 수사에 동원이 됐습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 전직 형사 우리가 잘 아는 '프로파일러 권일용' 이전, '형사 권일용'이던 시절에 이 수사에 참여한 적이 있었대. 그럼 뭐가 나왔을까? 수사는 답보 상태야. 온보현은 도대체 어디 있고, 무슨 생각인 걸까? 모든 비밀은 그 수첩 안에 담겨있어. 지금부터 권일용 프로파일러와 함께, 30년 전 풀지 못한 그날의 수수께끼를 풀어볼게. 노래방 주인 김 씨가 김제 구덩이에서 탈출한 9월 1일 새벽. 온보현이 잠시 자리를 비웠던 거 기억나? 사실 그가 자리를 비운 건 산 아래 세워둔 택시에서 김 씨의 금품과 흉기를 챙기기 위해서였어. 이후 구덩이에 돌아간 온보현은 김 씨가 탈출한 걸 확인해. 그 후 온보현은 어떻게 했을까? 소지품 검사 후 산 속 현장으로 가 보니 도망가고 없음. 차를 그곳에 두고 숨어 지켜보니 김제 경찰서에서 현장조사. 나 자신 스스로 자수하기 전까지는 절대 잡지 못 한다. 김제 경찰서 바보 녀석들. -온보현의 범행일지 中 온보현은 일부러 현장에 택시를 버렸어. 그리고 경찰이 택시를 조사하는 모습을 숨어서 지켜봤어. 지금 이 온보현이의 범죄의 특징 중에 하나는 이동성입니다. 순식간에 자기가 이동할 수 있다라고 하는 이 자신감과 오만함 때문에 그 증거들이 드러난다고 하더라도 '나를 추적하는 데 쉽지는 않을 거야'라고 하는 자기 확신에 빠지는 거죠. 그래서 그 증거가 중요하지 않다라고 생각을 해요. -권일용, 프로파일러, 전직 형사 가짜택시를 이용하면, 범행과 동시에 도주가 가능하고, 여러 지역에 걸쳐 사건이 일어나기 때문에 경찰의 추적도 쉽지 않아. 게다가 택시는 대중교통이야. 강제로 태워 납치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증거나 목격자를 남기지 않아. 그렇게 온보현은 자신의 범행도구로 '가짜택시'를 선택했어. 온보현은 김제 현장에 택시를 버린 후 곧바로 다음 범행을 준비해. 3~4일 놀면서 다음 범행 생각하다 지나가는 택시 세워 운전 연수 좀 시켜달라 하여 미사리에서 5시간 연수받고, 기회가 와 차량 몰고 도주함. -온보현의 범행일지 中 온보현이 두 번째 택시를 훔친 거야. 이후 아예 이 택시에서 생활했어. 그의 범행주기도 '단 하루'로 급격히 짧아져. 일지에 보면 이때부터 매일 밤, 하루도 빠짐없이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해. ▲ 피해자 홍 씨의 행방 9월 12일 밤 8시 30분. 그의 가짜택시가 향한 곳은 서울 서초동이야. 거리의 사람들이 그의 택시를 향해 손짓해. 온보현은 천천히 속도를 늦추고 사람들을 살폈어. 그러다, 홀로 택시를 잡는 젊은 여성을 발견했어. 온보현은 단지 제압하기 쉽다는 이유로 일면식도 없는 여성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어. 피해자들 입장에선 그날, 그 시간, 그곳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타깃이 된 거야. 이날도 또 한 명의 젊은 여성이 그의 가짜택시에 탑승해. 이 여성 누군지 알겠어? 사라진 예비신부 홍 씨. 홍 씨를 납치한 온보현은 그녀의 신용카드를 빼앗고 경기도의 한 야산까지 끌고 가. 그리고는 노래방 주인 김 씨에게 했던 것처럼 그녀의 손과 발을 묶고 머리에 비닐봉지까지 씌웠어. 그런데 잠시 후, 온보현이 뜻밖의 얘길 꺼내. 여기서 얌전히 기다려. 알았지? 한 명 더 데려올 테니까. 정확한 의도를 알 순 없지만 온보현은 이 말을 남기고 사라졌어. 온보현의 발걸음 소리가 멀어져 가. 홍 씨에게도 기회가 온 거야. 당장 이 지옥을 벗어나야 해. 홍 씨는 탈출에 성공했을까? 자, 다시 홍 씨 납치사건을 수사 중인 용산경찰서야. 공개수사가 시작되고 수사 인력도 40여 명으로 늘었어. 대규모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려던 그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려. 여기 서초서인데요. 온보현이 자수를 했습니다. 아까 맨 처음, 온보현이 지존파를 검거한 서초경찰서를 찾아갔던 거 기억나지? 그간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며 태연히 범행을 이어오던 온보현이 갑자기 자수를 한 거야. 용산서 형사들 심정이 어땠을까? 범인을 그렇게 애타게 찾는 그런 속에서, 그나마 다행히 범인이 자수를 했다니까. 용산에서 발생된 홍 씨를 찾는데 모든 것이 수사의 목표가 됐었죠. 실낱 같이 혹시라도 살아 있지 않겠나, 가족 입장이나 형사 입장이나 그런 마음이었었죠. -조형근, 당시 용산경찰서 형사 온보현에게 묻고 싶은 말이 많지만, 지금은 당장 홍 씨를 찾는 게 우선이야. 용산서 형사들은 온보현의 신병을 인계받아 곧장 홍 씨를 두고 왔다는 사건 현장으로 향했어. 가는 동안에도 온보현은 서초서에서 했던 것과 같은 주장을 했어. 확인을 못 했는데, 죽었을 거라니까요. 하지만 조형사의 생각은 달랐어. '제발 살아만 있어라' 간절한 마음으로 산길을 올랐어. 잠시 후, 수많은 기자와 경찰 그리고 온보현이 사건현장에 도착해. 그리고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광경에, 현장에 있던 모두가 충격에 휩싸였어. 9월 28일 새벽 4시. 홍 씨가 시신으로 발견됐어. 그녀가 실종된 지 15일 만이야. 실종 당시 입었던 검푸른 바지와 하늘색 남방을 입은 홍 씨는 머리에 검은색 비닐봉지가 씌워진 채 발견됐어. 사인은 뇌실질손상. 둔기 등으로 머리에 심한 충격을 받은 거야. 사건 당일, 온보현이 자리를 비우자 홍 씨는 결박을 풀기 위해 몸부림쳤어. 그가 다시 돌아오기 전에 이곳을 빠져나가려고. 근데, 몸부림을 칠수록 숨쉬기가 쉽지 않아. 얼굴을 덮은 비닐봉지 때문에 호흡도 힘들어. 그래도 홍 씨는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힘을 냈어. 그러자 아주 조금씩 손목을 묶은 끈이 느슨해져. 그렇게 겨우 한쪽 손을 뺀 그 순간, 아, 그렇게 한 거구나? 바로 온보현이었어. 그가 산을 내려간 게 아니었어. 사실 이전 김제 사건에서 온보현은 꽤나 분노했어. 완전범죄를 자신했는데, 노래방 주인 김 씨가 탈출해 버렸으니까. 그래서 이번엔 납치한 홍 씨에게 의도적으로 자리를 비운다며 거짓말을 한 뒤,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그녀가 어떻게 결박을 푸는지 관찰한 거야. 이날 홍 씨가 결박을 푸는 걸 확인한 온보현은 삽으로 홍 씨를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그대로 방치한 채 현장을 떠났어. 마지막까지 딸의 무사귀환을 빌었던 예비신부 홍 씨의 가족들. 외부와의 연락을 모두 끊은 채 깊은 슬픔에 잠겼어. 홍 씨가 문화센터 앞에서 납치됐던 거 기억나? 문화센터에서 연극수업을 듣고 나오던 길이었대. 회사원이었던 그녀가 연극수업을 듣기 시작한 건, 자원봉사로 만난 아이들 때문이었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연극공연을 직접 보여주려고. 홍 씨가 시신으로 발견되고 그녀의 부모님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있어. 지금도 아침저녁으로 딸아이 생각에 눈물을 흘립니다. 그 애가 쓰던 방의 물건들도 모두 치우고 하루빨리 잊으려고 애쓰지만 그럴수록 악몽이 더욱 뚜렷하게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택시 한 번 잘못 타 목숨을 잃는 세상이 원망스럽습니다. -피해자 홍 씨의 부모 홍 씨가 살아있기만 바랐던 조 형사는 현장을 보고 망연자실했어. 그리고 또 한 번, 깜짝 놀라. 그 현장을 봤을 때는 진짜 섬뜩했거든요. 어떤 의식을 치른 것처럼 양손을 한 나무에 묶고 다리도 나무에 묶어놓고. 차마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그런 섬뜩한 현장이었는데, 온보현은 거기에 대한 죄의식이라든지 전혀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 속죄하는 마음에라도 머리 숙여 용서를 비는 게 좋지 않겠냐 (물었지만) 전혀 그런 죄의식이 없었습니다. -조형근, 당시 용산경찰서 형사 온보현은 피해자에게 사죄하기는커녕, 기자들에게 이걸 물었대. 오늘 신문에 제가 탑입니까? 지존파가 탑입니까? 도저히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놈이야. ▲ 살인마를 꿈꾼 남자의 민낯 용산서 형사들도 단단히 각오를 하고, 그의 범행일지를 토대로 질문을 시작했어. 가장 먼저 그의 범행 동기를 물었어. 제가 사실 우리 아버지를 싫어합니다. 제가 그냥 죽으면 우리 아버지 계속 시골에 갑니다. 내가 범죄를 해서라도 우리 아버지를 두 번 다시 시골에 못 가게.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죠. 이게 무슨 말일까. 온보현은 아버지의 가정폭력 때문에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했어. 그래서 아버지를 사회적으로 매장하기 위해 유명한 연쇄살인마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거야. 이게 말이 돼? 설사 그런 불우한 환경에 있었다고 해도 절대 살인을 정당화할 순 없어. 게다가 어머니를 죽음으로 내몬 아버지를 증오한다면서 정작 그가 살해한 사람들 모두 본인의 어머니처럼 힘없는 여성들이었어. 그토록 증오했던 아버지와 똑같은, 아니 더 비열한 범죄를 저지른 거야.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온보현은 불과 보름 만에 총 6건의 범행을 저질렀어. 두 건의 살인을 포함해 납치, 강도강간, 사체유기 등 혐의도 아주 다양해. 근데 그의 수첩을 보면, 피해자를 대하는 게 달라. 5차 피해자 옆에는 집 앞까지 태워다 줌 이라 써있고, 김천에서 발견된 6차 피해자 옆에는 즉시 살해 라고 적혀있어. 두 피해자를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 온보현은 그 이유를 이렇게 말했어. (5차 피해자는) 죽일 생각이었는데 아버지도 동생도 없다고 하고 얘기를 해보니 불쌍한 생각이 들어 풀어주었다. 그날 저녁 마지막으로 배 씨를 가락사거리 부근에서 태웠다. 내려주기 직전에 위협을 해서 성폭행을 하려고 했는데 핸들을 꺾고 반항했다. 그래서 차 속에서 칼로 5차례 찔러 살해했다. 온보현과 같은 연쇄살인마들은 피해자를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성향이 강하대. 본인의 명령에 순순히 따르는 5차 피해자를 보며 현실에선 느끼지 못한 우월감을 느낀 거야. 반대로 본인을 무시하거나 반항하는 경우, 지나치게 흥분하고 과도한 폭력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일종의 열등감이지. 6차 피해자 배 씨를 잔혹하게 죽인 이유도 이 때문이야. 그런데 폭주하 듯 범행을 저지르던 온보현이 반항하는 배 씨를 죽인 이후, 갑자기 범행을 멈춰. 왜 그랬을까? 마지막 범행을 저지른 그날, 온보현은 배 씨의 저항으로 인해 손을 다쳤어. 피해자가 소리를 질렀던 것이죠. 그러니까 순간 본인이 당황했던 거죠. 이렇게 갑자기 피해자가 저돌적으로 나온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죠. -조형근, 당시 용산경찰서 형사 그리고는 폭주하던 범행을 멈췄어. 범행 중 처음으로 다쳐서, 범행 의욕을 잃은 것으로 보였대. 그렇다면 온보현이 자수를 한 것도 이 때문이었을까? 온보현의 대답이 정말 상상을 초월해. 처음 뉴스 (공개수배) 보고, 제가 자살해서 죽으려고 중부고속도로 가다가 보도 상에 (피해자가) 3명으로 나오더라고요. 3명으로 나와서 제가. 제 모든 범행을 제가 처음부터 공개하기 위해서… 본인은 총 6건의 범행을 저질렀는데, 공개수배에 단 3건의 혐의만 언급됐다는 거야. 게다가 세상은 여전히 지존파 사건으로 떠들썩해. 그걸 보면서 온보현이 자수를 결심했다는 거야. 온보현은 수첩을 꺼내 그간의 범행 과정을 적기 시작했어. 그게 바로 이 범행일지야. 사건이 있던 날마다 그때그때 기록을 한 게 아니라, 완전히 급조된 범행일지야. 그는 자신의 범행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범행일지를 쓰고, 자수를 했다고 주장했어. 하지만 전문가의 분석은 달라. 내가 두렵고 힘들지만, 오히려 표현은 훨씬 더 강한 것처럼 하는 반대 행동을 나타내는 이런 방어 기제를 통해서, 자기를 스스로 위로하는 전형적인 그런 반동의 표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자수를 하게 된 과정도 보면, 이미 자신이 노출돼 가지고 형사들이 계속 자기를 추적하는데 거의 가까이 다가왔다라고 생각하는 두려움 때문에, 오히려 나는 통제당하는 것보다는 내가 나를 통제할 거야라고 하는 두려움도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 전직 형사 사실은 두려우니까. 자기가 더 강한 척. 마치 악마인 척, 자신을 꾸민 거야. 세계 제일의 살인마를 꿈꿨던 남자의 초라한 민낯이야. 뭐 겁이 없고 대범하고 이런 자가 아니고. 소심하고 사실 사회에 대한 어떤 불만들 감정 표현들을 제대로 적절히 못 하는 자거든요. -권일용, 프로파일러, 전직 형사 지존파 사건이 막 그 언론에 엄청나게 보도되면서 나오니까. 그 순간에 자기가 과시를 하려는 걸로 생각이 된 거지. 본인 자체가 세거나 뭐 기가 세거나 그렇게 저는 느끼지는 않고. - 한기수, 당시 서초경찰서 형사 ▲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온보현이 검거되고 1994년의 가짜택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어. 그런데 두 달 후인, 94년 11월. 상상도 못 한 일이 벌어져. 서울 서초경찰서에 또다시 비상이 걸려. 20대 중반의 회사원 유 씨가 가짜 택시기사에게 납치돼 성폭행을 당했다는 신고야. 심지어 유사한 수법으로 보이는 택시 강도강간 사건이 3건이나 더 발견됐어.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 온보현의 범행수법을 카피한 모방범죄들이 전국에서 쏟아지기 시작했어. 수도권 일대에서 택시 강도짓을 하면서 부녀자를 납치해 성폭행해온 일당 두 명이 오늘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훔친 택시에 여자들만 골라 태워 상습적으로 금품을 빼앗고 성폭행을 해온 혐의로… -당시 뉴스 보도 中 훔친 택시의 번호판을 위조한 방법까지 그대로 따라 했어. 온보현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모방범죄까지 이렇게 판을 치니, 마음 놓고 택시를 탈 수 있었을까? 오죽하면 당시 신문에 이런 기사가 실리기도 했어. 심야택시 10계명 1. 뒷좌석에 앉아라 2. 창문을 열어놓으라 3. 배웅객을 활용해라 4. 연로한 운전자를 선호하라 5. 가능한 둘 이상 택시를 타라… 당시 사람들의 불안함이 어느 정도였는지 느껴져? 온보현과 몇몇 파렴치한 범죄자들 때문에 무고한 시민과 선량한 택시기사들의 피해가 컸어. 온보현에게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도 거세졌어. 그리고 얼마 후 온보현의 1차 공판이 열렸어. 그런데 법정에서 누군가 이렇게 외쳤어. 이런 흉악범은 사형에 처해야 또 다른 범죄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유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마땅히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야 합니다. 이 말을 한 사람, 바로 온보현 본인이었어. 변호인에게 선처를 호소하는 변론은 쓸데없는 짓이라며, 마치 검사라도 된냥 스스로 사형을 구형했어. 온보현의 이 말, 정말 유가족을 위한 것이었을까? 온보현에겐 어떤 처벌이 내려졌을까? 당시 1심 판결문이야. 피고인의 범행수법은 너무나도 지능적이며 잔혹하고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이며 그 동기에도 아무런 참작할 만한 점이 없고 비록 피고인이 범행 후 자수하였고 개전의 정이 엿보이기는 하나 피고인을 법정 최고형에 처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 할 것이다. 위 피고인을 사형에 처한다. 1심뿐 아니라 2심에서도 사형이 선고됐고 형은 그대로 확정이 됐어. 이후 1995년 11월 2일, 사형이 집행됐어. 온보현은 그토록 만나고 싶어 했던 지존파와 같은 날 생을 마감했어. 온보현 사건 이후, 경찰 시스템에는 한 가지 변화가 생겼어. '광역수사대'라고 들어봤지? 줄여서 '광수대'. 관할구역의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서와 달리, 행정구역을 망라해 큰 사건을 전담하는 곳이지. 이 광역수사대가 생긴 것도 바로 온보현과 지존파가 검거된 94년 11월이었어. 오늘 이야기를 시작할 때 많은 형사님들이 인터뷰를 거절했다고 했던 거 기억나? 사실 온보현이 자수했을 당시 경찰을 비난하는 여론이 거셌다고 해. 공조수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서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긴 거라고. 이 때문에 징계를 받은 분도 있어. 오늘 만난 두 형사님에게도 온보현 사건은 부끄럽고 또 아픈 사건이야. 그럼에도 두 분이 카메라 앞에 선 이유가 뭐였을까? 굉장히 아쉬웠던 것이, 더 손 빠르게 더 빠른 시간에 전국적으로 같은 내용으로 공조가 됐더라면. 피해자 한 분이라도 더 줄일 수 있었고 일찍 검거했을 텐데. 공조가 그 당시에 지금처럼 빨리 안 이루어져 형사로서 참 책임감도 느껴지고 어깨가 좀 무거웠습니다. -김성수, 당시 김제경찰서 형사 그때 94년도에는 모든 수사 시스템이 많이 좀 부족했습니다. 과학수사라든지 공조수사라든지. 가족분들한테 지금도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조형근, 당시 용산경찰서 형사 두 분이 오랜 고민 끝에 30년 전 그날의 이야기를 꺼낸 건, 아마 저 마지막 말을 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마지막으로 보여줄 게 있어. 온보현이 교도소에서 쓴 편지야. 편지를 받는 사람은 용산경찰서 조형근 형사야. 그는 유일하게 조 형사 하고만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해. 왜 조 형사는 온보현과 편지를 주고받았을까? 조 형사는 마지막 순간까지 온보현을 설득했어. 떠나기 전에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라고. 온보현이 그 약속을 지켰는지는 알 수 없지만, 끝까지 피해자와 유가족을 위로하고자 했던 형사님들의 진심만은 전해지길 바랄 뿐이야. '그날'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 강선애 기자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사귀기 전 내가 먼저 키스 …'돌싱포맨' 김지호, 김호진과의 러브스토리 최초 공개  사귀기 전 내가 먼저 키스 …'돌싱포맨' 김지호, 김호진과의 러브스토리 최초 공개 등록일2025.01.07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배우 김지호가 남편인 배우 김호진과의 러브스토리를 최초 공개한다. 7일 방송될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는 배우 김지호와 이미도가 게스트로 출연해 돌싱포맨과 신선한 티키타카 케미를 선보인다. 앞서 진행된 촬영에서 '청춘스타' 김지호의 등장에 돌싱포맨은 팬심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으로 초반부터 웃음을 자아냈다. 김지호는 신인 시절 친구들과 나이트클럽에 놀러 갔다가 춤을 너무 못 춰서 사람들이 홍해처럼 갈라졌다 라고 쿨하게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며 솔직 털털한 매력으로 돌싱포맨을 사로잡았다. 이어, 김지호는 남편 김호진과의 드라마 같은 러브스토리를 최초로 공개해 현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김지호는 처음에는 김호진과 마주치는 것조차 피할 정도로 싫었지만, 운명적인 사건 이후에는 사귀기도 전에 먼저 키스했다 라고 고백했다. 이들의 러브스토리에 과몰입한 돌싱포맨 때문에 현장이 초토화되었다는 후문이다. 한편, 연애를 너무 하고 싶어 소개팅하러 두바이까지 갔었다 라고 털어놓은 이미도는 이제는 주변 솔로들을 이어주고 결혼까지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이미도는 임원희에게 내가 연애를 못 할 때의 슬픈 표정이 (임원희에게도) 있다 라며 소개팅을 적극 주선했다. 그러나 임원희의 이상형을 들은 이미도는 갑자기 분노하며 임원희에게 독설을 날려 모두를 폭소하게 만들었다. 이어 김지호와 이미도는 남편을 울린 적이 있다 라며 달콤살벌한 결혼 생활을 공개했다. 모든 것이 '극과 극'인 김지호-김호진 부부는 장난 아니게 싸웠다. 남편이 울다가도 안 운 척했다 라고 밝혀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지호는 김호진의 '짠한 모습'때문에 남편을 이해하게 됐다 라고 말해 돌싱포맨의 격한 공감을 샀는데, 과연 어떤 사연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솔직 털털한 매력의 이미도 X김지호와 돌싱포맨의 특급 케미는 7일(화) 밤 9시 방송될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서 공개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지옥에서 온 판사', 대본리딩부터 사이다 케미 터졌다…박신혜 파격 변신 예고 '지옥에서 온 판사', 대본리딩부터 사이다 케미 터졌다…박신혜 파격 변신 예고 등록일2024.08.12 배우 박신혜, 김재영이 출연하는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의 대본리딩 현장이 공개됐다. 오는 9월 첫 방송되는 SBS 새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극본 조이수, 연출 박진표)는 판사의 몸에 들어간 악마 강빛나가 지옥 같은 현실에서 인간적인 열혈형사 한다온을 만나 죄인을 처단하며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액션 판타지물이다. 12일 '지옥에서 온 판사' 측은 활기찬 출격을 알렸던 대본리딩 현장을 공개했다. 이날 현장에는 조이수 작가, 박진표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과 박신혜, 김재영, 김인권, 김아영, 이규한, 김재화, 김혜화 등 주요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참석했다. 사이다가 팡팡 터지는 스토리는 극강의 몰입도를 선사했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는 리딩 현장을 뜨겁게 물들였다. 먼저 '지옥에서 온 판사' 강빛나 역을 맡은 박신혜의 열연이 돋보였다. 박신혜는 무미건조한 인간 강빛나부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악마 강빛나까지 폭넓은 표현력으로 담아냈다. 이미 철저한 캐릭터 분석을 마친 듯 눈빛, 표정, 말투까지 달라지는 박신혜의 연기에 현장 스태프들의 감탄이 쏟아졌다. 기존 이미지와 180도 다른, 사악하지만 사랑스러운 악마로 변신할 박신혜가 기대된다. 매력남 탄생을 예고한 김재영의 존재감도 인상적이었다. 김재영은 극 중 악마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물들이는 인간적인 형사 한다온 역을 맡았다. 김재영은 때로는 다정하게, 때로는 역동적으로 한다온 캐릭터의 여심 저격 매력을 완성했다. 또 한다온의 남모를 아픔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한편 박신혜와도 치명적이면서도 러블리한 케미를 발산하며 본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런가 하면 뚜렷한 색깔과 막강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지옥에서 온 판사'에 탄탄함을 더했다. 극 중 박신혜의 조력자 역할을 할 김인권과 김아영은 환상적인 코믹 연기로 빅 재미를 빵빵 터뜨렸다. 이외에도 극을 단단하게 세워줄 명품배우 김홍파와 김영옥, 개성 넘치는 열연의 이규한-김재화-김혜화, 극 중 유쾌한 케미를 보여줄 법원 식구들 김광규-이규회-이미도 등 '지옥에서 온 판사'를 위해 뭉친 최강 배우들이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배우들은 대본리딩 내내 지친 기색 없이 각자 맡은 캐릭터, 극에 몰입해 실제 현장을 방불케 하는 열띤 분위기를 만들었다. 박진표 감독, 조이수 작가는 장면마다 배우들과 상의하며 높은 완성도를 위해 디테일한 노력을 기울였다. 대본리딩부터 완벽하고 유쾌한 호흡을 보여준 배우 및 제작진으로 인해 '지옥에서 온 판사' 본 방송에 대한 기대감은 수직상승했다. '지옥에서 온 판사'는 현재 방영 중인 '굿파트너' 후속으로 오는 9월 첫 방송된다.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지옥에서 온 판사', 대본리딩부터 사이다 케미 터졌다…박신혜 파격 변신 예고 '지옥에서 온 판사', 대본리딩부터 사이다 케미 터졌다…박신혜 파격 변신 예고 등록일2024.08.12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배우 박신혜, 김재영이 출연하는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의 대본리딩 현장이 공개됐다. 오는 9월 첫 방송되는 SBS 새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극본 조이수, 연출 박진표)는 판사의 몸에 들어간 악마 강빛나가 지옥 같은 현실에서 인간적인 열혈형사 한다온을 만나 죄인을 처단하며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액션 판타지물이다. 12일 '지옥에서 온 판사' 측은 활기찬 출격을 알렸던 대본리딩 현장을 공개했다. 이날 현장에는 조이수 작가, 박진표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과 박신혜, 김재영, 김인권, 김아영, 이규한, 김재화, 김혜화 등 주요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참석했다. 사이다가 팡팡 터지는 스토리는 극강의 몰입도를 선사했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는 리딩 현장을 뜨겁게 물들였다. 먼저 '지옥에서 온 판사' 강빛나 역을 맡은 박신혜의 열연이 돋보였다. 박신혜는 무미건조한 인간 강빛나부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악마 강빛나까지 폭넓은 표현력으로 담아냈다. 이미 철저한 캐릭터 분석을 마친 듯 눈빛, 표정, 말투까지 달라지는 박신혜의 연기에 현장 스태프들의 감탄이 쏟아졌다. 기존 이미지와 180도 다른, 사악하지만 사랑스러운 악마로 변신할 박신혜가 기대된다. 매력남 탄생을 예고한 김재영의 존재감도 인상적이었다. 김재영은 극 중 악마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물들이는 인간적인 형사 한다온 역을 맡았다. 김재영은 때로는 다정하게, 때로는 역동적으로 한다온 캐릭터의 여심 저격 매력을 완성했다. 또 한다온의 남모를 아픔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한편 박신혜와도 치명적이면서도 러블리한 케미를 발산하며 본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런가 하면 뚜렷한 색깔과 막강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지옥에서 온 판사'에 탄탄함을 더했다. 극 중 박신혜의 조력자 역할을 할 김인권과 김아영은 환상적인 코믹 연기로 빅 재미를 빵빵 터뜨렸다. 이외에도 극을 단단하게 세워줄 명품배우 김홍파와 김영옥, 개성 넘치는 열연의 이규한-김재화-김혜화, 극 중 유쾌한 케미를 보여줄 법원 식구들 김광규-이규회-이미도 등 '지옥에서 온 판사'를 위해 뭉친 최강 배우들이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배우들은 대본리딩 내내 지친 기색 없이 각자 맡은 캐릭터, 극에 몰입해 실제 현장을 방불케 하는 열띤 분위기를 만들었다. 박진표 감독, 조이수 작가는 장면마다 배우들과 상의하며 높은 완성도를 위해 디테일한 노력을 기울였다. 대본리딩부터 완벽하고 유쾌한 호흡을 보여준 배우 및 제작진으로 인해 '지옥에서 온 판사' 본 방송에 대한 기대감은 수직상승했다. '지옥에서 온 판사'는 현재 방영 중인 '굿파트너' 후속으로 오는 9월 첫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꼬꼬무 찐리뷰] 성형수술 받다 사망한 아들…억울함 풀어주려 매일 거리로 나간 母 [꼬꼬무 찐리뷰] 성형수술 받다 사망한 아들…억울함 풀어주려 매일 거리로 나간 母 등록일2024.01.05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그날'의 이야기를, '장트리오' 장현성-장성규-장도연이 들려주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본방송을 놓친 분들을 위해, 혹은 방송을 봤지만 다시 그 내용을 곱씹고 싶은 분들을 위해 SBS연예뉴스가 한 방에 정리해 드립니다. 이번에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날'의 이야기는, 지난 4일 방송된 '수술실의 유령' 편입니다. 이야기 친구로는 카라 멤버 겸 배우 한승연, B1A4 신우, 배우 이미도가 출연했습니다.(리뷰는 '꼬꼬무'의 특성에 맞게, 반말 모드로 진행됩니다.) ▲ 중환자실에 우리 아들이 때는 2016년 9월 9일 새벽 5시. 서울 봉천동이야. 모두가 곤히 잠든 시간, 한 어머니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 아직 큰아들이 집에 돌아오지 않았거든. 큰아들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올해 대기업에 입사했어. 한 번도 속 썩여본 적 없는 착실한 아들이야. 오늘 카페에서 공부하다가 들어갈 테니, 먼저 주무시라고 하던 아들. 근데 새벽 4시에 일어나 방문을 열어보니, 방에 없어. 큰아들이 아무 연락도 없이 안 들어온 거야. 한 번도 이런 적이 없던 아들인데. 문자를 했는데 답도 없고, 전화도 안 받아. 불안한 마음에 안절부절 못하던 그때, 큰아들한테 메시지가 왔어. 근데 내용이 좀 이상해. 어떤 내용이었는지, 어머니한테 직접 들어볼게. 외출할 준비를 하라 그러더라고요. 외출할 준비 하고 있다가 이제 자기가 어디로 오라고 하면 오라 이러더라고요. 우리 큰아들 되게 착실한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얘가 술 먹고 뭐 파출소 갈 일을 할 아이가 아닌데, 술 먹고 실수를 해서 파출소에 가 있나 싶어서… 준비를 하고 씻고 옷 입고 기다리고 있었더니, 그냥 대학병원으로, ㅇㅇ대 병원으로 와서 전화를 하라 이러더라고요. -이나금, 어머니 어머니는 서둘러 대학병원으로 달려갔어. 그리고 바로 큰아들에게 전화했어. 엄마, 3층으로 올라와 라고 말하는 큰아들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려. 3층은 중환자실인데, 그 앞에 큰아들이 서 있었어. 엄마를 본 큰아들은 충격적인 말을 꺼내. 엄마, 놀라지마. 지금 대희가 중환자실에 있어. 대희는 대학에 다니는 이 집 둘째 아들이야. 학교가 멀어서 학교 근처 친구집에서 지냈어. 웃으며 집을 나섰던 아이가, 갑자기 중환자실에 있다는 거야. 이게 무슨 일인 걸까. 대희야, 엄마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우리 아들, 다시 건강하게 엄마랑 집에 가자. 얼른 일어나. 얼른 일어나. 얼른 일어나… 엄마가 얼른 일어나게 해줄게. 조금만 더 고생해. 아이고, 우리 이쁜이. 우리집 보배… 대희야 조금만 참아. 아이고.. 조금만 참아. 조금만 참아… -어머니가 촬영한 영상 中 대희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온갖 장비들을 달고 죽은 듯이 누워 '저체온 치료'를 받고 있어. 인위적으로 환자의 체온을 빠르게 낮추는 저체온 치료는, 심정지를 일으켰다가 소생하는 환자의 뇌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야. 전날 밤, 응급실에 실려온 대희가 심정지를 일으켰던 거야. 당시 상황은 아주 급박했어. 골든타임은 4분에서 5분. 그 안에 되살리지 못하면 치명적인 뇌 손상을 입게 돼.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고, 2분 만에 맥박이 돌아왔어. 심정지 2분은 충분히 소생할 수 있잖아요. 골든타임은 안 넘긴 상태라서 나이도 젊고 하니까, 심정지 2분이면 잠깐 쇼크가 왔는가 보다 했는데… 의사가 하는 말이, 일주일을 못 넘긴대요. 마음의 준비를 하라 이러고. 나중에는 뭐 '장기기증 생각하느냐' 이 정도까지 얘기하는 거예요. 그때부터 내가 통곡을 하면서, 2분 심정지인데 왜 그 정도까지 이야기하냐 하면서… 나는 그걸 안 받아들였죠. 제가 의학 지식도 전혀 없었고 용어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걸 안 받아들이고 그냥 2분 심정지만 머릿속에 남아서, 살릴 수 있다…. -이나금, 어머니 어머니가 평소 자주 떠올리던 속담이 있대.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야. 어머니는 '내가 지금 호랑이 굴에 들어왔구나, 내가 정신을 반짝 차려야만 우리 대희를 살릴 수 있다' 생각했어. 어머니는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어. ▲ 아들의 성형수술 둘째 아들 대희의 모습이야. 나이는 스물 다섯. 대희는 딸 같은 아들이었어. 엄마한테도 그냥 엄마라는 소리 안 하고 '마미!' 이렇게 불렀어요. 그리고 이제 좀 유명한 영화, 인기 있는 영화는 꼭 대희가 엄마를 데리고 가서 영화를 보여줬어요. 거의 한 달에 한 편 꼴로 영화를 본 것 같아요. -이나금, 어머니 학교생활도 아주 열심이였어. 졸업 후를 대비해 각종 자격증을 따놓고, 각종 대회에서 여러 가지 상도 탔어. 대학교 홍보대사를 맡아 활동도 열심히 했대. 외모, 성적, 인싸력까지 갖춘 인재였어. 그야말로 엄마의 자랑이었지. 하지만 대희에게는 남모를 고민이 하나 있었어. 우리 대희가 원래는 입이 좀 나왔었어요. 친구들하고 어울려서 사진을 찍잖아요. 사진을 찍으면 항상 턱 쪽을 포토샵을 해서 싹 깎는대요. 한번 두번도 아니고 항상 그렇게 한대요. 그래서 너무 이상해서 '거길 왜 자꾸 깎냐' 이러니까, '고등학교 때 본인이 입이 나와서 친구들한테 집단 왕따를 당했다', '그래서 나는 대학은 꼭 서울 간다', '인 서울 하면 제일 먼저 성형수술부터 할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랍니다. 본인한테는 집단 왕따를 당한 게 트라우마였던 거 같아요. -이나금, 어머니 대희의 예전 사진을 보면, 동일하게 입을 앙 다물고 있어. 콤플렉스를 숨기기 위한 표정들이었던 거야. 대희는 오래전부터 계획을 세웠던 걸로 보여. 대학에 진학하자마자 치아교정부터 했고, 졸업과 취업을 앞뒀을 때 또 하나의 중요한 계획이 있었어. 바로 성형수술. 사고 2주일 전, 대희는 친구와 함께 강남의 한 성형외과를 찾아갔어. 여기는 안면윤곽수술 전문 성형외과야. '14년의 자부심', '무사고 병원'을 내세우는 병원이야. 대희도 그 문구를 보고 이곳을 찾아온 거야. 또 이 병원의 원장이 TV에 출연한 적 있는 유명한 사람이야. 실력과 명성을 갖춘 병원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수술을 집도한대. 그래서 대희는 이 병원을 믿고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어. 수술 날짜는 9월 8일. 그런데, 엄마랑 형한테는 비밀이었어. 친구도 같이 가겠다고 했는데, 대희 혼자 갔대. 다음날이면 퇴원할 수 있다는 병원의 말을 믿었던 거지. 수술을 받기 직전, 대희는 친구에게 이걸 보냈어. 밝은 표정이지. 이제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느껴져. 그렇게 깨어나면 달라져 있을 자신의 모습을 기대하며, 대희는 수술대에 누웠어. 마취약 기운을 느끼며 스르르 잠이 들어. 그때가 낮 12시 30분이었어. 근데 11시간이 지난밤 11시 27분, 119센터로 신고가 접수돼. 간호실장: 여기 ㅇㅇ동 ㅇㅇㅇㅇ 성형외과고요. 저희 ㅇㅇ대병원으로 트랜스퍼(환자이송)할 거예요. 환자 의식은 있어요. 수혈하기 위해서 트랜스퍼할 거예요. 블리딩(출혈)이 심해 가지고, 수술하다가… -119 신고 통화 내용 中 대희에 대한 신고 전화였어. 출혈이 심하니까 대학병원으로 이송한다는 거야. 이때까지만 해도 대희는 의식이 있었어. 하지만, 대학병원에 도착하고 30분 후, 의식을 잃고 말아. 온몸에 피가 부족해서 저혈압성 쇼크를 일으킨 거야. 그리고 대희에게 심정지가 왔어. 응급처치를 받고 2분 만에 되살렸지만, 그 뒤로 깨어나지 못하고 있어. 엄마는 알고 싶어. 성형외과에서 마취가 시작되고 119에 신고가 접수되기까지. 그 11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 11시간의 비밀 그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수술을 집도했던 성형외과 원장이야. 아침이 되자 성형외과 원장이 중환자실로 찾아왔어. 엄마는 물었어. 대희한테 무슨 일이 있었고, 왜 이렇게 피를 많이 흘렸는지. 그리고 그때부터 모든 대화를 녹음하기 시작해. 만약을 위해서. 그때 녹음된 병원장 장 씨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일단은 병원 상황을 좀 설명을 해 드릴게요. 그러니까 이 친구가 턱이 좀 컸어요. 그래서 턱을 자르는 수술을 하는데, 원래 수술 중에는 어찌 됐든 뼈를 자르니까 뼈 안에서 피가 나올 수밖에 없어요. 그냥 쭉 수술을 진행해도 출혈이 이만큼 있는 것 가지고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니까. 피를 그렇게 많이 흘리진 않았거든요. 그래서 괜찮겠다 하고 이제 수술이 끝났는데, 저는 전혀 이런 생각을 1%도 안 했어요. 그러니까 이 병원에 올 때까지 전혀 응급상황이 아니었다니까요. 아 근데 왜 갑자기 쇼크가 일어났는지… 어찌 됐든 제 병원에서 전혀 위험하진 않았어요. -병원장 장 씨 턱뼈가 커서 남들보다 좀 많이 잘라냈대. 출혈이 있긴 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는 거야. 그런데 그때 병원장 장 씨가 이런 말을 덧붙여. 그거는 뭐 모든 상황이 있어요. 거기 CCTV가 다 있어요 저희는 수술방마다. 그건 나중에 드릴 수도 있어. -병원장 장 씨 어머니는 그 말을 놓치지 않았어. 대희와 관련된 모든 기록을 달라고 요구한 거야. 수술과정이 담긴 CCTV 영상까지도. 어머니는 그 영상을 받긴 했지만, 못 보셨대. 너무 무서워서. 차마 열어볼 수가 없었던 거야. 그래도 확인을 안 할 수가 없잖아. 친척 중에 의학과 법률지식이 해박한 사람이 있어서, 대신 봐달라고 했어. 그런데 영상을 본 친척이 이렇게 말했어. 'CCTV 영상에 해답이 다 있다' '그건 이모가 보고 싶지 않아도 봐야 돼' 하면서 이 말을 여러 번 했어요 저한테. -이나금, 어머니 한 달 가까이 망설이던 어머니는, 결국 모니터 앞에 앉아. 수술이 시작되고 대학병원으로 실려오기 전까지, 모든 상황이 담긴 7시간 30분 길이의 영상이야. 떨리는 손으로 재생버튼을 눌렀어. 9월 8일 오후 12시 56분. 병원장 장 씨가 들어와서 수술을 시작해. 그리고 20여분 후, 턱뼈를 잘라내기 시작하자마자, 대희의 머리 밑으로 후두둑 피가 떨어져. 간호조무사는 바닥에 고인 피를 밀대로 닦아내. 한 시간 동안 여섯 번이나. 멈추지 않는 출혈, 대걸레질은 계속돼. 순간 바닥에 피가 툭툭 떨어지는 거 있잖아요. 피가 툭툭 떨어지는데 그 피들을 갖다가 밀대로 막 쓱쓱 닦아 내버리는 거. 그거를 보고 막 내가 너무 놀라서 충격받고. 피는 우리 아이 생명인데. 아이 생명을 그냥 닦아서 갖다 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는 그 영상을 보면서 막 계속 울면서 진행이 안 되는 거예요. -이나금, 어머니 더 무서운 건, 저 수술방 안의 사람들이 너무나 평온하다는 거야. 아무도 신경 쓰는 사람이 없어.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해. 진짜 충격적인 건 그다음부터야. 수술 시작 한 시간 후, 병원장 장 씨가 수술실을 빠져나가. 뼈만 잘라내고 봉합도 하지 않은 상태야. 대희가 계속 피를 흘리고 있는데, 수술실을 떠나버린 거야. 장 씨가 나가고 1분 뒤, 들어와서 수술복을 입는 한 사람. 간호조무사를 대신해서 지혈을 시작했어. 수술기록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은 이 사람. 환자가 잠든 후 등장하는 이 사람은 '섀도 닥터'야. 또 다른 말로, '유령의사'라 불러. 유령의사가 등장하고 난 뒤에 일어나는 일들에, 어머니는 울분을 참을 수 없었어. 유령의사는 나머지 수술 과정을 맡아. 그동안에도 대희의 출혈은 계속되고 있어. 그런데 한 시간 후, 유령의사마저 수술실을 나가. 이제 남은 건 간호조무사뿐이야. 수술모도 쓰지 않은 간호조무사가 30여 분간 지혈하는 모습이 찍혀 있었어. 아직 출혈이 멈추지 않았다는 거야. 하지만 대희 옆에 의사는 없어. 그리고 봉합을 다 마치고 나서 그 간호조무사마저도 나가버렸어. 수술실에는 대희 혼자 뿐이야. 잠시 후 다시 들어온 간호조무사. 대희 머리맡 쪽에 앉더니, 휴대폰을 만지고. 입술 화장을 했어. 그렇다면 의사들은, 수술방을 나가 어디에서 뭘 하고 있었을까? 대희에게 일어난 일을 이해하려면, 먼저 이 병원의 비밀 시스템을 알아야 해. ▲ 수술 공장 대희가 수술받던 그날, 다른 수술실에 또 다른 환자들이 있었어. 이 병원, 동시에 수술을 하고 있었던 거야. 수술을 맡은 건, 3명의 의사야. 먼저 마취전문의 이 씨는 환자를 한 명 마취하면, 다음 환자를 마취하러 나가. 수술을 맡았던 병원장 장 씨는 수술 부위를 절개하고 뼈를 잘라내는 게 그의 역할이야. 마지막으로, 유령의사 신 씨. 이 사람의 역할은 수술 부위를 세척하고 봉합해서 수술을 마무리하는 거야. 이렇게 역할을 나눠 수술하는 걸, '공장식 수술'이라 불러. 마치 컨베이어 벨트 위 물건 다루듯 환자를 수술하는 거야. 그날 세 명의 환자가 동시 수술을 받았어. 대희는 그중 두 번째 환자였대. 대희 옆에 의사가 없었던 이유야. 병원이 이런 방식으로 수술하는 이유는, 보다 많은 환자를 받기 위해서야. 돈 때문인 거지. 그런데 한 가지 의문, 병원장 장 씨는 이런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CCTV 영상을 왜 제공한 걸까? 이 공장식 수술이 잘못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거야. 그래서 병원장은 처음부터 이 사실을 숨기려 하지 않았어. 다른 병원들도 다 이렇게 한다는 거야. 제가 수술하고 뼈를 자르고 나가면 부원장이 와서 꿰매고 쭉 오고 이제, 간호사가 마지막에 드레싱 쭉 하고. 이렇게 시스템이 되어 있거든요… -병원장 장 씨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의사는 환자의 혈압, 출혈 등의 상태를 면밀히 체크해야 해. 그런데 병원장 장 씨는 자기 역할을 마치고 다른 방으로 가버렸어. 대희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체크한 사람이 아무도 없어. 심지어 유령의사 신 씨는 전문의도 아니야. 의사 면허 따자마자 이 병원에 고용된 사람으로, 경력은 6개월에 불과했어. 대희가 대학병원 응급실에 왔을 때의 상태를 적은 기록지가 있어. 보통 이런 수술을 했을 때의 출혈량은 200~400cc 정도래. 그런데 대희의 출혈량은 3500cc 정도였대. 체중이 45kg인 여성의 전체 혈액량이 3500cc 정도야. 대희 몸속 피의 약 70%가 빠져나간 거야. 피가 없으면 혈압이 떨어지지. 수축기 혈압(SBP, 혈압의 변화 중 가장 높은 압력)은 70대까지 떨어졌어. 정상 혈압은 110~130 사이야. 대희 혈압이 떨어지자, 의료진은 혈액대용제를 투여해. 혈액도 아니야. 그렇게 혈압이 일시적으로 회복되니까, 의사들은 모두 퇴근했어. 그리고 대희는 회복실로 옮겨졌어. 회복실로 옮겨진 대희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어. 혈압이 다시 떨어졌어. 빨리 수혈을 해야 해. 하지만 대학병원으로 이송될 때까지 수혈이 이뤄지지는 않았어. 그에 대해 병원장은 이렇게 말했어. 그러니까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앰뷸런스가 오고 피가 바로 도착했어요. 그러니까 피가 도착하고 한 5분이나 10분이 있었으면, 서로 이제 크로스매칭을, 그러니까 (피를) 줘도 되는지 테스트를 하고 줬을 텐데. 앰뷸런스가 먼저 오고 그다음에 피가 오고 그러다 보니까 서로 매칭할 시간이 없었어. -병원장 장 씨 수혈하려고 혈액원에 혈액을 요청했는데, 그전에 119가 먼저 도착해서 수혈을 못했다는 거야. 그런데, 병원장 장 씨의 말은 사실과 달랐어. 혈액이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 29분이야. 그런데 병원 사람들은 혈액 가방은 뒤에 놔둔 채, 웃으며 이야기를 나눠. 119 구급대원이 도착한 건 그로부터 4분여가 지난 후였어. 그동안 의사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대희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그렇게 버린 거야. ▲ 엄마의 마음 어머니는 그렇게 대희에게 일어났던 11시간 동안의 일들을 모두 알게 됐어. 화가 나고 분하지만, 지금은 대희를 살리는 게 더 중요해. 일주일을 넘기기 힘들다고 했던 대희는, 18일 후에 중환자실에서 26번째 생일을 맞았어. 친구가 보낸 케이크를 두고 생일을 축하했어. 하지만 대희는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고 있어. 그때는 내가 지푸라기라도 잡아서 기적을 일으킨다는 생각밖에 안 했어요. 그래서 빅파이브 대형병원에 보호자 진료를 계속 받으러 다녔어요. 의무기록지하고 영상 들고, 살릴 수 있으면 대희를 옮겨서 살리려고 다 다녔는데. 의사선생님들이 회생하기 어렵다 그러더라고요. 어렵다 해도 저는 그게 내 귀에 안 들어오는 거예요. 그때는 나는 기적으로 우리 아이를 살린다고 생각했으니까… -이나금, 어머니 뇌의학 전문가가 있다면 다 찾아가셨대. 모두가 가망이 없다고 했지만, 어머니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어. 어머니니까… 매일 밤 병원에서 주무셨대. 중환자실은 보호자가 같이 묵을 수가 없어서, 3층 복도에 침낭을 깔고 누우셨어. 그렇게 9월이 가고, 10월도 저물어 갈 때.. 10월 24일 밤. 병원장 장 씨가 중환자실로 찾아왔어. 어머니를 만나러 온 거야. 장 씨는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꺼냈어. 이 모든 상황을 변호사 하고 상의를 했어요 이미. 일단은 대희가 안 좋은 상황과 쇼크가 일어난 위치가 어디 나면, 우리가 트랜스퍼(환자 이송)한 이후에 ㅇㅇ대병원에서 사건, 사고가 일어나기 시작을 했어요. 그러기 때문에 ㅇㅇ대병원에도 물어봐야 하는 당연한 권리가 있다는 거죠. 이제 ㅇㅇ대 응급실에서 좀 조치를 잘 취해줬으면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지는, 않았겠느냐는 그 답답함이 있는 거죠 저한테도. -병원장 장 씨 그럼 소송을 하라는 거냐 묻자, 병원장은 이렇게 말했어. 제가 변호사 만나본 결과는 두 가지가 있대요. 첫째는 법적으로 해결하는 거예요. 이제 법으로 판정하는 거예요. 형사(소송)는 하시면 무조건 져요. 병원이 이기게 되어 있어요. 왜냐하면 형사는 고의가 들어가야 해요. 제가 고의로 그런 거 아니잖아요. 형사에서는 의사가 이기거든요. 두 번째는 법으로 안 하고 합의를 하셔야 할 것 같아. 저는 충분히 합의는 하는데, 조건이 있다니까요. 무엇이냐 하면, ㅇㅇ대병원 책임까지 저한테 다 합의하라고 하면 제 나름대로도 억울한 부분이 있잖아요. 일단은 제가 100% 합의는 안 되죠. ㅇㅇ대병원이 있으니까. -병원장 장 씨 대학병원에 와서 심정지를 일으켰으니, 그쪽에도 책임을 물으라는 주장이야. 어머니는 대희를 살릴 생각뿐이지, 소송이나 합의, 이런 생각은 전혀 없었어. 법도 잘 모르고 의학은 더더욱 몰라. 얼마나 힘든 싸움이 될지 엄두가 안 났어. 그런데 이 장 씨의 태도를 보고 나니, 쌓였던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어. 왜 자꾸 날 이렇게 힘들게 만드십니까? 네? 나 지금도 너무 힘들거든요? 네? 우리 대희 지금 뼈 밖에 없습니다. 부모가 자식 죽어가는 거를 보고 있어요 지금. 그것도 그냥 죽어가는 게 아니고, 시들어가고 있잖아요 지금. 원장님 여기서 힘겨루기 하지 마세요. 정말 부탁입니다. 더 이상 짓밟지 마세요. 못 견딥니다. 정말 못 견딥니다. 법이 아무리 좋고 좋아도, 못 견딥니다. 아시겠습니까? -병원장과 대화 당시 어머니 지금 우리 아들은 시들어가고 있는데, 겨우 숨만 쉬고 있는데. 그 수술을 했던 의사는 자기 혼자 책임지는 게 억울하다는 거야. (병원장 장 씨가) 그 ㅇㅇ대병원을 우리 보고 고소해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했었거든요. 내가 너무 앞이 캄캄해서 그때 대성통곡을 했거든요. 병원이 울려 퍼지도록 대성통곡을 했거든요. 근데 그 소리를 대희가 들었나봐요… -이나금, 어머니 다음날인 10월 25일 새벽. 대희의 심장이 멈췄어. 급히 심폐소생술을 받고 맥박은 돌아왔지만,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담당의사는 오늘을 넘기기 힘들 것 같다며, 이제는 결정을 해야 한다고 했어. 가서 보니까 심폐소생술을 했다는데, 막 양 주변에 피가 낭자하고 너무 끔찍스러운 거예요. 식구들이 전부 다 이제 거기서 밤을 새우면서 있었는데, 26일에 또 심정지가 온 거예요. 그때는 심폐소생술을 또 할까 묻더라고. 하지 말라 했거든요. 그래서 26일에 갔는데, 지금 생각하면 대희가 이제 엄마가 막 그렇게 울고 하니까. 엄마가 우는 소리 다 듣고 더 이상 엄마 이제 힘들지 않게 하려고. 엄마 이제 고생 그만 시키려고. 엄마 통곡소리 듣고 갔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나금, 어머니 의식을 잃고 49일이 지난, 10월 26일. 어머니는 대희를 떠나보내셨어. 아들 얼굴 마주 보고 '사랑한다' 말을 전하지 못한 게, 어머니는 큰 한으로 남으셨대. ▲ 세상에 알려진 권대희 사망사건 대희의 죽음은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어. 스물다섯 젊은 청년이 성형수술을 받다가 사망했다고. 그럼 대희를 수술한 병원은 어떻게 됐을까? 여전히 영업을 했어. 게다가, '14년 무사고'라고 홍보까지 했어. 성형외과 홈페이지에 올려진 광고에는 이런 내용이 담겼어. 병원 내 모든 수술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장XX 대표 원장 쉐도우 닥터가 없는 믿을 수 있는 병원 그뿐만이 아니야. 어떤 사람이 그 성형외과 상담 실장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보면 더 분노가 치밀어. 이 사람은 뉴스에 나온 환자 사망사건이, 이 병원에서 일어난 게 아니냐 물었어. 그랬더니 상담 실장은, 저희 병원 아니에요. 걱정 마세요. 요즘 소문이 자꾸 이상하게 나서 저희도 알아보고 있어요. 이 사람은 메일을 통해 대희의 형에게 이 사실을 알렸어. 대희의 형은 바로 성형외과를 찾아갔어. 그리고 큰 충격을 받아. 병원에는 순서를 기다리는 환자가 가득했거든. 대희 형: 왜 소비자한테 거짓말 해요? 제 동생이 수술받은 다음에 '이 병원에서 수술한 거 아니에요?' 물어봤잖아요. 다른 소비자분들이 SBS 뉴스 보고. 근데 이 병원 아니냐고 물어봤는데, 왜 아니라고 해요? 왜 그렇게 환자들한테 거짓말을 해요? 맞아요 아니에요, 대답해요. 그것만 확실히 해요. 병원장 장 씨: 할 이야기 있으면 이쪽으로 오시고, 아니면 거기 서 계세요. 대희 형: 여기 있을게요. 병원장 장 씨: (병원 직원에게) 경찰에 전화해. -대희 형과 병원장의 대화- 대희 형이 왜 거짓말을 하냐고 따져 묻자, 오히려 병원장은 대희 형을 경찰에 신고하라 했어. '이건 너무 세상이 불공평한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때부터 큰아들이 계속 술만 먹더니 알코올 중독 진단받았고 우울증 진단까지 받았거든요. 아들이 3년을 방황했어요. -이나금, 어머니 평온했던 한 가정이 한순간에 무너진 거야. 그렇게 대희를 떠나보내고 한 달 후, 어머니는 성형외과 의료진을 고소했어. 자식을 잃은 어머니가 힘든 싸움을 결심하신 거야. ▲ 천 번의 죽음 어머니는 모든 것을 걸기로 했어. 대학강단에 서기 위해 10년째 공부해 왔던 것도, 앞으로의 계획도, 전부 버리고 소송에만 매달렸어. 의료소송은 달걀로 바위치기라고 해. 피해자가 의사의 과실을 입증해야 되기 때문에 그래. 사고 당시 대희의 마취 기록지를 봐도, 알 수 있는 게 없어. 의학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의미를 알기도 힘들지. 이런 상황에서 의사의 잘못을 입증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하지만 포기할 수 없어. 모든 걸 건 어머니는, 의무기록지 감정 결과를 수십 번 정독했어. 그리고 수술실 CCTV 영상도 하나하나 분석했어. 사소한 행동 하나도 놓치면 안 되니, 분 단위, 초 단위로 수도 없이 돌려봤어. 처음에는 그 영상을 제대로 볼 수도 없었어. 아들이 죽어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니까. 자꾸 눈물이 터져서 보기 힘들어. 하지만 수백 번 영상을 돌려보며 분석표를 만들었어. 내가 어림 잡아서 500번 이상 봤다고 했는데, 500번이 아니라 1000번도 더 봤을 거 같아요. 처음에 볼 때가 힘들었고, 이걸 내가 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니까. 이성적으로 보니까 굉장히 냉정해지더라고요. 계속 영상 보면 볼수록 분노가 끓어오르는 거예요. 분노를 자극해 주니까, 견딜 수 있는 자극제가 아니었나. 아픈 자극이죠 그러니까. -이나금, 어머니 어머니가 그 시간을 견뎌내면서 만든 CCTV 영상 분석표. 처음 수술방에 들어갔을 때부터, 분 단위, 초 단위로 수술실 상황을 다 기록했어. 판사가 봤을 때 분, 초가 조금이라도 차이가 있으면 신뢰를 떨어뜨릴까 봐, 초 단위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 정말 1000번 가까이 보시면서 만든 분석표라고 해. 뭐가 문제였는지, 뭐가 부족했는지, 일일이 분석해서 정리해둔 거야. 어머니의 노력에 고개가 숙여져. 동시에 이런 분석표를 피해자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현실이 답답하기도 해. 어머니는 이 모든 증거 자료들을 경찰에 넘겼어. 결국 경찰은 성형외과 의료진과 간호조무사를 업무상 과실치사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해. 의사들한테는 업무상 과실치사보다 의료법 위반이 더 무섭대. 업무상 과실치사, 즉 의료 행위를 하다가 과실, 실수로 환자가 사망을 해도 의사 일은 계속 할 수 있다는 거야. 의료 사고를 몇 번을 일으켜도 상관 없어. 그래서 '의사 면허는 방탄면허다'라는 말도 있어. 아마 어떻게 보면 여사님한테는 가장 중요한 그런 부분이었던 거 같아요. 당시 의료법에서 사람이 사망하는, 그러니까 아드님이 사망하는 업무상 과실치사 사건으로는 아무리 중형이 선고되더라도 의사 면허에는 영향이 없어요. 근데 의료법 위반, 무면허 의료행위 같이 의료법 위반, 이런 범죄로 금고형 이상의 선고가 나오면 의사들의 면허가 취소될 수 있으니까… -박호균, 피해자 측 변호사 그래서 의사들은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걸 더 무서워 한대. 대부분의 의료소송은 의료법 위반 여부가 쟁점이야. 2019년 11월 27일. 의료진을 고소한 지 3년이 지났을 때, 검찰로부터 연락이 왔어. '불기소이유통지'였어. 의료법 위반 혐의가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이 나와 불기소 한다는 거야. 담당검사가 업무상 과실치사만 인정하고, 의료법 위반 혐의는 기소하지 않겠대. 유/무죄를 따지기도 전에, 아예 기소조차 안 한다는 거야. 검찰은 성형외과의 행위가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고 봤어. 의사들이 수술실을 비운 사이에 간호조무사가 혼자 30분간 지혈했어. 의사면허가 없는 간호조무사는 의료행위를 할 수 없어. 다시 말해 무면허 의료 행위를 한 거야. 간호조무사는 물론, 지혈하라고 지시한 의사들도 모두 의료법 위반에 해당이 돼. 어머니는 이 문제를 전문기관에 감정을 의뢰했어. 그리고 이런 회신을 받았어. 보건복지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 6개의 전문기관에 12차례 문의를 해 봤어. 그 결과 모두 의료법 위반이라 답했어. 그리고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도, 의료법 위반으로 판단했어. 대법원 판례도 있어. 그런데 담당 검사만 이걸 인정하지 않은 거야. 제가 영상도 다 줬고 녹음해놓은 녹취록도 다 줬고. 그것만 봐도 혐의가 있는데. 검사가 왜 그렇게 하는지 난 이해를 못 하겠다… -이나금, 어머니 그 이유를 찾던 중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돼. 담당 검사의 이름을 검색했더니, 한 뉴스 기사에 의외의 인물과 함께 등장하는 거야. 원장 장 씨의 변호사였어. 검사와 변호사, 서로 상대방으로 싸워야 하는 이 두 사람이, 공통점이 많았어. 같은 학교 같은 과 동기, 같은 해에 사법고시를 패쓰해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해. 오래전부터 친구사이였어. 물론 둘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우리는 알 수 없지. 하지만 어머니의 입장이라면, 이 사람들이 친해서 덮어준다고 의심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 어머니는 무릎 꿇지 않고, 고등검찰에 항고했어. 담당 검사의 불기소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으니, 다시 살펴봐달라고. 하지만 결과는 기각이었어. 검사의 불기소처분, 아무 문제 없다는 거야. 마치 거대한 벽이 가로막고 있는 거 같아. 이대로 가면, 이 성형외과 의료진은 의료법 위반에 대한 재판조차 받지 않아. 검찰의 권력은 사람을 처벌할 수 있는 이런 권한이 있는 거잖아요. 기소하는 데 권력이 있다고 많이들 생각하시는데, 더 큰 권력은 기소를 하지 않는 권한. 불기소 처분할 수 있는 데에서 더 큰 권력이 나오는 것 같아요. -박호균 변호사 어머니는 포기하지 않았어. 마지막 수단이 남았거든. 바로 '재정신청'이야. 처벌받아야 될 범죄자에 대해서 기소 자체를 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있는 판 자체가 깔리지 않는 거예요. 그러면 이걸 견제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한데, 이게 바로 재정신청 제도예요. 그러니까 검찰이 부당하게, 혹은 불합리하게 불기소 처분을 했을 때 그것을 법원에서 판사님들이 심리해서 이건 기소 자체를 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 이건 법원의 판단을 받으면 유죄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사건들에 대해서 법원에서 재정신청을 인용해 버리면서 공소 제기를 명하는 결정을 하게 돼요. 원래 기소할지 말지는 검찰이 결정하는데 이건 법원이 공소제기를 결정하는 명령을 하게 되면, 검찰은 어쩔 수 없이 기소해야 하는 거예요. -박호균 변호사 ▲ 마지막 희망 어머니는 법원에 재정신청을 했어. 이게 받아들여지면 검사는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를 해야만 해. 어머니에게는 마지막 남은 동아줄이야. 그런데 문제가 있어. 이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질 확률이 아주 희박해. 바로 전년도인 2019년 재정신청 인용률은 0.3%였어. 1000건 중 3건만 받아들여진 거야. 기소는 검찰의 고유 권한이니, 그걸 법원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거야. 그야말로 하늘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야. 재정신청을 하고 어머니는 대희가 잠든 곳을 찾아갔어. 대희 납골당에 매일 갔어요 제가. 매일 가서 대희한테 울면서 매달렸어요. 엄마 도와달라고… 자식이 죽어도 엄마가 너무 힘이 없어서 너의 그 억울한 진실을 엄마가 밝힐 수가 없다. 네가 하늘에서 엄마를 도와줘라. 쟤들이 너무나 돈과 권력으로 힘이 세서 엄마는 미안하다. 엄마가 힘이 없어서 미안하다 엄마 도와줘 하면서. 매일 가서 대희한테 울면서 매달렸어요. -이나금, 어머니 그렇게 매일 같이 대희를 만났던 어머니는, 거리로 나갔어. 국회 앞, 검찰청 앞, 법원 앞에서, 계속 1인 시위를 하신 거야. 판사님, 검사님. 의사 면허가 국민 생명보다 더 소중할 수가 없습니다. 피는 내 아들의 생명인데 내 아들의 피 3500cc를 밀대로 닦아서 버리고. 통에 담아서 갔다 버리 원장 장모 씨와 유령의사 신모 씨 구속시켜 주십시오. 416일간 이어진 어머니의 1인 시위. 평범했던 한 어머니가 거리의 투사가 됐어. 그리고 마침내, 재정신청 결과가 나왔어.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 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에 의료 행위를 할 수 없으며, 간호조무사는 간호나 진료의 보조 업무만을 할 수 있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무면허 의료 행위를 하였다. 피의자에 대한 공소제기를 명한다. -재정신청 결과문 中 법원은 검찰에 공소제기를 명령했어. 0.3%의 확률을 뚫고, 기적을 만들어 낸 거야. 판사님께서 유족의 피눈물을 닦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한 많은 어미의 소원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늘이시여 감사합니다. 내가 소송하면서도 늘 대희가 엄마를 지켜줄 거라고 생각하고 했지만 재정신청 인용이 되고 나니까 기적이 일어난 거잖아요. 아, 대희가 엄마 옆에 항상 있었구나. 대희가 도와줬다고 생각하니까 애가 보고 싶은 거예요. 보고 싶고, 그립고, 눈물밖에 안 나더라고요. 재정신청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성형외과 의료진들이 의료법 위반이라는 건 아니야. 법정에서 다퉈보라는 거지, 아직 유죄가 인정된 건 아니야. 갈 길이 멀어. ▲ 어머니의 7년 2021년 8월 19일. 권대희 사망사건의 1심 판결이 선고돼. 대희가 사망한 지 무려 5년 만의 일이야. 재판부는 원장 장 모 씨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과 벌금 5백만 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어. 재판부는 장 씨가 '공장식 수술라인'을 돌리느라 대희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고, 그로 인해 대희가 숨지는 중대 결과가 발생했다고 판단했어. 의료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 다 인정된 거야. 판사는 판결문에 이런 말을 적었어.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의 어머니가 증거자료인 수술실 CCTV를 수집하고 그를 바탕으로 수술 관계자들의 행적을 분 단위, 초 단위 시각까지 세밀하게 확인하여 사망한 아들의 사인에 관한 진실을 밝히려는 지난 수년간의 처절하고도 고난한 행적이 느껴지는데, 이런 피해자 어머니가 처벌 의사를 강력하게 표현하고 있음. -판결문 中 재판부도 어머니의 처절함을 느낀 거 같아. 하지만 어머니에게는 납득하기 힘든 결과였어. 일부 혐의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인정되지 않았고, 병원장 장 씨는 징역형이었지만, 마취의사 이 씨와 유령의사 신 씨는 의료법 위반인데 벌금형만 내려진 거야. 의료법 위반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야 의사 면허가 취소돼. 그래서 이 두 면의 의사는 의사를 계속 할 수 있어. 어머니는 합당한 처벌이 아니라고 생각했어. 이듬해 항소심이 열렸어. 그 결과, 병원장 장 씨는 징역 3년에 벌금 1천만 원, 벌금액이 1심보다 늘었어. 하지만 마취의사와 유령의사는 벌금형이 유지됐어. 어머니는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어. 1심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혐의들이 인정돼서 그나마 위로를 받으셨대. 하지만 이번엔, 피고인들이 받아들이지 못했어.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과실은 인정할 수 없다는 거야. 결국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갔어. 2023년 1월,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내려져. 지난 7년간 이어온 어머니의 싸움은, 단 한 줄로 마무리 돼.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그렇게 피고인들의 형이 확정됐어. 기각이라는 소리 듣고 나니까 내가 그 소리 들으려고 7년 동안 생업 전폐하면서 여기까지 왔나 싶은 게, 그리고 내가 진짜 얼마나 처절하게 살았습니까. 잠도 못 자고 긴장해 가면서. 그리 생각하니까 그렇게 눈물이 나는 게 막 통곡 소리가 나오더라고요. -이나금, 어머니 집도의가 실제로 실형이 확정됐다는 점에서 그래도 뭐 조금이나마 피해자 측에서는 어느 정도 위로가 됐다면 됐다고 볼 수 있고. 나머지 의사들에 대해서는 집행유예 선고를 했으니까 이런 부분은 피해자 측에서는 또 아쉬운 부분일 수 있을 거 같아요. -박호균 변호사 아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 그리고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모든 걸 내던지며 싸워 온 어머니의 7년이었어. 어머니가 7년간 매일 기록한 일정표야. 행여 놓치는 게 있을까봐, 소송, 1인 시위 관련해 모든 걸 빠짐없이 기록했어. 어딜 방문해서 무슨 말을 들었고, 누구랑 통화했는지까지 다 적어뒀어. 7년간의 고생이 고스란히 기록된 일정표. 그 7년간 까맣던 머리가 하얗게 변했어. ▲ 아들의 버킷리스트 아직 어머니가 해야 할 일이 있어. 7년 전 대희의 장례를 치른 후 유품을 정리하다가 뭔가를 발견했거든. 버킷리스트였어. 대희는 자기가 이루고 싶었던 꿈들을 하나하나 적어뒀던 거야. '유럽여행', '외국인 인구 사귀기', '착한 여자랑 결혼해서 알콩달콩 살기' 등 소소한 꿈들이 적혀있었어. 그중에 어머니 눈에 한 가지가 들어왔대. 대희 버킷리스트에 15번이 '세상에 내 이름으로 된 흔적 남기기'가 있었거든요. 저는 대희가 엄마한테 남기고 간 숙제라고 생각한 거예요. -이나금, 어머니 7년간의 소송을 거치며 어머니는 사회단체의 대표가 됐어. 의료사고 피해자들을 돕는 단체를 만드신 거야. 그리고 또 하나 만들어진 게 있어. 지난 2016년 안면윤곽수술 도중 과다출혈 상태로 방치됐다 숨진 故 권대희 씨. 이 사건을 계기로 수술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는데, 국회 논의 아홉 달 만에 보건복지위원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뉴스 보도 中 통과하는 시점에서 저희가 권대희 님, 그리고 이나금 어머니께 저희가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대희의 죽음은 수술실 CCTV 영상이 없었다면 진실을 밝힐 수 없었을 거야. 더 이상 유령수술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는 법안이 만들어진 거야. 대한의사협회에서는 강하게 반대했어.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는 건,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관계를 깨뜨린다는 거야.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지 말라는 거지. 하지만 대다수의 시민들은 찬성하는 입장이야.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면 오히려 의사와 환자 간에 신뢰가 더 생길 거래. 아이러니 하지. 한쪽은 신뢰가 깨진다고 하고, 또 다른 쪽은 신뢰가 생긴다고 말하고 있어. 이 법은 의사협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어. 그리고 2023년 9월 25일부터 정식 시행되고 있어. 한 어머니의 포기하지 않은 노력이 의료법을 바꾼 거지. 보통 이제 제도가 개선되려면 되게 힘들어요. 이렇게 한 피해자의 어머니 한 분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부터 법원 검찰 앞에서 1인 시위하고, 자료 만들고. 이런 한 개인의 노력으로 제도 개선의 어떤 시발점이 되기도 하는구나. 정말 대단하시다. 이렇게 한 분 한 분의 노력들이 모여서 제도가 개선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그런 사건이었던 거 같아요. -박호균 변호사 이 법은 '권대희법'이라 불리게 돼. 세상에 내 이름으로 흔적을 남기고 싶다던 대희의 버킷 리스트. 그 꿈을 어머니가 이뤄줬어. '권대희법' 해서 이름이 남은 것 같아요. 원래는 본인이 살아서 훌륭하게 성공해서 이름을 남기려고 했던 버킷 리스트가 의외로 또 그렇게 됐습니다. 수술실 CCTV 설치법이 지금 많이 부실하거든요. 이게 좀 개정이 됐으면 좋겠어요. 허용 범위라든지 보존 기간이라든지. 이런 게 좀 개정이 돼서 정말 그 피해자들이 '권대희법이 있어서 혜택을 봤다' 이렇게 떠올려줄 수 있게끔. 많은 피해자나 피해자 유족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나금, 어머니 '권대희법'을 비롯해 '태완이법', '윤창호법', '민식이법' 등 누군가의 이름이 붙여진 법들, 이 법들은 누군가가 사망한 후에 만들어진 거야. 다시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라면서, 세상에 남긴 흔적이라는 걸. 잊지 말아 줬으면 해. '그날'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꼬꼬무 찐리뷰]성형수술 받다 사망한 아들…억울함 풀어주려 매일 거리로 나간 母 [꼬꼬무 찐리뷰]성형수술 받다 사망한 아들…억울함 풀어주려 매일 거리로 나간 母 등록일2024.01.05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그날'의 이야기를, '장트리오' 장현성-장성규-장도연이 들려주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본방송을 놓친 분들을 위해, 혹은 방송을 봤지만 다시 그 내용을 곱씹고 싶은 분들을 위해 SBS연예뉴스가 한 방에 정리해 드립니다. 이번에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날'의 이야기는, 지난 4일 방송된 '수술실의 유령' 편입니다. 이야기 친구로는 카라 멤버 겸 배우 한승연, B1A4 신우, 배우 이미도가 출연했습니다.(리뷰는 '꼬꼬무'의 특성에 맞게, 반말 모드로 진행됩니다.) ▲ 중환자실에 우리 아들이 때는 2016년 9월 9일 새벽 5시. 서울 봉천동이야. 모두가 곤히 잠든 시간, 한 어머니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 아직 큰아들이 집에 돌아오지 않았거든. 큰아들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올해 대기업에 입사했어. 한 번도 속 썩여본 적 없는 착실한 아들이야. 오늘 카페에서 공부하다가 들어갈 테니, 먼저 주무시라고 하던 아들. 근데 새벽 4시에 일어나 방문을 열어보니, 방에 없어. 큰아들이 아무 연락도 없이 안 들어온 거야. 한 번도 이런 적이 없던 아들인데. 문자를 했는데 답도 없고, 전화도 안 받아. 불안한 마음에 안절부절 못하던 그때, 큰아들한테 메시지가 왔어. 근데 내용이 좀 이상해. 어떤 내용이었는지, 어머니한테 직접 들어볼게. 외출할 준비를 하라 그러더라고요. 외출할 준비 하고 있다가 이제 자기가 어디로 오라고 하면 오라 이러더라고요. 우리 큰아들 되게 착실한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얘가 술 먹고 뭐 파출소 갈 일을 할 아이가 아닌데, 술 먹고 실수를 해서 파출소에 가 있나 싶어서… 준비를 하고 씻고 옷 입고 기다리고 있었더니, 그냥 대학병원으로, ㅇㅇ대 병원으로 와서 전화를 하라 이러더라고요. -이나금, 어머니 어머니는 서둘러 대학병원으로 달려갔어. 그리고 바로 큰아들에게 전화했어. 엄마, 3층으로 올라와 라고 말하는 큰아들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려. 3층은 중환자실인데, 그 앞에 큰아들이 서 있었어. 엄마를 본 큰아들은 충격적인 말을 꺼내. 엄마, 놀라지 마. 지금 대희가 중환자실에 있어. 대희는 대학에 다니는 이 집 둘째 아들이야. 학교가 멀어서 학교 근처 친구 집에서 지냈어. 웃으며 집을 나섰던 아이가, 갑자기 중환자실에 있다는 거야. 이게 무슨 일인 걸까. 대희야, 엄마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우리 아들, 다시 건강하게 엄마랑 집에 가자. 얼른 일어나. 얼른 일어나. 얼른 일어나… 엄마가 얼른 일어나게 해 줄게. 조금만 더 고생해. 아이고, 우리 이쁜이. 우리 집 보배… 대희야 조금만 참아. 아이고.. 조금만 참아. 조금만 참아… -어머니가 촬영한 영상 中 대희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온갖 장비들을 달고 죽은 듯이 누워 '저체온 치료'를 받고 있어. 인위적으로 환자의 체온을 빠르게 낮추는 저체온 치료는, 심정지를 일으켰다가 소생하는 환자의 뇌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야. 전날 밤, 응급실에 실려온 대희가 심정지를 일으켰던 거야. 당시 상황은 아주 급박했어. 골든타임은 4분에서 5분. 그 안에 되살리지 못하면 치명적인 뇌 손상을 입게 돼.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고, 2분 만에 맥박이 돌아왔어. 심정지 2분은 충분히 소생할 수 있잖아요. 골든타임은 안 넘긴 상태라서 나이도 젊고 하니까, 심정지 2분이면 잠깐 쇼크가 왔는가 보다 했는데… 의사가 하는 말이, 일주일을 못 넘긴대요. 마음의 준비를 하라 이러고. 나중에는 뭐 '장기기증 생각하느냐' 이 정도까지 얘기하는 거예요. 그때부터 내가 통곡을 하면서, 2분 심정지인데 왜 그 정도까지 이야기하냐 하면서… 나는 그걸 안 받아들였죠. 제가 의학 지식도 전혀 없었고 용어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걸 안 받아들이고 그냥 2분 심정지만 머릿속에 남아서, 살릴 수 있다…. -이나금, 어머니 어머니가 평소 자주 떠올리던 속담이 있대.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야. 어머니는 '내가 지금 호랑이 굴에 들어왔구나, 내가 정신을 반짝 차려야만 우리 대희를 살릴 수 있다' 생각했어. 어머니는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어. ▲ 아들의 성형수술 둘째 아들 대희의 모습이야. 나이는 스물다섯. 대희는 딸 같은 아들이었어. 엄마한테도 그냥 엄마라는 소리 안 하고 '마미!' 이렇게 불렀어요. 그리고 이제 좀 유명한 영화, 인기 있는 영화는 꼭 대희가 엄마를 데리고 가서 영화를 보여줬어요. 거의 한 달에 한 편 꼴로 영화를 본 것 같아요. -이나금, 어머니 학교생활도 아주 열심이였어. 졸업 후를 대비해 각종 자격증을 따놓고, 각종 대회에서 여러 가지 상도 탔어. 대학교 홍보대사를 맡아 활동도 열심히 했대. 외모, 성적, 인싸력까지 갖춘 인재였어. 그야말로 엄마의 자랑이었지. 하지만 대희에게는 남모를 고민이 하나 있었어. 우리 대희가 원래는 입이 좀 나왔었어요. 친구들하고 어울려서 사진을 찍잖아요. 사진을 찍으면 항상 턱 쪽을 포토샵을 해서 싹 깎는대요. 한번 두번도 아니고 항상 그렇게 한대요. 그래서 너무 이상해서 '거길 왜 자꾸 깎냐' 이러니까, '고등학교 때 본인이 입이 나와서 친구들한테 집단 왕따를 당했다', '그래서 나는 대학은 꼭 서울 간다', '인 서울 하면 제일 먼저 성형수술부터 할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랍니다. 본인한테는 집단 왕따를 당한 게 트라우마였던 거 같아요. -이나금, 어머니 대희의 예전 사진을 보면, 동일하게 입을 앙 다물고 있어. 콤플렉스를 숨기기 위한 표정들이었던 거야. 대희는 오래전부터 계획을 세웠던 걸로 보여. 대학에 진학하자마자 치아교정부터 했고, 졸업과 취업을 앞뒀을 때 또 하나의 중요한 계획이 있었어. 바로 성형수술. 사고 2주일 전, 대희는 친구와 함께 강남의 한 성형외과를 찾아갔어. 여기는 안면윤곽수술 전문 성형외과야. '14년의 자부심', '무사고 병원'을 내세우는 병원이야. 대희도 그 문구를 보고 이곳을 찾아온 거야. 또 이 병원의 원장이 TV에 출연한 적 있는 유명한 사람이야. 실력과 명성을 갖춘 병원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수술을 집도한대. 그래서 대희는 이 병원을 믿고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어. 수술 날짜는 9월 8일. 그런데, 엄마랑 형한테는 비밀이었어. 친구도 같이 가겠다고 했는데, 대희 혼자 갔대. 다음날이면 퇴원할 수 있다는 병원의 말을 믿었던 거지. 수술을 받기 직전, 대희는 친구에게 이걸 보냈어. 밝은 표정이지. 이제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느껴져. 그렇게 깨어나면 달라져 있을 자신의 모습을 기대하며, 대희는 수술대에 누웠어. 마취약 기운을 느끼며 스르르 잠이 들어. 그때가 낮 12시 30분이었어. 근데 11시간이 지난 밤 11시 27분, 119센터로 신고가 접수돼. 간호실장: 여기 ㅇㅇ동 ㅇㅇㅇㅇ 성형외과고요. 저희 ㅇㅇ대병원으로 트랜스퍼(환자이송)할 거예요. 환자 의식은 있어요. 수혈하기 위해서 트랜스퍼할 거예요. 블리딩(출혈)이 심해 가지고, 수술하다가… -119 신고 통화 내용 中 대희에 대한 신고 전화였어. 출혈이 심하니까 대학병원으로 이송한다는 거야. 이때까지만 해도 대희는 의식이 있었어. 하지만, 대학병원에 도착하고 30분 후, 의식을 잃고 말아. 온몸에 피가 부족해서 저혈압성 쇼크를 일으킨 거야. 그리고 대희에게 심정지가 왔어. 응급처치를 받고 2분 만에 되살렸지만, 그 뒤로 깨어나지 못하고 있어. 엄마는 알고 싶어. 성형외과에서 마취가 시작되고 119에 신고가 접수되기까지. 그 11시간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 11시간의 비밀 그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수술을 집도했던 성형외과 원장이야. 아침이 되자 성형외과 원장이 중환자실로 찾아왔어. 엄마는 물었어. 대희한테 무슨 일이 있었고, 왜 이렇게 피를 많이 흘렸는지. 그리고 그때부터 모든 대화를 녹음하기 시작해. 만약을 위해서. 그때 녹음된 병원장 장 씨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일단은 병원 상황을 좀 설명을 해 드릴게요. 그러니까 이 친구가 턱이 좀 컸어요. 그래서 턱을 자르는 수술을 하는데, 원래 수술 중에는 어찌 됐든 뼈를 자르니까 뼈 안에서 피가 나올 수밖에 없어요. 그냥 쭉 수술을 진행해도 출혈이 이만큼 있는 것 가지고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니까. 피를 그렇게 많이 흘리진 않았거든요. 그래서 괜찮겠다 하고 이제 수술이 끝났는데, 저는 전혀 이런 생각을 1%도 안 했어요. 그러니까 이 병원에 올 때까지 전혀 응급상황이 아니었다니까요. 아 근데 왜 갑자기 쇼크가 일어났는지… 어찌됐든 제 병원에서 전혀 위험하진 않았어요. -병원장 장 씨 턱뼈가 커서 남들보다 좀 많이 잘라냈대. 출혈이 있긴 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는 거야. 그런데 그때 병원장 장 씨가 이런 말을 덧붙여. 그거는 뭐 모든 상황이 있어요. 거기 CCTV가 다 있어요 저희는 수술방마다. 그건 나중에 드릴 수도 있어. -병원장 장 씨 어머니는 그 말을 놓치지 않았어. 대희와 관련된 모든 기록을 달라고 요구한 거야. 수술과정이 담긴 CCTV 영상까지도. 어머니는 그 영상을 받긴 했지만, 못 보셨대. 너무 무서워서. 차마 열어볼 수가 없었던 거야. 그래도 확인을 안 할 수가 없잖아. 친척 중에 의학과 법률 지식이 해박한 사람이 있어서, 대신 봐달라고 했어. 그런데 영상을 본 친척이 이렇게 말했어. 'CCTV 영상에 해답이 다 있다' '그건 이모가 보고 싶지 않아도 봐야 돼' 하면서 이 말을 여러 번 했어요 저한테. -이나금, 어머니 한 달 가까이 망설이던 어머니는, 결국 모니터 앞에 앉아. 수술이 시작되고 대학병원으로 실려오기 전까지, 모든 상황이 담긴 7시간 30분 길이의 영상이야. 떨리는 손으로 재생버튼을 눌렀어. 9월 8일 오후 12시 56분. 병원장 장 씨가 들어와서 수술을 시작해. 그리고 20여분 후, 턱뼈를 잘라내기 시작하자마자, 대희의 머리 밑으로 후두둑 피가 떨어져. 간호조무사는 바닥에 고인 피를 밀대로 닦아내. 한 시간 동안 여섯 번이나. 멈추지 않는 출혈, 대걸레질은 계속돼. 순간 바닥에 피가 툭툭 떨어지는 거 있잖아요. 피가 툭툭 떨어지는데 그 피들을 갖다가 밀대로 막 쓱쓱 닦아 내버리는 거. 그거를 보고 막 내가 너무 놀라서 충격받고. 피는 우리 아이 생명인데. 아이 생명을 그냥 닦아서 갖다 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는 그 영상을 보면서 막 계속 울면서 진행이 안 되는 거예요. -이나금, 어머니 더 무서운 건, 저 수술방 안의 사람들이 너무나 평온하다는 거야. 아무도 신경 쓰는 사람이 없어.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해. 진짜 충격적인 건 그다음부터야. 수술 시작 한시간 후, 병원장 장 씨가 수술실을 빠져나가. 뼈만 잘라내고 봉합도 하지 않은 상태야. 대희가 계속 피를 흘리고 있는데, 수술실을 떠나버린 거야. 장 씨가 나가고 1분 뒤, 들어와서 수술복을 입는 한 사람. 간호조무사를 대신해서 지혈을 시작했어. 수술기록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은 이 사람. 환자가 잠든 후 등장하는 이 사람은 '섀도 닥터'야. 또 다른 말로, '유령의사'라 불러. 유령의사가 등장하고 난 뒤에 일어나는 일들에, 어머니는 울분을 참을 수 없었어. 유령의사는 나머지 수술 과정을 맡아. 그동안에도 대희의 출혈은 계속되고 있어. 그런데 한 시간 후, 유령의사마저 수술실을 나가. 이제 남은 건 간호조무사뿐이야. 수술모도 쓰지 않은 간호조무사가 30여 분간 지혈하는 모습이 찍혀 있었어. 아직 출혈이 멈추지 않았다는 거야. 하지만 대희 옆에 의사는 없어. 그리고 봉합을 다 마치고 나서 그 간호조무사마저도 나가버렸어. 수술실에는 대희 혼자 뿐이야. 잠시 후 다시 들어온 간호조무사. 대희 머리맡 쪽에 앉더니, 휴대폰을 만지고. 입술 화장을 했어. 그렇다면 의사들은, 수술방을 나가 어디에서 뭘 하고 있었을까? 대희에게 일어난 일을 이해하려면, 먼저 이 병원의 비밀 시스템을 알아야 해. ▲ 수술 공장 대희가 수술받던 그날, 다른 수술실에 또 다른 환자들이 있었어. 이 병원, 동시에 수술을 하고 있었던 거야. 수술을 맡은 건, 3명의 의사야. 먼저 마취전문의 이 씨는 환자를 한 명 마취하면, 다음 환자를 마취하러 나가. 수술을 맡았던 병원장 장 씨는 수술 부위를 절개하고 뼈를 잘라내는 게 그의 역할이야. 마지막으로, 유령의사 신 씨. 이 사람의 역할은 수술 부위를 세척하고 봉합해서 수술을 마무리하는 거야. 이렇게 역할을 나눠 수술하는 걸, '공장식 수술'이라 불러. 마치 컨베이어 벨트 위 물건 다루듯 환자를 수술하는 거야. 그날 세 명의 환자가 동시 수술을 받았어. 대희는 그중 두 번째 환자였대. 대희 옆에 의사가 없었던 이유야. 병원이 이런 방식으로 수술하는 이유는, 보다 많은 환자를 받기 위해서야. 돈 때문인 거지. 그런데 한 가지 의문, 병원장 장 씨는 이런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CCTV 영상을 왜 제공한 걸까? 이 공장식 수술이 잘못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거야. 그래서 병원장은 처음부터 이 사실을 숨기려 하지 않았어. 다른 병원들도 다 이렇게 한다는 거야. 제가 수술하고 뼈를 자르고 나가면 부원장이 와서 꿰매고 쭉 오고 이제, 간호사가 마지막에 드레싱 쭉 하고. 이렇게 시스템이 되어 있거든요… -병원장 장 씨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의사는 환자의 혈압, 출혈 등의 상태를 면밀히 체크해야 해. 그런데 병원장 장 씨는 자기 역할을 마치고 다른 방으로 가버렸어. 대희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체크한 사람이 아무도 없어. 심지어 유령의사 신 씨는 전문의도 아니야. 의사 면허 따자마자 이 병원에 고용된 사람으로, 경력은 6개월에 불과했어. 대희가 대학병원 응급실에 왔을 때의 상태를 적은 기록지가 있어. 보통 이런 수술을 했을 때의 출혈량은 200~400cc 정도래. 그런데 대희의 출혈량은 3500cc 정도였대. 체중이 45kg인 여성의 전체 혈액량이 3500cc 정도야. 대희 몸 속 피의 약 70%가 빠져나간 거야. 피가 없으면 혈압이 떨어지지. 수축기 혈압(SBP, 혈압의 변화 중 가장 높은 압력)은 70대까지 떨어졌어. 정상 혈압은 110~130 사이야. 대희 혈압이 떨어지자, 의료진은 혈액대용제를 투여해. 혈액도 아니야. 그렇게 혈압이 일시적으로 회복되니까, 의사들은 모두 퇴근했어. 그리고 대희는 회복실로 옮겨졌어. 회복실로 옮겨진 대희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어. 혈압이 다시 떨어졌어. 빨리 수혈을 해야 해. 하지만 대학병원으로 이송될 때까지 수혈이 이뤄지지는 않았어. 그에 대해 병원장은 이렇게 말했어. 그러니까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앰뷸런스가 오고 피가 바로 도착했어요. 그러니까 피가 도착하고 한 5분이나 10분이 있었으면, 서로 이제 크로스매칭을, 그러니까 (피를) 줘도 되는지 테스트를 하고 줬을 텐데. 앰뷸런스가 먼저 오고 그다음에 피가 오고 그러다 보니까 서로 매칭할 시간이 없었어. -병원장 장 씨 수혈하려고 혈액원에 혈액을 요청했는데, 그전에 119가 먼저 도착해서 수혈을 못했다는 거야. 그런데, 병원장 장 씨의 말은 사실과 달랐어. 혈액이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 29분이야. 그런데 병원 사람들은 혈액 가방은 뒤에 놔둔 채, 웃으며 이야기를 나눠. 119 구급대원이 도착한 건 그로부터 4분 여가 지난 후였어. 그동안 의사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대희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그렇게 버린 거야. ▲ 엄마의 마음 어머니는 그렇게 대희에게 일어났던 11시간 동안의 일들을 모두 알게 됐어. 화가 나고 분하지만, 지금은 대희를 살리는 게 더 중요해. 일주일을 넘기기 힘들다고 했던 대희는, 18일 후에 중환자실에서 26번째 생일을 맞았어. 친구가 보낸 케이크를 두고 생일을 축하했어. 하지만 대희는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고 있어. 그때는 내가 지푸라기라도 잡아서 기적을 일으킨다는 생각밖에 안 했어요. 그래서 빅파이브 대형병원에 보호자 진료를 계속 받으러 다녔어요. 의무기록지하고 영상 들고, 살릴 수 있으면 대희를 옮겨서 살리려고 다 다녔는데. 의사 선생님들이 회생하기 어렵다 그러더라고요. 어렵다 해도 저는 그게 내 귀에 안 들어오는 거예요. 그때는 나는 기적으로 우리 아이를 살린다고 생각했으니까… -이나금, 어머니 뇌의학 전문가가 있다면 다 찾아가셨대. 모두가 가망이 없다고 했지만, 어머니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어. 어머니니까… 매일 밤 병원에서 주무셨대. 중환자실은 보호자가 같이 묵을 수가 없어서, 3층 복도에 침낭을 깔고 누우셨어. 그렇게 9월이 가고, 10월도 저물어 갈 때.. 10월 24일 밤. 병원장 장 씨가 중환자실로 찾아왔어. 어머니를 만나러 온 거야. 장 씨는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꺼냈어. 이 모든 상황을 변호사하고 상의를 했어요 이미. 일단은 대희가 안 좋은 상황과 쇼크가 일어난 위치가 어디냐면, 우리가 트랜스퍼(환자 이송)한 이후에 ㅇㅇ대병원에서 사건, 사고가 일어나기 시작을 했어요. 그러기 때문에 ㅇㅇ대병원에도 물어봐야 하는 당연한 권리가 있다는 거죠. 이제 ㅇㅇ대 응급실에서 좀 조치를 잘 취해줬으면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지는, 않았겠느냐는 그 답답함이 있는 거죠 저한테도. -병원장 장 씨 그럼 소송을 하라는 거냐 묻자, 병원장은 이렇게 말했어. 제가 변호사 만나본 결과는 두 가지가 있대요. 첫째는 법적으로 해결하는 거예요. 이제 법으로 판정하는 거예요. 형사(소송)는 하시면 무조건 져요. 병원이 이기게 되어 있어요. 왜냐하면 형사는 고의가 들어가야 해요. 제가 고의로 그런 거 아니잖아요. 형사에서는 의사가 이기거든요. 두 번째는 법으로 안 하고 합의를 하셔야 할 것 같아. 저는 충분히 합의는 하는데, 조건이 있다니까요. 무엇이냐 하면, ㅇㅇ대병원 책임까지 저한테 다 합의하라고 하면 제 나름대로도 억울한 부분이 있잖아요. 일단은 제가 100% 합의는 안 되죠. ㅇㅇ대병원이 있으니까. -병원장 장 씨 대학병원에 와서 심정지를 일으켰으니, 그쪽에도 책임을 물으라는 주장이야. 어머니는 대희를 살릴 생각뿐이지, 소송이나 합의, 이런 생각은 전혀 없었어. 법도 잘 모르고 의학은 더더욱 몰라. 얼마나 힘든 싸움이 될지 엄두가 안 났어. 그런데 이 장 씨의 태도를 보고 나니, 쌓였던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어. 왜 자꾸 날 이렇게 힘들게 만드십니까? 네? 나 지금도 너무 힘들거든요? 네? 우리 대희 지금 뼈 밖에 없습니다. 부모가 자식 죽어가는 거를 보고 있어요 지금. 그것도 그냥 죽어가는 게 아니고, 시들어가고 있잖아요 지금. 원장님 여기서 힘겨루기 하지 마세요. 정말 부탁입니다. 더 이상 짓밟지 마세요. 못 견딥니다. 정말 못 견딥니다. 법이 아무리 좋고 좋아도, 못 견딥니다. 아시겠습니까? -병원장과 대화 당시 어머니 지금 우리 아들은 시들어가고 있는데, 겨우 숨만 쉬고 있는데. 그 수술을 했던 의사는 자기 혼자 책임지는게 억울하다는 거야. (병원장 장 씨가) 그 ㅇㅇ대병원을 우리 보고 고소해 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했었거든요. 내가 너무 앞이 캄캄해서 그때 대성통곡을 했거든요. 병원이 울려 퍼지도록 대성통곡을 했거든요. 근데 그 소리를 대희가 들었나 봐요… -이나금, 어머니 다음날인 10월 25일 새벽. 대희의 심장이 멈췄어. 급히 심폐소생술을 받고 맥박은 돌아왔지만,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담당의사는 오늘을 넘기기 힘들 것 같다며, 이제는 결정을 해야 한다고 했어. 가서 보니까 심폐소생술을 했다는데, 막 양 주변에 피가 낭자하고 너무 끔찍스러운 거예요. 식구들이 전부 다 이제 거기서 밤을 새우면서 있었는데, 26일에 또 심정지가 온 거예요. 그때는 심폐소생술을 또 할까 묻더라고. 하지 말라 했거든요. 그래서 26일에 갔는데, 지금 생각하면 대희가 이제 엄마가 막 그렇게 울고 하니까. 엄마가 우는 소리 다 듣고 더 이상 엄마 이제 힘들지 않게 하려고. 엄마 이제 고생 그만 시키려고. 엄마 통곡소리 듣고 갔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나금, 어머니 의식을 잃고 49일이 지난, 10월 26일. 어머니는 대희를 떠나보내셨어. 아들 얼굴 마주 보고 '사랑한다' 말을 전하지 못한 게, 어머니는 큰 한으로 남으셨대. ▲ 세상에 알려진 권대희 사망사건 대희의 죽음은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어. 스물다섯 젊은 청년이 성형수술을 받다가 사망했다고. 그럼 대희를 수술한 병원은 어떻게 됐을까? 여전히 영업을 했어. 게다가, '14년 무사고'라고 홍보까지 했어. 성형외과 홈페이지에 올려진 광고에는 이런 내용이 담겼어. 병원 내 모든 수술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장XX 대표 원장 쉐도우 닥터가 없는 믿을 수 있는 병원 그뿐만이 아니야. 어떤 사람이 그 성형외과 상담실장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보면 더 분노가 치밀어. 이 사람은 뉴스에 나온 환자 사망사건이, 이 병원에서 일어난 게 아니냐 물었어. 그랬더니 상담실장은, 저희 병원 아니에요. 걱정 마세요. 요즘 소문이 자꾸 이상하게 나서 저희도 알아보고 있어요. 이 사람은 메일을 통해 대희의 형에게 이 사실을 알렸어. 대희의 형은 바로 성형외과를 찾아갔어. 그리고 큰 충격을 받아. 병원에는 순서를 기다리는 환자가 가득했거든. 대희 형: 왜 소비자한테 거짓말해요? 제 동생이 수술받은 다음에 '이 병원에서 수술한 거 아니에요?' 물어봤잖아요. 다른 소비자분들이 SBS 뉴스 보고. 근데 이 병원 아니냐고 물어봤는데, 왜 아니라고 해요? 왜 그렇게 환자들한테 거짓말을 해요? 맞아요 아니에요, 대답해요. 그것만 확실히 해요. 병원장 장 씨: 할 이야기 있으면 이쪽으로 오시고, 아니면 거기 서 계세요. 대희 형: 여기 있을게요. 병원장 장 씨: (병원 직원에게) 경찰에 전화해. -대희 형과 병원장의 대화- 대희 형이 왜 거짓말을 하냐고 따져 묻자, 오히려 병원장은 대희 형을 경찰에 신고하라 했어. '이건 너무 세상이 불공평한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때부터 큰아들이 계속 술만 먹더니 알코올 중독 진단받았고 우울증 진단까지 받았거든요. 아들이 3년을 방황했어요. -이나금, 어머니 평온했던 한 가정이 한순간에 무너진 거야. 그렇게 대희를 떠나보내고 한 달 후, 어머니는 성형외과 의료진을 고소했어. 자식을 잃은 어머니가 힘든 싸움을 결심하신 거야. ▲ 천 번의 죽음 어머니는 모든 것을 걸기로 했어. 대학강단에 서기 위해 10년째 공부해 왔던 것도, 앞으로의 계획도, 전부 버리고 소송에만 매달렸어. 의료소송은 달걀로 바위 치기라고 해. 피해자가 의사의 과실을 입증해야 되기 때문에 그래. 사고 당시 대희의 마취 기록지를 봐도, 알 수 있는 게 없어. 의학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의미를 알기도 힘들지. 이런 상황에서 의사의 잘못을 입증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하지만 포기할 수 없어. 모든 걸 건 어머니는, 의무기록지 감정 결과를 수십 번 정독했어. 그리고 수술실 CCTV 영상도 하나하나 분석했어. 사소한 행동 하나도 놓치면 안 되니, 분 단위, 초 단위로 수도 없이 돌려봤어. 처음에는 그 영상을 제대로 볼 수도 없었어. 아들이 죽어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니까. 자꾸 눈물이 터져서 보기 힘들어. 하지만 수백 번 영상을 돌려보며 분석표를 만들었어. 내가 어림 잡아서 500번 이상 봤다고 했는데, 500번이 아니라 1000번도 더 봤을 거 같아요. 처음에 볼 때가 힘들었고, 이걸 내가 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니까. 이성적으로 보니까 굉장히 냉정해지더라고요. 계속 영상 보면 볼수록 분노가 끓어오르는 거예요. 분노를 자극해 주니까, 견딜 수 있는 자극제가 아니었나. 아픈 자극이죠 그러니까. -이나금, 어머니 어머니가 그 시간을 견뎌내면서 만든 CCTV 영상 분석표. 처음 수술방에 들어갔을 때부터, 분 단위, 초 단위로 수술실 상황을 다 기록했어. 판사가 봤을 때 분, 초가 조금이라도 차이가 있으면 신뢰를 떨어뜨릴까 봐, 초 단위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 정말 1000번 가까이 보시면서 만든 분석표라고 해. 뭐가 문제였는지, 뭐가 부족했는지, 일일이 분석해서 정리해 둔 거야. 어머니의 노력에 고개가 숙여져. 동시에 이런 분석표를 피해자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현실이 답답하기도 해. 어머니는 이 모든 증거 자료들을 경찰에 넘겼어. 결국 경찰은 성형외과 의료진과 간호조무사를 업무상 과실치사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해. 의사들한테는 업무상 과실치사보다 의료법 위반이 더 무섭대. 업무상 과실치사, 즉 의료 행위를 하다가 과실, 실수로 환자가 사망을 해도 의사 일은 계속 할 수 있다는 거야. 의료 사고를 몇 번을 일으켜도 상관없어. 그래서 '의사 면허는 방탄면허다'라는 말도 있어. 아마 어떻게 보면 여사님한테는 가장 중요한 그런 부분이었던 거 같아요. 당시 의료법에서 사람이 사망하는, 그러니까 아드님이 사망하는 업무상 과실치사 사건으로는 아무리 중형이 선고되더라도 의사 면허에는 영향이 없어요. 근데 의료법 위반, 무면허 의료행위 같이 의료법 위반, 이런 범죄로 금고형 이상의 선고가 나오면 의사들의 면허가 취소될 수 있으니까… -박호균, 피해자 측 변호사 그래서 의사들은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걸 더 무서워 한대. 대부분의 의료소송은 의료법 위반 여부가 쟁점이야. 2019년 11월 27일. 의료진을 고소한 지 3년이 지났을 때, 검찰로부터 연락이 왔어. '불기소이유통지'였어. 의료법 위반 혐의가 증거불충분으로 '혐의 없음'이 나와 불기소한다는 거야. 담당검사가 업무상 과실치사만 인정하고, 의료법 위반 혐의는 기소하지 않겠대. 유/무죄를 따지기도 전에, 아예 기소조차 안 한다는 거야. 검찰은 성형외과의 행위가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고 봤어. 의사들이 수술실을 비운 사이에 간호조무사가 혼자 30분간 지혈했어. 의사면허가 없는 간호조무사는 의료행위를 할 수 없어. 다시 말해 무면허 의료 행위를 한 거야. 간호조무사는 물론, 지혈하라고 지시한 의사들도 모두 의료법 위반에 해당이 돼. 어머니는 이 문제를 전문기관에 감정을 의뢰했어. 그리고 이런 회신을 받았어. 보건복지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 6개의 전문기관에 12차례 문의를 해 봤어. 그 결과 모두 의료법 위반이라 답했어. 그리고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도, 의료법 위반으로 판단했어. 대법원 판례도 있어. 그런데 담당 검사만 이걸 인정하지 않은 거야. 제가 영상도 다 줬고 녹음해 놓은 녹취록도 다 줬고. 그것만 봐도 혐의가 있는데. 검사가 왜 그렇게 하는지 난 이해를 못 하겠다… -이나금, 어머니 그 이유를 찾던 중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돼. 담당 검사의 이름을 검색했더니, 한 뉴스 기사에 의외의 인물과 함께 등장하는 거야. 원장 장 씨의 변호사였어. 검사와 변호사, 서로 상대방으로 싸워야 하는 이 두 사람이, 공통점이 많았어. 같은 학교 같은 과 동기, 같은 해에 사법고시를 패스해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해. 오래전부터 친구사이였어. 물론 둘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우리는 알 수 없지. 하지만 어머니의 입장이라면, 이 사람들이 친해서 덮어준다고 의심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 어머니는 무릎 꿇지 않고, 고등검찰에 항고했어. 담당 검사의 불기소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으니, 다시 살펴봐달라고. 하지만 결과는 기각이었어. 검사의 불기소처분, 아무 문제 없다는 거야. 마치 거대한 벽이 가로막고 있는 거 같아. 이대로 가면, 이 성형외과 의료진은 의료법 위반에 대한 재판조차 받지 않아. 검찰의 권력은 사람을 처벌할 수 있는 이런 권한이 있는 거잖아요. 기소하는 데 권력이 있다고 많이들 생각하시는데, 더 큰 권력은 기소를 하지 않는 권한. 불기소 처분할 수 있는 데에서 더 큰 권력이 나오는 것 같아요. -박호균 변호사 어머니는 포기하지 않았어. 마지막 수단이 남았거든. 바로 '재정신청'이야. 처벌받아야 될 범죄자에 대해서 기소 자체를 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있는 판 자체가 깔리지 않는 거예요. 그러면 이걸 견제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한데, 이게 바로 재정신청 제도예요. 그러니까 검찰이 부당하게, 혹은 불합리하게 불기소 처분을 했을 때 그것을 법원에서 판사님들이 심리해서 이건 기소 자체를 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 이건 법원의 판단을 받으면 유죄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사건들에 대해서 법원에서 재정신청을 인용해 버리면서 공소 제기를 명하는 결정을 하게 돼요. 원래 기소할지 말지는 검찰이 결정하는데 이건 법원이 공소제기를 결정하는 명령을 하게 되면, 검찰은 어쩔 수 없이 기소해야 하는 거예요. -박호균 변호사 ▲ 마지막 희망 어머니는 법원에 재정신청을 했어. 이게 받아들여지면 검사는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를 해야만 해. 어머니에게는 마지막 남은 동아줄이야. 그런데 문제가 있어. 이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질 확률이 아주 희박해. 바로 전년도인 2019년 재정신청 인용률은 0.3%였어. 1000건 중 3건만 받아들여진 거야. 기소는 검찰의 고유 권한이니, 그걸 법원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거야. 그야말로 하늘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야. 재정신청을 하고 어머니는 대희가 잠든 곳을 찾아갔어. 대희 납골당에 매일 갔어요 제가. 매일 가서 대희한테 울면서 매달렸어요. 엄마 도와달라고… 자식이 죽어도 엄마가 너무 힘이 없어서 너의 그 억울한 진실을 엄마가 밝힐 수가 없다. 네가 하늘에서 엄마를 도와줘라. 쟤들이 너무나 돈과 권력으로 힘이 세서 엄마는 미안하다. 엄마가 힘이 없어서 미안하다 엄마 도와줘 하면서. 매일 가서 대희한테 울면서 매달렸어요. -이나금, 어머니 그렇게 매일 같이 대희를 만났던 어머니는, 거리로 나갔어. 국회 앞, 검찰청 앞, 법원 앞에서, 계속 1인 시위를 하신 거야. 판사님, 검사님. 의사 면허가 국민 생명보다 더 소중할 수가 없습니다. 피는 내 아들의 생명인데 내 아들의 피 3500cc를 밀대로 닦아서 버리고. 통에 담아서 갔다 버린 원장 장 모 씨와 유령의사 신 모 씨 구속시켜 주십시오. 416일간 이어진 어머니의 1인 시위. 평범했던 한 어머니가 거리의 투사가 됐어. 그리고 마침내, 재정신청 결과가 나왔어.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 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에 의료 행위를 할 수 없으며, 간호조무사는 간호나 진료의 보조 업무만을 할 수 있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무면허 의료 행위를 하였다. 피의자에 대한 공소제기를 명한다. -재정신청 결과문 中 법원은 검찰에 공소제기를 명령했어. 0.3%의 확률을 뚫고, 기적을 만들어 낸거야. 판사님께서 유족의 피눈물을 닦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한 많은 어미의 소원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늘이시여 감사합니다. 내가 소송하면서도 늘 대희가 엄마를 지켜줄 거라고 생각하고 했지만 재정신청 인용이 되고 나니까 기적이 일어난 거잖아요. 아, 대희가 엄마 옆에 항상 있었구나. 대희가 도와줬다고 생각하니까 애가 보고 싶은 거예요. 보고 싶고, 그립고, 눈물밖에 안 나더라고요. 재정신청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성형외과 의료진들이 의료법 위반이라는 건 아니야. 법정에서 다퉈보라는 거지, 아직 유죄가 인정된 건 아니야. 갈 길이 멀어. ▲ 어머니의 7년 2021년 8월 19일. 권대희 사망사건의 1심 판결이 선고돼. 대희가 사망한 지 무려 5년 만의 일이야. 재판부는 원장 장 모 씨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과 벌금 5백만 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어. 재판부는 장 씨가 '공장식 수술라인'을 돌리느라 대희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고, 그로 인해 대희가 숨지는 중대 결과가 발생했다고 판단했어. 의료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 다 인정된 거야. 판사는 판결문에 이런 말을 적었어.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의 어머니가 증거자료인 수술실 CCTV를 수집하고 그를 바탕으로 수술 관계자들의 행적을 분 단위, 초 단위 시각까지 세밀하게 확인하여 사망한 아들의 사인에 관한 진실을 밝히려는 지난 수년간의 처절하고도 고난한 행적이 느껴지는데, 이런 피해자 어머니가 처벌 의사를 강력하게 표현하고 있음. -판결문 中 재판부도 어머니의 처절함을 느낀 거 같아. 하지만 어머니에게는 납득하기 힘든 결과였어. 일부 혐의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인정되지 않았고, 병원장 장 씨는 징역형이었지만, 마취의사 이 씨와 유령의사 신 씨는 의료법 위반인데 벌금형만 내려진 거야. 의료법 위반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야 의사 면허가 취소돼. 그래서 이 두 명의 의사는 의사를 계속 할 수 있어. 어머니는 합당한 처벌이 아니라고 생각했어. 이듬해 항소심이 열렸어. 그 결과, 병원장 장 씨는 징역 3년에 벌금 1천만 원, 벌금액이 1심보다 늘었어. 하지만 마취의사와 유령의사는 벌금형이 유지됐어. 어머니는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어. 1심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혐의들이 인정돼서 그나마 위로를 받으셨대. 하지만 이번엔, 피고인들이 받아들이지 못했어.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과실은 인정할 수 없다는 거야. 결국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갔어. 2023년 1월,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내려져. 지난 7년간 이어온 어머니의 싸움은, 단 한 줄로 마무리 돼.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그렇게 피고인들의 형이 확정됐어. 기각이라는 소리 듣고 나니까 내가 그 소리 들으려고 7년 동안 생업 전폐하면서 여기까지 왔나 싶은 게, 그리고 내가 진짜 얼마나 처절하게 살았습니까. 잠도 못 자고 긴장해 가면서. 그리 생각하니까 그렇게 눈물이 나는 게 막 통곡 소리가 나오더라고요. -이나금, 어머니 집도의가 실제로 실형이 확정됐다는 점에서 그래도 뭐 조금이나마 피해자 측에서는 어느 정도 위로가 됐다면 됐다고 볼 수 있고. 나머지 의사들에 대해서는 집행유예 선고를 했으니까 이런 부분은 피해자 측에서는 또 아쉬운 부분일 수 있을 거 같아요. -박호균 변호사 아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 그리고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모든 걸 내던지며 싸워 온 어머니의 7년이었어. 어머니가 7년간 매일 기록한 일정표야. 행여 놓치는 게 있을까 봐, 소송, 1인 시위 관련해 모든 걸 빠짐없이 기록했어. 어딜 방문해서 무슨 말을 들었고, 누구랑 통화했는지까지 다 적어뒀어. 7년간의 고생이 고스란히 기록된 일정표. 그 7년간 까맣던 머리가 하얗게 변했어. ▲ 아들의 버킷리스트 아직 어머니가 해야 할 일이 있어. 7년 전 대희의 장례를 치른 후 유품을 정리하다가 뭔가를 발견했거든. 버킷리스트였어. 대희는 자기가 이루고 싶었던 꿈들을 하나하나 적어뒀던 거야. '유럽여행', '외국인 인구 사귀기', '착한 여자랑 결혼해서 알콩달콩 살기' 등 소소한 꿈들이 적혀있었어. 그중에 어머니 눈에 한 가지가 들어왔대. 대희 버킷리스트에 15번이 '세상에 내 이름으로 된 흔적 남기기'가 있었거든요. 저는 대희가 엄마한테 남기고 간 숙제라고 생각한 거예요. -이나금, 어머니 7년 간의 소송을 거치며 어머니는 사회단체의 대표가 됐어. 의료사고 피해자들을 돕는 단체를 만드신 거야. 그리고 또 하나 만들어진 게 있어. 지난 2016년 안면윤곽수술 도중 과다출혈 상태로 방치됐다 숨진 故 권대희 씨. 이 사건을 계기로 수술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는데, 국회 논의 아홉 달 만에 보건복지위원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뉴스 보도 中 통과하는 시점에서 저희가 권대희 님, 그리고 이나금 어머니께 저희가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대희의 죽음은 수술실 CCTV 영상이 없었다면 진실을 밝힐 수 없었을 거야. 더 이상 유령수술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는 법안이 만들어진 거야. 대한의사협회에서는 강하게 반대했어.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는 건,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 관계를 깨뜨린다는 거야.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지 말라는 거지. 하지만 대다수의 시민들은 찬성하는 입장이야.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면 오히려 의사와 환자 간에 신뢰가 더 생길 거래. 아이러니 하지. 한쪽은 신뢰가 깨진다고 하고, 또 다른 쪽은 신뢰가 생긴다고 말하고 있어. 이 법은 의사협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어. 그리고 2023년 9월 25일부터 정식 시행되고 있어. 한 어머니의 포기하지 않은 노력이 의료법을 바꾼 거지. 보통 이제 제도가 개선되려면 되게 힘들어요. 이렇게 한 피해자의 어머니 한 분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부터 법원 검찰 앞에서 1인 시위하고, 자료 만들고. 이런 한 개인의 노력으로 제도 개선의 어떤 시발점이 되기도 하는구나. 정말 대단하시다. 이렇게 한 분 한 분의 노력들이 모여서 제도가 개선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그런 사건이었던 거 같아요. -박호균 변호사 이 법은 '권대희법'이라 불리게 돼. 세상에 내 이름으로 흔적을 남기고 싶다던 대희의 버킷 리스트. 그 꿈을 어머니가 이뤄줬어. '권대희법' 해서 이름이 남은 것 같아요. 원래는 본인이 살아서 훌륭하게 성공해서 이름을 남기려고 했던 버킷 리스트가 의외로 또 그렇게 됐습니다. 수술실 CCTV 설치법이 지금 많이 부실하거든요. 이게 좀 개정이 됐으면 좋겠어요. 허용 범위라든지 보존 기간이라든지. 이런게 좀 개정이 돼서 정말 그 피해자들이 '권대희법이 있어서 혜택을 봤다' 이렇게 떠올려줄 수 있게끔. 많은 피해자나 피해자 유족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나금, 어머니 '권대희법'을 비롯해 '태완이법', '윤창호법', '민식이법' 등 누군가의 이름이 붙여진 법들, 이 법들은 누군가가 사망한 후에 만들어진 거야. 다시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라면서, 세상에 남긴 흔적이라는 걸. 잊지 말아 줬으면 해. '그날'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문화현장] 이 시대 싱글 남녀의 로맨틱 코미디…'싱글 인 서울' [문화현장] 이 시대 싱글 남녀의 로맨틱 코미디…'싱글 인 서울' 등록일2023.11.30 [FunFun 문화현장] &<앵커&> 매주 목요일에는 최신 개봉 영화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김광현 기자입니다. &<기자&> [싱글 인 서울 / 감독 : 박범수 / 출연 : 이동욱, 임수정, 이솜, 장현성, 김지영, 이미도, 이상이, 지이수] 논술 강사 영호는 싱글 라이프에 대한 에세이를 써 달라는 요청을 받고 출판사 편집장이자 학교 후배인 현진을 만나게 됩니다. 영호는 대학생 시절 한차례 연애에 실패하고 지금은 혼자의 삶을 즐기고 있지만 적극적인 성격의 현진을 만나면서 다시 사랑에 눈을 뜨게 됩니다. 이 시대 서울에서 혼자 살아가는 싱글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임수정/현진 역 : 혼자 계속 직진을 하는 그런 좀 매력적인 그래서 정말 또 되게 오랜만에 인간적인 캐릭터를 연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매 씬마다 진짜 웃으면서 촬영했던 기억이 나요.] --- [괴물 /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 출연 : 안도 사쿠라, 나가야마 에이타, 쿠로카와 소야] 초등학교 5학년생 미나토의 엄마 사오리는 아들이 담임교사의 체벌에 고통받고 있다고 생각해 학교를 찾아가 항의합니다. 하지만 담임교사의 눈에는 미나토가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학교폭력 가해자로 비칩니다. 영화는 엄마의 시선과 교사의 시선, 또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 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자신의 눈에 비친 허상을 통해 누구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또한 괴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 [레슬리에게 / 감독 : 마이클 모리스 / 출연 :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오웬 티그, 마크 마론] 19만 달러의 복권에 당첨된 싱글 맘 레슬리의 환호하는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됩니다. 하지만 6년 뒤 레슬리는 돈을 모두 날리고 알코올 중독자의 비참한 모습으로 변합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까지 외면받는 레슬리. 하지만 그녀에게 구원의 손길이 다가오고 인생을 바꾸기 위한 몸부림이 시작됩니다. 레슬리 역을 맡은 안드리아 라이즈보로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정성훈)
[E포토] 케미가 돋보이는 '싱글 인 서울'의 주역들 [E포토] 케미가 돋보이는 '싱글 인 서울'의 주역들 등록일2023.11.03 [SBS연예뉴스 | 백승철 기자] 배우 이동욱(왼쪽부터), 임수정, 장현성, 이미도, 지이수가 3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싱글 인 서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E포토] 이미도, '플러팅이 뭔지 알려 줄게' [E포토] 이미도</font>, '플러팅이 뭔지 알려 줄게' 등록일2023.11.03 [SBS연예뉴스 | 백승철 기자] 배우 이미도가 3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싱글 인 서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토크 시간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