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나'프로그램 정보
에이스 에이스

방송일

방송 시작일 2015. 08. 04 ~ 2015. 08. 05
방송 요일,시간 화 23:15~01:25

기획의도

사람들은 아플 때 병원을 찾고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땐 법에 기댄다. 하지만 그 법이 진정 보호해주는 게 이 사회에 남아있는 정의인지, 정의로서 군림하는 권력인지 모호할 때가 많다. 가형우 변호사는 법으로 억울한 사람을 도와주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그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그는 돈으로, 권력으로, 빽으로 구해준다. 그런 이상한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 역설적이게도 그런 우리들을 구해줄 대안은 여전히 권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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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시작일 2015. 08. 04 ~ 2015. 08.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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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도

사람들은 아플 때 병원을 찾고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땐 법에 기댄다. 하지만 그 법이 진정 보호해주는 게 이 사회에 남아있는 정의인지, 정의로서 군림하는 권력인지 모호할 때가 많다. 가형우 변호사는 법으로 억울한 사람을 도와주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그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그는 돈으로, 권력으로, 빽으로 구해준다. 그런 이상한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 역설적이게도 그런 우리들을 구해줄 대안은 여전히 권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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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현대해상 [인사] 현대해상 등록일2025.11.26 부문장·본부장·실장 전보 ▲ CIAO 이창욱 ▲ 윤리경영실 부실장 최재혁 ▲ 개인영업부문장 김도회 ▲ AM영업부문장 이기원 ▲ 기업보험부문장 홍령 ▲ 보상전략부문장 한정근 ▲ 경영기획본부장 조영택 ▲ 리스크관리본부장 윤민영 ▲ 인사총무본부장 이용진 ▲ CM사업본부장 박윤정 ▲ 자동차업무본부장 이철우 ▲ 개인마케팅교육본부장 김원준 ▲ AM1본부장 김태우 ▲ AM2본부장 오정출 ▲ 전략채널본부장 임영수 ▲ 일반보험기획본부장 이상수 ▲ 기업영업1본부장 박민호 ▲ 기업영업2본부장 유영철 ▲ 법인컨설팅본부장 문정교 ▲ 재무기획본부장 최민엽 ▲ 자산운용1본부장 조희철 ▲ CCO 진한승 ▲ 감사실장 유원식 ▲ ALM전략실장 이기복 ▲ 서비스개발실장 김종욱 상무 선임 ▲ CIO 허명주 ▲ 해외사업본부장 정희권 지역단장 전보 ▲ 강북지역단장 김병훈 ▲ 강서지역단장 김한민 ▲ 강남지역단장 윤경수 ▲ 북부지역단장 조정식 ▲ 경기지역단장 김호 ▲ 성남지역단장 정태훈 ▲ 경인지역단장 윤종식 ▲ 강원지역단장 손익수 ▲ 중부지역단장 신재용 ▲ 충청지역단장 이상호 ▲ 호남지역단장 길준희 ▲ 전북지역단장 강승오 ▲ 부산지역단장 김태영 ▲ 경남지역단장 최정호 ▲ 영남지역단장 이제영 ▲ 대경지역단장 허남영 부장 전보 ▲ 정보화지원파트장 김성일 ▲ CM사업전략파트장 임혁 ▲ CM장기일반파트장 장희욱 ▲ 마케팅기획파트장 김효진 ▲ 장기마케팅파트장 김보현 ▲ 장기심사부장 정을진 ▲ 자동차손익파트장 이주환 ▲ 자동차업무파트장 현희준 ▲ 개인영업지원파트장 박문수 ▲ 영업교육운영파트장 손창훈 ▲ 강서영업파트장 박일서 ▲ 강서조직파트장 서형탁 ▲ 강남조직파트장 진성현 ▲ 북부영업파트장 박상진 ▲ 경기영업파트장 이정현 ▲ 성남영업파트장 이충희 ▲ 성남조직파트장 윤정우 ▲ 강원영업파트장 천재영 ▲ 중부영업파트장 방수민 ▲ 중부조직파트장 고상규 ▲ 충청영업파트장 박재서 ▲ 호남영업파트장 주정호 ▲ 호남조직파트장 정진성 ▲ 전북영업파트장 김형수 ▲ 전북조직파트장 김종갑 ▲ 부산영업파트장 석은희 ▲ 부산조직파트장 이정태 ▲ 경남조직파트장 양경호 ▲ 영남영업파트장 정준무 ▲ 영남조직파트장 이달수 ▲ 대경영업파트장 최필성 ▲ 대경조직파트장 박철성 ▲ 제주사업부장 홍갑송 ▲ 명동AM사업부장 김대화 ▲ 서초AM사업부장 지민아 ▲ 대구AM사업부장 김종만 ▲ 전략채널기획파트장 곽종수 ▲ TM자동차영업부장 이석 ▲ TM장기영업부장 배종철 ▲ 제휴영업2부장 서해민 ▲ 일반손해사정부장 이주환 ▲ 기업보험2부장 김준호 ▲ 기업보험3부장 김성준 ▲ 법인컨설팅1부장 이병삼 ▲ 법인컨설팅2부장 변성윤 ▲ 해외업무파트장 백승민 ▲ 보상전략TF장 성정훈 ▲ 자동차송무파트장 이상훈 ▲ 자동차보험조사파트장 김재봉 ▲ 특화보상단장 최낙범 ▲ 강남대인보상단장 안성진 ▲ 중부대인보상단장 최주영 ▲ 영남대인보상단장 허진석 ▲ 장기손사기획파트장 백태현 ▲ 장기실손관리파트장 최현호 부장 승진 ▲ 기획파트장 박인걸 ▲ 자산RM파트장 최신성 ▲ 인재개발파트장 김동욱 ▲ IT기획파트장 진일섭 ▲ 시스템관리파트장 박경환 ▲ 디지털기획파트장 권은정 ▲ 데이터사이언스파트장 여창준 ▲ 사회공헌파트장 신동훈 ▲ CM자동차파트장 이정민 ▲ 장기전략파트장 손유정 ▲ 장기시스템파트장 황보현 ▲ 자동차상품파트장 김효순 ▲ 영업교육기획파트장 임효재 ▲ 강북영업파트장 양영훈 ▲ 강북조직파트장 기지만 ▲ 강남영업파트장 김봉모 ▲ 북부조직파트장 정제영 ▲ 경기조직파트장 신기주 ▲ 경인영업파트장 김윤미 ▲ 경인조직파트장 손병진 ▲ 강원조직파트장 박정욱 ▲ 충청조직파트장 김미행 ▲ 경남영업파트장 권오훈 ▲ AM마케팅파트장 이한규 ▲ AM지원파트장 백준 ▲ 강북AM사업부장 최성훈 ▲ 경기AM사업부장 유봉환 ▲ 전략채널운영파트장 정대영 ▲ 일반보험기획파트장 이창휘 ▲ 일반보험지원파트장 송수혁 ▲ 퇴직연금파트장 오유나 ▲ 특종UW파트장 박준호 ▲ 해상업무파트장 이희룡 ▲ 기업보험4부장 한희석 ▲ 단체상해영업부장 정원식 ▲ 자동차보상지원파트장 안성욱 ▲ 강서대인보상단장 석창식 ▲ 강북대인보상단장 양동홍 ▲ 호남대인보상단장 이석준 ▲ 중부권장기손사부장 김동욱 ▲ 재무기획파트장 이종관 ▲ 준법감시파트장 김도헌 ▲ 계리가정파트장 최원길 ▲ 계리지원파트장 최은영
김의성X이설, 전주국제영화제서 심사한다…주요 부문 심사위원 14인 김의성X이설, 전주국제영화제서 심사한다…주요 부문 심사위원 14인 등록일2025.04.11 배우 김의성과 이설이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 자격으로 전주를 찾는다. 11일 오전 전주국제영화제 측은 국내외 유수의 영화인들로 구성된 심사위원 14인을 공개했다. 86개국 662편 중 10개 작품이 선정된 국제경쟁 본심의 심사위원으로는 해외 영화인 3인과 국내 영화인 2인이 이름을 올렸다. 심사위원 5인은 전 세계 신인 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한다. 먼저 해외 영화인 3인에는 2013 로카르노국제영화제 황금표범상의 '내 죽음의 이야기', 2019 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의 '리베르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황금조개상의 '고독의 오후' 등 해외 유수의 영화제 수상작들을 제작한 프로듀서이자 배우로도 활동 중인 몬세 트리올라가 참여한다. 전 칸영화제 감독주간 선정위원(2010~2018)이자 전 호주 멜버른국제영화제 위원장(2011~2018)을 역임한 현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선정위원인 미셸 캐리와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을 비롯해 베니스, 베를린, 산세바스티안 등 유럽의 주요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를 연출, 2025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심사위원상을 받고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섹션에서 만날 수 있는 '메시지'의 감독 이반 푼드도 국제경쟁 본심 심사위원으로 전주 국제영화제를 방문할 예정이다. 국내 영화인 2인에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10여 편의 독립영화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찬실이는 복도 많지'(2020), '우라까이 하루키'(2022) 등 작품을 연출한 감독 김초희와 '건축학개론'(2012), '암살'(2015), '내부자들'(2015), '부산행'(2016), '극한직업'(2019), '서울의 봄'(2023), '미스터 선샤인'(2018), '모범택시'(2021), '중증외상센터'(2025) 등 대한민국 대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 연기파 배우로 각인된 배우 김의성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경쟁 심사위원으로는 해외 영화인 2인과 한국 영화인 1인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한국경쟁에 대해 질적으로 뛰어난 작품이 많아 역대급으로 심사가 어려웠다는 평가가 있었던 만큼 한국경쟁부문 10편에 대한 심사위원 3인의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 기대를 모은다. 해외 영화인 2인으로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와 공동제작한 영화 '이사도라의 아이들'로 2019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최우수감독상을 받고 '토야마로의 귀향'(2020), '오유'(2023), '슈퍼 해피 포에버'(2024) 등 다수의 영화를 제작했으며 연극과 영화에서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는 감독 다미앵 마니벨과 벤쿠버국제영화제 프로그래밍 디렉터로서 영화제 큐레이션, 프로그램 개발, 커뮤니티 구축 등을 통해 영화제의 예술적 비전을 확고히 하는 것에 기여하고 있는 프로그래머 커티스 월러스척이 참여한다. 국내 영화인 중에서는 1995년 영화전문지 『KINO』의 창간 멤버이자 '해피엔드'(1999)를 시작으로 기획, 홍보, 마케팅, 프로듀서 등 다방면으로 활동했고 2020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과 감독상 수상작 '기생충'(2019)을 제작한 프로듀서 곽신애가 참여한다.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에는 해외 영화인 1인과 한국 영화인 2인이 참여한다. 도발적인 개성으로 두려움과 강박을 돌파한 한국단편경쟁 30편 중 심사위원 3인을 매료시킬 도발적인 개성의 작품은 무엇일지 주목할 만하다. 먼저 해외 영화인 1인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예심 위원이었고 현 2025 칸영화제 감독주간 선정위원이자 2017년부터 몬트리올 페스티발 뒤 누보 시네마에서 프로그래머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동 영화제 장?단편영화 부문의 수석 프로그래머 에밀리 푸아리에이다. 한국 영화인 2인으로는 2018년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를 설립한 이래 2023 칸국제시리즈페스티벌 최우수각본상을 수상한 '몸값'(2022), 2024 아카데미시상식 한국 출품작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 '지옥'(2021), 'D.P.'(2021), '기생수: 더 그레이'(2024), '정이'(2023), '발레리나'(2023), '황야'(2024), '무도실무관'(2024) 등 넷플릭스 글로벌 차트 1위를 차지한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한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 변승민과 '허스토리'(2018), '판소리 복서'(2019), '청산, 유수'(2020), '비와 당신의 이야기'(2021), '방법: 재차의'(2021), '브로큰'(2025), '침범'(2025)을 비롯하여 드라마 '옥란면옥'(2018),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2019), 'D.P.'(2021), 'D.P. 시즌2'(2023), '남과 여'(2023) 등 장르 불문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고 '나쁜 형사'로 2018 MBC 연기대상 여자신인상,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2023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배우상을 수상한 배우 이설이 심사를 맡았다. 아시아 영화 진흥을 목표로 하는 넷팩상에도 해외 영화인 1인과 한국 영화인 2인, 총 심사위원 3인이 참여한다. 해외 영화인으로는 '아도미야'(2014), '소나 바란 파키'(2016), '미씽'(2018), '시카이살'(2022), '아침 햇살'(2024) 등의 영화로 호평받고 인도영화계를 대표하는 최대 규모 영화상 내셔널 필름 어워드(National Film Award)를 두 차례나 수상한 감독 바비 사르마 바루아가, 한국 영화인 2인으로는 독립영화제작사 월요일아침을 설립, '가족초상화'(2007), '지석'(2022) 등 10여 편의 장?단편 다큐멘터리를 제작, 연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2015)로 국내 유일의 독립영화 시상식인 2018 들꽃영화상 다큐멘터리 부문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감독 김영조와 '마리안느와 마가렛'(2017), '꼭두 이야기'(2018), '69세'(2019), '원더랜드'(2024), '세기말의 사랑'(2024), 넷플릭스 시리즈 '페르소나'(2019),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동명의 무성영화를 공연화한 '청춘의 십자로' 등 영화와 공연, 대중영화와 예술영화의 경계에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는 기린제작사 대표 박관수가 심사를 진행한다. 14인의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수상작은 5월 6일(화)에 진행되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57개국 224편의 상영작과 함께 4월 30일(수) ~ 5월 9일(금)까지 전주 영화의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꼬꼬무 찐리뷰] 대학가에 퍼진 퍽치기 괴담…'10만원' 때문에 살인 [꼬꼬무 찐리뷰] 대학가에 퍼진 퍽치기 괴담…'10만원' 때문에 살인 등록일2024.05.31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그날'의 이야기를, '장트리오' 장현성-장성규-장도연이 들려주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본방송을 놓친 분들을 위해, 혹은 방송을 봤지만 다시 그 내용을 곱씹고 싶은 분들을 위해 SBS연예뉴스가 한 방에 정리해 드립니다. 이번에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날'의 이야기는, 지난 30일 방송된 '비 오는 밤 갑자기' 편입니다. 이야기 친구로는 가수 김종서, 간미연, 개그우먼 미자가 출연했습니다.(리뷰는 '꼬꼬무'의 특성에 맞게, 반말 모드로 진행됩니다.) ▲ 비 오는 날 갑자기 혹시 알고있는 괴담 있어? 자유로에 귀신이 나온다는 괴담, 홍콩할매 괴담, 빨간 마스크를 한 여자가 아이들을 해친다는 괴담 같은 것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온갖 괴담이 떠돌았어. 이런 괴담이 퍼지면서 겁에 질린 아이들이 등교를 거부하는 일도 있었대. 그런데 이런 괴담은 누가, 왜 만드는 걸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가지 '썰'은, 아이들이 딴 데 새지 말고 집에 일찍 들어가게 하려고 이런 괴담을 만들었다는 거야. 그때는 아동 유괴사건이 빈번했던 때거든. 어때? 좀 일리가 있지? 이렇게 괴담은 실체가 없는 경우가 많아. 소문에 소문이 더해지는 게 대부분이지. 하지만 오늘의 이야기는 달라. 실제 피해자들이 존재하는 괴담이야. 한때 많은 사람들을 불안과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진짜 괴담을 들려줄게. 때는 2003년 8월 20일 새벽. 서울에 있는 한 대학교 도서관이야. 회사원 홍 씨(가명)는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어. 준비하고 있는 자격증 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거든. 그러다 시간을 확인한 홍 씨는 집에 가기 위해 짐을 챙겨 도서관 밖으로 나왔어. 그런데 비가 엄청 쏟아져. 우산을 펴든 홍 씨는 학교 앞 하숙집으로 향해. 여름방학 기간에 비까지 와서일까? 거리엔 행인 한 명 보이질 않아. 지하도를 지나는데 왠지 으스스한 느낌이 들어. 그렇게 걸음을 서두르던 그때, 순간 홍 씨의 의식이 끊기고 말았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홍 씨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게. 밤에 늦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거든요.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 지하도 건너서 대로변을 따라 걷고 있었고, 그 다음 기억이 아무 것도 없어요. 걷던 중간에 기억이 끊긴 거죠. 저는 이제 피곤해서 잔 줄 알았어요. 잠을 깨서 일어나보니까 병원인 거죠. '이게 뭐지? 왜 내가 여기 있지? 이게 웬일이지?' 그랬죠. -홍 씨(가명) 정신을 차렸더니 병원 중환자실이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옆에 있던 간호사가 조심스럽게 이런 말을 해. 환자분... 퍽치기 당하셨어요. 퍽치기, 들어봤어? 길 가는 사람을 퍽! 때리고 돈을 훔쳐서 도망가는 강도행위를 말해. 무방비 상태에서 공격을 당한 피해자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남기게 돼. 자칫 생명을 빼앗을 수도 있어. 얼마 안되는 돈을 빼앗기 위해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안기는 범죄, 아주 비열하고 악질적인 범죄야. 이런 사건의 문제 중 하나가, 피해자가 언제 발견되는 거야. 지나가는 행인이 쓰러진 홍 씨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홍 씨는 사망했을 지도 몰라. 머리에서 출혈이 엄청 심했거든. 119에 누가 신고를 해주지 않았으면 저는 죽었을 거예요. 아마. 왜냐하면 피를 많이 흘렸으니까. -홍 씨, 퍽치기 피해자 진단명은 외상성 경막하 출혈.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아서 뇌와 경막 사이에 출혈이 일어난 거야. 홍 씨가 학교 앞 지하도를 나와 걸어가던 그 때, 누군가 힘껏 그녀의 머리를 때린 걸로 보여. 그리고 홍 씨의 가방을 들고 달아났어. 가방 안에는 핸드폰과 지갑이 있었어. 빼앗긴 지갑 안에는 얼마가 들어 있었을까? 신용카드 2장과 현금 2만 8천원. 지갑에 신용카드가 있었지만, 그걸 노린 건 아냐. 비밀번호를 묻지도 않고 때렸으니까. 범인이 노린 건 현금이야. 한 사람의 생명을 뺏으려고 한 대가로, 고작 2만 8천원을 손에 넣은 거야. 차라리 돈 달라고 그랬으면 줬을 거예요. 근데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무조건 친 거죠. 그깟 돈이 뭐라고. -홍 씨, 피해자 범인은 2만 8천원을 손에 넣었어. 하지만 홍 씨가 입은 피해는 훨씬 커. 병원 치료를 받느라 직장도 쉬어야 했어. 오랫동안 준비했던 자격증 시험도 볼 수 없었대. 홍 씨를 가슴 아프게 했던 건 따로 있어. 피해는 홍 씨 한 사람에 그치지 않았어. 가족, 친구, 지인들 모두가 큰 충격과 상처를 받은 거지. 사실 트라우마는 저희 가족들이 많이 겪었어요. 제가 다쳤을 때 머리 쪽을 다치면서 피가 다 흘러서 옷이 피범벅이 됐거든요. 저희 가족들하고 아는 사람들하고 다 놀랬죠. 너무너무 다들 화를 냈죠. 어떻게 이럴 수 있냐… 병원에서 피범벅이 된 옷을 받아서 가져간 저희 가족이... 그때 심정을 얘기하는데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제가... -홍 씨, 피해자 그렇게 홍 씨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누군가 찾아왔어. 피해자 진술 조사를 위해 형사가 찾아온 거야.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할 말이 없어. 왜? 공격당한 기억 자체가 없으니까. 그러다보니 조사는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어. 그런데 병실을 나가던 형사가 무심코 이런 말을 해. 골치 아프네... 왜 이런 일들이 계속 일어나냐. 이게 무슨 뜻일까? 이 사건 피해자가 홍 씨만이 아니라는 거야. 연쇄 퍽치기 사건일지도 몰라. 저도 그런 연쇄된 그 중에 하나라고는 생각을 안 했어요. 누가 그렇게 생각을 하겠어요? 그 얘기를 듣고 '아, 내가 연계된 시리즈 중에 하나였구나'. 조금 심각했던 거 같아요. -홍 씨, 피해자 ▲ 연쇄 퍽치기 사건 이 지역은 서울 한복판에 있는 대학가야. 무려 다섯 개의 대학이 모여 있어. 홍 씨 사건이 일어나기 약 20일 전인, 2003년 7월 29일 새벽 4시. 북아현동에서 혼자 귀가하던 여성이 누군가에게 머리를 맞고 쓰러졌어. 그리고 일주일 후인 8월 5일 새벽 3시. 또 다른 피해자가 발견돼.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던 여성이 병원에 실려갔어. 그리고 보름이 지난 8월 20일 새벽 1시, 홍 씨가 변을 당한 거야. 사건이 일어난 지역을 보면 어때? 동일범에 의한 연쇄 범죄일까? 좀 애매해. 하지만 세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어. 첫 번째 범행시간. 세 건 다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에 일어났어. 두 번째, 범행대상이 같아. 모두 혼자 걸어가는 여성을 노렸어. 그리고 세 번째, 범행수법이 똑같아. 피해자들 모두 머리에 큰 부상을 입었어. 어쩌면 동일범이 저지른 걸지도 몰라. 그럼 혹시 피해자들 중에서 범인의 얼굴을 본 사람이 있지 않을까? 다른 피해자의 이야길 들어볼게. (어디를 맞았는지) 나도 모르겠어요. -김선희(가명), 연쇄 퍽치기 사건 피해자 홍 씨와 마찬가지로 다른 피해자들도 범행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했어. 나를 해친 사람이 누군지도 모른다는 거, 너무 무서울 거 같지. 이미 세 명의 피해자가 생겼어.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세 건의 퍽치기. 범행은 여기서 멈췄을까? 추석 연휴 마지막 날, 2003년 9월 13일 새벽 5시. 가을비가 내리던 날이었어. 바로 여기 대로변에서 골목 쪽으로 막 들어선 곳에서, 범행이 또 일어났어. 이번엔 마포경찰서 관할 지역이야.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형사님의 얘길 들어볼게. 그때 당시가 추석 연휴중이니까 우리도 연휴를 쉬고 있었는데, 아침에 형사들 동원령이 내려져서 '강도 사건 발생했으니까 강력반 형사들 현장으로 와라' 이렇게 연락이 왔었어요. 피해자는 이미 병원으로 실려가 있는 상태에서 우리는 현장에 도착했어요. 큰 도로를 지나서 철길 바로 옆이에요.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기 직전이라고 보면 돼요. 큰 대로변인데 '야. 참 용감하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이런 곳에서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 싶었죠.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피해자는 인근 미대에 다니는 졸업반 여학생이었어. 나이는 스물세 살, 이름은 오유리(가명)야. 추석 연휴, 고향에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길이었대. 택시에서 내려 자취방으로 가다가 누군가에게 머리를 공격당한 걸로 보여. 여자가 바닥에 큰 대 자로 누워 있었고. 외상은 없었고 머리 뒷부분에 피가 굉장히 많이... -당시 현장 출동 경찰 두개골이 너무 부어있고 그래가지고 함몰돼 있고 그러다보니까, 어떤 치료를 할 수가 없는 상태였던 것 같아요. 너무 부어있고 그래서. 그러니까 이제 거의 사망할 수도 있겠다라는 형사들의 생각은 있었죠. 깨어나면 다행이지만 혹시 사망할 수도 있으니까, 준비를 하면서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고 봐야죠. (사망사건이면) 생각도 달라지고 무게도 달라지니까…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진단은 후두부 함몰 골절. 아주 단단한 도구로 맞은 것 같아. 심지어 여러 번 공격당한 걸로 보여. 당장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야. 하지만 심하게 부어 있어서 손을 댈 수가 없었대. 결국 유리 씨는... 다시 깨어나지 못했어. 이틀 후, 그녀가 다니던 학교 게시판에 이런 글이 붙어. 항상 밝고 명랑한 모습으로 학교생활에 임했던 4학년 오유리 학우가 불의의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과 학우들과 오유리 학우와 함께 학교를 다닌 친구들 모두,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 친구는 되게 밝은 아이였고요. 그리고 항상 주변을 잘 챙기고, 누군가가 힘들어하거나 뭔가 도움이 필요할 경우에는 서슴없이 도와주려고 애쓰고, 상대방을 잘 이해하려고 노력을 엄청 보였던 친구였습니다. 갑자기 뜬금없이 하루아침에 옆에, 그리고 자주 봤던 친구가 없어진 거에 대해서 너무나 슬프고도 너무나 분노가 많았고요. 뉴스에서 볼 법한 일들이 너무나 가까운 친구가 그렇게 된 충격과 슬픔이 엄청 많았습니다. -피해자의 지인 많은 친구들이 큰 충격을 받았어. 그래서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었다고 해.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녀의 친구들에게는 여전히 힘든 이야기라고 해. 대학가에서 연이어 일어난 강도사건은 이제, 강도살인 사건으로 바뀌었어. 언제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지 몰라. 마포경찰서에 바로 전담반이 꾸려져. 강력반 5개팀이 전부 이 사건에 투입돼. ▲ 얼굴 없는 범인을 잡아라 범인을 잡기 위해선 먼저 뭐부터 해야 할까? 범행동기부터 밝혀야지. 전담반 형사들은 여러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봤어. 혹시, 취객이 벌인 우발적인 범행이 아닐까? 아니면 원한 관계? 어쩌면, 애정문제 때문일 수도 있어. 하지만 수사를 해봐도, 별다른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어. 앞선 사건들처럼, 범행현장에서 피해자의 가방은 발견되지 않았어. 결국 형사들은 결론을 내렸어. 아, 이거는 돈을 노린 강도, 전형적인 강도사건이구나.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그리고 형사들은 주변 관할지역 경찰서들에 문의를 했어. 혹시 최근에 퍽치기 사건이 발생한 적 있냐고. 확인 결과, 김형사는 깜짝 놀라. 바로 옆 관할 경찰서에서 비슷한 사건이 여러 건 있었다는 거야. 홍 씨가 강도를 당한 이후 세 명의 피해자가 더 있었어. 그것도 불과 일주일 만에. 확인한 결과, 우리 인접 서에서 5건인가 6건이 발생된 것이 있더라고요. 그때는 좀 놀랐죠. 이제.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피해자는 모두 여성이야. 다들 머리에 큰 부상을 입은 채 발견됐어. 사망한 유리 씨는 7번째 피해자였던 거야. 이 사건, 동일범에 의한 연쇄 퍽치기 사건이 틀림없어. 상황이 아주 심각해. 범행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 범행장소도 골목길 안쪽에서 점점 대로변으로 옮겨지고 있어. 범인이 점점 자신감을 가지게 된 거야. 이대로라면 더 큰 피해가 생길 수도 있어. 처음에는 '고민도 많이 했다'라는 판단을 했어요. 대개 골목길에서만 많이 일어나고. 근데 이제 그 이후에 점점 이제 큰 도로변으로 나오는 걸 봐서 (범인이) 대범해지고 있고 적극적이다…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퍽치기 전담반은 7건의 범행을 분석해서 범인을 찾기 시작해. 하지만 시작부터 벽에 부딪히고 말아. 범인을 특정할 단서가 하나도 없어. 지금이라면 CCTV를 뒤져보면 되잖아. 하지만 이 때 2003년에는 CCTV가 많지 않았어. 그럼 목격자는 있었을까? 범행시간이 모두 새벽이잖아. 목격자도 없어.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딱 하나 남아있는 단서가 있어. 7건의 범행현장에 공통적으로 남아있는 단서. 바로 피해자의 머리에 남은 상처. 그 흔적을 분석하면 범행도구를 알아낼 수도 있어. 분석 결과 범행도구는 '한쪽은 뭉툭하고 한쪽은 뾰족한 모양으로 추정된다'라고 나왔어. 피해자들 상처를 분석해 보니, 넓게 함몰된 흔적과 깊게 파인 흔적이 동시에 보였어. 전담팀에서 추정한 범행도구는 이거였어. '정망치'라는 도구야. 공사현장에서 주로 벽돌공이 사용하는 도구로 알려져 있어. 하지만 이걸 단서로 수사해봤지만 용의자를 찾기는 어려웠다고 해. 정망치가 어디서 만들어지고 어디서 판매 경로가 어떻게 되는지, 이것도 확인을 했는데 사실 그거는 건설현장에서 너무 많이 쓰이더라고요.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결국 피해자의 상흔만으론 결정적인 단서를 찾을 수 없었어. 이렇게 수사는 또다시 벽에 부딪혔어. 이렇게까지 단서가 없는 사건은 김 형사도 처음이었대. ▲ 프로파일링으로 범인 분석 이럴 때 필요한 수사기법이 있지. 바로, '프로파일링'. 프로파일링은 범행의 패턴을 분석해서 범인의 프로필을 만들어가는 수사기법이야. 범행이 일어난 지점을 분석해서 다음 범행장소를 예측하거나 범인의 거주지를 추정하는 걸 지리학적 프로파일링이라고 해. 범행이 발생한 장소들을 보고, 뭘 알 수 있을까? 첫 번째 범행은 다른 범행 장소들보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어. 하지만 나머지 범행은 대체로 모여 있어. 큰 도로를 따라 범행을 저지르고 있어. 범인은 자신이 익숙한 공간에서 범행을 저지르고 있을 가능성이 커. 그렇다면 이런 추정이 가능해. '범인은 이 부근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주목해야 할 건 하나 더 있어. 바로, 범행 시간. 범행시간대가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였는데, 부부로 사는 사람이라면 그 시간에 매일 나가는 남편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애들이랑도 같이 산다 하더라도 그 시간에 매일 나가는 건 좀 이상할 것 같아서, 이건 '혼자 사는 남자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판단했죠.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그리고, 사건들 사이에 공통점이 하나 더 있었어. 처음 홍 씨 사건 때 날씨, 기억나지? 비가 내렸다고 했잖아? 공교롭게도 유리 씨 사건 때에도 비가 왔어. 다른 사건들도 날씨를 확인했어. 그런데, 범행이 일어난 날 대부분 비가 내렸어. 이게 우연의 일치일까? 어쩌면 범인의 패턴일 수도 있어. 그렇다면 범인은 왜 비 오는 날 범행을 한 걸까? 비가 오는 새벽이면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잖아. 그리고 우산을 쓰고 있으면 시야가 좁아져. 또 빗소리 때문에 잘 들리지도 않아. 피해자에게 발각될 가능성도 적은 거야. 우리 피해자도 비 오는 날 당했었고, 비 오는 날 그런 어떤 사고가 발생됐다는 것이 확인됐더라고요. 그래갖고 '아, 이거 비 오는 날 좀 조심해야 된다'라는 생각을 그때부터 갖게 됐죠.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그렇게 형사들은 공통점을 토대로 가설을 정했어. '범인은 비 오는 날 혼자 귀가하는 여성을 노린다'라고. 근데, 비 오는 날 여성을 노리는 범죄, 혹시 생각나는 영화 있지 않아? 영화 '살인의 추억'에 비슷한 내용이 있어. 영화 속 범인은 비 오는 날 빨간 옷을 입은 여자를 노려. 그럼 혹시, 범인이 이 영화를 본 게 아닐까? 거기에 한 후배 형사는 퍽치기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가 있었는데, 혹시 그 영화의 모방범죄 아닐까? 라고 의심해. 영화 '와일드카드'라고 본 적 있어? 퍽치기 일당을 쫓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야. '살인의 추억'이 개봉한 건 그해 4월 말. '와일드카드'는 5월 중순에 개봉했어. 그리고 연쇄 퍽치기 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7월부터야. 이게 우연의 일치일까? 이젠 발로 뛸 차례야. 일단 범행지역 인근에 혼자 사는 남자를 찾아야 해. 그런데 문제가 있지. 여기가 어디야? 대학가야. 대학가에 혼자 사는 남자가 엄청 많을 거 아냐. 게다가 전입신고를 하지 않고 사는 사람도 많아. 이런 상황에서, 혼자 사는 남자, 어떻게 찾아야 할까? 형사들은 중국집을 떠올렸어. 중국집에서 1인분만 배달시키는 남자를 조사하는 거야. 형사들이 찾아간 곳이 또 있어. 바로, 비디오 대여점. 영화 '살인의 추억'과 '와일드카드'를 둘 다 빌려 본 남자를 찾는 거야. 그런데, 대학가 일대에 중국집과 비디오 대여점을 합치면 몇 군데 정도 될까? 이 지역에만 100여 곳이 훌쩍 넘어. 거길 일일이 찾아가서 혼자 사는 남자를 추렸더니 500명이 넘었대. 형사들은 그 500명의 행적을 전부 확인했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렇게라도 할 수 밖에 없었대. 계속 똑 같은 일의 반복이죠. 사실은 전부 지쳐가는 입장이에요. 어떤 결과가 있어야 하는데, 결과가 없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어제 뭐했어?' 하면 한 게 하나도 없는 거야. '수사를 하는 거야 안하는 거야' 이런 말도 나오게 되는 거죠.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 대학가에 퍼진 괴담 강력반 형사들은 낮이면 발로 뛰며 용의자를 찾았어. 그리고 밤이 되면 이 일대에서 일제히 잠복근무에 나서.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범인이 잡힐 때까지 비번은 없어. 강력반 5개 팀, 서른 명 전원이 2인 1개조, 총 15개조로 나눠서 관할지역 곳곳을 밤새 지킨 거야. 다들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을텐데, 그 중 김 형사에겐 남다른 고충이 있었어. 김 형사는 그 당시 38세, 당시 기준으로 늦은 나이에 결혼했대. 그런데 신혼살림을 차리자마자 이 사건이 터진 거야. 매일 밤 잠복근무에 나서는 동안, 아내는 홀로 신혼집을 지켜야 했어. 김 형사는 그게 그렇게 미안했다고 해. 그렇게 잠복 18일째가 되는 날이었어. 형사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소식이 들려와. 오늘 밤, 비가 내린다는 예보야. 바로 비상이 걸리고, 당직반 형사들까지 총동원 돼.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고 야간 잠복에 나서. 비 오는 새벽, 거리에는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아. 대로변에 차를 세워놓고, 불을 다 끈 채 조용히 어두운 골목길을 주시해. 그렇게 새벽 3시 반이 됐을 무렵, 무전이 들어왔어. 여기는 연희동 주택가. 퍽치기 피해자 발견 그렇게 막고 싶었던, 8번째 범행이 일어났어. 또 한 여성이 쓰러진 채 발견된 거야. 머리가 함몰될 만큼 큰 부상을 입은 상태였대. 범인은 지갑과 핸드폰을 갖고 사라진 후였어. 역시 동일범의 소행이야. 지쳐갈 때쯤 그때 또 한 번 사건이 발생했어요. 다른 서 관할에서 이루어졌는데, 근데 그때 만약에 우리 관할에서 범행을 했으면 잡혔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생기고. 근데 어찌 됐건 범행은 계속 이어진다, 이건 계속 일어나는 사안이다, 지금 우리가 어느 정도 지쳐서 수사를 종결짓는다거나 이래선 안 된다, 이건 끝까지 잡아야 한다, 잘못하면 다음에는 사람이 죽는다… 또 생각이 들었죠.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이렇게 강력반 형사들이 잠복에 매달릴 때, 인근 대학가에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어. 알죠. 그거 모르는 사람 거의 없거든요. 비 오는 날 신촌에서 여대생만, 범행을 저지른다고 들었어요. 쇠파이프로 뒤에서 머리를 친다는데 생각만 해도 너무 소름끼치는 것 같아요. -당시 H대 학생 소문이 되게 무성했죠. 무슨 얘기까지 들었냐면, '신촌에서 누가 죽었다. 그게 첫 번째가 아니다' -피해자 과친구 소문 많이 돌았죠. 여기 저기, 누구도 당했다. 누구도 당했다. 미대 애들만 당했다... 그 이후로 진짜 있었던 일인지 모르겠는데 사건이 되게 많았던 것 같아요. -피해자 과후배 학생들을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게 만든 이 소문은 곧 '홍대괴담'이라고 불리게 됐어. 원래 이 동네는, 밤늦은 시간까지 인파로 붐비는 대학가야. 그런데 괴담이 퍼진 이후, 밤 열시만 되면 발길이 뚝 끊겨. 클럽의 음악소리도 뚝 끊기고 말아. 비 오는 밤 여학생들을 노린다는 소문에 이 일대 모두가 불안에 떨었어. 특히 여학생 같은 경우에는 밤늦은 귀가나 늦게까지 남아서 하는 그런 과제들을 빨리 일을 마치고 귀가를 하거나 아니면은 남자 선배들이나 남자 동기들이 집에까지 데려다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피해자의 지인 이 흉흉한 괴담을 잠재우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방법은 하나 뿐이야. 하루빨리 범인을 잡는 것 밖에 없어. ▲ 드디어 잡힌 범인 마포서 강력반 형사들은 잠복근무를 계속 했어. 그리고 김 형사는 속으로 다짐해. 이놈은 반드시 나타날 거고, 이번엔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얘는 무조건 또 한다. 잡힐 때까지 한다. 무조건 잡아야 된다라는 생각으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고 봐야죠.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8번째 범행 이후 더 이상 비는 내리지 않았어. 그래서일까. 범인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그렇게 숨 막히는 하루하루가 지나고, 잠복 한 달째 되는 날...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해. 8번째 사건 이후, 11일 만이야. 형사들의 신경도 한껏 곤두섰어. 그리고, 그날따라 김 형사는 이상한 예감이 들더래. 전날 밤 희한한 꿈을 꿨거든. 그날 꿈을 꿨었는데 도둑이 우리 집에 막 그 창문으로 들어오더라고요. 근데 도둑인데 아기를 업고 있어요. 내가 그 도둑과 아이를 잡아서 올렸는데, 그때 아이가 막 웃던 것이 생각나더라고요. 근데 그날 왠지 모르게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오늘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그런 생각을 조금 했었어요.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그렇게 야간 잠복근무가 시작돼. 김 형사는 골목길에 차를 세우고 핏발이 선 눈으로 주위를 살펴. 한 시간, 두 시간, 시간이 지나도 수상한 사람은 보이지 않아. 밤 12시가 넘어서부터는 한 사람도 안 보여. 어느새 시간은 새벽 네 시. 좀 있으면 잠복을 마칠 시간이야. 초조한 마음에 김 형사는 가만있을 수 없었대. 사람이 다닐만한 곳을 찾아, 차를 몰고 좀 더 번화한 장소로 향해. 비 오는 새벽, 거리엔 행인은 물론, 지나가는 차조차 보이지 않아. 그런데 그때, 멀리서 뭔가가 눈에 들어와. 저 앞 대로변 횡단보도에, 한 여성이 혼자 우산을 들고 서 있어. 김 형사는 속도를 줄이면서 여성 옆을 지나쳐. 그 순간 얼굴을 봤는데 외국인 여성이야. 김 형사는 근처에 차를 세웠어. 왠지 이상한 예감이 들더래. 아무래도 이 분이 무사히 가는 걸 봐야 할 것 같았대. 느낌이 이상해요. 그래서 건물까지 들어가는 것만 보고 가야지 했어요. 여성분이 안전하게 귀가하는 모습을 보려고.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보행신호로 바뀌고 외국인 여성은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해. 김 형사는 그 모습을 백미러로 지켜보고 있었어. 그런데 길을 건넌 여성이 맞은 편 건물 앞에 멈춰서. 그러더니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 시작해. 그때였어. 김 형사의 눈에 이상한 게 보여. 건물 앞에 주차된 차들 사이에서, 뭔가 시커먼 형체가 움직이는 거야. 차량 사이에서 뭔가 검은 물체가 탁 튀어나오는 거예요. 그러면서 번쩍 하는 게 있었어요. 뭔가 반짝하면서 빛나더라고. '아, 저거구나!' 하면서 차를 시동 켜고 이제 돌리는데, 얘는 이미 너무 빨리 가 있는 거야. 그 여자분 바로 뒤에 붙은 거야. 근데 운이 좋아서 진짜, 그때 마침 신문배달부가 샥 지나가는 거야. 오토바이가. 그러니까 이놈이 오토바이 소리 나니까 다시 뛰어들어 가더라고. 그니까 우리는 차를 돌리고 가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오토바이가 지나가자마자 다시 또 나오는 거예요.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때마침 나타난 신문배달부 덕분에 위기를 넘겼지만, 아직 끝난 게 아냐. 오토바이가 지나가자 놈은 다시 어둠 속에서 나왔어. 외국인 여성의 뒤쪽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더니, 손에 든 뭔가를 치켜들어. 절체절명의 그 순간! 차창 밖을 향해 김형사가 외쳤어. 야! 이 자식아! 그러자 놈이 멈칫해. 놀란 여성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어. 김 형사는 차를 세우고 놈에게 달려갔어. 범인은 손에 든 둔기를 휘두르며 거세게 저항해. 그러다가 둔기를 던져 버리고는 냅다 도망쳐.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져. 그리고 200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김 형사는 마침내 범인을 검거하는 데 성공해. 한 달간의 잠복 끝에 드디어 퍽치기범을 현장에서 검거한 거야. 이렇게 범인의 9번째 범행은 미수에 그쳤어. ▲ 증거를 찾아라 범인의 정체는, 32살 김씨. 모든 걸 포기했는지 순순히 범행을 인정했어. 동대문에서 봉제사업을 하던 그는 사업실패로 2억 5천만원의 빚을 지게 됐대. 채권자들의 빚 독촉에 시달린 끝에 아내와 아들과 떨어져 혼자 살게 됐다고 해. 김 씨가 살던 옥탑방은 검거된 장소 바로 옆이었어. 범인을 검거했지만, 아직 아주 중요한 일이 남아있어. 바로, 증거를 찾는 일이야. 지금까지 아무런 증거를 찾지 못했잖아? 지금은 범인이 순순히 자백을 하지만, 법정에 가서 말을 바꿀 수도 있거든. 증거 없이 자백만으로는 죄를 입증하기 어려워. 이제부턴, 앞선 8건의 범행을 입증할 증거를 찾아야 해. 김 형사는 김 씨를 데리고 그가 살던 옥탑방으로 올라가. 피해자들한테 뺏은 물건 어딨어? 묻자 김 씨가 침대 밑을 가리켜. 거기에는 피해자들에게 빼앗은 신분증과 신용카드들이 잔뜩 있었어. 그런데 가장 중요한 증거가 없어. 바로, 사망한 피해자 유리 씨의 물건만 보이지 않아. 확인해 보니까 침대 밑에 카드, 주민등록증 이런 것들이 잔뜩 있어요. 대여섯 명 정도의 신분을 밝힐 수 있는 증거가 나타났는데, 사망자인 피해자의 물품은 하나도 없었어요.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만약 그게 없다면 살인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워. 김 씨에게, 추석 연휴 때 저지른 범행 피해자에게 빼앗은 물건은 어디 있냐고 추궁했어. 그러자 김 씨가 집에 오다가 철길 옆에 버렸다 라고 말해. 그렇게 김 형사는 증거물을 찾아 나섰어. 그런데 김 씨가 얘기한 장소에 가보고, 큰 한숨이 나와. 철길 옆이 완전 풀숲이야. 무성한 풀숲을 헤치며 싹 다 뒤졌는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더래.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순 없어. 형사들은 제초기를 구해와서 철길 옆에 풀들을 잘라내기 시작해. 없으면 어떡하지? 이놈이 거짓말하는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하면서 죽어라 찾았어요.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형사들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어. 고생 끝에 결국 이걸 발견했어. 반만 남은 핸드폰. 액정부분은 사라지고 없고, 아래쪽 기판 부분만 남아있어. 철길 옆에 버렸다는 김 씨의 진술과 일치해. 이게 만약 피해자의 것이라면, 살인 혐의를 입증할 수 있어. 그럼 이 핸드폰, 유리 씨의 것이 맞을까? 아직 몰라. 핸드폰이 반쪽 뿐이라, 작동 여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야. 게다가, 한 달간 풀숲에 방치됐잖아. 그동안 비를 맞기도 했고. 이게 과연 제대로 켜지기라도 할까? 김 형사는 반쪽 핸드폰을 들고 통신사 대리점을 찾아갔어. 대리점 직원은 일단 핸드폰을 충전기에 꽂았어. 그리고 전원버튼을 눌렀어. 그러자 다행히 작동이 됐어. 하지만 아직 사망한 피해자의 핸드폰인지 단정할 순 없어. 확인해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 형사는 발신 버튼을 눌러봤어. 불이 들어왔을 때 '혹시 마지막 통화자가 누굴까' 통화를 눌러보면 마지막 통화자가 나오니까. 잘 아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마지막 통화를 눌러봤던 거 같아요.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액정이 없어서 마지막 통화자가 누군지는 확인이 안 돼. 그리고 스피커 부분이 없으니까 통화도 역시 안 되는 상태야. 그런데 바로 그때, 반쪽 휴대폰이 아니라 김 형사의 휴대폰 전화벨이 갑자기 울렸어. 김 형사는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어. 형사님? 방금 죽은 제 딸한테 전화가 왔어요. 사망한 피해자 유리 씨의 아버지야. 결국 이 반쪽 핸드폰의 주인은 유리 씨가 맞았어. 드디어 살인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은 거지. 그 때는 '이제 됐다' 안도의 한숨을 냈었죠. 이제 됐다…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근데 너무 신기하지 않아? 반쪽만 남은 핸드폰인데. 한달간 비를 맞으면서 풀숲에 방치돼 있었어. 방수도 안 되는데, 어떻게 작동이 된 걸까. 만약에 휴대폰 기판이 위로 놓여 있었다면, 고장이 났을 거야. 그런데 휴대폰을 발견했을 때, 기판이 아래로 가도록 놓여 있었다고 해. 어쩌면 이 기막힌 우연은,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고 싶은 유리 씨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 범행의 대가, 그리고 처벌 그럼, 과연 범행에 쓰인 도구는 무엇이었을까? 길이 51cm, 무게 2.5kg의 금속 방망이였어. 들어보면 굉장히 묵직해. 이거에 한 대 맞아서 안 쓰러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참 잔인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문상 경감, 당시 사건 담당 형사 채권자에게 시달리던 김 씨는 돈을 벌기 위해 퍽치기를 시작했대. 추리했던 것처럼, 영화를 보고 따라 했던 건 아니었어. 7년 전 사기 혐의로 교도소에 있을 때, 퍽치기 수법을 배웠다고 해. 출소 후, 퍽치기를 위한 금속 방망이를 제작했어. 그리고 비 오는 새벽이면 이걸 들고 거리로 나섰어. 김 형사는 김 씨에게 물었어. '지갑만 뺐지, 왜 사람이 죽을 정도로 때렸냐'고. 김 씨의 대답은 뭐였을까. 보통은 한 대만 때려도 순순히 가방을 주거든요. 그런데 끝까지 가방을 안 놓고 버티잖아요. 그래서 몇 대 더 때렸습니다. 그녀가 끝까지 놓지 않던 그 가방 안에는, 어머니가 준 용돈 10만 원이 들어있었다고 해. 그걸 뺏기지 않으려고 유리 씨가 가방을 놓지 않았던 거야. 그 10만 원 때문에 사람을 죽여?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라고 김 형사가 묻자 김 씨는 이렇게 대답했어. 지갑을 열어보기 전에는 모르잖아요. 10만 원이 있을지, 100만 원이 있을지... 1명을 사망하게 만들고 7명의 생명을 뺏을 뻔한 김 씨. 그 대가로 손에 쥔 현찰은 60만 원 정도였어. 그리고 김 씨는 피해자들에게 뺏은 돈으로 아들에게 인라인스케이트를 사줬다고 해. 뉴스에서는 일제히 김 씨의 구속사실을 보도했어. 비 오는 날 새벽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강도짓을 해온 3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꼬박 한달 동안 밤을 새운 경찰의 집요한 수사에 괴담의 주인공이 끝내 붙잡혔습니다. -당시 뉴스 보도 中 비 오는 날이 좋을 것 같았어요. 사람이 많이 없으니까. 채권자들한테 시달려서 채권자들이 사람 풀어서 죽인다고 해서 무서웠어요. -당시 범인 진술 中 이렇게 2003년 대학가를 공포로 몰아넣은 괴담은 끝을 맺고 말아. 그리고 이듬해 김 씨의 재판이 열려. 검사는 강도살인, 강도상해 등 혐의로 김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해. 피해자들의 머리를 힘껏 내리치고 차가운 길바닥에 버려두고 간 행위는 살인미수, 혹은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로 봐야 한다는 거야. 그럼 판사는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돈을 강탈할 목적으로 둔기로 사람을 때려 숨지게 하는 등 죄질이 나쁘고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 정도가 심각하다. 다만 피고인이 사업 실패 뒤 빚 독촉에 시달리면서 생활비마저 떨어지자 범행을 저지르게 됐고, 범행 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피고인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다. -판결문 내용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어. ▲ 아물지 않은 상처 세 번째 피해자였던 홍 씨는 사건 한 달 후 병원에서 퇴원했어. 하지만 원래 지내던 하숙집으로는 돌아가지 못했어. 살던 집이 하숙집이었는데 '내가 여기가 좀 무서운데?' '힘든 기억이 있는데'가 속으로 있지 않았었을까요? 좀 같은 길로 가는 게 불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다른 곳으로 이제 집을 옮겼죠. -홍 씨, 퍽치기 피해자 그리고 또다른 피해자는 얼굴도 모르는 범인을 두려워하며 지내야 했어. 여기서 무슨 소리만 나면 (누가) 문 따고 들어오는 것 같아요. 바스락 소리만 나도 문 따고 들어오는 것 같고. 새벽에 잠 못 자고 좀 무서운 꿈 꾸고 나 잡아가는 꿈 꾸고… - 또 다른 퍽치기 피해자 이렇게 판결 이후에도 피해자들은 불안과 공포 속에서 지내야 했어. 눈에 보이는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게 될 거야. 하지만 보이지 않는 상처가 아물려면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해. 범인에게 내려진 처벌이 가볍게 느껴지는 건, 피해자들, 그들의 가족, 친구들... 사건과 관련된 모두에게 남은 상처가 훨씬 더 크고 무겁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처음에 괴담 얘기로 시작했잖아. 빨간 마스크 괴담, 홍콩 할매괴담... 이 괴담이 유행했던 시기를 보면, 이전에 없었던 강력범죄가 일어나기 시작했던 때였어. 사람들의 불안과 공포가 이런 괴담을 만들었다는 얘기가 있어. 앞으로는 이런 괴담이, 아예 발을 못 붙이는 그런 사회가 되면 좋겠어. '그날'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스브수다]박민영의 성공적인 복귀, 그리고 눈물… 다시는 실수하지 않겠다 [스브수다]박민영의 성공적인 복귀, 그리고 눈물… 다시는 실수하지 않겠다 등록일2024.03.04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먼저 배우로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것에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최근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 속에 종영한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이하 '내남결').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 강지원 캐릭터로 분해 시원한 복수극의 재미를 선사한 배우 박민영은, 드라마 종영 기념 인터뷰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사과 인사부터 건넸다. 지난 2년간 전 남자친구와 관련된 사건으로 경제뉴스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검찰 참고인 조사까지 받았던 박민영은, 드라마 인터뷰 자리에서 마치 죄인이 된 것처럼 기자들을 마주했다. 박민영은 지난 2022년 연인으로 알려진 강모 씨의 횡령·배임 의혹 사건으로 구설에 올랐다. 강 씨가 불법, 편법적인 방법으로 모은 막대한 재산으로 박민영에게 경제적 지원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강 씨의 범죄 혐의와 관련해 박민영은 검찰 참고인 조사까지 받았다. 논란이 불거진 당시 박민영 측은 강 씨와 즉각 이별했다고 밝히며 상대방으로부터 많은 금전적 제공을 받았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 라고 해명했다. 또 박민영의 친언니가 강 씨가 소유했다고 의혹을 받는 회사에 사외이사로 등록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외이사에서 자진 사임하며 더 이상 강 씨와 엮이는 것을 경계했다. 논란 이후 박민영은 계속 결백을 주장했지만, 이미지 타격은 피할 수 없었다.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는 사람들의 시선들로 인해, 그가 배우로서 다시 작품에 들어가는 건 꽤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박민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차기작 캐스팅 소식을 전했다. 그게 바로 '내남결'이었다. ▲ 빠른 복귀, 인터뷰 강행… 정면돌파의 이유 '내남결' 성공의 기쁨만 누리고, 불편한 질문과 대답이 오갈 게 뻔한 언론 인터뷰를 굳이 진행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박민영은 자신의 의지로 '내남결' 종영 인터뷰를 강행했다. 제 실수는 제가 바로 잡고 싶고, 더 많은 분들께 제 진심을 전하고 싶어 이 자리를 마련했다 라면서 정면돌파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저한테 있었던 그 불미스러운 일을, 결코 없던 일로 만들고 싶은 건 아니에요. 실수를 제대로 정확하게 인정을 하고, 다시는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배우로서의 활약이 필요했어요. 빨리 복귀했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제가 드라마를 안 했다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이런 기회가 없었을 수도 있잖아요. 어찌 보면 제가 '배우 박민영'을 이용했을 수도 있어요. '인간 박민영'이 드리고 싶은 말은, 지난 20년 동안 치열하게 노력해 온 '배우 박민영'의 모습을 발판 삼아, 그걸 이용해서라도, 다시는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말을 드리고 싶었어요. 전 연기할 때 제일 행복해요. 진짜 재밌고, 살아있음을 느껴요. 이렇게 바닥을 한 번 치고 나니까, 뭔가 신인이 된 느낌이고 아무것도 없는 제로에서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내남결'은 제 첫 작품 같다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논란이 채 사그라들기도 전에 새 작품 캐스팅 소식을 전한 박민영을 두고 멘탈이 정말 강하다 는 비아냥도 나왔다. 박민영은 왜 그런 소리까지 들어가며 '내남결'을 해야만 했는지, 당시의 속사정을 전했다. 제 멘탈은 여느 누구와도 똑같아요. 저도 그때 많이 부서지고 있었어요. 가장 달라졌던 건,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었어요. 자꾸 깜짝 놀라고, 모든 게 의심스러웠어요. 정신 상태가 많이 무너진 상황이었는데, 그 와중에도 제가 '내남결'을 붙들고 있더라고요. 사실 대본을 보고 재밌는 작품이라 너무 하고는 싶었지만, 당시에는 여력이 안 되고 용기가 안 나서, 정중하게 거절할 생각으로 제작진 미팅에 나갔어요. 휴가를 떠나 머리를 식히고 올 계획을 말하니, 감독님이 '휴가 가서도 차기작 있다는 거 잊지 말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작가님, CP님, 제작사 대표님 등 모든 분들이 '이 작품은 박민영 아니면 안 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렇게 계속 저한테 용기를 주신 분들이 계셨어요. 그래서 멘탈을 부여잡게 됐어요. 이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적어도 이 분들한테만이라도 제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배우도 배우지만, 드라마의 성패 여부는 제작에 막대한 금전을 투자하는 제작진에게 더 치명적이다. 논란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박민영을 여주인공으로 발탁한다는 건, 제작진으로서 시작부터 리스크를 안고 가는 모험이다. 그런데도 '내남결' 제작진은 '강지원은 박민영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섭외에 나섰다. '내남결'의 강지원은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시한부 판정을 받고, 심지어 남편 박민환(이이경 분)과 절친 정수민(송하윤 분)의 불륜 현장을 목격한 순간 그들의 손에 죽음을 맞는 비극적 인물이다. 강지원은 죽음 후 10년 전으로 회귀해 자신을 죽이고 이용한 자들에게 복수하고, 사랑과 성공을 모두 이루며 행복한 인생 2회차를 사는 캐릭터다. 제작사 DK E&&M의 김동구 대표님이 '지금 이 타임에 박민영이 강지원을 맡으면 좋겠다' 생각하셨대요. 강지원은 41세까지 살다가 31세로 회귀하는 인물인데 제가 그 중간쯤이라 나이대도 괜찮고, 무엇보다 제가 그동안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잘 지내다가 큰 벽을 만나 한 번 무너진 것이 사실이잖아요? 이런 이슈들을 통해 얻은 인간적인 감정의 폭이 있어요. 그게 연기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신 거 같아요. ▲ 극한의 감량… 몸은 병들었지만 기쁘게 연기 그렇게 '내남결' 촬영은 지난해 상반기에 시작됐고, 시간은 흘렀다. 그러다 대중이 '내남결'과 박민영에 대해 다시 인지하게 된 건 지난해 11월, 드라마 공식 스틸이 처음 공개됐을 때다. 드라마 측이 처음 공개한 스틸에는 암환자 강지원을 소화하기 위해 37kg까지 감량한 박민영의 얼굴이 담겨 있었다. 앙상하게 뼈만 남고 몰라보게 야윈 박민영의 모습은 놀라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처음엔 조금만 감량할까 했는데,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 한다' 생각했어요. 강지원을 설명하는 단어들이 '앙상한', '메마름', '푸석함', '영혼 없는 눈동자' 이런 것들이었어요. 드라마에서 1부는 굉장히 중요해요. 그걸 보고 시청자는 그 작품에 이입을 할지 말지 결정해요. 강지원이 아플 때의 모습은 초반에 짧게 나오는데 왜 굳이 체중을 뺐냐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전, 강지원에 몰입이 되어야 이 작품의 출입문이 열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정확하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박민영 얼굴 왜 저래?'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빼고 싶었어요. '내남결' 대본에 쓰여있는 '앙상한 뼈'를 완벽히 구현했을 때, 박민영은 행복을 느꼈다고 한다. 과도한 체중감량으로 몸은 힘든데, 연기할 때 느끼는 행복이란 감정. 박민영은 유독 이번 작품에서 그런 행복감이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37kg까지 감량하는 건, 절대 할 짓이 못 돼요. 일어설 때 어지러워서 벽을 딛고 서야 하고, 일상생활이 정말 너무 힘들어요. 그런데 그 앙상한 뼈가 드디어 화면에 잡히는 순간, 너무 기뻤어요. 제 몸은 병들어가는 느낌인데, 그 캐릭터를 구현했다는 것이 정말 기분 좋더라고요. 참 아이러니하죠. 그렇게 좀 이상할 정도로, 연기할 때 좋은 게 있어요. 어지러워 계속 누워있다가 연기할 때만 일어서 가는데도, 그게 행복했어요. 그리고 메말라 있던 제 감정선이 연기를 하면서는, 화도 내보고 소리도 질러보고 아이처럼 엉엉 울어도 보고 로맨스 할 땐 웃어도 보죠. 그런 것들이, 그냥 이젠 제 삶의 일부가 된 느낌이에요. 당연히 박민영은 그런 극한의 체중 감량은 절대 따라 해서는 안된다며, 몸이 건강해야 행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극한의 체중감량은 절대 안 돼요. 모든 에너지가 고갈되는 거라 힘이 없고, 자신을 더 불행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또 그렇게 마른 상태에는 거울을 보면 초라해요. 절대 따라 하면 안 됩니다. 강지원은 암환자였어요. 그래서 캐릭터에 가벼이 접근하고 싶지 않았어요. 비록 연기였지만, 몸이 너무 힘들면 얼마나 괴로운지, 미약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이 작품을 하고 나서, 환우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기부를 해야겠다는 마음도 먹게 된 거고요.(박민영은 최근 서울아산병원 암센터에 1억 원을 기부했다.) 지금 전 다시 건강해졌어요. 제가 우울증이 조금 있었는데, 운동을 하면 우울증이 개선되고 건강해지는 게 느껴져요. 운동하면서 건강한 몸으로 사는 게 행복한 거예요. ▲ 과한 의상은 실수 인정… 이이경-송하윤 호흡 좋았다 극 중 강지원은 10년 전으로 회귀한 후 조금씩 과거를 바꿔가며 주체적인 캐릭터로 성장해 나간다. 박민영은 인생 2회차인 강지원이 초반에는 이전 인생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점차 변해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흑화 되는 과정을 나노 단위로 쪼개서 적어놨다 며 캐릭터 분석을 얼마나 세분화했는지 밝혔다. 그의 노력대로, 강지원의 감정 변화는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 다만 옥에 티가 있었다. 강지원의 의상이었다. 아무리 외모와 스타일링이 이전 삶과 180도 달라진 강지원의 극적 상황을 연기한다지만, 고교 동창회에 시상식에서나 입을 법한 홀터넥 드레스를 입고 나간다거나, 회사에서 한쪽 어깨가 훤히 드러난 의상을 입은 장면들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박민영은 이런 지적에 대해 쿨하게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맞아요. 그런 룩들은 실수였죠. 드라마적 허용이라는 걸 너무 믿고 초반에 좀 과했던 게 있었어요. 사실 강지원의 오피스룩이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비슷해 보일까 봐 변신을 해보자 해서 준비한 건데,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게 과하게 표현된 거 같아요. 계산 실수였죠. 그런 점들은,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내남결'이 크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악역들의 대활약이 있었다. 특히 아내의 절친과 바람을 피우고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도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는 남편 박민환을 연기한 이이경은 미워할 수 없는 악역으로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경이는 정말 웃기고 재밌어요. 저도 예능으로만 접했던 배우고 같이 연기를 하는 건 처음이라, 박민환을 어떻게 연기할지 궁금했어요. 그런데 처음부터 정말 '꼴 보기 싫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연기를 해내더라고요. 같이 연기하면, 강지원이 박민환을 대할 때의 괴롭고 싫은 표정이 저절로 나와요. 현장 스태프들도 보기 싫어할 정도예요. 그래서 '악역 하려면 너처럼 해야겠다'는 말도 해줬어요. 정말 잘하고, 같이 연기하면 너무 재밌어요. 어릴 적부터 강지원을 교묘하게 이용하며 자신의 욕망을 채워온 친구 정수민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연기해 호평받은 송하윤은 실제로 박민영과 1986년생 동갑이다. 오랫동안 같은 업계에서 버틴 동료로서 느낀 동질감은 좋은 연기 호흡으로 이어졌다. 첫 촬영에서 각자 눈을 보는데, 별다른 설명 없이도 지원이랑 수민이로 만났어요. 동갑에 데뷔 연도도 비슷하고, 이 일이 얼마나 힘든지 서로 알고 있는 상태로 만나서 그런지, '너도 진짜 잘 버텨냈구나'란 생각이 눈동자에 담기면서 자연스럽게 호흡으로 이어진 거 같아요. 친구로서의 케미, 나중엔 완전한 적으로서의 케미도 서로 잘 알고 있어서, 이 일을 오래 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던 합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다른 86라인인 공민정(양주란 역), 보아(오유라 역) 씨도 마찬가지였어요. '내남결'은 기세등등한 악역에 맞서 선한 주인공도 독해져야 하고, 김순옥,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에서 볼 법한 '마라맛' 재미 요소들이 많은 작품이었다.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데뷔해 20년 가까이 연기를 해온 박민영에게도 이렇게 큰 에너지가 드는 작품은 처음이었다. 박민영은 계속 사건이 터지고 반전, 복수가 오가는 강한 스토리 라인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 것에 신경 썼다. 큰 에너지를 소모하며 누가 더 나쁜지 주고받는 상황들 사이에서, 강지원이라는 정체성을 계속 지키기 위해 노력했어요. 소리를 지르는 장면 같은 건 에너지만 조금 더 쓸 뿐이지 크게 다르진 않아요. 오히려 강지원이 더 이상 흔들리면 안 되는데, 어떻게 해야 자연스러운 변주가 될 것인지, 그 중심을 잡는 게 힘들었어요. 화자인 강지원의 감정선이 흔들리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답답함을 줄 수 있거든요. 그걸 최대한 연기적으로 풀어내는 것에 신경 썼어요. ▲ 박민영의 눈물, 그리고… 강지원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은 박민영의 노력과 진정성이 통한 걸까. '내남결'은 대성공을 거뒀다. 첫 회 시청률 5.2%로 출발해 자체 최고 시청률인 12.0%로 막을 내린 '내남결'은 역대 tvN 월화드라마 중 평균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또 여태까지 티빙에 서비스된 tvN의 모든 콘텐츠를 통틀어 유료 가입 기여자 수 1위를 달성했다. 해외 OTT 아마존프라임비디오에서도 공개됐는데, 한국 드라마 최초로 4차례에 걸쳐 글로벌 TV쇼 부문 일간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눈부신 성공을 거뒀지만, 박민영은 드라마 종영 직전까지 그 기쁨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날로 올라가는 시청률 수치와 뜨거운 시청자 반응이 충분히 체감될 상황이었지만, 쉽게 웃을 수 없었다. 사실, 긴장을 못 놓고 있었어요. 정말 마음 졸이면서 봐서, 오히려 덤덤했어요. 잘 나온 시청률이나 좋은 반응에 대한 제 마음의 변화가 별로 없었어요. '이럴 때일수록 더 차분해야 한다'며, 제 자신을 더 건조하게 만들었던 거 같아요. 제대로 웃거나,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았어요. 종영 일주일 남은 시점에 그제야 처음으로, 이제 좀 웃어봐도 되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작품이 끝날 때마다 '시원섭섭함'을 느꼈다는 박민영은 '내남결'을 끝낸 지금은 조금 다르다. 내 정신과 몸을 여기에 모두 올인했다 고 자신할 만큼, 정말 최선을 다한 작품이기 때문에 아쉬운 감정마저 들지 않는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며 겪은 마음고생과 반성의 의지, 또 배우로서 '내남결'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전한 박민영. 그는 인터뷰 말미 끝내 눈물을 보였다. 제가 이 드라마를 통해 드리고 싶었던 메시지 중 하나는, 제가 이 작품을 한 이유이기도 한데,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며 눈을 감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그렇게 삶이 지친 분들한테 자극적이라도 재밌고 흥미로운 요소를 드리고 싶었어요. 저도 저 자신한테 '내가 강지원이다', '너도 일어날 수 있어'라고 많이 되뇌었어요. 제일 중요한 건, 본인과의 약속 같아요.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진심으로 내뱉었을 때, 그걸 지킬 수 있는 책임감이 있다면 그게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다시는 불미스러운 일에 연관조차 안 되도록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겠습니다. 인터뷰가 진행되고 며칠 후, 박민영이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에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며, 전 연인 강 씨와의 연관성을 의심하는 언론 보도가 또 나왔다. 이에 대해 박민영 측은 임대업을 하는 가족 회사일뿐, 강 씨와는 무관하다 고 선을 그었다. 박민영의 배우로서 건재함은 '내남결'을 통해 다시 한번 입증됐다. 눈물 섞인 반성으로 진심도 보였다. 하지만 그가 모든 의혹을 온전히 떨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tvN, 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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